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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엘2024-09-05 03:24:57

모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게 친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장손> 영화 시사회 후기

 

 

시놉시스

두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상도의 어느 집안이 있는데 제사를 지내야 해서 친척들끼리 모인다. 그런데 친척들끼리 서로 불협화음이 되고 마침내 찾아온 장손인 성진 덕분에 그 분위기를 조금 가라앉히게 된다. 성진은 서울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이며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자신의 아버지인 태근을 좋아하진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어느 날 말녀가 죽자 친척들은 다시 모여 집안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의논하는데... 승필은 그 이후로 정신이 혼미해지고 성진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과연 이 대가족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영화는 유교 사회와 제사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시각 차이와 갈등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친척들끼리 모여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승필 구세대에 머물러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장손인 성진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다. 또한 승필 두부 공장을 태근에게 물려주면서 성진까지도 가업을 이어받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성진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성진이 잘되기를 바랐던 마음이 후반부 결말 부분에 드러나는데 바로 승필성진에게 몰래 모아놓은 통장을 몰래 건네고 자신이 죽으면 알리지 말라고 한다.

 

 

 

영화 <장손>은 친척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일들을 벌이는 내용이다. 제사 하기를 싫어하며 기독교를 믿는 혜숙과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미화 미신을 믿고 있는 말녀와 빨갱이로 낙인찍히며 두부 공장을 이어받고 근근이 살아가는 태근 그리고 능력 있는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옥자와 서울에서 배우를 하고 있는 성진까지 다양한 사정을 갖고 있는 친척들이 한데 모여 벌어지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점점 사라져가는 유교 문화와 대립하는 신세대의 문화가 버무려져 붕괴되어가는 가족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대가족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1인 가구가 늘어가면서 혼자 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성진도 마찬가지 입장인데 승필은 바뀐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예전처럼 색시만 구해오면 된다는 승필의 말에 할아버지는 돈이 많냐는 성진의 대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한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생기는 가부장적 질서의 붕괴와 유교 문화의 쇠퇴는 대가족의 붕괴를 불러온다. 영화 <장손>에 나온 것처럼 친척들도 서로 남이기를 바라며 한몫 더 챙기려는 사람들도 생긴다. 모든 갈등의 시작은 돈이며 누가 잘 살고 누가 못 살고를 따질 뿐 피를 나눈 친척들도 그저 건너편의 이웃 같은 사람들일 뿐이다. 결국 오고 가고의 차이점일 뿐 예전과 같은 대가족의 의미는 한참 사라진지 오래다.

 

무너져가는 친척들 간의 신뢰와 쇠퇴되어가는 구세대의 비애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마지막 촌철살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오히려 명절에 모이면 친척들의 잔소리를 듣자니 본가에 가기는 싫어지고 비교를 하는 친척들과 함께하려니 오히려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며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친척이라고 하기에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없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사생활과 비밀을 캐물면 안된다. 단군의 역사 이래 서로가 존중하며 명절 때 모이면 마음이 편한 친척이 있었는가?

있을 수 있을 법한 친척간의 갈등을 영화 <장손>은 뭉치면 살벌하고 흩어지면 살만하다고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모이면 마음이 편한 게 친척이지 않겠어?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성자 . 하니엘

출처 . https://blog.naver.com/gogomichael/223572680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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