CINELAB2024-07-29 12:07:33
7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여자 파일럿이 된 조정석?!
하루 아침에 인생 추락한 스타 파일럿 제 2의 인생 이륙 준비 중!
예매량 11만장을 넘어선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입니다.
<건축학개론> 납득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익준, <액시트> 이용남 등 가지각색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온 조정석이 <파일럿>으로 돌아오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번 작품도 레전드 캐릭터를 경신할수 있을지!
7월 4주차 개봉예정작 시작합니다!
파일럿
Pilot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11분
감독: 김한결
주연: 조정석,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개봉: 2024.07.31.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최고의 비행 실력을 갖춘 스타 파일럿이자 뜨거운 인기로 유명 TV쇼에도 출연할 만큼 고공행진 하던 한정우는 순간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실직까지 하게 된다.
블랙 리스트에 오른 그를 다시 받아줄 항공사는 어느 곳도 없었고 궁지에 몰린 한정우는 여동생의 신분으로 완벽히 변신, 마침내 재취업에 성공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또다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수카바티: 극락 축구단
FC Sukhavati
개요: 다큐멘터리 | 대한민국 | 101분
감독: 선호빈, 나바루
주연: 최지은, 최캔디, 최대호
개봉: 2024.07.31.
배급: 영화연구소, 영화사 진진
줄거리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 잃어버린 팀을 되찾기 위한 FC안양 서포터즈 RED의 네버 엔딩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
더 원더스
The Wonders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 111분
감독: 알리체 로르와커
주연: 모니카 벨루치, 알바 로르와처, 마가렛 티에젤, 사빈 티모테오
개봉: 2024.07.31.
배급: M&M 인터내셔널
줄거리
인적 드문 토스카나의 시골 농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할 12살 소녀 젤소미나는 아버지의 양봉일을 돕고 동생들을 돌보느라 바쁘기만 하다.
어느 날 소년원 출신의 한 남자아이가 이 집에 위탁되고 유명 TV프로그램이 마을을 찾아오면서 변화가 찾아온다. 젤소미나는 큰 상금이 걸린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지만 세상과 유리된 삶을 고수하는 아버지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제프 쿤스. 그 은밀한 초상
Jeff Koons. A Private Portrait
개요: 다큐멘터리 | 이탈리아 | 80분
감독: 파피코르시카토
주연: 제프 쿤스, 스텔라 맥카트니
개봉: 2024.07.31.
배급: 일미디어
줄거리
우리 시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예술가의 내면으로의 경이로운 여행. 제프 쿤스(1955~ )는 최근 30년간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이고, 논란의 대상이 된 예술가들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인간이자 예술가로서의 제프 쿤스와 그의 브랜드 뒤에 존재하는 이면의 기제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무엇이 이 예술가의 마음을 움직여 그로 하여금 타인과 비교 불가능한 독창적인 비전을 만들게 하였는가를 밝히기 위한 제프 쿤스의 의식 세계에 대한 은밀한 탐구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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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제 맛보기
호주에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는 <드라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실을 감추고 온전히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가뭄이라는 뜻의 제목 <드라이>에 맞게 영화는 오랜 기간 가뭄이 이어진 마을 키와라를 배경으로 해들러 일가족 사망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가물어져 바닥이 갈라지고 땅의 맨바닥이 드러나는 장면이 영화 곳곳에 배치되지만 진실은 갈라진 바닥에 숨어 도통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 애런 포크(에릭 바나 분)는 그 진실을 찾아 마을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20년 전에 벌어진 엘리 디컨의 죽음에 사사건건 부딪히고 해들러 가족의 죽음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지만 갈라진 키와라의 땅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엘리 디컨은 죽었을 때 바지 주머니에 애런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넣은 채 발견되었는데 이로 인해 애런은 엘리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여겨져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가물어질수록 작물은 말라가고 사람들도 함께 죽어가지만 애런은 도저히 진실을 찾을 수가 없다. 왜 <드라이>는 하필 가뭄이 든 마을을 배경으로 한 것일까?
엘리 디컨이 죽었을 때의 정황 중 특이점은 엘리가 강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사건이 말라가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것과는 정 반대다. 또한 애런의 회상 신은 대부분이 강가를 배경으로 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친구인 루크, 그레첸, 엘리와 강가에서 놀곤 했던 애런은 엘리에게 짖궂은 장난
이라기엔 엘리가 죽을 뻔했지만을 치던 루크 해들러를 떠올리며 루크가 정말로 자신의 가족을 몰살하고 자살했을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루크의 부모님은 그럴 리 없다며 애런에게 수사를 부탁한다. 확실히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은 이상한 점이 많다. 막내딸인 갓난 아이만이 살아남았다는 점이나 사살에 사용된 탄약이 평소 루크가 사용하던 것과는 다른 종류였다는 것 등이다.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던 엘리와는 달리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은 가물어진 마을 한복판인 집에서 벌어진다. 물을 배경으로 죽음을 맞이한 엘리는 영화의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그 진실을 알려주지만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은 가물어질수록 증거가 하나씩 드러난다. <드라이>의 배경이 가물어진 마을을 배경이어야만 했던 이유는 건조한 날씨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가는 긴장감을 상징하는 동시에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밝혀지는 배경으로서도 가뭄이 유용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한편 가뭄 이외에 영화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지만 어느것 하나 깊이 들어가지 않고 맛보는 데 머문다. 엘리가 죽었을 때 애런은 루크와 사건 정황에 대해 입을 맞추는데 같이 다른 곳에서 토끼 사냥을 했다고 거짓말한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회상장면이 지나가고 나면 성인이 된 그레첸(제네비브 오라일리 분)이 실제로 토끼 사냥을 하고 있다. 이 장면은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진실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기도 하지만 죄없는 토끼가 날조에 이용되거나 마당에 숨어든다는 이유로 사살당해도 되는지 관객에게 의문을 품게 만드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고많은 야생동물 가운데 토끼가 사살 대상이 된 이유는 작고 연약한 동물인 동시에 빠르지 않아 쉽게 사살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20년 전 죽은 엘리 디컨에 대한 비유로 기능하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의 죽음은 엘리에 대한 애도보다 애런과 루크에 대한 혐오 면에서 더 크게 작동한다. 평소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소녀임에도 엘리가 죽자 마을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고 비난할 누군가를 찾는다.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알리바이가 딱히 있지도 않았던 애런과 루크는 엘리의 죽음에 책임을 지게 되고 결국 애런은 아버지와 함께 마을을 떠난다. 이 부분 또한 서로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 진실 그 자체를 찾기보다는 그저 비난에 초점이 맞춰지는 사회현상을 가볍게 보여주지만 더 깊이 들어가지 않고 영화는 현상을 바라볼 뿐이다.
엘리의 죽음은 의문투성이인 동시에 관객은 애런이 20년 전에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혼란에 휩싸인다. 그렇다면 애런은 20년 전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야 했을까? 애런이 사실대로 말했다면 애런은 엘리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음에도 책임을 져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거짓말은 용인되는 것인지, 혹은 애런이 무고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아버지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이 당연한지 은연중에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도 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지 궁금해하지만 수많은 질문 가운데 초점이 맞춰지는 질문은 없다. 이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20년 후 일가족의 몰살까지 이어지지만 사실 엘리 디컨의 죽음과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은 독립적인 사건임이 영화가 진행될수록 드러난다. 영화가 무심코 던져주는 질문들은 영화 진행을 위한 맥거핀으로 기능하며, 애런은 이 맥거핀을 충실히 따라가며 관객의 혼란을 유도하는 동시에 본인도 혼란 속으로 들어간다. 애런이 이 혼란을 벗어나는 것은 결국 윤리적인 질문을 피해 객관적인 증거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순간이다. 사건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모두 걷어내고 객관적인 실체를 마주한 애런은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가물어진 마을에서 얼마 안되는 숲에 불이 질러질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구해내고 숲 또한 보전된다.
숲이 보전되었다는 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더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해들러 일가족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낸 애런은 다시 마을을 떠날 채비를 하며 엘리를 기리는 마음으로 숲을 향한다. 엘리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반대로 애런의 감정이 촉발한 행동에서 드러난다. 엘리와 시간을 보내곤 했던 장소에서 엘리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던 애런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결국 엘리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게 된다. 엘리의 죽음에 진정으로 책임이 있는 자가 밝혀질 때 또다시 영화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가볍게 관객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역시 깊이 들어가지 않고 맛보기만 함으로써 관객은 다시금 어리둥절해진다. 영화는 이런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 문제들을 단순히 몰입감을 위한 장치로서 소비할 뿐인가. <드라이>는 밀도 높은 서사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영화지만 사회적 문제들을 맥거핀으로 소비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가 끝나면 이제 관객은 현실로 돌아와 영화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맞닥뜨려야 한다. 영화가 묘사한 다양한 종류의 혐오들은 정당한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허용할 수 있는 거짓말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몰입도 높은 수사 서사를 가진 <드라이>가 모든 진실을 알려준 후에도 극장을 떠나는 관객의 뒷맛이 깔끔하지 않은 이유다.
*본 리뷰는 씨네랩 시사회 초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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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배우 송중기가 노개런티로 출연한 <화란>이 73회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방과 후 전쟁활동>으로 얼굴을 알린 홍사빈 배우와, 가수 비비의 출연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10월2주차 개봉예정작 함께 하실까요~?화란
Hopeles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4분
감독: 김창훈
출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등
개봉: 202310.11.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
CINE PICK!
노개런티로 출연한 송중기 주연의 작품으로 제 73회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었습니다. 이어 송중기는 완성된 영화를 보고는 “개런티 안 받고도 하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화사한그녀
COBWEB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121분
감독: 이승준
출연: 엄정화, 송새벽, 방민아, 박호산 등
개봉: 2023.10.1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시놉시스
인생 역전 한방을 꿈꾸는 화사한 작전꾼 ‘지혜’ 매번 허당한 실력으로 허탕만 치던 그녀에게 600억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실패는 사치다!라는 모토 아래 영혼까지 끌어 모은 마지막 작전을 시작하는데…
CINE PICK!
코미디의 여왕 엄정화배우가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습니다. 영화 <스파이> 연출을 맡은 이승준 감독의 차기작으로 엄정화 배우와 더불어 송새벽, 방민아, 박호산, 손병호 등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우들과 함께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억해, 우리가 사랑한 시간
Behind the Blue Eyes
Road to Bosto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8분
감독: 당가휘
출연: 허광한, 하람두, 채범희 등
개봉: 2023.10.11.
배급: (주)키다리스튜디오, (주)도키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어느 날, 집 앞에 도착한 카세트 테이프 한 장. 그 속엔 네가 보낸 우리의 이야기가 남겨져 있었다. 느닷없는 고백, 어쩌다 첫키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평범한 연애. 고교시절, 나의 세상은 온통 너뿐이었지만 스무살, 우리는 또 다른 세상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어느날 내 앞에서 사라져 버린 너. 서로를 놓아버린 우리. 테이프 속에 담긴 추억은 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나는 무작정 너를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CINE PICK!
대만에서 <상견니> <여름날 우리>를 흥행시킨 배우 허광환과 <너를 만난 여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하람두 배우,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한 채범희 배우들이 만나 청춘 로맨스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여러 방면으로 이름을 알린 세 배우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9분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등
재개봉: 2023.10.11.
배급: 워터홀컴퍼니㈜
시놉시스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CINE PICK!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7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개봉 1주년을 맞아 재개봉 소식을 알렸습니다.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 화합을 멀티벌스 설정으로 녹여내며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연출해 큰 호평과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작품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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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왜 아파트를 지키는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울을 뒤집어엎은 대지진이 발생한다. 모든 건물이 무너지고, 한강까지 메마른 가운데 황궁 아파트 103동만은 굳건하다.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부부를 비롯한 수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이,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도 하나 둘 황궁 아파트로 몰려든다.
하지만 늘어나는 외부인들을 보면서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아파트 주민들. 폭력 사태에 화재 사고까지 발생하자 그들은 결단을 내린다. 외부인들을 모두 내쫓기로. 새 주민 대표로 뽑힌 '영탁'(이병헌)을 외부인들의 아파트 출입을 금지하고, 새 규칙을 만들어 내부 결합을 다진다. 그러나 명화는 영탁에게 한 번 품은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아파트를 떠났던 주민 '혜원'(박지후)이 등장하면서 황궁 아파트에는 균열이 생겨난다.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이유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소재나 장르는 새롭지 않다. 디스토피아 영화라는 점은 <반도>와 닮았다. 부동산을 중점으로 다룬 재난 영화라는 측면에서는 <싱크홀>을 떠올릴 수 있다.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군상극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부산행>을 연상시킨다.
주제 의식이나 메시지도 익숙하다.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다룬 작품은 많다. 언뜻 <기생충>도 보인다. 가볍게 웃기는 전반부, 블랙 코미디 성격을 드러내는 중반부, 긴장감을 고조하며 메시지를 명확히 전하는 후반부라는 구성과 전개가 유사하다.
그렇다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류작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레퍼런스가 될만한 영화가 뇌리를 스치지만, 그뿐이다. 영화에 몰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철저히 소재에 집중한 덕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에 담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우직하게 펼쳐 놓으면서 관객을 세계관 안에 가둔다.
오프닝이라는 블랙홀
오프닝은 일종의 블랙홀이다. 이 몽타주는 대한민국 아파트의 역사를 훑는다. 그 순간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의 관찰자가 아니라 영화의 일부가 된다.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남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한다. 또 아파트 하나를 갖는 게 꿈인 세상을 살아왔고, 살아갈 예정이다. 즉, 한국 아파트의 역사는 관객 개개인의 개인사와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 빠져나올 구멍도 없다. 오프닝 직후 등장하는 젊은 부부가 출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민성과 명화는 큰 빚을 지고 간신히 아파트 하나를 장만하는 데 성공했다. 집이 생기고 나서야 자녀 계획도 세우면서 조금씩 가정을 꾸려 나가는 중이다. 이 부부는 누군가의 현재이자, 과거였고, 미래일 삶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러니 관객은 자연히 아파트에 대한 각각의 상황과 사정을 영화에 투영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오프닝 시퀀스와 그 이후 5분이 지나면 관객은 황궁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 중 한 사람이 된다. 지진을 버티고 간신히 살아남은 아파트 한 동을 보는 순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영화에 빨려 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오프닝은 리트머스 종이이기도 하다. 오프닝이 끝날 때 이 세계관에 몰입하지 못하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흠이 많은 재난물에 불과하다. 이후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는 과장된 풍자극에 가깝지, 재난물적 요소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누가 외부인을 만드는가
관객을 세계관에 가둔 후,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곧장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처음에는 피난 온 외부인을 막지 않던 황궁 아파트 주민들. 그러나 외부인과 다툼 끝에 화재가 발생하고 부상자가 나오자 생각을 바꾼다. 그들은 불을 끄는 데 몸을 아끼지 않은 영탁을 임시 동대표로 뽑고, 외부인들을 아파트 밖으로 몰아낸다.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며.
주민들의 행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과격해진다. 아파트 주변에 방벽을 세워서 아파트와 바깥세상을 분리한다. 몰래 외부인을 숨기고 보살피는 주민들도 인민재판에 넘긴다. 더 폭압적으로 변해가지만 내부의 문제제기나 비판은 허용하지 않는다. 밖에 나가서 자원을 탐색하는 작업이 약탈로 변질되는데도 이를 합리화한다. 왜곡된 사고와 집단적 폭력이 강해진다. 그 결과 유토피아는 점점 나치 독일 마냥 변해간다.
이 상황은 단지 디스토피아 속 판타지가 아니다. 현실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은 문은 점점 높아진다. 택배 기사나 배달원이 들어가지 못하는 건 예삿일이다. 외부인 자체의 왕래를 막는 경우도 잦아졌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 해도 급을 나눈다. 임대 아파트에 사느냐 분양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차별받는 일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과장된 화법은 이 불편한 현실을 관객에게 되돌려준다. 아파트 정비 사업을 보여 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외부인을 모두 내쫓은 뒤 주민들은 모두 순수하게 웃으며 그들의 유토피아를 즐긴다. 하지만 이 모습은 마냥 기쁘지 않다. 배경 음악 때문이다. 오페라 아리아 같은 클래식 음악은 분명 아름답지만, 형식이나 음정에서 묘한 불협화음을 내며 화면에 불쾌감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정녕 아름다운 사회상인지 묻는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선도 희미해진다. 더 이상 영화 안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묻지 않는다. 현실에서 어떻게 살고 행동할 것인지 묻는다. '당신이 아파트 주민이라면 임대 아파트 주민을, 외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고. 이 영화는 사실상 현실의 거울이다.
아파트를 지키는 이유
한국에서 유독 아파트가 중시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아파트가 사회적 계층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산이 비금융자산에 몰려 있고, 그중에는 부동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즉, 아파트 소유 여부는 한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짓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아파트를 갖으려고 노력하고, 입주민이 되면 자기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배타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작중 영탁의 존재감이 유독 두드러지는 이유다. 그는 이 모순된 열망이 의인화된 결과물이다. 급매로 황궁 아파트 103동 902호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사기를 당해 가족까지 잃은 그. 민성이 한국인이 대부분 거쳐야 하는 삶의 한 단계를 보여준다면, 영탁은 민성처럼 살고 싶은 열망을 가장 격렬하게 표출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이 캐릭터는 누구보다도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고, 이병헌의 연기력도 돋보일 수 있다.
이 열망은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아파트에서 사는 삶에 대한 선망을 갖고 있다. 재난 속에서 선망은 선민의식이 된다. 꿈꾸던 삶을 손에 쥐었다가 놓칠 뻔했으니, 다시 찾아온 기회를 기어코 잡으려 한다. 실제로 그는 외부인을 내쫓고 생필품을 약탈할 때 그 누구보다도 주도적이다.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자기가 꿈꾼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그 이상향에 내포된 모순을 간과했다.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가 결국 악역인 이유다.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영탁도, 그에게 동조한 만성도 아닌 명화에게 마무리를 맡긴다. 그녀는 처음부터 외부인을 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실천에 옮겼다. 유일하게 영탁을 의심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녀의 손을 들어준다. 수직적인 황궁 아파트와 달리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세계를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이 대표적이다. 옆으로 무너진 대형 아파트가 누구에게나 삶의 터전이 되어주는 모습은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듯 보인다.
과장되거나 부자연스럽거나
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블랙 코미디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크다. 각본의 필요에 따라 편의적으로 새로운 상황극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지진의 원인이나 규모, 바깥 상황에 대해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또 영화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갑자기 끝내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도 있다.
과장된 연출로 미묘한 경계를 잘 감추기는 했다. 특히 음악과 화면의 불협화음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공익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오페라를 보는 듯한 장면은 밝지만 으스스한 분위기를 살려내며 블랙 코미디의 몰입도를 높인다. 하지만 초반부에 몰입하지 못할 경우 감독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바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이 경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전체적으로 엉성하고, 과하고, 얕다.
캐릭터 활용도 아쉽다. 주제와 메시지에 직접적으로 맞닿은 영탁과 민성의 감정선이 강렬학 묘사된 반면, 몇몇 캐릭터는 도구적으로 느껴진다. 명화만 하더라도 군상극에 꼭 하나 정도 있어야 하는 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캐릭터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작가의 바람과 희망을 품은 캐릭터라는 사실이 일찍이 드러나다 보니 중요도에 비해 서사가 밋밋하다. 문혜원 활용범도 문제다. 그녀는 반전을 주고 곧장 퇴장한다. 클라이맥스를 유도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소모되는 캐릭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볼거리가 부족하다. 작중 스펙터클이라면 지진 장면을 꼽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묘사가 많지 않다. 민성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장면이 전부다. 액션씬도 적다. 후반부에 백화점에서 생필품을 챙겨 돌아오던 중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이 벌이는 소규모 교전이 정점일 정도다. 여름 텐트폴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로 홍보한 점을 고려하면 이 단점은 꽤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첫 주 주말에 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한국 영화 빅 4 중 두 번째 생존자가 됐다. 극장 수입만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2차 수익까지 고려하면 손익분기점(410만 명)은 달성할 수 있을 듯 보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선전은 <밀수>의 흥행과는 다른 이유로 반갑다. 앤데믹 시장에서 영화 흥행은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지식 재산권(IP)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관객은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작품, 특히 시리즈물에 몰리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흥미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이 영화는 2023년 여름을 겨냥한 단순한 텐트폴 영화가 아니다. 웹툰 <유쾌한 왕따>를 원작으로 한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시발점이다. 속편 제작도 많지 않았던 한국 영화계에서 꽤나 파격적인 시도다. 그래서인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흥행은 향후 프랜차이즈의 확장과 발전, 그로 인한 파급 효과를 더 기대케 한다.
Acceptable 무난함
'아파트' 세 글자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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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을 대하는 자본의 위선
이민자의 삶은 언제나 고통의 연속이다. 아무리 착한 사람들이 모인 동네라도 자기 신념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관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은 간사한 존재라서 차라리 무관심하면 나은데, 나와 생각이 다를 때 끊임없이 찍어누르며 자신이 정답이라고 외치기 때문이다. 여기 한창 전쟁 중이었던 유럽에서 막 망명한 건축가 라즐로도 이런 편견을 견뎌내었다. 그의 인생이었던 건축이 미국 상류층 사회에 미친 영향과 반대로 상류층이 그의 삶에 미친 영향을 관객으로서 바라보며 몰입하게 된다. 이 영화는 자유를 외치는 예술 조차 돈과 힘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라즐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1. 예술가와 자본가의 논리의 차이
라즐로는 전쟁이 망친 건축계의 천재였다. 하지만 천재도 세상의 풍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파시스트가 판치는 세상에선 능력보다는 인종, 피만으로 사람이 평가받던 시기였기에 라즐로는 그저 하등한 출신의 예술가였을 뿐이었다. 그렇게 도망치듯 온 미국에서도 그는 그저 이민자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예술적 능력은 한 부자의 책장을 리모델링해주면서 분출된다. 그렇게 해리슨과 라즐로의 인연이 시작된다. 그들의 인연은 파탄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자명했다. 해리슨은 자신의 영역을 마음대로 바꾸었다는 이유로 라즐로를 욕보여 놓고 세상의 주목을 받으니 그제서야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라즐로의 능력을 첫 눈에 알아본 사람이 아니고, 세상이 알아주니 그제서야 그를 치켜올렸다. 고로 해리슨은 대단한 예술적 취향이 있는 인물이라기 보다는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한 사람임이 처음부터 드러난다. 하지만 지출은 줄여가며 명성은 유지하고 싶어하는 자본가적 속성은 라즐로의 예술성은 돈 먹는 하마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는 라즐로의 예술성을 부러워하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이 그의 예술성에 가려진다고 생각할 때마다 돈으로 괴롭혔던 것 같다. 돈은 없지만 어디서든지 빛나는 재능을 가진 이가 자신에게 복종하는 것이 한 편으로는 기쁘다가도 그의 재능이 자신을 하찮게 만든다고 생각이 들 땐, 유일하게 가진 그의 재능인 돈으로 그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리라.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렇게 세상의 수많은 부자들이 천재들을 후원하는데, 그 후원은 순수할 수가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보여준다. 예술은 예술가들의 미학인 것 같지만 더 깊게 들어가면 자본가들의 미학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돈많은 예술가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돈이 없어 자신의 재능을 미끼삼아 후원해줄 자본가를 찾아온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메디치 가의 후원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라즐로의 예술도 결국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라즐로 또한 자신의 재능에 취해, 해리슨을 친구로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라즐로의 잘못이라면 잘못이리라. 해리슨은 자신을 고용한 고용주일 뿐 친구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 그런 라즐로의 세상 물정 모르는 모습은 그의 예술가적 순수함으로 발현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예술성을 마음껏 펼치기에는 그의 건축은 남의 돈에서 비롯되어 결국 자본가의 논리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2. 세상은 가끔 천재를 동경하다가도 질투한다.
역시 신은 모든 것을 주시진 않는 것 같다. 라즐로가 세상 이치에 밝았다면 자신의 돈으로 자신만의 건축을 하는 예술가로 살 수 있었겠지만 많은 예술가들의 삶이 자본가의 논리에 휘둘렸던 역사를 보고 있자면, 신은 생각보다 공평한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능 있는 자에게 실리적 관점을 주지 않고, 실리만 있는 사람에겐 예술적인 안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진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로를 끊임없이 부러워하게 만드는 것이 신의 뜻이라면, 신은 어쩌면 장난이 과하신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해리슨의 예술에 대한 동경, 라즐로에 대한 질투는 미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로 남았지만 후대의 평가는 확실히 갈리는 듯하다. 깊은 내면의 애로사항을 알 리 없는 후손들은 그의 작품을 수용소를 형상화했다고도 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어쩌고 하기도 한다. 과거의 예술작품을 후대가 해석할 때 어쩔수 없이 주관이 개입하는 것 같다. 그의 작품을 내가 해석을 해본다면 그는 그저 모더니즘의 경도되었던 예술가였고 모더니즘의 본질이 군더더기없는 표현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의 전달이었다고 한다면 그는 그저 예배당으로서의 기능,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충족시켰던 것이 아닐까. 특히 건축물을 해석할 때 건축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투영되는 것에 대해서는 제 3자가 가치판단을 할 순 없는 것 같아서 더 이렇게 해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기능에 대한 관점에서 해석하게 되었다.
총평
예술은 자본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기에 자본가의 입맛에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자본가가 예술가를 질투까지 해버리면 그 관계는 파탄이다. 영화는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사람의 파탄을 보여주니 후대가 보는 라즐로의 작품은 어디까지가 그의 의도인지를 알 수가 없다, 중간에 자본가 집단이 어떻게 장난질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 세기의 천재들이 남긴 작품들의 이면들을 대부분 알 수 없기 때문에 후대는 일부만 알고 떠드는 것일수도 있겠다. 우리가 뭘 안다고 떠들 수 있을까.
과연 해리슨은 어디로 숨었을까. 엘리자벳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해리슨에게 죽음이란 사회에서의 망신살을 당하는 것이라는 걸, 신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보단 사회에서의 매장이 그에게 곧 죽음이라는 것을. 라즐로의 예술성을 부러워하다 못해 탐한 것이 온 세상에 알려졌기에 그는 더 이상 미국 필라델피아에 공식적으로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그가 살아있대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 것이다.
덧붙여 현대 건축에 대한 헌사를 아낌없이 표현하는 작품이다. 긴 러닝타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매 장면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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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선택이 만든 현재, 이단 헌트의 마지막 선택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첫 번째 이야기인 <미션 임파서블>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경험을 한다. 완벽했던 팀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는 그 죽음의 책임자처럼 몰렸다. 누명을 벗기 위해,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다시 팀을 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미션은 3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단은 줄곧 달리고, 매달리고, 뛰어내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며 세상을 지키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이단은 팀원이 희생되는 것에 무척 예민하다. 아마도 첫 이야기의 시작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트라우마가 전 시리즈에 이어진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는 시리즈 내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뛰지만, 그 여러 미션 속에서 팀원이나 자신의 주변 사람이 다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그게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당시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그 수많은 선택들이 이번 시리즈에서 총합이 되어 결과로 나타난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빌런인 AI 엔티티는 셀 수 없이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보지는 못한다. 그 인간만의 선택은 이단 헌트가 주도하게 되고,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선택을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다.
[첫번째 감정] 이단의 선의
시리즈 전체를 보면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이단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이단은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직업으로서 IMF라는 조직에서 첩보원 활동을 하지만, 그가 하는 대부분의 임무는 세상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나 적이 나타나면 그것도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미션 임파서블> 이라는 영화 시리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장면은 아마도 이단 헌트가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는 스스로 선택하여 극단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차가운 배링해 깊은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린다. 그의 선의가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왜냐하면 이번 영화에선 그의 팀을 제외하면 그의 선의를 믿어주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만들어낸 극단적인 상황속에서 다른 인물들은 최대한 공격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구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단은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선택을 생각해낸다.
그건 이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어쩌면 이단 스스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선택에 대해서 이단은 망설이지 않는다. 희생되는 사람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만 있다면 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시리즈에서 가장 이단의 선의가 돋보인다. 지난 30년동안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단도 나이가 들어왔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이단의 얼굴을 보면 세월이 느껴진다. 이제 조금은 힘들어보이는 그 외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던의 에너지는 변함없이 선의를 위해 불타오른다.
[두번째 감정] 이단의 믿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이단이 혼자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벤지와 루터를 비롯해, 그의 곁에는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단은 그들을 깊이 믿는다. 그 신뢰는 언제나 양방향이다. 벤지는 이단의 달리는 길을 위해 가장 정확한 타이밍으로 문을 열고, 루터는 목숨을 걸고 해킹을 감행한다. 그들은 수많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살아남았다.
이 믿음은 단순하게 동료애라고 할 수 없다.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 함께할수록 더 강해지는 연대다. 이단은 그 믿음을 전제로 어떤 결정도 감행한다. 팀을 믿기에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고, 위험한 공간으로 스스로를 내던질 수 있다. 이 믿음이 없다면, 이 미션은 단 한 번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강력한 믿음은 때로 이단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그 믿음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도 상처받고, 더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그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믿음과 선의, 이단의 두 가지 무기는 AI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선택을 이끌어낸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믿음으로 세상을 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지킨다.
[세번째 감정] 이단의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는 이 시리즈에서 종종 감춰져 왔다. 하지만 이단은 늘 사랑을 품고 있었다. 그는 약혼자가 있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관계를 끊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낸다. 그게 이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이단이 약혼자와 재회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찡하다. 그 순간에도 이단은 말을 아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말한다. 여전히 상대방의 안전을 바란다고.
그 이후, 이단이 보여주는 모든 행동은 일종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에게, 팀원에게, 그리고 자신이 책임졌던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은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들을 아끼고, 지키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도 그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팀원을 먼저 생각한다.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동료를 지키는 것이 먼저인 사람. 그게 이단 헌트다.
사랑은 결국 그가 가진 모든 감정의 원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말하지 않지만, 늘 사랑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 사랑으로 선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바로 그 사랑이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방식으로 미션을 완수한다.
마지막 선택은 모든 선택의 총합이다
<파이널 레코닝>은 제목 그대로, 지금까지의 모든 미션에 대한 결산이다. 처음부터 함께해온 사람들, 첫 시리즈의 떡밥들, 그리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약속들까지. 모든 것이 이 이야기 안에 있다. 이단은 과거의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또 새로운 선택을 한다. 그건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모든 과정이 낳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금의 우리 모두의 현재는 과거의 선택이 만든 결과다. 그 선택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단의 미션은 언제나 불가능했지만, 그는 그 불가능한 임무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이단 헌트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결국 이단 헌트에 대한 헌정이다. 그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이 여정을 이렇게 정성껏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톰 크루즈의 얼굴로 끝나는 영화
액션의 스케일은 시리즈 사상 최고다. 비행기에 매달리고, 절벽을 오르고, 잠수함으로 들어가는 장면들 모두가 놀랍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짜 대단한 이유는, 톰 크루즈의 얼굴 때문이다. 그 얼굴엔 모든 선택이 담겨 있다. 고통도, 후회도, 믿음도, 사랑도. 그 모든 것이 담긴 얼굴이 이단 헌트라는 인물의 마지막 선택을 대변한다.
사이먼 페그, 빙 라메스, 헤일리 앳웰 등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팀원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영화는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강력한 빌런 대신, AI라는 무형의 존재를 빌런으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인간의 감정이란 무엇인지, 선택이란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영화이기에, 아이맥스 혹은 4DX로 감상하면 이단의 마지막 선택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끝까지 함께해줄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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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과 '죽음'의 난장,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드라마 : 오징어 게임(Squid Game) 시즌2, 2024
▷평점 : ★★★☆
▷한줄평 : 이 세상은 온통 '오징어게임장', 구원의 빛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오징어 게임2는 시즌1과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더욱 쫄깃쫄깃한 오징어 맛을 느낄 수 있을까?
후속작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면 으레 전작 보다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징어 게임2는 돈과 목숨을 맞바꾸는 게임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생명 경시라는 현실 비판적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점에는 전작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어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지, 이기적인 인간 군상은 또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감에 더해 게임 주최측에 대한 복수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이미 시즌1을 뛰어넘는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인 셈이다.
총 7화로 구성되어 있는 오징어 게임2가 전작과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① 성기훈(이정재)이 의도를 가지고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② 매 게임을 마치고 나서는 다음 게임을 계속할지 찬반투표를 한다.
③ 프론트맨(이병헌) 자신이 일반 참여자인 척 직접 게임에 참여한다.
[1화~2화]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성기훈, 그의 의도는?
오징어 게임1 최후 생존자 성기훈은 미국행을 포기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딱지남(공유)을 찾는데 절치부심이다.
오랜 시간 사채업체 인력을 동원해가며 지하철을 이잡듯 뒤지던 어느 날, 결국 다시 딱지남을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오랜만입니다, 성기훈 씨. 그날 비행기를 타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동안, 저를 많이 찾으신 거 같네요?" 딱지남(공유) /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
"내가 보여줄게. 세상이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다시 게임을 하게 해 줘."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2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러시안룰렛 게임을 통과하고 나서야 프론트맨에 이끌려 게임장으로 이동하는 성기훈, 그가 다시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성기훈은 시즌1에서 본인이 거머쥔 456억이라는 돈은 게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목숨 값이라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싸여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오랜 고민 끝에 더 이상 이 게임이 지속되지 않도록 막아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된다.
위치 추적장치를 이용해서 섬으로 잠입하여 밀매해둔 총기를 이용해 주최측을 일망타진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3화~6화] 새로운 게임과 찬/반 투표가 노리는 것은?
그러나, 성기훈의 의도와 달리 초기 작전은 실패하고('좆됐다...'라는 한마디가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준다)
다른 참여자들과 동일하게 목숨을 건 게임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다시 첫 번째 오징어 게임과 같은 465번 참여자가 된 것이다.
다행히 첫 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이미 해 본 게임이기에, 어떻게 하면 죽음을 피할 수 있는지 잘 안다.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것을 모른 채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게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 줘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이전 게임의 참여자였음이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성기훈은 주저함이 없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이건 그냥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을 하다 걸리면, 죽습니다!, 얼음!!!" 성기훈(이정재)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첫 게임이 끝난 후, 서약서에서 “[기본규칙] 제3항 참가자의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을 중단한다. 단 동수일 경우, 다시 투표한다.”라는 문구를 발견한다.
첫 게임에서부터 많은 죽음을 목도한 참여자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잘만 설득하면 게임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O/X 투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돼지 저금통에 쌓이는 현금다발을 보게 된 참석자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죽은 목숨과 다르지 않다는 참여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갑론을박 참여자들 간의 난상 토론 속에서 게임 진행자는 자발적 참여와 민주적 절차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저희는 언제나 참가자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민주적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설가면(김병철) /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지금 이러면 안 됩니다!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됩니다.
난 이 게임을, 해 봤어요! 난 이 게임을, 해 봤다고요!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O/X 투표 과정에서의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다수결 원칙은 일견 민주적인 것 같다. 이제 모든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참여자에게로 돌아간다.
설득하지 못한 자들도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시정차들도 답답해하면서도 절차적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덫에 빠진 것일까?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자신의 투표 결과가 실시간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알려진다는 점, 투표를 하자마자 누적 찬성/반대표에 바로 반영되어 표시된다는 점,
투표를 한 후에는 가슴에 O/X 표식을 달고 다녀야 한다는 점, 참여자들이 묵는 공간도 찬성파와 반대파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결코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두 계파는 끊임없이 갈등의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시선투쟁의 두려움은 선택을 왜곡시킨다.
시청자들을 선택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의 타당성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사이, 참여자들은 인간 본연의 본성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생명의 가치’와 '죽음의 가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참여자들이 돈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버린다.
뒤늦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을 후회하는 참여자들조차도 눈앞에 보이는 돈에 선뜻 반대표를 던지지 못한다.
이번에 살아남았으니, 잘만 하면 내가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다는 탐욕이 더 크게 작동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두번째 5인 6각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제기치기) 게임, 세번째 짝짓기(둥글게 둥글게) 게임이 진행될수록
탈락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게임 중단이라는 반대표가 앞서지 못한다.
바로 옆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을 이기기 위해 서로를 응원하고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모습은
여느 초등학교 운동회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게임의 상황에 몰입하게 되면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느덧 탐욕만이 지배하는 죽음의 세상 속 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인간 고유의 본성 밑바닥은 무엇일까? 악마는 끊임없이 인간을 유혹하고 괴롭혀댄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 5인6각 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 짝짓기 게임 스틸컷
어느덧 이 드라마를 숨죽여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오징어 게임 속 주최자(VIP)들과 동일한 관찰자 시점이 된다.
온통 사방이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철저히 폐쇄된 공간에서, 체스판의 말과 같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포기해버린 사람들,
어쩌면 우리 사회 속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섬뜩섬뜩 놀라게 된다.
오징어 게임장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적자생존, 승자독식의 현실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7화] 프론트맨과 반란군의 대결, 승자는?
001번을 달고 게임에 참여한 프론트맨(이병헌)은 자신을 '오영일'이라 소개한다. 시즌1의 '오일남' 할아버지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론트맨은 게임속에서는 게임중단 찬성파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그들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낸다.
시청자들은 이미 오일영이 프론트맨이라는 정체를 알고 있기에, 그의 가증스러운 위선적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급기야 프론트맨은 반란군에 함께 동참하여 주최측을 공격하는데 일조하기까지 한다. 마지막 성기훈과 마주할 순간이 기다려진다.
프론트맨(이병헌)은 왜 목숨을 건 게임에 직접 참여하기로 한 것일까? 총기를 탈취하여 반란을 모색하던 성기훈에게 던진 마지막 대사는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대의를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하자는 거냐." 오일영(이병헌)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겁니다. 지금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번에 반드시 이 게임을 끝내야 합니다."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456번. 영웅 놀이는 재밌었나? 잘 봐. 네 영웅 놀이의 결과가 어떤 건지." 프론트맨(이병헌)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게임에 직접 참가하여 약자를 도우는 선의의 '오일영'과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게임의 장으로 내몬 악의의 '프론트맨'은 동일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은 선과 악의 양면을 동시에 가진 존재임을 드러낸다.
또한 '대의를 위한 희생' 즉, 죽음이 불가피 하다고 주장하는 성기훈도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프론트맨 자신과 다를 바 없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프론트맨이 직접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살아남기 위해 본능에 충실한 욕망의 주체들일 뿐, 누가 자신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묻고 있는 것이다.
문득, 인생의 욕망을 갈구하던 파우스트에게 영혼을 팔라고 하던 악마 메피스토텔레스가 떠오른다.
"내 가슴속엔 아아!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서
하나가 다른 하나와 떨어지려고 하네.
하나는 음탕한 애욕에 빠져
현세에 매달려 관능적 쾌락을 추구하고,
다른 하나는 과감히 세속의 티끌을 떠나
숭고한 선인들의 영역에 오르려고 하네."
"그렇다면 저와 내기를 하시겠습니까?
제가 그를 유혹해 타락시킨다면 온세상에 제가 하느님을 이겼다고 소문을 내도 되겠는지요?"
괴테 <파우스트>
프론트맨(이병헌)의 의도는 분명해졌다.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지옥과 같이 피비린내 나는 죽음의 게임장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나, 돈에 눈이 멀어 인생 밑바닥을 내 비치는 말들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나,
이를 관찰하며 인간의 본성을 탐닉하며 즐기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탐욕의 패배자’임을 신 앞에 선언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성기훈과 뜻을 같이하는 반란군의 저항은 암흑 속 한줄기 구원의 빛과 같다.
비록 소수의 저항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해 진다.
그러나 결국 부족한 화력과 전술 부재로 반란군은 금세 제압당해 버린다. 이대로 성기훈의 복수는 실패로 막을 내리는 것일까?
그러나,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시즌 3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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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 수상작 브로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것
?Rabbitgumi 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가 개봉했어요.
송강호 배우가 칸 남우주연상을 탄 영화이기도 하죠.
그 외에도 아이유, 강동원, 배두나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답게 유사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질문을 던지는 영화에요.
굉장히 따뜻한 시선으로 이런 질문들을 하는 영화죠. 무척 따뜻해요.
영화의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을까요?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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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이동진 급만 알고있을 미친 설정 재등장 ㄷㄷ (*스포없음)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영화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스포없음)
+ 매트릭스1 외벽청소 장면 리뷰
+ 라캉 철학 리뷰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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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문폴> 메인 예고편
사상 초유 재난 발생! 달이 지구로 떨어진다☄ 2022년 지금껏 본 적 없는 역대급 #재난블록버스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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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공작조 : 현애지상> 30초 예고편
냉전이 감도는 1931년 중국, 소련에서 훈련을 받고 돌아온 4명의 특수요원은 작전명 '새벽'이라는 비밀 임무에 착수한다.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그들의 작전은 한 반역자에 의해 위협에 휩싸이게 되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일말의 상황 속, 이들의 숨통은 점점 조여오기 시작하는데...
1931년, 암호명 '새벽' 조국을 위한 이들의 작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