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11-26 00:48:40
사악한 마녀의 이미지가 허물어진 자리
영화 <위키드> 리뷰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사악한 마녀의 이미지가 허물어진 자리.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
- 진실을 짓누르는 거짓을 깨는 엘파바
-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준 모자와 망토의 의미
- 엔딩 결말 해석
위키드 (Wicked, 2024)
사악한 마녀의 이미지가 허물어진 자리
개봉일 : 2024.11.20.
관람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판타지,뮤지컬
러닝타임 : 160분
감독 : 존 추
출연 :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소설 [위키드]는 고전 명작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악당 서쪽 마녀의 어린 시절을 담은 이야기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영화, 뮤지컬, 연극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리메이크 되었다. 그리고 2024년. 몸집을 제대로 부풀린 실사 뮤지컬 영화 <위키드>가 세상에 나왔다.
6,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뮤지컬 원작, 1억 4,500만 달러의 제작비, <스텝 업>, <나우 유 씨미> 등의 영화로 환상적인 영상미를 보여준 존 추 감독의 신작, 아리아나 그란데, 양자경, 신시아 에리보 등 호화로운 오리지널 캐스트와 박혜나, 정선아, 고은성, 정승원 등 탄탄한 국내 더빙 캐스트까지.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칫집이었던 영화 <위키드>는 맛있는 음식을 한가득 차려놓고 뮤지컬 팬과 영화 팬 모두의 배를 든든히 불려주는 작품이었다. 물론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의 모든 순간, 모든 조건들이 만족스러웠다고 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다양한 관객들의 기대에 응답하려는 마음이 한가득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사악함을 상징하는 초록색. 그 초록색의 피부를 타고난 엘파바와 누가 봐도 호감을 느낄 외모를 가진 핑크 공주 글린다. 양극에 위치한 두 사람은 얼떨결에 룸메이트가 된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서로를 밥맛이라 생각하며 시도 때도 없이 다투지만, 그런 시간이 늘어갈수록 남들은 보지 못하는 상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꿈꿔온 마법사 오즈의 도시, 에메랄드 시티로 가는 기차에 함께 몸을 싣는다. 그리고 환상적인 그 도시에서 새로운 운명을 맞이한다.
사악한 마녀의 이미지가 허물어진 자리.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
자신이 사악하다고 외치는 사람도 물론 위험하지만 자신의 선함을 필요 이상으로 어필하는 사람 또한 완전히 믿을만한 이는 아니다. <위키드>는 나도 모르게 믿기 쉬운 완연한 선과 악의 경계에 숨겨져 있던 것들을 꺼내 보인다.
영화는 서쪽 마녀가 한 소녀(오즈)가 끼얹은 물에 녹았다는 뉴스와 함께 시작된다. 오즈민들은 “우리가 믿는 선이 악을 이겨냈다”라며 사악한 마녀의 죽음을 기뻐한다. 오즈의 조수인 착한 마녀 글린다는 오즈민들이 부르는 승리의 노래에 동참하면서도 사악한 이의 고독을 생각하는 가사를 흥얼거린다.
마녀의 죽음을 축하하는 의식과 노래가 끝나고 오즈민들은 글린다에게 묻는다. “사악함은 왜 생겨나는 걸까요?", “서쪽 마녀와 정말 친구였어요?". 글린다는 “좀 아는 사이였어요.”라고 대답한다. 이 대답과 함께 엘파바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쪽 마녀의 그림이 땅으로 떨어지고 그를 따라 만든 거대한 인형이 불태워지는 등, 많은 오즈민들이 믿고 있던 ‘사악한 마녀’라는 이미지가 모두 소멸된 후 그 이미지 뒤에 가려져있던 엘파바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진실을 짓누르는 거짓을 깨는 엘파바
입학식 날 엘파바가 광장을 어지럽히는 장면의 의미
엘파바는 피부 때문에 이상한 오해들을 받으면서도 착하고 단단한 심성을 가진 어른으로 자란다. 동생 네사의 대학교 입학 날, 수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받게 된 엘파바는 자신의 피부를 두고 온갖 생각을 하고 있을 그들 사이에서 "그래. 원래부터 난 초록색이었어.”라고 말한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라는 이미지에 주눅 들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을 믿으며 학교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엘파바는 여전히 학생들 사이에서 조롱과 폭탄 취급을 받고 그와 방을 나눠쓰는 글린다는 순교자로 취급받으며 더 큰 인기를 얻는다.
엘파바, 글린다, 피예르와 몇 인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보이고 들리는 것을 모두 그대로 믿고 그것을 기준 삼아 상대방을 정의한다. 엘파바의 초록색 피부, 네사의 불편한 몸, 보크의 작은 몸집, 글린다의 아름다운 외모 같은 일차원적인 이미지부터 시작해 사실 무능력하지만 전능하게 포장된 오즈의 모험기, 엘파바가 사악한 마녀고 그의 초록 피부가 사악함의 증거라는 오즈의 말, 학교 광장에 있던 오즈의 석판과 얼굴 동상, 위압감을 주는 오즈의 가면까지. 에메랄드 시티는 이런 수많은 이미지와 가면들로 가득 차 있다. 통치자인 오즈는 이러한 가면 뒤에 숨어 몰래 악한 일을 행하지만 오즈민들은 진실엔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누군가의 외면을 평가하고 따돌리기 바쁘다.
엘파바는 다수와 다르게 어떤 가면과 외면이 아닌 진실과 내면을 보는 사람이다. 입학식 날, 네사를 마음대로 데려가려는 기숙사 사감을 말리려던 엘파바가 마법을 쓰며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장면. 의자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여러 구조물들을 부수는데, 그중엔 오즈의 모습이 새겨진 석판도 있다. 석판이 부서지자 원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동물들이 새겨진 석판이 드러난다. 엘파바는 진짜 석판을 짓누르고 있던 오즈의 석판을, 진실을 짓누르고 있던 오즈의 거짓말을 부수고 그에 대항한다.
또한 엘파바는 네사의 불편한 신체라는 외면에 집중하고 그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 대신, 네사가 혼자서도 잘할 거라는 그의 내면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보내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네사의 외면만 보는 어른들은 엘파바에게 무조건 네사를 도와주라 말하거나 허락 없이 네사의 휠체어에 손을 얹는다.)
서로를 채워준 엘파바와 글린다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준 모자와 망토의 의미. 엔딩 결말 해석
하지만 이런 엘파바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내면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자신의 내면이다. 주변인들은 엘파바를 ‘남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엘파바도 상처를 받고 흔들리기도 한다. 특히 엄마의 죽음에 얽힌 상처와 죄책감은 그가 어른이 될 때까지 마음에 짙게 남아있었는데 이 상처를 보듬고 엘파바에게 용기를 준 건 바로 글린다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처음엔 상징색인 연두색과 분홍색처럼 서로를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보색인 두 색은 (색상환에서) 거리 상으론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가장 평행한 관계이기도 하다. 거리를 좁히기만 하면 그 어떤 색보다 맞닿기 쉬운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로에게 한 걸음 나아간 두 사람은 엘파바를 무시하는 동급생들 사이에서 마주 선 채 춤을 춘다. 이후 엘파바와 글린다는 각별한 친구가 되어 서로의 꿈을 이루도록 도움을 주는 사이가 된다.
엘파바는 에메랄드 시티행 기차가 떠날 때 글린다에게 손을 내밀어 글린다가 에메랄드 시티를 여행하고 오즈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글린다는 엘파바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가 새로운 세상에 나갈 용기를 준다.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준 모자는 엘파바가 ‘첫 파티’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엘파바가 창문 너머로 떠나기 전에 둘러준 망토는 통치자에게 대항하는 험한 길을 선택한 그에게 전하는 용기와 온기를 선물한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진한 우정을 등에 업고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 명성을 가진 위대한 마법사와 동물들을 돕는 마법사라는 각자의 길로 날아오른다.
숨겨져 있던 두 마녀의 이야기는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쳐준다. 기세 좋게 시작된 이 환상의 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Part1의 성적표는 얼마큼의 상승 곡선을 그릴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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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여왕으로써의 무거운 책임감을 다큐멘터리로 풀어내다!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는 영국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논란의 중심인물이기도 했다. 대중매체에 공개되는 영국 여왕 가문의 모습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다가가기 어렵고 엘리자베스 2세 역시 성격이 까칠하다. 하지만 영국 여왕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은 항상 따라왔다. 영국의 여러 고위 관료들이나 중요 인물에게 훈장을 서사하고(이 훈장들은 몇 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녀가 쓴 왕관 역시도 그만큼 많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 연방 국가들의 수장으로써 순방을 다녀오면서 많은 업적도 이뤄냈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에서 돋보이는 건 대한민국의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회장인 이건희와 만나고 여러 반도체 시설들을 순방했는데 영국 뉴스에도 보도되었다. 이게 바로 삼성전자의 저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의 자식들이 스캔들에 휘말리고 사건의 주목 인물이 되면서 엘리자베스 2세의 삶의 고단함이 스멀스멀 다가오기 시작한다. 또한 영국 왕실 가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평생 먹고 노는 사람들이라며 부정적인 대답도 내놓았는데 버킹엄 궁전도 화재로 대부분을 잃었고 영국 국민들에게 밉상이 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자신의 아들도 공군에 보내고 자신도 전장에서 영국 군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는데 엘리자베스 2세의 공이 컸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영국 왕실 가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영국인들에게 신뢰가 잃어가고 부조리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다. 영국의 코미디언들은 영국 왕실 상황을 패러디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파시즘이나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단체 운동에 의해 비판의 대상도 되었다. 여기서 고난은 끝이 나지 않는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온갖 사치를 누리면서도 어떤 국민들에게는 부정적으로 인식된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그저 영국 왕실 가문으로써 대중매체에 공개되어 파파라치들에게 타깃이 되었던 불쌍한 이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고급스러운 호화 궁전에 살면서 모든 걸 누린 사람들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대기를 챕터식으로 나뉘면서 관객들에게 영국 왕실의 숨은 이야기들을 과감하게 풀어낸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나왔지만 영화 곳곳에 나오는 영국 여왕을 찬양하는 팝 음악과 더불어 영국 여왕에게 몰려든 영국인들을 벌집에 모여든 꿀벌들로 묘사하고 영국 여왕의 포스와 영국 국민들에게 말하는 메세지 하나하나가 크게 다가왔다.
엘리자베스 2세의 다사다난한 일대기를 다큐멘터리로 풀어내고 풍자하기도 하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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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인물이 있을 뿐
* 범인 스포 없음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한 최악의 선택이다.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이걸 정주행하느라 이틀을 버렸다.
내가 많은 추리물을 본 것은 아니지만 최근 본 추리물 중에서는 가장 재밌는 추리물이다.
#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백악관의 총 관리자였던 윈터가 살해된다. 그를 중심으로 두고 백악관의 직원, 대통령, 유명 인사들의 관계와 그들의 진술들을 풀어나간다. 누구는 그에게 약점을 잡혔었고, 누구는 그가 재수 없어서 싫고 등등. 여러 증거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대통령의 친구나 대통령의 말썽쟁이 가족들, 백악관의 직원들이 이 드라마의 용의자와 목격자가 되어 주기에 미국 정치 풍자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미국식 농담 개그들도 함께 이 추리물에 곁들어 있다. 사치와 패악을 부리는 낙하산 관리자들과 고통받는 직원들. 그들의 무능함이나 혹은 무례함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웃음 포인트들이 된다.
또 기득권층을 가득 채우는 백인 남성들에 대한 풍자 개그들도 더러 있다. 아무것도 못하고 여성 탐정을 닦달하는 FBI, 경찰, 고위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의 추리를 그냥 통째로 무시해버리는 세계 최고 탐정의 우아함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 드라마의 연출
드라마의 연출이 상당히 신기하다. 추리물을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보통 추리물은 탐정의 시선을 따라서 현재 탐정이 초점에 둔 사건 혹은 인물의 뒤를 캐면서 진행된다. 내가 보았던 나이브스 아웃이나 오리엔탈 특급 열차나 혹은 다른 추리물들도 비슷했다.
다만, 이 드라마는 마치 따지고 보면 미국 시트콤이나 혹은 다큐멘터리의 진행 방식과 닮았다.
어느 인물이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 사건에 관련 있는 모두가 사건에 대해 진술하는 방식이다. 탐정이 인터뷰나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를 타임라인으로 보기보다는 서로 다른 진술들을 퍼즐처럼 맞추어가는 형태다. 그렇기에 그전의 사건이 어땠는지를 시청자인 우리도 생각하며 보게 만든다.
또 이 드라마는 사건 현장인 백악관뿐만 아니라 청문회와도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백악관에서는 탐정이, 청문회에서는 탐정에게 취조 받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사건이 조금씩 해결되는데 탐정은 어디 있는지? 이 청문회 장면은 왜 나오는 건지? 이 또한 시청자들이 기다리고 볼 몫으로 남겨진다.
# 매력적인 탐정
코델리아 컵 탐정, 흑인 여성 탐정이고 위에서 말했듯 상당히 우아하다.
조류 관찰자? 탐색가?라서 탐조하는 것이 취미고, 수사 방식부터가 새들의 사냥 방식 혹은 생존방식에서 영감을 얻는다. 내가 추리물을 많이 안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보통 잘난 탐정이 서민들을 무시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 퍼즐을 맞춰놓고 이것도 몰랐냐? 이 바보야? 하고 농락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탐정이 누누이 말한다.
"용의자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사건 혹은 인물이 있을 뿐이죠."
그 말처럼, 탐정의 수사 방식은 한 사람 혹은 증거에 꽂히는 것이 아니다. 탐정은 최대한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은 사람과 만나며 그들의 진술을 기억한다. 설사 그들의 진술이 도대체 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하는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피해자가 신중한 성격이어서 항상 문을 닫고 얘기를 했다든지, 대통령의 장모님이 술 중독이라든지, 그날 오기로 했던 가수가 안 왔다든지. 그러한 진술들을 자신의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해둔다. 그들의 인상착의, 말하던 말투, 특기, 하다못해 방 안의 그림들까지.
팀장은 침착하고 그리고 우아하게 사람들을 심문한다. 탐정이 자주 쓰는 방식은 "침묵"인데 사람들 앞에서 침묵을 통해 그들이 찔려 하는 부분을 술술 불게 만든다. 반은 변명이고 반은 거짓말이지만 탐정은 그러한 거짓말 또한 차분히 들어주며 하나의 조각으로 삼는다.
맨 마지막에 가서야 처음에는 상관없어 보였던 모든 조각들이 모인다. 탐정은 그것을 천천히 맞춰나간다. 우리가 천 피스 퍼즐을 사서 바닥에 풀어놓으면 꼭 안 이어질 것 같은 퍼즐들이 난잡하게 되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정석적인 추리처럼 느껴졌다.
# 추리물이란
나는 추리물에 대한 편견이 좀 있다. 어릴 때 봤던 코난도 그렇고 조금이지만 봤던 셜록도 그렇고 전혀 모르겠는데 그들은 나름의 "트릭"을 발견했다며 기가 막히게 사건을 해결한다. 꼭 "저기 창틀에 물방울이 하나 있는 것을 보았어요. 아마 어제 새벽에 비가 왔는데 그때 미처 재킷을 털지 못한 스미스 씨가 아침에도 그것을 입고 와서 바쁘게 일을 하느라 미처 못 닦았던 그 물방울이겠죠?" 식으로 진행되니 그다지 명석하지 못한 내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싶다.
다만 이 사건은 조금 친절하게 그리고 천천히 진술을 모으면서 진행된다. 또한 추리물보다 코미디인가 싶을 정도로 캐릭터들이 웃기고, 또 누구 하나를 용의자로 선택하지 않아서 오히려 덜 긴장한 상태로 보게 된다. 이 드라마의 흐름에 나를 맡기다 보면 어느새 퍼즐이 모아져 있다. 아마 추리물의 놀라운 트릭이나 그들의 명석함, 혹은 천재적임을 기대했다면 코델리아 컵 탐정의 천재력은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함께 풀어나가는 문제 풀이식 추리물 + 코미디를 원했다면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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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믹으로서도 좀비로서도 영화로서도 낙제
이수성 감독은 1년에 장편을 1~2편씩 꾸준히 공개할 정도의 다작 감독이다.
한국 감독중에 이런 케이스는 성애 영화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또한 장르도 다양하게 시도하는 편인데, 주력으로 하는 에로, 액션, 코미디 뿐만 아니라 스릴러, 드라마 장르도 때때로 시도할 정도이다.
이번 강남좀비는 대뷔작인 미스터 좀비 이후 다시 좀비 영화로 돌아왔다.
원래 개봉은 작년 12월 이었음에도 개봉을 미뤘는데, 이번에는 극소규모 개봉후 직행하는 지난 영화들과는 다르게 작품에 자신이 있기에 개봉 연기를 택한건가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헛된 기대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각본이 매우, 정말 처참하다.
영화는 코로나, 유튜버의 활성 등 현시대에 화제가 되는 주제들을 혼합시켰지만 주제의 성찰은 일체 보이지 않고 수박겉핥기 수준이라 의미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
영화의 주연인 지일주 배우는 연기 경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이유는 각본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대사들도 과하게 인위적인 부분이 많아 몰입을 해치는 부분도 많다.
또한 좀비를 심각하게 편의주의적으로 다뤘는데, 좀비의 이동 속도나 감염 속도, 내구도, 반응등이 너무 제각각이고 심지어 좀비 한명은 낙법까지 써서 싸우니, 관객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이러한 각본 때문에 표방한 장르인 코믹도 웃기지 않다.
개그들도 전체적으로 유치한데다가, 그나마도 초반 이후로 코미디 요소는 사실상 없어진다 봐도 무방하다.
웃은 적이 딱 한번 있는데, 그것마저도 폭소가 아닌 피식 수준이다.
코미디 장르를 다작한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준이다.
또한 편집도 좀비 장르에 적합한 스피드한 편집이 없이 너무 평범하다.
일반 드라마 장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으로 카메라 움직임은 후술하겠지만 허술한 분장과 미술을 더욱 티나게 만든다.
이어서 분장과 미술도 정말 허술하다.
저예산임을 감안해도 말이다.
좀비 분장이라곤 색깔도 티가 나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가짜 피와 렌즈를 낀게 전부이다.
조연은 그나마 분장에 더 신경을 써준것이 보이는데, 피부 손상과 같은 것은 가짜 티가 많이 나는 등 여전히 아쉬움이 보이고 엑스트라들은 정말 아쉬울 정도이다.
또한 작중 대다수(사실상 전부)를 차지하는 배경인 상가의 경우 너무 깔끔해서 어색하다.
피가 묻거나 파손된 기자재가 일체 안보여, 마치 좀비만 인위적으로 갑자기 데려다 둔 느낌이 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
아포칼립스부터 밀실 계열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을 보는 편이다.
좀비 장르 특성상 저예산이 많기에 아쉬운 작품이 많다는 걸 감안하고 평가하는 편이지만, 강남좀비는 그 중에서도 낙제점이다.
영화 포스터에 따르면 일명 "코믹좀비액션"을 노린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는 코믹도, 좀비도, 액션도 잡지 못했다.
이수성 감독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도전정신은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영화 하나의 퀄리티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언젠가 그 도전정신이 비평적 측면에서도 인정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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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두사와 싸우는 법
이 글은
영화 [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조던 필 감독의 작품은 어딘가 불편하다.
차마 건드리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과감하고 가감 없이 시선을 주는 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그저 고발의 목소리에서 그치지 않고. 이 불쾌감의 근원을 관객들의 마음속에서 끄집어 내 양지로 가져오는 역할도 자처한다.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에 묻은 음습함이 얼마나 짙고 추했는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 마음이 뙤약볕에 잘 말려진 후 다시 제모습을 찾은 것을 보는 데서 오는 기시감도. 다시 품 속으로 마음을 돌려 넣을 때 오는 안도감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겟 아웃]과 [어스]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문제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영화 [놉]은 그 어떤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공포로 관객들을 마주하려 한다. 영화 개봉 직전까지 알려진 정보가 없어 이로 인해 관객들의 추측만 난무했다는 점도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데 한몫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작품이 흥행한 것이 너무 기뻐 조동필이라는 애칭을 sns에까지 박제해버린 감독의 이번 작품은. 얼굴도 안 보고 그냥 데려간다는 셋째 딸 같은 영화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죠스의 재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감독이 천재성을 드러내는 방법
사진출처:다음 영화
창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물이라는 말이 영화 [죠스]처럼 잘 어울리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제아무리 스필버그 감독이라 해도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 맞부딪칠 수밖에 없었을 기술적(혹은 금전적) 한계는. 달랑 지느러미를 보여주며 상어를 연상시키는 쪽으로 영화의 방향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아직 트이지 않은 길 때문에 목표 지점을 눈앞에 두고 돌아가야 했을 감독의 눈물이 바다처럼 차올랐으리라.
그러나 그 “달랑”지느러미 하나는 감독이 눈물로 쌓은 바다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영화 한 편의 서스펜스도 바닷물처럼 차오르게 하는 일등 공신이 되었고. 제목만큼이나 강인한 턱뼈로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초라는 전리품 같은 타이틀을 확신에 찬 채 우적우적 씹어 삼킬 수 있었다.
그 기념비적인 영화 이후로 몇십 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오히려 기술의 발달을 영화 전반에 내세워 뭐든 "보여주려"라는 시대가 당도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으로 화려함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이제는 영화의 장애물이라고 판단했는지. 감독은 슬그머니 뒷걸음치는 것을 전략으로 삼은 듯하다.
[놉]은 영화 속 지느러미의 역할을 음향(음악)과 색채에 맡겼다. 그리고 그 미끼들의 효과는 영화계의 시초가 그랬던 것처럼 확실하고 효과적이다. 죠스의 움직임을 상징하는 소리들 만으로도. 영화 속의 긴장감은 저 멀리서부터 흩어지지 않고 끌어 모인 채 쌓이고.[놉]의 죠스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고도 생생하게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몇 번에 걸쳐 영화계의 시초에 대해 강조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맞물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제아무리 컴퓨터 그래픽이 눈을 사로잡는다 해도. 결국 본질은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없는 것에서 오는 공포라는 점을 감독은 진작에 간파한 셈이다.
바다만큼이나 끝과 속을 알 수 없는 하늘을 유유히 유영하는 UFO(라고 하자)를 바라보며, 죠스의 재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감독의 짠 내 나는 눈물바다가 아닌. 기술과 시초(초심)의 결합으로 한계 없이 하늘을 훨훨 날고 있다는 점이 다행으로. 그리고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UFO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
사진출처:다음 영화
이번 영화에서 공공의 적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UFO이다. 전작들에 비하면 조금 SF 적이고 간접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UFO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면. 이보다도 더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영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에 걸맞게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는 미확인 비행물체이며.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으면 믿음의 영역에 들어올 수 없는 실체가 불확실한 것에 가깝다. 하지만 정확한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관심은 물론 음모론까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면에서 보았을 때. 작품 속의 UFO가 가짜 뉴스, 혹은 비정상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는 그 무언가(헛소문,찌라시 등등)로 해석한다 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들 그것이 유명해서, 혹은 궁금해서 맹목적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광기로 그것을 쫓지만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정확한 실체조차 알 수 없다는 면에서 보아도. 또한 (앞 주제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아주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공포의 대상을 그린 것마저도 헛소문의 실체나 퍼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 UFO가 반응하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 정체불명의 괴물은 말 그대로 별 영양가 없어 보이는 관심에만 반응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 관음의 마음이 있어 눈길을 주는 자들만을 삼킨다.
목마와 깃발만을 성심성의껏 골라 내뱉는 것에서도 관심에 있어서의 가짜, 혹은 자신에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충실히 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기본 정서인 "알 수 없는" 감정과 실체 없이 공포를 조성하는 데 있어 이런 것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리키(스티븐 연)로 대변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가짜 뉴스의 존재 자체에 사로잡혀 호기심을 드러내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UFO를 기회로 생각하며 어떻게든 실체 없이 달리는 말위에 올라타려는 태도를 보인다. 마치 그 뉴스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처럼.
결국 카더라 뉴스가 가진 비정형성에 관심이라는 독을 품은 사람들은, 모두 외눈박이 괴물에게 삼켜지는 형벌을 받고야 말았다.
나쁜 기적이란 무엇인가.;메두사와 싸우는 방법
사진출처:다음 영화
OJ(다니엘 칼루 유야)가 UFO와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와의 전투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신(God)들에게 페르세우스가 받은 것은 전투에서 실제로 쓸 "장비"들이었지만. OJ가 가진 무기들은 물리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품에 가깝다는 것이 차이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OJ는 영화 속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UFO에게도 이름을 붙인다. 하나하나 특별하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특성들도 함께 떠올리려는 듯이. 영화에서 이름이 붙은 것들의 대부분이 짐승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길들일 수 있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UFO에게 진 재킷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이해가 가능하다. 여동생에게는 오빠에게 뺏겼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이름이었지만. OJ에게는 첫 번째 말(Horse)임과 동시에 조련에 있어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이름이었을 것이다. 가장 낯설었고, 가장 힘들었지만. 자신의 직업 철학에 있어 근간을 세우게 해 준.
OJ가 이 사태를 스스로 나쁜 기적이라 불렀다는 것에서도 그의 작지만 확실한 신념을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찬찬히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성품 탓에. 결국 이 진 재킷의 성격을 파악하면 이 사태도 마무리될 것이라 믿었을 테니 말이다.
그에게 "길들인다"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그 생물이 가진 고유한 성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한다는 것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이번 기회에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는 자신의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여동생에게 이 낯설고 큰 위험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도 함께 얹은 채로. 마치 내 실력을 지켜 보라는 듯 동생에게 수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OJ는 페르세우스가 그랬듯 진 재킷에게 등을 돌려 접근한다. 거울을 대신하는 그림자와, 소리만으로 진 재킷의 위치를 짐작하면서. 이 고집스럽고. 그 어떤 소란에도 성급하지 않던 OJ의 태도는 결국 진 재킷의 목을 베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다.
그는 끝까지 현혹되지 않았고. 한 번쯤은 궁금증에 고개를 돌릴 법한 자신의 마음마저도 다잡았다. 이름의 무거움과 사물의 본질을 아는 자는 그렇게 끝까지 꼿꼿하게. 자신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웃을 수 있었다.
마치면서
영화의 후반부는 발견했을 땐 이미 피하기 늦은 눈사태를 보는 것 같다. 제아무리 달려 도망친다 해도 발목을 잡아 끄는 눈덩이들에 잡아먹히고도 남을 듯한 압박감이 굉장하다.
그러나 영화 초반부는 제법 눈싸움을 할 수 있을 법한 그 덩어리를 만드는 것조차 힘들다고 느껴질 만큼의 지루함이 꽤 길다. 그마저도 조각조각 나 있다는 인상이 들어 과연 이게 먹히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애써 만들어 놓은 작은 눈덩이마저도 녹이는 것만 같다.
이런 단점을 제외하면 영화는 꽤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하게 한다.
또한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알아채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우연이겠지만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 바이럴 등의 이슈들에 대한 생각이 곧바로 떠올랐다.
마케팅을 비롯한 대다수의 관객들, 혹은 평론가들의 말들을 무시할 수 없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의 의견에 그저 휩쓸리듯 선동되는 것은 대중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닌 것을 늘 알아야 한다. 그러니 자신의 취향에 당당해지는 것. 또한 타인의 취향도 존중하는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것이 관객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다.
시종일관 꼿꼿한 OJ의 태도가 유달리 마음에 남는다.
[이 글의 TMI]
1. 점프 스케어는 거의 없는데도 영화 분위기가 너무 무서움.
2. 그리스 로마 신화 덕후라 그런가 뭘 봐도 하나씩은 연상이 되는 듯.
3.휴가 중에도 영화 보고 리뷰 쓰는 나 칭찬해.(?)
4. 미키7 다 읽었다. 봉준호 감독님이 어떻게 이걸 영화로 만드실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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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코어 헨리
이 영화는 뭐라 정의하기 힘든 영화이다.
진짜 FPS를 하는 기분이 드는 영화이다. 1인칭 게임 울렁증이 좀 있는 나로선 오묘했다.
콜 오브 듀티와 울펜슈타인을 3~4 시간하면 좀 어지러운데, 이 영화가 딱 그러했다.
액션은 상당히 시원시원 해서, 마치 '둠' 또는 '울펜슈타인'을 하는 느낌이다.
음악도 상당히 빠른 템포라서 액션이 더 시원하며, 루즈하다는 느낌이 없다.
이 영화의 특징으로는 1인칭 시점이라는 것이다.
(쉽게말해서 머리에 캠을 달고 찍었다는 소리다.)
영화는 FPS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굉장히 시원하고 짧고 굵은 액션을 선사해서 좋아할 것이다.
스토리는 그냥 일반적인 액션영화 스토리이다.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할 점은 러닝타임 96분을 전부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한 점과 주인공의 대사 없이 유쾌하며, 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주인공만의 대사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의사소통 하는 것이 일품이다.)
1인칭 시점으로 액션영화를 보니, 사실감과 재미는 극대화됬다.
청불등급에 맞게 시원한 액션과 피튀기는 액션이 더해져서 영화는 충분히 과격하다.
3인칭 시점에 적응되있던 나라 그런지, 충분히 재미있고, 실험정신도 좋다.
그러나,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토리랑은 별개로 그냥 안맞는 느낌이였다.
(아마 이런 류의 영화를 처음 접해서 그런 것 같았다)
영화 자체만 놓고보면, 러닝타임도 길지 않아 잠깐 즐기기에 제격이다.
다만 액션의 수위가 어느정도 있으니, 잔인한 영화를 못 본다면, 비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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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목일 기념 식집사들을 위한 플랜트 힐링무비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4월 5일 식목일인데요, 마침 그간의 건조함을 싹 달래주는 듯한 단비가 유난히 반가운 하루입니다.
한창 목말랐던 식물들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최근 연달아 일어났던 산불 피해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오늘은 씨네랩 역시 식목일을 맞아 다양한 식물을 소재로 한 힐링영화 모음을 준비해 봤어요.
아끼는 식물과의 동거를 즐기고 있는 식집사에게도,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예비 식집사에게도, 또 봄이니만큼 푸릇푸릇한 영상미를 즐기고 싶으신 분에게도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들입니다.
배고픈 마음과 속을 채워 나가는 농촌살이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부터
유명 동화작가의 삶과 아름다운 정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타샤 튜더>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8편의 플랜트 힐링무비를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리틀 포레스트(2018)
Little Forest
ⓒ 네이버 영화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배고픈 마음과 속을 채워 나가는 농촌살이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이 소꿉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나고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힐링 드라마.
ⓒ 네이버 영화
온기가 있는 생명은 다 의지가 되는 법이야.ⓒ 네이버 영화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그 모든 건 타이밍이다.
ⓒ 네이버 영화
친구들은 모른다.
나도 이곳의 토양과 공기를
먹고 자란 작물이라는 걸.타샤 튜더(2018)
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
ⓒ 네이버 영화
감독: 마츠타니 미츠에
출연: 타샤 튜더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천상의 정원을 일궈낸 동화작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이자 「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 삽화를 그리고 30만 평 대지를 천상의 화원으로 일구며, 꿈꾸는 대로 살았던 자연주의자 '타샤 튜더'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 타샤가 직접 들려주는 그녀만의 행복 스토리!
ⓒ 네이버 영화
정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이 정원을 만드는 데 삼십년이 걸렸어요.ⓒ 네이버 영화
꽃이 행복한지 아닌지는 바라보면 알 수 있어요.
좋아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면 다른 곳을 떠나세요.
할 수 있을 때 행복을 찾으세요.
인생 후르츠(2018)
Life Is Fruity
ⓒ 네이버 영화
감독: 후시하라 켄시
출연: 츠바타 슈이치, 츠바타 히데코, 키키 키린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1분
주렁주렁 인생미학
90세 건축가 할아버지 ‘츠바타 슈이치’와 87세 못 하는 게 없는 슈퍼 할머니 ‘츠바타 히데코’, 둘이 합쳐 177살, 혼자 산 날보다 함께 산 날이 더 긴 부부는 50년 살아온 집에서 과일 50종과 채소 70종을 키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슈이치는 설계 의뢰를 받고 늘 꿈꾸던 자연과 공존하는 이상적인 건축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열린다.
차근차근, 천천히.
인생은 살수록 아름다워진다.ⓒ 네이버 영화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바람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자연의 소리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식물카페, 온정(2021)
Plant Cafe, Warmth
ⓒ 네이버 영화
감독: 최창환
출연: 강길우, 김우겸, 박수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75분
당신을 위한 식물 처방전
종군 사진기자로 일했던 주인공 ‘현재’는 파키스탄 전쟁 당시의 트라우마로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된다. 퇴사 후 다시 찾은 할아버지의 수목원에서 어린 시절 느꼈던 식물과의 특별한 교감을 떠올린다. 식물로부터 살아갈 용기를 얻은 ‘현재’는 도심 속 <식물카페, 온정>을 운영하게 된다. 본인의 반려식물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카페를 찾은 손님들에게 ‘현재’는 병든 식물은 물론 병든 마음에 필요한 그만의 식물 처방전을 건넨다.
ⓒ 네이버 영화
사람도 때마다 분갈이가 필요하다.
뿌리가 자라다 못해 흙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마음이 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자꾸 밖으로 삐져나올 때
마음이 가는 그곳으로
사람도 분갈이를 해야 한다.ⓒ 네이버 영화
자라는 게 티가 나지 않는 식물은
그 시간 동안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식물도감(2018)
Evergreen Love
ⓒ 네이버 영화
감독: 미키 코이치로
출연: 이와타 타카노리, 타카하타 미츠키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75분
제철 요리와 함께하는 무공해 힐링 로맨스
어제는 머위밥, 오늘은 달래 파스타… 이츠키는 자연에서 얻은 제철 식재료로 그녀를 위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사야카는 점점 그와의 시간을 통해 무의미한 일상에 활기를 찾고 작은 행복을 발견해나간다. 항상 ‘혼자’였던 삶이 ‘함께’가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 네이버 영화
아가씨 괜찮다면 날 주워가지 않을래요?
물지 않아요.
예절교육 받은 착한 아이랍니다.ⓒ 네이버 영화
잡초라는 이름은 없어.
모든 풀에는 이름이 있어.
모리의 정원(2020)
Mori, The Artist's Habitat
ⓒ 네이버 영화
감독: 오키타 슈이치
출연: 야마자키 츠토무, 키키 키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은둔화가 쿠마가이 모리카즈의 말년을 다룬 실화 바탕 영화
30년 동안 정원을 벗어난 적 없는, 작은 것들의 화가 모리카즈 아내 히데코와 조용하게 소소한 일상을 누리며 아름다운 것들만 보고 싶지만 그의 정원에 자꾸만 예기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햇살, 바람, 새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긴 모리의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일본의 원로배우 키키 키린의 유작이 된 작품.
ⓒ 네이버 영화
못 그려서 좋아요.
잘 그린 그림은 끝이 뻔하거든요.
못 그린 그림도 작품입니다.ⓒ 네이버 영화
이 정원은 남편의 전부예요.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4)
Attila Marcel
ⓒ 네이버 영화
감독: 실뱅 쇼메
출연: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베르나데트 라퐁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삶을 되찾기 위한 기억여행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일은 네 몫이란다.ⓒ 네이버 영화
Vis ta vie.
네 인생을 살아.
낮과 달(2022)
The Cave
ⓒ 네이버 영화
감독: 이영아
출연: 유다인, 조은지, 정영섭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제주도에서 만난 남편의 첫사랑
남편과 사별 후 평소 남편이 살고 싶어 했던 제주도로 이사 온 민희는 성격 좋은 동네 이웃 목하와 그의 음악하는 아들 태경을 만나 친분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목하가 남편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상실의 아픔을 분노 게이지로 다스리게 되는 민희, 평온했던 일상 속 잊고 지냈던 오만년 전 ‘구 남친’의 기억을 강제 소환당한 목하. 두 여자의 예측 불가, 밀고 밀리는 관계가 시작된다!
ⓒ 네이버 영화
낮에도 달이 뜨는 거 알아요?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거죠.ⓒ 네이버 영화
나는 과거나 미래 그런 거 그립지 않아요.
지금이 딱 좋아요.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그럼 즐거운 식목일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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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리뷰 - 아버지 부조금으로 장례식장을 노름판으로 만든 불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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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는 반드시 온다!
한때는 잘나가던 큰형님 `호성`(손현주).
8년 만에 출소해 보니 남보다 못한 동생 `종성`(박혁권)은 애물단지 취급이고,
결혼을 앞둔 맏딸 `은옥`(박소진)과 오랜만에 만난 아들 `동혁`(정지환)은
`호성`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는 인맥 다 끌어 모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부조금을 밑천삼아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계획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데…
그런데…! 하필이면 세력 다툼을 하는 두 조직이 이곳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닌가!
때마침 눈치라고는 1도 없는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가
술에 취해 오지랖을 부리는데...
일촉즉발! 수습불가!
과연 X버릇 남 못 준 `호성`에게 봄날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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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특송> 메인 예고편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발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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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특송> 티저 예고편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