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17 10:29:49
10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파묘>, <핸섬가이즈> 시체스국제영화제 수상 쾌거!

영화 '파묘'와 '핸섬가이즈'가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각각 심사위원 특별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1968년에 시작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Sitges -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of Catalonia)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위치한 시체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영화제입니다.
영화제는 주로 판타지,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이며, 벨기에의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고 있습니다.

영화 '파묘'는 2024년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오컬트 장르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으로, 시체스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글로벌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독특한 오컬트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는 관객상을 받으며 집행위원장인 앙헬 살라 코르비(Angel SALA CORBÍ)에게 “기발하고 유쾌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 원작에 악령 설정을 더한 다양한 장르의 조화와 결합이 뛰어나다”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두 한국 영화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 지원 예산 복구 촉구 기자회견 개최

지난 16일 영화인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 지원 예산 복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영화제가 창작자와 관객을 잇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강조하며, 2024년 지원 영화제가 40개에서 10개로 축소된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50주년을 맞았지만,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존폐 위기에 처한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 복원을 위한 서명 운동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연명을 시작한 9월26일부터 10월15일까지 175개 단체, 개인 7564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니아 연대기> 감독 맡은 그레타 거윅, 넷플릭스와 갈등 빚어

영화 <나니아 연대기> 연출을 앞두고 있는 그레타 거윅 감독과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레타 거윅은 해당 시리즈가 넷플릭스 스트리밍에만 제한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극장 개봉을 넷플릭스 측에 요청했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프란시스 코폴라의 대작 <메갈로폴리스> 틱톡에서 화제

프란시스 코폴라의 1천800억 원 대작 <메갈로폴리스 Megalopolis>가 흥행 참패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아담 드라이버의 대사 “Go back to the club”이 특히 인기를 끌며 열렬한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틱톡 사용자들은 이 영화를 반복 시청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곧 Z세대의 새로운 컬트 무비로 자리 잡게 되는 것 아닐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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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은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덮치는 것
#26회전주국제영화제
은퇴한 불문학 교수 기스케는 아내가 죽은 뒤 홀로 지내고 있다. 기스케는 X-day라 칭하며 저축한 돈으로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해가며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에 ‘적이 온다’라는 불길한 메시지가 나타난다.
기스케는 꼼꼼하고 깔끔하다. 대단히 주부력이 있다기보다,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을 가지고 있다. 업에 있어서도, ‘강의비는 100만 원, 교통비는 별도’라는 철칙을 가지고 움직인다. X-day라 칭하며 저축한 돈으로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해가며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악취, 비누와 똥
기스케의 창고에는 가장 무난한 선물인 비누가 쌓여있다. 이 선물은 괜스레 기스케를 주눅 들게 한다. 옆집에 사는 노인은 반복적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젊은 여성에게 똥을 치우라며 소리친다. 젊은 여자가 얼굴을 찡그리자, 자신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냐며 버럭 한다. 옆집 노인은 막무가내로 젊은 세대를 탓하는 노인들의 초상이고, ‘냄새’를 상징한다. 노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악취. 며칠에 한 번 씻는 옆집 노인의 냄새라기보다, 노인이 되어 생리학적으로 나는 악취. 자신에게서도 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에 들어와 비누로 벅벅 씻어댄다.
‘죽음’이 온다
냄새나는 난민이 북쪽에서 밀려온다는 불길한 스팸 메일이 나타난다. ‘적이 온다’ 여기서 ‘적’은 ‘죽음’이다. 사의 이미지인 흑백 필름인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자신이 한발 물러서야 할 때라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하려 하지만, 사실 물러난다는 것은 기스케에게 큰 공포이다. 유언장을 세세하게 고치며 죽음에 대해 초연한 척 일관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죽음과 늙음에 대해 공포를 가지고 있다. 평범한 노인이 가질 수 있는 공포들을 전개한다. 주류에서 벗어나고 도태된다는 공포, 더 머물고 싶지만, 후대에게 밀려난다는 공포, 구시대적 사고에 머무른다는 공포, 악취가 난다는 일반화에 대한 공포, 생물학적으로 노쇠해져가는 공포. 추한 퇴장에 대한 공포 등 말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나이가 듦에 따라 모두 느낄 공포이다.
성욕에 대한 죄책감
기스케의 꿈, 환상에서는 반복적으로 부인과 여제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괜스레 금기시되는 노인의 성욕에 대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여제자를 생각하며 자위를 하고, 여제자가 자신을 유혹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부인의 환상을 본다. 기스케 내면의 죄책감이 들 때마다 부인이 등장한다. 부인의 환상은 먼저 떠나보낸 부인이 지켜보고 있다는 죄책감, 잘해주지 못했다는 후회, 젊은 여성을 보고 성욕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의 총체이다.
기스케의 환상
젊은 편집장, 기스케, 부인, 여제자. 흔히 개꿈과 같이 연관 없는 남녀 넷이 모여 집에서 밥을 먹는다. 기스케는 자신의 반복되는 자신의 환상에 성찰하고 지쳐간다. 더 이상 추하게 죽고 싶지 않아서인지 기스케는 자살을 시도한다. 그리고, 기스케의 집에 적이 찾아온다. 죽음. 결국, 그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한다. 기저에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기스케를 죽지 못하게 한다.
퇴장, 그리고 이어짐
기스케는 자신의 꼿꼿하고 존엄한 퇴장을 바란다. 기스케는 증조할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오셨다고 했다. 여름에서 봄까지 사계절이 지나고 기스케는 퇴장한다. 영화 종반부, 증조할아버지를 본 줄 알았지만, 사실 자신이 유언장에 남긴 조카인 것이 밝혀진다. 선대에서 기스케로 이어지듯, 기스케에서 후대로 이어지며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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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공회전 소리좀 안 나게 해라.
이 글은
넷플릭스[서울 대작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인용, 퍼가는 경우 반드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짬뽕이라는 말은 한 음식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섞여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또한 잡탕 (수준)이라는 말의 전단계와 맞닿아 있다. 그러니 짬뽕이 잡탕과 한 끗 차이로 어감에서도. 그리고 (맛의) 기대감에 있어서도 승리(?)하려면 적어도 세 가지쯤은 지켜야 한다.
주 재료의 확실한 존재감(차돌, 해물 등)
재료들의 조화(양파의 단맛이 짬뽕을 지배한다던가).
마지막으로
이 요리를 손님들에게 내밀었을 때 아 짬뽕이네.라는 말을 듣는 요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진 주방장.
[서울 대작전]의 예고편을 봤을 때 애초에 완벽하게 새로운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앞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베이비 드라이버]를 시작으로 카 체이싱, 혹은 번쩍번쩍한 차(트랜스포머 제외)들이 주인공만큼이나 중요한 거의 모든 영화들의 장면이 포함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곧바로 떠올랐으니까.
사진출처:다음 영화
문제는 이 모든 장면들이 한 제목의 작품 아래 존재하는 데 있어 그 어떤 것도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큰 틀을 따 왔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아기 운전수와 닮은 것이라곤 귀를 가득 채우는 음악과 카세트테이프의 존재 정도 밖엔 없다.
그게 기술적 문제이건 금전적 문제이건 작품 속에 화려한 카체이싱 장면을 넣지 못한 건 문제 축에 끼지도 못한다. 왜냐하면 애초에 영화가 지녔어야 할 극적인 긴장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운전 실력을 증명하는 장면은 단 한 장면밖에 없는 데다 그마저도 뻥튀기처럼 한 줌 가득 입에 넣어도 남는 게 없다.
또한 메인 빌런들 사이의 암투도 약하다. 수많은 영화에서 신물이 나도록 써먹은 정치적으로 완벽한 트라이 앵글 갈등 구조를 가져와서 이 영화가 하는 일은. 끽해봐야 가위바위보를 해서 순서대로 수영장에 뛰어드는 일만 하고 있다. 도대체 왜 가위바위보를 했는지 조차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애매하게 비는 중요한 자리를 어떻게든 메워 보겠다고 등장하는 것이 음악 이건만. 적재적소에 끗발 날리게 심장을 두드려대야 했을 음악마저도 그저 주인 없는 호랑이 굴의 토끼 정도의 존재감만 발휘하며 시대적 배경만큼이나 빛바래고 애처롭게 울려 퍼진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또한 이 주재료가 없어 보이는 짬뽕(이라고 자기는 주장하는 무언가)의 모든 인물들은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인다. 영화가 인물들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징검다리들 마저도 냅다 차로 밀어버린 것 같아 모든 인물들이 겉돈다.
차로 엉뚱한 구조물을 치어버린 게 미안하긴 했는지 영화는 대화로 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교라도 놓아보려 하지만. 대사로 그들 사이의 서사를 떠올리거나 짐작하기에는 고작 그 “대사 몇 마디” 마저도 형식적이고 충분하지 못하다.
이런 상황이니 모든 배우들이 왜 이런 감정으로 왜 하필 이런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하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점은 배우들에게도 큰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극 안에서 그 누구도 관객에게 “연기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인물이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도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로 인해 여태껏 볼 수 없었거나 무시 가능했을 배우들의 연기적 단점이 극도로 부각된다는 점도 매우 큰 감점 요소다. 특히 주연인 유아인 배우의 연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과장되어 있고, 연기에 첫 도전을 하는 송민호는 아무리 잘 봐줘도 분노 조절 장애 거나 치사량 전 단계 수준의 카페인 과다 섭취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이쯤 말하고 나면 문제점이 떨어질 법도 한데. 최종 보스는 역시 이 요리를 만든 주방장에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마치 애초에 목표 자체를 2등으로 정한 듯하다.
최선을 다할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화가 날 법 한데, 설렁설렁 해도 “어느 정도”는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화면을 뚫고 관객들의 전두엽에 괘씸함으로 날아와 박힌다.
애초에 힙해 보이고 싶었던 의도대로 가거나, 혹은 약간의 가벼움(병맛)으로 시대적 풍자를 하려고 했다면 그런 쪽으로 기어를 바꿨어야 했다. 그러나 [서울 대작전]의 몇몇 장면들은 무리수를 넘어서서 책임감조차도 없어 보이는 드리프트의 연속만 보여준다.
요리왕 비룡에서 비룡의 적은 내가 만든 요리는 완벽했지만 소스를 뿌릴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한다. 그러자 비룡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완성되지 못한 요리는 먹을 가치조차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완성되지 못한 요리도, 요리의 이름이 지켜야 할 규칙도 지키지 않고 완성되었다는 생각 만으로 냅다 들이 미는 이 요리를 다 먹어야 할 의무가 관객들에겐 전혀 없다.
영화 내내 허풍만 떨며 울려 퍼지는 이 공회전 소리가 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의 TMI]
1. 이제 복숭아도 끝물이니 많이 먹어놔야지(?)
2. 추석 기차표 겨우 예매 완료ㅠ
3. 보고 싶은 영화가 우리 집 주변 영화관에 없음.ㅠ
4. 독일어는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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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함을 메우는 코트 위 낭만과 박진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농구 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모교인 부산중앙고에서 공익 근무 중인 ‘양현’(안재홍). 그는 하루아침에 농구부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학교 윗선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는 농구부를 해체하는 대신 구색만 갖추기로 했기 때문. 양현은 선수들을 끌어모아 어떻게든 팀 전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천재 유망주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유달리 키가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까지. 그러나 급조한 팀은 첫 경기에서 몰수패라는 결과를 마주하고, 해체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농구를 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잡은 코치와 선수들은 포기를 몰랐고, 이들은 새로이 팀에 합류한 '재윤'(김민)과 '진욱'(안지호)과 함께 8일간의 기적을 준비한다.
스포츠라는 낭만
'일정한 규칙에 따라 개인이나 단체끼리 속력, 지구력, 기능 따위를 겨루는 일'. 표준국어대사전이 정의한 스포츠다. 다르게 말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도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경쟁. 곧 공정한 경쟁. 이는 스포츠가 낭만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일이 가능하기 때문. 현실 속 경쟁은 낭만과 거리가 멀다. 대학 입시가 취업 준비로, 다시 승진으로. 경쟁은 끊이지 않는다. 규칙이 의미 없을 때도 있다. 부모의 재력, 사회적 지위 등으로 인해 노력이 무의미할 때도 있다.
스포츠는 다르다. 규칙을 어기면 곧장 불이익이 주어진다. 경기장 밖의 일은 경기장 안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낭만의 종류도 많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역전하는 것,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하는 것, 상대를 이기지는 못해도 자기 기록을 뛰어넘는 것... 경기장 밖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모이면 스포츠에는 낭만이 쌓인다.
이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서사가 있다. '재기'다. 스포츠에서 실패는 그저 실패가 아니다. 기회다. 축구에서는 공을 놓쳐도 '세컨드 볼'을 따내서 다시 공격할 수 있다. 테니스나 탁구에서도 서브 기회는 두 번 주어진다. 농구에서 바스켓에 맞고 튕겨 나온 볼을 다시 잡는 행위인 '리바운드'도 마찬가지다. 실패를 만회하려는 열정, 재기를 독려하는 기회라는 로망이 스포츠의 특성인 셈이다.
두 번째 기회라는 낭만으로 가득한 <리바운드>
그래서일까? 두 번째 기회라는 테마는 스포츠 영화에서 언제나 중요한 소재다.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스포츠 영화 <국가대표>가 대표적이다. 작중 선수들은 하나같이 결함이 있다. 미국 국가대표로 뽑히는 유망주였으나 부상 때문에 한국으로 귀화한 선수. 스키 선수였지만 부상을 입어 종목을 바꾼 선수.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경력과 가족 생계가 위기에 처한 선수. 그들에게 스키점프 국가대표는 두 번째 기회였다. 제대로 된 훈련장도 없고 금전적인 지원도 마땅치 않지만, 열정을 불태운 원동력이었다. 원했던 순위와 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도전이 감동적인 이유였다.
장항준 감독의 농구 영화 <리바운드>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단 한 번의 기회를 갈구하는 선수들을 나열한다. 슬럼프에 빠져 고등학교 진학조차 어려워진 유망주 기범. 발목을 다쳤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수술받지 못해 농구를 그만둔 규혁. 체계적인 농구 훈련을 받아 본 적 없는 순규와 강호.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했지만 한 번도 공식 경기를 뛰어본 적 없는 재윤. 선수로서 실패한 후 지도자로 재기를 노리는 양현. 이들은 ‘슛이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노력)를 잡으면 된다'는 메시지 하에 의기투합한다.
낭만적인 메시지는 진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실패를 곱게 바라보지 않고, 두 번째 도전이 쉽지 않은 사회적 현실과 맞닿아 있으므로. 실제로 장 감독은 “엘리트 체육선수를 꿈꾸지만 이 대회가 자기 인생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르는 수많은 선수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들이 조금이나마 위안과 공감을 얻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클리셰의 덫에 걸리다
그런데 감동은 많은 스포츠 영화를 함정에 빠뜨린다. 주제와 메시지가 유사한 것을 넘어서 감동을 주는 방식도 천편일률이기 때문이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 속에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팀을 꾸린다. 팀 안에서 갈등을 빚고, 부상자가 속출하며, 처음 호흡을 맞춘 경기에서는 참혹하게 실패한다. 하지만 의지와 깡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기적을 써 내려간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스포츠 영화의 공식이다.
<리바운드>도 예외는 아니다. 교장은 구색만 맞춘 채 농구부를 방치한다. 팀의 중추가 되어야 할 기범과 규혁은 중학교 시절부터 앙숙이라서 좀처럼 호흡이 맞지 않는다. 에이스가 되어주길 기대한 센터 '준영'(이대희)은 팀을 이탈한다. 에이스가 사라지자 팀의 전술은 완전히 망가지고, 처음으로 농구를 배운 순규와 강호는 경기에 녹아들지 못한다. 중앙고는 고교 최강팀 용산고를 만난 전국 대회 1차전에서는 참패한다. 하지만 각자의 시련을 딛고 일어난 후 이변을 일으키며 끝내 해피엔딩을 쓴다.
익숙함이 죄는 아니다. 클리셰가 많아도 이야기가 짜임새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리바운드>는 클리셰를 제대로 써먹지 못해서 문제다. 익숙한 소재를 깊이 파고들지 못했고, 전반적으로 수박 겉핥는 인상이 짙다. 일례로 영화는 기범과 규혁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들이 화해하는 에피소드는 의례적인 전개처럼 느껴진다. 농구부 운영에 대한 교장과 교사의 갈등도 간략한 코미디로 언급될 뿐이다. 순규와 강호의 불안함도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그들은 고등학생에 와서 처음으로 농구를 시작한 관계로 대학 진학을 장담할 수 없다.
클리셰가 너무 많아서 부각되지 않는 대목도 있다. 후보 선수가 없을 정도로 전력이 약한 팀이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영화는 중앙고 코치와 선수가 무슨 준비를 했는지 거의 짚어주지 않는다. 양현이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선수들이 세탁실에서 패턴 플레이를 짜는 장면이 스쳐 지나가기는 한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객관적인 강팀을 매 경기 무너뜨릴 수 있었는지 전술적인 측면은 끝내 알 수 없다. 선수들의 끈기와 노력, 절실함만 거듭 강조된다. 스포츠 영화로서 입체적인 매력을 더할 기회를 날린 셈이다. 그러다 보니 감동 한쪽에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생생한 중계로 위기를 타개하다
다행히도 <리바운드>는 위기를 영리하게 타개한다. 실제 농구 경기를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원동력이다. 모든 시합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카메라에 잡히는 순간만큼은 11년 전 경기를 재현한 듯 보인다. 선수들의 장비부터 포즈까지 실제 선수들의 것과 일치시켜서 현장감을 살린다. 경기장 효과음과 중계진 멘트를 더해 긴박함을 강조한다. 경기 내적으로도 공들인 티가 난다. 열세와 반격, 위기와 역전을 오가는 농구 경기의 흐름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연출했다.
세밀한 경기 묘사는 매 시합이 스토리텔링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더 빛난다. 선수들의 위기와 갈등은 농구 코트 안에서만 펼쳐진다. 특히 토너먼트 경기는 선수 한 명 한 명을 위한 쇼라고 할 수 있다. 첫 경기에서 기범은 몰락한 천재의 부활을 알린다. 다음 경기에서 기범이 집중 견제를 당하자 예상치 못했던 대안이 등장한다. 입만 산 줄 알았던 진욱은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순규와 강호도 강한 피지컬로 골밑을 장악하면서 자기 재능을 입증해 보인다. 모든 팀원이 견제당하자 재윤이 빛난다. 그는 처음 출전한 공식전에서 수없이 연습한 3점 슛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상대에게 일격을 가한다. 규혁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발목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던 그가 몸을 던지자 친구이자 앙숙인 기범은 멋진 어시스트로 화답한다. 마지막 순간 양현도 선수들의 사기를 한계까지 끌어올리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물론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다 보니 경기가 너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 같기는 하다. 경기 묘사가 조금 더 상세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대신 스포츠 영화로서 <리바운드>의 매력은 살아난다. 캐릭터 드라마가 스포츠라는 낭만에 자연스레 녹아들자, 좌절을 극복하자는 메시지와 두 번째 기회라는 소재의 진정성을 제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갈등을 외부에 표출하는 대신 자기 자신과의 경쟁으로 설정한 선택이 후반부에 빛을 발한다. 클리셰의 늪에 빠진 전반의 실책을 만회한 셈이다.
<리바운드>는 일장일단이 확실하다. 전개와 감성이 뻔한 측면은 있지만, 심장을 뛰게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드라마의 매력과 감동도 익숙하지만, 실화를 충실히 재현한 제작진의 진심 덕분에 감동은 남부럽지 않다. 그러나 스포츠 영화 중에 흥미롭고, 독특한 위치를 점한 것도 분명하다. 공들인 티가 역력한 경기 장면은 저절로 주먹을 쥐게 만든다. 청춘의 패기가 자아내는 유쾌함과 싱그러움 덕분에 두 번째 도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가 색달라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3인조 밴드 '펀(FUN)'의 'We Are Young‘은 신의 한 수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결말까지, 명장면으로 손색없으니까.
Acceptable 무난함
분명 익숙한 맛인데, 조금 더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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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장면들
- 계단과 엘리베이터의 의미
-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은 대 환장 공방전
- 엔딩 결말 해석
아노라 (Anora, 202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개봉일 : 2024.11.06.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미키 매드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아노라>는 진정한 사랑과 부를 꿈꿨던 여성 아노라의 이야기다. 아노라는 돈을 받고 잠깐의 사랑과 육체를 파는 성 노동자(스트리퍼)다. 그는 진심은 없지만 친절함은 가득한 말투와 아름다운 미모로 가게에 찾아온 남자 손님들을 홀려 돈을 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천한 일이라 생각하는 직업이지만 아노라는 아무 불평 없이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러시아어가 가능한 스트리퍼를 찾는 부자 손님이 나타나고 아노라는 사장의 손에 이끌려 테이블로 향한다. 이번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기대보다 그냥 또 일이 생겼구나-싶은 딱딱한 마음으로 향한 한 테이블. 아노라는 그 테이블에서 지금껏 만난 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남자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에게 이반은 특별한 남자였다. 보통의 부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의 재력은 기본이고 아노라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첫 시작은 손님과 구매자였지만 이반은 아노라에게 쉴 틈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돈 한 푼 없어도 너랑 함께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프러포즈와 함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선물한다.
이반의 프러포즈 이후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아노라는 한순간에 밀려온 거대한 행복을 만끽한다. 그리고 이반을 진정한 사랑이자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신분 상승 엘리베이터라 믿으며 온 마음을 다해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아들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님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하수인 3인방을 급파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얼마 못가 위기를 맞이한다. 아노라는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사랑을 믿고 기대하지만 이반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혼자 남겨진 아노라는 하수인 3인방과 시끄러운 공방전을 벌인다.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열심히 살아도 신데렐라는 될 수 없다고, 사랑을 믿어도 그것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고. 그저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아노라>는 말한다. 이제 ‘누구나 행복한 신데렐라가 될 순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나이인데, 그럼에도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는 매번 내 가슴을 신랄하게 들쑤신다.
그래도 <아노라>가 좋았던 건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마냥 나쁘게 하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 아노라는 언제나 최대한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고 적어도 한 명쯤은 그런 아노라를 존중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그 한 명의 호의적인 시선으로 아노라를 바라보고 영화는 그것을 고스란히 담아내 스크린 밖에 있는 또 다른 아노라에게 전달한다. 그래서인지 <아노라>를 보다 보면 자연히 아노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아노라가 꼭 대단한 신데렐라가 되진 못해도 그가 진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션 베이커 감독의 성 노동자 지지 발언,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성매매 행위, 여성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압박 등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줄만한 표현과 장면들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보다 더 큰 웃음과 슬픔이 있다는 점에서, 나는 <아노라>가 좋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
두 사람의 계층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들
아노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하는 성 노동자(심지어 이반의 어머니 갈리나는 창녀라며 대놓고 욕한다), 이반은 웬만한 부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재벌 집 아들이다. 아노라와 이반은 거의 하늘과 땅만큼이나 먼 계층에 위치해있다. 아노라가 처음 이반의 집에 방문했던 날, 그는 두꺼운 철문 두 개와 그곳을 지키는 경비원, 커다란 현관문을 통과해 겨우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가 이반 같은 사람에게 닿으려면 이토록 두껍고 높은 관문들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그 관문들은 아노라가 자력으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고 건너편에서 누군가 열어줘야만 통과할 수 있다.
여차저차 이반의 호의를 받으며 들어온 집안. 다음 관문은 침실로 가는 긴 계단이다. 이반은 익숙한 듯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 2층 침실로 올라가고 불편한 신발을 신은 아노라는 이반보다 느린 속도로 어렵게 계단을 오른다. 이때 이반은 "아, 기다려줄게.”라고 말하며 잠시 아노라를 배려해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2층에 도착한 이반과 아노라는 함께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눈다. 아노라는 이반이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런 부를 누리는지 궁금하다. 아노라가 직업을 묻자 장난을 치던 이반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야.”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아노라는 몸을 갈아서 돈을 버는 게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에 이반에게 직업을 물어봤는데, 이반은 ‘누구의 아들’인 것만으로도 이런 걸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을 살아왔기에 그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소개를 끝내는 이 상황이 참 우습고 슬프다.
아무튼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노라는 그를 모른다. 사는 세계가 다르고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재벌 이름을 외우고 앉아있겠나. 이반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며 철자도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반의 이런 모습(+계단에서 기다려주기)은 얼핏 사랑과 친절함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우위를 점한 자의 여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올라갈 땐 긴 계단,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
익숙해질 때쯤 끝나버린 행복
이반은 아노라에게 프러포즈할 때 “너와 결혼하면 돈 한 푼 없어도 행복할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아노라에게 이런 말을 하니 감미롭다기보단 우습다. 그런데 아노라는 여기에 그대로 넘어가버린다. 무시하기엔 이반이 주는 행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아노라가 사는 집은 지하철의 소음과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늘진 공동주택이고 현관엔 오르기 귀찮은 계단이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창문 하나 없고 소음과 어두운 조명으로 가득하다. 이에 반해 사람보다 큰 통창으로 이루어진 이반의 집은 햇빛이 잔뜩 들어오고 그 넓은 공간엔 좋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운전기사가 대신 짐을 들어 운반해 주고, 또 고용인들이 청소도 대신해 준다. 이 외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삶이라니.
아노라는 처음엔 이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반의 품에 안겨서도 청소해 주는 고용인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고 카지노에서도 이반 일행에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반의 사랑을 믿고 혼인신고를 한 후엔 일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이반의 집에 들어와 모든 걸 누리며 살기 시작한다. 아노라는 점점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신혼여행은 디즈니랜드, 공주방 리조트가 좋을까?” 고민하며 달달한 신혼생활을 기대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현실이 들이닥치고 이반의 도주와 결혼 무효화까지 순식간에 착착 진행된다. 베가스에서 시작된 아노라의 꿈은 베가스에서 끝을 맺는다. 호화로운 전용기를 타고 베가스로 향한 이반의 아내 애니는 아노라가 되어 아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 좁은 이코노미 석에 다시 몸을 싣는다.
모든 일이 끝나고 이고르와 하루를 보낸 후 아노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실에서 내려온다. 계단으로 침실에 올라가는 건, 이반과 부부가 되는 건 (이별보다 비교적) 오래 걸렸는데. 침실에서 내려오는 건, 이반과 남이 되어 현실로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다. 이제 잠에서 깰 시간이다. 반야의 아내 애니가 아닌 아노라는 신데렐라가 되지도, 디즈니랜드에도 가지 못한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공방전
이 결혼에 대해 이반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그에게 아노라와의 결혼은 잠깐의 일탈, 그가 즐겨 하던 콘솔 게임 한 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반은 즐거운 미국 여행을 위해 돈을 주고 스트리퍼 아노라를 구매해 잠깐 ‘반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됐고, 이제 그것을 버려야 될 때가 왔음을 알고 순순히 결혼 무효화에 동참한다. 그래서 아노라와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이반은 할 말이, 꼭 해야 할 말이 없다. 아노라와의 결혼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바꾸려고 노력할 만큼의 가치가 없으니까.
하지만 아노라는 할 말이 참 많다. 그는 이 결혼에 모든 걸 걸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곁가지로 매달린 하수인 토로스, 가닉, 이고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생계, 인생을 위해 꼭 결혼 무효화에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진짜 사랑한다고, 우리는 꼭 이걸 무효화 시켜야 한다고, 나 이 일하다가 뇌진탕 온 것 같다고. 한바탕 몸싸움이 일어난 이반의 집 거실에서 아노라, 토로스, 가닉의 온갖 말들이 뒤섞이며 대 환장 그 자체인 상황이 벌어진다. 다들 가진 건 없는데 할 말은 참 많다. 이 영화는 그 모든 말들을 하나도 거르지 않고 다 들려준다.
이런 면에서 <아노라>는 성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군말 없이 일을 하는 아노라처럼, 이반을 찾기 위해 캔디 샵을 부수고 견인차에 걸린 차에서 엑셀을 밟는 토로스 일행처럼 그저 생계와 고용인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그런 이들. 영화는 이들의 마음속에 들어있을만한 온갖 불평과 짜증들을 아노라와 하수인들의 입을 통해 한 공간에 풀어놓는다. 이게 정말 우습고 골 때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공감되고 슬프기도 하다.
내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결말 엔딩 해석
결혼 무효화가 끝난 후 아노라와 이고르는 이반의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고르는 아노라에게 이고르라는 이름은 ‘워리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알려주며 ‘아노라’라는 이름엔 무슨 뜻이 있냐고 묻는다. 아노라는 “미국에선 이름 뜻 생각 안 해.”라고 말한다. 아노라의 답을 들은 이고르는 휴대폰을 들어 아노라의 이름 뜻을 찾아 알려준다. 석류, 빛, 밝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난 애니보다 아노라가 좋아.”
극 중에서 아노라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아노라’라는 이름을 부르긴 하지만 그 이름을 가진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존중해 주진 않는다. 아노라 또한 자신의 이름에 관심이 없고 아예 진짜 이름보다 애니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아노라는 스트리퍼 아노라, 진짜 아노라의 인생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이반을 만난 후엔 신데렐라 애니의 삶을 꿈꾼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고르가 나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 이름과 내 인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기 걸린다고 스카프를 주고, 본인도 좁은 비행기 좌석에 불편히 앉아있으면서 내 편의를 챙겨주고, 내 짐을 들어 계단 위로 올려다 주고, 내가 빼앗긴 다이아몬드 반지를 슬쩍해 가져와주고.. 아노라는 이런 이고르의 성의에 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다. 돈을 주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던 것처럼.
하지만 이고르는 애초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아노라와 한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그를 강간할 생각도 없었고 다이아몬드로 그의 몸을 살 생각도 없었다. 이고르는 ‘무언가를 받으면 내 몸을 줘야 한다’는 아노라가 믿어온 이치를 부순다.
이고르의 이런 행동이 아노라를 향한 성애에서 시작된 것인지, 연민, 동질감에서 시작된 것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고르는 아노라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대가 없는 호의를 전한다. 아노라가 이반에게 기대했지만 결국 받지 못한 따뜻한 마음. 결국 아노라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건 저 위에 있는 왕자님이 아닌 무시하고 오해했던, 아노라와 같은 계급의 노동자 이고르다.
인생역전을 시켜줄 왕자와 그의 수혜를 입을 신데렐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노라에겐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고르가 있다는 것이다. 둘이 꼭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 않아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그저 이 쪽팔리고 서러운 순간에 아노라의 옆에 이고르가 있어준 것, 조용히 아노라의 눈물을 받아줄 이고르의 가슴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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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없는 갈등은 없다
지금 우리 학교는
줄거리
과학 선생님에게서 나는 수상한 냄새.
과학실에 감금되었다고 말하는 친구.
그리고, 사람들을 물어뜯는 학생들...
지금 우리 학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본 리뷰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유없는 갈등은 없다
숨은 의미 찾기
드라마 내에서 좀비 사태가 발발한 가장 큰 원인은 ‘학교폭력’이었다.
아들이 왕따를 당하며 고통받는 것을 보기 힘들었던 이병찬이 아들에게 좀비 바이러스를 주입해 그를 좀비를 만들어 버린다. 아들과 아내는 집에서 관리했으면서, 그놈의 실험 쥐는 왜 과학실로 가져온 건지. 하여간 그 쥐에 물린 학생이 보건 선생을 물고, 응급실에 가서는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물어버리면서 좀비 바이러스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사실 드라마는 전개되는 내내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각종 다양한 사회문제를 이야기한다.
임대 아파트 주민에 대한 차별적 대우, 미성년자 미혼모, 체육계 폭력사태, 대학 입시제도까지. 언뜻 보면 학교는 모든 사회 문제를 가두고 키워나가는 양식장과도 같아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답답해했던 것은,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한 언급만 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나연과 경수는 결국 화해하지 못했고, 미혼모는 홀로 공중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으며, 하리는 국대에서, 미진이는 대학 입시에서 떨어졌다.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좀비가 되어버렸고, 간신히 좀비 떼들로부터 벗어난 아이들은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러한 산발적인 사회문제 나열을 두고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이 많다. 많을 수밖에. 지지부진한 전개는 그렇다 쳐도, 이유도 없이 이토록 많은 인물들이 낭비되기만 하는 사태에 대해 짜증이 나지 않을 시청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드라마가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고발하고자 했다면 이런 식으로 말하진 않았을 것이다. 명확한 주제의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논의를 끌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좀비와 사회문제에 시달리며 12화 내내 몸부림치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문제들을 “어떻게” 다뤘어야 하는가가 아닌, “왜” 다뤘는가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시즌제’라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시즌 2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다. 이는 일반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전개 속도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떡밥을 던져놓고도 시즌 1에서 굳이 회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렇게 되면 시즌 1을 본 사람들은 자연스레 시즌 2를 기다리게 되는데, 이는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낸다. 그러니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일단 시즌 1에서 엄청난 어그로를 끌어줘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일단 좀비라는 소재, 자극적이다. 웹툰 원작으로 인한 홍보효과도 확실하다. 하지만 시즌 1에서 원작대로 깔끔하게 끝내버린다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매우 아쉽다. 그러니 여기에 '떡밥처럼 보이는 다양한 갈등상황'을 중간중간 섞어서 전개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준다면? 인물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이 유발되고 문제가 터지는 와중에 시청자들은 이리저리 문제상황과 다툼에 휩쓸리며 정신을 팔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해결책을 내놓지도 않을 문제들을 나열하며 상관도 없는 문제들을 꺼내놓은 게 아닌가.
하지만 시청자들은 예전보다 훨씬 똑똑해서, 그런 눈속임 수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좀비 바이러스가 갈등을 조장하는 어떤 악의 세포라거나, 이러한 문제들도 생사의 기로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등의 의미만 부여했어도 이 정도로 참혹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시대가 변했다. 좀비물도 이제는 변화할 때다.
단순 재미만 추구하는 것도 때론 필요하지만,
정말 차별성 있는 좀비물을 만들고 싶다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어쩐지 찝찌입한 결말
감상평
원작을 봤는데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너무 오래전에 뜨문뜨문 봐서 그런 듯하다. 흐름을 주도하는 몇몇 인물과 특별한 상황들은 알지만, 그 외에는 전혀 모른 채로 봤다. 워낙 좀비물을 좋아하는 터라 재밌게 보긴 했지만, 이건 좀비물이라기보단 연애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애씬이 많았던 드라마.
너무 인물을 이유 없이 죽여버린다는 느낌이 많았다. 애초에 살려둔 인물이 너무 많아서 급하게 처리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적절한 때에 적절한 인물의 서사가 필요한데, 이놈의 드라마는 굵은 줄기는 없이 잔가지만 가득... 원작 볼 때는 분명 엄청나게 여운 남고 감동도 있었는데 드라마는 아닌 걸 보니 확실히 원작이 뛰어났던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에서 의아했다. 시즌 2로 넘어가지 않고 그냥 깔끔하게 끝냈으면 했는데 결국 시즌 1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고 끝났다. 대체 폐허가 된 곳에서 또 무슨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고. 이러다가 '서울역'이나 '반도' 꼴 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시즌 2를 보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으니 이 정도면 제작사에서 의도한 대로 이득 본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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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가 없는 봉준호의 세계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한계가 없는 영화감독이자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오는 2월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와 만나기 전,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최애 영화도 알려주세요!
줄거리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주워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 그날도 지루하게 낱말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 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 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달려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리는데.
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변희봉 분)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과 조용구(김뢰하 분),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 분)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사 일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 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송재호 분)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끊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데.
줄거리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扮).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줄거리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줄거리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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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웨이 후기 / 라트비아 감독의 1인제작 애니메이션 / 뛰어난 영상미 / 잔잔하고 평화로운 애니 / 소년의 성장영화
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어웨이"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엔드크레딧도 1인 제작이라 그런지 엄청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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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교섭> 30초 예고편
사상 최악의 피랍 사건! 목표는 전원 생존!? ⭐30초⭐ 안에 200% 몰입하는 황정민 X 현빈 X 강기영 의 숨막히는 교섭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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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선산> 공식 예고편
《지옥》《부산행》 연상호 기획/각본 피할 수 없는 악연 피를 부르는 욕망 모든 진실이 가리키는 곳 《선산》 1월 19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