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12-25 22:06:13
낯선 오늘을 미망하는 시선
영화 <미망> 리뷰
미망 (Mimang, 2024)
낯선 오늘을 미망하는 시선
개봉일 : 2024.11.20.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멜로, 로맨스, 드라마
러닝타임 : 92분
감독 : 김태양
출연 :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종로 길거리. 한 남자가 통화를 하며 길을 찾고 있다. 그는 자신이 서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가다 보면 알겠지”라고 말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그의 말대로 그가 아는 길이 나타난다.
영화 <미망>은 이 남자와 같은 태도로 정처 없이 걷고 걷고, 또 걷는다. 변화하는 길과 시간 위를. 걸을수록 낯선 길은 익숙한 길로 변하고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은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다. 참으로 멜랑꼴리한 경험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특히 도시, 서울은 정말 쉴 틈 없이 변화를 반복한다. 정신 차려보면 무언가 사라져 있고 익숙해졌다 싶으면 낯선 무언가가 생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수많은 것들이 과거로 빨려 들어가지만 나는 과거로 갈 수 없기에 그것들을 잊은 채 낯선 오늘을 살아간다.
가끔은 이 낯선 오늘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오늘 하루 난 뭘 했지? 오늘 하루가, 오늘 있었던 만남이 나한테 무슨 의미가 있지?. 그저 시곗바늘을 따라 똑같은 자리를 달린 기분. 이런 찜찜함을 안고 잠들었던 밤이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미망>은 나의 이러한 의구심과 찜찜함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똑같은 자리를 달린 게 아니라는걸, 지금의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나를 잡아줄 변치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미래의 나도 길을 잃지 않을 거라는 걸 다시 한번 인식하게 만든다.
과거 연인이었던 남자와 여자는 길 위에서 재회한다. 어딘가 낯설어진 길과 과거 연인의 모습. 이 길이 맞나, 지금 내가 말 걸려는 사람이 그 사람이 맞나. 두 사람은 반신반의 상태로 그 길을 걷지만 여전한 남자의 걸음걸이, 어제 일처럼 생생한 추억 같은 그대로 남아있는 익숙한 것들을 찾아낸다.
두 사람이 다시 각자의 길을 가면서 잠깐의 만남은 다시 과거가 되고 그 위로 현재의 새로운 만남이 덧씌워지지만 남자는 한 가지를 깨닫는다. 오늘 나는 12시부터 12시. 같은 자리로 돌아온 시계가 아닌 어제와 다른 나로서 하루를 살아냈다는 것을.
남자와 여자는 과거를 미망(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다) 하며 낯선 길 위를 미망(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 한다. 그러다 작은 익숙함과 재회하고 자신의 발자취를 미망(멀리 넓게 바라봄) 한다. 마지막 미망은 잠깐의 위로를 주고 그들은 다시 각자의 낯선 길로 발을 돌린다. 미망과 미망과 미망. 낯섦과 익숙함, 인연의 과거와 현재. 이 단어들의 조합은 우리의 인생을 표현하기에 한치 부족함이 없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길이 바뀌고 사랑이 지나가고 서울 극장이 사라지고 친구가 죽는다. 남자와 여자의 마음은 아직 과거에, 서울 극장에, 또 떠난 친구에게 머물고 있는데 변화는 너무 빠르게 일어난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길을 헤맨다. 그리고 다시 만난다.
동상 하나에도 얽힌 이야기가 수십 개인데 인연에 얽힌 이야기는 얼마나 많을까. 남자와 여자. 그리고 친구는 추억을 떠올리며 지나간 과거와 새로운 현재를 다시 체감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 과정이 그렇게 서글프기만 한 건 아니란 거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간에 담긴 추억과 감정들은 오래도록 남는다. 모든 게 변한 길거리의 구석, 좁은 골목 한 편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소우처럼 일부는 유실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오래된 영화 <미망인>의 필름처럼. 도시가 변하고 극장이 사라지고 남자가 화가가 되고 친구가 택시 운전사가 되고 또 여자가 엄마가 되어도 지난 추억과 감정은 마음속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있다.
여자의 새 연인은 매번 길을 헤맨다는 여자에게 ‘자세히 보면 변치 않는 것들이 있으니 그것을 보고 길을 찾으면 된다’고 말한다. 언제나 길 한편을 지키며 보행자들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무언가처럼 변치 않은 추억과 인연은 우리의 인생의 길을 잃고 헤맬 때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오늘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어 내 마음속 변치 않는 무언가로 남을지 모르니 실망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며 그렇게 살아가야겠다.
낯선 길 위에서 여자와 재회했던 남자는 새 연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12시에서 12시. 똑 같은 거 같아도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네요.”.
낯설고 허탈한 오늘의 끝에서 <미망>을 만난 나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12시에서 12시를 지나온 건 어제와 같지만 오늘의 나는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고.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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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애거사 짓이야 | 작품성도 세계관도 챙긴 스핀오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완다에게 모든 마력을 빼앗긴 후, 기억마저 삭제되어 웨스트뷰에 남겨진 '애거사 하크니스'(캐서린 한). 스스로를 형사라고 착각하며 참견쟁이 이웃으로 살아가던 애거사 앞에 난데없이 소년 마법사 '틴'(조 로크)이 나타난다. 애거사를 감싸고 있던 봉인을 해제한 틴은 애거사에게 '마녀의 길'로 데려가 달라 애원하고, 원치 않던 애거사도 잃어버린 마력을 되찾기 위해 함께 '마녀의 길'을 걸을 다른 마녀들을 찾아 나선다.
애거사의 악명에도 불구하고 '릴리아'(패티 루폰)와 '제니퍼'(사쉬어 자마타), '앨리스'(알리 안)와 '샤론'(데브라 조 럽)까지 마녀들을 모으는 데 성공한 애거사와 틴. 하지만 '마녀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목숨을 건 장애물을 마주치며 위기에 빠진다. 심지어 애거사와 악연인 죽음의 여신 '데스'(오브리 플라자)가 나타나고, 미지의 마법사였던 '틴'이 완다의 아들 '빌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애거사의 집회는 자중지란에 휩싸인다.
마침내 주인공이 돋보이는 멀티버스 사가
개국공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멀티버스 사가의 최종 빌런인 '닥터 둠'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메가폰을 잡았던 루소 형제를 <어벤져스: 둠즈데이>와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의 감독으로 복귀시킨 MCU. 팬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지만,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그간 멀티버스 사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방증이었기 때문. MCU에서 은퇴했던 영웅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멀티버스 사가의 영화 11편과 드라마 10개는 공통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새 캐릭터를 소개하느라 바쁜 나머지 본래 주인공이 잘 안 보인다는 것. <닥터 스트레인지: 광기의 멀티버스>만 보더라도 새로운 캐릭터인 아메리카 차베즈가 주동인물이었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녀의 성장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에 그쳤다. 그 결과 멀티버스 사가에서는 인피니티 사가 속 아이언맨과 같이 관객들의 이입을 도와줄 길잡이를 찾을 수 없었다.
<완다비전>의 스핀오프 <전부 애거사 짓이야>도 겉보기에는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는 완다에게 마력을 봉인당한 마녀 애거사의 후일담을 보여준다. 완다의 쌍둥이 아들 중 하나인 '빌리', 죽음의 여신인 '데스' 같은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하지만 <전부 애거사 짓이야>는 다행히도 멀티버스 사가의 문제를 피해 가는 데 성공했다. 본편의 메시지를 영리하게 확장하면서 스핀오프 역할에 충실한 결과 주인공이 가려지지 않았으니까.
보이는 것과 봐야 하는 것
<전부 애거사 짓이야>에서는 시나리오가 가장 눈에 띈다. 본편인 <완다비전>의 작법을 똑 닮았기 때문. 특히 반전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완다비전>보다 진일보한 듯 보인다. <완다비전>은 겉과 속이 다른 드라마였다. 겉으로는 완다와 비전의 일상을 다룬 시트콤이었다. 그들이 이웃들과 시간을 보내고, 두 쌍둥이 형제를 낳으며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미국 시트콤 형식을 빌려 보여줬다.
하지만 <완다비전>의 진짜 이야기는 달랐다. 마녀와 로봇 부부의 시트콤은 완다가 마법 장벽 '헥스' 안에서 꾸며낸 환상에 불과했다. 마지막 가족이었던 비전을 잃은 슬픔과 절망을 외면하려는 그녀의 피난처였다. <완다비전>은 이 겉과 속의 괴리를 완다의 환상 속에 침투한 마녀 애거사의 음모를 비롯한 여러 복선을 통해 암시했다. 그렇기에 이 모든 복선을 회수하며 진상을 보여주는 반전의 충격도 그 어떤 MCU 작품보다 강렬했다.
<전부 애거사 짓이야>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이는 이야기와 실제로 진행시키는 이야기가 다르다. 전자는 애거사가 주인공이다. 완다에 의해 모든 마력을 봉인당했던 그녀는 기억을 되찾은 후 자신만 아는 '마녀의 길'을 통과해 힘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완다의 아들 중 하나인 빌리가 사실 생존했고, 그가 애거사의 봉인을 풀어 이용했다는 것. 쌍둥이 형 토미를 찾기 위해서.
그러나 '마녀의 길'의 끝에서 토미를 되살리는 데 성공한 빌리는 놀라운 진실을 깨닫는다. '마녀의 길'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장소였고, 단지 본인이 마법으로 만든 가상의 공간이었다는 것을. 이처럼 빌리의 시점에서 모든 복선이 맞아떨어지는 전개는 <완다비전>의 반전을 연상시키에 충분하다. 아니, 그 이상처럼도 보인다. <완다비전>에 비해 <전부 애거사 짓이야>는 명확한 복선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사랑과 마법
본편 <완다비전>처럼 가족애와 마법의 비틀린 관계를 강조하기에 반전은 더욱 인상적이다. 그 중심에는 애거사와 아들 니콜라스가 있다. 애거사는 니콜라스를 출산한 직후에 그들 앞에 나타난 데스를 만나고, 데스에게 사정해서 간신히 아들과의 시간을 추가로 얻어낸다. 이후 애거사와 니콜라스는 마녀들을 유인해 그들의 힘을 빼앗는 삶을 살았고, 니콜라스는 그들의 일상에 멜로디를 붙여서 '마녀의 길'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녀의 길' 노래를 완성한 그날 새벽에 데스가 니콜라스를 데려가자, 애거사는 이별의 아픔이 담긴 아들의 마지막 선물을 악용하기 결심한다. 마녀의 길 끝에서 힘을 얻으려면 마녀의 집회를 모아야 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린 뒤, 집회에 모인 마녀들의 마력을 강탈하면서 더 강한 마녀로 거듭난 것. 멀티버스를 엉망으로 만든 완다만큼이나 삐뚤어진 방식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 대처한 셈이다.
사랑이 남긴 아픔을 잘못된 마법으로써 극복하는 이야기는 빌리의 서사에서도 반복된다. 완다가 헥스를 닫을 때 유대인 고등학생인 윌리엄의 몸에 깃들어서 홀로 생존한 빌리. 가족을 포기한 엄마에 대한 원망과 형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그는 자기도 모르게 현실 조작 능력을 활용해 토미를 되살려 낸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다른 마녀들을 희생한 만큼, 빌리의 여정도 사랑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면서 아픔을 극복한다. 죽을 위기에 처한 빌리와 아들을 겹쳐 본 애거사는 자신을 희생해 그를 구한다. 완다를 원망하던 빌리는 아들을 만나기가 두려워 죽어서도 유령이 된 애거사를 보면서 모성애의 힘을 배운다. 그렇게 아들을 잃은 마녀와 부모를 잃은 마법사는 둘만의 집회를 만들고 토미를 찾아 나선다. 이는 <완다비전>에서 끝내 혼자가 된 완다와 절묘한 대비를 이루기에 더욱 의미심장하다.
다양성이라는 잔을 반만 채우다
이처럼 <전부 애거사 짓이야>는 본편을 성공적으로 계승한, 착실한 스핀오프라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완성도가 만점에 가깝지만, 만점이라고 할 수 없다. 인종, 문화, 성적 지향성 등과 같은 다양성 관련 코드를 다소 편의적으로, 또 도구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MCU에서는 백인 남성이 아닌 히어로나 조력자들의 수가 늘어났다. 여성 히어로의 수도 늘었고, 중국이나 파키스탄 등 여러 문화적 배경을 활용하고 있으며, 동성애자나 장애인 히어로도 하나둘씩 조명받고 있다. <전부 애거사 짓이야>도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애거사의 집회' 구성원만 보더라도 백인, 흑인, 동양인 마녀가 모두 포함됐다. 애거사와 데스, 빌리와 그의 애인처럼 동성애자 커플도 전면에 등장한다.
문제는 <전부 애거사 짓이야>가 다양성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번 드라마는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신호는 보내고 있지만, 그 신호를 작품 속에 온전히 녹여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상적인 지점이 없지는 않다. 일례로 애거사와 데스를 레즈비언 커플로 설정한 선택은 효과적이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극적 긴장감을 고조하고, 애거사와 아들의 서사를 비극적으로 만드는 역할과 기능이 분명했다.
그에 반해 빌리와 그의 애인을 등장시킨 의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빌리의 동성애 성향이 강조되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 빌리가 애거사를 이용해 토미를 되살리고자 하는 전개에 빌리의 애인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도 빌리의 이야기와 애거사의 서사는 완성도의 깊이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전부 애거사 짓이야> 속의 다양성이 절반 가량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세계관도 챙기는 일석이조
그렇지만 <전부 애거사 짓이야>는 여전히 멀티버스 사가에서 오랜만에 접한 성공작이다. 본편에서 등장했던 주인공의 과거사와 후일담, 새로운 캐릭터의 성장 서사를 한 묶음으로 유려하게 풀어냈으니 그 자격은 충분하다. 이에 더해 MCU의 미래를 기대케 하는 여러 암시도 효과적으로 보여줬기에 이번 성공은 더 뜻깊다.
우선 빌리의 본격적인 데뷔는 캐시 랭, 케이트 비숍, 미즈 마블 등이 모일 <영 어벤져스>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데스'의 등장도 인상적이다. 초월적 존재로 묘사된 그녀는 <어벤져스> 쿠키 영상에서는 대사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토르: 러브 앤 썬더> 등에서는 배경으로 등장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전면에 나서면서 <이터널스>처럼 더 초월적인 존재가 엮이는 큰 스케일의 이야기의 발판도 마련된 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MCU 작품이나 세계관 외적으로도 기대할 만한 변화도 흥미롭다. 사실 MCU는 <전부 애거사 짓이야>를 시작으로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모든 실사 드라마에 '마블 텔레비전'이라는 별도 레이블을 사용할 예정이다. 과연 이러한 변화가 수년간 만족감이 낮아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새로운 재미가 생긴 셈이다. 확실한 것은 <전부 애거사 짓이야>가 그 초석을 단단히 다졌다는 사실이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닥터 스트레인지의 멀티버스보다 흥미롭고 애절한 마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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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머 필름을 타고! (2020)
썸머 필름을 타고!
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카와이 유미 등
장르: 로맨스, 청춘, SF
상영시간: 97분
개봉일: 2022.07.20 (국내 개봉일 기준)
걸작으로 남을 우리들의 여름
주인공 ‘맨발(이토 마리카)’은 청춘 로맨스에 열광하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무협 시대극에 마음이 끓어오르는 여고생.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쓴 <무사의 청춘>이 탈락하고 ‘카린’의 러브 스토리가 제작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아쉬움을 달랜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극장에서 자신이 상상한 주인공의 모습에 딱 맞는 소년 ‘린타로(카네코 다이치)’를 발견하게 되고, 그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 절친 ‘킥보드(카와이 유미)’와 ‘블루 하와이(이노리 키라라)’, 그리고 영화 제작에 필요한 재능을 갖춘 다른 친구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한다. 하지만 의문의 정체를 가진 ‘린타로’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맨발의 영화 제작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귀여운 청춘물에 SF 한 스푼
십 대의 청춘과 여름이라는 싱그러운 계절, 그리고 언제나 좌충우돌한 사건이 펼쳐지곤 하는 고등학교 동아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2000년대 일본 하이틴 로맨스 영화의 클리셰로도 볼 수 있는 뻔한 구성이기는 하지만 <썸머 필름을 타고!>는 범상치 않은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함께 몇 가지 장르를 함께 섞는다. 시대극 마니아인 주인공은 2020년대인 현재 완벽히 비주류로 자리잡은 사무라이 영화를 기획하고,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된 소년은 영화가 사라지고 없는 먼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났다. 청춘 로맨스 소재에 시대극과 판타지적 요소가 섞이니 스토리가 정신 없어 지기는 했지만 난장판이기에 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십 대 소년소녀의 이야기를 뻔하지 않고 다채롭게 그릴 수 있었다. 어디로 튈 지 가장 알 수 없으면서도 말도 안 되는 것도 과감하게 해낼 수 있는 시절이 아닌가. 물론 SF 요소를 대사를 통해서만 대강 해치우려는 연출이 미흡하기는 했지만 작품이 가진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에 취해 그마저도 눈감을 수 있게 된다.
사랑은 영화를 타고
극중 맨발이 쓴 <무사의 청춘>은 우정과 갈등 사이를 오가는 두 사내의 이야기를 다룬 시대극이지만, 그 작품 속 주인공은 감독인 ‘맨발’의 삶과 맞닿아 있다. 맨발은 마지막까지 영화의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 정하지 못하고 끝없는 고민에 시달린다. 미래에 영화가 사라지게 된다는 ‘린타로’의 말이 그의 열정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 못지 않게 열정을 갖고 촬영에 임하는 린타로의 진심을 듣고 맨발은 라스트 신에서 두 명의 무사가 서로 싸우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다른 세계에서 온 린타로에 대한 사랑이 싹트고 그와 함께 계속 나아가고 싶은 맨발의 속마음과도 같다. 하지만 축제 상영회 당일, 영화의 엔딩 장면이 나오기 직전에 맨발은 상영을 중단해 버린다. 이제 와서 결말을 다시 찍고 싶다는 맨발의 의견에 따라 두 명의 무사가 최종 결판을 벌이는 장면을 다 같이 부랴부랴 준비한다. 그리고 감독이 아닌 또다른 주인공으로서 린타로 앞에 칼을 들고 맞서는 맨발. 이는 미래에서 온 린타로 때문에 벌어질 타임 패러독스를 막으려면 <무사의 청춘>의 파일을 삭제해야 하고, 린타로를 좋아하지만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맨발의 심리 변화에서 비롯된 행동일 것이다. 아픈 결투 끝에 성장하는 무사의 청춘처럼 맨발은 린타로에게 느낀 감정, 그리고 환상일 수만은 없는 현실에 정면으로 맞선다. 청명한 여름의 계절,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에 대한 열정을 모두 경험하고 성장한 ‘맨발’이 곧 한 명의 사무라이였던 셈이다.
필름을 타고 맺어진 ‘린타로’와 ‘맨발’의 사랑은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었지만 영화가 맺어준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맨발의 첫 작품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게 큰 도움을 준 린타로는 훗날 맨발이 거장 감독으로 성장하게 될 최초의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맨발은 영화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린타로에게 영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심어주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같은 시간대에 있지 않지만, 각자의 시공간에서 뜨겁게 교감했던 영화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데 그 감정을 한없이 쏟아냈을 것이다.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두 남녀가 만나 잠깐의 신기루 같았던 사랑을 경험하고, 그 사랑을 자신의 꿈과 목표로 이어 나간다는 것이야 말로 건강한 청춘 로맨스가 아닐지.
영화 속 맨발에 빗대어 본 과거의 나
영화를 진심으로 애정하고, 동아리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맨발의 모습은 고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과도 제법 닮았다. 나는 그 당시 방송부와 영상제작 동아리 소속이었고, 영화를 촬영해본 적은 없지만 공모전에 제출하기 위한 영상들을 여러 편 찍었다. 맨발의 우당탕탕 영화 제작기를 보며 한 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은 아무도 그에게 화를 내거나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맨발의 팀원들은 대부분 영화와 거리가 먼 친구들이었지만 길어지는 촬영 시간에도, 같은 장면을 수십 번 촬영하는 감독의 태도에도, 제작비를 벌기 위해 시키는 이삿짐 센터 아르바이트에도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리고 맨발 또한 자신을 도와주러 온 친구들에게 단 한 번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나도 과거에 동아리에서 영상을 찍을 때 거의 대부분 주변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언제나 촬영 시간은 길어지고, 스케줄은 빡빡하기 마련이라 늘 친구들에게 미안해 했고, 같은 장면을 수차례 찍어야 할 때는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그 친구들 역시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바쁜 시간을 쪼개 참여한 거라 은근히 눈치를 주었다.
맨발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얼핏 보면 맨발이 학교 안에서 아무나 스태프로 기용한 것 같지만, 사실 친구들의 재능을 미리 캐치하고 각자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역할만을 배분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영화에 미쳐 있는 것처럼 친구들 모두 야구, 조명, 천문학, 검도 등 다들 한 번쯤은 무언가에 제대로 빠져본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친구들은 자신과 비슷한 맨발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본인들의 능력을 인정해 준 맨발에게 불평하지 않는다. 오히려 맨발 못지 않게 영화 촬영을 즐기고, 맨발 또한 친구들이 이번 여름의 청춘을 자신에게 완전히 빌려 주었음을 알고 있다. 맨발의 꿈과 열정을 존중하는 여러 친구들과 그들에게 잊을 수 없는 18세의 여름을 선물한 맨발의 우정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물론 역할에 딱 맞는 친구들이 나타나준다는 것은 천운이기에 어느 정도 영화적 설정이 가미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나는 친구들을 섭외할 때 맨발처럼 세심한 접근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맛있는 걸 사준다든가 물질적인 대가를 제공하려 했을 뿐 내 진심을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그들이 참여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곁에 좋은 친구들을 둔 맨발이 부럽게 느껴지면서도 과거에 부족했던 내 자신의 모습을 왠지 모르게 되새겨 보게 된다.
영화의 종말, 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씁쓸함
요상하게 생긴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감독(맨발)의 데뷔작을 보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는 설정은 판타지 그 자체다. 하지만 미래소년 린타로가 살고 있는 시공간에 더 이상 영화가 실존하지 않다는 것만큼은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다. 2022년인 지금도 영상 콘텐츠의 트렌드는 점점 더 짧은 길이의 영상들로 변화해가고 있다. 사람들은 3분짜리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것보다 30초 남짓 되는 틱톡, 릴스 영상들을 즐겨 보고, 예능이나 드라마도 한 회를 통으로 감상하기 보다는 15~20분 정도의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짧게 감상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지루함이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유튜브 요약 영상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내가 구식인 걸 수도 있지만, 고작 10여 분짜리 편집 영상을 봐 놓고는 어떻게 자신이 그 작품을 봤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이게 현실이고, 앞으로는 영상 트렌드가 더욱 짧아질 것이라는 의견에도 매우 동의한다. 몇 십 년 후 미래에서 온 린타로의 세계에서는 영화가 단 10초 길이에 불과하다는 설정은 다소 극단적일 수는 있어도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래에 영화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영화에 대한 꿈을 놓지 않는 맨발 같은 사람도 있고, 영화가 사라진 세계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작품들을 보며 향수에 젖어 사는 린타로 같은 사람도 분명 계속해서 남아있을 것이다. 대사는 '사랑해' 뿐인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더 잘 먹히는 2020년대에 시대를 역행하듯 흑백 사무라이 영화를 찍는 이들의 모습은 영화란 본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렇게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자들이 우리 곁에 계속해서 남아준다면, 영화의 종말이라는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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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신, 희생, 그러나 우정
<아워 프렌드>는 사랑, 우정, 이별, 죽음이라는 주제를 일상적 배경에서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말이죠, 사실 아주 뻔한 이야기를 예상했어요. 당연히 눈물이 약간 나겠고, 심금을 울리려고 꽤 노력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 예상과는 조금 다르더군요. 어디에선가 있을 법하면서도 어디에서도 없을 것 같은 이야기였고, 사랑, 우정, 이별, 죽음이라는 흔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감정을 함부로 쓰지 않는 세심한 영화였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아워 프렌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아워 프렌드>는 2023년 11월 22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아워 프렌드
Our Friend
<아워 프렌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 암 환자 '니콜'과 그의 남편 '매튜', 그리고 그들의 곁에 함께하는 친구 '데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작품은 에스콰이어 매거진에 실린 'The Friend'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반으로 하는 실화 영화입니다. 극 중에서처럼 남편 '매튜'가 직접 에세이를 썼죠.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이른바 ‘신파’라고 부르는 감성 팔이 영화의 대표적인 소재거리입니다. 그런 영화에서는 다 죽어가던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없던 힘을 짜내어 십여 분이 넘도록 마지막 인사를 나누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앞두고 감정의 요동을 겪는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구태여 클로즈업으로 강조하거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사람의 모습 뒤에 더 슬픈 음악을 깔곤 하죠. 그러나 <아워 프렌드>는 조금 다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과 주변인들의 모습에서 억지로 슬픔을 짜내기보다는 죽음의 그늘에서 그들이 겪는 우여곡절을 찬찬히 짚어가는 데 집중합니다.
이를 위해 영화는 '니콜'이 암 선고를 받는 시점을 중심으로 시간 순서를 이리저리 뒤섞는 플롯을 사용합니다. 퍼즐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퍼즐 조각을 맨 처음부터 하나씩 순서대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령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재미가 없을 테지요. <아워 프렌드>의 플롯도 이와 비슷합니다. 시간 순서에 따라 이야기 조각을 차례대로 배열하지 않고, 이곳저곳의 퍼즐을 조금씩 채워가는 방식을 취하죠. 그렇게 세 사람이 어떻게 우정을 쌓았고, '데인'이 왜 ‘니콜'과 '매튜' 가족 곁에 머물렀는지를 알게 합니다. 관객은 영화가 제시하는 시간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모으다가, 이윽고 ‘세 사람의 우정’이라는 그림을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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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인트로를 포함한 몇몇 장면에서 인물들을 근거리에서 포착했다가 조금씩 원거리로 이동해 관조하는 촬영 방식을 택합니다. 가까이에서 촬영할 때와 멀리서 촬영할 때 관객이 화면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는 면에서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저는 그의 명언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절대 진실을 알 수 없다'는 말로 해석하곤 합니다.
멀리서 보면 '니콜'과 '매튜' 가족, 그리고 '데인'의 관계는 단순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암에 걸린 친구에게 과하리 만치 헌신하는 연민 많은 친구. 친구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호구 같은 친구. 하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데인'은 자신을 깎아내리고 낮추는 게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니콜'은 그런 '데인'의 진짜 가치를 알아봐 준 유일한 친구였죠. '데인'은 바보 같이 우직하고, 우스꽝스러운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며, 실없을 정도로 다정하고, 언제나 마음을 쓰는 사람입니다. 직장을 옮기는 것은 한참을 망설이지만, 친구를 위해서라면 사는 곳을 떠나는 결정쯤이야 가뿐하게 내리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남들에게 '데인'은 그저 별난 놈이었을지 몰라도, '니콜'은 그런 그를 프루트 루프(Fruit Loop, 어리석고 이상한 사람을 부르는 말)라는 사랑스러운 애칭으로 불렀습니다. '니콜' 덕분에 만나게 된 '매튜' 역시 '데인'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매튜'는 '데인'이 삶의 끝자락에 서 있을 때 그를 외로움의 늪에서 꺼내준 동아줄이었거든요.
그럼,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니콜'과 '매튜' 가족을 위해 사는 곳, 직장, 애인을 떠나 1년이 넘는 뒷바라지를 자처한 '데인'의 행동은 과연 지나친 헌신과 희생일까, 진정한 우정일까?
위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서로의 이야기를 쭉 지켜봐 온 ‘니콜', '매튜', 그리고 '데인'뿐일 것입니다. 극 중 어느 과거 회상 장면에서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는 '니콜'을 두고, 그녀의 오랜 친구 '샬럿'이 이런 말을 합니다. "I have stories." 너의 지나간 시간들을 아는 친구는 나뿐이라는 의미의 말이었는데요. 이 대사는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대입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삶 역시 단편만 봐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법이죠.
그렇지만 이 영화가 세 사람의 지나간 시간들을 지근거리에서 천천히 알아갈 수 있도록 했으니, 이를 핑계 삼아 감히 저 질문에 답을 해보고 싶습니다. ‘데인’의 행동은 분명한 헌신과 희생이었으나, 명백한 우정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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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하고 만든 영화에는 끄떡없지만, ‘울지 않아도 돼.’ 하고 만든 영화에 하릴없이 무너지시는 분들 계신가요? 그렇게 저는 <아워 프렌드>의 내용을 곱씹을 때마다 눈물을 쏟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아워 프렌드>는 마음 한구석이라도 따뜻하게 데우고 싶은 추운 겨울이 찾아올 때마다 꺼내볼 따뜻함과 애틋함을 가진 영화로 제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올 겨울 이 영화와 함께 따뜻한 우정의 온기를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Summary
두 딸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니콜'과 '매튜' 부부. 어느 날, '니콜'이 말기암 선고를 받고 '매튜'는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져 내리던 중 두 사람의 오랜 절친인 '데인'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가브리엘라 코우퍼스웨이트
출연: 다코타 존슨, 케이시 애플렉, 제이슨 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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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텍 부당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
콜텍에서 30년간 기타 기능공으로 일한 임재춘씨는 사장인 박영호에게 부당 해고를 당한다. 시위 때문에 자신의 두 딸을 잘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8년간 계속된 투쟁 때문에 서울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 세계 1위의 기타 생산 업체인 콜텍에게 저항하는 임재춘씨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에 햄릿의 오필리아 역할을 맡게 되고 법의 테두리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억울함을 연극에서 표현함으로써 한을 조금이나마 풀기 시작한다. 자신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말을 조리 있게 못 하는 편이라 글을 쓰게 되면서 거센 저항을 하게 되고 해고된 노동자들도 농성장에 모여 자신들이 만든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법원 측은 정리 해고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게 되는데...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임재춘씨는 왜 끝까지 저항해야만 했을까?
부당 해고를 당한 임재춘씨의
저항은 계속된다.
하니엘의 영화 미리 보고 느낌
부당 해고를 당했지만 끝까지 시위를 포기하지 않는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임춘재씨의 콜텍 부당 해고에 대한 서러움을 이야기하다.
콜텍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임춘재씨와 노동자들은 어느 날 사장인 박영호에게 정리 해고를 받는다. 그 이후로 임재춘씨와 해고된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복직을 요청했지만 실패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자본과 권력을 가진 강자에 의해 배척받는 약자들을 다루는데 오직 영화 장면들을 흑백으로 처리함으로써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꽹과리와 징과 북을 이용해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한다. 또한 자신들이 만든 기타를 가지고 연주를 하며 노래를 만드는 데 노래의 내용은 부당 해고와 관련되어 있다. 부당 해고를 받은 이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 영화의 후반부쯤에 자신들이 못 배우고 가난하다는 자학적인 표현을 하는데 아마도 힘든 처지를 같이 보낸 사람들이기에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 역시 힘들고 고된 세상에서 약자들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끝까지
투쟁을 벌인 콜텍의 부당 해고 노동자들과 임재춘씨의 비극스러운 이야기
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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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스크린을 찢어.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배우 최현욱
[필모그래피]
CINEPICK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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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타고난 두뇌와 분석력으로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해가는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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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량 청춘 케미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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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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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유기농 깨발랄 성장기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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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 보기 좋은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연일 장마가 계속되며 밖에 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래서 이번에 씨네랩에서는 비가 오는 날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 드리려고 합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영화와 함께 집에서 온전히 영화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비 오는 날 보기 좋은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
ⓒ IMDB
synopsis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가는 할리우드의 화려한 변신을 주된 내용으로 젊고 발랄한 뮤지컬 스타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cine pick!
시대를 경쾌하게 풍자한 뮤지컬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았으며,
미국영화협회가 뽑은 아메리칸 베스트 필름이자 미국자본가협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수많은 영화에서 패러디 될 정도로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영화이다.
쉘부르의 우산
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 네이버 영화
synopsis
프랑스 노르망디 해협의 작은 항구도시 쉘부르,
어머니의 우산가게 일을 돕는 ‘쥬느비에브’와 자동차 수리공 ‘기’는 사랑에 빠진다.
팍팍한 현실과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어린 연인들.
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의 군 입대로 둘은 원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되는데…cine pick!
프랑스의 대표적인 뮤지컬 영화이자,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대단한 작품이다.
자끄 드미만의 동화같은 색감과 미셸 르그랑의 대중적인 음악이 더해져 매력을 증가시켰다.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1994
ⓒ 네이버 영화
synopsis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cine pick!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경삼림>은 한국에서도 벌써 3번 재개봉을 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중경삼림>은 개봉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인생 작품으로 꼽힌다.
이프 온리
If Only, 2004
ⓒ 네이버 영화
synopsis
눈앞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남자는 다음 날 아침,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연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기쁨도 잠시,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단 것을 깨달은 그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전하기로 마음먹는데…cine pick!
극장 비수기 시즌에 입소문으로 6주 이상 장기 상영을 하며 1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다.
또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다 알고 있는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이라는 곡이 영화의 OST로 나옵니다.
<이프 온리>는 수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기도 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영화이기도 하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Pan's Labyrinth,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지상의 세계를 동경하여 지하왕국을 탈출한 공주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 가지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동화적 세계와 스페인 내전이라는 정치적인 배경이 혼합된 판타지영화
cine pick!
포스터만 보고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영화인 줄 알고 갔다가, 아이들이 울면서 나온 영화로 유명한 작품이죠.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는> 어린이 보다는 어른이를 위한 공포 판타지 영화이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부터 의상상, 분장상 등 여러 상을 받을 정도로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괴물
The Host,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한강에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며 사람들을 해치고 현서를 낚아채 한강 속으로 사라진다.
현서를 찾기 위해 현서 가족은 폐쇄된 한강에 침투하는데...
cine pick!
개봉과 동시에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된 <괴물>.
강렬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 시각적 충격과 새로움을 안겨준 괴물의 모습이 더해져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끈 작품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
Secret, 2007
ⓒ 네이버 영화
synopsis
예고로 전학 온 첫날, 교정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들린다.
소리에 이끌려 문을 연 음악실. 거기 한 여학생이 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홀연히 사라진다.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그녀. 그녀에게 더 다가가고 싶다.
cine pick!
배우 주걸륜이 각본부터, 감독, 주연까지 맡았으면, 이 작품이 주걸륜 배우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예술 고등학교가 배경인만큼 환상적인 연주로 귀를 즐겁게 한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Coraline, 2009
ⓒ 네이버 영화
synopsis
부모님이 바빠 이사 후 혼자 집안을 돌아다니던 중 숨겨진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날 밤 우연히 문을 열어 본 코렐라인은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데...
cine pick!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세계 최초로 제작한 3D 입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 영화의 음산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노래까지!
판의 미로와 같이 어른을 위한 공포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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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바디 리뷰 - 영화 노바디의 4가지 감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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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시작에 앞서...
01:21 1. 액션
03:10 2. 사운드 트랙
04:48 3. B급 유머코드
06:03 4. 떡밥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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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착하게 살고 싶었다. 참으려고 했다.
이제 나 건드리면 X된다!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사는 한 가정의 가장 ‘허치’
매일 출근을 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일과 가정 모두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아들한테는 무시당하고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 강도가 들고 허치는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당한다.
더 큰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모두 무능력하다고 ‘허치’를 비난하고,
결국 그동안 참고 억눌렀던 분노가 폭발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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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디즈니 플러스 티비시리즈 총정리 (feat. 마블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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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인트로
00:52 완다비전
02:20 팔콘앤더윈터솔져
04:34 로키
06:48 왓 이프...?
08:40 호크아이
09:41 미즈마블
10:42 문나이트
11:44 쉬헐크
12:27 NordVPN
14:20 디즈니플러스의 의미"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2020. 11. 2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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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시카다 3301> 메인 예고편
의문의 웹 조직에게 지능 테스트 메시지를 받은 천재 해커 ‘코너’가 그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복잡한 퍼즐을 푸는 과정을 담은 코드브레이킹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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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펜서> 메인 예고편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