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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2024-12-24 10:52:07

런던을 사랑하는 곰, 런던이 사랑하는 곰

영화 <패딩턴 2> 리뷰

코끝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마음이 들썩거려 여행지를 찾는다,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못했는데,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 아침 갑자지 뼛속으로 한기가 스미는 시기가 시작되면,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은 추위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

 

유독 손발이 찬 편이라, 겨울이면 아침마다 양말을 두 개 신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이어서 겨울 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이가 달달 떨리는 기분이랄까? SNS에 올라오는 삿포로의 눈밭을 보며, 약간의 부러움이 생기기도 하지만, 집 밖으로 나를 꺼내어 내기엔 겨울 추위란 존재는 너무도 강력한 장벽이다. 올해도 나는 비행기티켓을 검색하는 대신, 이불 속에 들어가 OTT에서 콘텐츠 여행을 시작한다.

 

해리포터 시리즈 정주행을 시작으로, 눈 내린 호그와트와 론의 크리스마스 스웨터로 영국의 겨울 무드를 느끼고 나면, 파란 코트를 입은 패딩턴 2로 본격적인런던 여행을 떠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패딩턴과 브라운가족, 그리고런던이기 때문이다. 마치 윈저 가든 그 어딘가에 내가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영화.

 

 

 

 

 

<패딩턴1 >이 아기 곰이 페루를 떠나,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고, 패딩턴이라는 이름을 얻고, 런던에서 진짜 가족을 찾는 이야기 속에서 이제 막 런던에 도착한 아기 곰의 시선으로 런던을 보여준다면, <패딩턴2>는 런던의 명소를 담은 팝업북을 주요 소재로 두고, 런던명소를 옮겨 다니며 주요 스토리가 전개되며런던이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Dear Aunt Lucy, Life in London has been better than ever. I really feel at home..

루시 숙모에게. 런던에서의 삶은 그 어떤 때보다 좋아요. 저는 집처럼 편안하답니다.

 

페루를 떠나 런던 윈저 가든에서 브라운 가족과 지낸 지 3 , 패딩턴은 곧 다가올 루시 숙모의 100번째 생일 선물을 고민하다 그루버씨의 골동품 가게에서 런던 명소 12곳이 담겨 있는 팝업북을 발견하고, 런던을 꿈꿔왔던 루시 숙모에게 선물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코즐로바 부인이 만든 세상에 단 한 권뿐인 그 책의 가격은 꼬마 곰의 용돈으로 사기엔 꽤 비쌌고, 패딩턴은 책을 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발소 보조, 아쿠아리움 청소, 창문 닦기 등 열심히 아르바이트를한다. 어느덧 이제 하루만 더 일하면 팝업북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으게 된 패딩턴은 퇴근길에 그루버씨의 골동품 가게 창문안으로 팝업북을 보는데, 그 때 마침 골동품 가게에 침입한 도둑이 팝업북을 훔쳐가게 되고, 그를 뒤 쫓던 패딩턴을 범인으로 오해한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만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 패딩턴을 대신해, 브라운 가족은 진범을 찾는 데에 매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 변장을 한 채로 팝업북에 나오는 명소를 돌아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런던이 배경 장소가 아니라, 스토리의 중심이며, 다른 주인공 중의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범인이 보물 상자를 열기 위해 팝업북의 비밀을 파헤치 위해 찾아가는 세인트폴 성당뿐 아니라, 브라운씨가 일하는 더 샤드, 패딩턴이 전화를 하는 빨간 전화박스와 그리고 범인이 탄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찾은 패딩턴역까지. 영화는 런던스러운 로케이션으로 가득 차 있다.

 

 

 

패딩턴에게 런던은 무슨 의미일까.

 

런던의 탐험가가 루시 숙모와 페스투조 삼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나며, 루시 숙모에게는 오랫동안 바랬던 꿈이었고패딩턴에게는 좋은 사람과 가족을 만나게 된 스윗홈이 되었다. 어쩌면 그들에게 런던은 아마도 가족과도 같은 따뜻함일지도 모르겠다. 패딩턴은 루시 숙모에게 그런 런던 선물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가깝고 다정한 내 친구를 소개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런던을 선물하고 싶었던꼬마 곰의 순수하고 다정한 마음은 서로를 더 가까이 만들었다그리고 눈이 오는 어느 날선물처럼 찾아온 루시 숙모와 다정한 이웃과 함께 따뜻한’ 런던에서 백번째 생일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Aunt Lucy said, if we're kind and polite the world will be right.

루시 고모가 말했어요. 우리가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면 세상도 올바르게 돌아갈 라고요.

 

친절하고 예의 바른 다정한 런던을 만나고 싶을 때마다, 나는 패딩턴을 꺼내본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설레고 따뜻하다.

 

 

작성자 .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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