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10-18 01:24:53
폭력을 받아들인 자에게 열리는 다음 라운드
영화 <클라우드> 리뷰
클라우드 (Cloud, 2024)
폭력을 받아들인 자에게 열리는 다음 라운드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스릴러, 액션
러닝타임 : 124분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 스다 마사키, 후루카와 코토네, 오구다이라 다이켄, 오카야마 아마네, 쿠보타 마사타카
개인적인 평점 : 3/ 5
쿠키 영상 : 없음
“하여간 특이해”, “이상한 애네”
한국인들의 사랑이 시작되는 대표적인 시그널로 통하는 말이다. 나도 이렇게 사랑에 빠졌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불분명하고 의아하고 이상하다. 그런데 그래서 다시 찾게 된다. 잠시 헛웃음이 나게 하다가도 금세 진지함을 보이는 그의 영화엔 미묘한 매력이 있다.
<클라우드>는 특히 이런 미묘함과 혼탁함이 빛나는 영화다. 주인공 요시이를 맡은 배우 스다 마사키는 혼탁함과 의아함이라는 애매한 요소들을 매력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는 몇 수 앞의 감정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신묘한 연기를 펼치며 영화 곳곳에 느껴지는 결핍을 메꿔내고 마치 솜사탕을 만들 듯 영화의 몸집을 몇 배로 불려내는 저력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클라우드>는 아무에게나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스다 마사키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큰 고민 없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 요시이는 리셀러다. 그는 낮에는 옷을 깔끔히 세탁하고 다림질하는 세탁 공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엔 구김살이 가득한 불법 리셀러 라텔로 활동한다. 그는 오직 감에 의지해 물건을 사재기하고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며 돈을 번다. 요시이의 물건이 비싸게 팔리는 요행이 반복될 때마다 그의 통장엔 숫자가 늘어나고 동시에 라텔을 향한 증오도 늘어난다.
세탁 공장 일과 리셀러를 병행하던 요시이는 최근에 사재기한 치료기로 크게 돈을 벌고 공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한적한 호수 근처 저택을 임대한 후 그곳을 사무실 겸 연인 아키코와의 보금자리로 꾸민다. 요시이는 지금보다 더 큰돈을 벌길 바라며 사노라는 직원 한 명을 고용하고 더욱 본격적으로 리셀러 활동을 이어간다.
그 사이 온라인에선 리셀러, 사기꾼 라텔을 혼내주자는 피해자 모임이 생겨나고 누군가는 라텔을 향한 분노를, 누군가는 목적지가 없는 분노를 쏟아내며 하나의 팀을 조직한다. 이들은 라텔을 잡는 게임에 참가한 파티원이 되어 상식을 웃도는 폭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요시이는 살아남기 위해 이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결단을 내리게 된다.
<클라우드>는 ‘액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감독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액션 스릴러 장르의 영화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몽롱한 꿈같은 작품이다. 이게 말이 되나 싶다가도 왜인지 말이 되는 것 같고 이런 놈들이 존재할까 싶은데 또 비슷한 놈들을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 무지향성의 분노와 폭력, 집착이 범람하는 이 이상한 세계가 어쩐지 낯설지 않아 더 찝찝하고 흥미롭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요시이, 아키코는 돈과 물건에 대한 집착, 사노는 고용주 요시이와 그의 변화에 대한 집착, 괴한 무리는 자신의 분노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다는 착각과 집착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이런 집착을 충족하기 위해 엉망으로 벌려둔 상황을 대략 ‘보상이 걸린 한 판의 게임’ 정도로 정의하고 합리화하며 곧 죽어도 자신의 폭력과 실수엔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요시이는 이 사달의 시작점인 리셀러 일을 그저 ‘아무리 말이 안 되는 물건이라도 살 사람이 있으면 팔리는 것, 그냥 도둑잡기 게임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괴한들을 자신의 업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을 비난하고 경멸한다.
다른 곳에서 뺨 맞고 요시이를 잡으러 온 괴한들은 정확한 이유 없이(이 무리에서 요시이에게 제대로 된 사기를 당한 사람은 없다) 요시이를 죽이려는 이 상황을 그냥 모르는 사람들과 벌이는 게릴라 게임 또는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행하는 것이라 여기며 자신들의 폭력을 합리화한다.
이 상황에 끼어든 사노와 아키코는 사심을 채우기 위해 요시이를 새로운 측면으로 이끌거나 그를 이용할 계획을 세우며 함께 게임의 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평화로운 숲속과 어울리지 않는 총성이 이어지는 상황. 총을 든 괴한들과 사노는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다. 그런데 사노의 옆에 딱 붙은 요시이는 총을 쏘지 못하고 그저 사노의 뒤를 어색하게 따라다닌다.
요시이는 라텔로 활동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긴 했지만 신체적으로 누군가를 해한 적은 없었고 실제로 누굴 죽일 마음도 없었다 요시이는 이 상황에서도 누굴 죽이겠단 마음보다 물건을 챙기는 게 먼저다. 요시이가 1라운드에서 나무 막대기를 깔짝이며 상대를 기절시키고 있는 초보라면 요시이를 제외한 사람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칼을 들고 상대를 죽이는 고수라고 할 수 있다. 타카모토는 가족을 죽인 살인범이고 다른 괴한들은 요시이가 숨었던 오두막의 관리인을 죽이고 유기한 동조자다. 사노는 과거를 알 수 없지만 총기를 다루는 어두운 일을 했음이 분명하고 아키코는 돈을 위해 요시이를 죽일 마음이 있다.
사노가 묶여있던 요시이를 풀어주는 순간, 요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순간 사노의 팔을 의지하지만 바로 손을 떼고 “원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말하며 사노와 한발자국 정도 떨어진다. 그리고 괴한들을 설명할 땐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인생의 패배자라고 말한다. 요시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괴한, 사노와는 다른 사람임을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자 요시이도 1라운드를 넘어 사노와 다른 이들이 머물고 있는 다음 라운드로 이동한다.
요시이는 사노를 겨누고 있는 토도야마 (이온전자 치료기 사장)를 발견하고 사노를 구하기 위해 총을 쏜다. 사노는 요시이에게 총 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냐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요시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 대신 타카모토를 잡기 위해 밖으로 달려나갈 때 사노의 속도에 맞춰 함께 달려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요시이는 결국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폭력을 받아들였고 그는 이제 사노와 같은 선상에 서있다.
마지막까지 함께 상황을 정리한 요시이와 사노는 비현실적인 하늘의 입구로 달려간다. 사노와 함께 새로운 라운드에 진입한 요시이는 이제 자신이 원했던 원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 폭력에 물든 사람과 폭력에 물들지 않은 사람의 삶은 같을 수 없으니까.
비정상적인 폭력성을 쏟아내는 괴한들, 폭력을 부추기던 사노,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변한 요시이. 이 들의 모습이 그다지 놀랍고 낯설지 않다는 점이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큰 찝찝함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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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말없이 걱정과 위로를 전하는 심장소리
4년만의 단편 신작으로 찾아온 이창동 감독. 그의 작품을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티켓팅 시간을 놓쳐 대차게 예매를 실패하고 안타까워하며 어쩔 수 없이 전주돔에서 하는 심장소리 + 박하사탕 릴레이 상영을 예매했다. 그래도 운이 좋게 무대인사를 통해 이창동 감독을 만나볼 수 있어서 나름 위안이 되었던 순간이었다. 영화 <심장소리>는 여덟 살 철이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왠지 불안과 걱정에 사로잡혀 선생님께 화장실에 간다고 말한 뒤 곧장 집으로 달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이 이후로는 영화 <심장소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어린 아이의 슬픔
영화 <심장소리>는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부당해고를 당한 뒤 크레인에서 홀로 농성을 하는 아빠 사이의 초등학생 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 대부분의 장면이 아들 ‘철이’가 뛰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초반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뛰는 장면만 보다보니 도대체 저 아이에게 어떤 상황이 닥친 것일까?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담답한 마음이 들었다. 어찌보면 아이의 기행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말미에 엄마의 불안한 심리와 아빠의 경제적 위기라는 환경을 제시하면서 그 의문점을 풀어준다. 단편임에도 짜임새 있는 구조와 관객들의 몰입감을 불어넣어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엄마가 잘못됐을까봐 걱정하는 한 아이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이 돼서 더욱 먹먹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는 농성으로 인해 떨어져 있고, 현재 자신에게 가장 가깝고도 의지하는 사람이 엄마이기에 엄마마저 잘못된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어린아이가 얼마나 다급하고, 엄마를 걱정하는지 그 모습을 달리기를 통해, 그리고 무모하게도 베란다로 집을 들어가는 행동을 통해 어린아이가 하나에 집중하면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달려가는 그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심장소리로 전하는 위로의 말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영화 <심장소리>에 대한 정보를 거의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터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심장소리라는 영화 제목을 통해 주인공이 아픈가?하는 생각을 했었다. 심장이 아파서 달리기를 하다가 쓰러지나,,,? 혼자 이상한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심장소리>는 아이가 아픈 것이 아니라 되려 엄마가 우울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설정이었다. 그런 엄마를 둔 아들 철이가 아침에 본 메모가 유서라고 착각을 하고 학교에서도 불안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 결국 철이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 엄마가 있는 집으로 달려가지만 집 문은 굳게 잠겨있고, 갖은 노력 끝에 집에 들어오지만 엄마는 집에 없고, 옥상에 엄마가 있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한 마음에 다시 달려간다. 그곳에서 만난 엄마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달래는 중이었고, 철이는 그런 엄마를 안아주며 위로를 전한다.
“철아, 왜 이렇게 심장소리가 크게 들려”, “엄마도 심장이 뛰어요”라는 말을 통해 서로가 살아있음에, 그리고 함께 기대어 살아가고 있음에 위로를 전하고, 위안을 받고 있었다. 자신을 찾아 헤매며 뛰어왔을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가쁜 숨소리와 큰 심장소리를 통해서, 하지만 그 걱정에 대한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꼭 안아주는 아들을 통해서 엄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큰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감히 유추해본다.
영화 <심장소리>는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위안에 대해 너무나도 압축적으로 잘 담아낸, 절로 박수가 나왔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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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줄을 가로질러 저 너머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 이후 또 다른 이웃집 히어로 '마일즈 모랄레스'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로 다시금 스파이더맨 팬들을 향해 낭만의 거미줄을 쏘아 올렸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보다 더 본격적으로 SSU(Sony Spider-man Universe)을 온전히 발휘한다. 더 많은 스파이더맨들의 등장과 히어로가 되는 과정, 자질, 성장은 영화에 기대감 그 이상을 보여준다. 스파이더맨 매력의 거미줄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전작보다 더 색채감이 풍부하고, 화려하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가 코믹북을 읽는 느낌이라면 이번 영화는 미디어 아트를 보는 기분이다. 전작에서 말풍선이나 부딪칠 때 나는 만화책과 같은 효과를 내는 연출이 많이 나오지 않고,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하므로 등장이나 액션 장면 영상미에 비중을 쏟는다. 특히, 멀티버스 세계관 속 스파이더맨들의 작화 특징을 살리는 모습들은 다양한 스파이더맨을 살펴볼 수 있는 재미를 살린다. 레고 스파이더맨, 고양이 스파이더맨, 공룡 스파이더맨 등 스파이더맨의 향연은 제작진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 중간마다 현대 자동차나 기숙사 방에 붙어있는 손흥민 포스터까지 스파이더맨이 인기가 많은 한국인에게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있다. 스파이더맨뿐만 아니라 배경이나 부가적인 요소까지 세심하게 챙긴 연출이다.
'마일즈 모랄레스'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그린 전작. 이번 영화는 스파이더맨뿐만 아니라 히어로의 공식 설정과 히어로가 되는 자질을 그려낸다. 히어로가 된다는 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사실, 그리고 마일즈 모랄레스는 필연 중 또 다른 우연으로 히어로가 됐다는 점에서 비롯된 플롯이 앞으로 마일즈 모랄레스의 행방을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증을 야기한다. SSU가 본격적으로 발휘하는 점은 다음과 같다. 초반부 '스팟'이 자신이 곧 멀티버스를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인식하는 장면 중 등장한 <베놈> 세계관 속 '애디'가 자주 찾아가는 가게 주인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베놈> 세계관을 연결하는 복선이다. 그리고, 시간선의 변칙점으로 발생한 존재를 보관하는 공간에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등장했던 '애런'(도널드 글로버)이 프라울러 복장으로 갇힌 장면은 '톰 홀랜드'가 있는 세계관에서 벌어진 일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 2099'가 르네상스 벌쳐를 포획하면서 말한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사건을 통해 '지구 616' 스파이더맨의 존재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답게 멀티버스도 하나의 거미줄에 비유해 설명하는 모습은 머지않는 유니버스 영화에 이들의 대편성(Spider-man assemble)이 이루어지지 않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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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 어두운 유머를 지켜내기"
답을 원하는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유머스러운 불편함을 줄 수 있구나.
🍿영화의 제목
분명 이 영화에서 진중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래리. 그러나 제목을 왜 'the serious man'이 아니라 'a serious man'이라고 지었을까. 어쩌면 이 영화는 본인에게 닥치는 불행은 반드시 원인을 동반해야 한다는, 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 그러한 메시지치고는 상당히 찝찝했지만 그랬기에 더욱 예뻐보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비록 나도 인생 새내기지만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무리 나에게 고통이 와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며 이 또한 미래에서 돌이켜보면 나도 모르게 이를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미화시켜버린다. 한동안 아프다가 언젠가 가장 깔끔하게 사라질 존재에 불과하다.
🍿래리의 꿈과 현실
항상 답을 원하고, 이를 쫓고, 압박 당하고 힘들어하는 래리의 현실. 그에 반해 그의 꿈은 무의식들의 총 집합체가 야생적으로 뛰어다니는 판타지였다. 그의 꿈과 현실의 엇갈림은 더욱 그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해결'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져줬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지금 이 시련을 반드시 해결해야만 그가 꿨던 꿈에서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기에.
그러나 우리 삶에서의 변화는 늘 불가피하다. "어떻게"라는 되뇌임 대신 "이렇게"라는 말을 새겼으면 하는 그였다.
개인적으로 결말이 참 아름다웠던 영화다. 물론, 여기서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행복한 결말이 아니다. 본 영화에서 래리가 강조했던 어절 '인식의 차이', 관객들의 인식에 따라서 결말은 다르게 해석되기에 소중하게 다가왔다.
🍿삶은 물리일까, 철학일까
본인의 뜻과 달리 클라이브 학생에게 F같은 C-를 줘버린 래리
본인의 좌절과 달리 결국 종신 재직권 지원자에 통과하게 된 래리
본인의 희망과 달리 의사로부터 알 수 없는 전화를 받은 래리
그리고 마치 그들의 미래를 까맣게 칠해버릴 것 같았던 토네이도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바라봤던 대니.
이 모든 결말은 어쩌면 지금, 항상 우리에게 볼 수 있는 불편함의 바람이다. <시리어스 맨>에서는 물리를 강조했지만 사실상 나에게는 철학처럼 다가왔다. 래리가 강의 시간에 빼곡하게 채웠던 칠판은 본인의 삶을 대하는 복잡하고 모호한 태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첫 1시간 30분은 마냥 마을 사람들이 진지한 래리를 양육하는 코미디처럼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 15분은 우울하지만 행복하고, 다소 시끄러운 방식으로 고독함을 선사했다.
본인에게 닥친 불행을 늘 자신 혹은 타인의 탓 더 나아가 어디에서든 이유를 찾아 책임을 피하거나 안으려는 사람들. 이 영화는 당신들에게 'Why so serious'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차피 지나갈 고통이다, 계속 그 고통을 손에 쥐고 있어봤자 커지기만 하지 결코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제목의 관사 'a'처럼, 본 내용은 단순히 한 남자를 그린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그리고 있다. 우리의 삶은 늘 변화를 타고 쉽게 날릴수도, 굳게 박힐수도 우리의 생각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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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랩이 가져왔습니다.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기대작 5
씨네랩이 가져왔습니다.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기대작 5
꽃도 피고, 날씨도 좋아 밖으로 나가고만 싶어지는 4월. 넷플릭스가 그 맘을 아는지, 선물 같은 영화들을 가져왔습니다. 미리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넷플릭스 4월 개봉 영화. 씨네랩이 여러분들께 미리!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취향껏 골라보는 넷플릭스 4월 공개 예정 영화! 같이 보러 가실까요 ?
1. 콘크리트 카우보이 Concrete Cowboy (2020) - 리키 스타우브
2021.04.02 공개 예정
" 반항만 일삼던 10대 소년. 그 벌로 그는 서먹한 아버지와 여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 집이 있을 줄이야. 필라델피아의 흑인 카우보이들이 서서히 그를 받아들인다."
<콘크리트 카우보이> synopsis
<콘크리트 카우보이>는 리키 스타우브가 연출한 영화로, G.네리의 소설 <게토 카우보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눈에 띄는 배우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에서 루카스로 얼굴을 알린 케일럽 맥러플린 배우가 아들 ‘콜’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카우보이>는 오는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2. 마담 클로드 Madame Claude (2021) - 실비 베레드
2021.04.02 공개 예정
" 60년대 파리.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고급 매춘조직을 운영하는 마담 클로드. 우아한 이미지로 포장된 그녀의 제국은 상류층뿐 아니라 지하 세계까지 뻗어있다. 영원히 번성할 것 같았던 제국은 그러나 한 여성의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담 클로드> synopsis
<마담 클로드> 의 감독 실비 베레드는 직업여성으로 일했었던 할머니와 사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었던 시절, 남성들을 자신의 발아래 두고자 했던 한 여성 갱스터의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포스터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마담 클로드>는 오는 4월 2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3. 썬더 포스 Thunder Force (2021) - 벤 팔콘
2021.04.09 공개 예정
" 슈퍼빌런이 흔하디흔한 세계. 어린 시절 단짝 중의 하나가 특별한 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 한때 멀어졌던 두 사람은 이제 도시를 지키기 위해 다시 손을 잡는다."
<썬더 포스> synopsis
넷플릭스 영화 썬더 포스는 여성 히어로 영화로, 액션과 코미디를 둘 다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고스트 버스터즈> <스파이>등 액션 코미디로 활약해온 멜리사 맥카시, <헬프>, <히든 피겨스> 등 옥타비아 스펜서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4. 낙원의 밤 Night in Paradise (2020) - 박훈정
2021.04.09 공개 예정
"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낙원의 밤> synopsis
<낙원의 밤>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 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되어 극찬을 받은 영화입니다. <밀정>,<안시성>을 통해 독보적인 연기를 펼치는 엄태구 배우와, 요즘 핫 한 배우 전여빈, 그리고 차승원 배우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펼치는 <낙원의 밤>. 오는 4월 9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5. 러브 앤 몬스터스 Love and Monsters (2020) - 마이클 매튜스
2021.04.14 공개 예정
" 괴물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러브 앤 몬스터스> synopsis
영화 <러브 앤 몬스터스>는 북미 소수 극장에서는 개봉했으며, 애플 TV 플러스를 비롯하여, 아마존 프라임 등 이미 공개된 작품입니다. <메이즈 러너>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딜런 오브라이언 배우를 비롯하여, <언더워터>의 제시카 헨 윅,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욘두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마이클 루커까지 ! 배우들 라인업이 엄청난 <러브 앤 몬스터스>는 오는 4월 14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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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디스토피아 스릴러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 의 현실 이야기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는 일찌감치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고 다수의 수상을 한 작품이다. 대표적으로는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초청과 제46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스 부문에 초청되어 많은 영화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2022 캐나다 스크린 어워즈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다시 한번 그 위엄을 달성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미국 할리우드, 아카데미 수상 출신 감독인 <조조 래빗>, <토르: 라그나로크> 등을 연출하고 최근에는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의 연출을 맡게 된 '타이타 와이티티' 가 총괄 프로듀서로 작품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또한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켈리 라이카트', '제인 캠피온' 등에 이어 차세대 여성 감독으로 촉망받는 '다니스 고렛'이다. 이미 이 작품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7회 수상을 했다고 하니,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한 것이 아닐까! 작품의 흥행요소에서 프로덕션의 힘과 제작진의 라인업 또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로 작용할 듯 하다.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는 서기 2043년 독재국가 '에머슨'의 인간병기로 길러지는 딸 '와시즈'를 되찾기위한 엄마 '니스카'의 사투를 그린 디스토피아 스릴러이다. 영화 초반 황량하고 외딴 숲에서 존재를 숨기며 살아가는 '니스카'(엘레 마이아 테일페데스)와 '와시즈'(브룩클린 르텍시에 하트)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숲을 나섰다가 사고로 인해서 와시즈는 발을 다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떼로 지어다니는 마치 벌과 같은 모양새의 드론(독재국가의 CCTV, 감시자 역할을 한다)들의 습격을 받으면서 숲 속을 벗어나 도심부의 마을로 향하게 된다. 니스카의 오랜 친구 '로베트라'의 도움을 받아 친구의 집에 머무르게 되지만, 와시즈의 상처는 점차 깊어만가고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니스카의 절망은 깊어만간다.
결국 딸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니스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고 딸은 독재국가 '에머슨'에 끌려가게 된다. 독재국가 '에머슨'은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강제소집하는 무자비한 국가이다. 그리고 미성년자들은 '아카데미'에 들어가 군사교육을 받게되고 인간병기로 세뇌당하고 길러지게 된다.
딸을 잃었다는 죄책감에 절망감에 빠져 삶을 살아가는 니스카는 우연히 숲의 소유지를 지키며 독재국가에 대항하던 한 무리의 캐나다 북부의 토착민 '크리족'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니스카가 예언 속의 구원자라 믿는 부족이다. 그리고 니스카는 그들의 도움을 받아 아카데미에 있는 딸을 구하기 위한 계획을 결심하게 된다.
영화는 서기 2043년, 전쟁으로 황폐화된 세상을 배경으로한 디스토피아를 내세우고 있다. 먼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시대속에는 여전히 자신들의 거주지,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토착민(원주민) 크리족들이 있다. 실제로 영화를 연출한 감독 '다니스 고렛'은 캐나다 토착민 크리족의 혼혈이며 제작에 참여한 '타이타 와이티티' 또한 뉴질랜드 원주민인 아버지를 둔 혼혈인이다. 여기서 느낀점은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는 배경은 수십년이 지난 미래이지만 감독은 원주민, 토착민들이 자신들의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현실의 이야기를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싶은 점이다.
독재국가 '에머슨'은 원주민을 내쫓고 몰아세운 역사 속의 제국주의 국가들에 비유할 수 있고, 그들의 감시자가 되는 수많은 드론들은 결국은 원주민을 감시하는 수많은 제국주의 사람들로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한 시대의 미래가 되는 미성년자(아이들)를 착취하고 그들에게 획일화된 군사교육과 정신교육을 주입한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기'라는 일종의 애국강령을 날마다 반복하게 하여 외우게 하는 등의 모습은 물론 영화 속에서는 독재국가의 인간병기로 길러내기 위한 군사교육의 일환이지만 일찌감치 토착민 아이들의 역사를 배제하고 새로운 제국주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우리 역사 속의 식민지 침략자, 제국주의 모습들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영화 속의 크리족과 그들이 구원자라고 믿는 니스카와 힘을 합쳐 독재국가 '에머슨'에 대항하고 아카데미의 딸과 입소된 모든 아이들을 구출해낸다. 이는 한 어머니의 딸을 구해내는 동시에 미래시대 주역인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이고 또한 토착민들의 삶은 지켜내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디스토피아 배경 속에 일어나는 화려한 액션과 CG가 있는 류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캐릭터의 드라마와 세심한 감정선들이 주는 영화적 희열과 긴장, 스릴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SF 디스토피아 영화로 추천드리고 싶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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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인 영화를 묻거든 길복순을 보게 하라
감각적인 영화를 묻거든 길복순을 보게 하라
영화 리뷰 <길복순>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스포일러 주의#스타일리쉬 그 잡채
영화 길복순을 보다보면 스토리가 정말 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 시퀀스 자체가 굉장히 감각적이다. 여타 다른 액션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촬영 기법과 편집 기법들이 등장해서 눈이 즐거웠던 작품이었다. 복순이 딸 재영이 담배 피는 것을 알게 되자 이를 시뮬레이션 돌려보면서 어떻게 하면 마음의 문을 닫은 딸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을지 상상한다. 이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인듯 현실인듯 그 경계가 모호하게 편집을 했던 장면이 있었는데 그 다음 장면에서도 또 시뮬레이션이 아닐까 하는 관객의 생각과는 다르게 바로 현실로 돌아오면서 관객과의 밀당을 제대로 했던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 길복순과 차민규의 1:1 대결 씬에서는 그 시뮬레이션의 절정을 보여준다. 실력적으로는 차민규가 절대우위에 있기에 차민규는 길복순의 수를 하나씩 생각하면서 길복순의 공격에 맞춰서 복순을 죽이는 장면들을 상상한다. 처음에는 현실처럼 이를 그려내다가 이렇게 길복순이 죽는다고? 허무하게?라는 감정이 들 때쯤 다시 길복순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이 장면들이 차민규의 상상 속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이 차민규의 집무실 모든 공간에 꽉 채워지면서 너무나도 많은 차민규가 너무나도 많은 길복순을 하나씩 죽이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서 기술적으로 차민규가 절대적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면서 과연 길복순은 어떠한 수를 내놓을지 관객으로써는 기대가 되는 장면이었다. 이처럼 영화 길복순은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서 관객과의 밀당을 잘 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시리즈가 더 낫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시리즈로 만들어졌다면 캐릭터들의 서사과 깊이감이 더욱 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들었던 작품이었다. 사실 길복순이라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캐릭터는 소비적으로 쓰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영화였다. 다들 길복순과의 단편적이고 평면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어서 캐릭터별 매력을 느끼기에는 굉장히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만약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캐릭터별 서사를 쌓고, 그 속에서 길복순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마지막에 가서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길복순과 적이 되어 그녀를 공격할 때 오히려 더 길복순의 입장에 더욱 감정적 동조를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사실 영화 길복순은 화려한 액션신을 볼만했지만 길복순의 선택에 대해서, 그리고 길복순이 처한 환경에 대해서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만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은 딸을 제외하고는 보여지지가 않아서 그녀의 선택에 따른 책임에 함께 불안해하거나 슬퍼하거나 안도하기에는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
멋진 액션과 딸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 속에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용기’다. 다양한 용기 중에서도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다. 딸 재영은 레즈비언으로 같은 반 친구와 사귀고 있었고, 이를 알게된 남학생이 재영과 한달 동안 사귀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재영은 싫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남학생에게 상해를 입히고 정학을 당하게 된다. 처음 이유를 말하지 않았던 재영은 결국 용기를 내서 엄마 복순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당황한 엄마는 이렇다할 말도 없이 회사 전화를 받고 쌩하고 나가버린다.
그렇게 킬러들과 싸움 이후 집으로 돌아온 복순은 다시금 재영과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복순은 재영에게 자신이 솔직하게 킬러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딸이 국정원이냐고 물어보자 ‘엄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영은 보안상 말할 수 없다는 국정원의 규칙을 지킨다고 생각을 하고, 복순은 이런 재영을 보면서 솔직한 딸과 달리 자신은 자신의 직업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자신의 행동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으로 차민규 대표와의 1:1 대결씬에서도 차민규는 길복순의 손에 죽기로 이미 결심을 한 상태였고, 이를 딸 재영에게 보여주기 위해 cctv를 연결해 재영에게 보내준다. 재영은 결국 자신의 엄마 복순이 한 남자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복순은 하지 않던 기도를 하며 집으로 달려간다. 자신이 솔직하게 먼저 딸에게 밝히지 못했다는 자책과 후회, 그리고 딸이 엄마의 모습을 보고 놀라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 딸 재영이 이런 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떨까 하는 두려움. 재영이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히기 전까지 느꼈을 오만가지의 감정들을 똑같이 느끼며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재영은 그런 엄마에게 자신이 본 영상을 모른척하며 엄마를 품어준다. 재영과 복순이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두 모녀의 관계 회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기회가 왔을 때 솔직하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대단하고, 또 필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영화 길복순은 감각적인 연출과 함께 나름의 주제를 잘 전달하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다만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훨씬 더 탄탄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함께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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