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9-30 15:31:25
9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한국인 애니메이터 참여한 <와일드 로봇> 북미 1위
드림웍스 30주년 기념작 <와일드 로봇>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작품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피터 브라운의 아동 문학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으로,
로봇과 동물들이 자연 속에서 펼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립니다.
특히, 한국인 1호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해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작품의 뛰어난 영상미와 그림체, 주연 캐릭터들의 연기, 감동적인 사운드트랙이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베테랑2>이 640만 명을 돌파했으나, 흥행세가 크게 꺾여
1000만 관객 돌파가 쉽지 않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어 주말 관객수 12만 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 ONE>이 2위, 재개봉을 한 <비긴어게인>이 3위에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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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파더> "미친 연기에 걸맞는 놀라운 연출!" 뜨거운 관객 호평
인생의 단 한번의 1승을 위해 달리는 영화 <1승>
4개월간의 대장정 마치고 크랭크업!
영화 <1승>이 4개월간의 촬영을 마무리하고 지난 2월 25일 (목) 크랭크업하였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와 충무로 멀티플레이어 신연식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1승>이 지난 2월 25일 전격 크랭크업하였다. <1승>은 인생에서 단 한번의 성공도 맛본 적 없는 배구 감독이 단 한번의 1승만 하면 되는 여자배구단을 만나면서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이다.
<동주>로 유수의 각본상을 휩쓴 작가이자 <페어러브>, <조류인간>, <러시안소설>, <배우는 배우다>, 등의 작품을 쓰고 연출하며 탄탄한 필력과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고,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것은 물론 <기생충>으로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세계를 빛낸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1승>은 인생의 단 한번 1승을 위해 달려가는 여자배구단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그리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다양한 캐릭터를 특유의 개성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탄탄한 연기를 선보여온 대세 배우 박정민이 <동주>에 이어 다시 한번 신연식 감독과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박명훈, 장윤주, 이민지 등 다채로운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이들의 완벽한 연기 앙상블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망해가는 어린이 배구 교실을 운영하다가 해체 직전의 여자배구단 감독으로 발탁된 '김우진' 역의 송강호는 "새롭고 신선하고 영화적인 재미가 풍부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쁘다. 신연식 감독과 배우들을 비롯해 <1승>을 위해 헌신해준 배구인들까지 그동안 영화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촬영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재벌 2세이자 '김우진'을 감독으로 발탁한 배구단의 구단주 '강정원' 역을 맡아 송강호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좋은 배우들과 스탭들이 모여 유쾌하고 훌륭한 영화가 탄생한 것 같다. 찍는 동안 너무 행복했고 하루 빨리 극장에서 만나고 싶다"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송강호와 대세 배우 박정민, 독창적인 씨네아티스트 신연식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1승>은 후반 작업 이후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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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중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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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현재를 살면서 과거에 대한 생각도 떠올리지만 미래의 모습도 떠올린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상상하며 현재 아직 벌어지지 않은 무수한 가능성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그 이미지 안에는 긍정적인 모습도 있고, 부정적인 모습도 있다. 그런 단편적인 미래에 대한 이미지들은 계속 머릿속에 수시로 떠오르며 미래로 걸어가는 길에 영향을 준다. 그렇게 무수한 생각을 하다 보면 그 이미지들은 무의식에 묻히고 때론 꿈의 형태로 형상화된다,
그 무의식, 깊은 곳에 저장된 미래의 모습은 조금씩 현실이 되어 간다. 실제로 자신이 꿈꾸던 미래의 모습과는 다를 수도 있고 또 같은 방향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 속에서 미래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고 해도 그것이 현재 실현이 되기까지는 그저 상상 속의 미래일 뿐이다. 사실 상상 속의 미래가 실현되기 전까지는 미래로 한 발짝 나아가기까지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한다. 미래의 모습이 현재가 되었을 때,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는 다시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여전히 존재한다.
미래에 대한 환영을 보고 고뇌하는 폴과 그 가문의 이야기, <듄>
영화 <듄>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고뇌하는 폴(티모시 샬라메)과 그가 속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이야기를 담는다. 1960년대 후반에 프랭크 허버트가 출간한 소설 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듄>은 폴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방대한 서사의 시작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영화의 초반은 폴이 꾸는 꿈으로 시작한다. 누군가의 독백으로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그 이후의 전개를 보고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그 배경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폴은 매일 밤 꿈을 꾼다. 미래의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죽는 모습이나 누군가와 싸우는 모습이 계속 그를 괴롭힌다. 그의 어머니인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는 특별한 목소리로 상대방을 조정할 수 있는 베네 게세리트라는 조직의 사람이다. 그가 가진 능력은 아들인 폴에게까지 유전되어 전달되었고, 그것이 아직 완전히 발현되지는 않았지만 폴은 그 능력을 쓰는 방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그가 꾸는 꿈은 어쩌면 제시카에게 물려받은 능력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환영은 베네 게세리트의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으로 그만이 보는 환영이다.
폴의 아버지인 레토 아트레이드(오스카 아이작)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잘 이끌면서 좋은 리더로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우주 황제의 명에 잘 따르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하코넨 가문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어느 날 황제의 명령으로 하코넨이 통치하고 있던 아라키스라는 행성을 관리하게 된다. 우주여행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질인 스파이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역 특성상 광물로 인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요한 물질 스파이스 채집도 레토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된다.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행성에 살고 있는 원주민 프레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황제의 명을 제대로 따라야 하는 레토의 임무는 꽤 어렵게만 느껴진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몰락과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폴
이번 <듄>에서 집중하는 건, 몰락해가는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그 상황을 견디며 앞으로 향하는 폴의 모습이다. 그가 보는 환영이나 꿈은 미래에 그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는 이미지들이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폴이 환영을 볼 때 그의 모습은 두려움 속에 있다. 환영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고 특히 스파이스가 많은 지역에서 더욱 심해지는 환영을 폴은 극도로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영화 속에서 폴은 아라키스의 원주민들인 프레멘들에게 리산 알가입이라는 메시아로 인식된다. 하지만 프레멘 쪽 인물인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나 카인즈 박사(샤론 던컨-브루스터) 같은 인물들의 반응이나 말을 통해서 관객들은 프레멘들 사이에서도 폴이 진정한 메시아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폴 자신도 그가 메시아 같은 대단한 존재일 거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즉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은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폴이 가진 능력은 대단하지 않아 보인다. 개인 전투 능력은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군인인 거니(조슈 브롤린)나 던컨(제이슨 모모아)에 비해 떨어지고 상대방을 조정하는 목소리는 레이디 제시카에 비해서 떨어진다. 또한 정치적인 역량도 아버지인 레토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아직 폴은 어리다. 그래서 그가 가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데, 바꿔 말하면 그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영화 <듄>에서 중요한 건, 바로 폴이 가진 가능성이다.
폴이 가진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보면 별 볼 일 없어 보인다. 그가 보는 환영과 꿈에서도 그는 대단한 능력을 보지 않는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자신이 종교전쟁을 지휘하는 지도자로 등장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들이 꽤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하코넨 남작(스텔란 스카스가드)의 공격을 받고 완전히 몰락의 길을 간다. 충분히 부정적인 방향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폴은 자신을 돕는 사람들과 함께 한 줄기 빛이 있는 희망을 찾기 위한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미지와 상황들이 겹쳐지지만 폴은 자신이 가는 길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 만의 결정을 해나간다.
두려움을 헤치고 미래로 한 발씩 걸어가는 폴
영화 중간중간 폴이 보았던 미래에 대한 환영과 이미지는 영화 후반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알고 있던 이미지와 다르게 이루어진 것도 있다. 결국 아무리 자신에게 미래의 환영들이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영화는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이후의 모든 여정과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폴 스스로 경험하면서 결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후반 등장하는 프레맨 챠니(젠다야 콜먼)는 폴의 환영 속의 존재이자 현재를 같이 만들어가야 할 운명의 동반자다. 이번 1편에서의 비중은 많지 않지만 영화의 후속 편이 이어진다면 꽤 중요한 캐릭터로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영화에 등장하는 리더 레토의 모습은 굉장히 위엄 있고 결단력을 보이는 등 좋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를 보좌하고 있는 던컨이나 거니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는 그들이 가진 리더에 대한 충성이 깊이 느껴진다. 이렇게 단단하고 신뢰로 가득한 조직이 다른 집단에 의해 무너지는 모습은 스펙터클한 영상에 담겨 있지만 무자비한 공격으로 인한 상실감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좋은 아버지 이기도 한 레토의 최후 모습은 폴이 가지게 될 짐을 관객에게 전달하며 추후 이어질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복수를 기대하게 만든다. 또한 폴의 성장과 함께 그가 걸어가게 될 메시아로서의 길도 궁금하게 한다.
스파이스라는 귀중한 광물이 가득한 아라키스는 척박한 땅이다. 그곳의 원주민인 프레맨들은 원래 그들이 살던 땅을 외부 존재에게 착취당하는 집단이 되고 만다. 마치 아프리카가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화되었던 것처럼 외부 존재에 의해 그들의 땅의 귀중한 것을 빼앗기고 이용당한다. 그 땅에 묻힌 광물들을 현지인들을 이용해 캐나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망령을 이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곳에 새롭게 들어가게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최대한 그들을 존중하며 새롭게 관계를 형성하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더 깊숙이 감추고 만다. 그들이 그토록 기다리는 메시아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통합으로 갈 수 있게 만드는 존재이겠지만 그들 앞에 아직 그 존재는 등장하지 않았다.
영화 <듄>은 원작 소설 1권의 반 정도를 화면으로 옮겼다. 워낙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원작을 영상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은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고 깊은 이야기를 다 풀어낸다. 무엇보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화면과 한스 짐머가 만들어낸 웅장한 음악은 이 스페이스 오페라에 경외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이야기 안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다. 거대한 우주함선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그리고 그 모래 속을 기어 다니는 거대한 모래 벌레는 그것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영상과 사운드가 좋은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다면 가능하면 좋은 시설의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장중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탄생
영화에서 폴 역을 연기하는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띈다. 가문의 대를 이을 후계자이지만 아직 다 성숙하지 않은 그는 자신과 가문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뇌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리여리한 몸이지만 점점 날카로워지는 폴은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로 더욱 실감 나게 담겼다. 이 영화가 가지게 된 신비하고 압도적인 감정은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레토를 연기한 오스카 아이작, 레이디 제시카를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을 비롯하여 조쉬 브롤린,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의 여러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도 이 영화에 강력한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듄>의 흥행이 완전한 실패가 아니라면 현재 계획된 것과 같이 무난히 속편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한 편에 <듄>이 가진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황제의 음모, 베네 게세리트의 활동, 아라키스와 폴의 모습 등 아직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향후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듄>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앞으로 만들어질 아라키스에서의 다음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될 것 같다. 훌륭하게 만들어진 이 스페이스 오페라의 후속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관객들은 기꺼이 아라키스의 한복판으로 몸을 던질 것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듄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rUTKIa-P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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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구원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x 티모시 샬라메의 재결합“보통의 삶, 보통의 가족, 보통의 존재. 보통의 것이 불가능한 누군가에게. 당신과 비슷한 타인이 존재한다고, 그래서 서로가 이어져있을거라고. 그렇게 상처를 보듬고 사랑할 수 있을거라고, 영화는 말한다.
‘카니발리즘(식인)’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코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보여주기 위한 호러영화가 아니다. 사회 밖으로 내몰려 그 주변을 맴돌아야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메타포일 뿐.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인물들이 가진 아픔의 한 구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애썼다. 어디에 상처가 났는지, 그 상처는 얼마나 깊은지. 어떻게 해야 아물 수 있는지. 결국,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하나가 되어 서로를 구원하는 수밖에 없다고.
(좌)테일러 러셀_매런과 (우)티모시 샬라메_리
삶의 경계선에 서있는 이들, 사회 속에서 이방인의 위치에 서있는 이들의 삶이란. 그것은 때로는 고독하며, 때로는 온전하지 못하다. 소중한 감정들을 짓눌러야 하고, 아픈 마음을 타인에게 쉬이 내비칠 수 없다.
영화는 식인을 하는 18세 소녀 매런(테일러 러셀)의 성장을 그린다. 엄마는 매런을 떠난 지 오래고, 언제나 그녀 곁을 지켜줄 것이라 생각했던 아버지마저 그녀를 떠나 결국 매런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매런은 자신과 같은 식인 성향을 가진 리(티모시 샬라메)를 만난다. 왜 나랑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냐는 매런의 말에, 네가 착한 사람 같아서,라며 화답한 리. 그렇게 리는 매런의 인생길에 동승하게 된다.
힘든 삶을 살아온 매런과 리가 마침내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이마를 마주댄 채 주고받던 말들이 참 애틋했다.
"You don't think I'm a bad person?" - 리
넌 내가 나쁘다고 생각 안 해?
"All I think is that I love you." - 매런
널 사랑한다는 생각뿐이야.나의 결핍이 타인의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매런이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고 난 뒤에 리를 떠나려 했던 것처럼, 리가 사랑하는 동생 케일라 옆에 언제나 함께 있어줄 수 없었던 것처럼. 결국엔 각기 다른 모양의 결핍들이 연결되어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신 역시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여동생 케일라를 끔찍이도 아꼈던 리. 너무나도 소중한 그녀에게, 리는 보통의 사랑을 내어줄 수 없다. 자신의 아픔이, 자신의 이야기가, 케일라에게 큰 상처가 될까봐 두려워서. 짓궂은 말들만 내뱉고, 전부를 터놓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음을 삼킬 수밖에 없다. 공중전화부스에서 케일라의 목소리를 들으며 울먹이던 리의 마음이 너무나 연약해보였다.
저기 저 멀리, 언덕 위에 앉아있는 매런과 리를 보며 둘의 행복을 빌었다. 오직 둘만이 존재하는 그곳이 참 평화로워보였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곳. 나와 닮은 상처와 결핍을 가진 너를 껴안은 채 위로받을 수 있는 곳. 아픔을 묻어두며 살아온 리는 매런에게 자신의 삶을 고백한다. ‘나’라는 존재가 거부당하는 가혹한 세상 속에서, 그렇게 각자가 가지고 있던 빈자리는 서로의 존재 덕에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다.
강렬하고 아름다웠던 마지막 장면이 아직까지도 오랜 여운으로 남아있다.
Eat me please, bones and all. -리
영화의 제목은, 종반부에서 리의 말로 귀결된다. 뼈까지 전부 먹어달라는 리.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너 안에 영원히 존재하고 싶다고.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사랑하자고. 너에게 내 전부를 주고 싶다고. 그의 애원은 이렇게나 사랑으로 가득하다. 매런을 향한 리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 갖고 있는 마음의 크기만큼 줄 수 없는 사랑은 서럽고 또 서럽다.
2022 부산국제영화제_ 본즈 앤 올
정식 개봉 전, 202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난 영화. 상영관을 나오면서부터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영화라는 예술의 힘을 빌려, 사회 속 한 개인의 삶과 아픔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들의, 그 둘의 사랑이 더 이상은 아프지 않길.
이 영화 역시 오랫동안 보내주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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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
아주담담 & 짧은 영화, 긴 수다는 다양한 작품과 게스트들이 하나의 주제 하에 모여 활발하게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10월 7일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 6층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2에 참여하여 영화를 더욱 깊이 들여보는 시간을 가졌다.
<홍이>, <파동>, <3학년 2학기>, 이 세 작품의 감독 황슬기, 이한주, 이란희, 배우 변중희, 박가영이 함께했다.
<홍이> 황슬기 감독, 변중희 배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한 10월 2일부터 계속 머물고 있다는 황슬기 감독은 틈틈이 영화도 챙겨보고 이번에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할만한작품으로는 박송열 감독의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를 추천했다.
영화를 소개하기를 홍이는 30대 후반 경제난에 시달리는 한 여자가 자신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요양원에 있는 엄마를 데려오면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이며,
제가 어떤 겪었던 경험담과 그런 걸 듣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쓰고 영화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황슬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홍이>. 이번 작품을 제작할 때를 되돌아보면 즐거운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함께 만드는 영화를 함께 만드는 동료의 소중함을 정말 많이 느꼈다고 한다.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첫 장면을 찍으면서 스태프들이랑 얘기하고
각자가 일을 나누어서 더 얼마만큼 마음을 쓰고 신경을 쏟느냐를 같이 나누는 작업이 영화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희 배우는 홍이 엄마로서 딸이 듣는 엄마의 목소리 그리고 딸이 살짝 보는 엄마의 표정이 엄마의 다가 아니라는 것과
모성에 대한 것들을 표현하는 방법이 반어법적으로 나오는데,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며 그 마음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황슬기 감독은 홍이에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미워할 수도 없고 더 사랑할 수도 없는 모습인데,
화학 작용을 내는 게 저 영화에 잘 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10월 9일 10시에 마지막으로 상영하는데 그 모습들을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파동> - 이한주 감독, 박가영 배우늘 배우로 영화제를 참가했던 이한주 감독이 <파동>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그의 첫 연출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물결 파에 겨울 동을 써 파동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서울에서 철도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문영이라는 인물이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면서 기억을 쫓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상호라는 인물이 문영의 고향을 내려가게 되면서 두 가지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씩 교집합을 만들어내고 있는 영화라고 전했다.
<파동>은 의도적으로 파편적이고 불친절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이러한 장르를 선호한다는 이한주 감독은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며,이미지로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자신에게는 인상 깊었기에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으며 파동에서 그런 부분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이한주 감독과 여러 작품을 같이 했다는 박가영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의 창작에 대해서 많은 소통을 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같이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장편으로 써져 있는 글들이 자신이 좋아했던 어떤 시기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박가영 배우는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로 풍경을 꼽았다. 전북 남원의 지리산 쪽에 있는 작은 동네에서 촬영을 했다는 <파동>.사라져가는 동네를 추억할 수 있고, 누군가들이 떠오를 수 있는 공간, 쓸쓸하지만 그럼에도 존경할 수 있는 것들,
그런 풍경들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한 흔적들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 그 풍경들을 인물이 나오지 않은 순간에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이한주 감독은 넓은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봐 달라 청했다.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복잡하고 힘든 영화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3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이룬다.
영화를 볼 때, 각기 다른 세 명의 인물들을 통해 개인의 어떤 시절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을 꼭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유이하 배우, 김성국 배우첫 장편 영화 <휴가>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이란희 감독은 두번째 장편영화 <3학년 2학기>로 다시 부산을 찾았다.늘 청소년 노동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란희 감독은 뉴스에 현장 실습생들 사고 소식을 듣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연히 첫번째 장편 영화 <휴가>를 통해 만난 현장 실습 하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부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두번째 장편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김성국 배우는 <3학년 2학기>는 실습생들의 성장과정을 많이 보여주는 영화라고 한다.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행동하는 부분이 재미있는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유이하 배우는 결말을 다 알면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보며 "한 번만" "한 번만" 하며 응원하게 되는데, 자신과 같은 지점에서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이 했던 말들을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란희 감독은 현장 실습생 사고 소식은 보통 뉴스로 접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실습을 같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직업계 고등학생들에 대해 글자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학생들로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상영시간표]
<홍이>
10/6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1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9 10:0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파동>
10/6 12: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7 09: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0/8 15: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3학년 2학기>
10/6 16: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8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9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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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탄신일 연휴에 관람하기 좋은 세대별 취향 저격 영화 세 편!
가정의 달 5월이 벌써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벌써 마지막 연휴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석가탄신일을 시작으로 주말까지 대작들의 개봉하면서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이번 연휴에 보기 좋은 세대별 취향저격 영화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패밀리에게 감동을!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먼저 도라에몽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3D CG로 더욱 업그레이되어 돌아온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는 할머니의 소원을 위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도라에몽과 진구의 시공초월 타임슬립 어드벤처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은 인기 에피소드 3가지를 각색한 것으로 더욱 탄탄하고 풍성한 스토리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할머니의 추억], 진구가 태어난 날로 돌아가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내가 태어난 날], 어린 시절 향수를 그리워하는 [45년 후]까지 레전드로 손꼽히는 에피소드가 모두 담겨 부모님과 할머니를 떠올리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예정입니다.
2. 2030에게 짜릿한 액션을!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가장 가까웠던 제이콥이 사이퍼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리자 도미닉과 패밀리들이 컴백해 상상 그 이상의 작전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전 세계에서 5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린 <분노의 질주>는 벌써 9번째 시리즈이자 20주년을 맞아 역대급 액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어 2030 청년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특히 압도적인 장르적 쾌감과 짜릿한 액션 스릴을 전할 것으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빈 디젤을 필두로 저신틴 린 감독과 오리지널 패밀리들이 화려하게 컴백하고, 여기에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류스터 등 막강한 여성 캐릭터들의 조합과 한국계 배우 성강의 합류까지 더해져 압도적인 팀워크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3. 3040에게 추억의 로코를! <브리짓 존스의 일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바이블로 불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입니다. 개봉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서른두살 브리짓이 서로 정반대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마크와 다니엘 사이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의 전성기 시절을 만나볼 수 있어 이 시절을 추억하는 3040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코미디의 명가로 불리는 영국 제작사 '워킹 타이틀'과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각본가 리차드 커티스의 합작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특히 주인공 '브리짓' 역의 르네 젤위거는 영국 여성들의 워너비 캐릭터 1위에 선정될 만큼 미워할 수 없는 러블리한 매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으며, 모두가 꿈꾸는 이상형 콜린 퍼스와 휴 그랜트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그녀는 보는 것만으로도 달달한 대리 설렘을 전해줄 예정입니다.
가정의 달 5월, 극장가는 전 연령의 가족 관객 모두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석가탄신일 연휴에 무엇을 할 지 고민되신다면, 오늘 소개해 드린 세 편의 영화들을 관람 리스트에 추가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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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변화시키는 사람의 마음, 그리고 세상!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다” <디베르티멘토>는 알제리 태생 이민자 여성, 프랑스 교외 지역 출신, 여성혐오라는 편견을 깨고 지휘자라는 꿈을 이룬 마에스트라 자히아 지우아니의 이야기이다. 여성으로서 마에스트라가 되는 힘겨운 과정을 그린 작품이지만, 음악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영향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들이 사는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클래식이 가진 격식, 이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편견 등 보이지 않는 벽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디베르티멘토 선율은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디베르티멘토: 기악 모음곡의 일종. 악장의 개수가 다양하고, 악기 편성의 형태가 각양각색이다. 디베르티멘토를 남긴 가장 유명한 인물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이다.
1995년 파리 교외 도시인 팡탱에 사는 알제리 이민자 출신 자히아(울라야 아마라)는 지휘자의 꿈을 꾸는 17세 소녀다. 어렸을 적 우연히 TV에서 본 라벨의 ‘볼레로’ 연주 공연을 보고 클래식에 발을 들여놓은 것. 쌍둥이 동생과 함께 파리 시내 명문 음악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그녀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동급생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출신과 배경,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세르주 첼리비다케(닐스 아르스트럽)의 눈에 들어 그의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디베르티멘토라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시작한다.
<디베르티멘토>는 알제리 국립 오케스트라 시작으로 유수의 오케스트라 객원 및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인 자히아 지우아니가 그 꿈을 시작한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여성 지휘자는 전 세계적으로 6%, 프랑스에서는 4%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으로서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영화의 배경이 1995년에는 그 강도가 더 심한데, 감독은 초반, 이 꿈 많은 소녀가 출신, 지역, 성의 장벽에 부딪혀 나가는 모습을 진득하게 보여준다.
파리 시내 명문 음악 고등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클래식 가문의 자재들. 이들은 교내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지휘자로 선 자히아의 말에 비아냥거리고, 연습에도 빠진다. 게다가 학교 초청 강연을 온 세르주 첼리비다케 또한 자히아가 지휘를 한다고 했을 때 여성은 지휘봉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히아는 이런 편견에 하나씩 맞서 나가면서 자신을 적대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그 방법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7살 때 우연히 TV를 통해 본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공연, 그때 마주했던 ‘볼레로’의 향연을 잊지 못하는 그녀는 밤낮없이 연습한다. 단순히 악보를 외우고, 음악을 듣고, 지휘를 시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곡가의 의도를 고민하고 단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등 지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이런 노력으로 인해 최고의 마에스트라가 탄생했다는 여성 성장 서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자히아는 클래식 음악과 지휘를 공부하면서 과연 자신이 하는 음악은 누구를 위한 음악이며, 나만의 개성이 투영된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다. 그리고 그 음악이 자신처럼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에 잠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디베르티멘토’라는 특별한 오케스트라다. 바쁜 와중에도 동생과 함께 보육원에서 음악 봉사를 한 그녀는 음악이 전하는 행복을 더 널리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후, 특별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평등하게 명곡을 즐길 자격이 있다는 신념으로 출신, 성별, 인종을 불문한 친구들을 모아 만든 이 오케스트라는 편견이란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의 뜻을 모아 만든 오케스트라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팡탱 시의 도움을 받아야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장과 독대한 자히아는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말을 한다. 결국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바꾸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리를 얘기한 것. 이후 실제로 팡탱 시는 디베르티멘토에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결은 다르지만 <나의 올드 오크>처럼 이 작품 또한 이민자와 난민 문제 등 첨예한 대립을 세우는 현 유럽 사회에 따뜻한 경종을 울린다. 이런 주제의식을 강조하듯 영화에서는 라벨의 ‘볼레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생상스의 ‘바카날레 춤’ 등 타 문화의 개성과 장점을 가져와 멋진 클래식을 탄생시킨 작곡가들의 음악이 수를 놓는다.
<디베르티멘토>는 여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성 성장 영화와 그 궤를 달리하지 않는다. 심하게 변주를 가하거나 편곡하지 않고 정석대로 서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가진 개성이나 특별함이 묻어나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마음에 와닿는 건 실제 이야기가 허구보다 강력한 힘을 지닌다고 믿은 감독과 음악을 위한 삶이 아닌, 삶을 위한 음악을 하려는 한 자히아의 뚝심이다. 자신이 음악으로 소중한 꿈을 꾸고 희망을 염원했던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 똑같은 감정을 전하고자 노력한 자히아의 모습은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박수를 보낼 정도. 인생의 나락에 빠졌을 때 음악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10분동안 이어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꼭 마주하길 바란다. 앵콜을 부르는 박수를 저절로 치는 자신을 만날 것이다.
덧붙이는 말
- 자히아 지우아니는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를 만든 이후, 디베르티멘토 아카데미를 설립해 매년 2만 명이 넘는 청년들에게 음악을 전파하고 있다.
- 아래 영상은 지난 2019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자히아 지우아니와 디베르티멘토 오케스타라의 연주 장면. 라벨의 '볼레로'가 연주된다. 즐감하시길! (05:20 부터 연주 시작!)
사진 제공: 찬란
평점: 3.0 /5.0
한줄평: 알고도 감동하는 클래식 음악처럼!
* 〈씨네랩〉 초청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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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홉스앤쇼"(2019) 제외- "분노의질주9" 정보
감독: 저스틴 린
제작: 저스틴 린, 빈 디젤, 닐 H. 모리츠,제프 커센바움, 조 로스, 클레이튼 타운센드, 사만다 빈센트
각본: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원안: 저스틴 린, 다니엘 케이시, 알프레도 보텔로
장르: 액션
출연: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루스터, 존 시나 등
음악: 브라이언 타일러
제작사: 원 레이스 필름스, 오리지널 필름, 로스/커센바움 필름스
배급사: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 대한민국 UPI 코리아
개봉일:미국 2021년 6월 25일, 대한민국 2021년 5월 19일
상영 시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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