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17 14:58:46
10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시리즈의 피날레! <베놈: 라스트 댄스> 개봉

2024년 최대 기대작이었던 <조커: 폴리 아 되>의 부진으로 또 다른 대형 영화인 <베놈: 라스트 댄스>의 성적은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북미 개봉 첫 주에 7천만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작인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9천만 달러와 시리즈의 첫 영화인 <베놈>의 8,020만 달러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기대 이하였던 <조커: 폴리 아 되>의 성적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7천만 달러의 개봉 성적이 유지된다면, <베놈: 라스트 댄스>는 2024년 두 번째로 높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코믹북 영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들의 각본을 쓴 켈리 마르셀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아 감독을 맡은 <베놈: 라스트 댄스>는 오는 10월 23일 국내 개봉 예정입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
Venom: The Last Dance

개요: 액션 | 미국 | 109분
감독: 켈리 마르셀
주연: 톰 하디, 치웨텔 에지오포, 주노 템플, 리스 이판
개봉: 2024.10.23.
배급: 소니 픽쳐스

줄거리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환상의 케미스트리의 에디 브록(톰 하디)과 그의 심비오트 베놈은 그들을 노리는 정체불명 존재의 추격을 피해 같이 도망을 다니게 된다. 한편 베놈의 창조자 ‘널’은 고향 행성에서부터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구를 침략하고 에디와 베놈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마지막 운명을 건 대서사의 클라이맥스 우리는 끝까지 함께한다!
마이펫의 컴백홈 어드벤처
Gracie and Pedro: Pets to the Rescue

개요: 애니메이션 | 캐나다 | 87분
감독: 케빈 도노반, 고트프리드 루트
주연: 빌 나이, 수잔 서랜든, 브룩 쉴즈, 알리시아 실버스톤
개봉: 2024.10.23.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품격 있는 강아지 ‘그레이시’와 장난기 많은 스트릿 출신 고양이 ‘페드로’가 공항 수화물 사고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 상상 이상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 와일드한 바깥세상에 던져진 그레이시와 페드로, 과연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못 말리는 사고뭉치 콤비,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뭉쳐야만 한다! 멍X냥 크로스!
룸 넥스트 도어
The Room Next Door

개요: 드라마 | 미국 | 107분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주연: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개봉: 2024.10.23.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유명 작가인 ‘잉그리드’(줄리안 무어)는 오래전 잡지사에서 함께 일했던 절친한 친구 ‘마사’(틸다 스윈튼)가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찾아간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시간 동안의 안부를 묻고 서로가 처한 현재의 문제에 대해 진실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마사’는 ‘잉그리드’에게 중요한 순간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어프렌티스
The Apprentice

개요: 드라마 | 캐나다 | 122분
감독: 알리 아바시
주연: 세바스찬 스탠, 제레미 스트롱, 마리아 바카로바
개봉: 2024.10.23.
배급: ㈜누리픽쳐스

줄거리
세입자들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니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는 어느 날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변호하며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는 변호사 ‘로이 콘’을 만나게 된다. 성공을 향한 강한 야망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는 불법 수사와 협박, 사기, 선동으로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불리는 ‘로이 콘’을 스승으로 삼고 더욱 악랄한 괴물로 거듭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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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우리의 과거처럼
사람들은 어쩌다가 이렇게 비슷한 비극을 가지고 있어서, 이 이야기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여겨야 할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죽음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보사노바를 마음껏 즐기면 되겠지! 하는 기대와는 다르게 너무나 익숙한 비극을 마주하니 고통스러웠다. 마치 5월의 광주에서처럼, 제목에서 가리키는 ‘그들’이 피아노 연주자를 쏘아 죽인 데에는 아무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피아노 연주자의 공연이 아니라 다름 아닌 독재의 산물인 비극이다.
작가인 주인공은 우연히 한 보사노바 앨범을 발견하게 되고, 연주자를 찾아 나선다. 그는곧 피아노 연주자가 1960년대, 보사노바 장르의 인기 속에서 활동하던 테노리오 주니오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공연을 마친 어느 날 밤 실종되었고 지금까지 행적을 알 수 없다는 것까지. 관객에게 익숙할 만한 아티스트들, 엘라 피츠제럴드, 조빔, 빌 에반스 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영화는 보사노바 장르를 설명하고, 홀연히 사라진 테노리오의 이야기로 옮겨 간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는 그의 이야기가 예술과 유행, 특이한 행보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까지 알려 준다.
실종 당일 그의 행적과 그를 찾으려 노력한 가족, 친구들의 증언을 듣고 또 들으면서 영화는 그의 실종이 당시 남미를 집어삼킨 독재 정치와 연관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증언하는 모두가 입을 모아 테노리오가 실종 이전에는 정치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가족이 있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집과 피아노와 추구하는 장르가 있었고, 연인과 친구와 동료 예술가가 있었지만 독재자들이 경계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와는 무관한 피아노 연주자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관객은 독재 정치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단지 밤에 길거리를 걸어 다녀서, 예술가인 친구가 있어서 그들은 멋대로 사람을 납치하고 고문하고 죽였다. 그리고 끝내 책임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지만 숫자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함께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테노리오가 실종되면서 그에게는 어쩌면 앞으로 있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공연과 찬사, 예술가로서의 세계가 통째로 사라졌다.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삶, 그 안의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도 전부 빼앗겼다. 영화는 그의 행적을 알아내려는 주인공의 여정과 여러 명의 증언,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한 화면을 통해서 관객이 그 사실에 천천히 당도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는 마치 한국의 과거를 처음 배웠을 때의 심정처럼 관객에게 다가선다. 그것을 직면하고 나서야 마침내 보사노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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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드또SF [드니 빌뇌브 또 SF 라는 뜻]
'라마와의 랑데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sf 소설가이자미래학자 아서 C. 클라크가 1973년에 발표한 장편 SF 소설로 출판되자마자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모두 수상하면서 SF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입니다.
각본은 <플라워 킬링 문>의 에릭 로스, 연출은 <듄>시리즈, <블레이드러너 2049>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가 맡았다고 하는데요. 각 분야의 거장들의 손길로 탄생하는 영화라니! 정말 기대가됩니다.
4월 2주차 씨네뉴스 함께해요
영화 <브리짓 존스> 9년만에 속편 개봉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속편인 <브리짓 존스: 매드 어바웃 더 보이>가 약 9년 만에 나온다고 합니다.영화는 내년 밸런타인데이인 2월 14일 전 세계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그동안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아온 배우 러네이 젤위거와 영국 배우 휴 그랜트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고 합니다.
<조커: 폴리 아 되> 1차 예고편 공개
영화 <조커: 폴리 아 되>가 11일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2019년 개봉하여 전 세계 10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달성했으며 국내에서도 52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조커>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다시 조커 역을 맡았고 팝가수 레이디가가가 할리퀸을 맡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비영어 부문 1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가 글로벌 톱10 시리즈 비영어권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일본 만화 <기생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스핀오프로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라인업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류준열 X 유해진 <올빼미> 중국에서 리메이크, 판권료 역대 최고가액
배우 류준열, 유해진 주연 <올빼미>가 중국에서 리메이크 된다고 합니다. NEW에 따르면 이번 판권 계약은 중국에 판매된 한국 영화 리메이크 판권료 중 역대 최고가액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2년도에 개봉한 영화 <올빼미>는 류준열, 유해진의 압도적인 열연과 안태진 감독의 밀도 있는 연출로 33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인조와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가미한 ‘팩션’영화입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차기작 ‘라마와의 랑데부’ 연출
<듄> 시리즈를 제작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차기작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감독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낙원의 샘’등 아서 C. 클라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SF 소설 ‘라마와의 랑데부’의 연출을 맡았으며 2130년대를 배경으로 태양계로 진입하는 원통형 외계 우주선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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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꿈
감독: 마리아 자네티,후안 파블로 밀러
출연진: 마이트 아길라르,미란다 데 라 세르나,마리아 유세도,왈테르 제이
시놉시스
199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고 있는 열여섯 소녀인 로라는 학교에서 낙제를 받지만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어느 학교로 교환학생이 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자신의 언니인 홀리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서 가족은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 환경에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악착같이 모아 독일로 유학 가려는 로라에게 또 다시 어려운 시련이 생기게 되는데...
로라라는 소녀는 공부는 못하지만 붙임성이 좋아 독일로 교환 학생이 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걸림돌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언니인 홀리였다. 홀리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로라의 가족은 홀리를 치료시키는데 몰두하느라 돈을 다 써버렸다. 그래서 집까지 팔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라는 포기하지 않고 그 시련을 자신이 독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는데 썼다.
그래도 로라의 가족과 외할머니는 로라의 길을 열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언니인 홀리가 막장으로 치닫는 데까지도 가족들은 로라를 보호해 주고 응원해 줬다. 또한 친구인 타티도 지지자가 되어주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어려움을 참고 견뎌낸 로라가 필자의 기억엔 정말 대견하게 각인되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마리아 자네티인데 자신의 10대 시절에 겪었던 불안정한 상황과 가족들의 유대관계를 재구성해서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인 로라에게는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남자친구 사귀는 것과 운전면허 취득하는 것, 잠시 불량한 친구와 함께 어울려 보는 것 등등 그 당시 10대로서 하고 싶은 걸 모두 이루게 된다. 어쩌면 10대 청소년들 중에 꿍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때 이 영화를 보는 게 어떨까라고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10대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다. 필자 또한 청춘이기 때문에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인 것 같다. 다만 너무 성급하게 선택하지는 말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희망과 용기!
2023.10.05 (목) 2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2023. 10.04 (수) ~ 2023. 10. 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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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가 아동학대인건 알겠는데 주제는 뭘까?
김남길의 팬으로서 하정우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클로젯>에 대한 기대감이 낭낭했었다. 아무리 내가 팬이라지만 마냥 좋다고 평할 수 없을 정도로 말문이 막히는 작품이었다. 심지어 영화 평점을 후하게 주는 친구가 왓챠에 2.5점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클로젯 시놉시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과 그의 딸 이나. 상원은 소원해진 이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상원은 이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긋난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나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 기이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이나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그리고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지 얼마 후,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나의 흔적을 쫓는 상원에게 의문의 남자 경훈이 찾아와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이나의 ‘벽장’. 10년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경훈은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고 상원은 딸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어서는 안 될 벽장을 향해 손을 뻗는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조했습니다.
하정우에게서 어색함을 느낄 줄이야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하정우에게서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졌다. 무당이 자해를 하는 비디오 테이프 영상 이후 상원과 이나 차를 타고 이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상원이 이나에게 아빠가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정말 어색했다. 전혀 아빠같은 느낌이 아니라 삼촌인데 조실부모한 조카와 어색한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상원이 없어진 이나를 찾는 이유도 잘 와닿지 않았다. 나를 찾아줘의 이영애나 박해준과 같은 모성과 부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대뜸 경찰한테 화를 내거나 방송사에 출연하며 아이를 찾는 노력이 분명 아빠인데도 내가 느끼기에는 굳이?? 이런 감정이 들었다. 이나를 찾으러 이계를 향했을 때도 이나를 찾아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구했을 때도 전혀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하정우에게 아빠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어울리지 않았던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들었던 작품이었고, 하정우식 특유의 유머 없이 시종일관 진중함으로 영화를 끌고가다보니 어울리지 않는 옷을 계속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회수하지 못한 떡밥이 있는데?
영화 <클로젯>을 보면서 물음표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막판에 엄청난 떡밥을 던지고 회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영화 초반에 떡밥을 하나 둘 뿌려놓고 마지막 절정에서 파바박 회수를 하고 결말이 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상원이 이나를 찾으러가는 절정 부분에서부터 이상한 떡밥들이 나오더니 결국 설명해주지 못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도대체 왜? 상원의 아내는 이계에서 상원을 죽이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명진의 엄마는 어쩌다가 나타난 것이고, 왜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인가? 상원의 아내는 사고사였고, 명진의 엄마는 남편의 살인이었는데 명진의 엄마는 이계 속 괴물로 남지 않고 상원의 아내만 괴물로 남았을까? 도통 이해를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렇게 찝찝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클리셰란 클리셰는 다 가지고 있으면서 설명은 제대로 안되고 굉장히 허무하고,, 루즈하고,, 영화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빨리 끝나면 저 떡밥들을 회수할 수 없을 것 같고, 걱정만 하다가 결국 회수하지 못하는 영화를 보며 굉장히 안타까워했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어렵게 풀어내야 했을까?
영화 클로젯의 전체적인 소재는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들이 벽장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유는 명진이라는 아이가 벽장 속에서 아빠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억울해 어둑시니가 되었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 집에 나타나 한 명씩 자신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부모에게 당한 폭력, 언어적 모욕, 방치, 무관심 등과 같은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명진이라는 아이가 성불을 했음에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또 다른 아이가 벽장으로 들어가려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아동학대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걸 왜 이렇게 어렵게 풀어내야 했을까? 어둑시니라는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괴담과 연결을 하려는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어둑시니와 이계라는 설정이 더욱 부각이 되고 하정우의 모험이라는 테마가 전방에 먼저 제시되다 보니 오히려 아동학대라는 큰 주제는 묻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막판에는 김남길이 그냥 대사를 통해 “다들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었네요.”라고 퉁쳐서 얘기를 하는 바람에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절박했던 그 마음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이 영화의 주제가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주변에 많으니 관심을 기울여라 인건지 당신도 모르게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김남길 배우를 좋아하기도 했고,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기대를 많이 했던 영화 <클로젯>. 하지만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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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영화를 향한 그의 사적인 고백, 영화 <리퀘스트> 최인규 감독 인터뷰
영화 <고백할 수 없는>으로 데뷔한 최인규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았습니다. <리퀘스트>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LP 바 사장님 '준호'의 가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최인규 감독은 영화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한 영화인이면서, 실제로 망원동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동명의 LP 바를 운영 중인 사장님인데요. 자연스레 주인공 '준호'와 겹쳐지는 그는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구성 속에 자전적인 경험을 녹여 사적인 고백을 전합니다.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최인규 감독을 만나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리퀘스트
The Request
Summary
'준호'는 손님 '동석'에게 연주 얘기를 꺼낸다. 전 여친, '수정'과 판박이라 첫눈에 반했지만,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고 말한다. 며칠 뒤, 경찰이 찾아와 '연주'가 바 앞에서 죽었다며, 자신을 심문했다고도 덧붙인다. 동석은 실은 '연주'가 여친이고, 오늘이 49재라고 '준호'에게 털어놓는다. (출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Cast
감독: 최인규
출연: 박호산, 송재림, 고은민
실제로 ‘더 파인트’라는 LP 바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준호’도 영화인을 꿈꾸며 바를 운영하고, 극 중에는 <리퀘스트>라는 동명의 시나리오를 읽는 장면도 나오죠. 감독님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과 배경인데요. 어떻게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리퀘스트'는 중의적인 표현이에요. 이 영화가 '정시내의 영화 음악'을 신청하는(request) 어떤 묘령의 여인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이것이 겉으로 보이는 텍스트라면, 서브 텍스트는 사실 제게 묻는 질문인 거죠.
20년간 영화 이력을 쌓아왔지만, 처음부터 영화를 한 건 아니었어요. 광고 회사에 있다가 뒤늦게 영화를 하고 싶어서 유학을 다녀왔어요. 다녀와서 프로듀서나 연출 일을 하다가 9년 전에 <고백할 수 없는>이라는 작품을 만들었고요. 그런데 생각만큼 자주 작품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하지 못하는 게 늘 아쉬움과 회한으로 남았어요. 그런데 나이는 자꾸 먹고,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잖아요. 한 번쯤은 저 자신에게 질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과 회한에 관한 이 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영화에 담는 게 부끄럽기도 해요. 영화에도 "너무 사적이고 작은 이야기 아닐까요?"라는 대사가 나오죠. 실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그래도 자랑스럽지 않더라도 어찌 됐든 한 번은 내 이야기를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리퀘스트>를 썼어요.
LP 바에서 <리퀘스트> 시나리오를 쓰는 '준호'처럼, 감독님께서도 LP 바에서 이번 이야기를 쓰셨나요?
네, 사람들이 없을 때 썼습니다. 사실 제 가게가 영화인들의 아지트예요. 시나리오를 쓰다가도 영화인들이 가게를 찾아주고 그랬죠. 그래서 이번 작품에 가게 손님들로 와주신 분들이 스태프로 많이 참여했어요. 독립 영화에서 쉽게 쓸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스태프들인데,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촬영이 정말 잘 나왔습니다.
전작 <고백할 수 없는>이 사회의 축소판인 집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였는데, 이번에도 LP 바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이야기를 다루셨어요.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고 계시네요.
한정된 공간은 심리적인 스펙터클을 끌어내는 데 좋은 도구가 되어준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예산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야외로 나가는 순간, 촬영 회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로드무비를 굉장히 좋아해요. 다음 작품은 꼭 밖에서 찍어보려고 해요.
평소 호기심이나 관찰을 통해 작품의 영감을 많이 얻으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도 호기심과 관찰이 발동된 지점이 있었나요?
물론 호기심과 관찰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자전적인 이야기에 상상을 더하려고 했어요. 바에서 노트북을 펴놓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을 한 번 해보는 거죠. '이 시간에 묘령의 여인이 바에 온다면?' 이런 상상들을 섞어서 이번 작품을 완성했어요.
현재와 과거, 인물과 인물들이 마구 섞이는 구성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미스터리도 흥미롭습니다.
전형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구성 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장면을 전환할 때,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이나 확장된 동공을 잡는 등의 표현들이 많잖아요. 이런 것들은 관객에게 영화를 이해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저는 관객에게 해석의 자유를 넘겨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현관에 매달린 종을 이용해서 전환한다든지, 사운드나 시선에 변주를 준다든지, 패닝을 자주 이용했어요. 수평의 움직임으로 시간과 지나간 것들에 대한 회한을 이야기하려고 했던 면도 있고요. 하지만 제 손을 떠나면 퍼즐을 가지고 노는 건 언제나 관객들의 몫이에요.
같은 배우들이 다른 배역으로 계속 등장하며 미스터리를 강화하기도 합니다. 1인 3역의 고은민 배우, 1인 2역의 송재림 배우, 그리고 주변인에서 사건의 중심으로 점점 스며드는 박호산 배우까지, 이 배우들과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캐스팅에 시간이 꽤 걸렸어요. '준호'는 40대 중반의 일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명을 후보에 두고 있었는데, 박호산 배우가 시나리오를 좋게 보시고 연락을 주셨죠. 송재림 배우는 박호산 배우와 상반된 이미지인 사람, 그리고 일상보다는 판타지가 맞는 배우를 찾으려고 했어요. '은영', '연주', '수정' 역을 표현했던 고은민 배우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우연히 봤는데, 괜찮아서 딱 찍었어요. 정말 바에 앉아서 혼술할 수 있는 사람일 거 같더라고요. 고은민 배우에게는 1인 3역을 계산하면서 연기하지 말고, 장면들을 편하게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대신 판타지인 장면은 일부러 대사를 문어체로 쓰는 식으로 변화를 주었죠.
미스터리가 중심이 되지만, <리퀘스트>의 큰 줄기를 이루는 것은 사랑 이야기예요. 이 부분이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고 느껴지는데요.
제가 러브 스토리를 대단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장르 영화를 더 좋아하죠. 그러나 인간의 감정을 가장 은밀하게 담을 수 있는 건 결국 멜로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진한 사랑 이야기로는 가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그런 걸 못하는 성향이기도 하지만, 전면적으로 다루지 않고 관객에게 오로지 맡겨야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의 진폭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극 중에 <인생은 아름다워>, <클로저> 등의 명작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시도 속에도 전형을 만든 명작들을 향한 감독님의 존경심이 엿보여요.
영화를 배우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제게 영감을 주었던 영화들을 오마주하고 싶었어요. 음악도 그렇고요. 마이클 잭슨이나 양희은 LP 앨범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시킨 거죠. 결국엔 <리퀘스트>도 지나간 영화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영화니까요. 영화를 향한 일종의 고백이에요.
이 작품은 회한과 새 출발을 이야기하지만, 장면 곳곳에 우리 일상에 늘 존재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향한 추앙이 담겨 있어요.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인생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궁금해집니다.
영화인으로서 관객과 만나는 것, 그게 진짜 아름다운 것 같아요. 영화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극 중에서 '준호'가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사진을 찍어 기억하는 것처럼, 관객에게도 제 영화를 통해 특별한 순간을 경험했다면 그것으로 기분이 너무 좋은 거죠. 작고 소박한 순간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굉장히 아름다운 순간이에요. 제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지금 이 순간, 2024년의 제천도 아름답게 기억될 거예요.
9월 6일(금) 16:00 세명대 태양아트홀
9월 8일(일) 19:00 세명대 태양아트홀
글: 하이스트레인저 방해리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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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배우진, 그 뒷편에는
AI가 현실에 도래한다면 어떨까. 챗지피티 같은 AI 기술이 도래한 현재를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AI 기술이 실체를 갖는다면 어떨지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전 세계는 인공지능 로봇, 특히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가진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상상해 보자. 과연 인간과 유사한 것을 넘어서, 인간과 ‘같은 모습'을 가진 인공지능과 우리가 공존할 수 있을까? 그런 순간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점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당도한다면 우리의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독특한 관점에서 공상과학을 다루다
<귀신들>은 이러한 공상과학적 고민에서부터 출발한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곁을 떠난 가족, 사랑하는 이, 세상을 떠날 나 자신을 대체한 인공지능을 만나는 사람들을 포착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 서사가 나누어지고, 그에 맞춰 감독이 세운 가설이 여러 형태로 표현된다.
인지도 있는 배우들로 출연진을 채운 것은 분명 관객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 다른 영화보다 보다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은 관객들이 영화에 손을 내밀기 더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배우 이요원, 강찬희, 정경호 등의 라인업 자체는 작품 자체에 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옴니버스 세계관의 사용, 그 장단점은?
<귀신들>은 옴니버스 형태, 즉 한 작품에서 여러 주인공과 그들의 서사를 개별적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채택했다. 강찬희 배우는 첫 에피소드, 이요원 배우는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별개의 서사를 다루는 옴니버스 형식은 그 방식 자체에서 장단점이 혼재한다.
장점으로는 관객의 집중력을 모으는 데 유리한 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 서사마다 그 길이가 짧게 치고 빠지기 때문에, 개별적인 완급조절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관객이 작품에서 이탈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꽤 이점이 있어 보인다. 긴 이야기에 적절한 환기는 필연적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특히 짧은 길이의 콘텐츠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들에게 이러한 점은 플러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역시 ‘어떻게 옴니버스를 사용하느냐'에 있다. 잘못된 활용에는 무수한 질문이 따르게 된다. 서사마다 다룰 수 있는 내용에 길이의 한계가 존재한다. 서사가 짧아질수록 담아내야 할 이야기는 더 간결하게, 분명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옴니버스 화법을 택한 작품 속 설득력이 부족한 내러티브들은 더욱 신랄한 평가의 단두대에 놓인다. 자연스레 제작진, 특히 감독의 역량 문제로도 연결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서사 간의 연결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옴니버스 방식이라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연속된다는 점은 제작에서 신경 써야 할 가치일 것이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만든 이야기를 관객에게 ‘설득'할 의무가 있다.
부족한 설득력, 서사의 아이러니
앞선 평가 점들을 토대로 바라본 <귀신들>은 어떨까. 우선 제목인 ‘귀신들'과 직접 이어지는 서사들의 연결점이 부족하다. 분명히 해보자면 첫 에피소드인 ‘보이즈피싱' 뿐일 것 같다. 이 영화는 ‘귀신'이라는 명칭에 관해 빈약한 상징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그 존재들이 설득력을 갖지 못한 채 공허하게 관객 앞에 떨어진다. 그렇게 되니 영화를 보면 볼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옴니버스 화법의 장점을 앞에서 기술했지만, 그 장점이 퇴색되어 버리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서사들이 가지는 힘이 부족하다. 각 에피소드가 갖는 철학적, 사회적 함의가 있음은 막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 서사 속 메시지들이 갖는 힘이 약해 관객에게 분명히 전달되지 못한다. 이는 자연스레 서사 내부 요소들이 서로 매개되어 있지 않고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첫 에피소드부터 ‘아들(강찬희)’과 ‘노파(이주실' 간의 관계가 분명히 제시되지 않는다. 심지어 아들의 존재가 무엇인지 자꾸만 은폐하려 든다. 그 ‘은폐'를 통해 서스펜스를 만들어 스릴을 유발하고자 했던 것이겠지만, 그 방식이 1차원적인 것도 아니어서 이상한 모양새를 띤다. 말 그대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겠다.' 정도에서 그친다. 서사의 힘이 약하니 배우들의 열연도 우스워진다. 이야기가 설득되지 않고 구성이 약하니 관객이 연기에 집중할 틈새가 없는 것이다.
옴니버스 화법이 오히려 역풍을 가져온 것은 아닐까. 짧은 길이에 제대로 담기지 않은 이야기들은 물론이고, 단지 ‘같은 세계관의 다른 서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첫 에피소드와 그다음 에피소드 간의 연결점은 ‘같은 SF적 가상 세계'라는 것을 암시하는 몇 요소들에 불과하다. 서사가 설득력이 부족하다 보니, 에피소드들이 자칫 ‘전부 다른 서사의 파편'으로 치부되어 버린다. 분명 같은 대주제, 같은 핵심 요소들, 같은 영화의 서사라는 것을 인지해야 하는데, 다른 영화들을 죄다 모아놓은 부조화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감독이 서사 전개 방식의 선정 이유에 의문이 떠오른다. 명징하게 납득이 되지 않으니 영화 자체에 질문들이 쏟아진다.
국내 영화에 한정 야박한 시선인가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장르의 영화는 이제 많다. 이전에도 많았지만, 우리에게 당도한 시대상이 있으니, 앞으로도 많을 것으로 본다. <귀신들>이 그런 SF 장르 속 인공지능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한 인공지능이 도래한 세상이라니. 한 번쯤은 모두 생각해 볼 소재이긴 하나 영화적 상상으로 스크린에 담은 시도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소재를 강조한 마케팅과 홍보가 되는 것도 맞다. 그러나 너무 납작하고 개인적인 서사들이 많았다. 반복해서 서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영상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촬영 기법 면에서나 녹음을 비롯한 음향에 관해서나 호평을 할 만한 것이 딱히 없었을 정도였다. 진부함을 떠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을 거의 느끼지 못했을 정도다.
이전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던 영화 <정이>를 보고 난 뒤에도 비슷한 감상을 한 적이 있다. 국내 영화이기에 아쉬운 점만 보이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됐다. 딱히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소재가 좋다고 영화를 좋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영상의 질이 좋다고 영화를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편적으로만 평가를 할 수는 없다. 영화가 신선한 소재를 다루었지만, 그 방식에 총체적인 결함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지점이다. 대한민국에서 공상과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계속해서 허점을 보인다. 이는 기술력의 문제보다 감독들의 고민이 꽤 깊지 않기에 벌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력을 탓 하자기엔 <귀신들>은 컴퓨터그래픽이나 부차적인 기술적 요소에 힘을 주어 만든 작품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시사점과 더 정교한 스토리텔링이 있었다면 아쉬움이 지금처럼 깊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국내 영화가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냉혹하게 말해서, 이러한 ‘B급'도 아닌 ‘C급' 그 이하의 영화들을 관객들이 치솟은 영화표 값을 지불하고 봐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영화가 관객에게 스토리를 설득하지 못하는데 소비는 설득할 수 있겠나. 출연진의 라인업은 관객을 설득할 수 있어도, 작품이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형세다. 결국 작품이 남는 것이기 때문에 <귀신들>에 대한 아쉬움들이 더 무겁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초청된 시사회에 다녀온 뒤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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