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로진2024-09-05 11:01:54
리얼리티 가족 다큐멘터리
9/11 개봉영화 <장손>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당사자성 발언.
나는 여자다. 그리고 김씨다. 조부는 종가집 장손이었다. 무려 4대 독자! 그리고 대망의, 내 본적은 경상북도다. 나는 순혈이다. 지독한 가부장제의 순수혈통. 종친회에서 고칠 데를 손 봤다는 올칼라 족보를 만들었고, 여전히 나는 남동생의 동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 가족 소개 같은 숙제를 하면 아버지가 그리 말씀하셨다. 우리 집은 무슨 김씨 무슨 파 무슨 왕의 몇대손이며 우리 할아버지는 몇대 독자고 어쩌고 저쩌고. 어릴 때는 그게 자랑인 줄 알았더랬다. 그리고 좀 커서는 족보를 샀겠거니 생각했다.
커서 보니 쓸 만한 유전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도 나와 내 동생과 아버지와 할아버지 등등과 비슷한 모습일진대 무슨 놈의 대를 그렇게 이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도대체 이 족보주의에서, 순수 혈통을 이어가서 얻는 게 무엇인가. 그 유전자를 굳이 길이길이 남겨야 하는가. 어릴 때부터 이해가 안 갔다. 물론, 뭐 내가 태어났을 때 딸이어서 아무도 병원에 안 오고, 내 이름이 뒤에 아들 낳는 이름으로 지어질 뻔하고, 족보에도 올려주지 않아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무슨 왕정 제도를 미시체계에서 이룩한다는 게 좀 우스우니까. 장남을 왕세자에 책봉하고, 훗날 왕위를 물려주는 것마냥 일개 가정에서 신수왕권설 같은 걸 주장하는 게 이상하니까.
자, 개인사를 주절주절 늘어놓은 까닭은 영화 <장손>이 픽션이기 때문이다. 픽션인데,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리얼리즘 픽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경상북도 김씨 가족의 장손에 관한 이야기'다. 너무도 핍진하여 두 시간 동안 경상북도 김씨 가족의 차남의 장녀가 괴로움에 몸부림쳤던, 그 이야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건
족보와 장손밖에 없다. 장손을 제외한 나머지는 흩어져야 산다. 영화는 가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층위의 갈등을 두 시간 동안 보여주는데, 그 갈등이 비단 가정 내에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프랙탈은 일부를 확대해 보면 전체와 동일한 모양이 반복되는 구조를 말한다. 그러니까 '선산 김씨'네 가정은 대한민국의 프랙탈이다. 영화는 가족에 관해서 말하고 있으나 이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서사가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은 '선산 김씨'네가 유난스럽지도, 특이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몇 개의 갈등이 중첩되면서 켜켜이 쌓인다. 그 갈등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제법 클리셰적인 갈등이다.
자기네 조상 제사를 지내는데 김씨 아닌 사람들만 모여 앉아 전을 부치고, 김씨들은 방문을 닫고 들어가 화투 치고 맥주를 마신다거나, 장손이 올 때까지는 에어컨도 안 틀어준다거나.
6.25 전쟁 때 빨갱이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고장난 라디오처럼 말하는 노인과 노인의 얘기가 궁금하지 않은 손자, 사업으로 부자가 된 자식과 사는 게 녹록지 않은 자식. 애초에 돈 되는 공장은 아들 주고, 낡은 집은 딸을 준 유산 분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와 세대갈등과 남녀갈등이 총체적으로 한 가정에 녹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전체와 동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두부 공장'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두부가 바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음식 아닌가.
두부를 잘 뭉치려면 쌩노가다를 해야 한다. 원래는 가정 내에서 만들었다(아는 척하는 이유는 내 외조모가 두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선산 김씨네 두부공장 역시 처음에는 가정 내에서 조모인 오말녀가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말녀는 며느리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두부가 못마땅하다.
두부 공장 씬에서 장남인 태근이 일하는 모습은 스케치로도 거의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 며느리가 일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일하는 사람은 손녀사위다. 그런데 사장은 당연히 태근이다.
간단히 설명된다. 이 가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여자와 여자와 여자와 여자들이다. 다시 프랙탈. 유사 이래로 놀고 먹은 여자는 소수다. 장손이라 해서 집안을 일으키고 어쩌고저쩌고 한 것만 같지만, 사실상 장손 혼자서 가정을 부양하고, 조상들을 제사지내주지 않는다.
조모는 장손 판타지를 공고히 한다. 조부는 규범과 같은 상징체계에만 관심이 있다면 실질적으로 현실화하는 사람은 조모다. 장손이 올 때만 에어컨을 켜 주고, 장손의 어릴 적 이야기를 신화처럼 반복하고, 제사상에 올릴 음식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여자들을 감시하는 여자. 장손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여자. 장손이라는 고귀한 존재를 만들어 희생을 합리화하는 여자. 어쩌면 장손은 고된 여자들이 만든 신화다.
그러니 사실 여자들이 뭉치지 않고 흩어지는 순간, 장손? 그게 뭔데.

가족의 미래
영화의 초반부에 제사 준비를 하면서 오말녀는 딸에게 '상조보험'에 가입하라고 재촉한다. 보살이 집안에 초상날 것을 예언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누구 하나 죽긴 죽겠구나' 하고 예상하게 된다.
누가 죽을까. 가족의 미래를 점쳐보자.
1. 김승필(장손의 조부)의 사망: 매우 자연스럽다. 나이도 많고, 대장암 수술을 해서 건강도 좋지 못하다. 제사를 꼭 자정에 맞추어 지내야 한다는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다. 입만 열면 빨갱이 타령. 김승필이 사망한다면 자연스럽게 집안의 주도권이 김태근에게 넘어갈 것.
2. 김태근(장손의 부)의 사망: 장손의 모가 농담으로 하는 말. 하도 미워서 잘 때 한 대 때렸다. 죽지도 않고 왜 깼냐. 뭐, 슬프지만 장손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두부 공장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할 것. 공장은 서울에서 연기하는 장손에게 갈 것이냐, 공장에서 일하는 손녀사위에게 갈 것이냐.
3. 김성진(장손)의 사망: 큰일난다. 이 가족 망한다.
4. 오말녀(장손의 조모)의 사망: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실질적 가장. 오말녀는 현재 매우 건강하고 꼬장꼬장한 노인이다. 한글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오말녀가 죽는다면 장손 판타지로 이어온 가정은 붕괴된다. 오말녀만큼 장손을 우쭈쭈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
5. 그 외 여자들의 사망: 서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서 큰 사건이라 함은 누군가의 장례식이 될 것이다. 장례식은 별 탈 없이 잔잔하게 살던 가족에게 던져진 돌멩이가 아니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는 겉잡을 수 없는 와류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장례식을 계기로 드러났을 뿐.

<장손>은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독립영화상과 오로라미디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기 전 감독이나 출연진, 줄거리, 어떤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갔다. 두 시간 동안 경북에 본적을 둔 여성을 미치게 만드는 솜씨에 무슨 상을 받아도 받았겠거니 예상만 했다.
이 영화에 다양한 매력이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탁월한 이미지를 꼽고 싶다. 오래된 한옥에 사는 노인들의 출입을 쉽게 하려고 문간에 걸어둔 동앗줄 같은 디테일. 동그란 손잡이가 달린 줄조차도 굉장히 의미심장해 보인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압권인데, 장손 성진이 택시를 타고 떠나고, 성진을 배웅한 노인은 눈 쌓인 비탈길을 아주 오래 걷는다. 롱테이크로 잡아낸 그 장면은 마치 서편제 같다. 뭐 대단한 걸 하고 돌아서는 장면 같다는 뜻이다.
택시를 탄 성진의 얼굴에 아침해가 날카롭게 비친다. 성진은 눈을 찡그린다. 빛을 보는 대신 눈을 가려 버린다. 그런 디테일에서, 이 가부장제라는 망령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장손 성진의 손에서는 결코 낡은 시대가 종언되고 새로운 체제가 구축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된다.
*
누군가에게는 '그땐 그랬지' 정도의 픽션, 누군가에게는 현재 진행형의 고통, 또 누군가에게는 피해망상,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관습'.
<장손>은 픽션이 아니다. 리얼 다큐멘터리다. 추석 직전에 개봉하는 만큼, 가족과 함께 보면... 과연 괜찮을까?
장손(House of the Seasons, 2024)
감독: 오정민
출연: 강승호, 손숙, 우상전 외
러닝타임: 121분
개봉: 2024. 09. 11.
씨네랩에서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무언가에 미쳐있다는 건
오랜만에 메가박스에서 <위플래쉬>를 재개봉한다는 소식에 얼른 영화를 봤다. 돌비 시네마 영화관에서 봤는데 일반 영화관에서와 집 안에서 봤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봤다. 4~5번 본 영화라도 정신을 차렸을 때 <카라반>과 <위플래쉬> 드럼 비트에 나도 모르게 고개와 발을 들썩거리는 모습을 알아차린 해프닝.. 언제 봐도 몰입감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절실함
<위플래쉬>를 보면 앤드류(마일즈 텔러)가 얼마나 드럼을 치고 싶은지 느껴진다. 그 원인은 바로 플레쳐(J.K 시몬스) 교수와 앤드류 아버지(폴 레이저)에게 있다. 앤드류 아버지는 앤드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척 행동한다. 말로는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를 강제로 보게 하고, 팝콘에 들어간 초콜릿을 싫어하는 앤드류를 이상하게 여기는 모습, 대학교 1군 밴드 메인 드러머를 얻은 앤드류에게 빗발치는 잔소리 폭격 등을 봤을 때 앤드류 아버지는 자신이 원하는 아들의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랬을 것이고 어렸을 적부터 앤드류를 어머니의 사랑까지 더하며 앤드류를 챙겨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마른 사랑으로 인해 앤드류 역시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런 앤드류를 구원해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플레쳐 교수이다.
플레쳐 교수는 앤드류가 하고 싶어 하는 드럼을 격려하고 다독이는 말로 앤드류에게 동기부여를 해준다. 그동안 친구도 없고 특별히 누구한테 칭찬받지 못한 그에게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로 칭찬이 적용한다. 하지만. 이 칭찬은 플레쳐 교수 마음에 들었을 때만 그렇다. 템포가 맞지 않는 앤드류에게 뺨을 때리며 몰아붙이는 장면과 힘겹게 얻은 1군 드러머 자격을 새로 들어온 드러머에게 바로 빼앗겨 버리는 등 플레쳐 교수의 잔인하고 가혹한 교육 방식은 앤드류를 더 독하고 드럼에 대해 더 절실하게 만들어준다. 한계를 뛰어넘어 훌륭한 음악가로 만들고 싶은 플레쳐 교수의 마음은 그저 자신이 다루는 무언가에 절실히 미친다면 가능한 일이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드럼 연주를 하기 위해 뛰어가는 앤드류는 이미 플레쳐 교수의 당근과 채찍으로 독을 품은 한 마리의 야생마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야생마는 마지막 <카라반>과 <위플래쉬> 들판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붓으며 달린다.
촬영
드럼 박자에 맞게 역동적으로 변하는 카메라의 이동은 영화를 즐기는데 일조한다. 밴드들의 모습을 악기 연주에 맞춰 샷을 다르게 취해 공연을 체험하게 만든다. 심벌즈의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이나 트럼펫의 클로즈업 샷 등 다양한 악기의 샷은 연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후반 앤드류와 플레쳐 교수의 연주와 지휘가 티키 타카하는 촬영 장면은 역동적이라는 표현을 제대로 설명해 줄 만큼 백미 장면이다.
<위플래쉬>는 인물의 성격 또한 촬영에 담아냈다. 플레쳐 교수가 등장하는 장면은 대부분 로우 앵글로 나온다. 이것은 단순히 앤드류가 드럼 연주로 의자에 앉았기 때문에 그를 쳐다봤을 때 나타난 시선일 수 있지만, 플레쳐라는 사람의 권위적이고 무서운 인물이라는 거 설명할 수 있다.
-
- 드넓은 우주 속 나의 여정이 특별한 이유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세 개의 부, 1부 'Everything' 2부 'Everywhere' 3부 'All at Once'로 나뉘어져 있다. 이 영화는 주인공 에블린이 자신의 '모든 것' (에블린의 모든 감정과 고민들 그리고 능력)을 '모든 곳' (다양한 차원에서 에블린의 모습)을 '한꺼번에' 마주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다. 영화 내내 많은 정보가 쏟아져나오고 다중우주가 나오면서 혼란스럽다는 평도 있지만, 그 혼란스러움 속에서 삶의 철학을 얻는다.
모순에서 얻는 용기
이 영화가 주는 위로와 용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온다. 모든 것이 모순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오히려 그 모순이 삶을 살아갈 힘이 된다. 우리는 흔히 실패와 성공, 무의미와 가능성을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 경계를 허문다. 내가 실존하는 우주에서 실패했기에, 다른 우주에서 성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진동하며 중첩되는 미립자의 무작위 재배열에 불과한 세계이기에, 부질없는 세상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하찮고 어리석으며, 때로는 허접한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존재임을 받아들일 때, 역설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때로 모순 속에서 길을 잃더라도, 결국 그 속에서 용기를 얻고 다시 걸어간다.
가끔은 온 세상이 허무해보이고 절망적이지만 나만의 개성으로 살아남기
'내가 늘 세상을 밝게만 보는 건 순진해서가 아니야 전략적으로도 필요하기 때문이지 난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았어' 영화 중 에블린 남편 웨이먼드의 대사이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너무 순진하고 어리숙해보이고 답답해보이지만 결국 가장 단단하고 강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웨이먼드의 강함은 세상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자세에서 기인한다. 혼란스럽거나 싸움이 요구 될 때는 되려 친절하고 이해하는 태도로 대상을 다정하게 바라보면서 긍정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한다. 헤매고 방황하며 허무주의에 빠질 뻔한 에블린은 웨이먼드의 태도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되고 가정을 구한다. 이는 단순히 다정함이 무조건적인 강함이라는 뜻은 아니다. 웨이먼드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치고, 흔들리는 순간에도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다. 내가 위태로울 때 나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낙하하지 않을 나만의 능력, 즉 개성이다. 개성이 있다면 수많은 우주에서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유연하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상식이 통하는 것도 한 줌의 시간뿐인 곳이니까.
-
- 파도 위에 서있는 우리의 인생, 그리고 선택
-한줄평 아닌 한줄평
두번의 대화, 두번의 다른 선택 앞에 놓여있는 한 사람.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어떤 부분에서 앞서가기도 뒤처져 있기도 하다. '해탄적일천'은 대만의 1980년대를 중심으로 한 영화인만큼 시대는 뒤처져 있지만 담고 있는 생각만큼은 앞서나가 있다. 대만의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 문화와 가부장제가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시대의 흐름을 통해 그의 중심을 바라볼 수 있었다.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탄웨이칭의 귀국은 린자리와의 재회를 암시하며 영화의 문을 연다. 린 자리의 오빠의 연인이었던 탄웨이칭은 그와의 만남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재회의 손을 내밀며 과거에 멈춰버렸던 그들의 관계가 13년 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안부에서 싹트기 시작한 이야기는 린자리의 현재와 과거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이상보다는 현실을, 미래보다는 현재를, 기대보다는 포기를 선택한 오빠는 아버지의 선택을 선택하며 불행해진다. 아버지의 선택은 오빠인 린 자썬에 이어 린 자리에게도 찾아온다. 오빠와는 다르게 고향을 떠나 연인인 청더웨이와 결혼하는 선택을 한다. 즐거웠던 처음과는달리 가정에 소홀한 청더웨이는 어떤 감정도 생각도 나누지 않는다.
어떤 문제도 자신이 직접 대면하지 않던 청더웨이가 갑작스레 사라지며 그때와 같은 상황이 닥쳐온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오빠와의 진지한 대화는 극 중 두 번의 선택을 앞두고 이루어진다. 상황은 다르지만 고민하는 바는 같았던 린자리에게 회피가 아닌 선택을 할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게 하는 말이 된다. 어떤 말이 어떤 순간에 닿냐에 따라 달라지는 전체의 삶이 자신의 파도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파도를 일으켰다.
자유만큼 자유로운 건 없지만 행복이 따라 줄지는 모르지만 어떤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회피가 아닌 선택이 주는 어떠한 감정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 누구도 알려주지도 않는 현재진행형은 커다란 파도를 만들어 낸다. 그 파도가 누구를 잡아, 삼켰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바닷가의 그날'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킨다.
-
- 웃고 울게 만드는 <기적>의 세 가지 특이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찻길은 있어도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서 아버지 ‘태윤(이성민)', 누나 ‘보경(이수경)'과 함께 살아가는 ‘준경(박정민)'. 누나와 함께 마을에 남아 왕복 5시간 통학길을 감수하며 지내는 그는 마을에 간이역을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청와대에 계속해서 보낸다. 이러한 준경에게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된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는 그의 편지 쓰기를 돕기 시작하고, 준경의 편지에 지금보다 더 큰 힘이 실리도록 장학퀴즈나 대통령 배 수학경시대회에 응시할 기회도 마련해준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던 찰나에 준경에게는 따뜻한 기적이 찾아온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 역사인 양원역을 모티브로 한 <기적>은 추석 시즌 영화답게 웃음과 눈물, 감동과 풋풋한 로맨스까지 확실한 재미를 보장해준다. 물론 완전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가 결코 가볍지 않은 가운데, 두 주인공의 로맨스처럼 결이 유독 다르게 느껴지는 대목은 서로 다른 두 영화를 이어 붙인 듯한 어색함도 자아낸다. 이처럼 종합 선물세트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어색한 친척 같기도 한 <기적>의 인상은 작중 빛나는 세 가지 특이점, 터널, 기적, 그리고 반딧불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기적>의 전반부를 놓고 장면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면 엉성하다고 볼만한 순간이 적지 않다. 마을 주민들의 불편함은 이해가 되지만, 준경의 동기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다 보니 맹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간이역에 대한 그의 집착은 공감을 일으키지 못한다. 불도저처럼 직선적인 라희와 소심한 준경의 티키타카도 풋풋한 싱그러움과는 별개로 억지스럽다. 우연적인 만남으로 시작해 우정을 빙자한 로맨스는 간이역 설립을 위한 준경의 편지 쓰기를 라희가 도우면서 진행되는데, 애초에 준경의 동기나 목적이 와닿지를 않으니 그 과정이 지나치게 들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작 영화를 보는 중에는 위의 내용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엄연히 픽션 영화인만큼, 기본적으로 <기적>의 매력은 동화적 판타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장훈 감독은 시작과 동시에 본인의 전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처럼 영화의 배경을 현실이 아닌 동화로 옮겨 놓는다. 예상치 못하게 터널에서 튀어나오는 화물 열차를 피하는 찰나에 준경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은 우진(소지섭)이 사별한 연인 수아(손예진)를 터널에서 다시 만나는 데서 모든 이야기가 비롯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터널이라는 존재가 <부산행>의 마지막 장면처럼 흔히 특정한 시점 이전의 세상과 그 이후의 세상을 나누는 분기점처럼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작품이 한 편의 판타지를 그려내는 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그 덕분에 다소 엉성하고 어색할 법한 장면이나 설정도 오히려 동화적인 분위기를 살려주는 포인트가 된다.
이렇게 <기적>이 그려내는 동화적인 판타지는 보경과 관련된 부자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등장하는 중반부터 반전과 신파의 힘을 극대화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관객을 동화 속으로 초대하는 오프닝에 가려져 있던 현실을 일깨우고 과거의 사연을 뒤늦게 털어놓으며 의문을 해소시키고, 역으로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면서 가족의 비극을 강조한다. 이러한 전개 역시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같은 전략이 다시 한번 적중한 결과 기꺼이 눈물을 흘리고 싶은 신파가 완성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파에서 제목인 '기적'의 중의성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사실이다. 우선 영화 제목은 기적(miracle)을 뜻하며, 모두가 불가능하다던 간이역을 기어코 만든 준경의 사연은 분명 기적이라고 부를 법하다. 그런데 단지 그것만이 기적은 아니다. 영화는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지 못하는 같은 문제점을 공유하는 두 남자가 과거의 비극을 극복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기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준경은 도로조차 없는 시골 구석에서 무려 NASA에 장학생으로 유학 갈 기회를 잡지만, 과거의 아픔 때문에 집을 떠나는 것을 망설인다. 아들의 상처를 공유하는 아빠 태윤은 준경에게 자신의 아픔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아들을 따뜻하게 대하지 않으며, 결국 고민에 휩싸인 그를 돕지 못한다. 이때 영화는 두 부자가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했던 장애물을 끝내 넘어서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붙잡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을 마침내 완공된 간이역에 첫 기차가 들어서는 순간과 일치시킨다. 기차의 기적 소리(whistle)가 온 마음이 흉터로 가득한 가족에게 기적(miracle)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서로 다른 기적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결국에는 하나임을 표현하는 장치로 기적의 중의성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다만 터널에서 시작된 웃음이 기차의 기적 소리에 뒤따르는 눈물로 귀결되는 전개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매력과 별개로, 복고적이고 회귀적인 이 눈물이 다소 때늦은 도착처럼 느껴질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기적>의 플롯을 지탱하는 핵심 감정선은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누나 보경을 향한 준경의 그리움과 미안함, 그리고 아빠인 태윤의 회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중 가족 이야기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동생들을 돌보기로 결심한 보경으로 대표되는 여성들에 대한 헌사라고 볼 여지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류의 이야기가 이미 숱하게 소비되었고,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86~8년에서 30여 년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영화가 보편적인 감성과 익숙함 사이의 경계에서 줄을 타는 듯이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조금 더 담백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자연스레 남는다.
또한 보경으로 대표되는 여성들에 대한 헌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영화는 보경과 같은 캐릭터를 반복하는 데서 그치기 때문이다. 당장 라희만 하더라도 그녀는 스스로를 준경의 뮤즈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예술의 원천 그 자체이자 예술가에게 영감을 심어주는 능동적 여신이었던 뮤즈의 본래 의미와 달리 그녀의 역할은 그저 준경을 뒷바라지하고 기다리는 선에서 제한된다. 라희라는 캐릭터 자체는 적극적인데, 정작 그 캐릭터가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못 깔아주기에 새로운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판타지라는 고립된 배경에서 안전하게 추억을 되살리는 것에 그친 결과 영화의 로맨스는 준경과 라희가 반딧불이를 만나는 장면의 연출처럼 판에 박은 듯 몰개성적이다.
다행히도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이고, 또 다르게 보면 부정적인 <기적>의 특이점들은 배우들의 역량 아래 일관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이성민이 선보이는 가슴 절절한 부성애 연기는 명불허전이고, 박정민 역시 과거의 아픔부터 현재의 망설임과 고뇌에 이르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유려하게 표현해내면서 극을 장악한다. 임윤아 역시 <엑시트>나 <공조>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캐릭터를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이수경은 그녀가 아니었다면 중반부의 반전이 가져다줄 수 있는 감동이 반 이상 줄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큰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안정적인 앙상블 덕분에라도 <기적>이라는 기차는 최소한의 목표로 삼았던 간이역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다.
A(Acceptable, 무난함)
동화 속 눈물과 감동에 배우들의 앙상블이 만나면 무방비로 설득될 수밖에
-
- 나, 참을 수 있어!
야구에서 "볼 - 스트라이크 - 아웃"의 카운트가 존재한다.
이 중. 스트라이크 3개는 "삼진"으로 상대 타자는 "아웃"으로 카운트되며, 볼 4개는 베이스에 위치하게 된다. (이 땐, "아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투수는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되지만 타자라고 방망이를 가만히 두겠는가?
그래서, 투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볼"을 던지는데 신기하게도 타자들은 방망이에 이를 맞히려 든다. - 이게, 참을 수 없는 느낌이다!<대부>와 <죽음의 묵시록>을 연출한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삼촌이다.
90년대 <더 록 - 콘 에어 - 페이스 오프>만으로 흥행을 챙겼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는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거며 쥐는 등. 참지 않는 능력의 보상은 달콤했다.
그리고 <노잉, 2009>의 홍보 영상에 자신을 "케서방"으로 소개할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그는 참을 수 없는 존재였다...1. 니콜라스 케이지를 아시나요?
<넥스트, 2007>와 <방콕 데인저러스, 2008>를 시작으로 <마법사의 제자, 2010>로 그의 흥행력은 저점을 찍었다.
이후 <드라이브 앵그리 3D, 2011>와 같은 이해되지 않는 출연은 "비디오"로 이어졌다. (이런 이유에는 버는 것에 비해 큰 씀씀이로 인한...)
영화 <미친 능력>은 이 시기를 담아낸 영화로 극 중. 감독 앞에서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짠내를 풍긴다.이내 돈이 없어 호텔방에서 쫓겨나 그는 자존심에 수락하지 않았던 재벌의 생일 파티 초대를 응한다.
근데, 자신을 초대한 '하비'는 그의 열렬한 팬이자 영화 취향마저 똑같아 대화까지 통한다.
이내 친구를 찾았다는 안심도 잠시, 큰 범죄 조직의 보스였다는 사실과 그를 대상으로 작전을 진행 중이었던 "CIA"까지 등장하면서 영화 <미친 능력>은 시작된다.2. 이렇게 살았어도 말하기가 어렵다.
영화 <미친 능력>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니콜라스 케이지"로 나오는 영화다.
결국, 그에게도 있어 가장 손쉬운 작품으로 볼 수 있지만 이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해당 작품의 현실이다.
1982년 <리치몬드 연애소동>에서의 "단역"을 시작으로 이번 <미친 능력>까지 그는 40년의 연기 생활을 해왔다. (앞서 언급한 대표작들도 있다!)
여기에 실제로 겪었던 생활고까지 말할 것들이 많지만, 관객들이 즐길만한 "밈(meme)"이 없다.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 오프>의 웃는 장면을 비롯하여 "무슨 말 하는 거야?"까지 그의 얼굴 표정은 여전히, 쓰이고 있다.
하지만, <미친 능력>에선 이들의 출현은 불발되니 "니콜라스 케이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젊은 관객들과의 벽을 허물 기회를 놓쳐버린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에서 초록색 슈트와 <그린 랜턴> 각본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미친 능력>의 점잖음은 아쉬움이 생긴다.3. 더 내려놓으시죠...
앞서 말했듯이 <미친 능력>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니콜라스 케이지"로 나오는 영화이다.
그렇기에 알면 알수록 재밌는 말은 예습을 해야 한다'라는 말로 이를 하지 않는다면, 홀로 동떨어져 웃지 못하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페이스 오프>의 웃는 장면과 "무슨 말 하는 거야?"까지 그의 "밈(meme)"부재는 조금은 더 내려놓았어야만 하는 아쉬움으로 연결된다.여기, "하비"와의 이야기도 때아닌 반전의 등장으로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된다.
극 중. 또 하나의 "닉 케이지"가 그에게 '너는 영화 스타야. 그 유명한 니콜라스 케이지라고!'라고 격하게 말하는데, 조금은 더 내려놓어야만 했다.· tmi. 1 - 극에서는 "딸"이 나오지만, "니콜라스 케이지"는 아들만 있다. (그만큼 어린 아내만 존재할 뿐...)
-
- '이기적'이라는 주체를 다시금 확인하다 _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내 생애 첫 영화관에서 보는 다큐멘터리였던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다큐멘터리는 항상 집이나 학교에서 봐왔었는데 영화관에서 집중하며 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기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깔깔깔 재밌게 보고나왔던 작품이었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시놉시스
“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난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이다.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 아름과 성만의 좌충우돌 결혼살이를 들여다본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일러스트를 잘 활용하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부분은 일러스트의 활용이었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대부분의 장면을 일상생활에 찍은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면적인 고통과 스트레스, 그리고 출산의 생생한 장면 등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들을 하얀 도화지에 검정색 색연필로 그 감정과 상황을 추상적이지만 단적으로 표현해 나레이션과 함께 배치했다.
오히려 사실적인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이렇게 나레이션과 추상화된 감정과 상황을 보는 것이 더 강한 임팩트로 다가왔다.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는 자신의 정신상태와 젖을 물리는 고통들을 오히려 더 시각적으로 직관적이게 표현을 해서 머리 속에 잘 각인될 수 있었다.
결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다
만약 박강아름이 한국에 살았다면 이러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한치에 망설임 없이 NO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굉장히 정형화 되어 있고 단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 남녀가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집안끼리 연결되는 것. 이 외의 다른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프랑스를 유학을 떠난 박강아름이 마주한 결혼은 꽤나 다양하다. 팍스(PACS)라는 제도를 통해 대안결혼 제도를 살펴볼 수 있었고, 동성들의 만남에 대해서도 편견없이 담아내고 있었으며 우리와 같은 정형화된 결혼과 혹은 국제결혼까지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이렇게도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이기적인 것일까?
이기적이라고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일까?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결혼하다는 팍팍한 현실을 담아내면서도 굉장히 유머러스한 다큐멘터리였다. 하지만 박강아름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약간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영화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간 박강아름과 그녀를 위해 혈혈단신 타지로 함께 넘어온 성만. 성만은 외조를 하기 위해 집안일을 혼자서 다하고 독박육아, 독박살림을 하게 된다. 이러한 '독박'이라는 단어를 영화 속에서 계속 사용하면서 아름이 도와주긴 하지만 전적으로 집안일은 남편 성만의 몫인 것처럼 표현이 되는 모습에 언뜻언뜻 박강아름이라는 여성이 이기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성만이 일을 하고 아름이 집안에서 독박육아, 독박살림을 했더라면 이러한 불편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직도 변한게 없구나! 하는 가부장적인 회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그 삶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의 모습과 역전과 아름과 성만의 관계를 보면서 아름을 향해 이기적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정말 아름이 이기적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온 개인이 느끼는 불편함에서 비롯된 판단인 것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굉장히 웃음기가 넘치면서도 사회 속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잘 녹여낸 자전적인 다큐멘터리였다.
-
-
- 「듄」 뭔가 끊긴 느낌이라면 이 영상에서 뒷부분을 알려드립니다(*스포일러) | 듄 리뷰 | 듄 영화리뷰 | 듄 설명 | 듄 분석 | 듄 스토리 | EBS | 듄 결말포함 영화리뷰
? '듄(DUNE)' 리뷰 - Part2 스토리 결말포함 영화리뷰(*스포일러)
-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1984년 영화 '듄' 기초 요약
- 1984 영화 '듄' 비하인드 스토리 소개
- 듄 영화 정보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
감독: 드니 빌뇌브
각본: 에릭 로스, 존 스페이츠, 드니 빌뇌브
원작: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
제작: 드니 빌뇌브, 케일 보이터. 메리 페어런트,조 카라치올로 주니어
주연: 티모시 샬라메, 제이슨 모모아 외
촬영: 그레이그 프레이저
음악: 한스 짐머
촬영 기간: 2019년 3월 18일 ~ 2019년 7월 26일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
수입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2020년 12월 18일
-
- 영화 <룸 넥스트 도어> 1차 예고편
제 81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 수상작 올 가을 놓칠 수 없는 마스터피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틸다 스윈튼 X 줄리안 무어 [룸 넥스트 도어] 국내 개봉 확정 기념 1차 예고편 공개✨
-
- 영화 <애프터 양> 30초 예고편
기억이 쌓아올린 삶 어떤 이야기는 떠난 후 비로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