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11 14:01:10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청설> 가을에 불어온 로맨스 돌풍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청설>이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를 밀어내고 누적 관객 수 23만 명을 돌파하며 주말 관객 수 1위에 등극하였습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이 약 120만 명이기에 앞으로의 추이가 중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가볍게 보러 오기 좋은 영화인만큼 금주 성적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베놈: 라스트 댄스>가 주말 관객 수 16만 명, 누적 관객 수 150만 명으로 2위를, <아마존 활명수>가 주말 관객 수 7만 명, 누적 관객 수 52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북미에서는 누적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한 <베놈: 라스트 댄스>가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위를 차지한 <The Best Christmas Pageant Ever>는 바바라 로빈슨의 1972년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장난꾸러기 여섯 형제가 교회에 몰래 들어갔다가 마을의 연례 크리스마스 연극의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코미디 배우 피트 홈즈와 앤트맨 출연진 주디 그리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아트하우스 영화의 명가 A24가 제작하고 휴 그랜트가 출연하는 스릴러 공포영화 <Heretic>이 3위에 올랐습니다. <Heretic>은 잘못된 문을 두드려 사악한 미스터 리드(휴 그랜트)와 마주하게 된 두 젊은 선교사들이 그와의 치명적인 생존 게임에 휘말리며 신앙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이야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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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로 열리는 제안
<콘클라베(Conclave)>(2024, 에드워드 버거)
* 작품의 장면과 결말 포함
* 올해 3월에 완성한 글
“우리의 확신 사이에” 있는 것
의심을 선택한 사람들
로렌스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뒤이어 화면이 들어온다. 한밤중의 도로변, 굽은 등과 가방을 쥔 손이 보인다. 바쁜 걸음, 숨소리와 자동차의 소음은 불협화음을 이룬다. 엘리베이터에 이르자 카메라는 모자를 꽉 쥔 손을 클로즈업한다. 다다른 곳은 교황의 방, 로렌스는 교황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 왔다. 엄숙한 추기경들의 표정에 얹히는 것은 긴박한 연주곡이다. 화면은 탁하고 어둡다. 교황의 반지를 가르거나 시신을 다루는 행위는 음악의 박자에 맞춰 짧은 클로즈업들로 흐른다. 랩핑된 채 흔들리는 시신 위로 타이틀이 오버랩된다. <콘클라베>의 오프닝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스릴러의 톤을 설정한다. “이제 교황의 자리는 공석”이라는 트랑블레의 발단 선언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로렌스의 얼굴은, 그중 이질적이다. 그에게 드리워진 이질감/어긋남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된다.
대부분 실질적 로멜리(영화의 로렌스)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로버트 해리스의 원작을 <콘클라베>가 영상화하는 방법은 은유와 관찰이다. 카메라는 로렌스의 눈이 돼주기보단 그를 집요하게 따라가는 와중 주위 배경과 인물을 우회한다. 로렌스가 자신의 의중과 콘클라베를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기도에 어려움을 겪는” 그는 잘 열리지 않는 지퍼백에 화풀이하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 잠들어 버린다. 내면의 불신과 불안은 그가 시선을 외부로 돌려 ‘사소해 보이는’ 것에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다. 추기경 단장인 로렌스는 어떤 면에서 자발적으로 고립된다. 그 신호들은 물리적으로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지 않는다. 로렌스의 연설이 끝나자 마치 그와 적대하듯 앉아 있는 추기경들의 군상이 효과음과 함께 내려앉는다. 아데예미나 트랑블레의 방에서 대화를 나눈 후, 영화는 방 구조를 이용해 안쪽에 있는 상대방을 가리고 문간에 선 로렌스만이 보이도록 촬영한 숏을 끼워넣는다. ‘편’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신 매초의 감각을 흡수해 유동하는 자, 로렌스에겐 동료들과 거리를 두고 사고할 시공간이 필요하다.
로렌스가 옷깃을 잡은 테데스코의 손을 뿌리치거나 베니테스를 향해 박수를 보내는 장면에서 프레임은 손이 보이지 않도록 잘려 있다. 카메라가 찍고 있는 것은 행위가 아닌 안면의 진동, (어느 쪽으로건)흔들리는 심리의 노출이다.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으로 진행되는 스릴러지만 효과적인 서스펜스와 쇼크 전달은 사실 주목적이 아니다. 영화는 비밀을 수면 위로 올려 사건으로 다루는 주체, 로렌스의 태도와 심리 변화에 주목한다. 이 ‘주체’는 뚜렷한 욕망과 목표를 가지고 성큼성큼 걷는 대신 짙은 안개를 더듬으며 힘겹게 나아간다. 의심을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는 “조종사”(-벨리니), 그의 선택들은 확신할 수 없음에서 비롯된다.
거리를 두는 자는 로렌스만이 아니다. 콘클라베의 선장이 태운 낯선 자- 영화는 추기경 떼숏을 촬영하며 첫 등장처럼 홀로 동떨어져 있는 베니테스를 놓치지 않는다. 의중 결정 추기경으로 막 로마에 도착한 그의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배치다. 허나 유력 후보를 논하거나 편을 갈라 선거운동을 하고 소문을 부풀리는 정치적 움직임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그의 이질성은 비자발성과 자발성을 모두 내포한다.
원작이 그러했듯 영화는 추기경들의 권력다툼과 뒤이어 드러나는 트랑블레의 비리를 중심에 두고 서스펜스를 구성하는 와중, 베니테스의 ‘컨디션’에 관한 정보를 복선으로 끼워 두었다. 지나가듯 꾸준히 언급되던 미스터리의 정체는 갈등이 전부 해소되었다고 여겨질 무렵 새로운 사건의 발단처럼 공개된다. 그러나 이 ‘갈등’/미스터리는 밝혀지더라도 해소되지 않는 것, 아니 해소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분열된 추기경들을 한데 모으는 영웅으로 보였던 그의 교황 선출은 기성 정치의 통합 성공보다는 그 해체의 시작이고 의도치 않은 반역이다. 로렌스가 확신을 지양하고자 하는 이라면, 베니테스는 그 자신의 말대로 “사람들의 확신 사이에 존재하는” 이다. 인터섹스인 그의 몸은 여성/남성으로 성별을 구분하는 '확신의 과학' 사이에 있다. 서구권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같은 수준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했기에 신체를 규범에 끼워 맞추는 수술도 받지 않았다. 또한 그는 남아를 선호하는 문화권에서 태어나 남자아이로 길러졌기에 성직자가 될 수 있었다. 소외된 환경이 그가 비규범에 비규범이 얹힌(확신의 성별이분법과 종교의 확신-관습을 깨는) 형상이 되도록 이끈 것이다. 저도모르게 틈새의 몸이 된 그는 교회가 아닌 가치를 따라 종교인의 길을 걸으며 전쟁(:거듭된 확신의 극단적 결과) 피해 여성들을 도왔다. 그가 틈새를 어루만지는 데에 종교를 ‘사용해 온’ 과정에는 선택이 포함된다. 전 교황이 그를 대주교로 임명한 것 역시 선택이고 로렌스가 그를 선거인단에서 배제하지 않은 것도 작은 선택이다. 몸과 정체성, 사명에 관해 오랜 세월 끊임없이 고민/의심했고 끝에 “나는 신이 만드신 그대로”라고 여기게 되었다. 베니테스는 스스로를 ‘남성’/‘여성’으로 확언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낡고 거대한 가부장제”(-피터 스트로겐, [Deadline])를 유지해 온 가톨릭 교회 내에서 노동은 하지만 발언권은 없는 여성들의 지위를 재정립해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 <콘클라베>는, ‘여성과 남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아이디어까지 담고 있다.
모든 성sex과 모든 언어를 인식하는
바깥과 연결되는 정치
영화는 여러 언어들을 등장시키며 그것들이 평등하게 취급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테데스코는 일관되게 이탈리아어를 쓰며 라틴어 사용을 주장하고, 그와 로렌스의 대화는 영어도 섞이나 대개 이탈리아어로 이루어진다. 로렌스와 베니테스의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지고, (아마도)나이지리아어는 아데예미와 샤누미가 방에서 언쟁할 때만 뭉개져 들릴 뿐이다. 그러나 로렌스의 연설은 그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시작할 무렵 영어로 바뀐다. 베니테스의 식전기도와 연설은 영어로 주의를 환기한 후 스페인어로 전환된다. 그 전환과 함께 작품은 핵심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발화한다. 일부에게 맞춰 구성된 기준에서 탈락되고 소외된 것들을 복기해야 한다고 -자신의 제1언어first language로 먹고 마시지 못하는 이들을 상기시키고 수녀들의 노고를 기리는 베니테스를 통해-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서구의 식민지배가 앗아간 언어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분열된 모든 언어는 들려야 한다. 베니테스가 마법같은 일치를 획득한 듯 보임에도, 원작에 적힌 투표 결과는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영화에도 새 교황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거나 기꺼워하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라틴어로 하나되기’ 식의 통합은 위험한 환상이다. 그의 ‘정체’가 알려진다면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테다. 베니테스는 비난을 걱정하는 대신 “신이 주신 내 몸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서로 엇갈리고 충돌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뭉뚱그리지 않고) 계속해서 조율하며 새로운 가치를 논의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할 일이 아닌가. 이슬람을 악마화하는 테데스코의 연설을 듣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벨리니처럼 손가락질하는 것보다는, 베니테스처럼 외부로 시야를 넓히며 설득을 시도하는 행위가, <콘클라베>가 지향하는 정치에 가깝지 않을까.
그 정치가 인식하고 요구하는 행위자는 발언권을 쥔 이들만이 아니다. 영화는 로렌스 외에 한 명의 관찰자-화자를 더했다. 아그네스다. 오프닝에서 첫 번째 시선인 로렌스가 소개된 후, 콘클라베 당일 아침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아그네스가 보여지며 두 번째 시선이 소개됐다. 로렌스에 비해 비중은 훨씬 적지만 그의 관점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그와 더불어 가시화되는 바는 수녀들의 구체적인 노동이다. 로렌스가 실패한 복사를 아그네스가 해주는 장면은 묵언의 지지를 나타낼 뿐 아니라, 수녀들의 노동 없이는 추기경들의 ‘중요한 업무’ 수행도 불가능함을 상징한다. 앞서 샤누미와 로렌스가 대화하지 못하게 막았던 아그네스가 언성을 높여 트랑블레를 폭로하는 것 역시 로렌스에 대한 동의 이상을 의미한다. 베니테스의 식사 기도를 듣고 미소짓는 얼굴이나 로렌스의 연설을 듣는 얼굴, 교황의 방 문 봉인이 깨진 것을 보고 긴장하는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등, 영화는 아그네스의 마음이 움직이는 찰나에 주목했다. 그것들이 모여 ‘으레 그렇게 해 왔던 것’에 대한 의심으로 형상화된 순간, 목소리가 삭제되었던 존재가 침묵의 봉인을 깨는 장면을 <콘클라베>는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권이 없는 그의 선택은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
베니테스는 ‘예상 밖이지만 예정되어 있던’ 리더의 재목이나 초월한/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의 득표는 느닷없는 우연이나 종교적 계시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콘클라베를 지나는 동안- 목격하고 감각한 것들이 쌓이고 베니테스의 연설에 다다라 낳은 결과다. 신의 호통처럼 연출된 폭발은 추기경들을 바깥 세상과 연결되게 했다. 교회는(정치는) 전통에 매몰되고 바티칸에 밀폐되어서는 안된다. 세상의 바람wind/hope을 느끼며 내일을 바라보고 현재를 어루만져야 한다. 뚫린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 추기경들은 그것을 감지하고 종이에 이름을 적었다.
‘무결’한 교황의 탄생은 검은 우산이 흰 우산이 되는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허나 <콘클라베>는 잘 짜인 연극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기서 영화가 살짝 바꾸고 추가한 엔딩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일단 원작은, 교황으로 선출된 베니테스와 독대를 마친 로멜리에게서 시선을 빼앗는다. 전통의례를 거부하고 추기경들 각자와 악수하는 “인노켄티우스 14세”와, 그의 온화함에 경쟁자들이 안도하고 테데스코마저 떨떠름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전지적 작가가 묘사한다. 로멜리의 위치에선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를 “볼 수가 없었다”. 멀리서 함성이 들려올 따름이다. 세밀하게 내면을 서술하며 아끼던 주인공을 그 지점에 내버려둔 채로, 로버트 해리스는 오말리가 연통에 불을 지피듯 독자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려는 것 같았다.
영화는 또 하나의 확신이 깨진 로렌스의 성찰을 관찰한다. 눈물의 방을 나온 그는 멍하니 앉아 있다. 홀을 가로지르는 거북이 보인다. 거북을 들고 ‘밖으로 나간’ 로렌스의 귀에 거대한 함성이 들린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화가 덧붙인, 전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엔딩이 이어진다. 로렌스의 방, 침대에 앉아 있는 그는 홀가분하고 허탈해 보인다. 닫혀 있던 덧창이 올라가고 빛이 들어온다. 로렌스는 창밖을 내다본다. 수녀 셋이 문을 열고 나와 대화를 나누며 광장을 건너 화면을 나간다. 바티칸의 가장 ‘낮은’, 자주 비가시화되는 곳을 응시하며, 아래에서 위로 퍼져나가는 목소리를 로렌스는 들었을 것이다. 그에게 미래의 방향을 보여주고 거기 포함시키며, 영화는 관객에게 화면 바깥을 의식할 것을 주문한다. <콘클라베>의 끝에는 연극무대와 함께 닫히는 선명한 판타지보단 현실로 열리는 모호한 제안이 있다. (신을 믿든 아니든) 관객이 기억해야 할 것은 로렌스와 베니테스의 여정과 태도, 그리고 같은 쪽을 바라보는 듯했던 그들이 충돌했을 때 이루어지는 대화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로렌스의 태도다. 피터 스트로겐의 말대로 “양극화된 세계”[Deadline]다. <소셜 딜레마>(2020)가 우려했고 <시빌 워>(2023)가 상상-경고한 내전을 (분명 미국의 특수성이 있지만)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로 넘겨도 되는가. 이러한 시대에 의심의 태도를 제안하는, <콘클라베>는 소중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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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바빌론>의 개봉부터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애프터 썬>의 개봉까지!
그럼 2월 첫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바빌론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89분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등
개봉: 2022.02.01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줄거리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에서 꿈 하나만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이를 쟁취하기 위해 벌이는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
관전 포인트
<라라랜드> <위플래쉬>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바빌론>은 BBC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으로 꼽히면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또한 대세 배우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가 주연으로 출연하며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
ⓒ 네이버 영화
개요: 공연실황 | 한국 | 103분
감독: 오윤동
출연: 방탄소년단
개봉: 2022.02.01배급: 씨제이포디플렉스 주식회사 , CJ CGV
줄거리
ARMY의 함성과 함께 전 세계 229개 국가와 지역에서 함께 즐긴 ‘BTS <Yet To Come> in
BUSAN’ 콘서트의 폭발적인 무대와 생생한 현장의 열기까지, 그날의 모든 순간을 담아낸 영화
관전 포인트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 콘서트였던 ‘BTS <Yet To Come> in BUSAN’은
방탄소년단의 대표곡들이 모두 담긴 역대급 셋리스트로 화제를 모았으며, '달려라 방탄'을
콘서트에서 최초로 공개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영화관의 다양한 특별관에서 생생한
현장감이 담긴 콘서트 영상을 관람하며 콘서트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애프터썬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영국 | 101분
감독: 샬롯 웰스출연: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개봉: 2022.02.01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줄거리
20여 년 전, 아빠와 보낸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보며 이제야 알게 된 그 해 여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관전 포인트
2022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던 샬롯 웰스 감독의 데뷔작 <애프터썬>은 전 세게
유수 영화제에서 49개 부문 수상, 12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국내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마 베프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프랑스 | 99분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출연: 장만옥, 장 피에르 레오 등
개봉: 2022.02.01
배급: (주)무비다이브줄거리
한 물간 프랑스 중견 감독 ‘르네 비달(장 피에르 레오)’이 평소 흠모하던 아시아 배우 ‘장만옥’을
캐스팅해 고전 무성 뱀파이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프랑스 영화의 저물어가는 명성을
기록한 ‘영화 속 영화, 영화에 관한 영화’
관전 포인트
<퍼스널 쇼퍼>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초창기 영화로 국내에는 27년 만에 정식 상영을 하는
것이다. 영화가 무엇인지, 시네마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관한 심층적 고뇌를 다룬 작품이다.
단순한 열정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99분
감독: 다니엘 아르비드출연: 라에티샤 도슈, 세르게이 폴루닌
개봉: 2022.02.01
배급: 영화사 진진줄거리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며 한 여자의 거부할 수 없는 육체적 욕망과
탐닉에 대한 이야기를 관능미 넘치면서도 밀도 높게 담아낸 작품
관전 포인트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 '단순한 열정'을 영화화해 주목받고 있는 영화
<단순한 열정>은 책 속 문장을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표현해내며 유수 영화제에서 평단과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관계의 일변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5분
감독: 김기림배우: 김지민, 류준열, 이원규 등
개봉: 2022.02.01
배급: (주)씨엠닉스줄거리
때론 억울하기도, 때론 서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앞으로 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룬 4개의 단편 영화
관전 포인트
김기림 감독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서툰 인생 이야기로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하며 인기를 끈 배우 류준열이 출연하며 관심으로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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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보통 가족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보통이 아니다. 이 가족도, 이 영화도, 그리고 감독도. 소위 우리나라 중상류층 가족의 민낯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극대화한 한 <보통의 가족>은 스토리만 보면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수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럴 듯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쌓인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듯 감독은 보란 듯이 날 선 사회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사랑의 변화 과정을 유려하게 보여줬던 감독은 가족의 변화 과정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보통 가족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걸 하나씩 소개하는 것처럼.
잘나가는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그의 두 번째 아내인 플로리스트 지수(수현), 자상한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와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NGO 활동가, 치매 걸린 시어머니의 간병까지 도맡아 하는 연경(김희애)이 저녁 식사 자리를 함께한다. 한 배에서 나왔어도 성격이 전혀 다른 형제는 물론, 자신보다 어린 형님(?)을 모시는 것 자체가 싫은 연경과 그런 동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지수 사이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이들은 보통의 가족처럼 겉과 속이 다른 채로 평온하게 저녁을 즐긴다. 하지만 두 부부는 자녀들의 범죄 장면이 담긴 CCTV를 뉴스에서 보게 된 이후 점점 삶의 나락을 경험한다.
<보통의 가족>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가면을 쓸 뿐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허진호 감독이 맡은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라고 답한 바 있다. 감독의 초기작을 본 이들이라면 그가 꾸준히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탐구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초기작인 <봄날은 간다> <행복> 등만 봐도 그렇게 변하다는 사랑을 주제로 이 감정에 빠진 순간과 이후 무던해진 순간 속 인물의 다름을 확실히 보여준다. 마치 사랑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사람은 본색을 드러낸다는 것처럼, 두 영화의 인물들은 결국 후회를 할지언정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4명의 인물 또한 보통의 가면을 쓰지만, 결국 후반부 추악한 본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변호사, 의사, NGO 활동가 등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따른 가면을 쓴 인물들은 그에 따른 부와 명예, 그리고 권위를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마주한 자식들의 범죄는 이들의 삶에 위기로 작용한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고, 자식을 위해 이성을 잃는 등 겉으로는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 듯 보이지만, 결국 이들은 자신들이 쌓아놓은 명성에 큰 타격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보통의 가족>의 원작 소설 <더 디너>는 이탈리아, 미국, 네덜란드에서 무려 세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허진호 감독은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 원작의 내용을 오롯이 가져오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져오며 차별화를 꾀한다. 학군, 학폭, 입시 경쟁, 부를 통한 사회 양극화까지 다룬 감독은 관객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범죄 사건과 이를 무마하려는 두 부부의 모습은 자식 가진 부모라면 충분히 이해 가면서도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갖게 되는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가치관과 위치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 사건은 스크린 안과 밖 사람들의 두통을 유발한다.
감독은 이 딜레마를 계속해서 관객에게 전하는데, 네 명의 인물을 바꿔가면서 ‘당신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자식들을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치 빈틈만 보이면 연신 잽을 날리는 것처럼, 감독이 던진 이 질문은 중반부를 지날수록 그 강도가 세지며, 결국 관객은 카운터 펀치를 맞는다.
그 동력은 아귀가 딱딱 맞는 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력에 기인한다. 장면마다 은유와 복선을 심어 놓은 감독의 치밀함은 왜 이제야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세공력이 대단하다. 초반 재벌 2세가 벌인 교통사고가 후반부 이 가족과 충격적인 결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 구조는 관객 입장에서 흥미로운 동시에 충격 그 자체다. 부감숏과 창밖에서 인물들을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을 통해 이들의 행태를 더욱 객관적으로 보려는 의도적 연출과 현악기를 활용해 부모들의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장면 또한 인상 깊다. 간간히 블랙코미디가 짙은 유머를 집어넣으며 이들을 희화화하는 부분도 잊지 않는다. 물론, 극한 결말로 가기 위한 포석이 자칫 인위적으로 보이는 건 옥에 티지만, 영화 전체 완성도를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처럼 빈틈이 없다. 각기 다른 이중성의 면모를 연기로 승화시키는 네 배우의 내공은 대단하다. 전반부와 후반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격한 감정을 토해내는 김희애, 장동건, 움찔하는 감정을 부여잡고 이성적 판단으로 이 상황을 보려는 설경구, 가장 늦게 가족에 합류해 이 가족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관객의 눈을 대신하는 수현의 연기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총 3번의 저녁 식사가 나오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무너지고, 야비하고, 자기합리화에 이견 다툼을 벌이는 모습은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인물들의 추악한 민낯도 비춘다.
<보통의 가족>이 그리려는 건 가면 속 가려진 인간의 본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살다 결국 부와 명예를 가진 기성세대가 자신이 이룬 것들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부조리함 또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 중 하나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부모라면 자식들에게 어떤 걸 전해야 할까? 일단 네 인물처럼만 안 하면 될 것 같다.사진제공: 하이브미디어코프
평점: 3.5 /5.0
한줄평: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국 가족 군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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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백두산 줄거리 결말 살펴보기
재난 영화 좋아하시나요?!
그 중에서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과 하정우 주연으로 유명했던 영화 백두산!
우연히 백두산 짤들을 보다가 내가 이 영화를 봤었지?! 하면서 기억 속 어딘가에서 끄집어낸
백두산... 왜 우리는 영화 백두산을 봤는데 기억을 못하는걸까요?! 라는 생각으로
작성한 백두산 줄거리 결말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정보
장르 : 재난, 드라마, 액션, 어드벤처, SF, 밀리터리
감독 / 각본 : 이해준
출연진 :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개봉일 : 2019년 12월 19일
평점 : 7.47
스트리밍 : 티빙, 웨이브, 왓챠
기획의도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 발생.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추가 폭발이 예측된다.
여담
영화 백두산은 남과 북에 백두산이 폭발했다는 신선한 소재로 시작했으나
캐릭터들의 어색함과 비현실적인 개연성 혼잡한 구성으로 인해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래서 우리의 기억 속에 사라졌던 거 아닐까 싶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 속에 영화 속에서는 백두산이 폭발하지만
우리들 기억 속에는 잠식해 있는 영화... 근데 수지는 어디에?!.. 잘 안 보였어요!
후기 및 결말
결말부터 살펴보자면
리준평과 함께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투입되었지만
기폭장치가 없어 결국 집적 폭탄을 터트려야 하는 사실을 알아챈 리준편은
직접 본인이 들어가 희생하며 폭탄을 터트려 백두산의 폭발을 막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과 하정우의 라인업 속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영화 백두산은 서로의 티키타카 찰진 애드리브 속에 아쉬운 스토리와 전개로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우리들의 기억 속 어딘가에 숨어 들어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캐릭터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마동석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부진 근육량을 겸비했음에도 화끈한 액션신 보다는 똑똑한 두뇌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뇌색남의 마동석 캐릭터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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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2023)
*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2023)
감독: 페이턴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마이클 더글라스, 미셸 파이퍼
장르: SF, 액션
상영시간: 124분
개봉일: 2023.02.17
MCU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페이즈4를 뒤로 하고, 어느덧 다섯 번째 페이즈에 돌입했다. 그 시작점은 어벤져스 멤버들 중 존재감이나 파워 면에서는 가장 약한 축에 속하지만 내용상의 전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해 왔던 <앤트맨> 시리즈가 이어받았다. <앤트맨>의 세 번째 시리즈인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는 '앤트맨'이라는 타이틀이 가진 인지도나 파급력에 비해서는 꽤나 막중한 임무를 얻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즈5를 넘어 페이즈6까지 메인 빌런의 포지션을 소화할 '정복자 캉'의 첫 선을 보이는 무대임과 동시에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토르: 러브 앤 썬더>,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까지 굵직한 작품들이 연달아 혹평을 받은 상황에서 페이즈5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앤트맨' 시리즈는 본디 가족영화적인 측면이 강했고, 다른 마블 솔로 무비들과 비교했을 때 광활한 우주 공간을 작중 배경으로 활용한다거나 강력한 히어로나 빌런들이 등장하는 스토리와도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캐릭터들의 상황과 세계관의 흐름이 급변했고, 멀티버스의 개념이 도입된 이상 '앤트맨'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끌고 나갈 수만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는 배경을 현실이 아닌 양자영역으로 옮겼고, 스토리의 95% 이상을 할애하였기 때문에 '앤트맨'만의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맛은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MCU 작품에 제대로 등장한 건 처음인 양자영역이 문명과 생명체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그려져 신비로운 영상미와 독특한 외형의 캐릭터들로 시선을 끌었고, 비주얼 면에서도 스케일이 커지고 훨씬 화려해졌다. 하지만, 표현만 '양자영역'을 빌려 왔을 뿐 마블이 상상력을 통해 구현한 이 시공간은 <스타워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할 법한 또다른 행성 정도로 비춰져서 시각 효과나 미술이 참신하고 압도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세기말 미국 가족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답답하게 구는 인물들, 가족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초인적인 힘도 발휘할 수 있다는 끈끈한 가족애, 위기의 순간마다 구원해줄 누군가가 등장한다는 극적인 전개까지. 전형적이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의 스토리이고, 캐릭터들의 입을 빌려 양자영역을 비롯한 과학 용어들이나 뒤죽박죽이 된 시간 개념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제아무리 MCU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할지라도 본작을 받아들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역시 '앤트맨'이 주인공이 되어 그의 서사를 주도적으로 풀어낸다기 보다는 새로운 빌런 '정복자 캉'의 데뷔전이라는 명목에 무게중심이 실리면서 마블은 또 한 번 페이즈4의 문제점을 답습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MCU 작품들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이유 중 하나는 각 시리즈마다 주인공이 이끄는 굵직하고 독립적인 서사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히어로나 빌런, 혹은 배경이나 세계관의 설정을 투입시키는데 인기 있는 히어로를 이용하는 모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앤트맨'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할 수 없었는데, 갑자기 양자영역으로 빨려들어가게 된 '앤트맨'의 가족들이 '정복자 캉'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앤트맨'의 서사보다는 빌런을 소개하는데 좀 더 비중을 둔 결과물이 탄생했다.
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인물은 '와스프(에반젤린 릴리)'인데, 과거 감독은 '와스프'는 '앤트맨'의 사이드킥으로서 존재하는 캐릭터가 결코 아니며 '앤트맨' 시리즈는 '앤트맨'과 '와스프'가 공동 주역이 되어 함께 이끌어가는 작품이라 언급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타이틀에 이름이 들어간 주연이라는 게 무색하게 '와스프'의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심지어 '정복자 캉'과의 악연을 가진 '재닛 밴 다인(미셸 파이퍼)'과 비교하더라도 분량과 임팩트 면에서 모두 부진했다. 딸 '케이트'를 향한 '스콧 랭(폴 러드)'의 부성애가 강력한 주제의식으로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와스프'에게는 존재감을 발휘할 만한 신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실상 작품의 진주인공 포지션을 차지해버린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은 제역할을 다했을까. MCU는 본작에 '정복자 캉'이 등장할 것을 예고하면서 누구보다 위험하고, 강력한 빌런임을 암시했다. 이는 예비 관객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이기도 했지만, 어벤져스 내에서도 약자로 그려졌던 '앤트맨'이 그 대단한 빌런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긴다는 점에서 일종의 모순 같은 마케팅이었다. 애초에 다른 어벤져스 동료들도 없는 상황에 있는 '앤트맨'이 수많은 시공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어벤져스를 죽였다는 '정복자 캉'에 단독으로 대항한다는 것은 힘의 균형이 맞지 않은 싸움일테니.
'정복자 캉'의 카리스마나 위압감은 '조나단 메이저스'의 연기력으로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지만, 관객을 설득시킬만한 위력이나 무시무시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특히 개미 군단과 'M.O.D.O.K'에 의해 리타이어 되는 결말은 그의 초라함만 부각시킬 뿐이다. 물론 그가 가진 위험적 요소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재닛'으로 인해 양자영역 탈출에 실패한 그가 몇 년만에 문명을 건설하고 잔혹한 통치자가 되어 군림하고 있었다는 것은 고작 한 사람이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방증하는 장치들이다. 이는 스토리를 세세하게 짚어봐야 체감이 되는 부분이고, 기본적으로 전투신이나 지략적인 측면이 캐릭터들이 가진 힘의 크기를 가르는 통상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복자 캉'을 허술하게 연출했다는 비판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유머 타율도 빈약했고, 화려한 영상미도 이전 마블 시리즈들을 압도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정복자 캉'의 묘사나 '앤트맨'과 그 가족의 서사 모두 특색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역시 페이즈4부터 지속되었던 혹평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앤트맨' 시리즈만의 가족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관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와중에도 최대한 시리즈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한 노력이 엿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쿠키 영상을 통해 엄청난 떡밥을 투척하여 기대감을 높임으로써 골수팬들의 마음을 잡는데는 일부 성공했다고 본다. (두 번째 쿠키영상이 가장 재밌었다.)
두 번째 쿠키영상과 달리 첫 번째 쿠키영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복자 캉'의 존재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기는 했지만, 앞으로 그들로 인해 벌어질 사건들과 복잡할대로 복잡해진 이야기의 향방을 생각하면 머리가 절로 띵해진다. 특히 마지막을 장식한 수많은 '캉'들의 존재는...이제는 징그럽게 느껴질 정도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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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경계 없는 서사, 퍼펫 애니메이션의 마법
스톱모션은 지금 이 시대에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형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든지 인공지능으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에서, 장면 하나하나를 기워 완성하는 작업이라니. 인공지능의 활약이 마법처럼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람의 손끝에서 오롯이 완성되는 이러한 결과물이 더 마법처럼 느껴집니다. 웬만한 용기와 끈기, 열정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이지요.
'퍼펫 애니메이션(인형을 사용한 스톱모션)의 대가'로 불리는 퀘이 형제는 지난 19년간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물결을 지켜보면서도 묵묵히 또 한 편의 스톱모션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바로 그 퀘이 형제의 세 번째 장편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모래시계 표지판 아래 요양소
Sanatorium Under the Sign of the Hourglass
Summary
요제프는 유령이 나올 듯한 기차를 타고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는 쓰러져 가는 요양원으로 향한다. 미심쩍은 고타르트 박사의 안내를 받으며 요제프는 요양원이 수면과 각성 사이 부유하는 세계 어딘가에, 시간과 사건이 어떤 형태로도 측정될 수 없는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퀘이 형제
스톱모션으로 물성화한 현실과 환상의 세계
이 영화를 홍보하는 문구에서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의 동명 소설을 물성화한 미스터리 영화"라는 표현을 발견했습니다. 흔히 '영화화'라는 말이 더 자주 쓰이는데, 왜 '물성화'라는 표현을 썼는지 궁금했죠. 영화를 보고 나니 왜 하필 그 단어였는지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말로 붙잡기 어려운 어떤 관념이나 분위기를 손에 잡힐 듯한 실체로 만들어낸 작품, 그것이 바로 <모래시계 표지판 아래 요양소>였습니다.
퀘이 형제가 주목한 브루노 슐츠의 소설 『모래시계 요양원』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만나러 요양원을 찾아간 주인공의 경험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며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퀘이 형제의 영화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주인공 '요제프'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만나러 요양원으로 향하고, 유령들이 살고 있는 낡은 요양원에서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험들을 하죠.
영화는 희귀한 물건을 경매로 판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실사)와 경매 물품 중 하나인 '죽은 망막 보관함' 안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애니메이션)가 액자식 구성으로 펼쳐집니다. 퀘이 형제는 모호하고 몽환적인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실사와 그들의 장기인 퍼펫 애니메이션을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액자 밖의 사람들이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죽은 망막 보관함' 속 이야기는 꼭 나만 경험할 수 있는 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 ⊙
직관적인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영화
스톱모션이라는 형식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에, 어쩔 수 없이 스토리나 구조가 단순하고 평이할 수밖에 없다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래시계 표지판 아래 요양소>는 19년이라는 작업 기간이 말해주듯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면서 심오한 주제 의식까지 다뤄냅니다.
사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친절한 작품은 아닙니다. 현실과 환상, 액자의 안팎을 오가는 구조는 복잡하고, 흐름은 비논리적이며, 이야기의 방향은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어떤 장면은 반복되고, 어떤 대사는 들리지 않으며, 어떤 소리는 불협화음처럼 익숙하지 않은 자극만을 주기도 하죠. 철제와 금속 소재를 중점으로 사용한 스톱모션을 낯선 경험이 주는 긴장감에 불편감을 더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어떠한 명확한 논리도 따르지 않는 겁니다.
도대체 이 영화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꼭 1인용 영화관처럼 그 안에서만 이야기가 펼쳐지는 '죽은 망막 보관함'이라는 설정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하나의 관객에게 가닿을 개별적인 이야기를 지향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은 나에게만은 또렷하게 남는 단 하나의 현상, 즉 본질에 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형화되지 않은 퀘이 형제의 어법은 흐릿하고 모호한 표상들로 구성되지만, 이로써 그저 영화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게 합니다. 또 각각의 장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이지만, 모순적으로 이를 경험하는 순간은 유일한 단 하나의 일이죠.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경험이며 그것이 곧 본질이라는 메시지를, 이라는 본질을 퀘이 형제는 영화를 통해 선사하고 있습니다.
⊙ ⊙ ⊙
다소 어려운 영화였습니다만, 장인의 손길로 버무려진 퍼펫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이것이 또 하나의 본질일 수 있겠지요.
One-Liner
망막에 맺힌 상은 흐릿하나, 그 속엔 저마다의 본질이 있다.
Schedule in JIFF
2025.05.02(금) CGV전주고사 2관 20:30
2025.05.04(일) CGV전주고사 2관 20:30
2025.05.08(목) CGV전주고사 5관 21:30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04월 30일 -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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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보다 별로라고? / 여전히 기발한 연출의 병맛 영화 / 웹툰 암살요원 준 시즌 2 / 권상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히트맨 2"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따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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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이은정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오랜만이다 의 #이은정 감독님 본격 탐구! ?♀️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한국경쟁 상영작 [오랜만이다]의 이은정 감독님을
하이스트레인저 웹 데일리 팀이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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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 매주 목요일 밤 11시 59분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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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정이> 공식 티저 예고편
2023년 1월 20일, 곧 공개 예정. 크로노이드사의 야심작 AI 전투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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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예스, 노 또는 반반> 메인 예고편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 절정의 아나운서 구니에다 케이.
낮에는 누구보다 완벽한 아나운서로
밤에는 말과 행동에 자유로운 백수로 이중생활 중이다.
애니메이션 작가 츠즈키 우시오를 취재하던 구니에다는
어느 밤, 우연히 동네에서 무방비한 차림으로 그와 마주친다.
하지만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구니에다를 알아채지 못하는 우시오.
구니에다 때문에 우시오는 팔을 다쳐 일을 못하게 되고
그런 우시오에게 자신을 오와리라고 소개한 구니에다는
어쩔 수 없이 오와리의 모습으로 그의 일을 돕기 시작한다.
낮에는 구니에다, 밤에는 오와리와 일하게 된 우시오는
점점 그 둘을 향한 자신의 감정 때문에 혼란스워지는데…
신분을 숨기고 시작된 묘한 삼각관계의 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