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31 15:06:22
11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뮤지컬 리메이크 영화 <위키드> 첫 공개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위키드>가 개봉 전 북미 시사회에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총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되었고, <위키드>는 그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큰 스크린에서 즐기는 환상적인 오즈의 마법”,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가장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중 하나”, "두 주인공의 완벽한 연기" 등 영화뿐만 아니라 주연을 맡은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의 연기 역시 호평받고 있습니다.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이번 영화는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소설 <위키드>를 원작으로 하여, 오즈의 마녀들에 관한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한다고 합니다. 에리보는 엘파바를, 그란데는 글린다 역을 맡았습니다. 브로드웨이 공연의 작가 위니 홀즈먼과 다나 폭스가 함께 각본을 맡았으며, 스티븐 슈와츠가 영화용 음악을 새롭게 편곡했습니다.
국내에서는 11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노량> '에이스메이커' 영화 투자 중단

<노량>, <악인전>, <댓글부대> 등 복수의 작품들을 투자했던 영화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설립 6년 만에 영화 메인투자·배급사업을 중단한다고 알렸습니다. 2022년부터 단 한 편의 투자작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해 막대한 손실을 본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대신 향후 드라마 제작 사업에 주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종속기업으로 보유하고 있는 ‘에이스메이커스튜디오’를 통해 제작한 첫 작품 ‘러닝메이트’는 현재 ‘티빙’과 방영 시기를 조율 중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신작 <배심원 2번>,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남을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상 받는 <배심원 2번>이 LA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AFI FEST에서 처음으로 상영됩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배심원 2번>을 제한적으로 50개 미만의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니콜라스 홀트, 토니 콜렛 등 화려한 출연진이 출연하고, 현재 로튼 토마토 94%, 메타크리틱 76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 이러한 결정에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2024 캐나다 영화제' 개최

11월 7일(목)부터 20일(수)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2024 캐나다 영화제'가 개최됩니다. 21년도에 작고한 장 마크 발레의 대표작, 최근 높은 평가를 받은 캐나다의 동시대 영화들, 그리고 캐나다 다큐멘터리의 역사와 성취를 돌아보는 작품들이 상영됩니다.
특별히 <여기 사람이 산다>(2023)를 연출한 잭 러셀 감독이 영화제 동안 서울과 부산, 두 지역을 모두 방문하여 한국 관객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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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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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짐프 OST 마켓 런칭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음악가 데뷔 프로젝트 마켓 '짐프 OST 마켓'.
6월 5일까지 공개 모집을 하며, 산업 관계자들과 매칭 성공 시 총 지원금 2억 5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의 음악 제작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국제영화제, 6월 개막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올해 19회를 맞이한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에코버스'라는 슬로건 하에 6월에 개막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총 73편의 환경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고, 개막작은 시릴 디옹 감독의 '애니멀'이다.
더불어, 영화제 상영작 전 작품을 온라인 상영하며, 메가박스 성수에서 오프라인 상영도 한다고 한다.
이준혁, <범죄도시3> 합류
ⓒ 배우 이준혁 인스타그램
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에서 새로운 빌런을 맡게 되었다고 밝혔다.
<범죄도시3>는 6월말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며, 인천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도 이상용 감독이 맡아 연출하게 되었다.
에무시네마, 2022 '별빛영화제' 개최
ⓒ 에무시네마 인스타그램
에무시네마 루프탑에서 진행하는 '별빛영화제'가 올해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5월 19일을 시작으로 <녹색광선>, <플립>, <해변의폴린느>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거리두기 해제하자, OTT 성장세 주춤
15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OTT 모바일 사용자 수가 올해 1월 대비 7~23% 떨어졌다고 밝혔다.
주요 OTT의 사용자의 경우, 넷플릭스는 7.7%, 디즈니+는 23.7%, 웨이브 11.9%, 왓챠는 12.6% 하락하였다고 한다.
해외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3월 예정
ⓒ 오스카 공식 홈페이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ABC에 따르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3년 3월 12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세계 200개 이상의 지역에서 ABC를 통해 생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닥터 스트레인지 2>, 5억 5천만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9일, 디즈니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2022년 개봉작 중 11번째로 높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Neon, <브로커> 북미 판권 계약
ⓒ 네이버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았던 Neon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브로커>의 북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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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답게 살았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어
빠르다. 대도시인 서울의 삶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빠른 템포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오랜 세월 이 도시에 살고 있음에도 불현듯 이곳은 낯설고 힘들 때가 적지 않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그 테두리 안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모두 나 자신이 아닌 이 도시가 원하는 사람으로 점점 변했을 터. 하지만 가슴 속엔 아무것도 정립된 건 없지만, 스스로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주구장창 했던 본연의 자신이 꿈틀댄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영화인 동시에 나답게 살았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어를 떠올리게 하고 또 한 번 가슴을 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반갑고도 고마운 작품이다.
미친X와 게이가 만났다. 너무나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로 갖가지 소문을 달고 사는 재희(김고은)와 자신의 인생에 절대 커밍아웃은 없고, 사랑도 하지 않는다는 주의를 내세우는 흥수(노상현)는 서로에게 공통점을 발견하고, 합의하에 동거를 시작한다. 완전한 베프로 20대 초중반을 함께 보낸 이들은 좋든 싫든 서로의 역사를 공유한 소중한 사이가 된다. 하지만 이 동거가 영원할 수는 없는 법. 흥수는 군대를 가고. 재희는 취업을 위해 노력한다. 점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서로 딛고 있는 도시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 중 첫 파트인 ‘재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흥수(원작에서는 ‘영’)가 화자로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반면, 영화에서는 흥수와 재희가 극의 중심을 잡아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게이인 흥수와 미친X인 재희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적 약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타인의 불온한 시선을 받고, 뒷말을 듣게 되고, 마녀사냥을 당하기 일쑤다. 보기와는 전혀 다른 이 차가운 도시에서 흥수는 뒷걸음질 치며 숨고, 재희는 앞으로 나가 당당히 맞선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로서 몸으로 터득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각자의 대처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서로가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공감하고 이해하고 연대한다.
20대 초중반에 찾아오는 고민들, 특히 풋사랑들의 기억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성숙하지 못했던 자신들만의 사랑법에 웃고 우는 이들이 연거푸어 벌어지고, 서로의 흑역사를 기억하면서 술 한잔으로 모든 걸 치유했던 흥수와 재희의 모습은 그 시절을 관통했던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가족보다 더 두터운 신뢰로 자신을 대신해 욕해주고,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이들의 우정은 그 자체로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는 단순히 순수하고도 뜨거웠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 매개체로서만 기능하지 않는다. 무분별한 혐오와 폭력이 자행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는 불합리함을 비중 있게 다룬다. 2010년대를 배경으로 성소수자를 향한 비난의 눈초리,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의 현실은 서울이란 도시, 한국이란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영락없이 까발린다. 중반 이후 두 청춘은 어엿한 사회 구성원의 역할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내 돌아오는 건 쳇바퀴처럼 도는 혐오와 폭력을 겪는다. 그리고 비로소 깨닫는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걸 말이다.
대중 영화로서 퀴어 요소를 내세우는 작품이기 때문에 커밍아웃은 흥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영화는 재희를 통해 확장한다. 조금만 달라도 비정상으로 낙인 찍는 공동체적 시선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누군가의 여자 친구, 애인이 아닌, 흉흉한 소문에 정면으로 들이받는 구재희로서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 이런 확장성을 통해 영화는 퀴어를 소재로 했지만, 나 자신을 포기하고 사는 평범한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공감을 얻는다. 후반부 두 주인공의 진정한 커밍아웃이 행해지면서 영화는 두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서 소비되었던 게이 남자 친구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은 물론, 퀴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대중영화로서 그 의의는 충분하다. 하지만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 설정과 퀴어 영화에서 볼 법한 진부한 설정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건 김고은과 노상현의 케미다. 김고은은 진짜 구재희처럼 미친(긍정적인 뉘앙스다.) 연기를 보여주는 데. 겉으로 강단 있고 당차 보이지만, 그 안에 서린 슬픔이 엿보이는 순간의 감정 연기를 너무나 잘 표현한다. 더불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코믹한 연기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며 극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파친코>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노상현의 연기도 발군이다. 전형적인 게이 남친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랑을 믿지 않는 20대 남자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부딪히고, 실수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은 물론, 재희와의 인연을 통해 비로소 대도시의 사랑법을 알게 된 이 남자의 성장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일 수 있겠냐”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가는 흥수와 재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 보호해 주며 끝내 성장한다. 인생의 고저 속에서 누구나 힘듦을 겪기 마련. 그 순간 극 중 흥수와 재희가 이 응원의 한마디를 건넨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 대사를 듣기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도시를 사랑하고 싶다면 먼저 내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자. 그리고 돌이켜봤을 때 이런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살았던 가장 반짝였던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해 보자. 그리고 말해보자. 진짜 진짜 보고 싶다고.
사진제공: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평점: 3.0 / 5.0
한줄평: 나답게 살았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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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다는 것
무비채널에서 영화리뷰를 보다가 티저 영상에 박형식이 “싫어여!!! 모르게쒀여~~” 이 대사를 치는 부분이 너무 귀여어서 저것은 봐야한다 생각했던 영화 <배심원들>. 귀여웠던 티저에 반해 내용은 법정물이어서, 게다가 다루는 범죄는 살인죄여서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법에 대한 무거움과 스릴, 재미라는 선을 잘 탄 작품이었다.
영화 <배심원들> 시놉시스2008년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 모두에게 그날은 처음이었다!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초의 재판이 열리는 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의 보통 사람들이 배심원단으로 선정된다. 대한민국 첫 배심원이 된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증거, 증언, 자백도 확실한 살해 사건. 양형 결정만 남아있던 재판이었지만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며 배심원들은 예정에 없던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해야 하는 재판부. 모두가 난감한 상황 속 원칙주의자인 재판장 ‘준겸’(문소리)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끌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일삼는 8번 배심원 ‘남우’(박형식)를 비롯한 배심원들의 돌발 행동에 재판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었던 보통 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재판이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르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배심원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그렇다,, 박형식은 귀여웠다,,
귀여운 박형식을 보고 싶어서 보기 시작한 영화였는데 영화 <배심원들>은 그 매력을 아주 다채롭게 풀어낸다. “싫어요!!! 모르겠어요!!” 이 대사를 직접 들으니 정말 답답한데 귀여웠다. 하지말라는 짓은 꼭하고, 그 행동 덕분에 피고인을 만나고 무죄의 가능성을 생각해내고 약간 또라이 같은 기질이 있어서 보는 내내 피식피식 웃을 수 있었다. 박형식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입은 듯 연기가 뜨지 않았고 꽤나 잘해서 보는 내내 부담이 없었던 작품이었다.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법이란 굉장히 강제적이고 규율이 심한,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역사 속 지도자들은 법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배심원들을 뽑는 면접 자리에서 재판장 김준겸은 “법은 사람을 처벌하기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머리 한 대를 맞은 듯 ‘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저 말은 그저 처벌을 내리려고 했던 김준겸이 배심원들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을 바꾸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저 기계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다가 올바른 판사로 돌아오게끔 움직이는 대사여서 영화 <배심원들>을 관통하는 대사가 아니었나 싶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배심원들은 초반 박형식을 제외화고 대부분 재판부의 뜻대로 움직인다. 자신들이 아는 것이 없다는 이유로, 잘 모른다는 이유로, 처음이라는 이유로 재판부가 넌지시 제시하는 흐름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타협한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비서실장 최영재다. 그룹의 비서실장이기에 얼른 이 배심원을 끝내고 회장님을 모시러 가야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자꾸 상황 진행에 태클을 거는 권남우(박형식)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 따위는 없다며 세상의 생각이, 자기 윗사람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이라 최면을 걸며 살아가지만 결국에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의견을 재판장에게 제시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낸다.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비서실장을 꼽을 것 같다. 가장 입체적으로 보였고, 본인 인생을 살기 급급한 일반적인 사람들을 대표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2008년에 있었던 첫 국민참여재판을 다룬 영화 <배심원들>. 국민참여재판을 활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당당히 낼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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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형제인 베니 사프디와 연출한 <굿타임>, <언컷 젬스>로 전 세계 시네필에게 큰 지지를 얻었던 조쉬 사프디의 단독 연출작 <Marty Supreme>이 약 9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 제작사 A24의 역대 최고 예산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Marty Supreme>는 티모시 샬라메, 기네스 팰트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며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탁구 챔피언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전기 영화가 아닌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나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같은 "속도감 넘치는 세계 여행형 코미디 모험"으로 구상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베니 사프디는 최근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출연하는 A24의 스포츠 전기 영화 <The Smashing Machine>의 제작을 마쳤습니다. 두 형제의 작품은 모두 내년 개봉 예정으로, 칸 영화제에서의 동반 상영이 성사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World of Reel)
송혜교, 전여빈 <검은 수녀들> 개봉일 공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검은 수녀들>이 국내 개봉일을 공개했습니다. 두 주연 외에도 이진욱, 문우진 배우가 출연하여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24일에 개봉 예정인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녀들의 오컬트 영화입니다.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 판권 미확보에 아쉬움 밝힌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이 최근 ‘The Hollywood 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시켰던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프랜차이즈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처럼 자신도 주요 작품에 대한 권리를 지켜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최근 개봉한 <에일리언: 로물루스>의 성공으로 ’Fox’를 통해 새로운 에일리언 영화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IndieWire)
<밀수>, <스위트홈> 배우 고민시,
윤가은 감독 신작 <세계의 주인> 주연 확정
<밀수>,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여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고민시가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세계의 주인>은 18살 평범한 여고생 이주인에게 어느 날 뜻밖의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윤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비롯하여 당시 많은 영화제를 휩쓸어 화제 된 바 있습니다.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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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사랑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드라마
출처: 넷플릭스
우리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몇몇은 자신 있게 “있다”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무언가를 사랑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느냐고.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끊임 없이 사랑을 갈구한다. 우연한 계기로 이어진 인연에 마음을 쏟기도 하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기도 한다. 비단 연인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족을 향한, 혹은 가족이 주는 뿌리 박힌 사랑을 문득 인지하기도 한다.
<멜로무비>는 바로 그 사랑을 논하는 10부작 드라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부 동안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때로는 사랑에 고통 받고, 때로는 사랑으로 치유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인물들이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특히, 색감과 미술적 요소가 돋보인다. 청량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푸른 톤의 색 보정과, 멜로 장면에서의 노을 연출은 사랑의 감정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출처: 넷플릭스
주인공은 김무비(박보영)와 고겸(최우식)이다.
김무비는 한마디로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다. 평생 영화를 사랑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무비는 영화를 애증한다. 여기서 '애'의 감정은 꾸준히 싫다고 하면서도 영화 스태프로 일하다 감독으로 데뷔하는 모습으로 엿볼 수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마음을 쉽게 내주면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 무비는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면에 고겸은 지독한 씨네필이다. 유년기의 외로움을 영화로 달랬고, 영화는 그의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였다. 김무비와의 첫 만남에서 ‘김무비’라는 이름 자체에 흥미를 보이는데, 이는 그가 영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무비와는 달리 능청스럽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밝음은 내면의 어둠을 숨기기 위한 도구였을지도 모른다.
고겸과 김무비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꽤 드라마틱하다. 흔한 멜로 영화처럼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여러 번 마주친다. ‘멜로 무비’라는 제목에 걸맞게 초반 시퀀스를 전형적인 멜로물의 클리셰로 그려간다. 클리셰에 클리셰를 겹쳐 익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마음껏 가슴 설렐 수 있게 연출한다.
그러나 <멜로무비>의 매력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더 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에 있다. 가슴 설레던 멜로씬은 1화만에 끝나고, 2화에서 고겸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며 속된 말로 ‘사약’을 투척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극이 전개된다.
출처: 넷플릭스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사랑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조명한다. 이 관계들은 사랑으로 이어져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므로 이번 글은 <멜로무비>에 등장하는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관계를 하나씩 뜯어보다 보면, 이 드라마가 그리는 ‘사랑’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 김무비와 주변인들의 관계
김무비와 아버지
무비의 아버지는 영화만을 바라보며 살았고, 결국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영화만을 좇았던 아버지를 무비는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미움이 사실은 사랑 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감정이란 걸 무비도 잘 알고 있다. 이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부채감까지 겹쳐 무비는 시간이 지나도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며 무비는 다른 사람들과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나누며 조금씩 마음을 치유한다.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응어리가 해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무비와 어머니
무비의 어머니는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다정한 사람이다. 힘든 순간마다 무비의 곁을 지켰고, 꾸준한 사랑을 주었다. 10화에서 무비와 어머니가 나누는 대화에서 많이 울었다.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던 모녀가 끌어안고 울음을 나눌 때, 사랑으로 치유 받는 이들의 모습이 좋았다. 너무 당연했기에 돌아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사랑. 모두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김무비와 우정후
‘작고 가여운 것들’을 외면하지 못했던 유년시절 김무비가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관계다. 후에 건강해져서 돌아온 정후는 마치 가족처럼, 김무비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을 보여준다.
# 고겸과 주변인들의 관계
고겸과 고준
애틋한 형제 관계다. 형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고겸. 그런 어린아이만 보며 삶을 살아온 고준. 두 사람의 관계는 형제애를 넘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형을 너무 사랑해서 형의 병든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는 고겸과, 고겸을 사랑해서 한평생을 고겸에게만 바치던 고준의 에피소드는 모두를 울렸다. 처음에는 고준이 죽는 스토리가 잔인하게만 느껴졌지만 극에 강조되다시피 현실은 영화와 달리 잔인한 일들이 반복된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이에 납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겸과 홍시준
우정 관계다. 고준이 죽고, 고겸이 힘들어할 때 홍시준이 건네던 묵묵한 위로가 기억에 남는다. 다정한 말에 서툰 홍시준은, 행동으로 고겸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고겸은 그런 홍시준을 잘 알고 있다. 요란하진 않지만 단단한 둘의 우정이 좋았다.
그 외,
홍시준과 송주아
이 둘은 7년 연애를 끝으로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났을 때의 모습을 그린다. 5년 후에도 아직 주아를 놓지 못한 홍시준의 마음이 절절하게 연출된다. 둘은 예전처럼 데이트도 해보지만, 5년 전의 그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두명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둘은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송주아가 홍시준에게 ‘우리 좋았어’라고 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랑이지만, 그때 서로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었기에 아름답게 보내줄 수 있다
그리고, 김무비와 고겸
이 둘의 관계는 따뜻하다.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담담하게 위로를 주고 받는다. 처음부터 깊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고겸이 사라지기도 하고, 돌아온 고겸을 김무비가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하며 여러 갈등이 비춰진다. 하만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며 서로에게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정선을 담아냈다.
출처: 넷플릭스
이 드라마에서 사랑이란, 만병통치약이다. 크게 곪은 관계도 사랑이 남아있으면 어떤 방향으로든 치유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결코 쉽게 지속되지 않는다. 관련해서 필자는 SNS에서 ‘사랑은 노력이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사람은 처음부터 잘 맞을 수 없다. 그게 설령 핏줄로 연결된 혈족일지라도,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또한, 서로 가장 잘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잘 모르는 때일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노력해야 한다. 사랑하는 만큼 서로를 더 들여다보자. 가끔 삐걱거리긴 하겠지만, 이를 이겨내면 관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10부작 드라마를 한 글로 담아내려니 글이 길어졌다. 이 드라마를 모두가 보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세상이 삭막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혐오가 당연해지고,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은 모두를 병들게 할 뿐이다. 지금 이 시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다. 따뜻해지자. 서로에게 조금만 다정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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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한 포옹, 괜찮다는 말
SYNOPSIS.
1974년 프랑스 교외의 한 작은 마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애니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
다행히 MLAC(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의 도움으로 일상으로 돌아온 애니.
하지만,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MLAC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던 지난날을 자책하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세상을 향한 분노, 세상을 바꾸다!
이 영화를 볼까 말까 조금 고민했다. 이 영화의 소재(임신 중단)와 국적(프랑스)을 골고루 고려했을 때, 어쩐지 이 영화가 나에게 거칠게 따져 물을 것만 같았다. 당신은 임신중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함께 분연히 일어나 투쟁하자고 나를 떠밀 것 같았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밀도 높은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후의 내가 그런 담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조금 걱정스러운 기분으로 영화관에 들어섰는데, 놀랍게도 이 영화는 오후 햇살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고 다정했다. 영화는 나를 토론의 장에 앉히거나 쿡쿡 찌르는 대신, 나의 몸을 보드랍게 끌어안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애니는 매트리스 공장에서 일한다. 동료들과 함께 힘을 실어 매트리스를 올려놓고 뒤집고 바늘로 쿡쿡 찌르는 모습은, 어쩐지 분만대 위의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당시 여성들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당시 프랑스에서 임신중단은 자녀 계획의 일부였으며 집집마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계획하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불법의 영역이었다. 태아의 생명권을 소중히 여겨 임신중단을 금한다는 대원칙 자체에는 얼핏 큰 문제가 없어 보이고, 이 대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겨 아예 생명이 생길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이미 생겨난 생명이라면 모조리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에게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덮어놓고 불법화하는 것은 여성들의 생명권을, 안전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 그야말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
비슷한 풍경을 박완서 소설에서도 읽은 적 있다. 국가의 정책에 따라 때로는 산아 제한이 장려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는 풍경 속에서, 임신중단은 마치 텃밭에서 채소를 솎듯 거리낌 없이 진행되던 시절이 있었던 풍경을. 그러므로 이 영화 속 일은 몇십 년의 시대적 차이가 있다 한들 보편적인 인간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애니 또한 박완서 소설 속 인물처럼, 지금 키우는 두 아이보다 더 아이를 갖지는 않기로 한 채 남편과 상의하여 수술받을 곳을 알아보던 중에 한 단체를 알게 되었다. 퇴근 후 어두운 도로를 자전거로 달려, 서점 뒤의 커튼을 열고 들어가, 다정한 여성들의 상세한 설명을 듣는다. 이들은 수술이 몸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임을 설명하고, 수술 전에 한 번 더 만나 수술 도구들을 하나씩 상세히 보여주며 수술 과정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다정하게 눈을 맞추고, 숨을 함께 고르도록 해주고, 다정한 노래로 안심시켜 준다. 더없이 환자에 초점이 맞추어진 경험이었다. 급기야 애니는 병원에서의 출산 경험보다 훨씬 편안했다고 느낀다.
본인이 원했든 원치 않았는데 파트너의 강요에 의해 임하게 됐든, 의사에게 받든 '이웃집 여성'에게 받든, 이 영화 속 많은 여성들에게 임신중단은 불쾌한 경험 그 자체였다. 면박과 비방 혹은 무지와 함께 몸을 마구잡이로 뜯어내는 경험. 차가운 스테인리스 위에서 이리저리 뒤집히고 바늘로 쿡쿡 찔리는 매트리스와 비슷한 취급. 그러나 이렇게 따스한 경험도 가능했던 것이다.
한 번의 경험으로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는 이 순간은, 애니가 다정하게 지내던 이웃집 여성이 '불법 낙태 시술 중 사망'으로 잃으면서 애니의 일상이 된다.
어떤 조직이든 활동가의 원동력은 어쩌면, 더는 잃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의사와 간호사, 치즈 가게 주인까지 포함된 활동가들을 만났을 때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진 순간,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활동가가 될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애니는 MLAC의 일원이 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많은 여성의 사연을 아주 길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수술대에서 그들이 하는 몇 마디 말만으로, 그들의 표정만으로, 무수한 이야기를 전한다. 누군가는 낳고 싶었지만 안된다는 남자의 말에 끌려오는 심정으로 왔고, 누군가는 괴로워하면서도 너무 지쳐서 더 이상의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깊이 느껴 거의 제정신이 아니며, 누군가는 두려워한다. 임신중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임신중단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여성들의 생각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을 악마화하는 발언이 얼마나 섀도 복싱에 가까웠을까. '불법일 수밖에 없는 불법' 임신중단 수술로 매년 (많게 잡은 수치로) 5천 명가량이 사망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사람을 죽이는 데엔 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꼭 임신중단만은 아닐 것이다. 임신중단을 놓고 여성들(만)을 손쉽게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는 눈앞의 산 사람을 사랑하지도,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돌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애니는 자신이 위로와 지지를 받았던 것처럼 사람들을 붙들고 지지한다. 뒤에서 쏘아대는 거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휘청거리면서 혼자 페달 밟고 불안하게 갔던 길을, 이제는 굳은 표정으로 MLAC을 찾아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만 미친 듯이 반복하던 십 대 여자아이를 태워 간다. 아이는 애니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애니의 등에 뺨을 기댄다.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뭉클하다. 어떤 길은 먼저 가본 사람들이 "괜찮아. 걱정되는 게 당연하지만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주면서 비로소 개척되는 것 같다. 먼저 간 사람의 등에 기대서서, 그가 페달을 힘차게 밟는 그 고동을 느끼면서, 그 허리에 팔을 감고 온기를 느끼면서, 그렇게 우리는 앞으로 간다. 뒤에서 헤드라이트를 거칠게 쏘는 자동차에 굴하지 않고 자전거 하나로도 씩씩하게.
어린 아기의 요람에서 부르듯이 노래를 불러주고, 17살 어린아이의 곁을 다정하게 지켜 주고, 천천히 호흡하고 환자의 상태를 집중하여 살핀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임신중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가 받고 싶은 의료 서비스 또한 이러한 모습에 더 가까우리라 생각한다. 나의 서사에 관심을 가져 주고, 의료진이 다루고 있는 지금 나의 상태를 비난받지 않는 것. 병원은 법정이 아니니까.
이 영화는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말했듯이 당신이 임신중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따져 묻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사려 깊은 눈 맞춤, 다정한 포옹, 괜찮다는 말, 편안한 호흡, 신뢰의 눈빛, 따스한 햇살. 그 안에서 깨닫게 된다. 이건 우리 몸이다. 우리 몸은 논쟁거리나 토론 주제이기 이전에, 우리의 존재가 담긴 피와 살이다. 그토록 당연한 사실을 이 영화는 햇살처럼 살짝, 느끼게 만든다.
애니를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바꾸고자 했던 것은 세상이지만 동시에 이들 자신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애니의 자전거 뒤에 타고 있던 샹탈 또한, 애니의 다음 세대를 사는 다른 모든 여성 우리들 또한 자기만의 자전거를 타고 씩씩하게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면 좋겠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 개봉일은 11월 1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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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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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아들 종욱의 방문 탓에 팔이 부러지고,
이 사고로 요양보호사 미선을 들이게 된다.
엄마 걱정에 CCTV까지 들이는 아들과는 마음과 다르게 모진 말만 오가고,
요양보호사는 어쩐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영 맘에 안 든다.
그렇게 마찰과 화해를 반복하던 중 종욱 가족이 불쑥 찾아온 명절날,
묻어두었던 관계의 갈등이 터져버리는데….
가족이 뭐 별거야? 이제 함께 살 테니 “우리 말임씨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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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메이커(2022)" 영화와 실제 역사 비교영상 (*스포일러)
어디까지 실화이고 어디까지 픽션인가??
- 킹메이커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감독: 변성현
각본: 변성현, 김민수
제작: 이진희
촬영: 조형래
조명: 이길규
미술: 한아름
음악: 김홍집, 이진희
편집: 김상범
출연: 설경구, 이선균 외
제작사: 씨앗필름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촬영 기간: 2019년 3월 25일 ~ 2019년 7월 30일
개봉일: 대한민국 2022년 1월 26일
상영타입: 2D : 디지털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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