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17 14:58:46
10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시리즈의 피날레! <베놈: 라스트 댄스> 개봉

2024년 최대 기대작이었던 <조커: 폴리 아 되>의 부진으로 또 다른 대형 영화인 <베놈: 라스트 댄스>의 성적은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북미 개봉 첫 주에 7천만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작인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9천만 달러와 시리즈의 첫 영화인 <베놈>의 8,020만 달러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기대 이하였던 <조커: 폴리 아 되>의 성적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7천만 달러의 개봉 성적이 유지된다면, <베놈: 라스트 댄스>는 2024년 두 번째로 높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코믹북 영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들의 각본을 쓴 켈리 마르셀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아 감독을 맡은 <베놈: 라스트 댄스>는 오는 10월 23일 국내 개봉 예정입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
Venom: The Last Dance

개요: 액션 | 미국 | 109분
감독: 켈리 마르셀
주연: 톰 하디, 치웨텔 에지오포, 주노 템플, 리스 이판
개봉: 2024.10.23.
배급: 소니 픽쳐스

줄거리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환상의 케미스트리의 에디 브록(톰 하디)과 그의 심비오트 베놈은 그들을 노리는 정체불명 존재의 추격을 피해 같이 도망을 다니게 된다. 한편 베놈의 창조자 ‘널’은 고향 행성에서부터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구를 침략하고 에디와 베놈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마지막 운명을 건 대서사의 클라이맥스 우리는 끝까지 함께한다!
마이펫의 컴백홈 어드벤처
Gracie and Pedro: Pets to the Rescue

개요: 애니메이션 | 캐나다 | 87분
감독: 케빈 도노반, 고트프리드 루트
주연: 빌 나이, 수잔 서랜든, 브룩 쉴즈, 알리시아 실버스톤
개봉: 2024.10.23.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품격 있는 강아지 ‘그레이시’와 장난기 많은 스트릿 출신 고양이 ‘페드로’가 공항 수화물 사고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 상상 이상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 와일드한 바깥세상에 던져진 그레이시와 페드로, 과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못 말리는 사고뭉치 콤비,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뭉쳐야만 한다! 멍X냥 크로스!
룸 넥스트 도어
The Room Next Door

개요: 드라마 | 미국 | 107분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주연: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개봉: 2024.10.23.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유명 작가인 ‘잉그리드’(줄리안 무어)는 오래전 잡지사에서 함께 일했던 절친한 친구 ‘마사’(틸다 스윈튼)가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찾아간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시간 동안의 안부를 묻고 서로가 처한 현재의 문제에 대해 진실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마사’는 ‘잉그리드’에게 중요한 순간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어프렌티스
The Apprentice

개요: 드라마 | 캐나다 | 122분
감독: 알리 아바시
주연: 세바스찬 스탠, 제레미 스트롱, 마리아 바카로바
개봉: 2024.10.23.
배급: ㈜누리픽쳐스

줄거리
세입자들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니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는 어느 날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변호하며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는 변호사 ‘로이 콘’을 만나게 된다. 성공을 향한 강한 야망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는 불법 수사와 협박, 사기, 선동으로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불리는 ‘로이 콘’을 스승으로 삼고 더욱 악랄한 괴물로 거듭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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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결말을 찾기 위한 정글 어드벤처
로스트 시티 (The Lost City, 2022)
“이야기의 결말을 찾기 위한 정글 어드벤처”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액션, 코미디, 멜로/로맨스, 모험
러닝타임 : 111분
감독 : 애덤 니, 아론 니
출연 :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브래드 피트
개인적인 평점 : 3/5
쿠키영상 : 1개 (엔딩 크레딧 초반)
로스트 시티 줄거리
전설의 트레저를 차지하기 위해 재벌 페어팩스(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유일한 단서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산드라 블록)를 납치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비지니스 관계로 사라진 그녀를 찾아야만 하는 책 커버모델 앨런(채닝 테이텀)은 의문의 파트너(브래드 피트)와 함께 위험한 섬에서 그녀를 구하고 무사히 탈출해야만 하는데… 적과 자연의 위험이 도사리는 일촉즉발 화산섬 대환장 케미의 그들이 생존하여 섬을 탈출할 수 있을까?
의자에 묶인 반짝이 우주복을 입은 산드라 블록과 열심히 수레를 미는 채닝 테이텀, 이들 뒤로 터지는 불꽃과 광기 어린 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그 옆으로 보이는 브래드 피트. 이 포스터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아 이건 재밌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 영화 <로스트 시티>
남편의 부재 후 일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와 책의 커버모델 ‘앨런’은 억지로 마무리 지은 모험 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북투어를 시작한다. 전설의 보물을 찾기 위해 눈이 돌아있던 재벌 ‘페어팩스’는 새로 나온 로레타의 소설에서 자신이 찾고 있던 보물의 단서를 발견하고 로레타를 납치해 섬으로 데려간다. 앨런은 로레타를 구하기 위해 의문의 파트너와 함께 섬으로 향하고, 두 사람은 페어팩스와 부하들의 손을 피해 섬을 탈출하기 위한 여정을 벌인다.
잃어버린 보물과 결말을 찾아서
<로스트 시티>의 주인공 로레타와 앨런은 목표를 찾아 달리다 나도 모르는 새 옆길로 빠져버린다. 그나마 앨런은 고민을 거쳐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도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알고 열심히 커버 모델 일을 하지만, 로레타는 의무감에 밀려 억지로 소설을 마무리짓는다. 소설에 대한 작은 애정도 남지 않은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소설은 당연하게도 매가리가 없다. 무기력증에 빠진 로레타는 페어팩스의 손에 끌려온 섬에서 자신의 소설과 똑같은 전설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새로운 결말을 찾기 위해 페어팩스의 단서에 손을 댄다.
이 모험은 페어팩스가 말한 고대의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자 로레타가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모험 소설의 진짜 결말과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모험인 온갖 위험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지만 두 사람은 함께 고난을 거치며 달달한 결말을 찾아간다.
아쉬웠던 정글 어드벤처
정글 어드벤처, 보물 찾기라는 컨셉을 보면 최근에 개봉했던 <언차티드>가 생각나기도 하고, 작년에 개봉했던 <정글 크루즈>가 생각나기도 한다. 보물 찾기는 <언차티드>와 모험 중에 피어나는 두 사람의 사랑은 <정글 크루즈>와 닮았다. 두 작품을 적절하게 섞은 듯,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로스트 시티>는 소재가 보장하는 기본 재미는 챙겼으나, 훌륭한 배우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운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제일 기대했던 캐릭터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악역 페어팩스와 브래드 피트의 파트너 역할이었는데 페어팩스의 매력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고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의문의 파트너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오히려 그가 빠지는 순간 분위기가 팍 식어버리는 느낌이었달까.
주연을 맡은 산드라 블록은 여전히 아름답고, 채닝 테이텀은 푼수 같은 커버 모델 앨런을 귀엽게 소화했지만 이 캐릭터들만으론 채울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영화의 자막이다. 물론 번역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알지만, 가끔은 물음표를 떠올리게 하는 애매한 줄임말 같은것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단어들 때문에 당장 웃음이 나야 할 장면에 웃음이 아닌 “이게 뭐야?”하는 말이 먼저 나왔다.
가볍게 보긴 좋지만, 꼭 극장에서 볼 이유는…
매력이 넘치는 배우들과 그들의 환장하는 케미를 중점으로 밀고 나가는 이 영화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ㅎㅎ..ㅎ” 이상의 큰 웃음을 유발하기엔 모자란 느낌이 있다. 그래도 초중반부까지는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재미가 있는데 중반부 이상을 넘어가면 어느 순간 결말이 그려지게 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본건 오로지 배우들과 분위기 덕분이었다. 가볍고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라서 정말 머리를 비우고,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으면서 관람했다.
비중이 많진 않았지만 영롱한 눈에 광기를 가득 담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느끼한 캐릭터지만 묘하게 매력적이고 너무 잘생겨서 계속 쳐다보게되는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만 봐도 한 번쯤은 아무 생각 없이 감상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다만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일까? 묻는다면 섣불리 답하기 어렵다. 잠시 등장하는 잃어버린 도시 외엔 큰 볼거리가 없기도 하고, 압도적인 음향/음악…이라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관객들의 눈도 높아지고, 영화 관람료가 너무 비싸져서… 이벤트나 할인 가격이 아닌 이상 정가 15,000원을 전부 다 내고 본다면, 관람료가 아깝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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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약을 마시지 않은 자만이 웃을 것이다!
줄거리
스포일러 있음
한때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이름을 떨쳤던 매들린은 공연이 끝나고 오랜 친구이자 앙숙이었던 헬렌을 만나게 된다. 매들린은 함께 찾아온 멘빌이라는 헬렌의 약혼자를 꼬셔 결국 결혼하게 되고, 이 때문에 충격을 받은 헬렌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매들린에 대한 타오르는 복수심으로 정신을 차린다.
그로부터 7년 후, 매들린과 멘빌 부부는 헬렌에게서 출판 기념 파티 초대장을 받는다. 매들린은 축 처지는 피부와 늘어나는 주름살에 스트레스를 받고, 멘빌은 촉망받는 박사에서 장의사로 일하며 부부 관계가 틀어진지 오래였다. 그런데 출판 기념회에서 오십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고 아름다워진 헬렌을 보고 멘빌은 마음이 흔들린다. 이 상황에 초조해진 매들린은 자신이 다니던 숍에서 소개했던 '리즐 폰 루만'이라는 여자를 찾아가게 된다.
리즐은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이십 대처럼 보이는 비결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게 하는 젊음의 묘약 덕분이라 말한다. 비싼 가격에 묘약을 마신 매들린은 다시 젊음을 되찾지만, 리즐은 몸을 아끼라며 경고한다. 집에 돌아간 매들린은 멘빌과 티격태격하다가 계단 아래로 떨어지며 사지가 부러져 죽고 만다.
그러나 더 이상 뛰지 않는 맥박에도 불구하고 리즐은 목이 돌아간 채 멀쩡히 움직인다. 리즐이 말한 약의 부작용이란 죽어도 죽지 않는 것 즉, 죽은 시체의 몸을 한 채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집에 찾아온 헬렌 역시 매들린이 쏜 총을 맞아 배에 구멍이 뚫린 채로도 멀쩡히 일어난다. 두 사람은 서로가 똑같은 약을 마셨다는 걸 알게 되고 싸우다가 옛 오해를 풀고 화해하게 된다.
두 시체는 사정을 알고 있는 멘빌에게 자신들을 고쳐달라 요구한다. 멘빌은 장의사로서의 실력을 살려 둘을 감쪽같이 고쳐놓지만, 자신은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헬렌과 매들린은 문득 자신들에게 마네킹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눈동자를 색칠할 수 있는 사람은 멘빌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둘은 멘빌을 리즐에게 데려가 자신들과 똑같은 약을 먹이려 하지만, 멘빌은 끝내 약을 거부한다. 가까스로 그곳에서 도망친 멘빌은 37년 후, 어떤 교회에서 장례식을 치르게 된다. 그의 장례식에 찾아온 두 구의 시체. 헬렌과 매들린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몸으로 겨우 걸어 다니며, 서로의 얼굴에 스프레이를 칠해주며 앞으로도 '살아가야 했다'.
감상 포인트
1. CG는 옛날 작품인 거 감안하고 봐야 한다. 그 시대에 이 정도 CG 면 놀라운 기술이 아니었을지.
2. 목이 돌아가고 배가 뚫리고... 잔인한 설정이지만 어색한 CG와 분장 덕분에 잔인함은 높지 않다.
3. 특별히 교훈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처참한 결말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느낌이다.
감상평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는 목이 부러지거나 배가 뚫리는 등 말로만 들으면 잔인한 장면이 많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못 볼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추석 연휴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으면서 보기에는 약간 거북함이 들 수도 있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약간 혐오감까지 불러일으키는지라... 비위 약한 분은 웬만하면 밥 다 먹고 소화 시킨 후에 보세요.(?)
아무튼, 결말이 시니컬해서 더 좋았던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 마네킹처럼 산산조각난 시체 둘이 기괴한 모습으로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은 허탈한 웃음조각이 목 뒤에서 툭,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결국 끝내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만드는 이러한 결말이 영화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멘빌의 장례식도 교훈적이거나 심오하게 들리지 않았다. '인생은 50부터'(자신이 매들린과 헬렌에게서 도망쳐 새로운 아내를 만난 나이가 50이니까), '비벌리힐스의 산 주검'(실제로 겪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했음), '결혼 상담 클리닉과 여성 연구소'(자신이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결혼 상담을 해준 것은 알겠는데 과연 여성의 무엇에 대해 연구했을까? 아마 자신이 이해할 수 없었던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헬렌과 매들린에 대한 궁금증이 연구로 이어진 게 아니었을까?) 등등. 멘빌이 자신의 과거를 숨긴 탓인지 생애가 과하게 포장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멘빌의 비밀을 잘 모르는 산 사람들은, 그에게서 어떤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이분에겐 그만이 간직한 영원히 사는 비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비밀은 우리 가운데, 우리 마음속에 있죠.
영원한 젊음의 비밀은 바로 우리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사랑하는 어니스트는 그렇게 영원히 살 것입니다."
누군가에게서 기억되는 것, 잊히지 않는 것. 그래서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것, 사랑.
뻔하디 뻔하고 흔한 이 이야기는 매들린과 헬렌의 삶을 통해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리즐은 묘약을 마실 때 매들린에게 조건을 내걸었다. 약을 마시고 십 년 정도는 활동해도 되지만, 그 이후에는 반드시 종적을 감추고 묘약의 비밀을 숨겨야만 한다고. 그래서 리즐의 파티에는 앤디 워홀, 엘비스 프레슬리 등 일찍 죽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유명인들이 많다.
그들은 모두 누군가에게서 잊혀야만 한다. 자신들만의 영생을 누리기 위해 탐욕을 감추고 숨어 살아야 한다. 멜빈은 약을 먹지 않고 도망친 후 자신의 삶을 살다가 죽었지만, 헬렌과 매들린은 평생 자신들이 시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이다. 진정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멜빈이다.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는 사실 우리에게 웃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신비의 묘약을 던진다. 그리고 진정 웃을 수 있는 자는 그 묘약이 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사람뿐일 것이다.
당신은 묘약을 마실 것인가? 웃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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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에서 실종되기엔 너무 아깝다.
이 글은 영화 [실종]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실종]은 2021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자 봉준호 감독과도 인연이 있는 기타야마 신조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님도 올해의 스릴러 영화가 될 것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아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어쩌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법했던 일본 영화계에서도 아직 좋은 작품이 나올 저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라서, 나 역시 좋은 마음으로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감히 2022년 개봉한 영화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말할 수 있는 영화였다. 새롭지만 그렇다고 너무 튀지 않는 매력으로 가득한 두 시간이었다.
추리물(?)의 공식을 조용히 부수는 영화;나이브스 아웃을 능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의 큰 틀은 사라진 아빠(아버지보다 아빠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를 찾기 위한 딸의 추적극, 혹은 스릴러다. 하지만 영화는 딸, 살인자, 아빠의 시점에서도 차례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이내 영화가 가지고 있던 전제 자체를 무너뜨린다.
덕분에 무엇이 진실인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되고. 동시에 이 혼란스러움을 비집고 많은 상념들이 밀고 들어온다. 분명 화려하지 않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만큼은 그런 영화에 못지않을 만큼 복잡하고 섬세하다.
또한 떡밥도 생각보다 눈에 잘 보이는 편이다. 하지만 이 떡밥들이 가지는 의미와. 이런 단서를 회수해야만 했던 마음들이 멋들어지게 낮아떨어져가는 후반부에 다다르면, 그저 가슴을 쥐어 뜯게 만든다. 기존 추리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카타르시스 앞에서 그저 가슴 아픈 감탄을 하게 될 뿐이다.
영화 [실종]을 보며, 최근 개봉한 영화 중 하나인 [나이브스 아웃]을 보았을 때의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추리극, 혹은 스릴러 장르가 이래야만 한다는 통념을 영화에서 묵묵하게 무너뜨리는 것이 느껴진다. 다행히도 그 통쾌함은 긍정적인 편에 훨씬 가깝고. 익숙하지 않지만 싫지 않은 마음으로 영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현실에 착 달라붙은 이야기;어딘가 반드시 존재할 것만 같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실종]은 전혀 반짝이거나 세련되지 않았다. 오히려 좁은 공간에 오래 있던 두꺼운 이불에서 풍기는 냄새가 영화 전반에 잔뜩 묻어있다. 퀴퀴하고 눅눅하며, 때로는 아주 약간의 아늑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어떤 미사여구 없는 현실감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가 이토록 차갑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루게릭병에 걸렸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채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하라다의 아내 지분이 매우 크다. 아내와의 에피소드가 영화에서 붕 떠있거나. 신파를 부르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현실의 무게를 잔뜩 머금은 살인자의 달리기는 별로 빠르거나 날쌔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흐름도 어찌 보면 참으로 더디다고 말할 수도 있고. 딸의 추격전은 소꿉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있을 법 빌리티"덕에 영화의 절박함은 커진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하라다의 행동에 고개가 끄덕여지다 못해 등을 두들겨 주고 싶은 마음도. 하라다의 절규에서 연기력이 아닌 현실적인 처절함을 느끼게 되는 것도. 모두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이야기와 인물의 공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 반드시 있을법한.
이 단어야말로 영화 [실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주고받는 탁구였을까.;살인자의 존재가 작아지는 이 매직.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살인자. 그것도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이 무시무시한 범죄자에게 큰 비중을 할애하기 마련이다. 적게는 잔혹한 살인 장면을, 많게는 살인자의 배경부터 시작해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영화 가득 실어놓을 수 있지만. 오히려 영화는 야마우치 테루미(시미즈 히로야)를 중간 부분에만 "집중" 해서 실었다.
생각보다 적은 비중은 물론,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봐온 극악무도한 범인들에 비하면. 이 영화에서 살인범이 하는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치가 떨리지도 않는다.
사실 이 영화에서 살인자의 위치는 딸과 아빠를 이어주는 중간자에 불과하다.
딸에게 살인자는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있는 존재이고. 아빠에게는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대상이다. 그랬기에 딸은 살인자를 쫓아야만 했고. 아빠는 살인자를 죽여야만 했다.
딸과 아빠를 이어줌과 동시에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중간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사라진 상황에서. 결국 남은 것은 부녀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미스터리 단 하나인 셈이다.
부녀가 여태 외면해 온 문제에 대한 답을 무미건조하고 습관적인 탁구 랠리로 대신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치열하지만. 의미 없고. 또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이 랠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서로에게 해답을 요구한다. 그 누구도 손쉽게 변주를 주지 않고 받아넘기기만 하는 몇 분의 시간은 진실만큼이나 무겁고 집요하다.
올해 본 영화 중 손에 꼽힐 만큼 완벽한 엔딩이 아닐까 한다.
마치면서
아내를 죽이려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하라다의 연기는. 감히 연기라 부를 수도 없을 정도인 경지의 그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여태껏 참아왔던 모든 것이 폭발하는 순간의 장면에서 나는 슬픔보다는 아픔에 압도되어 온몸을 벌벌 떨며 울었다.
아빠의 모습에 대한 설정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어, 이 완벽하다 못해 아픈 히라다의 연극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었다.
딸과의 마지막 탁구 랠리도, 피해자가 될 여자의 옷을 갈아입히며 얼싸안고 우는 장면도. 슬픔을 넘어선 감정에 휩싸이기에 충분한 장면들로 가득한 영화였다.
과연 누가 이 아빠에게 손가락질만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영화관을 나서게 한 작품이었다.
극장가에는 지금 대작들이 넘치지만. 그냥 묻히기엔 정말 너무 아까운 영화다.
[이 글의 TMI]
1.비가 그냥 계속 왔으면 좋겠다ㅠ
2.영화 관람료 너무 오르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3.이럴 거면 내 월급도 올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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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저번주와 동일한 성적을 기록한 이번주 박스오피스 ! 오펜하이머가 230만명을 넘기고 1위 유지, <콘크리트 유토피아> 2위, <달짝지근해: 7510>가 3위를 유지했습니다. 한편 <엘리멘탈>이 누적관객수 700만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8월 4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누적관객수와 분석까지 함께 하실까요?
[국내박스오피스]
<엘리멘탈>이 700만을 넘기며 픽사 작품중 한국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되었고, <밀수>가 5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오펜하이머>가 개봉 2주 차에도 1위 유지에 성공하며 꺾이지 않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매율 역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어 <오펜하이머>를 대적할 작품은 없어 보입니다.
이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3주 차 누적관객 수 32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북미박스오피스]
게이머에서 레이서가 된 소년의 실화 스토리를 담은<그란 투리스모>가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지난주 1위였던 <블루 비틀>이 3위까지 떨어졌으며<바비>가 2위, 7천8백억 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하며 올해가장 크게 흥행한 북미 영화가 되었습니다.이어 <오펜하이머>는 4위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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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여름 극장에 텐트폴 영화가 대거 개봉을 했지만 1위를 지킨 <밀수>!
<밀수>는 주말 관객수 90만명을 넘어서면서 총관 객수 400만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외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저조한 관람객과 예매율을보이면서 흥행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박스오피스 분석과 함께 국내와 북미 박스오피스의 비교분석까지, 지금 시작합니다.✍�
[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밀수>가 손익분기점 400만명을 앞두고 12일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밀수>는 텐트폴 영화가 대거 개봉을 했음에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2위는 <비공식 작전>, 3위는 <엘리멘탈>이 차지했습니다. <엘리멘탈>은 뒷심을 발휘하며 700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밀수>는 주말 관객 수 90만명을 기록하며 총 누적 관객수 350만명을 넘기면서 손익분기점 400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범죄도시3> 이후 한국 영화 대작들 중 가장 먼저 흥행 궤도에 오른 작품으로 류승완 감독은 한국영화관 불황 속 <모가디슈><밀수> 두 작품 모두 흥행 시키는데에 성공했습니다.
<밀수>가 순항한 반면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개봉 첫 주말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비공식작전>은 44만명으로 2위, <더 문>은 18만명이 보는 데 그쳐 4위에 머물렀습니다.
두 영화 누적 관객수는 각 70만명, 36만명을 기록했고, 비공식작전과 더 문의 손익분기점은 각각 600만,
640만명으로 이 추세로는 흥행과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긴 어려워보입니다.
엘리멘탈은 총 관객수 630만명을 넘기며 700만명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범죄도시3>를 다음으로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로 초반 부진했던 성적에 비해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장기 흥행을 이끌어가고 있는 작품입니다.
개봉 첫 주 참담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더 문>은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습니다.
공개된 여름 텐트폴 영화 4편 가운데 유일하게 손익분기점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밀수>와
<비공식작전>과 <엘리멘탈>에 밀려 부진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며칠 뒤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오펜하이머>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의 흥행은 어려울것으로 보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7월 넷째주 <바비>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바비>는 북미를 중심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총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매출액 13억 달러를 넘겨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바비>가 1위를 탈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뒤로 <메가로돈>이 개봉 첫 주 <오펜하이머>를 제치고 북미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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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심의 그라운드 룰
요즘 복싱의 길을 걷고 있다. 엉겁결에 시작했는데,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는 걸 느끼며 신나게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즐거움은 아주 뜻밖의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사람 얼굴을 때릴 수가 없는 거다.
처음엔 링에 올라가서 “사람을 어떻게 때려요…” 하다가 “사람 얼굴을 어떻게 때려요…”로 바뀌었으니 나름대로 성장했다 할 수 있지만, 신나게 날리던 주먹이 사람 얼굴 근처에 가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멈추곤 했다. 복싱은 격투에 속한다는, 근본적인 지점에 걸려버린 내가 복싱을 계속할 수 있을까? 관장님께 “사람 얼굴을 못 때리는데 어떡하죠?” 여쭤보았다. 그럴 수 있다는, 하다 보면 나아진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문득 한 마디가 따라붙었다.
“그런데 복싱은 스포츠니까요. 정한 룰 안에서 하는 거고… 기권이라든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룰 안에서는 그냥 최선을 다하면 돼요. 그게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해요.”
세상에. 나는 복싱이 격투인 것만 모르는 게 아니라 복싱이 스포츠인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길 가다 괴한을 만나면 뚝배기를 깨서라도 이기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정정당당한 룰이 있는 스포츠임을 잊고 있었던 거다. 거한 깨달음으로 그 날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며, ‘그라운드 룰’이라는 것에 대해 곰곰 생각했다. 룰 안에서는 그냥 최선을 다한다는 거, 그건 뭘까.
영화 <킹메이커>를 보고 돌아오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라운드 룰’은 무엇일까. 현대사의 실존 인물들을 모티프로 한 영화이고 정치인과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아무리 상상력을 얹은 픽션이라 한들 현실 재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킹메이커>는 실화를 모티프로 활용하면서도 실화에 갇히지 않는 영리한 길을 갔다. 동시에 이는 ‘정치’ 영화 이전에 사람에 대한 영화다. 사람의 뚝심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
* * *
정치 활동의 시작점부터 궁극적 지향점까지를 한 수직선 상에 놓는다면, ‘선거의 승리’는 그 어디 쯤에 도시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제각각 답은 다르겠지만, 그 답을 어디쯤 내려놓는 지가 정치인 인생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분명 끼칠 것이다. 영화 <킹메이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빛과 그림자’ 같은 두 인물을 내세운다. 이상을 품고 험난한 길도 우직하게 나아가는 정치인 ‘김운범’과, 정치판에 발을 들일 때에는 발을 진흙탕에 담글 수밖에 없다는 현실의 꾀를 가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의 이야기다. 여당의 눈엣가시였던 야당 국회의원 김운범은 때로는 서릿발 같이, 때로는 인간미 있게 연설을 하며 자신의 이상을 그려 나가고, 서창대는 상식을 비집고 허를 찌르는 전략을 세워 그 뒤를 보좌한다. 내 편일 때는 든든하지만 남의 편이라고 생각하면 무서울 만큼, 정도(正道)가 아닌 길이라도 가리지 않겠다는 서창대의 전략은 자극적인 만큼 잘 먹혀 들었다.
그러나 정도를 우직하게 걷는 사람과 길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나란히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동경하는 지점이 같기에 어딘가에서 만날 수밖에 없던 두 사람은, 동경하는 지점까지 가는 다른 길을 생각하기에 다른 어딘가에서는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에게 다 동의할 수 없지만 서로를 영 저버릴 수도 없는 이들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철저한 이상주의자와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정 반대의 길을 갈 것 같지만, 현실주의자는 이상을 동경하고, 이상주의자는 현실 감각을 필요로 한다. 거기서 내리는 이들의 선택이 다소 드라이하게 그려졌다면,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서로를 바라보았다면 이 영화도 그저 그런 정치 영화 대열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인간이 얽히는데 어떻게 아무 감정이 엮이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에 대한 복잡한 마음, 자기 자신의 선 자리와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마음들은, 관객이 영화로 들어가게 문을 열어준다.
일단 이 영화는 재미있다. 정치와 선거라는 소재, 짧지 않은 러닝타임… 얼핏 보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정작 들어가 보면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관객을 끌고 가면서도 딱 알맞은 정도로 친절하다. 정치를 소재로 쓴다고 해서 복잡한 대사로 사람 마음 어지럽게 하지 않고,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화면이 전환되는 잠깐조차 다채롭게 눈길을 끈다. 전작 <불한당>처럼 <킹메이커> 또한 사람을 홀리는 미장센의 힘을 한껏 발휘했다. 보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김운범과 서창대를 상징하는, (그리고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더 많은 것도 상징할 수 있는)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도 친절하고 흥미롭다.
오래 지나지 않은 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하고 있음에도, 그 실존 인물의 무게에 눌리지 않았다는 점 또한 놀랍다. <불한당>의 감옥은 실사 고증과 무관한 판타지의 공간이었는데, (한국 영화보다는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나올 것 같은 감옥이었는데 그 점이 좋았다.) <킹메이커>는 그보다는 현실에 가까우면서도 현실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는 데 성공한 듯싶다.
실화를 모티프로 가지고 왔고, 소품 하나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시대를 고증하고자 했는지 눈에 보임에도, 정작 실존 인물들의 존재감은 덜어낸 점이 좋았다. 70년대 정치사에서 아는 이름이 단 하나도 없는 관객이라 해도 영화를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물론 알고 보면 더 재미있긴 하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형형한 존재감이 한 몫 했다. 모든 배우들이 동일한 무게감을 유지하고 있다. 모티프가 된 인물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자리에 서 있고, 캐릭터가 취하는 스탠스는 대사로도 드러나지만 많은 순간 눈빛에서 발산된다.
* * *
다시 복싱 얘기를 좀 얹어 보자면, 나는 아직도 사람 얼굴을 못 때리고 있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말은 마음으로 받아들였지만 몸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면서 하고 있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최선”이라는 말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각자의 최선은 다른 거니까. 그럴 때는 그라운드 룰을 보아야 한다. 폭력은 나쁜 거지만, 복싱이라는 스포츠에서는 타격이 필요하므로 사람 얼굴을 때리는 일도 필요하다.
<킹메이커> 속 인물들도 저마다의 최선을 향해 달린다. 그들이 사는 정치 판은, 그라운드 룰조차 각기 다르게 정의되는 곳이니까. 다만 거기서 명확한 건 하나다. 뚝심. 명암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 어지러운 명암의 경계에서, 결국 피어오르는 건 각자의 뚝심이다. <킹메이커>는 그 뚝심 끝에서 만들어진 것들을,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게 만든다. 말을 약탈하지 않고 정치는 가능한가?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그 어떤 것이어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 목적을 공유하지만 수단을 공유하지 못하는 두 인간은 어떻게 손을 맞잡을 수 있는가? 그렇게 손잡고 걸은 길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영화 <킹메이커>는 사람의 마음에 이런 질문들을 풀어놓는, 가장 스타일리시하게 생긴 물음표였다.
? 영화 킹메이커 메인 예고편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LWMUUYk5MfE&feature=youtu.be*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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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30초 예고편
뉴욕의 아파트로 이사 온 12살 소녀 에밀리
새로운 학교에 고군분투하는 에밀리를 바쁜 엄마는
출장을 가면서 철없는 삼촌 케이시에게 맡기고 떠난다.
마법 동물 구조 센터를 지나던 에밀리는
운명처럼 작고 빨간 강아지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함께하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작고 빨간 강아지 클리포드는
하루아침에 3M가 넘게 커져버려 순식간에 뉴욕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린다.
엄마가 오기 전 클리포드를 되돌리려는 에밀리와
클리포드를 유전학 사업에 이용하려는 기업까지 뒤쫓으며
클리포드는 위험에 빠지고 마는데..!
세상에서 가장 큰 빨간 댕댕이,
클리포드의 놀라운 모험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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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갱스터 오브 뉴욕> 메인 예고편
과거 뉴욕의 도박 산업을 지배한 마피아 제임스 ‘지미 냅’ 나폴리는 아들 '로코' 나폴리에게 사업을 물려준다.
로코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도박업과 건설업, 노동조합까지 장악하지만 FBI와 연방 검사가 점차 수사망을 좁혀 온다.
그러던 중 뉴욕을 대표하는 5대 마피아 패밀리 사이에서 권력 싸움과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제노비스 패밀리에 속해 있던 로코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