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06 11:27:00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하얼빈>, 개봉 2주 차에도 흔들림 없는 선두!

개봉 첫 주에 누적 관객 수 230만 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던 <하얼빈>이 2주 차에도 여전히 선두를 지켰습니다. <하얼빈>은 12월 24일 개봉한 후, 단 하루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하얼빈>은 라트비아, 몽골 등지를 아리 알렉사 65 카메라로 촬영하고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관객들의 기대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음악에 참여하였고, 과거 비틀스가 녹음했던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작업하여 사운드의 퀄리티를 높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소 높은 손익분기점 약 650만 명이라는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편, 봉준호 감독, 최동훈 감독 등 다양한 인사들이 “고결한 인격의 사람들을 품격 넘치는 촬영과 연출로 영접하게 해주신 제작진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영화”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국내 주말 관객 수 2위는 깜짝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소방관>이 누적 관객 수 350만 명을 기록하며 차지했습니다. <하얼빈>에 이어 또다른 국내 영화 대작이라고 기대받았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3위를 기록하였으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32만 명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는 <무파사: 라이온 킹>에게 돌아갔습니다. 2,383만 달러의 수익을 추가한 <무파사: 라이온 킹>은 북미 누적 1억 6,800만 달러, 전 세계 4억 7,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제작비가 2억 달러를 초과한 만큼 새해에도 꾸준한 흥행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 비해 이르게 개봉했던 <수퍼 소닉3>는 2,120만 달러로 2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북미 1억 8,750만 달러, 전 세계 3억 3,6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해당 프랜차이즈의 총수익은 10억 달러를 넘어서 프랜차이즈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3위는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를 연출해 믿고 보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로버트 애거스 감독의 신작 <노스페라투>가 차지했습니다. F.W. 무르나우 감독이 만든 역사적인 공포영화 <노스페라투>를 원작으로 하여 릴리 로즈 뎁, 니콜라스 홀트, 빌 스카스가드 등이 출연하는 새로운 <노스페라투>는 북미 누적 수익 6,940만 달러, 전 세계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인디 영화로서는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 중입니다.


Relative contents
-
- 바깥은 죄다 비 내리는 전쟁통이지만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6년을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가 멋대로 들어와 있다. 게다가 자신이 실수로 친구를 죽였고 시체가 여기 있으니 도와 달라 청한다면 어떨까. 지수는 황당하고 무섭고 짜증난 표정을 지어 보이지만, <미지수>의 규칙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녀는 한숨을 푹푹 쉬면서도 절박한 심정으로 이 일을 어쩌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미지수>는 이렇게 담담한 것 같으면서도 황당한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로 문을 연다. 사람을 죽여 놓고는 사건을 직면하기 두려워 여자친구의 집으로 도망쳐 온 남자, 배달원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미 포장을 마친 음식을 못 팔겠다며, 밑도 끝도 없는 고집을 부리는 남자와 기를 쓰고 그를 회유해 보려는 여자. 헛웃음도 나고, 이들이 왜 이런 고집을 부리는지 영문을 몰라 답답하기도 하다. 심지어 영화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알지도 못하게, 욕조 안에서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죽어 있던 친구를 다시 살려내기도 하고 남자가 뜻밖의 인물을 또 다시 죽이는 황당한 사건을 늘어놓기도 한다. 지수는 언제 잠에 빠져들었는지 알 수도 없게, 꿈 같은 사건 사이사이에서 잠을 깨기만 한다. 그리고는 일을 수습하고 인물을 달래 가면서 조금씩 이유를 드러낸다. 꼼짝 않고 같은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아주 느리게 소화하듯이, 또 아주 천천히 진실과 조우할 준비를 하는 듯이.
<미지수>를 연출한 이돈구 감독은 이별과 상실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영화는 특이하게도 갑작스러운 사건, 폭발하는 감정, 그리고 이어지는 치유나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관객은 이들이 겪은 이별, 지금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상실감과 죄책감 같은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정확한 전말을 아주 조금씩 알게 된다. 친절함과 편안함으로 무장한 작품에 자석처럼 이끌리는 동시대 관객들 앞에 내어 놓은 이 용감한 서술 방식은, 영화 후반부를 목격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앞선 장면들을 되짚어 보게 한다. 그리고 극장 밖까지 따라 나와 오래 기억에 남게 한다.
진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폭발하는 감정을 목격하고 나면 비로소 영화 초반의 갑작스러운 사건이 지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헤아리게 된다. 상실감에서 비롯된 환영은 자신이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순간을 만들어내서라도 만나고 싶은 욕망이자 염치 없고 구차해 보이더라도 같이 있고 싶은 마음, 그리고 못되게 굴었던 것을 속죄하기라도 하고 싶다는 지수의 소망이다. 또 죄다 전쟁통인 바깥으로 자식을 쫓아 낸 것만 같은 어머니의 절망이고,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매뉴얼은 작은 위반이 불러 온 사고에 대한 죄책감이다.
<미지수>는 지난 몇십 년 간 한국인들이 겪고 또 겪고 나서도 대가를 치르듯 또 겪는 그 모든 죽음과 이별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죄책감, 충격, 통곡하는 이미지 같은 연출이 아니라 관객이 인물과 함께 꿈꾸게 함으로써 스스로 이야기를 되짚어 보게 한다는 점이 매력이자 영리함이다. 그렇게 영화는 극장 밖으로 관객을 따라 나와 우리 모두가 상실을 겪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결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흔 옆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음을 말한다. 또 터무니없이 완벽한 미래의 청사진이 아니라 치유를 위한 아주 작은 걸음을 내딛는다. 당신 없는, 이 전쟁통 같은 세상은 미지수이더라도 우리는 살고 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이별한다. 그리고는 떠난 이의 책장에 남은 칼 세이건의 책이 그러하듯이, 그가 드넓은 우주를 모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제는 다시 한 번 살아가 볼까, 하고 중얼거린다.
-
- 영화의 모든 단점을 최민식의 연기력으로 덮다
영화 <더 베트맨>을 보러 영화관에 갔을 때 대문짝하게 포스터가 붙어있었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어떤 내용인지 굉장히 궁금했고, 최민식 배우의 작품이어서 기대를 하며 본 작품이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놉시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한국 영화의 진정한 클리셰를 모아봤어요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한 줄로 평하자면 한국 영화의 클리셰를 한 데 모아 놓은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수학이라는 소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독창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내용의 전재라든지,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그 과정이라든지, 현실에서는 있 수 없는 굉장한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관객이라면 다음 장면은 이러한 내용이겠지? 이런 대사 한 번은 쳐줘야 되지 않겠어?하는 3초 스포가 자동적으로 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런 클리셰 속에서도 수학이라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청각적 요소들을 활용한다거나 칠판의 맞은 편에서 열정적으로 풀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조금은 색다른 카메라 구도를 보여줘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최민식의 연기력은 대단했다
이러한 클리셰 덩어리들이 영화 곳곳에 포진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최민식의 연기력 때문이다. 수학을 정말로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다고? 공식을 하나 설명하고 해설하는데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고? 아름답다고 안 해주니까 세상 무너지는 듯한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고?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을 통해서 이 캐릭터가 어떠한 감정인지 너무나도 잘 드러나서 경이로웠다. 만약 표정백과사전이 있다면 거기에 등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찰나의 순간에도 변하는 최민식의 연기를 보면서 저렇게까지 인간의 감정은 다채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행복, 슬픔, 감격, 씁쓸함이 동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점을 정말 잘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 표정을 보면서 그리고 증폭되는 감정연기를 보면서도 단 한순간도 과장됐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던 것을 보면 왜 최민식 배우를 대한민국의 대표배우라고 하는지 잘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정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아는 말이다. 방향이 중요하지 정답이 중요하지 않다. 모두에게 옳은 정답은 없다. 하지만 치열한 입시 세계 취업 세계에서 이 말은 잘 통하지 않습니다. 내 정답이 아닌 남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답을 내밀어야 사회에서는 '나'를 봐주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를 향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다시 한 번 방향과 방법이 중요하다, 문제의 답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외친다.
사실 그저 그런 영화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사회의 현실을 알지 못한다, 누가 그걸 몰라서 그렇게 답만 찾아내는 입시 공부를 하는 줄 아느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인데 구조적인 체제를 비판하지 않고 그저 이상적인 소리만 해대면 어떡하냐고 신랄하게 비판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민식 배우가 주는 강력한 울림은 그런 생각마저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래서 왜 작품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굉장히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배우의 연기력 만으로도 그 이상적인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 반성을 하게 만드는 그 강력한 울림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보는 내내 최민식 배우를 찬양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영화에서 배우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
-
- 파과라는 서정
올타임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구병모 작가의 소설 <파과>가 뮤지컬에 이어 이번엔 영화로 곧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주인공은 60대의 여성 킬러 '조각'으로 철저하게 원칙 아래 세상에 존재하는 쓰레기같은 인간들을 '방역' 하던 중 그녀의 삶에 등장한 새로운 얼굴들에 의해 그 원칙들이 조금씩 깨져가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에 대한 높은 평가와 더불어 국내 영화 시장에서는 좀 처럼 찾아 보기 힘든 60대 여성 킬러를 소재로 하여 잠잠해진 극장가의 새 바람을 불어올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렇기에 소설을 접하지 않았더라도 보다 <파과>를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영화는 원활한 영상화를 위해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를 비롯한 디테일들을 구성하여 보다 풍부하게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122분의 러닝타임 빼곡히 자리한 조각을 둘러싼 새로운 만남들은 오랜 시간 만남을 꺼려왔던 조각의 마음을 뒤흔듦과 동시에 조각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성격적 특성을 빠짐없이 보여주게 된다. 특히 원작보다 풍성해진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는 조각과 상반된 모습과 시종일관 그런 그녀를 뒤쫓는 인물로 그려지며 궁금증을 더하고 조각의 삶을 위협하는 극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여기서 <파과> 만의 또 다른 진면목이 등장하게 되는데, 관객은 중반부부터 어쩐지 투우가 조각을 향해 분노가 아닌 색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조각과 투우, 두 인물의 대면씬마다 생겨나는 이 의구심은 영화의 결말까지 주요 관람 포인트가 되어주며 결국 한 명이 그 '진실'을 알아내는 순간 그간 쌓아올린 인물들의 감정선이 덩달아 폭발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투우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강 선생'은 그야말로 조각의 삶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주는 인물로 배우 투우와는 확연히 다른 차분한 어조와 행동 등으로 차이점을 보이며 의해 그간 흔들리지 않았던 원칙이 깨어지는 장치로 작용하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던 조각의 다짐과는 달리 자신을 구해준 강선생을 자신의 삶이라는 영역 안에 두고자 갈등하는 조각의 모습은 서정성을 보이게 되며 과연 그녀의 선택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일로 향할지 아님 변화의 길로 향할지 궁금증을 남기게 된다.
지금 밝힌 바와 같이 영화는 조각과 투우 그리고 강 선생이라는 묘한 삼각관계를 만들어내는데 이들을 둘러싼 전개가 이전 영화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물간의 구조일 뿐더러 재차 강조하는 '60대 여성'의 삶 속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라는 것에 있어 색다른 관람을 선사하게 된다. 조각이 강 선생과 투우를 어째서 다르게 대할 수 밖에 없으며 투우는 그러한 차이에 왜 분노하게 되는지, 강 선생은 평범한 자신의 삶이 점차 위기 속으로 들어감에도 조각을 신경 쓰는지 등 그 관계성의 뒤를 정신없이 쫓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그 끝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강렬한 만남에 간과하게 되는 또 다른 만남이 있다. 바로 강아지 '무용'의 존재이다. 원작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이 무용의 등장은 고단했던 조각의 삶을 상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녀의 변화를 암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역시 점차 변화하는 조각의 모습을 무용에게 건네는 대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길 위의 상처 받고 버려진 존재가 어떻게 세 인물에게 각각 해당되는지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 역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영화는 일종의 세게관을 형성, 그 이후나 이전에 대해서도 역시 궁금증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신성방역이라는 킬러집단의 운영방식과 그 시작은 조각의 회상 등을 통해 보다 구체화 되나 대모 라고 일컫어지는 조각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에 영화 이전과 이후 역시 상상하게끔 한다. 또한 너무 세계관에 심취하기보다 영화는 과감하게 캐릭텅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택함으로 화려한 액션 외에도 정제된 킬러의 삶을 거쳐온 조각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점이 조각을 둘러싼 세계관은 물론 회상으로써만 등장하는 스승 '류'와 그에게 많은 것을 전수 받은 '어린 조각'의 이야기를 간접 체험하게 해 관객을 더욱 그 안으로 빨아들이는 효과를 빚어내게 된다.
인생은 타이밍 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저기 우스갯 소리로 쓰이곤 하는 말이지만 우리의 삶에 분명한 타이밍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를 둘러싼 인연이 특히 그러하다. 내 삶을 바꿔놓을 정도의 큰 파장이 사람으로부터 뻗어나온 경험은 다들 하나쯤은 있지 않은가. 여기 조각의 삶이 그러하다. 킬러는 사람들을 죽이는 직업이기에 그 수많은 청소 대상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단 하나 뿐인 사람이 된다. 그렇기에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역시 기억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그렇게 킬러의 뒤를 바짝 쫓게된다. 이는 살아남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조각 역시 강 선생에게 구해지는 순간, 스승 류에게 구해지는 순간 잊을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영원히 그 시간 속에 살아가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반면 어떤 이는 묵묵하게 그 시간을 가슴에 묻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간다. 그곳에서 비롯된 비극은 극적이나 관객의 가슴에도 크게 남게 된다. 영화 <파과>는 바로 그러한 지점을 놓치지 않고 강조한다. 내 인생을 뒤흔들 만남 그리고 그에 따른 시련 하지만 결국 그 시간을 결코 후회하지 않고 기억하겠다 말하는 그런 영화인 것이다. 하필 지금, 하필 이때 고독하게 살아오던 킬러 조각의 삶에 들어온 이들과 그들이 보여줄 서정. 이 영화 역시 다신의 타이밍에 맞게 찾아간 인연이 될 수 있길 바란다.
-
- 피닉스, 양면성의 우화
1945년 6월, 온 얼굴에 붕대를 감고 피투성이가 된 채 독일 국경으로 입국하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아우슈비츠에서 얼굴에 총상을 맞고 생존한 유대인 가수 넬리(니나 호스)는 베를린으로 돌아와 성형수술을 받는다. 친구 레네(니나 쿤첸도르프)에 의하면 그녀의 가족은 모두 적었고, 피아니스트인 남편 조니(로널드 제르펠트)는 아내가 수용소로 끌려간 직후 이혼을 신청하고 사라진 상태다.
레네가 이스라엘 이민을 준비하는 동안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 조니를 찾아 나선다. 나이트클럽 ‘피닉스’에서 마침내 재회하지만, 아내가 죽었다고 믿는 조니는 얼굴이 변한 넬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비통함을 느낄 새도 없이 조니는 ‘넬리와 닮은 넬리’에게 아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연기해달라고 주문한다. 유산을 노리는 남편 앞에서 넬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연기하기로 결심한다.
1. 멜로드라마와 필름 누아르의 기묘한 동거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독일(유럽)의 역사를 멜로 형식으로 풀어내는 감독이다. 그는 “러브스토리가 들어 있는 사회의 구조는 사랑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라는 명언을 남긴 더글라스 셔크의 제자라 볼 수 있다. 그의 영화는 통속적인 사랑이야기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차츰 현실의 모순을 깨닫도록 설계되어있다.
영화는 두 가지 축으로 미스터리를 쌓아 올린다. 첫째, 유산 상속을 노린 거짓 연극이 준비하는 동안 남편이 아내를 알아볼까를 흥미진진하게 그린다.둘째, 비유대인인 남편이 혼자 살아남으려고 유대인인 아내를 고발했는지에 대한 정황적 의심이다.
영화 「피닉스」는 위베르 몽텔레의 소설 'Le Retour des cendres (재로부터의 귀환)'(1965)를 각색했다. 감독은 원작에서 핵심적인 아이디어만 가져와 독일 역사에 대입한다. 그러면서 ‘트라우마를 숨기려는 이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숨김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페촐트 감독은 필름누아르의 가르침을 따른다. 인물을 빛과 어둠의 간극 사이에 배치한다. 넬리의 성형 수술한 얼굴을 검은 베일로 감춘다거나 인물들이 주로 밤거리를 배회하거나 어둑한 지하실에 머물게 한다. 영화가 점점 주인공을 밝은 빛에 노출시켜 혼란스러웠던 정체성과 상실감을 회복해나감을 관객에게 알린다.
2. 넬리의 이중적 위치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오인의 모티브’를 적극 활용한다. 감독은 ‘정체성의 혼란’을 멜로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래서 주인공 넬리는 이중적 위치에 처해진다.
첫째, 상실감이다. 넬리는 얼굴에 총상을 입었기 때문에 성형수술 전후로 남편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외모가 바뀐다. 수술 이후 그녀는 남편의 흔적을 찾아 옛 집터를 방문하는 장면이 연달아 등장한다. 넬리의 얼굴이 다른 모습으로 ‘재건’되었듯 전후 베를린에 사는 주민도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둘째, 정체성의 혼란이다. 그녀는 남편 조니의 제안으로 자기 자신을 연기하게 된다. 이는 <현기증(1958)>의 여주인공 매들린(주디)이 겪은 딜레마와 유사하다. 두 영화의 연관 지점은 둘 다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했던 시절의 과거로 도피하고 싶은 피해자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3. 조니의 이중적 위치
감독에 의하면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레이디 이브(1941)>을 참고했다고 밝힌 만큼 조니는 <레이디 이브>의 찰스와 많이 닮았다. 피닉스가 등장하는 시점부터는 필름 누아르 <과거로부터(1947)>의 영향이 짙게 배어 나온다. 설명은 이쯤 해두고 왜 조니가 이중적 위치에 처하게 되는지를 고찰해보자!
첫째, 넬리는 피닉스 바에서 조니를 발견하지만, 그는 남편이 아닌 동명이었다. 그녀는 조니라는 남자를 뒤쫓아 으슥한 골목에 들어서게 된다. 그때 그 남자는 넬리의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핸드복을 낚아채 내용물을 확인한다. 처음엔 노상강도라고 여겼지만, 후에 이 의미가 밝혀진다.
둘째, 남편 조니가 가짜 연극을 꾸밀 때 넬리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수용소에서 겪었던 일을 물어보면 어떻게 하냐?’며 조니를 설득한다. 그녀는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을 어디서 읽은 것이라고 대충 둘려대며 이야기한다. 수감자들은 아우슈비츠에 끌려온 신입 유태인을 직접 수색한다고 말한다. 어느 날 그녀가 어떤 소녀의 몸수색을 맡았는데, 그 안에서 소녀 엄마의 옷자락이 나왔다며 당시를 회고한다. 몸수색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닐까? 잠깐 영화 오프닝을 되짚어보면, 국경 심문에서 경비병이 굳이 그녀의 얼굴을 신분증과 대조해본다. 이것은 영화에서 ‘신분확인’이 주제라는 것과 ‘검문검색’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암시였다.
돌이켜보면 동명이인 조니가 그녀에게 노상강도짓을 한 것은 일종의 몸수색이었던 것이다. 그 검문검색을 거친 뒤에야 진짜 남편 조니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황당한 유산상속 계획에 동참하며 그의 지하실에 머물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일정기간까지 누구와도 접촉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곳에 머물 것을 종용한다. 얼떨결에 지하실에 감금된 그녀는 또다시 수감된 셈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 경우의 동명이인에게 몸수색을 당하고 두 번째 경우의 남편 조니에게 수감되었다는 이중성에 갇히게 된다. 이것은 다음 4장을 읽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4. 두 남녀의 동상이몽
영화는 전후 독일 사회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가짜가 돼버린 현실의 경험’ vs ‘진짜가 되어가는 가상의 역할극’의 구조를 가져간다. 그러기위해 피해자와 방관자의 관계를 비대칭적으로 놓는다. 넬리는 남편 생각을 하면서 아우슈비츠에서 버텼지만, 조니는 아내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유산이나 챙길 궁리 한다. 심지어 아내를 밀고했을 가능성도 있다. 친구 르네의 경고에도 넬리는 남편 곁을 맴돌며 행복했던 결혼생활의 부활을 꿈꾼다. 그렇기 때문에 넬리는 남편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불가능한지 조니를 납득시켜다 둘 사이의 견해 차이를 뒤늦게 깨닫는다. 그것이 완벽하다고 부를만한 엔딩과 조응한다.
먼저 피해자인 넬리의 입장에서 남편, 친구들, 친분이 있는 여관 주인 등 그녀 주변의 유럽인들은 변절해서 나치에 협력했다. 르네는 두 사람의 이스라엘 이민을 추진하면서 유럽인을 용서할 수 없다고 넬리를 설득한다. 즉 넬리는 홀로코스트 이전의 관계를 끊어내고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거나 남편을 포함한 유럽인을 용서하고 베를린에서 함께 사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기에 후자를 택한다. 끝끝내 유럽인을 용서할 수 없었던 르네는 절망한 끝에 권총으로 자살한다. 이것이 복선이다. 어쨌든 그녀는 남편을 택했고, 그의 지하실에서 외출을 금지당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수감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반대로 가해자 조니 역시 수감자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감자가 새로 온 신입을 검문검색하는 경우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수용소에 갇혀있을까? 그가 머무는 지하실에 가구나 살림도 별로 없고, 가진 돈도 2달러가 전부다. 즉, 조니는 전후 패전의 멍에를 짊어지고 있다. 가난뿐 아니라 고통받은 자들에 대한 죄책감과 부끄러움 역시 오롯이 그의 몫이다. 그렇게 그도 '양심의 가책'이라는 거대한 철장 안에 갇힌 셈이 된다.
5. 제목이 가진 이중성
피닉스는 죽어도 부활한다는 전설 속의 불새를 뜻한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불사’라는 의미일까? 제목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극 중 미군을 위한 나이트클럽의 이름이다. 당연하게도 전후 세계질서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자세히보면 영화 속 피닉스는 독일식 카바레도 아니고 미국식 클럽도 아닌 어중간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원래 이곳은 카바레였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쇼걸이 등장하는 무대가 있고, 악단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주인공 넬리가 가수이고 남편 조니가 피아니스트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오늘날 독일문화의 단면이기도 하다. 독일 음원차트만 봐도 미국 팝송이 다수를 차지하고, 독일인들은 미국적 사고방식과 대중문화에 노출되어있다. 오프닝에서 독일어보다 영어가 먼저 등장하는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마땅하다.
둘째, 역사가 반복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해를 돕기위해 히틀러는 왜 반유대주의를 외쳤을지부터 살펴보자, 먼저 배후중상설(Dolchstoßlegende)을 근거로 들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독일은 사실 전투에서 사실 전투에서 지지 않았으나 유대인과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의 병역기피, 탈영, 파업선동, 간첩질 때문에 전쟁에서 졌다는 인지부조화적 음모론이다. 1929년 대공황이 닥치자 자본가·은행가 유대인 이미지로 말미암아 반유대주의가 폭발적으로 계층을 가리지 않고 널리 퍼지게 된다. 러시아가 공산화되자 그 배후에 유대인이 있다는 유대-볼셰비즘설(Judeo-Bolshevism)이 널리 퍼졌으며, 유대인이 세계 지배 음모를 꾸민다는 시온 의정서가 신봉되었고, 헨리 포드가 반유대 언론을 후원하면서 나치에게 영향을 미쳤다. 헨리 포드는 나치 독일에 막대한 자금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 분위기를 교묘하게 파고든 나치당이 정권을 잡게 되고,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땅에서 인종청소는 현재 진행 중이다. 그것도 유태인 스스로가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 (4.5/5.0)
Good : 오인의 모티브, 멜로드라마와 필름 누아르의 독창적 계승
Caution :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독할 수 있다.
●독일 음악가 쿠르트 바일이 쓴 <Speak Low(1943)>은 전형적인 재즈음악이다. 재즈는 잘 알다시피 미국 남부가 고향이다. 주제가조차 이중성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넬리가 남편과 파리에서 쇼핑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테오도르 헤르츨이 주도한 시오니즘은 드래퓌스 사건에서 촉발되었으니 이 역시 그런 맥락을 깔고 있다.
●600만의 유대인, 1100만 명의 슬라브인, 50만의 집시(룸인), 연합군이나 레지스탕스의 포로 중에 유색인의 경우 현장에서 처형되거나 강제 노동·절멸 수용소로 보내졌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
- 먹고 마시고 떠나라…하나가 될 테니
왓챠 오리지널 예능 <조인 마이 테이블>(6부작)에는 만나서 주로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게 전부인데 예사롭지 않다. 그 발걸음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에 가려져 있는 다양한 국가의 이웃과 가족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이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이주민들은 대한민국의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은 왜 한국에 정착하게 됐을까. 대학 사제 간인 이금희 아나운서와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 등의 책을 쓴 박상영 작가가 진행자이자 관찰자로 나섰다. 이주민들이 각자 한국에 오게 된 사연, 자신들의 인생 음식을 담은 초대장을 받은 둘은 해당 이주민이 사는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본다.
1화는 예멘 난민으로 2018년 제주에 정착한 이스마일씨가 주인공. 그는 이주민가정지원센터에서 난민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는 예멘 식당에서 파흐샤(양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찌개)를 먹는다. 이스마일의 초대장을 받은 둘은 제주 무사책방에서 만나 여행을 시작한다.
그저 걷고 보는 여행이 아니다. 둘은 방문한 지역의 역사성을 짚어내며 동시에 이주민의 고향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커피하우스에서 예멘 커피를 마시면서 2018년 자국 내전 때문에 500여 명의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온 이야기를 꺼낸다. 박 작가가 "(예멘이) 단지 아랍국가라는 정보만 있으니까… 특히 예멘에 대해 사람들이 격렬했던 반응은 잘 몰라서, 우리가 아랍에 가진 선입견이나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오는 공포가 컸던 것 같다"고 하자 이 아나운서는 "두렵기 때문에 배타적으로, 인간의 최우선적 목표는 생명과 안전이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당시 예멘 난민에 대해 환영하는 의견도 컸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타적인 시선도 많이 있었다. 둘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또 당시 예멘인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 논란이 된 일을 박 작가는 "난민에게 정보만큼 중요한 게 없다. 무전기처럼 생명줄인 것"이라고 잡아준다. 팩트체킹인 셈이다.
온평리 포구를 거닐면서는 제주 고, 양, 부씨의 시조인 삼신과 바다 너머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의 혼인 실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이 아나운서가 "국제결혼의 시초?"라고 하자 박 작가는 "사실은 이미 우리 가정들이 다문화 가정"이라며 "(자신의) 충청도 어머니와 경상도 아버지가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다. (둘은) 같은 문화권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웃는다.
바로 여기에 <조인 마이 테이블>이 지향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 태초에 인류가 탄생했을 때부터 수 없는 교류를 하고 만남을 주고받은 우리들이 결국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국가와 피부색과 언어와 생각은 다르더라도 우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것을. 그렇기에 국가 경계 너머의 누군가를 단순한 몇 갈래의 시선과 선으로 감히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진짜 중요한 건 서로 존중해야 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포용력이라는 것을 이 예능은 조용히 역설한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몇 가지의 뉴스와 사건들로만 비쳤을 이주민들의 진짜 이야기가 이 예능을 통해 빛을 낸다.
2화에서는 박 작가가 국내 최대 이주민 밀집 지역인 안산에서 다양한 외국어 간판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글로벌에 와 있네요"라고 말한다. 3화에서는 이 아나운서가 BTS(방탄소년단)가 미국에서 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을 한국어로 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 본토잖아. 미국 사람들이 주로 (방송을) 보는 건데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거야. 이제는 그런 시대인 거지"라고 한다. 세심한 관찰로 하나하나 살펴볼수록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미 섞여 있었다.자칫 다큐멘터리처럼만 흘러갈 수 있었던 이 예능의 균형을 잡아주는 건 맛있는 음식 덕택이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는 파흐샤, 프라이팬 기름에 척척 볶아진 나시고랭(동남아식 볶음밥),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몇 시간이나 푹 구워진 바비큐의 탐나는 비주얼과 침 고이게 하는 사운드는 이 예능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1화에서 파흐샤를 먹던 이 아나운서는 방송 끝에 이렇게 말한다. "평화는 다른 게 아니고 음식이고 사랑이야. 음식하고 사랑만 있으면 평화야" 딱 한 마디로 정리해주는, 모두에게 필요한 감수성이 여기 있다.
-
- 영화 <미나리> 오스카 입성!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노미네이트 발표
영화 <미나리> 오스카 입성!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노미네이트 발표
2021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최종 노미네이트 후보를 발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월, 9개 시상 부문의 예비후보 10개 작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쇼트리스트'(shortlist)로 불리는 예비후보는 작품상, 연기상 등 주요 부문 외로 최우수 국제극영화상을 비롯해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다큐멘터리, 분장, 음악상, 주제가, 단편 애니메이션 라이브액션 단편 등 9개 부문에 한정해 선정한다. 이후 10개 작품 가운데 본상 수상을 겨룰 최종 후보작 5편이 선정되며, 예비후보 발표 당시 <미나리>는 음악상, 주제가상 부문에 선정되며 오스카 최종 입성의 기대를 모았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43)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이번 최종 발표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스티븐 연)/여우조연상(윤여정)/감독상/각본상(이상 정이삭)/음악상(에밀 모세리) 등 총 6개 부문의 최종 노미네이트됐다. 예비후보에 있던 음악상뿐만 아니라 각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 앞으로 이들의 수상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을 기념하며, 수상 후보에 오른 각 6개 부문에 대하여 과연 어떤 경쟁작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는지 확인해 보자.
1. 작품상(BEST PICTURE)
더 파더(THE FATHER)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JUDAS AND THE BLACK MESSIAH)
맹크(MANK)
미나리(MINARI)
노매드랜드(NOMADLAND)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2. 감독상(DIRECTING)
토마스 빈터베르그(Thomas Vinterberg) - <어나더라운드(ANOTHER ROUND)>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 <맹크(MANK)>
정이삭(Lee Lsaac Chung) - <미나리(MINARI)>
클로이 자오(Chloe Zhao) - <노매드랜드(NOMADLAND)>
에머랄드 펜넬(Emerald Fennell) -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3. 남우주연상(ACTOR IN A LEADING ROLE)
리즈 아메드(RIZ AHMED) -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채드윅 보스만(CHADWICK BOSEMAN)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MA RAINEY'S BLACK BOTTOM)>
안소니 홉킨슨(ANTHONY HOPKINS) - <더 파더(THE FATHER)>
개리 올드만(GARY OLDMAN) - <맹크(MANK)>
스티븐 연(STEVEN YEUN) - <미나리(MINARI)>
4. 여우조연상(ACTRESS IN A SUPPORTING ROLE)
마리아 바카로바(MARIA BAKALOVA) -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BORAT SUBSEQUENT MOVIEFILM)>
글렌 클로즈(GLENN CLOSE) -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올리비아 콜맨(OLIVIA COLMAN) - <더 파더(THE FATHER)>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 - <맹크(MANK)>
윤여정(YUH-JUNG YOUN) - <미나리(MINARI)>
5.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JUDAS AND THE BLACK MESSIAH)
미나리(MINARI)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사운드 오브 메탈(SOUND OF METAL)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6. 음악상(ORIGINAL SCORE)
Da 5 블러드(DA 5 BLOODS)
맹크(MANK)
미나리(MINARI)
뉴스 오브 더 월드(NEWS OF THE WORLD)
소울(SOUL)
<미나리>는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4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데 이어 한국 배우가 연기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상여부와 관계없이 최초의 타이틀이 가져다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한편, 제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1년 4월 25일(일) 진행된다.
씨네랩 에디터 Jade.
-
- 김우빈 주연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 김우빈의 멋진 액션 연기 / 감동적인 부자의 눈물 /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의 재발견 / 사회정의의 실현 / 성범죄 아동성범죄 불법촬영 척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무도실무관" 후기입니다.
-
- [Movielog #10] 각본가 맹키위츠가 바라본 그 시대의 위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맹크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고전 영화 시민 케인의 공동 각본가 맹키위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가 시민 케인을 쓰게 된 이유나 쓰는 과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영화사나 미국 당시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 조금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에요.
마치 예전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드는데요. 흑백영화 특유의 화면 질감과 음향이 완벽히 재연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맹키위츠가 보고 들었던 그 당시의 할리우드 권력과 정치인들의 위선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점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
- 넷플릭스 <피어 스트리트> 3부작 공식 예고편
[2021년 7월, 넷플릭스 공개]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여러 세대에 걸쳐 마을을 괴롭혀온 무서운 사건들이 실은 모두 연관되어 있다면? 게다가 다음 표적이 바로 우리들이라면? 1994년, 이 섬뜩한 사실을 발견한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R. L. 스타인의 베스트셀러 공포 소설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3부작 영화. 셰이디사이드의 어두운 역사를 관통하는 악몽이 엄습한다.
《피어 스트리트 파트 1: 1994》 - 7월 2일
《피어 스트리트 파트 2: 1978》 - 7월 9일
《피어 스트리트 파트 3: 1666》 - 7월 16일
-
- 영화 <주토피아 2> 2차 예고편
⭐주토피아의 최강콤비⭐ 🐰주디와 닉🦊이 돌아왔다! 한층 더 짜릿해진 모험! [주토피아 2] 2차 티저 예고편 공개! 11월, 주토피아에서 만나💙 [주토피아 2] 11월 극장 대개봉 #디즈니 #주토피아2 #Zootopia2 #11월극장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