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08-14 08:23:03
돌고 도는 탄실을 대화와 미장센으로 장전하다
<리볼버>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하수영'(전도연). 하지만 그녀는 연인이자 상관인 '임석용'(이정재)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는다. 뒤로 몰래 관리하던 마약 밀 조직이 검거됐고, 그녀 이름이 담긴 녹취 파일이 검찰에게 넘어갔다는 것. 이에 그녀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현금 7억과 자기 아파트를 보장하겠다는 '앤디'(지창욱)의 제안을 받아들여 감옥에 간다.
2년이 지나 마침내 출소한 하수영. 하지만 그녀는 교도소 앞에 생전 처음 보는 '정윤선'(임지연)만 자기를 마중 나오자 일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한다. 임석용의 부사수였던 '신동호'(김준한)와 과거 자기가 관리하던 조폭 '조 사장'(정만식)을 찾아가 사건의 전말을 들은 후 하수영은 결심한다. 약속을 어긴 앤디, 그리고 앤디의 뒷배인 '그레이스'(전혜진)와 전면전을 벌이는 한이 있더라도 약속받은 보상을 받아내겠다고.
약속을 깬 대가가 없다
흔히 장르를 관객과의 약속이라고 한다. 스토리텔링과 미장센, 연출 등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 변하지 않는 선이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약속은 상업영화에서 중요하다. 관객이 특정 장르에 특정 재미와 쾌감을 기대하는 한, 장르 영화는 이를 충족할 때 흥행하기 때문. 전투기 시퀀스로 중무장해 액션 블록버스터의 자격을 뽐낸 <탑건: 매버릭>과 슈퍼히어로 영화답지 못한 서사, 빌런, 액션을 보여준 <더 마블스>의 차이가 그 방증이다.
물론 모든 영화가 언제나 장르의 관습을 따르지는 않는다. 과감하게 규칙을 깨부수기도 한다. 그런 작품은 종종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는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대중적이지 않은 내용의 전기 영화였다. 그러나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두 개의 시간선으로 나눈 후 교차하는 과감한 시도로 관객과 비평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도전과 위험은 한 쌍이다. 규칙을 파괴하고도 대중을 매료하려면 그 관습을 깬 이유와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는 이 리스크를 간과했다. 익숙한 한국 누아르 영화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노력으로 가득하지만, 그 시도가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을 가시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리볼버>는 고이 숨겨 놓은 진의를 보여주기도 전에 관객으로부터 외면받고 말았다.
단순하지만 기대한 맛도 아니다
사실 <리볼버>는 복잡하지 않다. 등장인물은 많지만, 이야기는 간단하다. 전직 경찰이 약속받은 돈을 찾아다니는 게 전부다. 한국형 누아르 요소도 많아서 익숙하다. 기업처럼 보이는 거대 범죄 조직은 마약 사업을 하고, 부패 경찰은 그들 뒤를 봐주면서 이득을 챙긴다. 그 덕분에 몰입도 쉽다. 하수영이 출소한 직후와 그녀가 감옥에 간 2년 전 전말이 드러나는 초반까지는 한국 영화에서 볼 법한 폭발적인 복수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초반부를 지나자마자 오승욱 감독은 예상을 뒤엎는 결정을 내린다.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 대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주먹싸움이나 총격전 대신 그저 대화가 이어진다. 그렇다고 각 캐릭터의 사연이나 전사를 넋두리하지도 않는다. 창문 같은 오브제나 절 같은 배경을 강조하면서 각 인물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춘다. 절제된 폭력 속에서 돈이라는 목적을 바라보는 이들의 선택을 천천히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이 특징은 한 작품을 연상시킨다. 박훈정 감독이 넷플릭스로 공개한 <낙원의 밤>이다. 복잡하거나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누아르 장르에서 흔히 기대하지 않는 템포와 분위기로 담아냈기 때문. 약간의 허술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블랙 코미디, 그리고 차가운 영상미로 공간적 배경의 힘을 극대화하는 연출 역시도 공통점이다.
대화가 유독 많은 이유
특히 <리볼버>에는 유달리 마주 보고 대화하는 장면이 많다. 그 장면들만 모아 봐도 이 작품이 어떻게 규칙을 깨려 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사실 누아르 영화에서 가장 쉽고 흔한 대화법은 무력과 폭력이다. 총이나 칼로 협박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고,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면 죽이겠다고 경고하는 식이다.
<리볼버>는 다르다. 총이 있지만, 쓰지 않는다. 하수영은 계속해서 대화로 정보를 찾는다. 약점을 쥐고 협박할 수 있는 상대에게도, 과거에 안 좋은 인연이었던 사람에게도 가급적 힘을 쓰지 않는다. 만악의 근원이자 출소하면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깬 앤디와도 평화롭게 일을 끝내려 한다. 피 섞인 술을 마시면서까지. 이 대목에서 이미 <리볼버>는 기존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겠다고 암시한 듯하다.
그런데 막상 대화를 통해 주어진 정보는 많지 않다. 하수영, 정윤선, 신동호, 앤디 등이 주고받는 대화는 말맛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지만, 그와 동시에 항상 물음표를 남긴다. 겉보기에는 명료한 지시 아래로 진짜 속내와 욕망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자들 사이에서 줄 타는 정윤선이 의외로 하수영을 진심으로 돕고, 앤디에게 의외로 아픔이 있고, 신동호가 아닌 척하면서 진짜로 하수영을 좋아했듯이.
이처럼 말과 행동이 어긋나고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지 헷갈릴 때, 힌트가 슬며시 드러난다. 바로 공간이다. <리볼버>는 화종사라는 절에서 모든 사건이 갈무리된다. 이때 화종사에는 여러 함의가 동시에 깃든다. 하수영에게는 그녀가 찾고 있던 모든 것이 숨겨져 있던 장소다.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등장하기 전까지는 스쳐 지나가는 복선에 불과했지만, 이 절은 극 중 모든 인물의 욕망과 개인사가 한데 모이는 접점이다.
유달리 절이 눈에 들어올 때
그 공간이 하필이면 '절'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클라이맥스는 화종사를 배경으로 한 소동극이다. 그런데 구조가 묘하다. 누군가의 선의, 악의, 그리고 욕망이 뒤엉킨 코미디다. 그 끝에서 각 인물은 마땅한 보상 혹은 대가를 받는다. 하수영에게는 옛 연인의 진심과 돈이, 정유선에게는 위기를 무릅쓴 선의의 보상이 주어진다. 다른 이들은 하수영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한 계략을 되돌려 받는다.
이 시퀀스를 보다 보면 한 단어가 뇌리에 떠오른다. 바로 '업(業)'이다. 불교에서 업은 미래에 일어날 일의 원인이 되는 행동과 그 인과를 뜻한다. 한 사람이 경험한 기쁨 혹은 슬픔은 업의 원리에 따라 결과로써, 필연적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즉, 자기가 행한 행위가 선한지 악한지 여부에 따라 미래의 운명도 결정된 셈이다. 선의를 베푼 자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의 운명이 극명히 엇갈린 클라이맥스를 함축하기에 제이다.
모든 사건의 원점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레이스와 하수영은 화종사 마당에서 처음 대면한다. 그 순간 왜 그레이스가 앤디를 통제하지 못했는지, 왜 사고는 앤디가 치고 그레이스는 뒤치다꺼리하기 바빴는지 이유가 드러난다. 그들이 남매가 아닌 모자 관계라는 업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 <리볼버>에서 유달리 자연광을 활용한 촬영법과 화종사의 영상미가 눈에 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영화 제목이 '리볼버'여야만 하는 이유와도 이어진다. 하수영은 가급적 총을 쓰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에는 리볼버로 사람들을 죽이고 만다. 업의 관점에서 보면 죄를 짓지 않으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보상을 갈구하지만, 끝내 다시 업을 쌓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순간 하수영의 표정은 홀가분함 대신 씁쓸함과 처연으로 가득하다. 마치 리볼버의 탄실처럼 돌고 도는 그 순환 고리를 온몸으로 느낀 것처럼.
메뉴판과 달라서 실망스러운 맛
문제는 상술한 해석이나 메시지가 설령 <리볼버>의 실제 의도였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쉽사리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장르적 클리셰를 재해석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일을 보여주지도 못한 애매한 결과물인 셈이다. 일례로 <리볼버>는 임석용 자살 사건의 진실을 황정미, 그레이스, 신내림, 화종사 등 몇 단어로 압축하며 제 발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포기해 버린다.
캐릭터도 문제다. 뭔가 있어 보이는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들은 매력이 없다. 별다른 서사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 팜므파탈 같던 정윤선은 남이 시킨 일을 처리하기 바쁘다. 현직 경찰인 신동호는 자기가 부패 경찰인 것도, 구애를 거절한 하수영에게 원한을 품은 것도 숨기지 않는다. 치밀한 사이코패스 같던 앤디도 애정 결핍일 뿐이다. 그러니 아무리 인물들의 서사를 뒤섞어도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클라이맥스인 화종사 시퀀스는 모든 문제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의도대로라면 이 장면은 블랙코미디여야 했다. 그러나 각 인물의 동기도, 서사도 명확히 보이지 않다 보니 그들의 욕망과 선택이 업보로 되돌아온다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그 결과 클라이맥스는 어디서 웃어야 할지 애매한 시퀀스로 귀결된다. 그렇다고 강렬한 액션이 등장하지도 않다 보니 장르적인 관점에서는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리볼버>을 위한 변명이 한 가지 남아있기는 하다.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개봉일과 플랫폼을 잘못 선택한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 의도나 메시지, 연출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여름 시장에 통하는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OTT에서 공개하거나, 1달 먼저 개봉한 <탈주>와 개봉일을 맞바꾸는 게 더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리볼버>의 완성도가 받쳐 줬다면 이 모든 악조건도 어렵지 않게 넘겼겠지만.
Acceptable 무난함
액션과 스릴 대신 대화와 미장센으로 장전한 누아르. 지루하거나 묘하거나.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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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라는 가면
줄거리
의문의 병을 앓고 있는 엄마 대신 수하물을 부치는 어린 소년 엘리아스.
아들의 도움으로 가발과 선글라스로 자신을 무장하곤 주사를 맞은 뒤 비행기에 타는 나디아.
평화로운 비행기 안은 갑자기 칼과 총을 들이미는 테러범들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고,
비행기가 반대로 돌자, 나디아는 초조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감상 포인트
1. 처음 보는 장르인 듯, 그동안 봐 왔던 장르인 듯 신선한 영화.
2. 잔인함 지수 매우 높음 주의!
3. 강렬한 악역 등장!
감상평
영화에 대한 정보 없이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예고편만 보고 튼 영화. 처음에는 좀비를 기대했는데 초반부를 좀 보다 보면 뱀파이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완전히 좀비가 아니라고 하기엔 비슷한 특성을 가진 독특한 흡혈귀를 만든 것 같다. 알고 보니 이미 넷플릭스에선 유명한 영화라고 한다.
"여인은 생존 싸움을 시작한다. 그간 힘겹게 숨겨온 어둠의 힘을 뿜으며."
이게 네이버에 등록된 영화 소개인데, 마지막 구절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생존하기 위해 어둠의 힘을 빌린다는 듯한 느낌이지 않은가?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재난 영화의 치트키인 가족, 모성애나 부성애를 등장시키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에서는 어김없이 어린 빌런이 등장한다. 내 생각엔 처음부터 엘리아스가 가만히 있으라는 엄마 말만 잘 들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어쩜 처음부터 끝까지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고 일을 다 그르치는지... 뒷목 잡고 쓰러질 뻔.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영화는 오히려 실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극한의 상황이 펼쳐진다면 인간은 어디까지 이기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뱀파이어라는 형태로 화답을 하는 것처럼.
"네 안에 사악한 힘이 있어. 넌 그걸 통제할 수 없어."
뱀파이어의 모습은 인간 내면의 악한 본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 악함을 극대화해 절정에 치닫게 만든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뱀파이어라는 존재는 '악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좀비가 원초적 본능만 남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로는 아무래도 승무원으로 위장했던 테러범, '에이볼트'를 꼽을 수 있겠다. 그는 나디아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자 겁에 질리거나 도망가기는커녕, 혈액을 채취하는 미친 사이코패스다. 그 피를 취하기 전부터도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 능숙한 천부적 또라이. 에이볼트는 나디아의 피를 스스로 주사한 후에 본격적으로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VS 내면에 가두어놓은 악한 본질
영화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그렇다. 나디아와 에이볼트가 대립하는 것은 사실 나디아 내면의 악함과 싸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나디아는 계속해서 인간으로서, 엄마로서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 발악한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피를 마시는 장면에서 나온다. 나디아가 수하물 칸에서 어떻게든 인간의 피만은 마시지 않겠다고 개의 피를 마시는 것에 반해, 에이볼트는 자신이 살기 위해 한때 동료였던 자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장면에 있다. 이 장면도 본질적으로 인간과 동물에 대한 부분을 떠올리게 하지만... 어쨌든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게 아닐 테니 지금은 잠시 넘어가겠다.
나디아는 피를 마시고 이성을 잠시 잃어도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곧장 마음속의 동아줄을 붙잡는다. 그러나 에이볼트는 본능적인 움직임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인간의 피를 마신다. 나디아의 얼굴이 변해가는 과정이 매우 더뎠던 것에 비해, 에이볼트는 곧바로 이빨이 돋고 귀가 뾰족해졌던 것을 생각하면 쉽다.
나디아에게 아들이라는 존재는 굉장한 아이러니다.
아들 때문에 악한 본성을 억누르지만,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어둠의 힘이 필요하다.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나디아는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만은 잊지 않으려 애쓴다.
비행기에서 에이볼트를 물리친 후, 엘리아스는 엄마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피를 나디아의 입속에 떨어트린다. 하지만 깨어난 나디아는 다가오는 아들을 뿌리치며 거세게 저항하고, 이내 도망쳐 버린다. 악한 본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더 이상 말도 할 수 없으면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하단 듯.
그러나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내렸을 땐,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뛰어오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앞에서 아들을 뿌리치는 장면보다 아들을 먹잇감으로 인식하고 달려드는 모습이 더욱 슬펐다.
이 영화에서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은 바로 파리드다.
파리드는 미국의 컨벤션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에 탄 물리학자다. 하지만 알고 보니 열리지도 않는 컨벤션에 초대받은 것으로, 테러범들이 나중에 중동인인 파리드를 테러리스트로 몰아가기 위해 수를 쓴 것이었다. 그를 데려가 성명서를 읽게 한 것까지, 모든 것이 계획의 일부였던 것. 그 때문에 파리드는 마지막까지 아이를 구하고 한 쪽 팔을 잃었는데도 테러범으로 오해를 받는다.
영화 중반에서는 비행기를 돌리자는 그의 말에 백인 남성이 반대하는 것도 그렇고, 끝까지 그를 체포하려 드는 경찰들도 그렇고, 편견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뱀파이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성악설을 주장하지 않는다.
파리드는 뱀파이어에게 물리고도 끝까지 멀쩡한 유일한 인간이다. 손을 물렸지만 곧바로 잘라냈기에 인간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 이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스스로 뱀파이어에게 물려 영생의 길을 택했던 환자와 대조된다. 마음속에서 계속 피어나는 악의 뿌리를 잘라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이렇게 사는 것은 내가 이렇게 살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정 내 마음속 악의 뿌리를 잘라내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악한 본성은 인간이라는 가면으로 가려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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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처럼 천천히 잠식당하는 영화
**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관람한 시사회입니다.
더 웨일
개봉 : 2023.03.01
감독 : 대런 아르노프스키
등장인물 : 브랜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외
평점 : ⭐️⭐️⭐️⭐️
너무 많은 생각들과 느낌들이 스쳐지나간다.
상처를 낸 건 되돌릴 수 없다.
에세이처럼 고치고 고쳐서 완벽하게, 실수가 없게 만들수가 없는 것이다.
딸인 엘리는 아빠를 증오하고 미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빠를 떠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이기에. 사악하다는 말까지 듣는 엘리이지만 그 안에 채워진 것은 분명히 결핍된 사랑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보이는 엘리는 많은 문제가 있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보이지만 나는 영화 안에서 엘리가 매우 안쓰럽기도 했다. 8살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가장 가까운 가족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큰 상처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를 사랑하는 것은 변함없다. 사람은 참 신기하다. 관심 없고 아무도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라는걸 사람들은 솔직히 말하지 못한다. 가족간의 감정이 골이 깊고, 아직까지 셋의 마음 속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미 상처받은 마음을 풀 실마리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서로는 흘러간다.
더 웨일은 연극이 원작인 영화이다. 그런만큼 영화의 연출도 어딘가 연극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치 세트장처럼 집 안에서만 진행되는 영화와 카메라 움직임이 원래라면 두 쇼트로 나눌 것 같은 부분들을 의도적으로 이어서 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물들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리액션 쇼트가 되거나 하는 부분도 찾아볼 수 있었다.
더 웨일은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좋은 영화였다. 나도 많이 울었기도 하다. 왜 인생연기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처럼 천천히 잠식당하는 영화였다. 나라면 혼자 볼 것 같다. 혹은 친구들과 이 영화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왜 혼자 볼 것 같다고 생각했냐면 영화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며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혼자 우직히 앉아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충분히 눈물흘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웨일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인물의 평가가 천차만별일 것 같다. 딸인 엘리부터, 엘리의 엄마, 전도사(인줄 알았던 남자), 피자 배달부, 심지어 온라인 강의를 듣는 친구들까지 모습이 다양하다. 인물을 잘 만든 영화는 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더라도 나중에 돌아봤을때 나도 이 인물이었다면 나라도 그랬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가족을 버리고 떠난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나라도 그랬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위 말은 영화가 충분히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해두자.) 아무튼 그런 면에서는 캐릭터를 외적이든, 내적이든 잘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 대해 주인공이 후회하고,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하게되는 행동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양한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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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2023)
*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2023)
감독: 페이턴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마이클 더글라스, 미셸 파이퍼
장르: SF, 액션
상영시간: 124분
개봉일: 2023.02.17
MCU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페이즈4를 뒤로 하고, 어느덧 다섯 번째 페이즈에 돌입했다. 그 시작점은 어벤져스 멤버들 중 존재감이나 파워 면에서는 가장 약한 축에 속하지만 내용상의 전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해 왔던 <앤트맨> 시리즈가 이어받았다. <앤트맨>의 세 번째 시리즈인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는 '앤트맨'이라는 타이틀이 가진 인지도나 파급력에 비해서는 꽤나 막중한 임무를 얻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즈5를 넘어 페이즈6까지 메인 빌런의 포지션을 소화할 '정복자 캉'의 첫 선을 보이는 무대임과 동시에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토르: 러브 앤 썬더>,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까지 굵직한 작품들이 연달아 혹평을 받은 상황에서 페이즈5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앤트맨' 시리즈는 본디 가족영화적인 측면이 강했고, 다른 마블 솔로 무비들과 비교했을 때 광활한 우주 공간을 작중 배경으로 활용한다거나 강력한 히어로나 빌런들이 등장하는 스토리와도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캐릭터들의 상황과 세계관의 흐름이 급변했고, 멀티버스의 개념이 도입된 이상 '앤트맨'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끌고 나갈 수만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는 배경을 현실이 아닌 양자영역으로 옮겼고, 스토리의 95% 이상을 할애하였기 때문에 '앤트맨'만의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맛은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MCU 작품에 제대로 등장한 건 처음인 양자영역이 문명과 생명체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그려져 신비로운 영상미와 독특한 외형의 캐릭터들로 시선을 끌었고, 비주얼 면에서도 스케일이 커지고 훨씬 화려해졌다. 하지만, 표현만 '양자영역'을 빌려 왔을 뿐 마블이 상상력을 통해 구현한 이 시공간은 <스타워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할 법한 또다른 행성 정도로 비춰져서 시각 효과나 미술이 참신하고 압도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세기말 미국 가족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답답하게 구는 인물들,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초인적인 힘도 발휘할 수 있다는 끈끈한 가족애, 위기의 순간마다 구원해줄 누군가가 등장한다는 극적인 전개까지. 전형적이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의 스토리이고, 캐릭터들의 입을 빌려 양자영역을 비롯한 과학 용어들이나 뒤죽박죽이 된 시간 개념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제아무리 MCU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할지라도 본작을 받아들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역시 '앤트맨'이 주인공이 되어 그의 서사를 주도적으로 풀어낸다기 보다는 새로운 빌런 '정복자 캉'의 데뷔전이라는 명목에 무게중심이 실리면서 마블은 또 한 번 페이즈4의 문제점을 답습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MCU 작품들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이유 중 하나는 각 시리즈마다 주인공이 이끄는 굵직하고 독립적인 서사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히어로나 빌런, 혹은 배경이나 세계관의 설정을 투입시키는데 인기 있는 히어로를 이용하는 모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앤트맨'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할 수 없었는데, 갑자기 양자영역으로 빨려들어가게 된 '앤트맨'의 가족들이 '정복자 캉'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앤트맨'의 서사보다는 빌런을 소개하는데 좀 더 비중을 둔 결과물이 탄생했다.
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인물은 '와스프(에반젤린 릴리)'인데, 과거 감독은 '와스프'는 '앤트맨'의 사이드킥으로서 존재하는 캐릭터가 결코 아니며 '앤트맨' 시리즈는 '앤트맨'과 '와스프'가 공동 주역이 되어 함께 이끌어가는 작품이라 언급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타이틀에 이름이 들어간 주연이라는 게 무색하게 '와스프'의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심지어 '정복자 캉'과의 악연을 가진 '재닛 밴 다인(미셸 파이퍼)'과 비교하더라도 분량과 임팩트 면에서 모두 부진했다. 딸 '케이트'를 향한 '스콧 랭(폴 러드)'의 부성애가 강력한 주제의식으로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와스프'에게는 존재감을 발휘할 만한 신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실상 작품의 진주인공 포지션을 차지해버린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은 제역할을 다했을까. MCU는 본작에 '정복자 캉'이 등장할 것을 예고하면서 누구보다 위험하고, 강력한 빌런임을 암시했다. 이는 예비 관객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이기도 했지만, 어벤져스 내에서도 약자로 그려졌던 '앤트맨'이 그 대단한 빌런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긴다는 점에서 일종의 모순 같은 마케팅이었다. 애초에 다른 어벤져스 동료들도 없는 상황에 있는 '앤트맨'이 수많은 시공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어벤져스를 죽였다는 '정복자 캉'에 단독으로 대항한다는 것은 힘의 균형이 맞지 않은 싸움일테니.
'정복자 캉'의 카리스마나 위압감은 '조나단 메이저스'의 연기력으로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지만, 관객을 설득시킬만한 위력이나 무시무시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특히 개미 군단과 'M.O.D.O.K'에 의해 리타이어 되는 결말은 그의 초라함만 부각시킬 뿐이다. 물론 그가 가진 위험적 요소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재닛'으로 인해 양자영역 탈출에 실패한 그가 몇 년만에 문명을 건설하고 잔혹한 통치자가 되어 군림하고 있었다는 것은 고작 한 사람이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방증하는 장치들이다. 이는 스토리를 세세하게 짚어봐야 체감이 되는 부분이고, 기본적으로 전투신이나 지략적인 측면이 캐릭터들이 가진 힘의 크기를 가르는 통상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복자 캉'을 허술하게 연출했다는 비판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유머 타율도 빈약했고, 화려한 영상미도 이전 마블 시리즈들을 압도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정복자 캉'의 묘사나 '앤트맨'과 그 가족의 서사 모두 특색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역시 페이즈4부터 지속되었던 혹평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앤트맨' 시리즈만의 가족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관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와중에도 최대한 시리즈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한 노력이 엿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쿠키 영상을 통해 엄청난 떡밥을 투척하여 기대감을 높임으로써 골수팬들의 마음을 잡는데는 일부 성공했다고 본다. (두 번째 쿠키영상이 가장 재밌었다.)
두 번째 쿠키영상과 달리 첫 번째 쿠키영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복자 캉'의 존재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기는 했지만, 앞으로 그들로 인해 벌어질 사건들과 복잡할대로 복잡해진 이야기의 향방을 생각하면 머리가 절로 띵해진다. 특히 마지막을 장식한 수많은 '캉'들의 존재는...이제는 징그럽게 느껴질 정도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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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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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옥> 시즌 2, 제작 확정
ⓒ 넷플릭스
넷플릭스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에서 <지옥> 시즌 2 제작을 발표하였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박규영, <오늘도 사랑스럽개> 합류
ⓒ 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박규영이 웹툰 원작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출연을 확정했다. 드라마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예측불허 로맨스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배우 차은우와 이현우와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원피스 필름 레드>, 11월 국내 개봉
ⓒ 네이버 영화
6년만에 원작자 오다 에이이치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한 <원피스 필름 레드>가 11월에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우타의 첫 라이브 콘서트가 열리는 음악의 섬 '엘레지아'에 해적들과 해군들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화란>, 9월 13일 크랭크인
ⓒ 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배우 송중기와 신예 홍사빈, 김형서(비비)가 출연하는 <화란>이 지난 13일 경기도 광명에서 크랭크인했다.
영화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차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누아르 영화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 확정
ⓒ (주)더쿱디스트리뷰션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10월 12일 개봉과 함께 Super 4D, IMAX, Dolby Atmos 등
다양한 상영 포맷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해외
조나단 베일리, <위키드> 피에로 역으로 합류
ⓒ IMDb
존 추 감독이 감독을 맡은 영화 <위키드>에 배우 조나단 베일리가 출연을 확정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글린다 역을 맡았고, 신시아 에리보가 엘파바 역을 맡았다. 영화는 총 2편으로 각색되었으며, 2024년과 2025년 크리스마스에 개봉시킬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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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영화지만 무섭다, 하지만 재미있다. | 영화 위플래쉬
혹시 음악영화 좋아하시나요?~
보통 음악영화라고 하면 잔잔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멋진 연주와 그에 맞는 사랑을 꽃피워야 할 것 같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잖아요?!
오늘 소개할 위플래쉬 라는 영화는 분명 음악영화이지만, 그 속에는 광기와 피로 물든 노력이 담겨있어요. 지금까지 봤던 음악영화 중 기억에 오래오래 남았던 영화 위플래쉬 입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음악, 스릴러
감독 / 각본 : 데미언 샤젤
출연진 : 마일스 텔러, JK 시몬스
개봉일 : 2015년 3월 12일
평점 : 8.88
스트리밍 : tvN , 웨이브, 쿠팡, 왓챠
기획의도
"박자가 안 맞잖아, 다시"
뉴욕의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에서
최고의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가게 된 신입생 '앤드류'
최고의 지휘자이지만 동시에 최악의 폭군인 '플레쳐'교수는
폭언과 학대로 '앤드류'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또 몰아붙인다.
드럼 주위로 뚝뚝 떨어지는 피,
빠르게 달리는 선율 뒤로 아득해지는 의식,
그 순간, 드럼에 대한 앤드류의 집착과 광기가 폭발한다.
최고의 연주를 위한 완벽한 스윙이 시작된다!
여담
영화 위플래쉬는 입소문과 인기에 힘입어 2020년 10월 28일 재개봉을 했다고 한다! (아~ 왜 이때는 몰랐을까~)
영화 위플래쉬는 평론가 이동진의 5점을 받은 영화이다. "JK 시몬스의 명언조차 이 영화의 탁원한 성취 중 일부분일 뿐." 이라는 감상문을 남길 만큼. 이 영화는 단순 음악영화를 뛰어넘은 영화였다.
후기 및 결말
위플래쉬 결말을 살펴보자면 결전의 날, 앤드루에게 플레처가 조용히 다가와 말 한마디를 건네며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네놈이 찔렀잖아"
라는 말과 함께 그동안 연습했던 곡이 아닌 새로운 곡으로 연주는 시작이 된다.
그동안 연습은 "위플래쉬"만 연주했던 앤드류는 잠시 절망에 빠지지만, 플래처가 지휘할 틈도 없이 앤드루가 순식간에 밴드를 장악하며 "캐러번"연주가 시작된다. 연주가 끝났음에도 앤드루는 드럼 솔로를 이어가며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이 광기의 찬 표정으로 드럼을 연주하며 결국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었음을 확인하며 앤드류의 미소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화려한 액션과 거대한 스케일이 넘쳐나는 기존 영화는 다르게 오직 두 사람의 심리와 표정 그리고 음악으로 이 모든 것을 다 표현한다.
분명 저예산 영화인데도 그 어떤 영화보다 아름답고 멋지게 잘 만들었다.
이제 재개봉은 당분간 안 할 것 같으니!! 침대 위에서 맛있는 팝콘과 함께 위플래쉬 영화 한편 어떨까 싶다. 이 영화 안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빨랐을까, 느렸을까"
대사가 절대절대 사라지지 않는 영화
위플래쉬! 꼭 보세요 두번보세요! 세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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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The Anchor, 2022
1. 어디, 안 힘든 사람이 있겠다만...
영화의 주인공 "세라"는 9시 뉴스를 진행하고, 방송국의 간판 앵커로 표면적으로는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의 표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들이 득세하는 회의장'에서 유일하게 여성으로 참여한 모습은 "유리천장"을 뚫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내 "세라"의 입에선 자신의 자리에 치고 올라오는 후배 "승아"를 깎아내리는 말이 나온다.대개, 이런 영화들이 빠지는 "자가당착"에는 "남성"은 나쁘고, "여성"은 바르게 묘사하는 것인데, <앵커>는 이에 빠지진 않는다.
"조직의 구조"로 들어가면서, '갑과 을'이 아닌 '을과 을'이 대립하는 구도를 그려낸다.
그도 그럴 것이 끝을 제외하고는 극에서 "세라"와 "승아"는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낸 적은 없다.
오히려, 그들의 감정을 건드린 건 "앵커"의 자리를 결정짓는 방송국들의 수뇌부들이니까...2. 너만 아니었다면?
"암세포들도 어쨌든 생명이에요."
<오로라 공주, 2013>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상투적인 기분을 떠나 1. 숙주와 함께 하며, 2. 숙주의 생명을 다하면 같이 죽으며, 3. 무한히 성장한다.는 점에서 '태아와 암세포'는 꽤 많은 것들이 닮았다.
그런 점에서 극 중. "임신"으로 남편과의 불화를 겪는 "세라"와 "미혼모"의 이야기는 "경력단절 여성(a.k.a. 경단녀)"를 자연스레, 연상시키며 '과연, 여성의 "모성"은 임신과 함께 필연적인가?'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건넨다.강아지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키우는 반려동물들의 종류는 날로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치타"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는데 주된 이유로는 번식을 하지 않는다.
물론, 이 말고도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이들의 서식지부터 드넓은 초원지대라서 천적들로부터 숨을 곳도 없다.
"대학생였지만, 딸의 출생으로 대학을 자퇴했고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의 정체는 몰라 가족들은 전화를 피했다"라며 딸과 함께 생을 달리한 "미혼모"와 함께 '임신'을 포기한 "세라"에게 "임신"은 축복보단 두려움, 생존이었을거다.3. 고통의 정도에 비례하는 재미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사이코 스릴러"로 접목한 <앵커>의 모습은 재밌다.
이런 이유에는 '이야기의 개연성'과 '배우의 연기력'에 있을 텐데, 필자는 '배우의 연기력'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
<써니, 2011>의 "본드녀", <한공주, 2014>의 "피해자"까지 맡은 작품 내에서 "천우희"분이 고통을 받으면 받을수록 재밌다고 느끼는 1인이다. (물론, <멜로가 체질, 2019>과 <비와 당신의 이야기, 2021>을 보면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봐야겠지만...)
그런 점에서 <앵커>는 "천우희"분의 징크스가 그대로 이어진 작품이고, 그녀의 엄마로 등장하는 "이혜영"분도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준다.다만, '이야기의 개연성'에는 아쉬움이 생긴다.
범인이 드러나지 않은 "미혼모"의 이야기는 극 중. "세라"의 "트리거(trigger)"로 운용하는 제법 범위가 넓다.
하지만, 후반부로 진행할수록 "세라"와 그녀의 엄마 "소정"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야기를 저 멀리 치워버린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잠시 까먹을 수 있겠지만, 부피가 커진 보릿자루에도 눈길이 자꾸만 가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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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영화정보
제작사: 20세기 폭스, 마브 스튜디오, 클라우디 프로덕션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매튜 본
제작: 매튜 본, 데이빗 리드, 애덤 볼링
각본: 매튜 본, 칼 가이듀섹
원안: 매튜 본
출연진: 해리스 디킨슨, 레이프 파인스, 젬마 아터튼, 다니엘 브륄, 자이먼 혼수, 스탠리 투치 외
음악: 헨리 잭맨
개봉일자: 2020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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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개그 더 크라운> 메인 예고편
그린베이에 신원미상의 누군가가 광대 복장을 한 채 거리를 배회해 주목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이 악의 없는 장난이라 여기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섬뜩하고 무서운 행동이라 비난한다.
특종을 찾는 기자와 겁 없는 아이들, 그리고 팟캐스트의 진행자까지 '개그'라고 불리는 광대를 찾아다니고,
결국 마주한 공간에서 섬뜩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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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우리 아이는 살아있어요” 절망 끝에 피어난 간절한 희망! ⠀ #히가시노게이고 소설 원작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