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7-31 15:52:29
그녀는 지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디아 포에트의 법
아주 오랜 옛날, 여자는 집에서 살림이나 하며 가정을 지키는 존재라는 편견 아래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대를 그린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내가 사는 이 세상은 누군가에게는 요지경일지도 모르겠다'라는 것이었다. 여자의 의견이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안되던 그 시절에 변호사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는 응원하면서 볼 수밖에 없는, 나의 올타임 페이보릿 주제였다. 그런 탓에 '에놀라 홈즈', '웬즈데이' 같은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이겠지.
남들과 달리, 사회진출로 자신의 자아를 찾는 여성의 이야기에서 그들의 옷차림은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시각적 효과 말고도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잘 보여준다.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신의 취향, 자아를 표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자신의 갑옷이 되어 주기도 한다. 여자는 이런 일에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남자 위주 사회에 고급스럽게 멕이기 위함일 수도 있고. 여자의 치장은 자아실현이 될 수도 있고,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최소한의 자존심이 되어 준다. 말이 주절주절 길었는데, 그냥 여주인공 옷이 예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재미도 분명히 있지만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부류가 받았던 잣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리디아는 사회에서 괴짜로 취급받지만 리디아의 조카만 봐도 어딘가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교계에 데뷔해야 하고 그러려면 엄마는 딸의 외모, 행동에 지나치게 간섭하게 된다. 지금도 분명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물론 픽션이긴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이 시기의 여성과 현 시대의 여성의 삶은 대단히 바뀐 것 같지도 않지만서도 이 때와는 달리 결혼이 필수가 되지 않은 것만 보아도 세상 많이 변했다 싶다. 이 정도의 변화가 오기까지 참 천천히,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사회의 왕따가 되어가며, 극단적으로는 피도 흘려가면서 말이다. 그래서 난 리디아 같은 캐릭터를 굉장히 애정한다. 그런 괴짜같은, 사회적인 시선 기준으로 여성답지 않은 여성, 시집가긴 글러버린 여성들의 뚝심 덕분에 뭔가 내가 좀 더 편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 과몰입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추리를 기반으로 하기에 사건을 수사하면서 하나하나 여성에 대한 편견을 뚫어가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나는 보면서 계속 이런 사회에서의 왕따 취급도 기꺼이 받고 살아온 뚝심 있는 여성상, 즉 이 리디아의 캐릭터 설정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 설정값에 멋있음에 취해 끝까지 본 것 같다. 구박하는 것 같으면서 끝에 가서는 리디아를 조금은 지지하는 오빠의 모습도 호감이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동생에 대한 걱정 정도로 정리하니 그도 일견 이해가 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시즌2 나왔으면 좋겠다. 그녀가 미국에 잘 갔을지, 갔다면 신대륙에서 어떤 편견과 싸울 수 있을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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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최고의 화제작! 영화 <티탄> 리뷰
영화가 시작하면 어린 알렉시아와 그녀의 아버지가 함께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다.
뒷 좌석에 탄 알렉시아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를 이상하게 흉내내며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린다.
점점 소리가 커지자 그만 좀 하라고 소리를 지르던 아버지는 뒤를 돌아보다 결국 교통사고를 당한다. 결국 알렉시아는 어린 나이에 뇌에 티타늄을 심게 된다. 그날부터일까?
이 부녀가 서로에게 애정이 식어버린 것이. 영화는 이들의 전사(前史)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분명한 점은 이를 기점으로 이 부녀는 서로의 존재를 거의 모르는 척하며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관계로 살아간다.
영화는 티타늄을 장착한 소녀 알렉시아에서 금방 훌쩍 자란 성인 알렉시아(아가트 루셀)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모터쇼장으로 보이는 어둡고 복잡한 공간에서 자동차 위에 올라타 다소 외설스러운 춤을 추는 알렉시아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댄서다.
하지만 그녀는 제 일을 열심히 할 뿐, 팬들에게나 동료들에게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하는 서늘한 인물이다. 마치 차가운 금속처럼.
어느 날, 그녀는 귀가 도중 사인을 요청하는 한 남성 팬을 맞닥뜨리는데, 그는 알렉시아에게 다짜고짜 자신과 만나보지 않겠냐며 부담스러운 구애를 펼진다.
그의 요구를 승낙하는 듯하던 알렉시아는 자신의 머리카락에 꽂고 다니던 금속 비녀로 순식간에 그를 죽이고 만다.
영화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살인하는 알렉시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여린 여성에서 보이는 연약함이라는 편견을 짓밟듯이, 큰 체격의 남성마저도 단번에 죽음으로 내모는 그녀의 모습이 당당하게 그려진다.
작년 제74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은 그만큼 매섭고 저돌적인 기세로 젠더에 관해 고찰하고 인간의 충동을 유심히 묘사하는 작품이다.
당시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이었던 스파이크 리가 가장 늦게 발표해야 할 최고상을 가장 먼저 발표하는 실수를 저지른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은
그 자체로도 화제 거리이지만 무엇보다 칸영화제의 선택이 이 파격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칸영화제 역사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은 줄리아 뒤쿠르노가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이후로) 단 두 번째라는 사실만으로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티탄>의 스타일과 메시지는 그간 칸영화제에서 애정해온 작품들의 내력과는 사뭇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친 미장센과 도발적인 서사, 애정을 갖기 어려운 인물들의 모습은 딱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작품의 특징이었다.
특히 <티탄>은 자동차와의 성애 장면으로 개봉 전부터 이목을 모았다.
그러나 집중해야 할 것은 그 자극적인 장면보다, 그 이후 알렉시아에게 닥치는 임신이라는 상황이다.
자동차와 성관계 후 임신이라니?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티탄>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상식으로 고수한다.
인간이 인간 외의 다른 종, 예를 들면 동물이나 외계인과 결합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은 꽤 있었지만, <티탄>의 상대는 금속의 자동차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흔히 생각하는 ‘여성성’의 중요한 지표로 임신과 출산이라는 상태가 서사에 사용된다면, 여기서 알렉시아는 살인범 용의자로 본인의 신분이 모든 미디어에 노출되자 남성으로 위장하여 살아가길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자신의 코뼈를 부러뜨려 오래 전 실종된 소년 아드리앵처럼 얼굴을 바꾸고, 가슴과 배에 단단한 복대를 착용해 남성으로 패싱되는 삶을 선택한다.
이로써 자신의 아들을 드디어 찾았다고 믿게 된 아드리앵의 아버지 뱅상(뱅상 랭동)의 따스한 보호 아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영화가 그리는 관계는 무미건조했던 알렉시아 부녀(父女)의 삶에서 온기가 가득한 아드리앵 부자(父子)로 변모한다.
그만큼 <티탄>은 길지 않은 러닝타임 속에서도 꽤나 가득한 볼거리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고정적인 상식이나 기준으로는 설득되지 않는 남다른 방식의 인물, 관계가 등장한다.
그리하여 <티탄>은 그 거칠고 파격적인 볼거리 속에서 새로운 삶의 탄생을 축복하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데이빗 린치, 데이빗 크로넨버그 등이 떠오르기도 하는 <티탄>의 기괴함은 올해의 가장 문제작 중 한 편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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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悲劇)을 비극(非劇)으로 그리다
이 글은 영화 <엘리펀트>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알렉스 프로스트, 에릭 두런, 존 로빈슨
5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감독상 수상작인 <엘리펀트>는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이다. 여러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여느 실화 모티브 영화들과는 다른 지점들을 갖고 있다. 또, 극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과 포스터를 가진 영화인데, 그 이유에 대해 조심스레 추측해보고자 한다.
비선형적 구조와 평범한 캐릭터
이 영화는 아버지와 차를 타고 등교하는 ‘존’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와 아버지 사이의 대화는 일반적이며 학교에 도착하는 시점까지 별다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물 사진을 찍는 ‘엘리’의 시점으로 넘어간다. 그 또한 다른 학생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네이트’의 시점. 운동장에서 학교로 들어간 그는 여자친구 케이트를 만난다.
이 영화를 재난 영화로 본다면, 옵니버스식 구조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여타의 재난 영화들에서도 각 캐릭터들에 서사를 부여해, 그들이 하나의 재난 앞에 내놓는 구조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펀트>는 다른 영화들과는 무언가 다르다. 이 영화는 롱테이크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인물의 뒤를 쫓으며 그들의 서사와 다른 이와의 관계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그렇게 인물 파악이 끝나고 다음 사건을 기다리는 순간, 감독은 시점을 바꾼다. 다른 지점에서 시작된 다른 인물의 행적은 왠지 모를 기시감을 가져다주는데, 실제로 영화 속 캐릭터들의 동선은 서로 겹치기도 하며, 이미 보았던 장면을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다시 접하기도 한다.
인물들의 서사를 쫓던 관객들은 이내 진실을 알게 된다. 그들이 마주했던 캐릭터는 너무나 평범하며 그들의 시점 조각들을 하나의 퍼즐로 완성했을 때, 거대한 코끼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코끼리는 학교라는 공간, 그리고 그들이 곧 마주할 비극이다.
악몽의 16분
영화의 후반부, 두 남학생이 총을 챙겨 학교로 향한다. 그들은 학교를 나서는 존과 먼저 마주한다. 그리고 존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경고한다. 존은 엘리와 인사를 나누고 나오던 참이었다. 급식실에서는 세 여학생이 학교를 나서는 존을 발견한다. 그 시각 미셸은 도서관에서 책 정리를 한다. 마침 엘리는 도서관에 들어선다. 그들의 시점은 한 곳에서 모아진다.
그 순간 총을 든 남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들어서고, 미셸과 엘리에게 총구를 겨눠 방아쇠를 당긴다. 그들은 복도로 나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총을 난사한다. 급식실에 있던 세 여학생은 화장실에 있었다. 그녀들이 바깥 소리에 무심할 때, 총을 든 남학생 하나가 화장실로 들어온다. 학교 내부는 아수라장이 된다. 경고를 들었던 존은 자신과 함께 학교로 왔던 아버지를 찾는다.
두 남학생의 학살은 약 15분간 이어진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학생들은 알 리가 없다. 동시에 관객들 또한 혼란스럽다. 총을 든 남학생들에게서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극은 일상 속에서 발생한다
이 영화 속 사건은 실화이며, 그 실상 또한 끔찍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차분하며 클라이맥스 씬 또한 처연하게 느껴진다. 이유는 정말 영화 속 대부분의 시간에 특별한 사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구스 반 산트는 비극(悲劇)을 비극(非劇)으로 그려냈다. 다시 말해 심하게 슬픈 사건을 심하지 않게 그려냈다. 그들의 서사, 사건의 인과관계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사건이나 감정을 과장해서 그리지도 않았다. 그에게서 이 사건은 일상 속에 갑자기 찾아온 사고에 가까운 것이다.
영화의 제목은 왜 <엘리펀트>인 것일까? 여러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맹인모상(盲人摸象)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처럼 일부를 통해 전체의 것을 파악하는 것에 대한 비유라는 의견이 정론이다. 사건이라는 것은 매우 복합적이면서도 우연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을 찾을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건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며, 그 속에 있었던 사람들 또한 포함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 속 캐릭터를 ‘맹인’과 같은 위치에서 볼 수도 있다. 관객은 캐릭터들의 관계, 상황을 조합해 큰 틀을 만들 수 있지만, 각 인물의 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들이 무척 많다. 결국 그들은 코끼리의 일부를 만졌을 뿐이며, 그들의 일상에 찾아올 비극의 순간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영화를 본 우리 또한, 코끼리의 전부를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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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보면 희극
소위 '사적 다큐' 작품들을 좋아한다. 나와 공통점도 별로 없는 개인의 삶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는데, 들여다보면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나 보편적인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는 지점에서. 게임을 즐기지 않았어도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보며 동년배의 마음을 뭉클 느꼈고, 영재교육이나 부동산 투자와 먼 삶을 살았지만 <디어 마이 지니어스>나 <버블 패밀리>를 보며 동시대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 착잡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박강아름 감독의 전작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도 재미있게 보았다. 오랜 세월의 영상을 잘라 모아, 박강아름 감독 자신을 둘러싼 외모 품평부터 소개팅 후기, 복잡한 시선을 담았다. 애정 어린 친구의 조언일 때도 있고, 학생들이 툭툭 뱉는 말일 때도 있지만, 이들 누구의 말도 낯설지 않다. 내게도 익숙한 지식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에는 다양한 방향이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받는 때가 훨씬 많으니까. 그나마 협소한 변주라도 이루어지며 조금씩 미의 기준이 확장되어 온 지금에 비해, 이전은 더했다. 우리는 참 야만적인 사회에 살아왔고, 살고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의 박강아름 감독을 담으며 마친다. 상대의 무례함을 갈라내어, 그들의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자주 몸무게를 재며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슬퍼했지만 거기에 카메라 무게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마지막에야 깨닫는다. 우리가 보는 우리에게도 그런 시선의 무게가 항상 달려 있겠지. 그리고 분명 카메라보다 무거울 것이다.
그리고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끝에 함께 있던 두 사람은 강아지 슈슈와 함께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어를 아는 아름이 행정과 경제를 맡고, 프랑스에 큰 뜻이 없었던 남편 성만이 가사와 이후 육아까지 주로 맡게 된다.
한국에서 한 사람의 여성과 남성이 만나 결혼하는 풍경을 하나의 그림으로만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떤 보편적인 스토리라인이 존재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흔히 말하는 보편적 삶의 모양새란 게 있기도 하고, 어쩐지 결혼이 가까워 오면 제각각의 연애담들이 소실점 따라가듯 비슷한 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박강아름 감독과 성만 씨의 결혼은 그 보편적 모양새와 조금 다르다. 프랑스로 떠난 영화감독과 그 배우자라는 점도 그렇지만, 맞벌이를 하면 했지 남편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는 확실히 드무니까. 그럼에도 이 영화에 그려진 정서는 보편적이다. 끝없는 가사는 전쟁 같고, 육아는 눈 뗄 틈조차 허락하지 않고, 생활비는 늘 빠듯하고, 일상은 숨 가쁘게 바쁘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에서 인물들의 말을 평가하고 또 나를 돌아보며, 박강아름 감독의 몸으로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깊이 비춰냈다면, <박강아름 결혼하다>에서는 결혼과 결혼에서 파생되는 노동과 두 사람의 관계를 촘촘하게 이어, 질문을 던진다.
두 사람의 일상에도 먹구름이 낀다. 독박 육아와 끝없는 가사에 지친 성만은 주부 우울증을 앓고, 출산 이후 이전과 달라진 몸으로 (그리고 임신과 출산이 몸에 이런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걸 전혀 몰랐던 마음으로) 학교 생활과 영화 작업을 병행하는 아름은 너무 바쁘다.
결혼은 원래 이런 걸까? 왜 결혼을 한 걸까? 결혼이란 무엇인가? 박강아름 감독은 질문하기 시작하고, 그 질문을 해소하고자 자신의 기억도 돌아보고 사람들에게 질문도 던져 본다. 그 수단은 집에 차리는 한 테이블 식당, 외길식당이다. 성만의 주부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생활로 시작했다가 멈춘 프로젝트를 다시 굴려본 것이다.
수없는 질문과 대화가 해답을 찾아줄 수 있을까? 그럴 리 없다. 다양한 부부 혹은 연인에게 그들만의 서사가 있고, 상황이 있고, 입장이 있으니까. 부분적으로 공명할 수는 있다. 프랑스인과 결혼해 프랑스에 거주한 한국인 여성이 성만의 깊은 외로움을 안쓰러워하는 장면에서처럼. 박강아름 감독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공명하며 질문을 던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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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직전, 설문 요청을 하나 받았다. 한 문항은 현재 나의 상태와 가장 가까운 것을 고르라고 했고, 보기에는 결혼과 자녀 유무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가 들어 있었다. 500자로 서술하라고 해도 답하기 어려운 고민들이지만, 아무튼 질문은 '현재 나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것을 물었으므로 나는 답했다. 결혼과 자녀 둘 다 원치 않는다,라고. 인생은 시시로 몸피를 뒤트니 앞으로 언제 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보기 중 제일 가까운 선택지였다.
얼핏 단순한 객관식 선택지 같지만 그 뒤에는 언제나 질문과 고민이 깊다. 결혼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지금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나이를 살면서 더욱 그렇다. 이십대 내내 생각했다. 결혼이라는 관계는 희망적으로 바라보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하기 위한 목적의 결혼은 할 마음이 없다고. 지금 품고 있는, 아직은 잗다랗게 반짝거리는 꿈의 궤도를 모두 수정해야 하는 결정이니만큼, 잘할 수 없을 바엔 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이 '잘'은 나의 인력으로 되지 않으니, 현재 나의 상태에 가장 가까운 대답은 '원치 않는다'였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를 보면서는 저런 결혼이라면 참 좋다, 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이 덩케르크의 바다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두 사람은 흐린 날 바다를 찾는다. 성만은 몸이 좋지 않아 불편하고, 아름은 성만이 투덜댄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하다. 가볍게 던지는 타박과 잠깐의 침묵. 익숙한 갈등의 언어들. 그러나 그 갈등 끝 두 사람이 하는 것은, 유모차가 슥슥 나가지 않는 모래사장에서 유모차를 들고 낑낑거리며 바다를 보는 것이었다.
손발을 맞추고 수평을 맞춰 원활하게 척척 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비바람이 맹렬히 몰아쳐대 바다는 오래 보지도 못했다. 우산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고 싶어 두 사람은 또 생각이 일치하지 않고, 소리 없이 멀리 보이는 조그만 모습으로도 두 사람이 티격태격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 끝에 굳은 얼굴로 나란히 기차에 앉아있는 두 사람에게, 아기 보리는 스노볼을 내민다. 엄마가 흔들어준 스노볼을 보며 생긋 웃다가 아빠에게 그것을 내민다.
언젠가 스리랑카 바다에서, 나중에 누구 보여줘야겠다 생각하며 사부작사부작 사진과 영상을 몇 개 찍고 돌아섰던 적이 있다. 흐린 날 바다 아니라 맑은 날 청록빛 바다라도 혼자 보고 돌아서는 길은 조금 쓸쓸했다.
비록 당일에는 굳어진 입매와 편치 않은 침묵으로 기억되더라도, 언젠가 훗날 돌아보면 유모차를 들고 낑낑거리다 비바람에 휩쓸린 기억에 웃음 짓게 된다면. 결국 함께 있다는 것, 함께 산다는 것이 결혼 아닐까. 어쩌면 순적하고 매끄러운 삶은 유니콘처럼 환상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늘 우당탕쿵탕 굴러가는 게 삶이려니 받아들인다면, 초연하고 호젓하지는 못해도 스노볼처럼 작게 반짝이는 일상을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 꼭 비극과 대치하지 않더라도 맞는 말 같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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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랑받았기 때문에 사랑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아내(루니 마라)와 별거 중이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점점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Al
영화는 '인공지능'의 소재를 가지고 줄거리가 이어가지는 로맨스 영화다. 보통 '인공지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차가움', '냉정함'이 있다면 이 영화는 이러한 선입견을 무시하는 의외로 따뜻한 영화이다. 그렇다고 또 직접적인 로봇의 등장도 아니고 음성으로 등장하는 Al이므로 시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아닌 청각적인 부분에서 흥미를 돋는다.
색깔
주인공인 테오드로는 소화하기 힘든 밝은 계열의 의상을 입는다. 아마 화려한 외면과는 다른 우울한 내면을 비교하고자 표현한 거 같지만, 점차 사만다를 만나며 그 밝은 계열의 색상처럼 로맨스가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나 주인공의 모습들이 환해진다. 왠지 모를 행복감이 든다.
주제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사랑'등의 기본적이면서도 원초적인 주제를 담았다. 복잡미묘하면서도 다시 보면 간단명료한 주제인 '사랑'을 정말 잘 표현한 영화이지 않나 싶다. 게다가 인공지능을 넣다보니 그 주제가 보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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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숨 쉬는 과거를 딛고 새 미래를 꿈꾸는 <스펜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스펜서>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여느 때처럼 별장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복싱데이까지 삼일 간의 연휴를 보내기로 한 영국 왕실. '다이애나 왕세자비(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왕실의 일원으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별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그녀의 크리스마스는 시작부터 편안하지 않다. 새롭게 별장을 담당하게 된 지배인 '그레고리 소령(티모시 스폴)'의 눈을 빌린 시어머니와 남편의 집요한 감시 속에서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던 앤 불린의 환영을 볼 정도로 강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다이애나. 그녀는 유일한 말벗인 의상 담당자 '매기(샐리 호킨스)'와 두 아들에게 의지하며 간신히 예정된 행사들을 버텨내지만, 과거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기억은 그녀의 답답한 현재와 상충하며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힌다.
다이애나 스펜서. 20세기의 신데렐라로서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었고, 대인지뢰 제거 운동과 같은 수많은 선행으로도 기억되었던 그녀. 동시에 그녀는 보수적이고 비밀스러운 영국 왕실에서 가장 이질적인 존재로서 수많은 가십을 만들어 냈기에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재현되고 있기도 하다. 당장 최근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의 네 번째 시즌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사실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소재로 한 작품은 신선함을 담보할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이에 파블로 라라인 감독과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만난 <스펜서>는 역사가 되어버린 그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다양한 상징을 토대로 15년에 걸친 왕실 속 그녀의 삶을 단 삼일 내에 농축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특히 영화는 작중 다이애나의 대사처럼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서로 다른 타임라인을 스크린에서 교차시키며 그녀의 삶을 요약한다. 이를 토대로 <스펜서>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기 위해 살아 숨 쉬는 과거에 맞서 싸우는 현재를 살았던 한 개인의 고통을 생생히 전달한다.
<스펜서> 속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의 불륜을 묵과하고 오히려 인내하지 못하는 자신을 압박하는 영국 왕실과 맞서 싸운다. 중요한 것은 이 싸움을 개인과 과거라는 시간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영국 왕실이 본질적으로 살아있는 과거이자 숨 쉬고 움직이는 의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에밀 뒤르켐에 따르면 의례는 종교의 내용에 깊은 의미와 활력을 주며, 종교가 목적하는 바를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행위다. 의례는 믿음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신앙을 창조하고, 또 주기적으로 재창조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례는 역사적으로 권위가 인정된 행동 양식을 반복하며 종교의 의미와 상징성을 표현하고 강화한다.
영국 왕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군주제는 과거 영국의 영화를 기억하게 해주는 상징이자 영국인들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가능한 과거의 관습을 유지하며 자신의 상징성을 유지하려 하고, 일원들 개개인의 개성과 삶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보수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이처럼 살아있지만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현존하는 과거인 영국 왕실의 본질을 왕실의 일원들을 통해 영리하게 포착한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엘리자베스 2세가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이 단적인 예시다. 카메라 앞에 모인 가족 중에 다이애나와 그녀가 두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표정의 변화조차 전혀 없이 마치 인형처럼 보인다. 대화 중에 다이애나를 이해하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것이나 예법에 따라 불편하고 복잡한 식사 시간에 다이애나가 강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것 역시 존재 자체가 의례인 영국 왕실을 잘 보여준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스펜서>가 영국 왕실이라는 액션보다는 그에 대한 다이애나의 리액션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보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사투를 펼치는 그녀의 고통이 더욱 절절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당장 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왕세자와 같은 중요한 인물들이 초반부에 등장하지 않는다. 또 설령 등장하더라도 영화는 그들을 상당히 원거리에서, 뒷모습 위주로 비춘다. 이야기의 전개나 다이애나의 감정선 변화를 위한 최소한의 순간을 빼면 왕실 관련 인물은 의도적으로 배제된다. 식사 시간이 되었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족들이 다 같이 열어보는 시간이 되었을 때, 행사의 순간은 건너뛰고 곧장 다이애나의 반응을 보여주는 식이다. 대신 영화는 오히려 의상 담당자나 셰프처럼 그 외의 인물들과 그녀 사이의 대화에 집중한다.
굳이 왕실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그려내지 않고 그녀의 리액션만을 보여줌으로써 <스펜서>는 절제된 방식으로 그녀의 아픔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영화는 고통스럽다. 영화 포스터처럼 드레스를 입은 채 구토하는 언밸런스한 그녀의 모습만 보더라도 느껴진다. 찰스가 다이애나에게 선물한 진주 목걸이에는 이 모든 고통이 함축되어 있다. 다이애나는 그 목걸이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오래전 헨리 8세에게 버림받은 천일의 여인인 앤 불린에게서도 본다. 즉, 이 목걸이에는 과거를 갱신하기 위해 정해진 역할에만 충실할 수 없는 이들이 퇴출되어 오는 역사가 담겨 있다. 앤 불린만 하더라도 왕실에 걸맞은 왕비로서의 자질이 부족해 사형에까지 처해졌으며, 이는 영화에서 앤 불린의 유령이 시간을 넘나들어 나타나며 다이애나를 만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스펜서>는 생명력을 잃고 의례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격렬히 거부하는 과정을 다루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영화는 다양한 연출과 상징을 통해 과거에 억눌리는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알려준다. 왕실 별장으로 가던 중 어릴 적 자신이 자란 동네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잃어버린 다이애나. 아무도 그녀를 돕지 못하는 가운데, 그녀에게는 과거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허수아비와 들판만이 위안이 된다. 어린 시절의 다이애나는 발레리나를 꿈꾸던 자유로운 존재였지만 지금은 왕실이란 공간에 묶인 채 그 압박을 견뎌야 한다. 그렇기에 허수아비에게 다가가 옛날에 입혀줬던 옷을 벗기는 그녀를 지켜보다 보면 허수아비는 다이애나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한편 영화는 왕실의 강한 법도로 인해 다이애나가 느꼈던 압박감을 관객들이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군인과 요리사들의 모습이 그 중심에 있다. 언제나 왕실과 함께 움직이는 그들은 강한 규율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렇기에 도입부에서 이들이 교차로 주방을 향하는 모습은 살아있는 과거이자 의례를 눈앞에 만날 수 있는 순간이고, 항상 숨 막힌 채로 지내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이는 저택에 들어간 다이애나가 몸무게를 재는 장면에서도 잘 나타난다. 재미로 시작된 왕실의 규칙이라는 몸무게 재기에 다이애나는 강한 반감을 표한다. 그러다 보니 찰스와 엘리자베스 2세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녀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스펜서>는 단지 다이애나의 아픔과 고통을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의 희망을 노래하며 한 발짝 더 나아간다. 현존하는 과거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녀의 과거다. 저택을 벗어나 들판으로 나가고자 하는 다이애나의 투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펜서 가문의 옛 집과 앤 불린을 통해 완성된다. 폐가가 된 옛 집에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다이애나는 앤 불린의 환영을 본다.
그 순간 영화는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 현재의 다이애나가 번갈아 등장하며 들판을 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나간 과거를 통해 현재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미래를 암시한다. 앤 불린의 불린 가문과 혈연적으로 이어진 '스펜서' 가문의 과거,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되기 전에 한 개인으로 살 수 있었던 '스펜서'의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다이애나가 구원받을 것이라는 암시를 보여준다.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스펜서를 비춘다. 그래서 자신처럼 왕실 안에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구하는, 억지로 꿩 사냥에 나선 아이들을 구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희망찬 후반부는 영화의 첫 장면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균형을 잡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당장 첫 장면에서 영화는 서로 다른 시간대를 교차시키면서 다이애나의 비극적인 삶을 강조한다. 영국 왕실의 별장으로 향하는 차들이 스크린 위에 나타나는데, 그 차들이 지나갈 때 도로에 떨어져 죽어 있는 한 꿩의 높이에서 차들을 포착한다. 이 장면에서 현재는 차들이 지나가는 순간이지만, 간신히 차들에게 치이지 않는 꿩의 모습은 영국 왕실 내에서 고통받던 다이애나의 과거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하다. 동시에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을 알고 있다면 도로에 누워 있는 꿩 한 마리는 마치 미래의 다이애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스펜서>의 후반부는 과거를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다이애나를 비춘다. 이러한 대비는 수미상관의 구조 안에서 극적인 안정감을 추구하고, 동시에 그녀의 삶으로부터 비극과 희망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즉, <스펜서>는 희망을 노래하며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한 여성의 삶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비극을 영화적으로 기억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살아있는 죽음, 현존하는 과거에서 피어나는 다이애나 스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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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OTT 종료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0월의 첫째 주, 모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한 달이 시작되면, 새롭게 공개되는 콘텐츠에 대한 설레임도 가득하지만,
떠나보내야 하는 콘텐츠들도 많기에 아쉬움이 남는데요.
그래서 10월이 지나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넷플릭스와 왓챠의 종료 예정작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다들 놓치지 마시고 원하는 콘텐츠를 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캐빈 인 더 우즈
10.24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숲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친구들은 GPS에도 잡히지 않는 마을을 발견한다.
그들은 짐을 푼 외딴 오두막과 기이한 물건으로 가득 찬 지하실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된다.
cine pick!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0%, IMDB에서 8점 대를 받으며
SNS부터 모든 리뷰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오싹한 공포 영화 한 편 어떠신가요?
매드 맥스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사회 질서가 무너진 가까운 미래. 폭력과 범죄로 얼룩진 도로를 달리는 정의로운 경찰 맥스.
무법자들의 손에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도 맥스는 멈추지 않는다. 복수에 눈이 멀어 미쳐버릴 때까지.
cine pick!
매드 맥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이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시초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이기도 하다.
제작비가 40만 달러였지만,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정도로 히트친 작품이다.
고전 액션, 카체이싱 영화가 궁금하다면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죠스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탐욕스러운 거대 백상어가 아미티섬을 위협하는 가운데,
경찰서장과 해양학자, 반백이 된 상어 사냥꾼이 백상어를 잡으러 나선다.
cine pick!
영화 사상 처음으로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신조어를 탄생 시킨 영화이다.
그 당시 신예 감독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계적인 흥행 감독이 된 명작이다.
영화는 안 봤더라도 누구나 아는 <죠스>의 메인 테마곡!
메인 테마곡은 알지만, 아직 <죠스>를 보지 못했더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죽어야 사는 여자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친구이자 앙숙인 두 여자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여기엔 알려지지 않은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곧 깨닫는데.
cine pick!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를 연출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작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뛰어난 영화이다.
고질라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가족을 잃은 아버지와 아들. 15년 후 괴생명체 무토의 존재를 알게 된다.
놈이 고치에서 부화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신호를 들은 고질라 역시 기지개를 켠다.
괴수 대 괴수의 전투. 전 세계가 초토화된다
cine pick!
고지라 시리즈의 50주년 기념작이며, 고지라 시리즈의 두 번째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이다.
소재가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괴수, 판타지, 재난과 같은 소재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리멤버 미
10.05
왓챠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이혼가정의 타일러는 무관심 속에서 성장하던 중 형마저 잃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충동적으로 끼어든 싸움에 경찰서로 끌려가고, 보석금으로 풀려나지만 분노는 여전하다.
cine pick!
그냥 봤을 때, 결말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봤을 때, 각각의 장면이 다르게 느껴지기에
두 번 보면 좋은 영화이다. 사랑, 가족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치어 댄스
10.05
왓챠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짝사랑하는 축구 부원을 응원하기 위해 치어 댄스에 도전한 히카리.
연습이 시작되지만 치어 댄스 부는 형편없는 실력으로 인해 학교로부터 해체 통보를 받는다.
cine pick!
누구나 한번 쯤 봤을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각기 다른 매력을 펼친 영화이다.
실제 고등학교 치어 댄스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며,
따듯한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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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3] 철학과 영화 사이 (with. 정태완 감독)
🎙️ Episode 3. 촬영감독 정태완 00:00 자기소개 06:27 철학과 이야기 14:59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 18:18 [날 좋은 날]이야기 19:47 홍상수 감독을 오마주한 [날 좋은 날] 23:20 다시 [날 좋은 날] 이야기 28:13 ‘공감’에 관한 이야기 34:11 영화를 계속해서 연출하지 못한 이유 36:50 종교에 관하여 41:59 촬영 감독으로서의 정태완 43:11 [풀 메탈 브레인] 이야기 & XR 이야기1 45:22 [풀 메탈 브레인]의 연출적인 이야기 47:23 한예종과 XR 이야기2 53:09 앞으로 계획 57:18 마무리 & 쑥스러움에 관한 이야기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정태완 📍instagram @xowanc 📍사이트 https://j30n9.myportfolio.com/work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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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벨만스> 1차 예고편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수상작!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장 영화로운 순간? [파벨만스] 1차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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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웬델&와일드> 공식 티저 예고편
헨리 셀릭(《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코렐라인: 비밀의 문》 감독)과 조던 필(《놉》 《어스》 《겟 아웃》)의 유쾌하고도 짓궂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작품. 과거에 시달리는 고민 많은 청소년 캣(리릭 로스)은 옛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내면의 악마들인 웬델과 와일드(키건마이클 키, 조던 필 연기)를 마주해야 한다. 《웬델 & 와일드》에는 앤젤라 바셋, 제임스 홍, 빙 라메스도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