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19 15:56:04
12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 감독 확정
2025년에 예정이었던 개봉이 연기되어 많은 팬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던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가 새로운 적임자를 찾았습니다. 해당 시리즈의 초기부터 창작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 왔던 밥 퍼시케티와 저스틴 K.톰슨이 감독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퍼시케티와 톰슨은 공동 성명에서 “마일스의 여정을 처음부터 함께하며 마지막 이야기를 연출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흥분됩니다. 프로젝트의 모든 순간에 담긴 창의성과 세심함은 정말 영감을 줍니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결말을 만들었다고 느끼며, 팬들이 이를 경험하게 될 날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퍼시케티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아카데미 수상 감독팀의 일원이었으며, 2편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에서는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습니다. 톰슨은 <뉴 유니버스>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로서 혁신적인 비주얼 스타일을 개발했으며, 2편에서는 감독팀에 합류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차기작 <The Dish>
각본가 데이비드 코엡에 따르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차기작 <The Dish>는 SF 장르에 속하며, 스필버그의 초기 작품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The Dish>는 내년 2월 뉴저지와 애틀랜타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조쉬 오코너, 에밀리 브런트, 콜린 퍼스 등이 캐스팅되어 있습니다. 스필버그의 오랜 협력자인 야누스 카민스키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합니다.
스필버그가 직접 구상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바탕으로 코엡이 각본을 작성했으며, 영화는 UFO를 다루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으나, 그 외 구체적인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에메랄드 펜넬의 <폭풍의 언덕> 북미 개봉일 확정
워너 브라더스가 에메랄드 펜넬의 <폭풍의 언덕> 북미 개봉일을 2026년 2월 13일로 확정했습니다.
<폭풍의 언덕>은 제이콥 엘로디와 마고 로비가 주연을 맡았으며, 2025년 1분기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폭풍의 언덕>이 원작 소설의 17세기 영국 배경을 유지할지, 혹은 현대를 배경으로 재해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당초 이 영화를 차지하기 위해 워너 브라더스와 넷플릭스 간의 경쟁이 붙었지만, 극장 개봉을 중점에 둔 펜넬이 워너 브라더스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차기작 <Sgt. Rock>
2024년 <챌린저스>와 <퀴어> 두 편을 연달아 선보이며 바쁜 한 해를 보낸 루카 구아다니노가 또다시 신작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애프터 더 헌트>의 촬영을 마쳐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구아다니노의 다음 프로젝트는 DCU 영화인 <서전트 록>이라고 합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서전트 록> 제작은 내년 가을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서전트 록> 영화는 수십 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제작을 시도해 왔습니다. 1980년대에는 프로듀서 조엘 실버가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주연으로 고려했으며, 2000년대에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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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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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짐프 OST 마켓 런칭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음악가 데뷔 프로젝트 마켓 '짐프 OST 마켓'.
6월 5일까지 공개 모집을 하며, 산업 관계자들과 매칭 성공 시 총 지원금 2억 5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의 음악 제작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국제영화제, 6월 개막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올해 19회를 맞이한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에코버스'라는 슬로건 하에 6월에 개막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총 73편의 환경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고, 개막작은 시릴 디옹 감독의 '애니멀'이다.
더불어, 영화제 상영작 전 작품을 온라인 상영하며, 메가박스 성수에서 오프라인 상영도 한다고 한다.
이준혁, <범죄도시3> 합류
ⓒ 배우 이준혁 인스타그램
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에서 새로운 빌런을 맡게 되었다고 밝혔다.
<범죄도시3>는 6월말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며, 인천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도 이상용 감독이 맡아 연출하게 되었다.
에무시네마, 2022 '별빛영화제' 개최
ⓒ 에무시네마 인스타그램
에무시네마 루프탑에서 진행하는 '별빛영화제'가 올해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5월 19일을 시작으로 <녹색광선>, <플립>, <해변의폴린느>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거리두기 해제하자, OTT 성장세 주춤
15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OTT 모바일 사용자 수가 올해 1월 대비 7~23% 떨어졌다고 밝혔다.
주요 OTT의 사용자의 경우, 넷플릭스는 7.7%, 디즈니+는 23.7%, 웨이브 11.9%, 왓챠는 12.6% 하락하였다고 한다.
해외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3월 예정
ⓒ 오스카 공식 홈페이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ABC에 따르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3년 3월 12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세계 200개 이상의 지역에서 ABC를 통해 생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닥터 스트레인지 2>, 5억 5천만 달러 돌파
ⓒ 네이버 영화
9일, 디즈니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2022년 개봉작 중 11번째로 높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Neon, <브로커> 북미 판권 계약
ⓒ 네이버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았던 Neon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브로커>의 북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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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봐서는 안될 욕심을 눈에 담다.
기가 막히는 코믹 연기로 늘 웃음을 주었던 유해진 배우가 '왕'이 되어 돌아왔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특히 유해진 배우의 인터뷰 중에 첫 등장부터 웃으면 어쩌나 라는 말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기존의 친숙한 이미지와 왕의 이미지가 매치가 되지 않아 이질감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전체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기대되는 가운데, 좋은 기회를 얻어 미리 시사회를 볼 수 있었다. 소현 세자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영화 ‘올빼미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뛰어난 침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경수, 그는 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형익에게 그 실력을 인정받아 어의가 되어 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궁에 들어가며 꽤 오랜 시간 동안 동생과 떨어져야 했던 경수는 그럼에도 동생의 약값을 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들어도 못 들은 척, 봐도 못 본 척 매사에 입조심을 해야 하는 궁중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반면 8년 동안 청나라에 갇혀있던 소현세자가 돌아오며 굴욕적인 역사를 마주한다. 아들이 돌아왔다는 기쁨도 잠시 인조의 불안감은 극도로 고조되며 전반적인 분위기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에 띄지 말아야 할 올곧은 시선과 알 수 없는 시선이 교차하지만 좁혀지지 않는다. 조선의 존폐보다는 그때의 치욕이 앞서는 모습이 그가 가지고 있는 욕망의 형태를 비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권력이 무너지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인조는 변화라는 낯선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선의 존폐가 달린 문제에 서로 다른 욕망이 비치며 갈등이 극대화된다. 한편 보이지 않는 탓에 소리에 집중되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밤이 되며 스산한 분위기로 변한다. 그날 밤, 보지 말아야 할 핏빛 욕망을 눈에 담게 되며 그의 운명 또한 많은 변화를 맞이 한다.
욕심에 눈이 먼 자, 진실에 눈을 뜬 자의 영화의 갈래가 나뉘기 시작한다. 살기 위해 진실을 감출 것인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본 것을 말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저울질이 시작된다. "안 보는 게 좋다고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그럴수록 더 눈을 크게 뜨고 살아야지."라는 말과 자신을 믿어주던 두 눈이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을 선명하게 만든다. 그 선명함에 온 힘을 다하여 진실을 지키지만 자신의 지키려 했던 진실이 권력의 힘에 짓눌린 모습을 마주한다. 무모함을 이길 정도로 그가 믿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아버지의 모습보다는 권력에 눈이 먼 한 왕의 탐욕적인 모습을 그려 기존의 왕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왕으로서 느낄 수 있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끊임없이 손에 쥐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이용하면서도 내내 불안한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다. 다만 근엄함과 중후함은 사라진 열등감과 욕망으로 점철된 광기 어린 왕만이 남아있어 조금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에도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미스터리 스릴러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펼쳐 그 단점을 감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틈 없는 연기가 영화에 잘 녹아들었기에 극의 몰입을 높였다. 특히 경수와 소현세자가 어둠 속에서 눈을 마주치는 장면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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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보는 띵곡으로 가득한 '음악 영화' 5편 추천 큐레이션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디즈니 실사 뮤지컬 <인어공주>가 개봉하면서 OST 또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OST 하면 가장 생각나는 영화,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오늘 씨네랩은 '믿고 보는 띵곡으로 가득한 영화 5편을 선정하여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국내 큰 열풍을 일으킨 명곡으로 가득한 영화,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알라딘
Aladdin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요: 모험, 뮤지컬, 판타지 | 미국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개봉: 2019.5.23 / 재개봉 2022.09.07
관객 수: 1,279만명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머나먼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의 시대.
좀도둑 ‘알라딘’은 마법사 ‘자파’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아 나섰다가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게 되고,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다 생각도 못했던 모험에 휘말리게 되는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네 자신의 가치를 믿어"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개요: 드라마 | 미국, 영국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귈림 리, 벤 하디
개봉: 2018.10.31
관객 수: 994만명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시놉시스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유니버설 픽쳐스
개요: 드라마 | 영국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개봉: 2012.12.19.
관객 수: 594만명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던 장발장은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앤 해서웨이)과 마주치고, 죽음을 눈앞에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러셀 크로우)는 장발장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리고, 오래된 누명으로 다시 체포된 장발장은 코제트를 찾아 탈옥을 감행하는데…
ⓒ유니버설 픽쳐스
"사랑은 영원하고, 신은 자비로울 것이라 여겼네."
라라랜드
La La Land
ⓒ판씨네마㈜
개요: 드라마 | 미국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스톤
개봉: 2016.12.07.
관객 수: 377만명
배급: 판시네마
시놉시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판씨네마㈜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원스
Once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개요: 드라마 |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이글로바
개봉: 2007.09.20.
관객 수: 27만명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이앤씨미디어그룹
"Miluju tebe (밀루유 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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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사랑이 머무는 순간, 도르래가 움직인다" 영화 <곤돌라> 관람 후기
[JIFF 데일리] '사랑이 머무는 순간, 도르래가 움직인다'
영화 <곤돌라> 관람 후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곤돌라>
제목 : 곤돌라(Gondola)
감독 : 바이트 헬머
러닝타임 : 85분
관람 등급 : 전체 관람가
시놉시스 : 케이블카는 산골과 계곡의 마을을 연결한다. 케이블카 승무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이바. 두 개의 케이블카 중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한 대가 내려가고... 케이블카는 중간에서 만나기 마련이다. 다른 케이블카에 타고 있는 승무원의 이름은 니노. 이바와 니노는 30분마다 지나가면서 서로를 만나고 어느날, 그들은 합심하여 상사에게 맞서기로 한다.
곤돌라(Gondola). 케이블카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기점으로 정확한 의미를 확인했습니다. 단어는 총 세 가지 의미를 지칭하고 있었습니다. 1.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작은 보트 2. 비행선이나 기구 따위에 달린 바퀴 3. 고층 건물의 옥상에 설치하여 짐을 올리는 시설. 영화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산 속과 계곡 주변의 마을 사람들을 이어주는 2, 3번의 뜻을 가진 곤돌라를 보여줍니다. 두 주인공과 동내 꼬마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으며 마지막으로 4번째 ‘사랑을 실어 나르는 관계’라는 의미까지 추가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누군가의 죽음과 주인공의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케이블카로 관을 옮긴다는 점과 관 위에 직원 옷을 올려두었다는 점 등 정황상 곤돌라 직원의 죽음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블카와 관이 함께 지나가며 마을 주민들이 애도하는 장면이 영화 가장 초반에 만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곤돌라에 관을 실어 나르는 장면마저 기예르모 델 토르 감독님의 서늘한 동화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장례식을 영화 초반부에 배치한 점과 케이블카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시선은 블랙 코미디와 비유로 가득한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죠. 결과적으로 곤돌라의 공석은 새로운 주인공이 ‘직원복이 맞아서’ 차지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가벼운 이유로 시작한 것이죠.
상영이 시작하고 가장 먼저 놀란 점은 ‘무성 영화’라는 점입니다. 오래전 고딕한 영화가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인간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었던 것과 달랐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대사가 없었고, 문장으로 이루어진 설명이 없다 보니 처음부터 관객은 화면에서 얻을 수 있는 시각 정보를 얻기 위해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구어체가 사라진 세상에서는 배우의 눈짓,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창작자의 감성이 묻은 강렬한 효과음과 감미로운 음악이 찾아옵니다. ‘무성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아름다운 색감과 황금비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팀 버튼 감독의 빅피쉬 같은 독창적인 상상력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관람을 추천합니다.
이후 두 세가지 시퀀스가 이어집니다. 대부분 곤돌라 직원인 두 여인의 타오르기 시작하는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상차행, 하차행 케이블카가 마주치는 순간을 재밌게 묘사하는 점은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가 생각났습니다. 언젠가 비행기에 올라탄 승무원이 되고 싶은 주인공은 케이블카를 비행기, 버스, 증기선 모양으로 꾸미죠. 일련의 사건으로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증오가 쌓인 상태에서는 케이블카는 곧 전차로 변신해 혈투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깊어지면 곤돌라는 신혼행 웨딩카로 변하죠. 곤돌라는 두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의 감정을 빗대는 장치이자 소통을 이어주는 연결점으로 묘사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곤돌라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을 극한까지 긁어 모았고, 그것을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담긴 시선으로 제작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감독하신 ‘바이트 헬머’ 감독님은 1999년 영화 ‘투발루’로 데뷔해 ‘브라이 이야기’, ‘우리친구 피들스틱스’ 등 전체적으로 동화적인 포근한 감성이 담긴 영화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시네퀘스트 영화제 코미디부문 최우수 장편영화상, 스웨덴 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을, 바에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을 가진 분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는 어른 동화처럼 따뜻하지만 아찔한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가 동화 같은 이유는 총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필름 카메라 감성 같은 색감 선정’입니다. 푸르름이 사방에 깔린 산골 마을에서 원색 계열의 옷들은 초록색과 극명하게 대비하며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유럽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지역의 고산 지역에서 추억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분명 관람을 추천합니다.
두번째는 ‘사랑은 곤돌라를 타고’라는 점입니다. 영화는 내내 사랑하는 서로가 보내고 받고, 당기고 밀어주는 요소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곤돌라 직원으로서 상대와 많이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보여줍니다. 일정 간격으로 서로 번갈아 체스를 두며 상대를 약 올리기도, 승차장에 선물을 올려두고 반응을 살피기도 합니다. 간질거리는 애정 표현은 악의 없는 순수함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위적이지 않은 간접적인 소리’입니다. 대사가 없는 영화기에 시각적인 부분과 효과음이 매우 크게 작동합니다. 발걸음 소리, 곤돌라가 움직이는 기계음 소리 등 일상보다 몇 배는 확대한 효과음처럼 들렸습니다. 특히 유리잔 위를 물 묻은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피어나는 우주를 담은 것 같은 소리 등 구어체가 전할 수 없는 부분을 영화는 청각적인 대체재로 가득하게 만들었죠. 다회차 상영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눈을 감고 영화를 관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작품 중 손에 꼽고 싶은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두 여성의 사랑을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초여름 날씨처럼 표현했다는 점, 중력을 거스르고 마찰을 줄이는 도르래를 사랑과 관계로 표현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또 만나길 희망할 정도였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극한으로 달려가는 두 여인의 감정선에 집중했다면, 이번 <곤돌라>는 동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이 어떻게 곤돌라로 이어지는지를 중점으로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필름, LP, 투박한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2024.05.03 CGV전주고사 2관(202)
2024.05.05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410)
2024.05.10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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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한 얼굴에 감춰둔 악
* <그 남자, 좋은 간호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그 남자, 좋은 간호사 (2022)
감독: 토비아스 린드홀름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에디 레드메인
장르: 스릴러
상영시간: 121분
공개일: 2022.10.26
누구보다 친절하고 다정했던 그가 연쇄살인범이라니.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에이미(제시카 차스테인)'은 환자들과 그들을 간병하는 가족들에게 언제나 호의적으로 대하는 상냥한 인물이다. 때로는 이러한 친절 때문에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에이미'는 남들 몰래 심근경증을 앓고 있었고, 업무 도중 심장에 무리가 올 때면 호흡 곤란을 겪으며 고통스러워 했다. 회복을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했지만 두 딸을 홀로 양육하는 입장에서 일을 놓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미국의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도록 일 년의 근무기간을 채워야만 했다.
곤경에 빠진 '에이미' 앞에 한 남자가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중환자실 야간 근무조로 충원된 남자 간호사 '찰스 컬린(에디 레드메인)'은 처음부터 '에이미'에게 호의를 베풀며 그녀가 홀로 감내해야 했던 일들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아내에게 이혼당한 '찰리(찰스 컬린)'와 홀로 두 딸을 키우는 '에이미'는 처음부터 대화가 잘 통했고, 두 사람은 하나의 콤비처럼 친밀해진다.
'에이미'의 담당 환자인 '애나'는 상태에 호전을 보이던 찰나 갑작스레 사망을 하고, 파크필드 기념병원은 보건부의 요청에 따라 이 사망 사건에 관해 경찰에 수사 요청을 한다. 병원 측은 모든 수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는 척하며 최대한 정황을 숨기려 하고, 경찰은 조사 끝에 '찰리'의 비밀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된다. 병원의 위험 관리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경찰은 '에이미'로부터 환자에게 주입되서는 안 되는 약물(인슐린)이 투여되었다는 정보를 얻고, '찰리'를 향한 수사망을 점점 좁혀간다.
'에이미'는 철썩 같이 '찰리'를 좋은 간호사라고 믿었다. 환자 가족에게 베푼 작은 친절만으로도 꾸지람을 내뱉는 삭막한 병원 환경에서 자신의 비밀을 숨겨주고, 언제나 망설임 없이 도와주는 '찰리'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동료였다. 하지만 '애나'에 이어 또 한 명의 환자 '켈리'의 몸에서도 인슐린이 발견되어 의문사를 하게 되고, 경찰과 '찰리'의 과거 동료 '로리'에게서 그의 과거 행적을 접하게 된 '에이미'는 더 이상 그 스윗한 미소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그녀는 이제 경찰의 편에 서서 수사에 협조를 해야 했다. 언제 의문사를 당할 지 모르는 수많은 환자들, 그리고 아이들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 남자, 좋은 간호사>는 연쇄살인범 '찰스 컬린'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한 '찰리'는 실제로 15년간 40명에 달하는 환자를 약물로 살해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시인하지 않은 범죄까지 포함한다면 그가 살해한 환자는 400명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많은 환자들을 죽인 것인지 작중 명확한 이유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경찰 조사에서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벌인 짓이라고 밝혔다. 범죄사건의 스케일에 비해서는 제법 궁색한 변명이다.
스윗하고 다정한 간호사의 미소가 섬뜩한 살인마의 조소로 느껴지기까지. '제시카 차스테인'과 '에디 레드메인'의 클로즈업 샷들을 위주로 진행되는 작품은 스릴러의 긴박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보다는 정적이고 절제된 연출을 택했지만 긴장감을 잃지는 않는다. 특히 외적으로는 온정적인 모습을 띠면서도 묘한 서늘함을 풍기는 '에디 레드메인'의 섬세한 연기는 평이한 스릴러에 깊은 몰입감을 형성한다. 환자들의 죽음에 무력감을 느끼고, 심장질환 때문에 괴로워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입체적인 연기도 훌륭하다.
다만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이야기가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는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한 수사물인지, 수백 명의 환자를 죽인 범죄자의 심리를 파헤치는 심리극인지, '찰리'의 범죄 행태를 알면서도 묵인한 대형병원에 대한 사회비판극인지, 혹은 친절한 얼굴을 하고 끔찍한 범죄를 일삼는 인물을 통해 소름을 유발하는 스릴러인지 방향성이 분명치 않다. 자극적이지 않은 화면 연출과 스토리 구조는 언제든 환자들이 죽어나갈 수 있는 중환자실 배경의 삭막함과 무력감을 표현하기 좋은 장치였으나 후반부에 갑작스레 '찰리'의 고백으로 마무리되는 촘촘히 쌓아온 긴장을 한 순간에 떨어뜨린다. 배우들의 호연으로 실화를 착실하게 재연하는데만 성공했을 뿐 작품은 굉장히 무난한 스릴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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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룰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섬세하고 짜임새 있으며 대화의 중심이 남성이 아닌, 여성의 시각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여성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관객은 이 영화가 해피엔딩일 거라고 어느 정도 알고 본다. 최소한 싸이코, 스릴러, 범죄, 호러 영화는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낡은 밴을 끌고 다니며 전국을 떠도는 젊은 연인 루(탈룰라)와 니코는 소소한 도둑질도 하고, 마음 내키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떠돈다. 그렇게 약 2년을 떠돌다보니 니코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루에게 함께 자기 집으로 가자고, 결혼도 하고, 취업도 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자고 말한다.
하지만 루는 한심하다는 듯 니코를 바라보고, 지금처럼 사는 게 얼마나 좋은데, 그런 미친 짓을 하느냐며 타박한다. 밴을 끌고 전국을 다니며 사는 것이 자유롭게 보이고, 니코가 훔쳐온 엄마의 신용카드로 기본 생활은 영위하고 있으니, 이들이 밥을 굶는 경우는 없었고,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며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니코는 뉴욕에서 루를 만나 불쑥 집을 떠난 것처럼,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생겼고, 루가 꿈에서 무중력 상태에 있다가 놀라서 깨던 날, 니코는 말 없이 루를 떠나 집으로 돌아간다.
혼자 남게 된 루는 낡은 밴을 몰아 니코의 집이자 니코의 부모가 살고 있는 뉴욕으로 간다. 가장 먼저 니코의 엄마 마고를 만나지만, 마고는 루를 의심한다. 마고도 남편과 이혼 수속 중이어서 마음이 복잡하다. 루는 거리를 떠돌다 호텔에 몰래 들어가 객실 문앞에 놓인 음식 찌꺼기를 훔쳐 먹다 한 여성에게 들킨다. 이 여성, 캐롤린은 루를 호텔 직원으로 착각하고, 외출할테니 아기를 봐달라며 팁을 100달러나 준다. 캐롤린은 아기가 싫고, 아기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롭다고 불평을 털어 놓는다.
그렇게 하룻밤 아기를 봐주고, 새벽에 돌아온 캐롤린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잠을 자고, 아침에 호텔을 나가려는 루는 아기가 너무 애처럽게 울어 하는 수 없이 아기를 데리고 나온다. 루는 아기를 데리고 다시 마고의 집으로 가고, 아기를 니코의 아이라고 거짓말한다. 마고는 어쩔 수 없이 아기와 루를 집으로 들이고, 세 사람은 함께 생활한다.
잠에서 깬 캐롤린은 아기와 루가 사라진 것을 보고, 루가 아기를 납치했다고 생각하고, 호텔과 경찰에 알린다. 경찰이 등장하고, 이제 아기 납치 사건이 된 상황에서 캐롤린은 이 일이 너무 크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호텔 직원의 제보로 언론에 보도되고, TV 뉴스에도 아기 납치 사건이 보도된다.
캐롤린은 부자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아기를 낳으면 남편의 관심을 받을까 생각해 임신, 출산의 과정을 겪지만, 아이에게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처량하다. 아기는 보모가 대신 키워주고 있었다.
마고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루와 아기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루는 아파트 앞에서 레모네이드 장사를 해 돈도 조금 번다. 하지만 마고는 이런 루의 모습이 마땅치 않다. 마고는 지식인이고, 살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는 중산층 엘리트로,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한 여성이다. 마고는 거의 웃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차갑고 쌀쌀 맞게 대한다. 그렇다고 그의 내면까지 나쁜 인성의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마고는 자기를 잘 도와주고, 볼 때마다 친절하게 대하는 아파트 수위 마누엘에게 호감을 갖고, 마누엘을 집으로 초대해 와인을 마시자고 제안한다. 물론, 이때 마고는 남편과의 이혼 스트레스, 게이로 커밍아웃한 남편에 대한 복수심 같은 것들이 있었겠지만, 마누엘에게 호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마고의 남편이자 니코의 아빠인 스티븐이 마고와 루를 초대해 점심을 같이 먹는다. 스티븐은 몇 년 전에 커밍아웃을 했고, 다른 게이와 함께 살고 있다. 이 게이 커플은 아이를 입양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캄보디아의 고아를 입양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한다. 캄보디아는 돈만 주면 쉽게 아이를 입양할 수 있으며, 심지어 고아가 아닌 아이도 입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고는 스티븐에게 거의 20년 동안이나 자기를 속였다고 비난한다. 즉, 성정체성이 다른 것을 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와 결혼했으며, 결혼 기간 내내 자신(스티븐)의 성정체성을 고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마고의 비난에 스티븐은, 자기가 게이라는 걸 마고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반박한다. 20년 전, 마고는 대학원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었고, 스티븐은 돈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고 역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자기의 삶 - 학문 - 에 충실하다보니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다고 후회한다.
이쯤에서, 관객은 루와 니코가 왜 집을 뛰쳐나와 집시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철없는 어린 집시인줄 알았던 두 사람에게 깊고 큰 마음의 상처가 있었고, 그것은 모두 부모로 인해 생긴 것임을 알게 된다.
니코는 아버지가 게이라고 커밍아웃하는 걸 보면서 크게 충격 받았을 것이고, 오랜 동안 엄마와 아버지가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냉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루 역시 어렸을 때 엄마가 자기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늘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마음에 남아 있다. 이 두 청년이 그나마 잘 견디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건, 이들이 마약을 하거나, 마약중독자가 아니라는 것, 니코의 경우 언제든 돌아갈 집(엄마)이 있다는 것이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었기에 범죄자나 마약중독자가 되지 않았다고 보여지고, 그보다 더 직접적 원인으로는 이 청년들이 아직은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라는 점이다.
캐롤린은 호텔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택시에서 우연히 거리에 있는 루와 아기, 마고를 발견한다. 막 지하철을 타려는 그들을 쫓아가지만 놓치고, 집에 돌아온 캐롤린은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과 경찰, 아동보호국 직원 앞에서 남편의 비난을 들으며 괴로워한다.
캐롤린이 본 장면을 통해 정보를 얻은 경찰은 곧바로 루와 아기를 추적하고, 이때 마침 경찰에게 신원을 알 수 없는, 그러나 관객은 다 아는, 제보가 들어온다.
루는 아기와 둘이 처음 니코를 만났던 뉴욕의 부둣가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 그때 니코가 다가왔고, 두 사람은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간다. 아기가 아프다고 생각한 루는 병원에서 아기를 치료하려 하지만, 의료보험도 없고, 신원도 명확하지 않아 치료를 거부당하는데, 마고의 집으로 갔던 경찰은 루와 아기가 병원에 있다는 정보를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마고와 캐롤린은 영화 거의 마지막에 만난다. 마고의 주방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캐롤린은 자기가 얼마나 형편 없는 여자인지,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 엄마인지 처음 본 마고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아기를 낳고도 남편이 자기에게 관심을 두지 않자, 아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아기가 미웠다고 말한다.
마고는 캐롤린의 처지를 충분히 공감하면서, 자기도 아들 니코가 아기였을 때를 떠올리며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마고가 임신한 것은 대학원 때, 박사 논문을 쓰던 당시였고, 마고는 모성애를 느낄 여유도 없이 출산하고, 논문에 매달려야 했다. 그 와중에 아이와 충분한 교감을 나누지 못했고, 아이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웠다.
병원에 있던 아기와 루와 니코는 달려온 경찰에 체포되고, 아기는 캐롤린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제 캐롤린은 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자기가 아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는다. 그렇게 루는 경찰에 체포당하고, 마고는 걱정말라고 다독인다. 루는 경찰차에 실려가면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뿌듯한 기쁨을 느끼며 혼자 슬며시 웃는다. 루는 자기가 세상에 혼자 버려진 외로운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마고 역시, 혼자 공원을 산책하다 문득 중력이 사라지며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본능적으로 나뭇가지를 붙잡는다.
마고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다시 지상(과거의 현실)으로 내려올 것인가, 아니면 나뭇가지를 놓고 중력이 없는-새로운 세상-삶을 살아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느낀다.
영화는 여성의 시각, 여성의 입장에서 모성애, 부부 관계,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들여다 본다. 여성은 무조건 모성애를 가져야 하고,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거나, 모성애가 없으면 비난받아야 하는가. 캐롤린의 경우, 남자(남편)에게 종속된 수동적 삶을 살아간다. 남편에게 관심을 끌어야 하고, 성적 매력을 잃지 않도록 외모를 꾸며야 하고,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한 몸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자기가 낳았지만, 아기는 보모가 키우고, 자기는 그 시간에 몸매 관리, 피부 관리를 해야 하고, 남편에게 잘 보이는 것이 지상 목표가 되어 살아왔다. 그럼에도 남편은 자기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아기의 육아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으며, 아이를 돌보지 않는다고 아내 캐롤린을 비난한다.
대부분의 남성(남편)이 비슷하다. 육아는 아내(여성)가 전적으로 하는 것이며, 남편이 조금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꽤 가정적인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캐롤린은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지만, 자기가 산후우울증을 겪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출산과 육아에 무지하다. 산후우울증이 심하면 산모는 아기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캐롤린이 삶의 의미, 자기 존재의 가치를 남편의 사랑에 두었다면, 마고는 자기의 학문적 성취에 두었다. 둘은 형식적으로는 다르지만, 본질에서는 같다. 즉,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와 정서적 결합을 해야 할 시기에 아이보다 자기의 욕망에 더 충실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건 자신의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있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정서적 방임이자 아동학대다.
여기에 남성(남편)이 육아에 적극 개입하지 않는 것도 정서적 방임과 아동학대의 책임을 물어야 하며, 마고의 남편은 게이로 커밍아웃하면서 자기의 성정체성, 자기의 삶을 당당하게 드러내지만, 정작 아내 마고와 아들 니코의 삶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성소수자는 항상 사회적으로 약자이므로 보호받아야 하는가의 딜레마가 있다. 니코의 아빠는 마고와 니코에게는 약자가 아닌, 강자로 군림하는 존재다. 그는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고, 남성이며, 사회적 기득권에 속하는 백인이다. 그가 단지 게이라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인 마고와 소년인 니코보다 더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루, 마고, 캐롤린은 여성이라는 존재만으로 이미 사회적 약자다. 감독은 세 명의 여성을 각각 사회적 범주의 대표적 캐릭터로 설정한다. 루는 부모의 학대와 방임 속에서 버림받은 여성으로, 마고는 지식인이고 지성인이지만 남성권력 - 가부장제, 남성우월주의 사회 -의 사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 캐롤린은 미인이어서 남성에게 인기가 많지만, 돈 많은 남성과 결혼해 남성(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종속된 삶을 살아가는 여성을 대표한다.
이들은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억압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 시도는 성공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여성이 현재의 사회 구조인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늘 소수자, 약자로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생기고, 그런 여성들이 연대해 사회의 조직으로 발전하고, 힘을 갖게 된다면, 여성의 삶은 물론, 모든 인간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세 명의 여성이 지향하는 삶을 중심으로 보여주었다면, 여성과 가족이라는 두번째 주제도 눈여겨 볼 내용이다. 영화에서 '정상적인 가족'은 없다. 여기서 '정상'이라는 말은, 기존의 사회질서,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말하고, 교육하는 '가족'의 의미를 뜻한다. 즉, 이성애를 가진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족 단위를 말한다.
루는 어려서 가족이 해체되었고, 엄마가 자기를 버렸으며,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경험이 없다. 그래서 니코가 '정상적인 삶'을 살자고, 결혼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했을 때, 진심으로 짜증을 낸다. 루에게 가족은 트라우마다. 자기가 아이 때 버림받은 것처럼, 자기가 가정을 꾸리고, 가족이 생기면, 또 그런 일이 발생할 것 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다.
마고에게 가족은 불행하다. 남편은 커밍아웃하고 떠나가고, 아들 역시 갑자기 집을 나갔다. 그는 이혼하자는 남편의 요구에 몇년째 합의하지 않고 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불안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캐롤린은 다른 사람이 보면 행복한 가족이었지만, 그는 자존심도, 자기애도 없어서 한 가족을 이끄는 '엄마'의 역할을 알아서 포기한다. 즉, 결혼해서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었지만, 그의 정신적 단계는 아직 어리고 미숙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마고는 루가 아이를 데리고 오자, 그렇게 함께 살면서 한 가족을 이루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루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마고는 루와 아이를 사랑한다. 루는 돌발적으로 캐롤린의 아이를 호텔에서 데리고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가 아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기를 키우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 일인지 깨닫는다. 루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임신, 출산도 하지 않았지만, 아기를 키우는 마음은 진짜 엄마만큼이나 애틋하다.
캐롤린은 아이를 잃어버리고 나서부터 진짜 엄마가 된다. 그는 남편에게 버림받을 걸 알고 있지만, 그런 결말과 관계 없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모성이 살아나고, 자신을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으로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남편에게 이혼당하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오히려 독립적이고 자존감 있는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세 명의 여성은 아기를 중심으로 만나게 되었고, 어쩌면 이들은 세 명의 엄마와 한 아기가 가족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족의 형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마고의 남편이 다른 게이를 만나 가족을 이루고, 가정을 꾸린 것처럼, 인간 집단의 최소 단위인 가족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를 띄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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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9월 1주 신작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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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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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교섭> 30초 예고편
사상 최악의 피랍 사건! 목표는 전원 생존!? ⭐30초⭐ 안에 200% 몰입하는 황정민 X 현빈 X 강기영 의 숨막히는 교섭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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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귀멸의 칼날 : 주합회의,나비저택 편> 메인 예고편
‘탄지로’와 ‘네즈코’는 귀살대 중에서도 최고의 계급인 지주들 앞으로 끌려간다.
탄지로의 죄명은 ‘대율 위반’- 특히, 혈귀인 네즈코를 죽이지 않고
동행한 혐의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귀살대의 당주 ‘우부야시키 카가야’에 의해 위기를 넘긴 ‘탄지로’는
‘젠이츠’, ‘이노스케’와 함께 지난 ‘나타구모 산’에서의 전투 이후 입게 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비저택에 머물며 기능회복 훈련에 돌입한다.
한편, ‘나타구모 산’의 일로 분노한 ‘키부츠지 무잔’은 하현들을 소집하는데…
우리의 사명은 하나! 혈귀 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