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9-09 18:16:28
영감을 불어넣어 줄 아티스트 다큐
오아시스 재결합 화해 기념
15년 만에 화해한 오아시스 축하 기념
뮤직 아티스트 다큐 9선
아티스트의 깊은 내면과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
사생활까지 풀어낸 레전드 다큐들을 소개합니다.
싸우지마요 오아시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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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갈등하는 방관자
이 글은 영화 [리멤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주세요.
포르셰와 권총 사이;삶과 죽음, 그리고 두 가지의 꿈
사진출처:다음 영화
[리멤버]에서는 정 반대의 개념들이 많이 등장한다. 삶과 죽음이 그러하고, 기억과 망각이 그러하며, 친일파의 부(Richness)와 그렇지 않은 자 들의 궁핍도 그러하다. 이런 개념들은 그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부딪치고 충돌하며 영화에서 갈등을 만들어낸다.
이 많고 많은 극단의 대립을 영화는 크게 포르셰(인규)와 권총(필주)의 모습을 빌어 설명한다.
붉은 포르셰는 누구나 가질 수 없다. 특히 인규(남주혁)에겐 허황되고 이뤄질 수 없는 꿈에 가깝지만. 행여 실수로라도(?) 포르셰를 사게 될지도 모르는 그 희소에 가까운 희망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영위해야 하는 삶의 결정체가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이는 필주(이성민)에게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
포르셰는 포기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뛰고 있는 심장처럼 붉었고. 또한 누가 봐도 허무맹랑하지만 자신은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목표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필주는 자신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저 놓아버릴 수 없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싶었지만. 아직 그러기엔 너무 일렀다.
그에 반해 권총은 필주에게는 죽음이었고. 망각하려는 것이 아닌 망각의 과정 속에서도 잊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목표에 가까웠다. 잊음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삶에서도 몇십 년 묵은 응어리는 자신의 뇌리에서 잊힐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인규는 포르셰를 보며 열광한다. 그러나 필주에게 삶은 그저 자신의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필주에겐 이런 총이 생의 후반부를 바쳐 이루고 싶은 꿈이었지만. 인규에게는 그저 위험해 보이는 낡은 목표에 불과했다.
번쩍번쩍한 삶은 자꾸 죽음과 과거의 기억을 잊으라며 빛나는 포르셰의 형태로 필주를 유혹하지만. 죽음마저도 초월한 남자의 의지는 결국 작동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고대 유물 같은 총이 몇 번에 걸쳐 방아쇠를 당기게 만들었다.
방관자에게 찾아오는 대물림의 비극;지금의 우리도 겪고 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필규는 점점 인규의 삶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인규의 삶은 (친일파로 대변되는) 악이 근절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일을 좌시(외면) 했을 경우 역사는 반복되며, 그 속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대를 이어 고통받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규는 소외되었고 약했으며, 선택의 여지는 열심히 살 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처음엔 안심시키는 말처럼 내뱉었던 문장이었다. 인규 너에게는 아무 피해 없게 하겠다는 말은.
그러나 인규에게 같은, 혹은 비슷한 뉘앙스의 문장을 몇 번이고 내뱉는 동안 필규는 점점 진심을 실어야 했다.
필주는 더 이상 방관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인규가 그런 삶을 조금이라도 짧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소명을 반드시 이뤄야 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적이라 할 수 있는 복수가 인규의 삶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의 고리 하나쯤은 끊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나가 끊어지고 나면, 힘의 불균형이 이뤄져 늦더라도 결국은 완전히 이런 고통이나 악의 세습도 이뤄지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2022년 현재에도, 슬슬 끊어지기 시작하는 악연의 고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노동자의 피를 흰 천으로 가린다 하여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성의하게 진행된 보상 아닌 보상은 장례식장에 팥으로 만든 음식을 들이게 만들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머리를 조아린다 하여 사과했으니 이제 괜찮을 것이라며 생각하고 넘어갈 사건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방관자의 자세로 뒷짐을 진 채 이러다 사그라든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다음번에 기계에 빨려 들어가게 될 대상은 내가 될 것이다. 필주 또한 방관자가 견뎠어야 할 마음의 무게를 그렇게 인생을 바쳐 갚았다.
방관자가 치러야 할 대가는 그렇게도 길고 무거웠다.
결과와 과정의 딜레마;영화를 보며 속이 시원해야 하는가.
사진출처:다음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바스터즈]에서는 가상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치 독일을 말 그대로 불살라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런 가상의 처벌은 영화를 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왔다.
그러나 리멤버의 어조는 조금 더 무겁다. 과정이 중요한지. 아니면 결과로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저울에 떡 하니 올린다. 그 어떤 곳으로 저울이 기울어진다 해도 두 덩어리의 생각이 마음 위에 올려진 것은 변함이 없기에 영화를 보며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진다.
문제는 영화가 메시지를 설명하는 방법이 불친절하다는 데 있다.
인물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으며, 모든 설정을 영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 인규가 멋들어지게 포르셰를 몰아붙인다 해도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박진감 넘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병에 걸린 필주는 [메멘토]나 [살인자의 기억법]처럼 기억의 왜곡 한 번 없이 스스로의 임무가 완성될 때까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
그 결과, 직설적이다 싶을 정도로 명확한 메시지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전달 방식 때문에 너무도 빨리 관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버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그저 자신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영화는 최악의 케이스는 피했다. 바로 메시지도, 전달 방식도 최악인 경우 말이다.
책임을 지라는 것은 데이터 센터에 일어난 화재에 통감하며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며. 사과의 형태로 만원도 되지 않는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닐 텐데도. 한국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귀여운 라이언을 필두로 한 이 회사는 메시지도, 방식도 최악인 형태의 사과를 했다. 위안부에게 사죄하라는 요구에 그 당시의 시세로 몇십 엔을 지불한 일본 정부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악의 실수를 저지른 담당자들은, 다음 세대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인규의 대사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좋지 않은 결과에는 사퇴(필주의 경우는 죽음)가 아닌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시시하고 치사하게 등을 보이며 그 사태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 영화처럼 메시지라도 마음에 와닿게 했었어야 했다.
마치면서
매번 말하지만.
나는 이성민 배우가 “뜨기”만을 죽어라 바란 사람 중 하나다. 분명 작은 역할이었던 그가, 점점 지변을 넓혀가며 변두리에서 중앙에 가까운 자리에 서는 순간을. 내 인생의 일부분을 할애하며 기다려왔고, 그렇게 맞이한 좀 더 밝은 곳에 서 있는 배우의 모습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가운데 토막의 자리는 여러 이름의 책임감도 함께 요하는 자리였다. 주연으로 나선 영화들에서 거뒀던 성적들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나는 행여나 그가 밀려날까 봐 조마조마했다.
비록 배역이고 그 또한 연기의 일부였겠지만. 이성민 배우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80대 노인이 되는 동안 거쳐야 했을 시간과 고난만큼 잘 씹어 삼켰고, 그 결과 영화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연기 내공의 변주를 보여준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눈물을 쏟게 만들 만큼.
물론 이번 영화가 훌륭한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좋고 나쁨의 경계에 있는 외나무다리에서 몇 번이고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빠질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이 불친절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멱살 잡고 끌고 간다. 그 모습은 때론 애처롭지만, 자신의 어깨에 놓인 짐의 무게를 완벽히 이해한 자의 책임감을 비추기도 한다.
완벽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영화의 말미에서 안도와 아주 조금의 행복이 섞인 얼굴로 입가에 미소를 흘리던 필주에게서 무언가를 이제 승화시킨 듯 한 이성민 배우의 홀가분함도 함께 보이는 듯했다.
[이 글의 TMI]
최근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주말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는 아픈 마음과 함께 그런 사태에서 드러난 인간 양상에 대한 분노로 인해 정말 힘들었다.
이 사건 속에 존재한 방관자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으며. 기대했던 모습보다 훨씬 더 처참할 것이라는 것을.
상처받고 힘든 모든 분들에게 평안이 조금씩이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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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의 침묵은 피해의 고발이 되어,
과거의 과오는 현재의 과실로, 가해의 침묵은 피해의 고발로.
누군가의 목소리로 영화가 시작한다. 평범한 대화인 듯 싶더니 점차 실랑이로 번진다. 앞뒤맥락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혼란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카메라 워킹이 이어진다. 우리가 보고 있는 화면은 흐리지만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이 명확하게 귀에 꽂힌다.
<케이 넘버>는 첫 장면부터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를 요약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이야기들이 어떤 장벽을 넘고자 하는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하여 돕는다. 대화의 주체는 '해외 입양인'과 '어느 기관의 직원'이다. 해외 입양을 갔던 사람이 자신에 대한 공적인 서류를 요구하는데 이를 들어주지 않으며 각종 변명을 댄다. 일처리가 수월하지 않다. 왜? 여느 국가들보다 공공기관과 빠른 일처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왜 우리 국민이었던 사람들을 적대시할까? 여기서부터 관객의 입장은 시작된다.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를 성공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입양갔던 사람들에게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흔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들 한다. 더 좋은 환경에서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한 그들은 근본적인 부분부터 침해당하고 있었다. 이제서야 그 목소리가 우리에게 닿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온 소식은 처절한 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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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rage of Korean
평범한 한국인들은 입양에 대해 알고 있나요?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걸 어떻게 생각해? 영화에 등장하는 해외 입양인이 문득 던지는 질문이다. 그러자 ‘배냇(해외 입양인을 돕는 사회적협동조합)’ 활동가는 ‘평범한 한국인’이란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해외 입양에 관련되지 않은 사람. 나와 같은 사람들. 사실 나는 해외 입양에 대해 조금이나마 인식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다. 평소 여러가지 사건에 대해 파악하는 걸 좋아해서,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을 즐겨본 시기가 있었다. 그때 해외 입양인이 오랜 시간이 지나 본인의 친부모님을 찾고 싶어 관련 서류를 받아보러 한국에 들어와 여러 기관을 돌아다녀보지만 그들은 서류를 공개하지 않고 여러가지 변명을 대며 불친절하게 대응하다가 급기야 문을 열어주지 않고 없는 척 했다. 창문에 움직임이 얼핏 보이는데도 없는 척 하던 그들의 전화 너머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해외 입양인들의 ‘일부’가 향수로 인해 생부모를 찾는데 기관에서 협조도 안 해주고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하는구나, 싶은 얄팍한 감상 뿐이었다. 그들은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적, 세계적 인신매매 희생자였음을 <케이 넘버>를 통해 비로소 알게된 것이다.
*케이 넘버 : 부랑자 청소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은 이름이 아닌 숫자로 각인되어 있다. 그들에게 부여되었던 코드처럼 해외 입양인들에게도 정체 모를 코드가 있다. 코드란, 이름을 불러줄 가치가 없으며 대량의 인물을 편리하게 다루기 위해 사용되고는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가 체계가 바로 잡히기 전, 혼란했던 시기에 그 어린 아이들에게 ‘케이 넘버’가 붙여졌다. 심지어 중간에 번호를 매기는 기준이 바뀌었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던 사건, ‘형제복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림픽 시즌과 맞물려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을 납치하여 감금, 폭행 등을 자행했던 부랑자 청소와 같은 개념으로 해외 입양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실제로 형제복지원에 아동방이 있었고, 아이들에게 입양 감사편지를 쓰게 만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방이 비워지고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오는 목격담을 보아 입양센터와 연계가 있었음이 자명하다. 실제로 당시 해외 입양을 보내는 카테고리가 3가지 있었고, 그중 하나가 고아였다. 고아를 만들기 위해서 서류를 만들어내고, 머리 수 대로 돈이 떨어졌고, 한 명을 해외로 보내게 되면 당시 돈으로도 3천만원이, 기관의 한 직원의 연봉을 지급해줄 수 있는 자본이 마련되는 악순환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해외 입양'은 한국이 세계에 준 선물이다. 근본부터 잘못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 해외 입양은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어 그대로 해외에서 차용하기까지 이르렀다. 국가 차원의 이해관계가 어린 아이들을 빌미로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교류가 활발했던 국가들 중 스웨덴과 덴마크는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든 없든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국민이 있다면 그들에게 키울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줘야 했다. 그래서 한국의 입양아들을 원했다. 입양아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심지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아이에 대해 사랑을 줄 수 있는 구조도 구축되어 있지 않고, 미혼모에게는 모든 처벌을 내리는 사회 속에서 잘못된 처벌의 영향이 무고한 아이들에게 도달했다.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추방되는 박해와 차별을 온몸으로 받게 된 것이다.
*사과하라
올림픽 시즌과 맞물려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이 낮아질 수 있다는 공식 문건이 제시된다. 화면에 나오는 해외 입양인 수를 합산하는 도표는 비공식 입양아까지 합쳐지며 숫자가 끝없이 올라간다. 우리가 감히 셀 수 없을 해외 입양인들은 항상 친부모들을 향한 레이더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코로나 사망자 숫자를 보며 '혹시 생모가 살아 있을까?' '저 사람이 내 엄마아빠는 아닐까?' '혹시 저 노숙자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불필요한 상상을 그만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부모를 알아가야 하는 목표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해외로 매매되었던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찾아 돌아오고 있다. 한국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가서 돌아오지 않아야 할 존재이니까. 이후의 리액션은 예상에도 없었으니까. 이제 우리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해외 입양인들이 당한 일들을 가늠해보면, 그들이 원하는 대응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대대적으로 행해졌던 불법 인신매매에 대한 인정,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류 왜곡에 대한 개선, 친부모님 혹은 형제자매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 하지만 그들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 한 마디를 강하게 내뱉었다.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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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은 분들, 혹은 영화를 보고난 분들은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지? 열악한 환경에서 본인의 뿌리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지? GV에서 같은 질문이 나왔으며 감독님, ‘배냇’ 대표님, 교수님은 각 입장에서 다양한 답변을 주셨지만 그 맥락은 같았다. ‘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갈수록 잔혹한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사건은 판도를 뒤흔들기도 하고 또 다른 사건은 아예 묻히기도 한다. 그 차이는 대중이 관심으로 갈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함께 목소리를 내주느냐가 관건이다. 사건에 직접 개입되어 있는 분들은 우리, 대중, 관객들이 보이는 움직임에 힘입어 해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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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 환상 사이
캐스팅과 뮤지컬이라는 장르만을 놓고 볼 때 <아네트>는 레오 카락스가 만드는 상업영화처럼 보인다. 예술영화에도 얼굴을 비추지만 이제는 상업영화 배우에 더 가까워 보이는 아담 드라이버와 특히 헐리웃에서 영어 연기를 할 때 상업영화 출연 빈도가 높은 마리옹 꼬띠아르는 <아네트>가 일반 관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잘 알려진 배우들과 노래가 함께 하는데도 <아네트>는 상업영화라고 보기에는 난해한 구석이 있는데 특히 액자구성과 무대와 현실을 오가는 영화의 형식에서 더욱 난해함이 두드러진다. 영화가 시작할 때 레오 카락스는 직접 등장해서 이제 시작하자고 속삭인다. 그리고 영화의 캐스트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이제 시작할까요(May we start?)라고 노래하는 장면은 <라라랜드>를 연상시킬 정도지만 오프닝에 비해 영화가 조금도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은 시작한 지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알 수 있다. 영화가 시작하고 등장인물이 소개되면 관객은 제목이기도 한 아네트가 언제 등장하는지를 기다리느라 더욱 혼란에 빠진다. 서사를 시작하는 건 아네트가 아닌 안(마리옹 꼬띠아르 분)과 헨리(아담 드라이버 분)이고 아네트는 이들 사이에 태어난 딸인데 무대 소품처럼 보이는 인형으로 등장하는 신이 훨씬 더 많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왜 레오 카락스 감독이 이런 난해한 구성을 취했는가다. 연극과 영화를 오가는 건 아네트 뿐만이 아니라 안이 헨리와 싸우는 장소인 배에서도 나타나는 연출이다. 흥미로운 건 안과 헨리 모두 무대가 주된 삶의 터전인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오페라 가수로 등장하는 안은 무대에서 유사 죽음을 수도 없이 경험하고 관객을 구원한다. 코미디언인 헨리는 무대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바로 부활하며 관객에게도 죽음을 선사한다. 이는 안과 헨리가 나누는 대화에서 두드러지는데, 오늘 무대가 어땠냐는 질문에 헨리는 '죽여줬어(I killed them)'라고 대답하는 반면 안은 '관객을 구원했어(I saved them)'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결혼해 부부가 된 이들은 정 반대의 노선을 걷는다. 관객에게 죽음을 선사하던 헨리는 죽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순간 무대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안은 점점 더 잘나가는 오페라 가수로 자리매김한다. 헨리는 그 이유를 자신이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라 단정짓지만 관객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냉정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즉 무대라는 극중 장치는 영화의 형식을 서사에 그대로 반영하면서 헨리의 사고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도록 만드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인기없는 코미디언이 되고 공연이 취소된 헨리는 태어난 아네트를 키우며 점점 현실을 잃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를 보다가 아이 위에 앉는 장면이 대표적인데(babysitting을 이용한 언어유희) 이 장면은 관객에게도 현실인지 아닌지 불분명해 보인다(실제라면 아네트가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 또한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모습을 잠깐이나마 보여주는데 공연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헨리의 전 연인들이 헨리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인터뷰를 하는 장면을 보는 장면이 그것이다. 안은 차에서 잠들었다가 이 뉴스를 보게 되는데 뉴스가 끝나고 안은 잠에서 깨어난다. 이 장면 또한 관객에게도 혼란을 불러일으키는데 헨리와 안의 환상은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장면들이 암시하는 것은 안과 헨리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태어난 아네트와 힘든 육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승승장구하는 안에 대한 헨리의 열등감과 질투다. 공연이 취소되기 전 헨리가 야유를 받았던 공연의 내용은 자신이 안을 죽였다는 것이다. 극중극에서 헨리의 살해 방법은 놀랍게도 간지럼 태우기인데 관객은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면 정말 헨리가 안을 그 때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아내를 죽여 스스로의 부활을 꾀했던 헨리는 도리어 그 공연으로 야유를 받고 무대에서 영원히 퇴장하고, 이는 이후 서사의 복선으로 활용된다.
아네트가 태어나기 전에는 무대에서 퇴장하면 편안한 집에서 휴식을 취했던 이들은 아네트가 태어나고 부부관계가 불안정해지자 불안정을 상징하는 태풍이 부는 배로 무대를 옮겨간다. 이 배는 앞서 말한 연극의 공간이다. 누가 봐도 배경은 태풍이 치는 바다를 스크린으로 띄운 것이며 흔들리는 배와 쏟아지는 물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리고 이 장면 이후부터 안 없이 살아남은 헨리가 목격하는 것들은 대부분 현실처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아네트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 아네트는 여전히 목각인형이기에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감정까지 불러일으키는데 아네트가 노래하는 장면에서 감독은 의도적으로 아네트의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움직이는 입술을 목각인형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취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아네트의 노래가 헨리의 환상임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잠시나마 헨리의 환상인 것처럼 보이던 아네트의 노래는 안을 사랑했던 지휘자가 이를 함께 듣고 놀라는 장면과 더불어 전세계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리면서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만일 노래하는 아네트가 헨리의 환상이라면 아네트의 노래를 듣고 놀라는 지휘자와 관객 또한 헨리의 환상이 된다. 아네트는 극이 끝날 때까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관객을 혼란에 빠트리는데 이는 헨리의 생각 자체가 착각일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헨리가 자신의 무대를 잃은 것이 안과 아네트 때문이라는 착각은 안이 죽은 이후에 극명하게 드러나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헨리뿐이다. 기실 헨리의 무대는 안과 결혼하기 전에도 그닥 재미있지 않았다. 이를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것처럼 헨리는 무대에서 자신이 안을 사랑하는 이유는 분명하지만 안이 자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중얼거린다. 매 무대마다 새로운 농담을 생각해내어 관객을 '웃겨 죽여야' 하는 헨리와는 달리 안은 같은 무대를 여러번 반복한다. 죽여야 하는 상대가 자신뿐이고, 무대에서 스스로 낙하함으로써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안과는 달리 헨리는 매일 죽여야 하는 상대가 바뀌는 데다 그 수도 많다. 심지어 무대에서 자신이 죽는 시늉을 하더라도 관객이 반드시 웃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헨리가 진행하는 코미디쇼의 질이 낮아진 것은 헨리 자신의 문제도 있지만 코미디쇼라는 형식에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무대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자신마저 죽었던 헨리는 이제 무대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영화의 형식이 연극과 현실을 오가는 것은 헨리의 이런 정신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헨리는 분명히 배에서 안을 죽음으로 몰고 갔지만 그 자신조차도 정말 그랬는지 헷갈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헨리가 극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아네트를 현실로 받아들일 때 그 현실은 파도처럼 한꺼번에 덮쳐온다. 아네트를 월드투어로 혹사시키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것을 받아들인 헨리는 최후의 공연을 기획하고 그 곳에서 공연자로서의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네트가 목각인형이 아닌 현실의 아이가 되어 헨리에게 노래할 때 헨리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에서 아네트를 맞이한다. 하지만 이제 현실을 받아들인 헨리 앞에서 환상 속을 헤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네트다. 헨리는 아네트에게 널 사랑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지만 아네트는 헨리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아네트와 헤어질 때 헨리는 마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다시 목각인형이 된 아네트를 목격하는데 이는 이 모든 것이 헨리의 환상이었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아이지만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던 아네트는 존재했던 것인가? 아네트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헨리가 죽인 이들은 왜 죽었는가? 결국 <아네트>는 자신의 쇠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환상을 헤맨 코미디언의 최후인 셈이다.
헨리는 자신의 코미디쇼에서 자기 자신에게 끝도 없이 묻지만 결코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되뇌인다. 왜 헨리는 코미디언이 되었는가? 서사 전체에서 보듯이 헨리는 코미디에 소질이 없다. <아네트>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애꿎은 이들을 희생시키고서야 현실을 받아들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영화의 제목이 <아네트>인 이유는 아네트야말로 헨리가 만들어낸 환상의 종착역이기 때문이다. 정말 존재했는지조차 영화가 마무리될 때까지 불분명한 아네트는 헨리와 안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 이유는 자신을 환상으로 만들어낸 헨리가 자신을 없애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뮤지컬의 선율을 기반으로 아담 드라이버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호연을 볼 수 있는 <아네트>는 현실에 기반한 위험한 환상을 조금은 기괴하게, 하지만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미지 출처는 모두 네이버영화입니다.
*해당 글은 씨네랩의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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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 가이> - ‘내 손으로 찾아가는 나의 이름과 진짜 세계’
프리 가이 (Free Guy, 2021)
개봉일 : 2021.08.11 (한국 기준)
감독 : 숀 레비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조디 코머, 타이카 와이티티, 조 키어리, 릴렐 호워리
‘내 손으로 찾아가는 나의 이름과 진짜 세계’
‘NPC’ 게임의 배경이 되는, 항상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존재이자 최근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존재’를 비유할 때 사용되기도 하는 단어.
갓 사회에 나왔을 때, 나는 고객을 마주하는 매장관리 또는 서비스 제공 아르바이트를 주로 했었다. 매장을 지키고 있다 보면 여러 손님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가끔 나를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라도 하는 듯 자신의 비밀 얘기와 남들이 들으면 안 될 듯한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친구들에게 누군가의 핫한 비밀 이야기를 퍼트리며 “다 들릴만한 거린데, 이 사람들한테 나는 매장 지키는 NPC쯤으로 느껴지나 봐”하며 웃곤 했다. 우리에게 NPC란 그런 존재다. 분명 같은 세상,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존재. 항상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특성상 모든 게 뻔하게 느껴지고 가끔은 여기 있다는 것조차 잊게 되는 존재.
<프리 가이>는 ‘프리 시티’라는 게임 안에 존재하는 NPC중 한 명인 ‘가이’와 현실 세계에 있는 게임 개발자 밀리와 키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게임 안에서 살고 있으며 이 모든 걸 현실로 인식하고 있는 은행 NPC 가이는 매일 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하고, 은행 강도 미션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을 마주한다. 구김 없이 밝고 착한 은행 NPC. 프리 시티의 배경을 구성하는 하나의 조건 또는 병풍. 그게 바로 이 세계에서 가이의 역할이다.
밀리와 키스는 현실에 살고 있는 인물이다. 오래된 친구인 두 사람은 함께 힘을 모아 게임을 완성했지만, 게임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그대로 묻혀버린다. 밀리는 게임을 산 게임회사 사장 앙투안이 자신의 게임 일부를 훔쳐 갔을 거라 의심하며 진실을 찾으려 하고 키스는 앙투안의 밑에서 자신의 재능을 조용히 묻어놓고 개발팀이 아닌 유저들의 문의를 해결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오며 만들어낸 소중한 게임이 흔적도 없이 묻혀버린 후, 키스는 위축된 자세로 세상을 살아간다. 현실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앙투안은 고렙 플레이어, 밀리와 키스는 그의 눈에 ‘뭘 하든 상관없는’ 저렙 플레이어 정도려나.
<프리 가이>는 충분하다 못해 흘러넘치는 흔한 히어로물이 아니다. 흔히 히어로라 함은 당당하고, 멋지고, 희생정신이 빛나는 강한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 ‘가이’는 지금 살고 있는 세계와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그저 착하고 힘없는 NPC다. 가이의 마음 깊이 내재된 알고리즘과 그것을 변화시킬 강력한 사랑과 진실이 만난 순간, 스쳐 지나가는 NPC 정도 일뿐이었던 가이는 프리 시티를 구하는 영웅이 된다. 가이의 이러한 성장기는 자신이 가이와 밀리, 키스처럼 존중받지 못하는 NPC, 무시당하는 저렙 플레이어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가이가 살고 있는 프리 시티란 게임은 어떤 관점으로 보든 일단 폭력적인 세계다. 사람을 때려서 돈을 얻고 은행을 털며 별거 아니라는 이유로 수많은 NPC를 해쳐도 괜찮은 세계. 타인을 해치고 돈과 레벨을 쌓아가며 끝없이 경쟁하는 세계. 더 격할 뿐이지 어째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닮은 게임 속 세계에서 가이는 유일한 착한 사람이자 히어로가 되고 사람들은 흔치 않은 그의 등장에 놀라며 그를 주목한다. 은행털기 미션을 위해 한 번쯤 지나치게 되는 의미 없는 NPC였던 그가 ‘가이’라는 다소 의미 없는 느낌의 이름을 넘어 ‘블루 셔츠 가이’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고 내 뜻대로 옷을 고르고, 마음을 따라 밀리와 만나고 프리 시티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내게 묘한 감동을 선사했다. 무한 경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닌 가이 같은 사람이 아닐까.
화려한 시각 효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능청스럽고 능란한 연기, 가벼운 개그코드가 버무려져 만들어낸 <프리 가이>의 매력은 내 기대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진지한 시선으로 뜯어봐도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도 좋다. 어떤 시선으로 보든 이 영화에 불만족할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네 삶의 주인공은 너야!’라는 아주 익숙하고 새롭지 않은 이 주제를 현대적으로 무겁지 않게, 게임과 현실을 오가며 재해석한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이 봐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밌고, <프리 가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던 영화 <트루먼쇼>를 알아도 좋고, 몰라도 괜찮다.
웃음, 감동, 사랑과 우정. 그리고 나와 이 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메시지까지. 이 모든 게 담긴 히어로물이자 성장물. 그리고 달달한 로맨스물이기도 한 영화 <프리 가이>. 후회 없는! 아주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프리 가이 시놉시스
“내 안의 히어로가 깨어난다!”
평범한 직장, 절친 그리고 한 잔의 커피. 평화로운 일상 속 때론 총격전과 날강도가 나타나는 버라이어티한 ‘프리 시티’에 살고 있는 ‘가이’.
그에겐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하기 전까지는…
갖은 노력 끝에 다시 만난 그녀는 ‘가이’가 비디오 게임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이고, 이 세상은 곧 파괴될 거라 경고한다.
혼란에 빠진 ‘가이’ 그러나 그는 ‘프리 시티’의 파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배경 캐릭터가 아닌,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선글라스 낀 사람들(플레이어)은 뭘 해도 되지만 선글라스를 끼지 않은 사람들(NPC)은 무엇도 할 수 없는 게임 속 세계 ‘프리 시티’. 프리 시티에서 착하고 친절한 은행원을 맡고 있는 NPC 가이는 오늘도 이렇게 말한다. “좋은 하루 말고 최고의 하루 보내세요.”
밀리와 키스가 만들어낸 인공지능인 그는 자신을 인식하고 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있으나 앙투안이 두 사람의 게임 위에 새로운 세계와 코드를 덮어버리면서 앞서 설정됐던 자신의 설정값과 발전 가능성을 잊어버리고 살게 된다. 가이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말과 같은 인사를 반복하고 같은 위치에 걸린 같은 옷을 꺼내 입는다. 하지만 밀리와 키스가 설정해둔 알고리즘이 완벽하게 묻힌 것은 아닌지 그는 설정된 값인 ‘좋은 하루’가 아닌 ‘최고의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말을 건네고 크림과 설탕이 들어간 뜨거운 커피가 아닌 카푸치노가 먹고 싶다고 말한다.
가이와 프리 시티 사람들은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그저 배경으로 존재하거나 경험치를 위해 희생되는 존재다.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하는 강도고 NPC는 엎드려서 당하기만 하면 되는 구조다. 가이는 정해진 구조를 깨는 유일한 NPC였다. 정해진 옷이 아닌 헨리넥 셔츠를 꺼내 입고 새 신발을 신고 길을 나서는 가이는 이제 아무도 모르는 은행원 NPC가 아닌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주목을 받는 '블루 셔츠 가이‘다. 새로운 이름과 자아가 생긴 것이다.
프리 시티 속 NPC들은 자신만의 이름을 갖지 못한다. 가이는 남자를 뜻하는 GUY, 가이의 친구 버디는 친구를 뜻하는 Buddy, 또는 초미녀와 바리스타 등 제대로 된 이름을 갖지 못한 NPC들이 가득하다. 이들은 나와 내가 살아가는 세계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게임 개발자들이 입력한 값을 따라 살아가거나 플레이어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희생된다. NPC는 플레이어들의 재밌는 플레이를 위해 없어선 안될 꼭 필요한 존재지만 어떤 플레이어도 NPC를 존중하거나 인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가이가 ’블루 셔츠 가이‘로 엄청난 유명세를 치르고 있을 때도 플레이어들이 가이가 매일 마주치던 NPC임을 알아채지 못하는 걸 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가이와 NPC들에게 무심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주어진 삶만 살아야 하는 법은 없잖아.”
가이는 선글라스를 쓰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면서 성장한다. 모든 걸 파괴하고 남이 가진 걸 빼앗는 세상에서 죄 없는 사람은 때리지 않는다며 평화를 지키며 내 뜻대로 사랑을 이뤄가는 인물. 밀리와 플레이어들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인물의 등장에 집중한다. 가이는 나아가 게임 속 NPC들과 플레이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시선을 바꿔놓는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에서 이유 없이 희생됐던 수많은 존재들을 생각하게 됐고, NPC들은 매일 반복하던 일이 아닌 다른 커피를 만들고, 스스로 회고록을 써 내려가며 개발자가 주입해놓은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제대로 된 이름도 없고,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이들이 스스로 나의 삶을 찾고 발전해나가는 모습은 ’누구나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더 감동적이었던 건 이들은 이 세계가 현실이 아닌 게임 속 세상인 것을 알게 됐음에도 개의치 않고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진짜‘라는 의식을 갖고 한마음으로 프리 시티를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다른 이가 보기에 가짜인지 진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닌 ’내 삶은 진짜‘라는 믿음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친구들을 사랑하는 우정. 무한 경쟁과 불신으로 가득 찬 현실보다 이 NPC들로 가득한 가상 세계가 더 아름다워 보인 건 기분 탓이 아닐 거다.
“나도 너처럼 병풍처럼 살았어. 그런 삶은 끝이야.”
“우린 삶의 관중으로 살 필요 없어요.”
커다란 게임 회사의 사장인 앙투안에게 밀리는 ’신경쓸 것 없는 사람‘이고 키스는 그저 ’재능이 아까운 직원‘ 정도다. 밀리는 가이와 데이트를 하며 지금껏 노력해온 삶에 대해 말한다. 끝없이 경쟁을 해왔으나 앙투안에게 게임을 빼앗긴 그녀는 잘나가는 개발자도 돈 많은 게임의 주인도 아니다. 키스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한때 떠오르는 개발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앙투안이 게임을 인수하고 빌드를 훔쳐 새로운 게임을 내자 그들의 ’라이프 잇 셀프‘ 게임은 그대로 잊히고 만다. 항상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프리 시티라는 게임 내에서도 다른 공간은 돌아보지 않고 주어진 미션만을 열심히 돌파하며 레벨을 키워왔는데, 그럼에도 이 세계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것 같다.
근데, 이 세계의 주인공이란 누가 정하는 기준인 걸까? 꼭 유명하고 잘나가는 유능한 사람만이 주인공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주변을 맴도는 NPC나 관중 정도인 걸까? 아니다. 가이와 버디가 말한 것처럼 남들이 볼품없는 가짜라고 말해도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은 항상 진짜고,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다른 이들이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나아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존재다. 누군가가 시킨 대로, 정해 진대로만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 언제든 내 길을 선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게 바로 우리다. 누구나 가고 싶은 길로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 가이는 이 모든 메시지를 담고 있는 프리 시티의 히어로다.
앙투안이 밀리와 키스에게 프리 시티를 넘기고, 프리 시티의 NPC들은 두 사람이 새로 만든 ’프리 라이프‘ 속에서 살게 된다. 경쟁과 폭력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계에서 NPC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조화롭게 살아간다. 프리 시티를 통해 파괴와 경쟁을 즐기던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레 프리 라이프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지막 작전을 앞두고 NPC들과 밀리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가이가 밀리에게 묻는다. 현실에서 시체를 보거나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냐고. 밀리는 거의 없다고 답한다. 가이가 다시 묻는다. 총기 사고는 얼마나 발생하냐고. 밀리는 사실 현실에서도 그건 꽤 큰 문제라고 답한다.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게임 프리 시티는 현실과 어느 정도 맞닿아있는 게임이다. 정도나 빈도가 높을 뿐이지 경쟁, 폭력, 악이 존재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게임 속 자극과 현실에 지친 사람들은 가이를 보고 깨닫는다. 우리가 얼마나 생각 없이 주변을 헤치고 무시해왔는지. 얼마나 오래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잊고 살았는지. 그리고 이 세계에 필요한 진정한 히어로는 어떤 모습인지. 이에 대한 정답을 찾은 플레이어들은 NPC들이 자유로운 삶을 꾸려가는 프리 라이프를 보며 위로와 편안함을 얻게 된다. 우리의 세계도 프리 시티보단 프리 라이프에 가까우면 좋을 텐데, 아직 멀었겠지.
“난 당신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예요.”
프리 라이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지금껏 프리 시티와 가이에 대해 실컷 이야기했으니 이젠 밀리와 키스의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가이는 모로토프 걸(밀리)을 만난 후 선글라스를 쓰고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물건들을 본다. 그리고 그 순간, 친절한 은행원이라는 덮개 밑에 가려져있던 ’짝사랑 남‘의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키스가 가이에게 심어놓은 그 알고리즘은 밀리를 지켜주기도 하고, 그녀와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며 관계를 끈끈하게 발전시킨다.
키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밀리의 조각들을 게임 속 세계에 심어놓는다. 밀리가 좋아하는 풍선껌 아이스크림과 그녀의 좋은 추억이 담긴 그네, 밀리의 취향대로 맞춰 타는 크림과 설탕 두 스푼이 들어간 커피. 그리고 밀리가 좋아하는 파란 셔츠의 남자. 가이는 알고리즘에 의해 밀리에게 끌리게 되고 밀리는 자신과 잘 맞는 남자 가이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프리 가이>에서 현실과 게임 세계를 오가는 건 밀리가 유일하다. 키스는 게임 속에 들어가지 않는 대신 현실에서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자신이 만들어둔 가이라는 짝사랑 남을 통해 게임 속 모로토프걸(밀리)을 돕는다. 이 게임의 중심을 바치고, 게임 속 세계를 구할 수 있었던 건 게임을 향한 두 사람의 사랑과 밀리를 향한 키스와 가이의 사랑이 가진 힘의 역할이 꽤 크지 않았을까.
‘플레이어들에게만’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가 주어진 도시 프리 시티는 일부 사람들만 자유를 느끼며 살아가는 장소였다. 가이와 키스, 밀리는 프리 시티 너머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냈고 게임은 ‘프리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새로 탄생한다. 누구도 타인을 조종하지 못하며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발전하는 평화로운 세상. 밀리와 키스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세상이 이제 완성됐다.
내가 이 삶의 주인공이 아닌 것 같다고, 내 앞에 펼쳐진 바다를 건널 수 없다고 느껴질 때, 내가 나를 정의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있을 때 <프리 가이>를 한 번 더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이렇게 기분 좋아지는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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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주 씨네 뉴스는 국내외 다양한 소식으로 알차게 준비 해 보았는데요!
그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11월 <오징어 게임> 리얼리티 쇼 공개
ⓒ넷플릭스
오는 11월 영국에서 제작된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 >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오징어 게임’ 속 서바이벌 게임을 현실로 구현해 456명의 참가자가 상금을 두고 벌이는 생존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이며
11월 10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될 것으로 공식 날짜는 미정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 는 제작 준비 과정에 있으며 공개일은 미정입니다.
▶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 2> 디즈니+ 6월 14일 공개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재석 & 이광수 & 권유리의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 2>가 6월 14일 공개됩니다.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 2>는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재난 속 더 리얼하고 강력해진 극강의 8개 재난 시뮬레이션에서 다시 뭉친 ‘수.유.리’ 인류대표 3인방의 상상 초월 생존기를 그린 리얼 존버라이어티로 오는 6월 14일 디즈니+에서 전격 공개될 예정입니다.
▶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6월 30일 공개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새 시리즈 ‘셀러브리티’가 오는 6월 30일 공개를 확정했습니다.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박규영, 이청아, 강민혁, 이동건, 전효성 출연, 6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 메가박스 6월 클래식 라이브 여름음악회 진행
ⓒ메가박스
메가박스의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세계 3대 교향악단에 속하는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클래식 공연을 중계 상영합니다. 올해 빈 필하모닉 여름음악회는 6월 9일, 베를린 필하모닉 발트뷔네 콘서트는 25일 전 세계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중계 상영하며 국내에서는 특별관 돌비 시네마, MX 상영관을 포함한 메가박스 23개 지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및 예매는 메가박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바랍니다.
▶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6월 29일 개막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 산업프로그램(B.I.G)의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 프로젝트 마켓 선정작 18개국 29편을 31일 발표가 했습니다. BIFAN은 6월 29일부터 7월9일까지 부천시청·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등과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wavve)에서 만날 수 있으며 B.I.G NAFF 프로젝트 마켓은 6월30부터 7월3일까지 4일간 온·오프라인 개최됩니다.
▶ <아바타: 물의 길> 디즈니+ 6월 7일 공개
2022년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6월 7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됩니다.
팬데믹 이후 외화로서는 첫 천만 관객 돌파, 국내 전체 개봉작 중 역대 매출액 2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역대 박스오피스 TOP3에 진입하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아바타' 시리즈는 5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시즌3는 2024년 12월 개봉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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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추후 더 유익한 소식으로 찾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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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내가 쓸모 있나요?
HOLY
Belgium/Netherlands/Luxembourg/France /2023/102min
핀 트로흐 Fien TROCH /월드 시네마
2023년. OTT 시장을 뒤흔든 작품이 있다. 바로 디즈니플러의 <무빙>이다. '무빙앓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무빙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누구나 한번쯤 해본 상상의 능력이 우리의 이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접근성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바로 초능력자의 삶에서 하루 아침에 평범한 공무원이 된 남편에게 아내가 한 말.
"넌 나의 쓸모야"
영화 <HOLY>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십대소녀의 이야기다. 우리 곁에서 어디서든 볼수 있는 십대 소녀 홀리. 어느날 불길한 마음이 가득하여 학교에 가지 않는데, 이는 그날 하교에서 일어난 큰 화재로부터 그녀를 구해준다. 이러한 예지력이 있지만 학교에서는 마녀라고 취급당하고,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남자친구와 언니만이 유일한 대화상대이다. 그런 홀리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선생님은 홀리를 자원봉사활동을 할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거기서 홀리는 다른 사람을 만지기만 해도 그들의 아픔을 회복시켜주고, 슬픔을 경감키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제나 배경이나 엑스트라 같은 삶을 살던 홀리. 놀라운 능력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홀리를 찾게 되고 그 혼돈의 시간속에서 홀리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영화의 서사는 어느덧 찾아온 가을처럼 스며들게 만든다. 이미 <썸원 엘스 해피니스><2005>를 통해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감독의 핀 트로흐는 섬세한 십대의 감성과 함께 누군가에게 주어진 능력이 축복이되기도 하고 저주가 되기한 상황을 잘 그려나가고 있다. 특별히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여 주인공으로 열연한 배우 카탈리나 게라츠의 연기는 현실과 영화의 세계를 혼돈시킬만큼 몰입하게 만든다.
감독은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단어를 던지고 싶었다고 영화전 인터뷰영상에서 언급한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위로는 상대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겼을 때만 가능한것을 이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커다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타자가 아닌 사물화 시키는 모습은 결국 인격을 말살 시켜버린다는 경고 또한 우리에게 하고 있다.
가을이 오는 이 계절에 <홀리>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내가 당신에게 필요할까요? 그렇다면 천천히 나의 손을 잡아보시겠어요?"
어쩌면 영화 <홀리> 는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쓸모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답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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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티 토르와 다시 돌아온 토르! 마블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Rabbitgumi 입니다!
토르의 새로운 단독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번에 4번째 토르 단독 영화인데요.
1편과 2편에서 아쉬움이 가득한 평가를 받았던 시리즈지만,
3편에서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이 연출하면서 재치 넘치는 영화로 재탄생했죠.
4편도 같은 감독이 연출해서 그 분위기는 유지됩니다.
그럼 과연 이게 효과적으로 마블에 안착했을까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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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자단의 마지막 여정 엽문4 :더 파이널 [영화리뷰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엽문4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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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운드 오브 데스> 30초 예고편
실험적인 음악과 소리를 연구하는 알렉시스.
폭력의 소리를 수집하는 그녀는 끊임없이 목마름을 느낀다.
어느 날, 행인의 우연한 죽음을 목격한 그녀,
죽음의 소리만이 자신의 쾌감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후 죽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한 살육을 시작한다.
노숙자, 레코드 샵 오너, 하프 연주자…
알렉시스는 죽음의 비트를 찍어 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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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코만도> 메인 예고편
작전 중 사고로 민간인을 쏜
마약단속국의 특수요원 ‘제임스’는 PTSD에 시달린다.
그런 그의 집에 특수부대 출신의 범죄자
‘조니’ 일당이 몰래 숨겨놓은 돈을 찾기 위해 찾아온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제임스’와 아내는 집을 비우고,
남은 두 딸이 그들의 인질이 되어버린다.
모두가 위험에 빠진 순간, ‘제임스’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총을 장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