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17 10:29:49
10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파묘>, <핸섬가이즈> 시체스국제영화제 수상 쾌거!

영화 '파묘'와 '핸섬가이즈'가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각각 심사위원 특별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1968년에 시작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Sitges -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of Catalonia)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위치한 시체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영화제입니다.
영화제는 주로 판타지,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이며, 벨기에의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고 있습니다.

영화 '파묘'는 2024년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오컬트 장르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으로, 시체스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글로벌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독특한 오컬트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는 관객상을 받으며 집행위원장인 앙헬 살라 코르비(Angel SALA CORBÍ)에게 “기발하고 유쾌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 원작에 악령 설정을 더한 다양한 장르의 조화와 결합이 뛰어나다”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두 한국 영화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 지원 예산 복구 촉구 기자회견 개최

지난 16일 영화인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 지원 예산 복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영화제가 창작자와 관객을 잇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강조하며, 2024년 지원 영화제가 40개에서 10개로 축소된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50주년을 맞았지만,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존폐 위기에 처한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 복원을 위한 서명 운동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연명을 시작한 9월26일부터 10월15일까지 175개 단체, 개인 7564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니아 연대기> 감독 맡은 그레타 거윅, 넷플릭스와 갈등 빚어

영화 <나니아 연대기> 연출을 앞두고 있는 그레타 거윅 감독과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레타 거윅은 해당 시리즈가 넷플릭스 스트리밍에만 제한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극장 개봉을 넷플릭스 측에 요청했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프란시스 코폴라의 대작 <메갈로폴리스> 틱톡에서 화제

프란시스 코폴라의 1천800억 원 대작 <메갈로폴리스 Megalopolis>가 흥행 참패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아담 드라이버의 대사 “Go back to the club”이 특히 인기를 끌며 열렬한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틱톡 사용자들은 이 영화를 반복 시청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곧 Z세대의 새로운 컬트 무비로 자리 잡게 되는 것 아닐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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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적 사랑의 풍경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멜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대개 진득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과 클레멘타인,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철수와 수진, (멜로 영화는 아니지만 터무니없을 정도로 낭만적이어서 매력적인) 〈베이비 드라이버〉의 베이비와 데보라 등등. ‘운명’으로 엮인 두 개인이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랑을 쟁취해내는 이야기 말이다. 이들 영화는 현대인들이 사랑을 통해 갈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대변한다. 서로에게서 최후의 위안을 얻는 두 개인의 관계에는 사랑으로 구원받고자 하는 지친 현대인들의 욕망이 깃들어 있다. 영화적 재미의 측면에서도 낭만적‧운명적 사랑이 더 매력적이다. 어딘가 심심한 사랑은 각본가가 이야기를 전개하기가 어렵고, 드라마틱한 구석이 없는 멜로 영화는 관객에게 어딘가 찜찜한 구석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멜로 영화가 그리는 사랑과 현실의 사랑이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저 영화의 소재가 되지 않았을 뿐, 현실 속 사랑의 빛깔은 영화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영화 〈파리, 13구〉는 그동안 영화가 담아내지 않은/못한 현대적 사랑의 풍경을 그린다. 중심 없이 부유하여 혼란스럽기에 사랑이라 부르기는 뭐하지만, 그렇다고 사랑이 아닌 것도 아닌 그런 두루뭉술한 감정의 모습을 띠는 사랑 말이다.
영화가 주목하는 현대적 사랑의 풍경은 청년들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못하는 시대 조류와 관련이 있다. 그 이유에 관한 자세한 분석은 차고 넘치니 생략하자. 핵심은 불안이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회적 존재로 생존하기 위해, 삶에서 의미를 길어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동안 사랑이 사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경제적 조건이 가장 심층에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불안은 정신적 공황으로 이어지고 그럴수록 사랑은 점차 멀어진다. 영화의 네 주인공 에밀리, 카미유, 노라, 앰버도 마찬가지다. 접촉하지만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고, 미련은 있지만 사랑이라 부르기는 머뭇거리며, 그마저도 복잡하게 뒤엉키는 감정들. 〈파리, 13구〉가 ‘낭만의 도시’라 불리는 파리를 흑백의 질감으로 담아냄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건 바로 이 혼란스러운 감정의 궤적이다.
아시아계 여성인 에밀리는 프랑스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콜센터에 다닌다. 콜센터에서 일하기로 결정하자 오히려 부모님이 좋아했다는 그녀의 말은 유럽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여성이 마주한 현실을 단적으로 포착하여 전달한다. 그러나 자그마한 반전이 있다. 에밀리는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생활한다. 게다가 그녀의 언니는 의사로 일한다. 즉, 에밀리가 가난 때문에 콜센터에서 일하는 게 아니란 소리다. 그녀는 어떤 공허, 외로움의 상태에 있다. 어쩌면 콜센터도 이 감정을 달래기 위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콜센터는 '대화'가 가능한 공간이니 말이다. 이는 에밀리가 룸메이트를 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극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모색하지는 않지만 혼자 있고 싶지는 않은 상태. 아마도 파리의 에밀리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청년의 모습이 이와 같을 것이다.
룸메가 되고 싶다고 에밀리를 찾아온 사람은 카미유라는 이름의 남자다. 에밀리는 남자와는 룸메이트가 될 수 없다며 거절하지만, 카미유의 사정을 듣고는 그를 룸메로 받아들인다. 사실 카미유가 여자인 줄 알았다는 에밀리의 말도 의심쩍은 구석이 있다. 이왕 친밀성을 나눌 사람을 찾는다면 육체적 친밀성까지 나눌 수 있는 남자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카미유를 욕망한다는 점도 정말 에밀리가 카미유의 성별을 몰랐는지를 의심케 한다. 어쨌든 둘은 동거를 시작하고 종종 섹스를 하며 조금씩 관계를 맺어간다.
그러던 중 화면이 바뀐다. 새로운 주인공은 노라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간 그녀는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그녀를 인터넷 성인방송 진행자로 착각한 사람들이 이를 악용해 엉뚱한 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이다. 결국 노라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다. 에밀리의 공허함이 그러하듯, 노라의 경험 역시 ‘보편적’인 데가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이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심지어 자신이 피해자인 섹스 스캔들로 조직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밀리에게 그러했듯, 노라에게도 반전이 있다. 노라는 호기심과 분노, 체념이 뒤섞인 상태에서 자신의 닮은꼴이라는 인터넷 성인방송 진행자 앰버의 방송을 시청한다. 그러고는 홀린 듯 돈을 내고 일대일 영상통화를 시작한다. 앰버는 동성 고객을 자주 만나봤다는 듯 원하는 것을 말해달라며 능숙하게 노라를 대한다. 그러나 노라가 고객으로 자신을 찾은 것이 아님을 알고는 조금씩 대화를 이어가며 에밀리‧카미유처럼 관계를 쌓아 나간다.
따로따로 진행되던 두 이야기가 만나는 건 파리의 한 부동산에서다. 학교를 나온 노라는 부동산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그곳은 박사 준비 중 돈을 벌기 위해 친구의 부동산을 대신 맡아 운영하는 카미유가 일하는 곳이었다. 에밀리와 몸을 섞으면서도 마음을 주지는 않았던 카미유는 노라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노라 역시 카미유에게 끌린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장벽이 있다. 노라는 카미유와 만날 때마다 분위기에 맞춰 억지로 자신의 몸과 감정을 연출한다. 앰버와 대화를 나누며 진정한 위안을 얻기 시작한 그녀에게, 카미유와의 인위적 만남은 점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새 카미유를 사랑하게 된 에밀리, 에밀리와는 쾌락을 나누고 싶을 뿐 마음은 노라에게 가 있는 카미유, 그런 카미유에게서 답답함을 느끼는 노라,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진 노라와 앰버. 이것이 세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맺은 관계의 지형도다. 저게 사랑인가 싶을 정도로 가볍지만 무시할 만한 무게는 아닌 감정, 인터넷으로 만난 관계는 진지할 수 없다는 통념을 조금씩 벗겨내는 감정, 희미한 호감이 있지만 적극적 구애로 전환하기는 애매한 감정. 이것이 바로 〈파리, 13구〉가 포착한 현대적 사랑의 풍경이다. 이 영화를 해피엔딩을 곁들인 로맨틱 코미디로 소개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그는 자칫 가볍고 무의미해 보이는 청춘의 감정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그 안에도 행복의 가능성이 있음을 절제되었으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영화에는 넘치도록 강렬한 여성‧퀴어 캐릭터를 창조해온 셀린 시아마 감독이 각본에 참여한 흔적도 잘 묻어난다. 청년이 사랑하는 방식이 궁금한 사람 혹은 내 경험이 사랑이 맞는지 헷갈리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 날카로운 통찰이 전하는 잔잔한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다시 한번, 파리는 낭만의 도시가 되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220428514629?OutUrl=naver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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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불행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끔 이 모든 게 꿈같을 때가 있다. 당장 눈을 뜨면 내 침대 이불 안이었으면 좋겠다. 이럴 때마다 눈을 감아 생각해본다. 아. 내가 원하는 게 뭘까. 지금 당장은 직장인이 되는 거다. 공부 열심히 해서 자격증 많이 따야지. 못 이룰 거라고는 생각 않는다. 근성과 인내라면 내가 최고니까. 내다 버린 시간 몇 해가 있어서 빠르게 직장을 갖지는 못한다.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을 살아가는 수밖에. 이렇게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야 분명하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잘할 테니까. 이 생각 회로로 나는 나를 격려한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나에 대한 위로가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다. 온 세상의 비극이 오롯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고 나마저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기분이다. 그럴 때면 주위를 둘러본다. 한 분야의 무언가를 찾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것도 한계가 보인다. 이거 해서 뭐해. 어차피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을 텐데. 누군가를 찾는다. 내 인생의 영웅, 그러니까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좋아할 만한 타인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을 만나면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거야. 사이가 좋은 사람이라면 사실 당장 연락을 해도 된다. 친하니까. 그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누군가가 주위에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 알면서도 나는 한 가지에 매몰될 때가 있다. 언젠간 만날 테지. 나를 떠났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땐 어쩔 수 없었어. 누구나 그런 사연 하나쯤은 있고 다들 그 시간이 억울하니까. 그러니까 나는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꿈에 기댄다. 그래. 그 사람을 만나면 그동안 있던 일을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거야. 애써 아니라고 부정하고 미워했지만 난 나를 떠난 누군가를 되게 많이 좋아했거든. 어차피 떠나갈 걸 알면서도.
<꿈의 제인>은 외로움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소현이라는 주인공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이 대화는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듣는 사람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듯 무엇이 진짜인지 말해주지 않은 채 영화가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 영화 주인공 소현에게는 제인이라는 친구가 있다. 제인은 소현과 함께 살던, 정호 오빠의 애인이다. 소현은 한때 정호 오빠와 모텔방에서 함께 살았다. 제인과 소현은 이렇게 정호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현은 제인의 가출청소년 팸에 합류하고 이 덕에 친구가 생긴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정호의 행방을 찾는 두 사람. 비틀비틀거리는 인생을 서로에게 기댄다. 둘은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께 산다면 제인과 가출청소년팸은 행복하게 잘 살 것 같았다. 그리고 이 희망은 러닝타임이 시작되고 30분 만에 깨진다. 한 계기로 인해 소현이의 행복은 붕괴되고 이 희망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다음 희망은 지수다. 지수는 제인의 팸에서 만났던 언니다. 도둑질 누명 씌우기에 폭력까지 일삼는 팸이지만 소현이는 이곳이 아니라면 갈 데가 없다. 그렇게 어려운 삶을 이어가던 도중 팸에 지수가 들어온 걸 본다. 지수는 가족이 없는 소현과는 다르다. 함께해줄 친동생도 있고 미래라는 것이 있어서 소현의 부러움을 산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은 지수에게 기대는 소현. 위축되다 못해 찌그러졌고, 이런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지수와 함께라면 일상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희망은 오래가지 않는다. 한 기점을 시작으로 지수는 소현이와 멀어진다. 소현이는 이 일에도 무기력하게 방관하며 지수라는 희망도 떠나보낸다. 그렇게 주인공은 버려진다. 내가 버려졌고 나란 걸 인지하고 있을 때쯤 다시 소현의 내레이션이 시작된다. 다시 제인 언니를 만나던 영화의 초입으로 돌아간 것이다. 주인공은 다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이 시점까지의 1시간이 마치 꿈이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영화는 이게 전부다. 어느 상황이 진짜인지. 누구에게 대화하는지. 이게 다 무슨 말인지. 정호 오빠는 어떤 사람인지. 제인 언니는 실존하는 사람인지. 영화는 인과관계를 부숴가며 어느 시점으로 도착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제인 언니가 뉴월드라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던 시점으로. 언니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딱 한마디를 한다. 그리고 관객인 우리들에게 한마디 한다.
"불행도 함께 영원히 지속되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처럼 이렇게 여러분과 즐거운 날이 있잖아요. 어쩌다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겠죠. 그럼 된 거죠 뭐. 우리 오래오래 불행하게 살아요. 이 뉴월드에서." 영화는 소현이가 자해한 흔적에 'unhappy'란 도장을 찍고 끝난다. 이 영화의 종착지는 불행이었다. 이 도장을 띡하니 찍고 끝난다. 결국 끝까지 무엇이 정말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이 엔딩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뭐지. 이거 뭐지. 그래서 무얼 말하는 거지. 그리고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해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난 알고 있었다. 뭐가 진짜 중요한지는 사실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요소가 아니었다. 소현이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였다.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감독에게 한방 맞았다. 나라고 해서 달랐나. 난 두렵다. 많이 무섭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날 떠나갈까 봐. 또, 날 미워하게 될까 봐 걱정이 많다. 나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건 사실 내가 날 속였던 거짓말이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자그마한 희망에 기대 울고 웃는다. 어차피 이 사람들도 나를 떠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난 즐거운 기억과 경험에 기댄다. 더 이상의 무언가가 있냐고? 아니. 이게 내가 수능도 치고 성인이 됐으며 대학생활의 끝자락까지 와서 느낀 인생의 전부다. 어차피 삶은 배드 엔딩이다. 행복은 말 그대로 NG들 중에 찾을 수 있는 한 컷쯤 된다. 행복은 이렇게 내 삶에서 멀리 있었다.
이렇게 행복은 우리의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영원한 게 있나. 그런 건 없다. 보통날 사랑한 것들은 나를 떠나갔다. 혼자서 영화관 가는 취미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단골 극장이 경영난을 겪은 탓에 잠시 쉬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랬다. 나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간다는 것이 타인의 깊은 이해를 유도한다는 걸 알 때의 기분은 참 복잡하다. 이때 화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것이 그냥 내가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의 그 며칠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면 외로운 기분이 그날 하루 가득하다. 이거 지나면 다시 행복해질 거야. 아니었다. 정도와 이유에 따른 차이만 있다 뿐이지 난 항상 불행한 사람이었다. 사랑받을 수 있다면 불행하지 않았을 텐데. 난 그러기엔 내 주위 사람들을 아껴주지 못해서 항상 잡생각이 많았다. 매일매일 늘 똑같았다. 늘 씁쓸했던 것 같다. 외로움도 느끼고 말이야. 나만 이런가? 아니다. 나만 힘든 거 아니다. 이 지구 상의 모든 인물들 각자에게 힘든 이유가 있다. 보통 내가 겪는 고통은 나 스스로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이유로 외로움도 느낄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스스로지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순 없거든.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개 같은 하루하루가 일상인 게 우리가 느끼는 전부다. 무엇이 잘되면 다른 무언가가 안되고. 누구와 친해지면 누구와 멀어지고. 사실 따지고 보면 불행한 일은 인생 전부의 디폴트 값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간이 있어서 우리가 행복이란 걸 알게 되는 거 아닐까? 희망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꿈꿔온 희망이 무너져봐야 그 시간이 좋았다는 걸 알았다. 마치 제인에게 기대고 지수에게 의지하는 소현처럼 말이다. 이 <꿈의 제인>은 이 지점에 대해 말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말 어느 상황이 나에게 더 불행할지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날 움직이는 건 사소한 희망이다. 보통 이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개 같은 게 인생이다. 삶의 희망은 알아서 꺼져간다. 그래도 우리가 이런 삶을 버틸 수 있는 건 우리가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소현의 행복한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보여준다. 각본을 이렇게 쓴 이유는 분명할 것이다. 영화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리는 근본적으로 불행할 수밖에 없다. 정말 추구해야 할 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제인과 지수와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면 그건 사실 판타지에 가깝다. 사람이기 때문에 밝은 결말이 나올 수 없다. 영화는 이런 비극을 기본 전제로 깔고 행복한 시간에 대해 붙박인 인물을 보여주며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목표. 목적. 그에 따른 불행. 그런 건 사실 다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함께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 그냥 그러면 된 거다. 인생은 한 편의 꿈과도 같아서 한번 깨어나면 행복하다는 자각이 사라진다. 그럼 어때? 이 불행과 행복이 꿈이면 어때? 인생은 본질적으로 아름다운 것이라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이게 이 영화와 우리가 느꼈던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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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사슬처럼 이어진 폭력이 불러온 파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ie Bad)
개봉일 : 2000.07.15.
감독 : 류승완
출연 :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배중식, 김수현
‘사슬처럼 이어진 폭력이 불러온 파멸’
6500만 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지만 순식간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여전히 ‘저예산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영화이자,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감독, 배우 데뷔작으로 날 것 그대로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그 당시 그들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양아치 역할을 찾고 있었는데 집에 양아치가 누워있더라.”는 류승완 감독의 류승범 배우 캐스팅 비화(?)로 유명한 그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영화를 보면서 류승완 감독의 과감하고 거친 연출과 첫 출연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류승범 배우의 힘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온갖 쌍욕과 폭력으로 점칠 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허망함과 무거운 절규가 보는 이를 깊이 찌른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박스오피스를 접수하고 있는 <모가디슈>의 개봉과 함께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그의 처음과 이전작들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장 궁금했던 작품 <짝패>는 이번 주말에 꼭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맨발로 차갑고 딱딱한 공사장 바닥과 거친 모래 위를 걷고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거친 모래가 발바닥을 파고들 것만 같은 두려움에 힘을 잔뜩 주게 되는 것처럼, 위태로운 인물들의 처절한 무너짐을 상상하며 지레 겁을 먹고 나도 모르는 새 힘을 잔뜩 주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달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영화로, 폭력 밑에서 새로 태어난 폭력과 그 끝에 있는 파멸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공고 졸업생인 석환과 성빈은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시비가 붙은 예고생들과 패싸움을 하게 된다. 싸움을 붙인 석환을 말리던 성빈은 실수로 예고생 현수를 살해하게 되고 가깝게 지내던 두 친구의 삶은 전혀 다른 두 갈래의 방향으로 나뉜다. 하지만 둘은 여전히 어딘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성빈이 7년의 형을 살 동안 석환은 형사가 되어 성빈과 같은 범죄자들을 쫓는다. 단적으로 나누자면 석환은 사회의 선, 성빈은 사회의 악이다. 성빈은 출소한 후 석환에게 연락을 하지만 석환은 성빈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 둘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나나 싶지만,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서 뻗어 나온 인연은 다시 새로운 폭력이 되어 석환과 성빈을 붙잡는다.
2부 악몽에서는 성빈이 현수의 악몽에 시달리며 폭력의 세계로 들어서는 모습이 나오고 3부 현대인에서는 석환이 끈질기게 태훈을 검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태훈이 검거된 후 성빈과 현수는 피할 수 없는 좋은 놈(형사) vs 나쁜 놈(조폭)의 대립구도에 묶이게 되고, 석환이 쫓는 조폭 태훈과 석환의 동생 상환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놉시스
세상 참 X같지 않냐?
19살, 그 사건 이후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패싸움
공고 졸업생인 석환(류승완)과 성빈(박성빈)은 당구장에서 예고생들과 시비가 붙는다.
당구장 문이 잠기고 시작된 패싸움! 친구들의 싸움을 말리던 성빈이 실수로 예고생 현수를 살해하고 만다.
악몽
살인죄로 7년간 감옥에 있던 성빈이 출소했다.
하지만 사회와 가족, 친구의 냉대 속에 현수의 악령만이 매일 밤 찾아와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폭력조직의 중간보스 태훈(배중식)을 구하게 되면서 앞으로 주먹을 쓰며 살기로 결심한다.
현대인
폭력 조직의 중간보스 태훈 VS 강력계 형사 석환
지하주차장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목숨을 걸고 죽기살기로 싸운다.
결국 태훈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석환! 하지만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야간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조폭이 되고자 형 몰래 성빈의 수하가 된 상환(류승범)
폭력배들끼리의 싸움이 벌어지던 날, 자신이 희생양이 된지도 모른 채 앞서 달려간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동생을 찾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석환은 성빈과 둘 만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돈 많은 놈들은 돈 믿고, 없는 놈들은 깡다구 믿고 까부는 세상, 떡값 받을 사람은 있고 애들 사고 치는 거 막을 사람은 없는 세상. 석환과 성빈이 패싸움을 했던 당구장 주인은 세상을 이렇게 나눈다. 돈 많은 놈 / 없는 놈. 성빈과 석환은 굳이 따지자면 졸업하고도 동기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취업하지 못하고 있던 ‘없는 놈’에 가깝다. 두 친구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다 패싸움을 한 날 이후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싸움을 걸었던 석환은 형사가 되었고 석환을 말리던 성빈은 사회가 인정해 주지 않는 범죄자이자 조폭이 된다.
형사와 조폭의 세계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3부 현대인에서 석환과 태훈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는 장면을 보면 사회가 말하는 나쁜 놈이든 착한 놈이든 어찌 됐든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살고 있구나. 싶다. 석환 또한 강력범죄자들을 다루다보니 ‘내가 조폭인지 경찰인지 헷갈린다’고 생각하고, 석환과 태훈 모두 몸싸움에서 불리한 긴 머리와 넥타이를 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조폭들의 세계나 강력계 형사의 세계나 비슷한 애로사항과 불만, 그들만의 철칙이 있으며 두 사람 모두 무슨 일을 하든 결국은 비슷하다 생각하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펜대 굴려갖고 돈 만지나, 주먹질해갖고 돈 만지나. 뭐가 틀려?”
상환은 아직 철없는 양아치 고등학생이다. 석환은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일탈을 일삼는 동생을 걱정한다. 두 사람은 상관 말라며 소리 지르면서 싸우기도 하지만 이내 “형 괜찮아?”, “밥은 먹었어?”와 같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걱정을 나누는 우애 좋은 형제다.
상환은 펜이 아닌 주먹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석환도 상환의 나이대엔 싸움을 일삼았다. 하지만 나쁜 역할(?)을 모두 뒤집어쓴 성빈 덕분에 석환은 폭력의 세계를 벗어나 형사가 되었지만, 상환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상환을 자비 없이 잡아먹은 폭력의 끝엔 처절한 절규와 죽음이 있었다.
석환이 시작한 폭력으로 성빈은 전과자가 되고 사회의 조롱과 악몽에 시달리던 성빈은 조폭이 되어 새로운 폭력을 만든다. 폭력을 또 다른 사회적 힘이라 동경하던 상환은 성빈 조직의 칼받이가 되어 죽는다. 분노한 석환은 성빈의 목을 조르고 피눈물을 흘린다. 자신이 시작한 폭력으로 인해 동생을 잃고, 친했던 친구를 잃고, 자신까지 잃게 된 석환은 처절한 울부짖어보지만 그의 곁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석환이 만든 폭력의 굴레는 그것이 처음 시작됐던 당구장에서 끝을 맺는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돈도, 빽도 없는 주먹만 가진 성빈, 태훈. 나름 돈도 잘 벌고 사회에서 취급 받는 직업을 가진 석환 모두 똑같이 폭력을 휘두르며 살아간다. 착한 놈, 나쁜 놈. 인정받는 놈, 무시당하는 놈. 있는 놈, 없는 놈. 따위를 나눌 필요도 없이 이들은 모두 폭력 앞에서 무릎 꿇는다. 폭력을 시작한 사람도, 폭력에 휘말린 사람도, 폭력을 동경하던 사람도. 모두 폭력에 의해 죽거나 혹은 나쁜 놈이 되어 살아남는다.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 사람이든 폭력 앞에선 다 비슷하다. 죽거나 폭력을 휘두른 나쁜 놈으로 낙인찍히거나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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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파된 가부장 신권정치
9★/10★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167분의 상영 시간 동안 내내 긴장감으로 들끓는 이 놀랍도록 강렬한 영화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가부장 신권정치를 내파한다. 테헤란 거리에서는 시위가 한창이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체포되었고, 사망했기 때문이다. 공식 사인은 ‘뇌졸중’. 그러나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한 가족이 있다. 수사 판사로 승진한 아버지 이만은 법원에서 총기를 지급받는다. 시위자를 처벌하는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람에게 공격받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의 아내 나즈미는 남편의 충실한 조력자다. 나즈미는 남편의 승진으로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오를 것이라 확신하고 기대에 부푼다. 그러나 두 딸 레즈반과 사나는 다르다. 나즈미는 시위 소식을 TV 뉴스로 접하며 혀를 차지만, 두 딸은 SNS에서 검열되지 않은 시위 현장을 접하고는 분노한다. 이 ‘평범한’ 가족은 가부장 신권정치의 관계성을 대변한다. 이만은 체제의 권력자를, 나즈미는 보수적 신민을, 두 딸 레즈반과 사나는 아직 힘이 약하지만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걸 감각적으로 알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시민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가족이 나라와 체제의 은유이기에, 히잡 시위는 국가의 위기인 동시에 가정의 위기다. 부모와 두 딸이 갈등하던 와중 레즈반의 친구가 시위대를 마구잡이로 진압하던 경찰이 발사한 산탄총에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다. 나즈미는 못마땅해하면서도 딸들의 성화에 못 이겨 레즈반 친구의 소식을 남편 몰래 알아보려 하지만 무산되고, 결국 레즈반이 아버지에게 직접 친구의 행방을 묻는 지경에 이른다. 이만은 자신도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레즈반이 항의한다. “그럼 누가 아는데?” 통치자의 무능과 무책임, 폭력성에 대한 피통치자의 불만과 저항 의식이 점차 고조된다.
그러나 ‘모른다’는 이만의 말은 진실이다. 그 역시 시위를 빠르게 진압하고 주동자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공포 정치의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만은 그에게 주어진 일, 즉 시위대에게 속전속결로 사형을 판결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해고될 것이다. 처음에는 도덕적 가책을 느꼈지만 이젠 그럴 새도 없다. 언제 버려질지 모르는 이만은 점차 불안에 휩싸인다. “내 집인데도 안심이 안 돼.” 이만은 권위와 힘을 가졌지만 가부장 신권정치 체제의 부속품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 국민 앞에서 이를 인정할 수도 없다. 그는 늘 ‘신성한 권위’를 수호하는 ‘근엄한’ 인물이어야만 한다. ‘법’으로 ‘죄인’을 단죄하는 권위를 가진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에게 호신용으로 지급된 총의 의미는 중의적이다. 한편으로 총은 반항자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이만에게 쥐여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총은 체제가 모든 시민의 마음 깊은 곳까지는 지배하고 있지 못하다는 가부장 신권정치의 편집증적 불안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들은 이미 사람들이 불복할 것임을 알고 있다. 이만이 총이 없어진 걸 확인하고 크게 당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을 분실하면 징역형을 받는 건 표면적인 이유다. 총을 잃어버린 이만은 누군가를 단죄할 힘을 잃어버린 것이고, 들켜서는 안 되는 불안을 들켜버린 것이다.
총을 가져간 건 가족 중 하나다. 이만은 총을 돌려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도 가져갔다는 사람이 없다. 이만의 불안과 의심은 점차 커져만 간다. 결국 이만의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불안에 휩싸인 그는 가족을 데리고 시골집으로 대피한다. 이만은 시골집에서 무너진 권위와 가족애를 회복하고 싶다. 그러나 두 딸은 이만에게 저항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결국 이만은 아내와 딸을 감금하고 총의 소재를 밝힐 때까지 풀어주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만/국가의 ‘보수적 신민’이었던 나즈미가 돌아서는 건 이때다. 그녀는 지금껏 주로 이만의 편에서 두 딸을 엄하게 훈육, 훈계하는 데 집중했지만, 두 딸이 극한으로 몰리자 마침내 비난의 화살을 남편/국가에게 돌린다. 이제 두 딸과 이만은 모두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이 모든 일에 막내딸 사나가 있다는 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영화는 이란의 현실을 고발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정치적 혼란에 놓인 한국의 관객에게도 시의성을 획득한다. 사나는 대체로 언니의 편에서 어머니, 아버지에 대항했지만 언니보다는 소심했다. 어른들은 사나를 애 취급했다. 자기 친구가 다친 레즈반에 비해 사나의 감정이 덜 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나는 가장 긴박한 순간에 가장 큰 용기를 낸다. 아버지가 수사 판사가 되기 전, 그러니까 편집증에 빠져 불안에 떠는 사람이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환기해 ‘회복’되어야 할 것은 자신들이 아닌 이만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나아가 대담한 용기로 아버지가 감금한 어머니와 언니를 빼내 도피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가족이 도달한 어느 빈집 터. 미로를 닮은 이곳에서 네 가족은 추격전을 벌이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가족들을 좇던 이만은 끝내 추락하여 흙에 파묻힌다. 가장 어린 여성의 기지와 용기가 아버지를, 가부장 신권정치를 땅에 묻어버린다. 이란에서도, 한국에서도 변화의 최전선에는 ‘어린’ 여성이 있다. 202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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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세 얼굴
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세 얼굴은 포개진다. 첫 번째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2024)다.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으로 분한 그는 재난을 마주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오히려 처음에는 정반대였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을 상관으로 둔 차정원은 모든 일을 정략적으로 처리하는 데 능숙한 인물이다. 어떠한 선택에 담긴 공적 의미가 아닌 그 선택이 표와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이 되는지만 기계적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상관이 연루된 극비 프로젝트 때문에 되레 자신과 딸의 안전을 위협받고, 끝내 상관에게 버림받은 후 기존 가치관을 버리고 ‘생존자’로서 목소리를 낸다. 이때의 차정원은 웃는 얼굴이다.
두 번째는 〈행복의 나라〉(2024)에서의 군인 박태주다. 박태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에게 총을 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으로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고, 상관의 명령에 따라 경호원 3명을 살해했다. 재판에서는 박태주가 내란 모의에 적극 동조했다는 검사의 입장과 군인으로서 상관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는 변호사의 의견이 대립한다. 두 입장의 길항이 이어지고, 그렇다면 군인은 어떤 명령이든 복종하기만 하는지, 그것은 아이히만의 변명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가 의아할 때쯤 박태주가 수동적으로 명령에 복종하기만 하는 군인이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박태주의 총알에는 상관의 명령뿐 아니라 자신의 의지도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며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자신을 굽히기를 거부한다. 이렇게 국가는 위기에 처한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차정원의 당부는 시대를 거슬러 오른 박태주에게서 ‘국민을 지키기는커녕 되레 억누르며 위협하는 국가는 총의 주인이 아닌 총구의 표적이 된다’라고 응답받는다.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진 재판에 임하는 박태주의 얼굴은 내내 담담하고 결연하다.
그리고 차정원과 박태주가 아닌 인간 이선균의 얼굴이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2달 동안 그의 얼굴은 내내 지치고 버거워 보였다. 그는 노골적인 피의 사실 공표와 자극적 보도로 배우이기 이전에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비난을 받았다. 그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 책임의 형태가 결코 이런 식이었을 리는 없다. 수사기관과 언론, 유튜버와 그들이 자극적으로 재생산한 단편적 진실들을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유포하거나 품평한 사람들은 모두 그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그에 대한 실망감을 너무 쉽게 비난의 형태로 표했고 모든 것을 손쉽게 단정했다. 내게는 이 모든 게 만약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나중에 ‘아 그래?’ 하고 이내 잊어버렸으면 그뿐일 일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니었다.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낸 넓고 느슨한 연결망에서 관계 맺고 있던 나와 그가 이 추문의 파도를 마주했을 때 각자 느낀 충격의 격차는 거대했다.
나는 그의 죽음으로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에는 나의 책임도 있었다. 자극적인 기사를 클릭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살펴보고, 수사기관과 언론‧미디어의 행태에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내가 재판관이라도 되는 양 이런저런 이야기를 쉽게 내뱉고……. 이후, 다시는 전반적인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누군가의 추문에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그의 죽음에(그리고 그 이전의 비슷한 수많은 죽음에) 그토록 슬퍼하고 반성하던 사람들은 이내 다른 먹잇감을 찾았고 물어뜯었다. 나 역시 그런 소용돌이에 말을 보태지 않고 빠져 있겠다는 다짐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만큼 우리를 휩쓸리게 만들고 관여하게 하는 추문의 파도는 일상적이었고, 거셌다. 나는 그의 죽음이 내게 남긴 무거운 질문에서 출발한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비틀거리고 있다.
〈행복의 나라〉에는 박태주의 변호사 정인후가 막후에서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군인 전상두(전두환)와 대면하는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영화 초반, 유능한 변호사 정인후는 군인들이 선을 넘는 것 같다며 짐짓 대범한 태도로 전상두에게 재판에 임하는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 그러나 영화 후반, 재판이 법의 논리가 아닌 힘의 논리에 따른다는 현실을 절감하고는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전상두 앞에 무릎 꿇고 울며 애원한다. 전상두는 첫 만남에서의 모욕감을 몇 배로 되갚는다. 그러고는 사회가 너무 혼란스럽기에 질서를 확립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인후에게 이렇게 묻는다. “누가 이 몽둥이를 들어야겠나?” 변호사가 아닌 군인이 몽둥이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인후가 기대는 법리는 전상두가 쥐고 있는 몽둥이의 힘 앞에 한없이 무력하다. 그리고 쿠데타로 몽둥이를 완전히 그러잡은 전상두는 우리가 알고 있듯 이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만약 몽둥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면, 그 손잡이는 힘의 논리를 숭상하는 군인이 아닌 보편주의에 입각한 법의 손에 들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전상두는 불완전한 형태로나마 단죄받았고,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사실상 ‘끝났다’(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점은 이 표현을 쓰는 데 머뭇거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제 모든 국민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받고, 재판받는다. 법의 영역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이 원칙을 두루 적용할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만 그렇다. 현실의 이선균 배우는 그가 법치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누렸어야 할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했다. 이 권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북돋아야 할 법률가 출신의 위정자는 되레 정인후보다는 전상두의 방식으로 법을 대하는 듯도 보인다. 그리하여 차정원과 박태주를 경유한 이선균 배우의 얼굴은 이런 질문으로 나아간다. 총, 칼, 법, 여론 등 그 모습을 달리하며 반복해서 휘둘리는 몽둥이의 속성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몽둥이가 꼭 필요할까? 우리는 어떻게 몽둥이를 휘두르는 일을 그만둘 수 있는가? 몽둥이의 폭력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한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선균과 함께했음을 기억합니다”라는 〈행복의 나라〉 영화 자막을 보고 울컥했다. 다시는 그의 신작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데,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를 기억하고 애도하고 있다는 데에 대한 여러 감정이 맞물려서 한동안 몸이 저릿저릿했다. 엔딩 크레딧까지 마무리되고, 모든 관객이 퇴장하고 혼자 앉은 텅 빈 영화관에서 그의 영화와 삶이 남긴 질문과 나의 다짐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나는 언제까지나 이선균 배우를 잊지 않을 것이다. 온 마음을 담아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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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타임 루프물 모음
안녕하세요. 씨나병입니다.
넷플릭스에 있는 재밌는 타임 루프만 잔뜩 모아~모아 왔습니다!
씨나병처럼 넷플릭스 고르다가 유튜브로 넘어가지 않게! 씨네픽이 재밌는 영화만 PICK! 했습니다 :-)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 더그 라이만
스릴러 | 15세 관람가 | 88분
SF와 타임루프의 만남! 톰 크루즈의 죽어야만 더 강해지는 타임 루프!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가 다시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다시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다시 죽었다가 또 다시 살아나는 것.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 것이다.”
ARQ (2016) - 토니 엘리엇
스릴러 | 15세 관람가 | 88분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임루프 영화! 레이첼 테일러 주연!
“어느 날 새벽 알 수 없는 괴한들에게 납치 당한 헨튼과 그의 여자친구는 이상한 연구소에 갇혀 반항하다가 총에 맞게 된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납치 당하기 바로 전 아침, 그렇게 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에 갇힌 렌튼은 반복되는 시간이 자신이 개발한 무한동력기인 아크(ARQ) 때문에 생긴 문제임을 깨닫게 되는데..."
트라이앵글 (2009) – 크리스토퍼 스미스
공포,미스터리,스릴러,드라마 | 15세 관람가 | 99분
멜리사 조지, 리암 헴스워스 주연의 공포/스릴러 타임루프 물!
“친구들과 요트 여행에 오른 싱글맘 제스.
갑작스러운 폭풍을 만나 일행 모두 바다에 표류하지만
운 좋게도 호화 유람선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승선한다.
하지만 배 안에는 사람의 흔적만 느껴질 뿐 아무도 보이지 않고 바다 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거대한 크루즈 안에서 일행들은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다.
끝을 알 수 없이 계속 반복되는 죽음과 공포의 순간, 정해진 운명의 패턴을 바꿔야만 탈출에 성공할 수 있는데... 과연 제스는 반복되는 시간의 고리를 끊고 운명의 시계를 되돌릴 수 있을까?”
소스코드 (2011) – 던칸 존스
액션,SF,스릴러 | 12세 관람가 | 93분
주어진 시간은 단 8분!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타임 루프의 정석 영화
“도시를 위협하는 열차 폭탄 테러 사건 해결을 위해 호출된 콜터 대위. ‘소스 코드’에 접속해 기차 테러로 희생된 한 남자의 마지막 8분으로 들어가 폭탄을 찾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이 임무가 성공해야만 6시간 뒤로 예고된 시카고를 날려버릴 대형 폭탄 테러를 막을 수 있다. 그는 모든 직감을 이용해 사건의 단서와 용의자를 찾아야 하는데……”
어바웃 타임 (2013) – 리차드 커티스
멜로/로맨스, 코미디 | 15세 관람가 | 123분
많은 이들의 인생영화! 로맨스+타임루프 = 환상 !
"모태솔로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그것이 비록 히틀러를 죽이거나 여신과 뜨거운 사랑을 할 수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만들어 줄 순 있으리..
꿈을 위해 런던으로 간 팀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어설픈 대시, 어색한 웃음은 리와인드! 뜨거웠던 밤은 더욱 뜨겁게 리플레이!
꿈에 그리던 그녀와 매일매일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팀을 둘러싼 주변 상황들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어떠한 순간을 다시 살게 된다면, 과연 완벽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
+ <팜 스프링스> - 맥스 바바코우
2021.08.19 개봉
"우리에겐 내일은 없다!" 무한 타임 루프 로코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멋진 결혼식이 열리는 팜스프링스의 리조트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자 나일스에게 오늘은 100만 번째(?) 결혼식일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세라가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면서
똑같았던 하루는 늘 특별한 오늘(!)이 되는데…
진짜 내일 없이 사는, 두 남녀의 썸머 코믹 로맨스가 시작된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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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차티드」 플스 게임이 제작비 1,500억의 넷플릭스 영화로?? | 언차티드 예고편 게임 비교 영상 | 언차티드 영화 게임 | Uncharted |
? 언차티드(Uncharted) 영화 예고편 분석 영상(*스포없음)
- 소니 픽처스와 넷플릭스의 계약으로 극장개봉 후, 넷플릭스에서 독점 스트리밍 예정
-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의 첫 번째 실사영화
-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 언차티드 비교
- 플스 게임 언차티드 플레이 영상 비교
- 게임 제작사 너티 독의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의 게임 원작 실사영화로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
언차티드 시놉시스
'네이선(톰 홀랜드)'과 '설리(마크 윌버그)'가 함께 트레저헌터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미스터리와 보물을
찾아나서는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언차티드 영화 정보
감독: 루벤 플레셔
제작: 아비 아라드, 찰스 로븐, 알렉스 가트너
각본: 아트 마컴, 맷 할로웨이
출연: 톰 홀랜드, 마크 월버그, 안토니오 반데라스
장르: 액션
제작사: 컬럼비아 픽처스,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 너티 독, 아라드 프로덕션,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소니 픽처스 릴리징, 소니 픽처스 코리아
촬영 기간: 2020년 3월 16일 ~ 2020년 10월 29일
촬영 감독: 정정훈
개봉일: 미국 2022년 2월 18일
원작: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
제작비: 1억 2,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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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컴패니언> 1차 예고편
로맨틱한 저녁식사에 갑자기 🩸🩸🩸 ?! 통제불가 로맨스 [컴패니언] #companion #컴패니언 #드류행콕 감독 #2025년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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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리,13구> 메인 예고편
화려함 속에 가려진 외로운 도시, 파리 13구.
낭만을 잃었다 생각한 그곳에서 불현듯 사랑을 만났다.
사랑을 원하는 에밀리
사랑이 두려운 노라
사랑이 값비싼 앰버 스위트
사랑을 몰랐던 카미유
흔들리고 불안했던 그 사랑이, 우리는 전부라 생각했다.
여전히 사랑을 믿는 도시
<파리, 13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