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4-08-06 20:04:23
리더의 외로움, 그녀를 향한 지지자
영화 <디베르티멘토> 리뷰
리더의 외로움, 그녀를 향한 지지자
영화 <디베르티멘토> 리뷰
감독] 마리-카스티유 망시옹-샤르
출연] 울라야 아마라, 리나엘아라비
시놉시스] 1995년, 파리 교외의 이민자 가정 출신인 ‘자히아 지우아니’는 지휘자의 꿈을 안고 파리 한가운데 있는 명문 음악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 이민자 출신의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높은 장벽을 마주하지만 지휘에 대한 열정으로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눈에 든다.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자히아는 다양한 출신의 친구들을 모아 특별한 오케스트라를 결성한다. 일명 ‘디베르티멘토’. 오직 손끝으로 세상을 움직인 17살 마에스트라의 감동 실화가 지금 바로 시작된다!
#스포일러 주의#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의 중요
영화 디베르티멘토는 재능적으로도 타고나긴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지우아니 자매는 각각 비올라/지휘와 첼리스트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우아니 자매에게는 자신들을 열렬히 지지해주는 부모님과 남동생 그리고 서로가 있었지만 그들은 이민자에 파리 외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파리명문 음악고등학교에서 배척당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히아는 화를 내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그저 평온하게 친구들을 대할 뿐이다. 과연 그녀에게 있어서 또래 집단의 무시로부터 견딜 수 있는 힘을 무엇이었을까? 이는 아마도 이 집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자신을 충분히 지지해주는 또 다른 집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그 지지대가 되어주는 곳이 있었기에 자히아는 배척이 심했던 명문음악고등학교에서도 또래집단의 따돌림에도 계속해서 다가가고, 자신을 실력으로서 증명하며 친구들의 마음을 돌리기 시작한다.
세계적인 지휘자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특별 수업에서 그의 눈에 띈 자히아를 본 친구들은 그녀를 지휘자로서 조금씩 인정해주기 시작했고, 그녀의 음악 열정에 공감한 친구들은 자히아가 있는 파리 외곽까지 매주 가면서 그녀가 만든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의 일원으로서 참여한다. 친구들의 마음을 얻은 자히아의 앞길은 행복한 나날만 될 것 같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지휘자 콘테스트에서 떨어지고 만다. 피아노 2중주 지휘를 하는 것이었는데 음악에 심취한 자히아는 피아노 2중주 지휘 속에서 오케스트라를 상상하며 피아노가 아닌 오케스트라를 지휘해버리는 실수를 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실망을 하게 되고, 연이어 자신의 스승 세르주 첼리비다케에게 계속해서 꾸중을 듣자 점점 스스로를 지휘에 능력이 없는 것 같다며 좌절을 한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세상으로 이끌어준 이들은 그녀의 지지자들이었다. 집에서 나오지 않는 그녀를 위해 디베르티멘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집 앞에서 '볼레로'를 연주하기 위해 대기한다. 자히아가 지휘봉을 들고 지휘를 하기 전까진 볼레로의 첫마디를 그저 도돌이표를 할 뿐이었다. 그렇게 자히아가 지휘봉을 움직이는 순간 음악은 시작되고, 공원을 아름답게 소리로 물들인다.
리더의 외로움
영화 속에서 자히아는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서 현재 단 4%밖에 되지 않는 여성 지휘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자히아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동경하면서 더 많아질테지만 그 이면 속에 한 오케스트라의 리더로서 그 외로움을 담고 있어서 너무나도 큰 공감이 되었다.
자히아는 어린 나이지만 스스로 디베르티멘토라는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면서부터 리더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저 학교의 소속으로서, 어린아이들의 비올라 선생님으로서 자히아는 혼자 결정하고 책임을 지어야 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나서부터는 지원이 없는 현실에 맞서야 했고, 그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부시장과의 대담을 하기도, 스승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오케스트라의 존재의 이유를 납득시킬만한 실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자히아는 리더의 외로움을 오롯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수준으로는 발전해나가는 과정이기에 그리고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이 음악인으로서는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겠지만, 당장 시설 지원이 어려워지면 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리더로서는 빠른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리더와 음악인 사이의 간극을 자히아는 혼자 더 느낄수밖에 없었고, 자신이 지휘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오자 더 큰 좌절을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히아라는 인물이 리더로서 겪는 외로움과 결국에는 그 외로움과 슬럼프를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응원을 통해 극복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감동과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대할 때의 그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서 과연 요새의 나는 저런 열정을 쏟아내는 무언가가 있을까 생각하며 그 열정을 서스름없이 표현하는 자히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절로 났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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