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1-28 12:27:10
로히림의 전쟁 | '반지의 제왕'이라서 눈감는 안일함
<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쟁>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공주로서의 삶을 답답해하며 전사가 되고 싶어 하는 로한의 공주 '헤라'(가이아 와이즈). 어느 날, 그녀는 소꿈친구이자 웨스트마크 영주 '프레카'(숀 둘리)의 아들 '울프'(루크 파스콸리노)의 구혼을 받는다. 그러나 곤도르와 혼약을 맺은 로한의 왕 '헬름'(브라이언 콕스)도, 연심이 없었던 헤라도 구혼을 일언지하로 거절한다. 헬름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낀 프레카는 결투를 청하고, 헬름은 결투 중 예기치 못하게 프레카를 죽이고 만다.
이에 격분하며 복수를 다짐하며 자취를 감췄던 울프. 그는 수년 뒤 로한의 적인 던랜드인을 이끌고 나타나 로한의 수도 에도라스를 습격한다. 헬름과 두 아들 ‘할레스’(벤자민 웨인라이트)와 ‘하마’(야즈단 카푸리)는 기마대 로히림과 함께 전투에 나서지만, 내부의 배신이 겹치면서 대패한다. 두 왕자를 모두 잃은 헬름과 헤라는 울프의 군세에 밀려 나팔 산성에 그대로 고립되고,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킬 방도를 찾기 시작한다.
높고도 험한 <반지의 제왕>이라는 벽
영화팬들 사이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도는 말이 있다. 20년 전 <반지의 제왕> 포스터가 과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팩트였더라. 아직까지도 '21세기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마케팅 문구는 <반지의 제왕> 몫이기 때문. 피터 잭슨 본인이 만든 <호빗> 삼부작도, 아마존 프라임이 심혈을 기울인 <힘의 반지> 드라마도 10억 달러 흥행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동시에 달성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는 비견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판타지 영화 팬들은 <반지의 제왕>을 늘 그리워한다. 이 시리즈를 처음 본 전율을 언제 다시 느껴볼까 궁금해하면서. 이는 <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쟁>(이하 <로히림의 전쟁>)이 낯선 외양에도 불구하고 특히 궁금한 이유였다. '반지 전쟁' 250여 년 전 로한의 왕 헬름과 그의 딸 헤라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피터 잭슨과 앤디 서키스가 제작할 영화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에 앞서서 팬들을 가운데땅으로 초청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약 한 달 늦게 공개된 결과물은 다소 실망스럽다. 원작에서는 이름조차 없었던 주인공 '헤라'의 서사는 평범하고, 그녀의 활약상을 보각한 각색은 부자연스럽다. 카미야마 켄지가 맡은 애니메이션 작화도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그러나 판타지와 <반지의 제왕>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로히림의 전쟁>을 싫어할 수 없다. 곳곳에 삽입된 <반지의 제왕>과의 연결고리를 찾다 보면 아쉬움이 절로 잊히기 때문이다.
에오윈을 넘지 못한 헤라
<로히림의 전쟁>의 성패는 헤라에게 달려 있었다. 애초에 원작에 없는 인물의 재조명이 기획 의도니까. 그런데 정작 헤라는 새로울 게 없다. 그녀는 공주로서의 삶을 답답해하며 전사가 되길 꿈꾼다. 공주로 태어났기에 다른 왕족과의 혼인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헤라는 모든 구혼을 거절한다. 대신 그저 말을 달리며 모험을 떠나는 삶을 꿈꾼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접한 말괄량이 공주가 바로 헤라다.
문제는 헤라와 똑같은 캐릭터가 이미 20년 전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등장했다는 것. 로한 제2왕조의 마지막 왕인 세오덴의 조카딸이자, 제3왕조의 첫 번째 왕 에오메르의 동생인 '에오윈'(미란다 오토)이 주인공이다. <로히림의 전쟁>에서 내레이션도 맡은 그녀는 전투에 나선 남자들을 기다리기만 하는 처지를 답답해하며 남몰래 무술을 연마했다. 심지어 왕명을 어긴 채 '펠레노르 평원의 전투'에 나서서 마술사왕까지 죽였다.
그런데 두 캐릭터가 겹쳐 보일수록 헤라는 에오윈에 비해 매력이 부족하다. 에오윈과 달리 헤라는 완성형 캐릭터이기 때문. 에오윈은 공주에서 전사로 변모해 가는 인물이었고, 관객도 그녀의 좌절과 성장을 함께 겪으면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헤라는 이미 완성된 전사다. 그러다 보니 관객은 그녀의 감정선에 이입하기 어렵고, 그저 활약상을 구경할 수밖에 없다. 헤라에게서 에오윈의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는 이유다.
<반지의 제왕 2> 다시 보기
그 결과 <로히림의 전쟁>에서는 프리퀄 겸 스핀오프만의 매력이 돋보이지 않는다. 사실 영화가 다루는 사건 자체의 한계가 명확하다. 사건의 전개나 세부적인 전투 양상이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이하 <반지의 제왕 2>을 반복하기 때문. 아이센가드의 적, 수적 열세 상황에서 최후의 돌격을 감행하는 주인공, 그 순간 헬름 협곡 위에서 등장하는 로히림 등.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적군이 오크가 아닌 인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헤라는 이처럼 <반지의 제왕 2>의 반복에 불과한 이야기에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였다. 원작 소설은 그녀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으니까. 그저 헬름에게 딸이 있었고, 그녀를 향한 울프의 구혼을 거절했다는 내용만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헤라를 어떤 캐릭터로 묘사하고 그녀에게 어떤 이야기를 붙여주느냐에 따라 <로히림의 전쟁>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극 중 헤라는 기존 캐릭터들의 조각모음에 불과하다. 그녀는 그저 세오덴처럼 농성하고, 아라고른처럼 최후의 돌격을 결심하고, 레골라스처럼 숱한 적군을 무찌르고, 간달프처럼 지원군을 끌고 온다. 기존에 못 본 역할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여러 캐릭터가 맡았던 역할을 혼자 해낼 뿐이다. 결국 <로히림의 전쟁>이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반지의 제왕 2>를 일본풍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것에 불과해 보인다.
실수는 반복된다
오히려 헤라의 존재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는 구간도 적지 않다. 기존 서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헤라의 활약상을 부각하려다가 전개가 꼬이기 시작한다.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헤라의 활약상을 덧댄 흔적이 가려지지 않은 셈이다. 이는 <호빗> 3부작에서 소설에 없던 오리지널 캐릭터, '타우리엘'이 중심이 된 로맨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흐름이 끊겼던 문제점과도 유사하다.
특히 헤라가 등장할 때마다 전투 시퀀스의 흐름이 꼬이는 경우가 잦다. 아이센 여울목에서 펼쳐진 전투와 수도 에도라스의 함락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시퀀스에서는 크게 세 주체가 등장한다. 헬름과 군대는 전투를 펼치고, 울프와 그의 본대는 헬름의 군을 우회해 수도 에도라스로 진격하고, 헤라는 울프의 공격으로부터 사람들을 대피시키며 수도를 방어한다.
그런데 전투가 진행될수록, 특히 헤라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시점부터 세 주체의 행적은 꼬이기 시작한다. 분명 여울목에서 부왕 옆에서 전투 중이었던 헬라스가 에도라스로 먼저 진군한 울프를 갑자기 앞지르는 식이다. 본편에서 엘프인 레골라스가 간신히 대적한 무마킬을 헤라가 혼자 죽이는 과장된 묘사도 시리즈의 일관성을 저해한다. 헬름 협곡에서 헤라와 그녀의 시녀 올윈이 숱한 적군을 대적하는 전개도 같은 맥락에서 의아하다.
프리퀄을 지탱하는 각색과 작화
안일하게 전편의 영광에 기댄 것 같은 헤라 캐릭터의 만듦새는 군데군데 몰입도를 높인 장점과 대조되기에 더욱 아쉽다. 각색한 울프의 서사가 대표적이다. 원작에서 그는 아버지를 죽인 헬름을 향한 복수심 때문에 로한을 침략한다. 반면에 영화는 울프의 동기를 더 구체화한다. 그가 헤라에게 품은 연심이 집착으로 변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그 덕분에 승전하기 직전 그가 헤라를 놓지 못해서 패배하는 전개도 그저 허망하지는 않다.
헬름의 아들 하마의 최후를 변경한 각색도 인상적이다. 원작에 그는 나팔 산성 앞에 주둔한 울프의 군대를 기습하다가 사망한 반면, 영화에서는 울프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헬름이 보는 앞에서 처형당한다. 이는 헬름의 좌절감, 광증, 복수심을 강조하며, 더 나아가 헬름 협곡이라는 지명이 생겨난 이유를 알려주는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처럼 <로히림의 전쟁>은 원작이 간략히 다룬 감성적인 측면을 깊이 파고든다.
각색 외에는 작화가 놀랍다. 카미야마 켄지가 본래 배경을 그리는 미술 스태프 출신이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원경에서 보여주는 가운데땅 풍경은 그림인지 실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밀하다. 일례로 오프닝의 경우 평원에서 말을 타는 헤라와 그 위를 날아가는 독수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순간적으로 실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시를 유발한다. 나팔 산성의 전경을 비추는 순간도 실사 영화 부럽지 않은 장엄함이 느껴진다.
다만 전투 시퀀스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로히림의 전쟁'이라는 부제만 보면 실사영화 속 로한의 기병대의 웅장한 돌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림만으로 실사영화 수준의 장대한 전투 시퀀스를 보여주기에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그나마 보름달을 배경으로 프레알라프가 이끌고 온 지원군이 울프의 군대를 공격하는 장면만큼은 명장면으로 뽑기에 손색없다.
가운데땅은 여전히 반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히림의 전쟁>에는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아쉬운 대목이 눈에 밟혀도 모른 척 넘어가 줄 수밖에 없는 포인트가 적지 않다. 사루만의 재등장 때는 작고한 크리스토퍼 리가 <호빗> 촬영 당시 더빙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헤라가 반지만 찾는 모르도르의 오크들을 만나고, 그 순간을 궁금해하는 간달프와 헤라가 연락을 취하는 대목 또한 '반지 전쟁'과의 연결고리를 암시하기에 흥미롭다.
전반적으로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유사하다. <반지의 제왕>에 못 미치는 완성도가 아쉽지만, 아라고른과 레골라스의 우정을 암시하는 대목이나 노년의 빌보 배긴스를 연기한 이안 홈이 출연한 순간에 결국 미소 짓지 않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뉴라인 시네마 로고가 등장하고 로한의 테마 음악이 흘러나올 때부터 예견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Acceptable 무난함
'반지의 제왕' 향이 소량 첨가된 판타지 애니메이션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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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앞에 작아지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이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되었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사랑은 어렵다. 게다가 첫사랑이라면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험한 적 없는 두근거림에 취해 평소라면 하지 않을 엉뚱한 행동을 한다. 함께 하지 않아도 나사 풀린 사람처럼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온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하루 종일 들뜬 기분으로 '나와 같은 마음일까?' 고민해도 소용없다. 그 사람이 꺼낸 별 거 아닌 말 한마디에 기대와 실망을 오갈 테니까.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아련하게 떠오른다면, 영화 [여름날 우리]의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추억에 잠기는 건 어떨까?
영화 '여름날 우리'
영화 [여름날 우리]는 2018년 개봉해 약 28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너의 결혼식]의 중화권 리메이크 작품이다. 공부에 관심 없는 고등학생 '져우 샤오치(허광한)'가 전학 생 '요우 용치(장약남)'에게 첫눈에 반하는 내용을 그린 로맨스 영화이다. 그들의 만남과 엇갈림을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 졸업 후 등 시간에 따라 풀어낸다.
▼[여름날 우리]를 예고편으로 미리 만나보세요▼
[너의 결혼식]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의 매력이 특히 중요한 로맨스 장르에 적절한 캐스팅이었다. 사랑스러운 배우 '박보영'과 '김영광'이 고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는 넓은 연령대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두 사람이 영화 [피 끓는 청춘]에서 여주인공과 서브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관객들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리메이크된 [여름날 우리]에서도 캐스팅에 공들인 모습이다.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상견니]로 국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만 국적의 배우'허광한'이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느껴지는 소년미와 영화 속 인물의 장난꾸러기 같은 성격에 잘 어우러진다.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기존 한국 영화와 유사하다. [너의 결혼식]의 상징적인 장면인 학교에서 담을 넘어 땡땡이치거나 성인이 되어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거의 그대로 재연되었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을 고르자면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수영'이다. 극 중에서 '져우 샤오치'가 고등학교 수영부로 나오며 나중엔 수영선수가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승희(박보영)'를 좋아하던 일진 역할은 허세 가득한 수영부 에이스로 바뀌었다. 수영 챔피언이 되겠다는'져우 샤오치'의 대사나 그가 '요우 용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수영 대결을 준비하는 장면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를 비교하자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특유의 청량한 분위기로 많은 사랑받은 대만의 첫사랑 영화가 떠오른다. 대표적으로 '요우 용치'가 생일에 아파 불꽃놀이를 갈 수 없게 되자 '져우 샤오치'가 기숙사 옥상에서 불꽃을 터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축제 같은 분위기와 하늘을 보며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는 학생들, 경쾌한 음악이 어우러져 원작에 비해 화려하고 발랄한 느낌이 강해진다.
그 외에도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달라진 부분을 찾는 재미가 있다. 고등학생 주인공들이 추억을 쌓던 떡볶이집은 꼬치구이집으로 바뀌었고, 대학 시절 정감 있던 하숙집은 기숙사가 되어 새로운 사건을 만들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수영 경기를 앞두고 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극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배역 이름을 '우연(김영광)'이라고 정했던 [너의 결혼식]보다 운명 같은 사건이 펼쳐진다.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져우 샤오치'의 사랑은 여름처럼 뜨겁게 새로운 도전에 용기내고 부딪혀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요우 용치'에게 첫눈에 반한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싫어하던 공부를 미친 듯이 해내며 그녀가 다니는 명문대학교에 진학해 우연한 만남을 만든다.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배우 '허광한'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그(져우 샤오치)에게 이제 불가능이란 없어요."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서 [여름날 우리]의 감독인 '한텐'은 그녀가 '져우 샤오치'의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는 등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배우와 감독이 말하는 '져우 샤오치'▼
영화는 그들의 풋풋한 사랑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위기에 처한 그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용기내야 하는지 질문한다. '져우 샤오치'는 건물에서 떨어진 간판 밑에 서있던 '요우 용치'를 지키려다가 어깨를 다쳐 수영선수의 꿈을 접게 된다. 그는 초라한 스스로에게 좌절하고 그녀는 마음 한편에 죄책감을 가졌지만, 서로를 너무 사랑했기에 아픔을 털어놓지 못한다. 결국 '져우 샤오치'의 아픔은 잘못된 표현으로 오해를 낳고 그들의 솔직하지 못한 사랑은 서로에게 후회와 상처를 남긴다.
당신은 이전 사랑에서 얼마나 용기 냈고 무엇을 후회했을까? 앞으로의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랑은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성장하게 만든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결론이 해피엔딩이 아니더라도 다시 용기 내자. 후회 없는 사랑을 위한 행진곡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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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트> 실제 이야기일까? (스포일러 없는 리뷰)
안녕하세요. 영화 <헌트>를 보고 나서 아직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조금 더 알고 있으시다면 더욱 감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글을 남깁니다 :)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글을 읽고 "아! 이 사건이 그 장면 모티브겠구나?"라는 생각이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다시 N차 관람해보세요! 역사적 상식을 알고 영화를 감상하신다면 장담하건데 훨씬 풍부하게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0. <헌트>의 역사적 배경
영화 <헌트>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선 '제5공화국'이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5.17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의 제12대 대통령 취임을 통해 시작된 군사정권 시대를 일컫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1981년 ~ 1988년을 말합니다. 익무분들이니까 영화를 통해 설명하면 이러한 제5공화국 시절을 다룬 영화는 대표적으로 <택시운전사> <변호인> <1987> <박하사탕>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당장 생각나는 영화는 이정도 뿐이네요. 다음과 같은 영화들을 모두 보셨다면, 혹은 모두는 아니더라도 1~2 편이라도 보셨다도 머릿 속에 상상되는 이미지가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살인적인 인권 탄압이 자행되던 시대, 이 시기의 참상을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사건으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이 있죠. 대한민국 헌정사에 관하여 얘기하면 재미없는 역사 강의(?)가 되어 버리니.. 그냥 제5공화국이 어떤 배경인지 위와 같이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 <헌트>에서 나온 대한민국 역사 실제 사건을 한번 살펴보시죠!1. <헌트>의 역사적 사건 #1 5.18 민주화운동
1980년에 발생한 5.18민주화 운동은 정확히는 제5공화국에 발생한 사건은 아니긴합니다만. 다만 영화 특정 인물에게는 직접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을 준 사건입니다. 하여 5.18 민주화운동에 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죠.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광주 일원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하여, 군부의 말도 안되는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광주시에서 발생한 이 운동을 보고 정부는 계엄군을 통해 시위를 진압하려고 했고, 폭동적 시위진압을 강행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성폭력 등의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불법처형을 하고 민간인을 향해 총기까지 사용하면서 광주를 대대적으로 탄압했죠. 영화 <헌트>는 이러한 민족의 잊어선 안되는 참상을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2. <헌트>의 역사적 사건 #2 버마 아웅 산 암살 폭발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사건입니다. 사건 이름을 하나씩 살펴볼까요?버마 = 미얀마의 옛 이름 / 아웅 산 = 미얀마 독립 운동가 이름 / 암살폭발 = 암살을 하기 위해 폭발을 시도
이렇게 짤라서 보시니 한 층 이해가 편하시라 생각됩니다. 이 사건은 1983년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을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 일행의 암살을 시도한 북한의 폭탄테러 사건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실패한 사건입니다. 폭발 테러가 있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해당 장소로 도착하지 못 했기 때문이죠. 해당 장소로 늦게 간 이유도 가는 도중에 차가 펑크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오지도 않은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는가?" 하면.. 당시 행사에 참여한 다른 인원이(이계철 대사) 머리 스타일이 대통령과 매우 흡사한 대머리에 안경까지 착용한 상태였고 또한 태극기를 펄럭이는 의전 차량에서 내려 나머지 선발대 일행들과 함께 먼저 도착한 수행원들과 인사했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보면 대통령이라고 오인될 수도 있었죠. 영화 <헌트>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하여 영화적 연출, 영화적 사건을 다룹니다.3. <헌트>의 역사적 사건 #3 이웅평 월남 사건
이웅평은 1983년 전투기를 몰고 월남한 북한 공군 장교입니다. 이게 텍스트로 보면 "아 월남했구나." 싶으실 텐데 무려 대한민국 상공에 '전투기'를 몰고 월남한 사건입니다. 대한민국 상공 안보가 그냥 북한 공군 장교가 끌고 온 전투기에 뚤린 것이죠.(사실 이분이 <탑건>아닐까요..?)영화 <헌트>에서 해당 사건을 굉장히 독특하고 또 매력적으로 다룹니다. 영화를 보실 때 바로 특정 장면이 나오면 "아! 이 사건이구나 ㅋㅋ" 싶으실꺼에요! 영화를 보신분들이라면 씩 웃으시겠죠?<헌트> 개인적인 감상평
영화 <헌트>를 작품적으로 남기는 평입니다. 참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이정재 배우님이자 감독님이 처음 연출하시는 작품이라곤 상상도 못 할 만큼 한국 첩보물에선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작품입니다. (이 전까지는 <베를린>이 압도적으로 1등이었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상승의 분위기를 가지고 갑니다. 긴장감, 분위기는 계속해서 고조되며 사건은 지속적으로 더 큰 사건을 불러 일으키고, 두 주인공의 의심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됩니다. 말 그대로 '상승'의 영화죠. 다만 계속해서 영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상승된다는 건 초반에는 다소 텐션이 낮음을 의미합니다. 이런식의 휘몰아치는 전개를 가진 영화들의 고질병이 초반 전개의 지루함일 수 있는데 <헌트>도 이런 문제를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영화 내내 총격 액션과 폭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어 더욱이 재밌게 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위에서 역사 사건을 크게 나열했지만 사실 영화를 작품적으로 본다면 어떤 특정 사건이나, 서사적 반전 등은 이 영화의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두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 묘사가 영화의 중요 포인트이죠. 두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 심리 묘사가 정말 기가막히게 표현되는데.. 너무 디테일한 연출과 대사 등에서 감명 깊었습니다. 사실 이렇듯 이 영화는 23년만에 다시 뭉친 두 주인공, 청담 부부의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두 배우님이 정말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두분 모두 대표작으로 <헌트>를 말하셔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두 분의 케미와 영화의 완성도 모두 굉장히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전반적으로 정말 잘 짜여진 스파이, 스릴러물입니다.
근대 정치물을 싫어하지 않는 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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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사와 외계인이 써내려 간 사상누각 SF 판타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22년 현재,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기 위해 지구에 상주 중인 로봇 ‘가드’(김우빈)’와 ‘썬더(김대명)’. 인간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서 이들은 지구의 여러 시간대에 죄수를 가둬두고, 자동차와 비행선으로 변신할 수 있는 썬더를 통해 시간여행을 하며 죄수들을 감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려시대 말로 이동해 탈옥한 죄수를 검거한 가드와 썬더는 의도치 않게 인간의 아기를 현재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한다. 한편 고려말 도사 ‘무륵(류준열)'은 현상금을 받기 위해 신검을 찾으러 나서다가 요괴를 만나고, 마찬가지로 신검을 찾는 ‘이안(김태리)'과 속고 속이는 쟁탈전을 벌인다.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도 마찬가지로 요괴의 존재를 감지하고 신검을 좇는 가운데, 밀본의 수장 '자장(김의성)' 도사도 신검 쟁탈전에 가담한다.
SF와 판타지의 만남을 보여주는 영화 <외계+인> 1부는 <범죄의 재구성>부터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에 이르기까지 흥행불패를 이어온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의 스타 배우들이 총집합했고, 387일이라는 한국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 기간을 자랑한다. <승리호>처럼 한국형 SF를 표방한 것이나, 올여름 격돌할 이른바 한국영화 Big 4 중 첫 번째이기에 기대가 더 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외계+인> 1부는 실망스럽다. 여러 이유를 꼽을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영화의 초점은 산만하고, 감독의 장점인 하이스트 장르의 특징이 발현되려는 찰나에는 리듬감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제외하면 캐릭터들의 매력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외계+인>은 감독의 전작이자 한국형 히어로 혹은 무협 판타지 영화였던 <전우치>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지점에서 sf와 판타지라는 상이한 장르적 특성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혹은 않은) 듯 보인다.
우선 <외계+인> 1부는 여러 측면에서 <전우치>와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도사 무륵의 첫 등장은 모의고사 지문으로도 등장했던 전우치의 등장씬을 오마주하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한 <전우치>처럼 <외계+인> 1부도 시간여행을 펼친다. 두 신선 흑설과 청운이 코미디를 도맡는 것은 신선 3인방을 연상시키고, 고양이로 변신하는 좌왕과 우왕은 유해진이 연기했던 초랭이를 보는 듯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도사가 등장해 여러 시련 끝에 스승이 알려주지 않는 비기를 득도한다는 전개도 전우치의 성상 서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사람의 모습을 한 채 숨어 지내며 피리를 노리던 요괴 '화담(김윤석)'처럼 외계인이 사람의 모습을 취한 채 신검을 쫓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이는 바꿔 말해 <외계+인> 1부가 제목에서부터 강조하고 있는 외계인의 존재가 <전우치>를 더 큰 세계관을 확장시키기 위한 핵심 도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우치>가 일방향적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하는 데 그쳤으니, 영화는 더 많은 도사와 더 복잡한 시간 여행기를 보여주려 한다. 그렇다고 이미 한 차례 활용한 빌런인 요괴를 등장시킬 수 없기에 전혀 다른 존재인 외계인을 등장시켜 현재와 과거를 자유로이 넘나들고 세계관을 키운다. 그래서 외계인은 철저히 수단적으로 활용된다. 외계인 캐릭터는 생동감이나 입체감이 부여받지 못한다. 그들의 존재는 위기를 자아내고, 시간 여행의 문을 열어서 사건의 발단을 만드는 것으로 활용가치가 충분하다. 그 문을 넘어서면 더 많은 도사와 주변인들이 과거의 현재 사이에서 펼치는 화려한 티키타카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까지만 보면 외계인을 투입한 선택은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도구적인 외계인 활용법은 두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하나는 무색무취한 외계인의 등장은 결국 SF 장르의 스펙터클이라는 외피만 취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이로 인해 SF와 판타지라는 장르 사이에서 영화가 좀처럼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외계인을 통해 깔아 둔 판 위에서 펼쳐져야 할 여러 캐릭터들의 티키타카가 그 자체로 큰 재미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단 <외계+인> 1부는 SF 장르와 판타지 장르가 일반적 인식과 달리 결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SF와 판타지는 초자연적이고 초현실적인 현상을 다룬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있다. 판타지 영화는 초자연적 세계와의 경계를 없애버리는 장르에 가깝다. 이 세계의 것이 아니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마법과 같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나니아 연대기>과 같은 판타지는 현실에 발붙이는 대신 초월적 세계를 주무대로 삼으며, 선악의 대립에 기초한 형이상학적 윤리관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장식한다. 반면에 SF 영화는 알려지지 않은 초자연적 세계를 향해 돌진하는 영화에 가깝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통해 당장은 이해할 수 없으나 미래에는 이해할 수 있을 현상과 세계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요구한다. 이때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주체적 노력이 이끌어내기에 SF는 판타지와 달리 당장 현실의 문제에 발 딛고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SF 영화가 재현하는 세계에는 당장 오늘의 현실적 문제가 투영된다. SF 영화 속 세계는 알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새로운 발견과 기술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세계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 지점에서 SF 영화에는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낙관만큼이나 인간의 기계화나 혹은 기계의 인간화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우려가 자연히 깃들 수 있다. 그래서 SF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 제도와 구조와 관련이 깊을 수밖에 없다. 즉, SF 영화는 과학에 근간을 둔 스펙터클을 통해 오히려 인간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드러내는 통로이며, <터미네이터>, <아바타>, <쥬라기 공원> 등의 SF 명작들은 제각기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선악의 대립 끝에 선의 승리를 통해 기존의 세계관과 질서를 반복하는 판타지가 보수적이라면, SF는 진보적인 장르인 것이다. 이는 SF 작가 테드 창이 "판타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라면 SF는 세계가 변화하는 이야기"라고 요약한 이유다.
단순히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돋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활용한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데에만 치우친 많은 한국 SF 영화는 이 대목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현재나 혹은 과거 사회상에 대한 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이질적인 세계를 상상해 스크린에 띄운 결과 영화에서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부정적 우려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SF 영화의 세계관을 기대하는 관객과의 소통 부재를 일으키는 결정적 이유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담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나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한 미래상을 그려낸 <설국열차>와 넷플릭스의 <승리호>가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외계+인> 1부는 익숙한 실수를 반복한다. 외계인들의 행성이 전쟁으로 인해 초토화된 후 평화에 반대하는 '설계자'를 비롯한 이들을 지구의 인간 속에 가두고 있다는 설정에서는 현실 세계를 향한 비판적 시선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인 장면 없이 대사로만 전달될 뿐만 아니라, 반전과 평화를 추구한다는 주제의식 자체도 지나치게 일반론적이다. 그나마 모든 것을 수치화하는 가드와 썬더가 인간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처럼 계량화 할 수 없는 요소들의 중요성을 깨닫는 대목에서는 인간성이 사라지는 세계에 대한 비판의식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내용은 고려시대를 배경을 한 도사들의 이야기에 밀려 제대로 된 서사와 분량을 배분받지 못하며, 결국 급작스러운 전개로 인해 메시지에 설득력이 실릴 틈이 없다. 가드와 썬더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전우치>의 연장선상인 판타지적 세계관에 속해 있기에, SF의 외적 요소를 제외하면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다룬 SF영화의 스토리는 좀처럼 하나의 영화에 통합되지 않는다.
최동훈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적인 방식으로 <어벤져스>만큼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힌 대목에서는 이 실수가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당장 그 <어벤져스>도 판타지와 SF의 세계를 혼합하는 데 긴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도로 발전한 과학이 마법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중심이 된 시리즈에 신화 속 인물인 토르는 좀처럼 섞이지 못했다. <토르> 시리즈의 1편과 2편은 판타지도 sf도 아니라는 혹평을 들었고, 배경을 완전한 외계 행성으로 바꾼 3편부터 세계관에 녹아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외계+인> 1부도 단순히 기능적으로 SF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이정표를 목표로 했다면 더 많은 준비가 있어야 했다. 판타지와 SF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충분히 전개할 수 있는 구조와 구성, 시리즈의 편수와 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시리즈와 같은 배급 방식에 이르기까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는 최동훈 감독이기에 남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불안정한 세계관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역으로 이는 최동훈 감독의 특기였다. 그의 영화들은 자세한 설정과 배경 설명, 구체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관객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한눈에 들어오는 특출 난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의 입에서 관객의 귀로 곧장 꽂히는 매력적인 대사들로 무장한다. 관객의 눈과 귀를 현혹해 부족한 점을 가리고 러닝타임 내내 최동훈 감독의 시나리오를 따라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유달리 최동훈 감독의 작품은 명대사와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많다. 십수 년이 지나서도 명대사와 캐릭터를 재발굴할 수 있는 영화인 <타짜>, 모의고사 지문으로도 등장해 화제가 된 <전우치>, 전지현의 대표작인 <도둑들>과 이정재의 성대모사하면 빠질 수 없는 영화인 <암살>에 이르기까지.
<외계+인> 1부에서는 이러한 매력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실한 세계관의 허점을 눈감고 넘어갈 수 있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없다. 물론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사들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인물들의 매력을 어필한다. 흑설과 청운의 콤비는 등장인물들 중 가장 고타율의 유머를 자랑한다. 어느 시점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따라 전형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무륵과 이안도 2부에서 풀릴 그들의 이야기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감은 심어준다. 나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자장 도사도 극의 무게감을 잡아준다.
문제는 현대 시점이다. 외계인 캐릭터를 철저히 도구적으로 설정한 결과 그들과 맞서 싸우는 가드는 일인다역을 소화하는 김우빈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원맨쇼를 펼치는 듯 느껴진다. 그와 합을 맞춰야 할 또 다른 캐릭터인 썬더도 문제가 적지 않다. 전투가 벌어지거나 가드가 일을 할 때 달걀 모양의 로봇인 썬더가 말하는 "비상", "위험하다", "생명력 9%"와 같은 유치한 대사의 내용이 다급한 톤과 묘한 부조화를 일으키면서 흐름을 깨기 때문이다. 그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인 점,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한 C3PO와 R2D2처럼 로봇 캐릭터가 SF 영화에 매력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달리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외계+인> 1부는 한국 영화에서 여전히 생소한 SF와 판타지 간의 이종결합을 시도했다는 의의는 있을 지라도, 상업영화로서 최동훈 감독의 명성에 걸맞고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은 아닌 것 같다는 인상만을 남긴 채 내년에 개봉할 2부를 기약한다.
P(Poor, 형편없는)
한국형 SF 판타지의 도전 그 자체를 칭찬하기에는 반면교사도, 롤모델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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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빼앗긴 두 남자의 벌거벗은 몸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쓴 글입니다.
얼마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직원 비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들이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투기놀음에 나섰고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내 집 마련’이 중산층임을 입증하는 표지가 되어 모두가 목숨 거는 시대에, 정작 이 꿈을 실현시켜줘야 할 공공기관의 직원이 자기 잇속을 챙기고 있었다는 데 모두가 분노한 사건이었다.
영화 〈사상〉은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는' LH의 또 다른 문제를 다룬다. 〈사상〉에서, LH는 원주민의 주거권·생존권을 위협하는 폭력의 주체다. 부산 사상에 벤처타워가 들어오게 되었다. 보상을 받고 마을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삶의 공간을 빼앗길 수 없다며 버티는 사람도 있다. 〈사상〉은 각각 자본과 공권력을 대표하는 건설회사·LH와 맞서 오래도록 이어지다 끝내 패배해 버리고만 싸움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사상〉 스틸컷
주인공은 두 명의 중장년 남성이다. 먼저 박성희. 그는 감독의 아버지다. 새로 살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그의 삶은 고단해 보인다. 산업 재해로 검지를 잃은 왼손, 보호대 착용이 필요한 허리, 육체노동으로 거칠어진 발. 그리고 우울. "이 나이 되도록 집 하나 못 산 건 내 팔자려니 싶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니 눈물이 팍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 LH가 늙고 약해진 남성을 집이라는 안식처로부터 몰아내는 무던함과 대비되어 무력감을 자아낸다. 또 다른 주인공 최수영은 굴삭기 기사이자 운동가·활동가다. 그는 사상에서의 싸움을 강제이주의 역사 속에 맥락화한다. 그럼으로써 집·주거권을 체계적으로 박탈해 온 국가·자본의 폭력을 고발한다.
요컨대 〈사상〉의 두 남성 주인공은 모두 무언가를 ‘잃은’ 존재다. 집, 주거권, 삶 그리고 마을 공동체. 이들이 상실한 것이 과연 그리 아름답기만 한 것이었을지에 관한 의문은 잠시 제쳐놓고, 영화가 자본·공권력이라는 체계적 폭력을 재현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영화 〈사상〉 스틸컷
〈사상〉은 자본과 공권력의 얼굴을 명료하게 그리지 않는다/못한다. 자본·공권력의 악행을 가능케 하는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자본과 공권력은 그저 ‘나쁜 대상’으로 말해지고 보여질 뿐이다. 체제로서의 폭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토록 느슨하게 조명한 〈사상〉의 연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거대한 폭력에 대한 적확한 분석을 결여한 채 그저 끝없이 괴로워할 뿐인 감독을 냉소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 그럼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감독이 세상을 느끼고 바라보는 방식에 비판적으로 개입하여 함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감독이 ‘남성’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는 것이다. 자본·공권력이 휘두르는 권력을 비판하는 그는 정작 두 주인공과 자기 자신이 기대고 있는 젠더 권력에는 다소 둔감해 보인다. 〈사상〉을 보는 내내 성차별적인 장면, 발화가 불쑥 튀어나오진 않을까 불안했다. 영화가 '남성적 방식'으로 재현되는 '남성 서사'였기 때문이었다. 박성희의 가족이 모여 제사를 지낼 때 정작 제사 음식을 준비한 여성(그녀가 박성희 가족과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다)은 함께 절하지 않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영화가 낭만적 공동체로 재현하는 '사상에서의 삶'은 자본·공권력과는 다른 또 다른 권력(가부장제)이 작동하는 공간이었을 수도 있다.
감독이 내레이션으로 ‘봉분 같은 아파트’와 ‘밀양 할매들과 함께한 식사’를 대비시킬 때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차갑고 무뚝뚝한 건축물을 따뜻하고 정겨운 할매의 품이라는 젠더화된 비유와 대비시킨다. 삭막한 과학/문명과 여성이 제공하는 포근함의 대비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성차별적 구도다. 현실의 척박함을 고발하기 위해 밀양 할매들을 호명하는 〈사상〉의 발화는 조금 더 섬세했어야 했다.
영화 〈사상〉 스틸컷
하지만 젠더 권력에 대한 감독의 무관심, 둔감함만으로 〈사상〉을 평가할 순 없다. 〈사상〉이 자본·공권력을 치밀하게 묘파하지 ‘않음으로써/못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사상〉의 '결점'은 영화가 어떤 계보에서 작업되어 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만회될 수 있다. 감독의 내레이션이 말해 주듯, 〈사상〉은 4대강 사업, 밀양 송전탑을 기록한 작업의 연장이다. 또한 최수영이 말하듯, 사상에서의 싸움은 1970년대의 강제이주에 대한 저항의 계보에 놓여 있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자본·공권력에 대한 〈사상〉의 두루뭉술한 묘사는 구체적 경험의 지위를 획득한다. 감독과 사상의 주민에게 자본·공권력이 폭력임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는 너무도 자명한 경험적 사실이다. 즉, 자본·공권력에 대한 〈사상〉의 느슨한 묘사는 영화의 결함이 아닌 영화의 핵심 메시지다. 왜 ‘우리’에게 자명한 것이 ‘당신’들에겐 그렇지 않느냐는 성찰적 물음으로써 권력에 대한 허술한 묘사가 기능하는 것이다.
〈사상〉은 그 어떤 다른 해석도 허락하지 않은 채, 완고한 태도로 자본과 공권력을 불신한다. 공사장에서 발생한 진동으로 무너진 집, 기울어진 벽을 지탱하는 나무 받침대, 밝은 표정의 정치인의 달콤한 약속과 그 약속에서 배제된 자들 등등. 〈사상〉의 이미지들은 마치 자신이 그 자체로 폭력의 증거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는 듯 스스로를 쓸쓸히 전시한다.
영화 〈사상〉 스틸컷
그리고 두 남자의 벌거벗은 몸. 영화는 박성희와 최수영이 벌거벗은 채로 씻는 모습을 꽤 오랫동안 비춘다. 질병, 장애로 인해 느리게 움직이는 이들의 취약한 몸은 자본·공권력 앞에서 벌거벗겨진 생명의 표상일 수 있다. 또는 시종일관 진지한 남성의 목소리로 자본·공권력을 비난하던 영화가 남성의 몸을 취약성과 연결짓는 이 급작스러운 균열로부터,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쉬는 삶의 리듬이 새겨진 장소로써 벌거벗은 몸을 독해할 수도 있다.
용산참사 이후 10여 년. 이제 아무도 강제철거, 원주민을 내쫓는 재개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투쟁’이라는 말에 빨간딱지가 붙었던 때는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빨갱이’의 목소리는 시끄럽게 '들리기'라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변화에 너무 빠르게 적응했다. 우리를 분노케 했던 문제의식은 몰아치는 신자유주의 앞에서 증발해 버렸고, 여전히 ‘투쟁’을 외치는 사람은 낡은 구닥다리가 되었다.
이토록 빠르게 도달한 파국 앞에서 벌거벗은 두 남자의 몸*은 우리의 기억을 일깨워 〈사상〉의 문제의식에 동참케 할 수 있을까? 4대강, 밀양, 사상으로 이어지는 투쟁은 사라지지 않고 자본·공권력을 비판하는 동력으로 남을 수 있을까? “원주민을 내쫓고 세워진 미래”에 빼앗긴 자들의 삶을 다시 기입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과잉 남성 자의식으로 자본·공권력에 대한 ‘피해의식’에 빠져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사상〉의 감독과 연대할 수 있을까? 〈사상〉은 해소되지 않은 여러 질문을 남기는 영화다.
*영화의 음악이 흥미롭다. 영화에는 중간중간 분절되고 끊어지며 뒤로 감는 듯한 독특한 음악이 나온다. 자본과 결탁한 국가폭력에 짓눌려 어긋나 버린 두 남자의 삶 리듬을 형상화한 것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를 변주할 새로운 리듬일 수도 있는 이 음악은 '벌거벗은 두 남자의 몸'과 같은 이중적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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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온라인상영관 오픈 안내 (9/5~9/10)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가
9/5(목) ~ 9/10(화), 총 6일간 개최되는데요,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온라인상영을 저희 씨네랩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9/5(목) 오후 7시에 오픈되는 'Online Screening' 페이지에서
수상한 영화모음집, 거인의 작은 발자국
위 2개 부문의 상영작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상영작 리스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우수한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그 외 온&오프라인, 야외 상영에 대한
자세한 사항 및 티켓 예매 안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티켓 안내 (바로가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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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남들보다 더 빨리 비상해야 하는 작은 새들의 이야기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작은 새들(Fledglings)
Poland/2022/84min/리디아 두다 감독 작품
상상력이 풍부한 조시아, 예민한 오스카, 독립적인 킹가는 또래 아이들보다 더 빨리 성인이 되어야 했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아이들의 동정심, 예술적 표현, 유머 센스 및 캐릭터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들의 우정과 사랑, 타인과의 관계는 마치 공기와 같아서 역경을 헤쳐 나갈 발판을 마련한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넓다. 넓고, 또 위험하다.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큰 세상이지만 동시에 무수히 많은 위험과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곳이다. 이렇게 넓고 큰 세상에서 유난히 더 일찍 어른이 되어야 하는 '작은 새들'이 바로 여기 있다.
영화 <작은 새들>은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 3명이 시각장애 기숙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부모님을 잡지 않고서는 단 몇 초밖에 서 있을 수 없던 이 어린 작은 새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이 세상에 적응해야 했기에 부모와의 힘든 이별을 겪게 되었다. 어미 새들로부터 놓여진 이 작은 새들은 기숙학교에서 서로에게 말을 걸고, 서로를 도와주고, 서로를 사랑해주며 우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 어린 아이들에게 주어진 낯선 환경으로 인해 처음에 이들의 움직임은 미숙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기숙학교를 떠날 때에는 마치 이 세상을 탐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 있는 작은 새의 활발한 날갯짓처럼 강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흑백으로 표현되었으며, 그리고 관객들은 아이들과 똑같은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본다. 나는 최근 들어 영화를 볼 때 영화 속 인물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관객에게 참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메라의 시선이 다정하면 관객도 저절로 다정한 시선으로 해당 인물을 바라보게 되고, 또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는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봄으로써 그들의 움직임과 행동, 표정 등에 더 집중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저절로 우리가 이 작은 새들의 활발한 비상을 희망하고 응원하게끔 만든다.
작은 새들이 모여서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며, 또 동시에 자기들만의 세상을 살아간다. 초반에 아이들은 서투르고 조심스러웠다. 자신의 앞에 주어진 피아노 건반을 천천히 만져보고, 또 복도를 걷기 위해 손을 마구 흔들며 손잡이를 찾아보고. 누군가에게는 어릴 때부터 그저 쓱- 보고 지나쳤을 공간이나 물건을 이들은 조심스럽게 만져보고, 또 집중해서 탐구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들간의 사랑, 우정, 공감, 교감, 그리고 서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과 행동들이었다. 서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는 선뜻 도와주고, 서로를 사랑한다고 표현하고, 같은 상황에 주어진 서로에게 그 무엇보다 힘이 되는 응원을 보내고, 기숙학교를 먼저 떠나는 이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렴'과 같은 따스한 말을 건네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자연스레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부서질 것 같이 연약해 보이던 초반의 작은 새들이 어느덧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나 강인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22.09.26(월) 20:30 메가박스 백석점 7관
2022.09.29(목) 11:00 메가박스 백석점 7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 기간: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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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질 결심, 사랑의 시간차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
?Rabbitgumi 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개봉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탔던 영화인데요.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죠.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좀더 말랑말랑한 영화에요.
여전히 미장센은 아름답고 화면전환도 무척 좋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도 좋죠!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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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사랑의 표현 / 파도가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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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프링 블라썸> 메인 예고편
"이번에 맞이한 봄은 어딘가 달라요"
반복되는 일상에 싫증이 난 수잔은 극장 앞에서 연극배우 라파엘을 만난다.
함께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모든 것이 따분했던 수잔에게 설렘과 함께 첫 번재 봄이 찾아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