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07 14:06:46
1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굿타임> 조쉬 사프디 신작 A24 최고 제작비 기록

형제인 베니 사프디와 연출한 <굿타임>, <언컷 젬스>로 전 세계 시네필에게 큰 지지를 얻었던 조쉬 사프디의 단독 연출작 <Marty Supreme>이 약 9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 제작사 A24의 역대 최고 예산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Marty Supreme>는 티모시 샬라메, 기네스 팰트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며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탁구 챔피언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전기 영화가 아닌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나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같은 "속도감 넘치는 세계 여행형 코미디 모험"으로 구상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베니 사프디는 최근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출연하는 A24의 스포츠 전기 영화 <The Smashing Machine>의 제작을 마쳤습니다. 두 형제의 작품은 모두 내년 개봉 예정으로, 칸 영화제에서의 동반 상영이 성사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World of Reel)
송혜교, 전여빈 <검은 수녀들> 개봉일 공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검은 수녀들>이 국내 개봉일을 공개했습니다. 두 주연 외에도 이진욱, 문우진 배우가 출연하여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24일에 개봉 예정인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녀들의 오컬트 영화입니다.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 판권 미확보에 아쉬움 밝힌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이 최근 ‘The Hollywood 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시켰던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프랜차이즈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처럼 자신도 주요 작품에 대한 권리를 지켜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최근 개봉한 <에일리언: 로물루스>의 성공으로 ’Fox’를 통해 새로운 에일리언 영화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IndieWire)
<밀수>, <스위트홈> 배우 고민시,
윤가은 감독 신작 <세계의 주인> 주연 확정

<밀수>,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여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고민시가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세계의 주인>은 18살 평범한 여고생 이주인에게 어느 날 뜻밖의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윤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비롯하여 당시 많은 영화제를 휩쓸어 화제 된 바 있습니다.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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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서현진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완벽한 딕션부터 뛰어난 발성 그리고 상대 배우와 항상
케미가 좋은 로코퀸이자 믿고 보는 배우인데요.
바로 배우 '서현진'입니다!!
그럼, 바로 서현진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서현진' 프로필
ⓒ 매니지먼트 숲
이름 | 서현진
출생 | 1985년 2월 27일
소속사 | 숲엔터테인먼트(매니지먼트 숲)
데뷔 | 2001년 M.I.L.K
배우 '서현진' 데뷔 과정
ⓒ 매니지먼트 숲
사실 서현진 배우는 2001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으로 먼저 연예계에 데뷔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재학 시절 고등학교 1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되었고,
연예게 활동을 위해 압구정 고등학교로 전학갔다.
2005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배우 '서현진' 활동
ⓒ 매니지먼트 숲
드라마부터 영화,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입지를 다져오다 MBC '신들의 만찬'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게 된다.
<식샤를 합시다2>에서 털털하고 귀여운 매력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했고,
서현진 배우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 <또 오해영>에서 열연을 펼치며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다.
약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진 후 <블랙독>을 통해 평소 서현진 배우가 자주 선보였던 로맨스, 코미디 장르가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폭넓은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배우 '서현진' 대표작
식샤를 합시다 2 - 백수지
ⓒ Tving
서현진 배우는 뚱뚱한 시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가장 맛있는 걸로 딱 한 끼만 먹는
식사 스타일을 가진 프리랜서 작가 '백수지'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또 오해영 - 오해영
ⓒ Tving
동명이인인 같은 반 친구 때문에 억울한 일을 겪었으며,
성실하며 활동적이고, 당당한 성격을 가진 외식사업본부 상품기획팀 대리 '오해영'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넷플릭스, 디즈니+
낭만닥터 김사부 - 윤서정
ⓒ SBS
'민폐 의사만은 되지 말자'라는 모토를 가진
돌담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흉부외과 전공의 '윤서정'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사랑의 온도 - 이현수
ⓒ 점프엔터테인먼트
서현진 배우는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드라마 작가가 되려는 '이현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뷰티 인사이드 - 한세계
ⓒ JTBC
서현진 배우는 한 달에 한 번 특정 주기가 되면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탑 배우 '한세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블랙독 - 고하늘
ⓒ Tving
서현진 배우는 강단있는 성격을 가진
진학부 국어 기간제 교사인 '고하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카시오페아 - 수진
ⓒ 네이버 영화
서현진 배우는 치열하게 삶은 사는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사고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된 '수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왜 오수재인가 - 오수재
ⓒ SBS
서현진 배우는 독한 성격을 가졌으면 승부욕이 강한
TK로펌 최연소 파트너 변호사이자 스타변호사인 '오수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곳 -------------
웨이브, 쿠팡플레이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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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은 오-에루입니다.
공사가 다망하여 한동안 삐빼에 들르지 못하였다. 서랍 속에 들어있는 브런치 한 토막의 무게가 늘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생업의 굴레에 갇혀 정신이 피폐해질 때, 옆에 있는 사람을 곤죽으로 만들어버리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업무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인지부조화의 순간을 이루어질 수 없는 폭력 장면으로 덧씌워 버리면 진정제 같은 효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영화 <지옥의 화원, 2021>은 스스로를 만화 같다고 정의하는 액션 코미디 장르다. 제목에서 언급한 오-에루는 Office Lady의 일본식 줄임말로 직장 여성을 뜻한다. 사무 보조의 일을 하는 여성 사원들이 무림의 고수처럼 파벌을 만들고, 피 튀기는 대결을 마치 격투 게임처럼 펼치는 것이 영화의 주된 서사다.
영화 <지옥의 화원, 2021> 포스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넷팩상>
영화 <지옥의 화원>은 2022년 7월에 개최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비경쟁부문 넷팩상(NETPAC AWARD,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하였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한국만화박물관이 있는 부천에서 열리며, 두터운 관객층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장르영화를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올해도 49개국의 268편의 작품을 상영하며 영화를 보는 신선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였다.
영화 속 '오-에루'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차별화되었고, 생동감이 넘친다. 과장된 표정 연기와 정신없는 자막, 어설픈 동작 연결은 서브 컬처의 매력을 발산한다. 심지어 남자들이 등장해 자신들이 '오-에루'라고 우기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오-에루'들의 결투 장면
<광견, 악마, 괴수>
광견, 악마, 괴수는 미쓰후지 상사 '오-에루'의 이름 앞에 붙는 호다. 먼저, 광견은 영업부 소속으로 아담한 신체에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싸움에서 인정사정없이 덤빈다. 악마는 개발부 소속으로 과거에 폭주족 생활을 했고, 야쿠자의 영입 제안을 받은 적도 있는 실력자다. 제조부 소속의 괴수는 폭력 전과로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들은 사내에서 자웅을 겨루고, 타 회사에서 결투 신청이 들어오면 이에 응하기도 하면서 각자의 실력을 뽐낸다. 물론 '오-에루'의 무협에서도 우물 안 개구리들이 강자를 만나 좌절하는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악마와 괴수
<병풍은 싫어, 주인공이 될래>
란과 나오코는 미쓰후지 상사의 동료로 성격이 잘 맞아 단짝처럼 지낸다. 업무를 하다가 어려운 것이 있으면 서로 상의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러 같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묘한 경쟁 기류가 포착된다. 친절한 전화 응대, 신속한 문서 복사, 핸드백 조절 등 '오-에루'의 업무 스킬을 향상하면서 싸움 실력에 기품까지 겸비하기 위하여 뼈를 깎는 노력을 해본다. 그러나 노력하는 사람은 원래부터 타고 태어난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기에 병풍으로 전락함을 수용하는 것은 정말로 슬픈 일이다. 싸움을 잘하면 정말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나오코와 란
일본 특유의 회사 문화와 '오-에루'가 아닌 다른 동료들의 모습에서 간혹 의아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묵직한 타격 사운드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도 있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취향이 갈릴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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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영화 '파묘'와 '핸섬가이즈'가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각각 심사위원 특별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1968년에 시작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Sitges -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of Catalonia)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위치한 시체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영화제입니다.
영화제는 주로 판타지,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이며, 벨기에의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고 있습니다.
영화 '파묘'는 2024년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오컬트 장르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으로, 시체스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글로벌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독특한 오컬트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는 관객상을 받으며 집행위원장인 앙헬 살라 코르비(Angel SALA CORBÍ)에게 “기발하고 유쾌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 원작에 악령 설정을 더한 다양한 장르의 조화와 결합이 뛰어나다”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두 한국 영화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 지원 예산 복구 촉구 기자회견 개최
지난 16일 영화인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 지원 예산 복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영화제가 창작자와 관객을 잇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강조하며, 2024년 지원 영화제가 40개에서 10개로 축소된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50주년을 맞았지만,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존폐 위기에 처한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 복원을 위한 서명 운동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연명을 시작한 9월26일부터 10월15일까지 175개 단체, 개인 7564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니아 연대기> 감독 맡은 그레타 거윅, 넷플릭스와 갈등 빚어
영화 <나니아 연대기> 연출을 앞두고 있는 그레타 거윅 감독과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레타 거윅은 해당 시리즈가 넷플릭스 스트리밍에만 제한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극장 개봉을 넷플릭스 측에 요청했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프란시스 코폴라의 대작 <메갈로폴리스> 틱톡에서 화제
프란시스 코폴라의 1천800억 원 대작 <메갈로폴리스 Megalopolis>가 흥행 참패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아담 드라이버의 대사 “Go back to the club”이 특히 인기를 끌며 열렬한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틱톡 사용자들은 이 영화를 반복 시청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곧 Z세대의 새로운 컬트 무비로 자리 잡게 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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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덕희 | 실화의 힘을 조금만 더 믿었더라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운영하던 세탁소에 불이 나 급히 대출을 알아보던 '덕희'(라미란). 때마침 거래은행의 '손 대리'(공명)가 전화로 딱 맞는 대출상품을 추천해 준다. 덕희는 수수료 3,200만 원을 8차례에 걸쳐 손 대리에게 보내지만, 이내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돈도 없이 거리에 나앉은 그녀는 경찰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하지만 '박 형사'(박병은)는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수사를 포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손 대리가 덕희에게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온다. 자기 이름이 '재민'이라고 밝힌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나가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반신반의하던 덕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재민과 공조하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필살기를 하나씩 가진 친구 '봉림(염혜란)', '숙자(장윤주)', '애림(안은진)'과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이무생)'을 잡기 위해 직접 중국 칭다오로 향한다.
한끝 부족한 선택과 집중
실화 기반 창작물은 언제나 같은 고민을 한다. 실화 중 어느 부분에 집중할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실화의 모든 인물, 사건, 갈등을 다루기에는 시간 압박이 있으므로. 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 가해자, 조력자, 목격자, 경찰 등 중에서 누구에게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한다. 유영철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추격자>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처럼.
<선희와 슬기>를 연출한 박영주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 <시민덕희>에서도 고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시민덕희>는 2016년에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을 직접 잡은 세탁소 주인 김성자 씨의 사연을 다뤘다. 이 사건도 각색하기가 쉽지 않다. 경찰도 손을 뗀 사건을 직접 수사한 시민, 시민의 공로를 가로챈 무능한 경찰, 양심적인 선택을 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결국 붙잡힌 총책 등 독특한 서사를 지닌 인물이 많기 때문이다.
<시민덕희>는 사건을 두 줄기로 나눴다. 우선 덕희와 재민이 정보를 캐내려 협력하는 서사가 중심이다. 그 덕분에 범죄 영화나 스릴러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주변부는 코미디로 꾸몄다. 덕희와 재민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과 사건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웃음거리가 됐다. 일장일단이다. 전자가 생동감 넘치고 독특한 범죄 영화를 탄생시킨 원동력인 반면, 후자는 그 성과를 발목 잡는 원인이 됐다.
중심은 잘 잡았다
비록 범죄 영화지만, <시민덕희>에서는 스릴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범인을 쫓는 과정보다 피해자의 절박함이우선시된다. 라미란의 열연 덕분에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세상이 무너진 듯한 울분이 생생하다. 덕희가 손 대리를 찾으러 간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사실을 깨닫고 호흡곤란으로 쓰러질 때. 매뉴얼만 되풀이하는 경찰과 통화할 때. 제보를 무시하는 박 형사에게 욕을 할 때. 피해자의 절절함이 스크린으로부터 묻어난다.
또 하나의 특이점이 있다. 보이싱피싱범 재민이다. 사실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에게 직접 제보한다는 전개는 실화라 해도 자칫 황당할 수 있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루는 시점을 살짝 바꿔서 개연성을 높인다. 피해자나 경찰의 입장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 내부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묘사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보다도 보이스피싱 조직 구조와 수법 묘사가 더 입체적이고 자연스럽다.
그 덕분에 재민의 서사도 풍부해진다. 영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둘로 나눈다. 재민처럼 사기당한 후 협박과 강요 때문에 조직범죄에 이용당하는 가해자 겸 피해자가 있다. 반대쪽에는 총책을 비롯해 주도적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범죄자가 있다. 이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다 보니 재민이 총책과 조직을 밀고하는 이유, 그의 정의로움과 양심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에도 설득력이 붙는다.
이처럼 탈출을 꿈꾸는 재민의 절실함과 빼앗긴 돈을 찾으려는 덕희의 절박함이 어우러지면서 <시민덕희>는 여타 범죄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을 확보한다. 이는 장르적 쾌감으로도 이어진다. 그들이 어떻게 접선할지,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지, 들킬지 안 들킬지 지켜보는 재미와 긴장감이 적지 않다.
주인공 말고는 아쉬운 캐릭터
두 주인공을 집중 조명한 여파도 크다. 먼저 악역 문제가 눈에 띈다. 범죄 영화에서는 위압적인 빌런이 필수다. 피해자의 두려움을 강조하고, 위기감도 고조하면서 장르의 재미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패니까. 그런데 빌런에게 할당된 분량이 부족하다 보니 그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저 한국 영화에 자주 등장한 조선족 조폭 중 하나로 보일 뿐이다. 결국 그를 체포하는 순간의 쾌감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다른 캐릭터 역시 과하게 도구적이다. 일단 덕희 친구들은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과하게 호들갑 떨면서 웃어야 할 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캐릭터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 숙자는 철부지 없는 동생, 봉림은 정 많은 언니라는 조연의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다.
캐릭터 구성도 편의적이다. 덕희 친구들은 사건 해결에 필요한 능력치를 하나씩 나눠 갖고 있다. 일례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때마침 통역을 담당해 줄 조선족 친구 봉림이 직장에 있다. 칭다오에서는 봉림의 여동생 애림이 때마침 택시 기사로 일하는 중이다. 경찰에게 보낼 증거 사진은 때마침 아이돌 찍덕 출신인 숙자가 확보한다. 총책 검거라는 결말을 위해 모든 우연이 겹치고 있으니 부자연스럽다.
실화를 조금만 더 믿었더라면
조연 캐릭터 문제는 영화의 구조에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민덕희>의 장점은 경찰의 무신경함과 무능함을 이겨내는 피해자와 제보자의 사투에 있다. 공권력의 도움을 기대 못하는 일반 시민의 억울함. 그렇지만 스스로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는 특별한 시민을 보는 쾌감. 그 둘의 조합이 <시민덕희>만의 특별함이다.
이때 핵심은 경찰이다. 경찰이 의도적으로 덕희의 제보를 무시할 때 두 주인공의 감정선과 활약이 더 돋보이고, 장르적으로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박 형사는 한 발 늦게 뒷북치는 전형적인 형사 캐릭터로 묘사되며, 코미디 도구 중 하나로 소비된다. 이처럼 경찰 캐릭터의 역할이 모호하니, 영화 전반의 진중한 분위기와 간혹 등장하는 코미디는 좀처럼 잘 섞이지 않는다.
이는 아쉬운 마무리로 이어진다. 현실에서 경찰은 김 씨에게 공로를 가로채려고 검거 소식을 알리지 않았고, 신고보상금도 주지 않았다. 반면에 <시민덕희>는 일반적인 한국 영화처럼 해피엔딩이다. 덕희는 아이와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총책을 체포한 후 경찰은 존재감이 없어진다.
그 결과 <시민덕희>만의 개성도 옅어진다. 계속해서 실화에 충실했다면, 경찰도 아닌 시민이 직접 나서야 했던 덕희의 서사가 마지막까지 돋보였을 것이다. 경찰 같은 공권력의 역할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지며 보이스피싱은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의 범죄라는 메시지도 강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민덕희>는 경찰을 덕희의 조력자로 바꿨고, 결국 스스로 잠재력을 억누르며 평범한 범죄 오락 영화로 귀결됐다.
이에 더해 마케팅도 아쉽다. 마케팅 문제는 크게 두 경우가 있다. 좋지 않은 완성도를 마케팅으로 감춰버린 나머지 영화를 본 후 관객의 실망감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내용과 완성도는 준수한데, 포스터나 예고편이 관객을 좀처럼 유인하지 못할 때도 있다.
<시민덕희>는 후자다. 영화를 보면 예상 못한 장점이 치고 들어올 때의 놀라움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포스터의 느낌이나 예고편의 방향성은 전형적인 한국의 범죄 코미디 영화 같은 인상을 준다. 내용물인 진중한 드라마보다는 코미디를 암시하고 있기 때문. 비록 실망스러운 대목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장점을 스스로 가려버린 셈이다.
Poor 형편없음
어긋난 기대, 의외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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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연성이 없다 욕해도 누구나 자신의 도어락을 다시 살펴볼 영화
영화 <도어락>의 시놉시스를 보면서 도대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가 몰래 들어와 산다는 설정에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기고 하면서 왜 저렇게까지 여심히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아되기도 하고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영화 <도어락> 시놉시스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경민은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보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삐-삐-삐-삐- 잘못 누르셨습니다'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 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한 경민은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된다.열려 있는 도어락 덮개, 지문으로 뒤덮인 키패드, 현관 앞 담배꽁초, 혼자 사는 원룸, 이곳에 누군가 숨어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도어락>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현실감 있는 공포를 그리다
대부분의 주거공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도어락. 보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스릴러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영화를 보는 나에게 있어서 어쩌면 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영화를 보고 며칠 후 토익시험을 보러 아침에 나가려고 하는데 문이 열려 있어가지고 누가 들어와서 숨은 건 아닌지,, 집안에서의 동선을 되짚어보기도 했었다. 물론 내가 잠금설정을 까먹고 안해놓은 것이었다.
친구의 자취방에서 누가 현관문을 쿵쿵쿵 두드리는 걸 함께 경험한 적도 있었고, 야밤에 술드시고 집 위치를 잘못 찾아서 내 집 도어락에서 비밀번호를 계속 누르다가 안 열린다고 화를 낸 이웃 주민 분도 계셨고,,, 그 당시에는 뭐야? 왜 저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때 만약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였다면 엄청 무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장면들 중 일부는 한 번씩은 경험해 본 일이다보니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그 공포가 더 심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혼자 범인을 쫓을까?
굉장히 현실적인 공포를 잘 조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굉장히 고전적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왜 영화 속에 나오는 피해자들은 항상 공권력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혼자 고난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항상 이런 영화에서 경찰들은 무의미하게 능력이 없는 존재로 나오는 것일까?
그러한 캐릭터 설정이 이곳저곳에 아주 많이 봐왔기에 너무나도 익숙한 설정이어서 머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3초 스포가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공포공포 스릴러스릴러 이긴 한데 머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저 집 비밀번호 공효진 네 집 비밀번호랑 똑같겠다”, “꼭 이럴 때 친구는 전화를 안 받지”, “지금쯤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줘야지” 생각대로 이뤄지는 요술램프도 아니고 생각한 그대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을 봐야할까?
영화 리뷰를 올리려고 검색을 하다보니 영화 <도어락>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페인 영화 <슬립타이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데 이 영화는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가해를 중심으로 사건이 돌아가고 있었다. 한국 영화로 재창작되면서 시점도 변화하고 캐릭터 설정도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영화 <도어락>은 전형적으로 한국 영화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 문법을 벗어나지 못해서 개연성 부족이라는 평을 들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연성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생활에서 한번쯤은 겪을 법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서 꽤나 공포감을 선사한 것은 사실이었다. 스토리 전개가 엉망이라고 욕을 하는 사람들도 이 영화가 끝나면 집을 한 번 둘러보고 비밀번호도 다시 한 번 체크해보지 않을까 싶다.
영화 <도어락>은 현실의 공포를 잘 풀어냈지만 개연성 부분에서는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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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고통
난 아직 결혼을 못했다. 연애도 안 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난 여전히 책 읽고 공부하고 게임하며 영화 보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이걸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을 하고 사는 분이 있지 않을까? 그 대신 뭔가 지금만큼 열렬한 덕질(?)을 못하게 될 테니 아직은 난 어린가 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는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결혼은 먼 이야기니 어쩌면 세상 사람들의 날 향한 선택은 탁월하다;
근데 뭐 나만 그럴까? 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만큼이나 안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너 당장 내일 결혼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면 헉 싶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결혼을 무르려고도 하지 않을까? 결혼은 방구석에 누워서 굴리는 행복 회로가 아닌 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완전 남으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데 같은 집을 구하고 가구를 선택하고 이런 건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러다 못해 아이까지 낳는다면 고된 일이 따로 없다. 이런 지고 싶을 때 질 수 있는 마음의 짐을, 내가 생각했던 때가 아닌 다른 지점에서 져야 한다는 것은 참 생각만 해도 암담한 일이다. 여기 1963년의 프랑스에 이 부담을 질 위기에 처한 한 대학생이 있다고 한다. <레벤느망>으로 가보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
대학생 안은 작가를 꿈꾸는 프랑스의 평범한 20대이다. 안은 그냥 술 먹으러 놀러 나왔다. 사실 프랑스의 20대만 하는 게 아니라 2022년의 한국 거주자들도 늘 하는 일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춤을 추고 있는 안. 한 남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 남자가 너 쳐다보는데? 같이 온 친구가 안에게 무언가를 귀띔 한다. 내 스타일 아냐. 안은 도도하게 남자의 관심을 차단한다. 금세 다른 친구에게로 향하는 안. 글솜씨로 나름의 인지도가 있는 안. 놀러 온 무도회장에서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체감한다. 벗어나고 싶었던 무도회장을 뒤로하는 안. 자기의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 걸 체감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체크해봤지만 그게 점점 시간이 쌓여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의심하게 됐다. 혹시나 싶어 산부인과로 향한다. 진찰을 받는 안. 산부인과 주치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말해줬다. 임신 3주 차입니다. 언젠가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된 안.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다. 외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혼자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안. 낙태를 하고 싶어 이런저런 가능성을 찾아보지만 당시의 프랑스는 이를 불법으로 규제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상의 시선, 그리고 장애물들과 싸워야만 한다. 한 집의 딸로서, 대학생으로서, 20대로서 그녀는 자유를 위해 싸워야만 한다. 영화는 이런 꽉 막힌 제도와 사회적인 시선 하에서 분투하는 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단출해서 서늘하다
어떤 영화들은 메시지의 깊이가 너무나도 따뜻해서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소울>이나 <체리 향기>가 그런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일상 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통통 튀는 인물들을 묘사한 <소울>은 영화를 비롯한 예술이 할 수 있는 정서 교감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아카데미에서도 수상한 바 있으니 평단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어쩌면 영화의 목적은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나쁜 것도 아니다.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니 만큼 그런 것쯤이야 예술가가 고르는 선택지의 차이 아닐까?
이 영화 역시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한 단면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영화는 앞에서 썼듯 원치 않은 아이를 가진 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안이 겪는 사회적인 시선이 영화의 밑바탕이 된다. 무슨 말이냐? 일단 안이 감내해야 할 시선은 '잘 돼야 한다'라는, 성공에 대한 목표다. 근데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에도 붙고 작가로서도 잘 나가려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면 안 되겠지? 영화는 안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에서의 주인공은 그렇게 잘 나가는 집안의 딸이 아니다. 금수저랑은 거리가 먼 안. 사회적인 계급이 몇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녀가 바쳐야 할 노력이 있다. 영화는 이 안이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묘사했다. 또 1975년 프랑스가 관련 법을 제정하기 전까지 낙태는 불법이었다. 당연히 법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한 묘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영화의 주요 설정은 감독이 어떤 정서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와도 닿아있다. 러닝타임 동안 이 사람이 전하고 싶었던 건 이 당시 안이라는 20대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심적 부담감이다. 이는 영화의 내용 전개가 살짝 심심하지만 어떤 장면은 임팩트가 크다는 점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극을 보면서 안이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했던 특정 행위가 몇 개 묘사되는데, 이때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다 아픈 기분이다. 연출의 몰입도가 강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각본을 쓴 사람이 관객에게 전하는 스토리 텔링이 딱딱 맞아떨어진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소화기 쪽이 안 좋다. 속이 안 좋거나 배가 아픈 경우가 부지기수란 뜻이다. 지금도 이 리뷰를 쓰다가 속이 안 좋아서 10분은 고통받았다. 언제 나을 수 있을까? 이런 행복 회로는 사실 좀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난 이걸로 병역처분도 바뀌었던 사람이었다. 그냥 약 먹으면 적당히 나은 상황에 만족하며 사는 게 최고다. 이 병으로 뭐 위로를 받고 싶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이해를 구하고 싶은 것도 어쩔 땐 있다. 일상 속에서 엄청 심각한 지장까진 없으니 그냥저냥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아이를 낳는 차원이 된다? 이건 다른 문제가 된다. 내 몸에서 어떤 짓을 해도 의도하지 않는 짐을 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임신은 축복이다. 어머니, 아버지들은 위대하다. 그러나 자기가 원 영화는 이 답답한 인물의 처지를 갑갑한 내러티브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 답답함의 정수는 카메라 비에 나온다. 카메라의 C도 모르는 나지만, 이 인물들을 촬영했던 방식이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실제로 1.37:1의 비율로 촬영했다고 한다. 가로의 너비를 줄여 촬영 자체가 인물이 비좁아 보이는 효과다. 그리고 얼굴, 그러니까 한 상황에 대한 리액션이 바탕이 되는 영화다. 안 역할을 맡은 배우의 답답한 표정연기가 중심이 되니 번잡한 것들은 제외하고 인물에게만 집중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 영화의 심의 등급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5세다. 그런 등급에도 불구하고 수위가 센 편이다. 여성의 신체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전혀 선정적이지 않다. 선정적이라기보다는 잔인한 느낌이다. 고어한 묘사가 나오지 않는 잔인함 때문이라도 감독의 연출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야하지도, 고어하지도 않게 잔인함'이라니, 이게 뭔 소리야?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비현실적인 조건을 가감 없이 묘사해낸다. 그리고 엔딩으로 이 이야기를 끝내는데, 이 영화의 엔딩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면 이 영화의 플롯이 좀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당당하게 또 꿋꿋하게
프랑스 여배우 하면 누가누가 있을까? 이 문장을 쓰자마자 떠오르는 얼굴이 몇 사람 있다. 마리옹 꼬띠아르도 프랑스인이고, 레아 세이두도 그렇다. 칸의 나라답게 연기 잘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이 많이 나왔다. 이 영화에서 이 주인공을 맡은 아나 마리아 바토로 메이는 프랑스 안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아역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이 작품에서 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비행기 타고 14시간 걸리는 한국에 사는 나도 이 배우의 열연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이나) 안은 마치 1대 다수의 싸움을 벌이는 느낌이다. 남자, 여자 갈리는 것 없이 세상에게 고통받는 안. 외롭고 불안하지만 결국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솔직한 모습으로 소화했다. 중반부가 넘어가면 이 배우가 이 인물에게 마음이 갔다는 느낌이 있다.
마치 호러영화처럼
이 영화를 1줄로 요약하면 잘 만든 영화다. 서스펜스나 스릴 같은 단어 없이도 몰입하기 좋고, 엔딩도 합리적이며 캐릭터들도 살아 숨 쉰다. 이 말은 '낙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우리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는 뜻과도 통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본 나도 남자다. 낙태는 내가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였다. 그러나 이런 나도 이 감상문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분들도 잘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르영화로서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조여 오는 압박감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린다.
#왓챠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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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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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학교로 전학을 간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대에 부푼 ‘창청’은
‘베이베이’라는 소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통학 버스 뒷자리에서 ‘베이베이’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창청’은 ‘베이베이’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