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1-28 12:27:10
로히림의 전쟁 | '반지의 제왕'이라서 눈감는 안일함
<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쟁>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공주로서의 삶을 답답해하며 전사가 되고 싶어 하는 로한의 공주 '헤라'(가이아 와이즈). 어느 날, 그녀는 소꿈친구이자 웨스트마크 영주 '프레카'(숀 둘리)의 아들 '울프'(루크 파스콸리노)의 구혼을 받는다. 그러나 곤도르와 혼약을 맺은 로한의 왕 '헬름'(브라이언 콕스)도, 연심이 없었던 헤라도 구혼을 일언지하로 거절한다. 헬름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낀 프레카는 결투를 청하고, 헬름은 결투 중 예기치 못하게 프레카를 죽이고 만다.
이에 격분하며 복수를 다짐하며 자취를 감췄던 울프. 그는 수년 뒤 로한의 적인 던랜드인을 이끌고 나타나 로한의 수도 에도라스를 습격한다. 헬름과 두 아들 ‘할레스’(벤자민 웨인라이트)와 ‘하마’(야즈단 카푸리)는 기마대 로히림과 함께 전투에 나서지만, 내부의 배신이 겹치면서 대패한다. 두 왕자를 모두 잃은 헬름과 헤라는 울프의 군세에 밀려 나팔 산성에 그대로 고립되고,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킬 방도를 찾기 시작한다.
높고도 험한 <반지의 제왕>이라는 벽
영화팬들 사이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도는 말이 있다. 20년 전 <반지의 제왕> 포스터가 과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팩트였더라. 아직까지도 '21세기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마케팅 문구는 <반지의 제왕> 몫이기 때문. 피터 잭슨 본인이 만든 <호빗> 삼부작도, 아마존 프라임이 심혈을 기울인 <힘의 반지> 드라마도 10억 달러 흥행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동시에 달성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는 비견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판타지 영화 팬들은 <반지의 제왕>을 늘 그리워한다. 이 시리즈를 처음 본 전율을 언제 다시 느껴볼까 궁금해하면서. 이는 <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쟁>(이하 <로히림의 전쟁>)이 낯선 외양에도 불구하고 특히 궁금한 이유였다. '반지 전쟁' 250여 년 전 로한의 왕 헬름과 그의 딸 헤라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피터 잭슨과 앤디 서키스가 제작할 영화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에 앞서서 팬들을 가운데땅으로 초청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약 한 달 늦게 공개된 결과물은 다소 실망스럽다. 원작에서는 이름조차 없었던 주인공 '헤라'의 서사는 평범하고, 그녀의 활약상을 보각한 각색은 부자연스럽다. 카미야마 켄지가 맡은 애니메이션 작화도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그러나 판타지와 <반지의 제왕>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로히림의 전쟁>을 싫어할 수 없다. 곳곳에 삽입된 <반지의 제왕>과의 연결고리를 찾다 보면 아쉬움이 절로 잊히기 때문이다.
에오윈을 넘지 못한 헤라
<로히림의 전쟁>의 성패는 헤라에게 달려 있었다. 애초에 원작에 없는 인물의 재조명이 기획 의도니까. 그런데 정작 헤라는 새로울 게 없다. 그녀는 공주로서의 삶을 답답해하며 전사가 되길 꿈꾼다. 공주로 태어났기에 다른 왕족과의 혼인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헤라는 모든 구혼을 거절한다. 대신 그저 말을 달리며 모험을 떠나는 삶을 꿈꾼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접한 말괄량이 공주가 바로 헤라다.
문제는 헤라와 똑같은 캐릭터가 이미 20년 전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등장했다는 것. 로한 제2왕조의 마지막 왕인 세오덴의 조카딸이자, 제3왕조의 첫 번째 왕 에오메르의 동생인 '에오윈'(미란다 오토)이 주인공이다. <로히림의 전쟁>에서 내레이션도 맡은 그녀는 전투에 나선 남자들을 기다리기만 하는 처지를 답답해하며 남몰래 무술을 연마했다. 심지어 왕명을 어긴 채 '펠레노르 평원의 전투'에 나서서 마술사왕까지 죽였다.
그런데 두 캐릭터가 겹쳐 보일수록 헤라는 에오윈에 비해 매력이 부족하다. 에오윈과 달리 헤라는 완성형 캐릭터이기 때문. 에오윈은 공주에서 전사로 변모해 가는 인물이었고, 관객도 그녀의 좌절과 성장을 함께 겪으면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헤라는 이미 완성된 전사다. 그러다 보니 관객은 그녀의 감정선에 이입하기 어렵고, 그저 활약상을 구경할 수밖에 없다. 헤라에게서 에오윈의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는 이유다.
<반지의 제왕 2> 다시 보기
그 결과 <로히림의 전쟁>에서는 프리퀄 겸 스핀오프만의 매력이 돋보이지 않는다. 사실 영화가 다루는 사건 자체의 한계가 명확하다. 사건의 전개나 세부적인 전투 양상이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이하 <반지의 제왕 2>을 반복하기 때문. 아이센가드의 적, 수적 열세 상황에서 최후의 돌격을 감행하는 주인공, 그 순간 헬름 협곡 위에서 등장하는 로히림 등.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적군이 오크가 아닌 인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헤라는 이처럼 <반지의 제왕 2>의 반복에 불과한 이야기에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였다. 원작 소설은 그녀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으니까. 그저 헬름에게 딸이 있었고, 그녀를 향한 울프의 구혼을 거절했다는 내용만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헤라를 어떤 캐릭터로 묘사하고 그녀에게 어떤 이야기를 붙여주느냐에 따라 <로히림의 전쟁>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극 중 헤라는 기존 캐릭터들의 조각모음에 불과하다. 그녀는 그저 세오덴처럼 농성하고, 아라고른처럼 최후의 돌격을 결심하고, 레골라스처럼 숱한 적군을 무찌르고, 간달프처럼 지원군을 끌고 온다. 기존에 못 본 역할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여러 캐릭터가 맡았던 역할을 혼자 해낼 뿐이다. 결국 <로히림의 전쟁>이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반지의 제왕 2>를 일본풍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것에 불과해 보인다.
실수는 반복된다
오히려 헤라의 존재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는 구간도 적지 않다. 기존 서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헤라의 활약상을 부각하려다가 전개가 꼬이기 시작한다.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헤라의 활약상을 덧댄 흔적이 가려지지 않은 셈이다. 이는 <호빗> 3부작에서 소설에 없던 오리지널 캐릭터, '타우리엘'이 중심이 된 로맨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흐름이 끊겼던 문제점과도 유사하다.
특히 헤라가 등장할 때마다 전투 시퀀스의 흐름이 꼬이는 경우가 잦다. 아이센 여울목에서 펼쳐진 전투와 수도 에도라스의 함락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시퀀스에서는 크게 세 주체가 등장한다. 헬름과 군대는 전투를 펼치고, 울프와 그의 본대는 헬름의 군을 우회해 수도 에도라스로 진격하고, 헤라는 울프의 공격으로부터 사람들을 대피시키며 수도를 방어한다.
그런데 전투가 진행될수록, 특히 헤라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시점부터 세 주체의 행적은 꼬이기 시작한다. 분명 여울목에서 부왕 옆에서 전투 중이었던 헬라스가 에도라스로 먼저 진군한 울프를 갑자기 앞지르는 식이다. 본편에서 엘프인 레골라스가 간신히 대적한 무마킬을 헤라가 혼자 죽이는 과장된 묘사도 시리즈의 일관성을 저해한다. 헬름 협곡에서 헤라와 그녀의 시녀 올윈이 숱한 적군을 대적하는 전개도 같은 맥락에서 의아하다.
프리퀄을 지탱하는 각색과 작화
안일하게 전편의 영광에 기댄 것 같은 헤라 캐릭터의 만듦새는 군데군데 몰입도를 높인 장점과 대조되기에 더욱 아쉽다. 각색한 울프의 서사가 대표적이다. 원작에서 그는 아버지를 죽인 헬름을 향한 복수심 때문에 로한을 침략한다. 반면에 영화는 울프의 동기를 더 구체화한다. 그가 헤라에게 품은 연심이 집착으로 변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그 덕분에 승전하기 직전 그가 헤라를 놓지 못해서 패배하는 전개도 그저 허망하지는 않다.
헬름의 아들 하마의 최후를 변경한 각색도 인상적이다. 원작에 그는 나팔 산성 앞에 주둔한 울프의 군대를 기습하다가 사망한 반면, 영화에서는 울프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헬름이 보는 앞에서 처형당한다. 이는 헬름의 좌절감, 광증, 복수심을 강조하며, 더 나아가 헬름 협곡이라는 지명이 생겨난 이유를 알려주는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처럼 <로히림의 전쟁>은 원작이 간략히 다룬 감성적인 측면을 깊이 파고든다.
각색 외에는 작화가 놀랍다. 카미야마 켄지가 본래 배경을 그리는 미술 스태프 출신이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원경에서 보여주는 가운데땅 풍경은 그림인지 실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밀하다. 일례로 오프닝의 경우 평원에서 말을 타는 헤라와 그 위를 날아가는 독수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순간적으로 실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시를 유발한다. 나팔 산성의 전경을 비추는 순간도 실사 영화 부럽지 않은 장엄함이 느껴진다.
다만 전투 시퀀스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로히림의 전쟁'이라는 부제만 보면 실사영화 속 로한의 기병대의 웅장한 돌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림만으로 실사영화 수준의 장대한 전투 시퀀스를 보여주기에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그나마 보름달을 배경으로 프레알라프가 이끌고 온 지원군이 울프의 군대를 공격하는 장면만큼은 명장면으로 뽑기에 손색없다.
가운데땅은 여전히 반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히림의 전쟁>에는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아쉬운 대목이 눈에 밟혀도 모른 척 넘어가 줄 수밖에 없는 포인트가 적지 않다. 사루만의 재등장 때는 작고한 크리스토퍼 리가 <호빗> 촬영 당시 더빙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헤라가 반지만 찾는 모르도르의 오크들을 만나고, 그 순간을 궁금해하는 간달프와 헤라가 연락을 취하는 대목 또한 '반지 전쟁'과의 연결고리를 암시하기에 흥미롭다.
전반적으로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유사하다. <반지의 제왕>에 못 미치는 완성도가 아쉽지만, 아라고른과 레골라스의 우정을 암시하는 대목이나 노년의 빌보 배긴스를 연기한 이안 홈이 출연한 순간에 결국 미소 짓지 않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뉴라인 시네마 로고가 등장하고 로한의 테마 음악이 흘러나올 때부터 예견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Acceptable 무난함
'반지의 제왕' 향이 소량 첨가된 판타지 애니메이션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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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감독: 대니얼 콴, 대니얼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등
장르: SF, 액션, 코미디
상영시간: 139분
개봉일: 2022.10.12
세무조사 받다 멀티버스 영웅된 ssul
젊어서 남편과 미국으로 이민을 와 세탁소를 운영하며 힘겹게 가정을 꾸려나간 '이블린(양자경)'. 애인 문제로 매사 부딪히는 딸 '조이(스테파니 수)', 딸을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 그리고 현실감 없고 소심한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 때문에 이블린은 매우 지치고 예민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세탁소의 세무조사를 받던 날, 깐깐하고 매서운 조사관 '디어드리(제이미 리 커티스)'는 이블린의 엉터리 세무 신고를 지적하며 그녀를 극한으로 몰아세운다. 겨우 몇 시간의 재검토 시간을 얻어 돌아가려던 찰나 다른 우주에서 온 '알파 웨이먼드'가 눈앞에 나타나고, 이블린은 하루아침에 멀티버스의 위기로부터 세상과 가족을 모두 구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무작정 빠져든 멀티버스 세계관
스토리의 기발함과 독특한 연출 방식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세탁소의 세금 문제로 인해 다툼을 겪다가 갑자기 다중우주의 이야기로 진입하다니. 예측 불허한 전개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혼란이 가중되는 줄거리이지만 내재된 메시지를 통해 이 말도 안 되는 스토리에 설득력을 입히고, 극중 인물의 심리를 현혹시키는 원형의 베이글처럼 관객들은 이 다차원의 세계가 가진 블랙홀 같은 마성에 빠져들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우주가 존재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는 티끌에 불과하다는 다차원 설정은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설정에 대한 사전 학습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본작은 멀티버스에 대한 적확한 이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즉, <닥터 스트레인지>는 ‘멀티버스’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소재였던 반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는 작품의 의미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한 배경적 장치로서 채택되었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내용을 뚜렷한 이해 없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초반에는 ‘웨이먼드(케 후이 콴)’의 속사포 같은 설명에 ‘이블린’처럼 당황을 금치 못했지만 ‘디어드라(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펀치 한 방을 날리며 돌아버린 세계에 적응한 그녀처럼 순식간에 ‘이블린(양자경)’의 차원 여행에 몸을 싣게 된다.
범우주적 상상력의 결정판, 무한한 우주 속 양자경의 존재감
영화가 우주를 다루는 방식은 오히려 마블 히어로 작품보다 과감할 지도 모르겠다. ‘이블린’은 악의 세력과 맞서기 위해 다른 차원의 있는 자신에 능력을 끌어 쓰는데, 레드카펫에 선 화려한 여배우의 모습부터 철판 요리사, 유명 가수로 성공한 자신, 심지어 손가락이 핫도그 모양으로 진화한 우주까지 수많은 형태의 ‘이블린’이 등장한다. 하물며 인간의 영역을 넘어 장난감 인형, 그림, 돌멩이의 모습이 되기까지 하는 변화무쌍한 우주의 충돌은 ‘대니얼스’ 감독의 상상력이 절정을 발휘하는 순간이며 혼란보다는 시각적인 흥미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 혼란의 중심에 선 ‘이블린’을 연기한 ‘양자경’ 배우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뒤죽박죽으로 등장하는 다중우주 속에서의 캐릭터 변신에도 그는 마치 1인 다역을 소화하듯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양자경'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고국을 떠나 해외에 정착하고, 쿵후 액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월드 스타로 큰 사랑을 받기까지 한 여러 우주 속 '이블린'의 모습은 배우 '양자경'의 삶과도 크게 닮았다. '이블린'이 곧 '양자경'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작품 속 배우가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느껴지는 것일 터이다.
사랑과 강인함이 품은 진정한 강인함
아스트랄한 연출, 스토리의 괴이한 설정과는 별개로 작품에 담긴 주제의식은 의외로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무한의 우주를 돌고 돌아 이 작품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사랑과 다정함의 설파다. 극중 빌런으로 통한 ‘조부 투파키’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생성된 딸 ‘조이’의 또다른 인격과도 같다. '조부 투파키'를 발견한 '이블린'은 겁에 질려 도망가기는커녕 내 딸에 씌인 악마 같은 녀석을 없애기 위해 쿵후로 무쌍을 찍고, 순발력을 발휘해 다른 우주의 자신에게 접속해 싸우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끌어다 쓴다.
하지만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싸움은 아니었다. '조부 투바키'는 곧 체념과 좌절을 상징했다. 어차피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세상에 염증을 느낀 존재에게 힘으로 찍어 누른다는 것이 통할 리가 없다. 현재 '이블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세탁소는 세금 문제로 영업 중단이 되기 직전이고, 미국으로 온 아버지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남편은 이혼을 말하고, 딸과는 소통 단절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인생에 환멸을 느낀 '이블린'은 야구 배트를 들고 세탁소에 창문을 깨부순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인정 따위는 베풀 것 같지 않았던 조사관 '디어드라'가 갑자기 일주일의 여유 시간을 준다고 한다. 늘 문제를 일으킬 줄만 알던 남편이 무슨 수로 해결했을까. 단지 다정하고 친절한 말을 건넸을 뿐이라고 한다.
'이블린'은 딸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으로 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이야기하며 그 어떤 우주에 가더라도 너를 구할 것이라는 엄마의 사랑을 전한다. 이솝우화 속 차디찬 바람이 아닌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옷을 벗겼듯 다정함과 사랑을 통해 악의 존재와의 싸움을 종결시킨 것이다. 이는 다른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이 돌덩이가 된 우주에서는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딸을 따라서 함께 몸을 내던지고, 여배우가 된 '이블린'은 다시 '웨이먼드'를 택했으며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또다른 그녀는 연인 '디어드라'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딸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엄마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단절되어 있던 두 사람의 완전한 소통을 위해 온 우주를 돌고 돌아 왔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험난했던 판타지적 여정이 오히려 감동 포인트가 된다. 수많은 우주를 돌고 돌아야 한대도, 절벽 아래 몸을 던져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엄마의 뜨거운 마음. 그토록 열망하던 멋진 인생을 사는 자신의 모습을 포기하면서까지 딸을 위해 혼신을 다해 싸우는 '이블린'의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 이 좌충우돌 난리통 속에도 어느샌가 눈물 한 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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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언론 시사회에 초청 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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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될 수 없어서
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나 영문과 교수가 된 지윤은 펨부르크 대학 영문과의 학과장이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윤은 인종차별을 뚫고, 우아한 학과장 라이프를 누린 성공한 여성 같아 보이겠지만 펨부르크가 배출한 동양인 최초 여성 학과장은 영문학의 위기를 극복해내야 하는 과제에 맞닥뜨린다. 학생들은 날이 갈수록 트렌디해지는데, 펨부르크의 영문학 교수들은 영문학과를 살려보겠다고 방방 뛰어다니는 지윤에게 빅엿을 날려버린다. 게다가 영문학에 대한 인기가 하락하니, 학교의 윗대가리들은 지윤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넣어대는데, 아무래도 우아한 여성 학과장은 물건너 간 것 같다.
1. 꼰대에서 벗어났다고 광고해봤자 여전히 꼰대인
학교라는 집단은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일정 기간 잠시 머물고 가는 비둘기 같은 존재들이지만 대다수의 교수들은 그 학교에서 최소 정년까지 근무한다. 최소 정년까지라는 말은 교수는 종신 교수로 재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매년 최신의 유행을 흡수하고, 종신 교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간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형성된 편견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수들처럼 하나의 전공만을 주구장창 파는 직종의 사람들, 특히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의 전공에 있어서 전문가가가 되신 분들은 더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들일 수는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유연한 사람들이라고는 평가할 수 없다. 그들의 삶을 바탕으로 형성된 편견이 젊은 사람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변화에는 유색인종에 대한 고려, 여성에 대한 인식에 대한 변화가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여전히 교수 집단 내부에서는 유색 인종, 여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 그저 표면적인 허례허식으로 학생들에게 학교가 한 단계 진보하고 있다고 마케팅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 마케팅의 정점에 서 있는 이가 바로 지윤이었다. 표면적인 학교 개혁의 주인공.
그렇게 지윤은 학교의 최초 여성 학과장이라는 허울좋은 상징을 등에 업었지만 고참 교수들은 그녀에게 협조해 주지 않는다. 그녀의 상사는 인기없는 수업은 폐강시키라고 하지만 그녀는 동료들의 수업을 폐강시킬 수 없어 전도유망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여자 교수와 합동 수업을 제안한다. 하지만 백인 노교수와 흑인 젊은 여강사의 조합은 시너지보다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 몇 명 있지도 않은 수업을 진행하던 나이든 교수가 은근히 무시했던 교수의 인기를 목격했을 때의 그 허탈한 표정은 지식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이 정작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절망을 표현한 듯했다. 또한, 한 교수의 지식적 발전이 그의 의식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던 포인트도 그 백인 남자 교수, 엘리엇이 교양있게 흑인 여자 교수, 야즈를 무시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흑인 여자가 영문학 교수가 되기까지 백인 남자 교수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 남자 교수가 인격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밉상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지윤의 좋은 사람이자 좋은 학과장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무너뜨리는 주요한 사건이 된다.
결국, 지윤은 학교는 꼰대 집단이라는 학생들의 편견을 깨부시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개혁된 학교의 상징으로서 여성 학과장이 될 수 있었지만 개혁된 학교를 표방하기엔 그녀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개혁한답시고 모여봤자 꼰대는 자신들의 삶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그저 꼰대로밖에 남을 수 없음을 지윤의 존재가 증명하고 있었다.
2. 놀랍지 않은, 어쩌면 당연했을 영문학의 위기
영문학은 백인들이 시작한 학문이다. 그것은 역사적인 사실이기에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학문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리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젠더적 연구 등까지 저변을 확대해 오기는 했지만 과거의 죽은 자들의 역작을 연구한다는 사실만으로 이 학문은 현재성을 띌 수 없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그런지 이 학문의 발전은 다른 학문들에 비해 유달리 느리게 보이기는 한다. 우선, 완성된 문장보다는 단편적인 짤,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미지적 메타포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가 보기에 초서나 셰익스피어, 바이런 등의 영문학 시인, 소설가들은 구시대적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죽은 사람들의 역작을 평생토록 연구한 교수들과의 근본적으로 소통의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노교수들의 한 우물을 판 전문성이 젊은 세대에게는 휴지조각으로 평가받는다. 그 휴지조각은 결국 강의평가로 표현된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학문에 대한 진심, 학문에 대한 전문성이 전문성 따위는 1도 없는 Undergraduate들에게 평가받아야 하는지 화가 나고, 학생들은 현재성이 없는 학문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거침없이 쏟아낸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소통 오류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어느 쪽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현 세대와 소통을 거부하는 학문은 환영받을 수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부분이었다. 필자도 학생으로써 강의평가를 해보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 학생들에게 대학교의 강의는 순수하게 학문을 배워보고자 하는 열망보다는 어떤 수업을 들어야 더 재미있고,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노교수님들의 순수한 학문에 대한 열정과 상충될 수 밖에 없다. 필자도 영문학 비스무리한 전공이었기 때문에 꽤 SF소설 수업부터 셰익스피어까지 다양한 수업에 발담가보았지만 현재 가장 핫한 문학적 이슈와 관련해 대해서는 수업받아본 기억은 없다. 아무리 영문학이 꾸준히 발전해왔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트렌드에 익숙한 세대와 트렌드보다는 클래식을 중요시하는 교수들 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영문학, 아니, 인문학 강단의 미래는 밝을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가 없다.
3. 애매하게 착한 사람은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없다
지윤은 학과장으로서는 실패했다. 애매하게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착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상대편의 욕을 먹더라도 정확한 위치를 고수하는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때가 있다. 지윤에게는 학과장으로 당선된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의 노선을 확실히 정했어야 했다. 야즈를 위했다면, 엘리엇에게는 조금은 매정했어야 했고, 빌을 위해서도 더 매정한 모습으로 일관했어야 했다. 그래야 그녀의 왕관이 유지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왕관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고싶었기 때문에, 군중 심리에 휩싸인 학생들의 외면과 교수진들 모두의 외면을 받게 되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그래서 나쁜 사람보다 애매하게 착한 사람이 욕은 더 먹는 것이다. 그러니, 지윤도 억울할 수밖에. 지윤은 오히려 학과장직에서 내려온 현재가 가장 그녀답다. 그러니 달리 생각한다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자리 때문에 선천적인 성격까지 바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안될 사람이기에 달리 생각한다면, 지윤의 우당탕탕 학과장 도전기는 오히려 그녀의 내재된 선함이 학과장이라는 자리의 압박감 때문에 변화할 만큼 얄팍한 선함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그녀는 학과장이라는 자리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착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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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오사 | 모래맛과 쇠맛은 덜고, 눈물맛은 더하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문명 붕괴 45년 후. 풍요로운 ‘녹색의 땅’에서 지내던 ‘퓨리오사’(안야 테일러-조이)는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의 바이커 군단에 납치돼 가족과 행복을 모두 잃어버린다. 인질이 된 퓨리오사는 디멘투스의 어깨너머로 황무지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힌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킬 날만을 기다리며.
그러던 어느 날, 퓨리오사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황무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가스타운'을 점령한 디멘투스가 '시타델'의 지도자 '임모탄 조'(러치 험)와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그녀를 임모탄 조에게 넘겨 버린 것. 믿음직한 동료 ‘잭’(톰 버크)의 도움을 받으면서 퓨리오사는 시타델의 전사로 거듭나고, 그녀는 아껴두었던 복수의 칼날을 마침내 꺼내든다.
형 만한 아우 여기 있다
2015년 여름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분노의 도로>)는 신드롬이었다. 강렬한 모래맛 영상미와 쇠맛 액션은 센세이셔널했다. 드라마를 최소화하고 액션에 집중하는 <매드맥스> 시리즈 중에서도 유달리 액션에 힘을 잔뜩 준 덕분이었다. 전작이 <해피 피트>와 <해피 피트 2>인, 70세 노감독 조지 밀러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관객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국내에서는 390만 관객, 월드와이드 3억 7천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평단도 다르지 않았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을 싹쓸이했고, BBC가 100대 21세기 영화에 선정하기도 했다.
자연히 속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를 향한 기대는 컸다. <퓨리오사>는 <분노의 도로>에서 주인공 맥스보다도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퓨리오사의 과거사를 다룬 프리퀄로, 제77회 칸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다. 9년 만에 돌아온 프리퀄은 그 기대에 부응한다. 비록 전편만큼의 모래맛과 쇠맛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처절한 복수극을 펼치는 퓨리오사의 눈물이 그 빈자리를 훌륭히 채우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궁금했던 모든 것
<퓨리오사>는 <분노의 도로>를 보고 한 번쯤 가졌을 의문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늪지대로 변하기 전 녹색의 땅의 모습. 그곳에서 보낸 퓨리오사의 유년 시절. 그녀가 납치당한 계기와 시타델에서의 성장기. 그가 임모탄 조의 전적인 신뢰를 받는 장군으로 거듭나는 서사시와 의수를 달게 된 사연. '버자드'와 '바위 라이더'의 정체. 심지어는 맥스와의 잠시 스쳐 지나간 인연까지.
과거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도 않는다. 전편과의 연계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퓨리오사의 전체 서사를 곱씹게 만든다. 어머니를 죽인 빌런 디멘투스에게 복수하는 퓨리오사. 그녀는 복수를 통해 그에게 빼앗긴 어머니와 유년 시절을 되찾고, 구원을 얻고자 한다. 이는 본편에서 그녀가 유독 임모탄 조의 여자들, 곧 엄마가 될 여성을 구원하려고 애쓴 동기로 작용한다.
또 그녀가 디멘투스를 응징하는 방식은 그녀가 시타델을 점령한 후 새로운 녹색의 땅으로 만드는 전편의 결말을 더 의미심장하게 만든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와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처럼 <퓨리오사>의 결말이 전편의 시작으로 곧장 이어지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분노의 도로>의 하이라이트가 삽입된 엔딩 크레디트 덕분에 그 감흥은 배가 된다.
모래맛과 쇠맛이 덜한 이유
물론 전편과의 차이가 작지는 않다. 전편이 퓨리오사의 탈출 계획이라는 사건을 쫓은 반면, <퓨리오사>는 퓨리오사를 캐릭터에 주목하기 때문. 전자가 직선적이라면, 후자는 곁가지 더 많고 서정적이다. 정키 XL이 다시 참여한 음악만 봐도 접근법의 차이가 분명하다. 웅장하고 공격적이었던 <분노의 도로>의 음악과는 달리 <퓨리오사>의 음악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이는 빨간 기타리스트의 존재감이 전편 같지 않은 이유다.
액션도 마찬가지다. 물론 양과 질은 진일보했다. 4륜 이상 차량 35대와 바이크 110대가 동원된 액션 시퀀스의 스케일은 압도적이다. 연출도 더 입체적이다. 패러글라이딩과 차 아래 공간을 활용해 전편보다 더 입체적이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를 다루는 분량이 늘어나다 보니 액션 시퀀스 사이 공백은 상대적으로 길다. 그 결과 전체적인 임팩트가 덜하고, 모래맛과 쇠맛이 약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접근법의 변화는 캐릭터를 다룰 때도 일장일단이 있다. 퓨리오사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그녀만의 특별함은 사라지는 듯하다. 퓨리오사는 기존 할리우드 여전사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캐릭터였다. 싸우는 목적이 달랐다. 퓨리오사는 현재의 삶 대신 더 나은 삶과 구원을 찾았다. 그래서 맥스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임모탄 조의 여자를 빼돌려 새로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땅을 향해 달릴 생각만 했다.
하지만 <퓨리오사>를 보고 나면 전편에서 목격한 퓨리오사의 서사가 장대한 복수극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곧 그녀 역시 빼앗긴 삶에 대한 복수와 모성애 때문에 싸우는 일반적인 여전사 중 하나로 전락한다. <에일리언>의 리플리나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처럼. 퓨리오사에 대해 너무 많이 알게 된 나머지 그녀의 신비감, 아우라까지 약해지고 만다. 프리퀄의 근본적인 한계까지는 넘지 못한 셈이다.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하지만 퓨리오사의 복수극을 곱씹어 보면 약간의 아쉬움은 금세 자취를 감춘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에 응축된 이야기를 뜯어보는 재미 덕분이다. 특히 새 빌런 디멘투스와 퓨리오사의 관계가 흥미롭다. 의외로 둘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가족을 잃었다. 디멘투스는 아이를, 퓨리오사는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그렇게 악만 남은 둘은 복수와 생존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채 발악한다.
그런데 발악의 방향성은 정반대다. 디멘투스의 발악은 파괴적이다. 딸의 유품인 인형을 망토에 매단 채 사막과 황야를 헤집고 다니면서 약탈하고, 자기 같은 피해자를 다시 만들어낸다. 퓨리오사는 다르다. 그녀는 현재를 딛고 새 미래를 꿈꾼다. 고향에서 가져온 열매의 씨앗을 심어 새 나무를 키우려 한다. 즉, 디멘투스가 절망적인 현재에 갇힌 반면, 퓨리오사는 현재의 모래 폭풍을 뚫고 미래를 바라본다.
이 대목은 전편 못지않게 인상적인 여성 서사다. 디멘투스와 퓨리오사의 대립은 파괴적인 부성애와 재생산의 모성애의 대조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퓨리오사는 아버지를 자처하는 디멘투스와의 관계를 끊어낸다. 그를 단순히 고문하거나 죽이지 않고 그의 몸 위에 나무를 심어 그를 살아있는 거름으로 삼는다. 그녀가 잭과 동료이자 연인이 되는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잭 역시 다음 세대를 먼저 생각할 줄 알기 때문.
액션을 넘어 정치극까지
더 나아가 퓨리오사의 복수극은 정치 드라마로 확장된다. 퓨리오사라는 렌즈를 통해 보면 임모탄 조와 디멘투스의 차이는 명확하고, 그 덕분에 그들의 합종연횡을 지켜보는 묘미도 커진다. 사실 퓨리오사는 디멘토스보다도 임모탄 조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단지 물과 같은 자원의 독점 여부를 두고 비전의 모습과 방법론이 달랐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임모탄 조는 퓨리오사가 그러했듯이 디멘투스와 싸울 수밖에 없다. 미래를 걱정하는 자와 현재만 사는 자의 충돌은 필연적이니까. 실제로 임모탄 조가 물, 가스, 식량, 무기 공급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생존을 추구하는 반면, 디멘투스는 지금 당장 먹고살고 자원을 소비하기에 급급하다. 문명 붕괴 45년 후라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이 전쟁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치극의 묘미는 <매드맥스> 세계관이 확장하는 데도 공헌한다. 두 빌런은 전편에서 짧게 언급된 공간을 오가며 전쟁을 펼치기 때문. 전작이 사막과 황무지라는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세 개의 도시가 전면에 등장해 권력의 삼각형을 묘사한다. 재등장한 시타델은 물론, 유전 한가운데에 위치한 가스타운과 거대한 광산을 연상시키는 무기 농장의 이미지가 뇌리에 박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두 주연의 연기도 일품이다. 안야 테일러-조이의 경우 샤를리즈 테론의 존재감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연약한 소녀부터 냉철한 여전사까지 더 폭넓은 이미지를 소화하며 미완의 퓨리오사를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 디멘투스는 잔인함과 유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잡아낸 크리스 헴스워스 덕분에 임모탄 조에 비견될 만한 빌런이 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퓨리오사>는 전편 못지않은 걸작이다. 사건이 아닌 인물을 다루다 보니 덜 직선적이고,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더 풍성해진 <매드맥스> 세계관을 맛보고, 퓨리오사의 복수극을 두세 번 곱씹어 보는 경험은 거부하기 어려운 영화적 경험이다. 전편에 열광한 관객이라면 더더욱.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분노의 도로> 그다음 이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모래와 쇠를 달구는 그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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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져 버린 사랑 뒤의 또 다른 사랑.
흔적도 없이, 실체도 없이 사라진 사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평생 '우리'라는 글자에 그 사랑은 더욱 큰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잃은 상실도 잠시 그 후에 맞이하는 사실이 그동안 믿어왔던 사랑과 헌신을 한순간에 무너지게 한다.
정착하지 못했던 그의 마음을 알면 알수록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며 메리의 표정과 사랑이 잔뜩 담긴 음성 메시지가 대비된다. 차오르는 감정과는 다르게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평온한 얼굴에서 절망이 더 짙게 나타나며 영화의 중심을 잡아간다. 남편이 그토록 사랑했던 그 여자는 도대체 누구일까. 메리는 남편이 사랑했던 여자를 찾아가게 된다.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쥬느와 마주치고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그의 집에서 일하게 된 메리는 쥬느의 주변을 관찰하고 어질러진 집 곳곳에서 자신이 알던 남편의 흔적을 찾는다. 끊임없이 파고드는 순간을 반복하며 왠지 모를 긴장감을 자아낸다. 메리에겐 그런 긴장감이 통하지 않는지 거울에 자신을 비추고 또 자신의 몸을 어루만진다. 그 외에 쥬느의 침대에 누워 이들이 나누었던 추억을 바라본 후에도 그의 사랑을 놓지 않으며 마음이 내려앉을 때마다 메시지를 곱씹는다.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느끼는 것일까. 같은 사람을 사랑했지만, 누군가는 외면했고 누군가는 직면한 진실로 인해 그들의 엉킨 마음이 풀린다. 갈라진 벽은 점점 더 틈새를 벌어지게 하고 흩뿌려진 먼지는 시야를 가린다. 자각하지 못한 것들 것 한 번에 덮쳐오며 만료된 메시지와 급속도로 올라오는 감정들이 흘러가는 상황의 범위 위에 있는 선택을 결정한다. 온통 금이 가고 균열이 간 벼랑이 아닌 견고한 벼랑 위에서 사랑 후에 남겨진 그 감정이 나눠지지 않은 오로지 각자의 몫이 되어 돌아온다. 사랑 후의 두 여자는 새로운 시작 끝에 같은 곳을 바라보며 새로움을 맞이한다. 그는 하지 못했던 견고함을 해내는 순간이 이 영화의 곳곳에서 이루어진다.
영화는 사랑을 ‘하는 중’의 이야기가 아닌 ‘한 후’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게 상실 이후에 배신이라는 사실까지 맞이한 여자와 사랑이라는 불확실성에 자신을 던지며 속여온 여자가 손을 맞잡으며 또 다른 감정의 시작을 알린다. 사랑의 반쪽이라고 할 수 있는 아메드라는 존재가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두 여자의 감정들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만 평이한 이야기 구성으로 갈 수 있는 소재를 감정 중심의 이야기 진행으로 몰입을 높인다. 감정이 아쉽지만, 감정이 좋은 그런 영화라 오래토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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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긴 춤을, 그리고 뒷모습을 기억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애프터썬>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나는 캠코더로 우리 가족의 영상을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순간인 것을 알기에 일상 속 가족의 모습을 자주 기록하곤 한다.
처음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 영상을 다시 찾아보는 매 순간은 아마 행복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캠코더 속 영상을 찾아볼 때 드는 생각은 내 예상과는 달랐다.
막 지난 추억을 되짚어보며 행복하다기 보다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 씁쓸함이 가득했고,
그 순간에는 몰랐었던 영상 속 인물의 세세한 표정, 감정들이 더 눈에 띄었고,
왠지 모르게 굳게 마음을 먹지 않으면 다시 꺼내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애프터썬>은 이렇게 성인이 된 '소피(프랭키 코리오)'가 어린 시절 아빠와의 튀르키예 여행이 담긴 캠코더를 다시 꺼내보며 지난 추억을 회상해보는 영화다.
당시 어린 소피는 마냥 행복한 감정이 앞섰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소피는 그 캠코더를 보며 다른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 아빠랑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게 좋아.
비록 같은 장소에 함께 있진 않더라도
같은 태양 아래 있으니까 같이 있는 거나 다름 없잖아?
20여 년 전, 소피는 어느 여름날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빠는 소피를 찍고, 또 소피는 아빠를 찍고, 그렇게 서로를 캠코더 속에 남기곤 한다.
소피는 아빠에게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다는 말을 건넨다.
이 말을 들은 그 순간 아빠의 표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미묘했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상대방(가족이든, 친구이든, 그 누구든)이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말을 들었을 때의 멍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많이 유약하고 서툰 인물이었던 캘럼은 이 순간 소피의 말에 큰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여러 시점의 장면들이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20여 년 전의 튀르키예 여행 모습, 여행 당시 남겼던 캠코더 속 영상, 어른이 된 소피의 모습, 그리고 아빠가 클럽에서 춤을 추는 모습.
아빠는 긴 춤을 춘다.
추고, 추고, 또 춘다.
숨이 벅찰 것 같이 오랜 시간 동안 긴 춤을 춘다.
소피의 아빠 캘럼은 간단히 말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람 같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아빠'가 되었고, 딸 소피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한편으론 유약한 생각이 자꾸 들곤 한다.
캘럼이란 사람은 서툴고 불안한 감정이 자꾸 앞서는 사람이다.
하지만 소피에게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다. 소피의 앞에서는 티내지 않으며 그녀를 보듬어주고 보호해준다.
그래서 캘럼은 소피를 재운 뒤 홀로 밤바다에 잠시 뛰어들기도 하고, 소피 몰래 온몸이 떨릴 정도로 매우 서럽게 울기도 한다.
이런 슬프고 복잡한 감정을 해소하듯이 아빠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 춤을 춘다.
이 장면은 최근 내가 본 영화 중에서 최고로 꼽는 장면이다.
깜빡거리면서 나오는 캘럼의 춤 장면은 내가 상영관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내 눈앞에 잔상같이 아른거렸고,
집에 가는 내내 생각났으며,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누군가 영사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계속 반복재생된다.
- 아빠한텐 뭐든지 다 말해도 되는 거 알지?
나도 다 해 본 거니까 뭐든 얘기해도 괜찮아.
-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
아빠는 자신의 고민을 뒤로 한 뒤 소피에게 계속해서 딸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상기시켜준다.
이런 사랑은 20여 년이 지난 현재, 캠코더 너머에 있는 어른이 된 소피에게도 전해진다.
소피 역시 자신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다.
어린 나이에서 비롯되는 고민인데, 소피 역시 이 고민을 잠시 뒤로 한 뒤 아빠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하곤 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생일날 생일축하를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적이 있다며 덤덤하게 말하는 아빠를 기억한 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아빠에게 매우 크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내 딸.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완전히 덮을만큼 환하게 웃어주는 내 딸.
이 순간 캘럼은 얼마나 행복했으며, 또 동시에 얼마나 슬펐을까.
-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건 사랑이니까.
캘럼의 클럽씬에서 Blur의 Tender라는 노래가 길게 나온다.
사랑으로부터 구원받는 순간을 기다리는 아빠의 심정을 대변하듯이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며, 이 사랑이 밀려올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노래가사가 나온다.
그리고 마침내 긴 춤을 추는 아빠를 구원하듯이 어른이 된 소피가 나타나 아빠를 안아준다.
캠코더를 통해 지난 시절의 사랑을, 그리고 숨겨져 있던 불안과 우울을 발견한 소피가 어린 시절의 아빠를 이해한다는듯이 꼭 안아준다.
- 소피 정말 사랑해.
그건 절대 잊지 마.
아빠가.
우리 부모님도 이런 감정이었을까.
무한한 사랑을 주면서도 유약한 생각이 자꾸 들곤 했을까.
자식에게 사랑을 주고, 자식에게 사랑을 받으면서도 자꾸 서툴고 불안한 생각이 들곤 했을까.
자식은 어렵다.
부모의 사랑은 어렵다.
소피와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소피가 잠이 들면 몰래 펑펑 우는 아빠처럼,
긴 여행을 끝내고 딸을 먼저 보낸 뒤 캠코더를 끄고 다시 긴 춤을 추러 가는 아빠처럼,
삶과 가족은 이렇게 복잡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런 얘기를 해 준다.
사랑은 우리 모두의 몫이며,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움에 대한 위안이 생긴다는 것.
긴 여운과 울림을 주는 영화 <애프터썬>은 2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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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개봉 예정 일본 영화.zip
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중 '일본' 영화를 중심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을 모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네이버 영화
SYNOPSIS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마오리’와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고생 ‘토루’의 풋풋하고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
CINE PICK
한국 누적 판매부수 4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화제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연출한 츠키카와 쇼 감독이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옥의 화원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세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오코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믹 액션.
CINE PICK
일본의 천재 개그맨 바카리즈무가 각본을 쓰고, 슈퍼 루키 루키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작품 <지옥의 화원>.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 첫
공개를 하며 폭발적인 호평을 받아 관객상에 해당하는 넷팩상을 수상하였다.
어웨이크
ⓒ 네이버 영화
SYNOPSIS
프로 장기 기사의 꿈을 포기한 청년이 AI 장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롭게 도전하는 내용의
영화.
CINE PICK
인간과 인공지능의 장기 대국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실화를 재구성하여 만들었기에
사실적이며, 몰입감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관심 갖고 관람할 것 같다.
스즈메의 문단속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일본 각지의 폐허를 무대로, 여고생 ‘스즈메’와 수수께끼 의자가 함께 재해의 원인이 되는 ‘문’을
닫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치는 초대형 어드벤처 게이트 로드 무비.
CINE PICK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일본 개봉 첫 주말에 133만 명 관객을 동원하며 신카이 감독 작품 역대 오프닝
스코어를 갱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CINE PICK
누적 발행 부수 1억 2000만 부를 돌파한 명작 '슬램덩크'의 새로운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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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밖으로 귀신의 정체를 발설하는 순간 사망하는 마을? - 랑종 감독의 최고 흥행작
'랑종' 개봉기념 감독전작리뷰 Part2
피막 (2013)
- 포탄이 터지는 전쟁터에서 칼 하나로 생존에 성공한 전우들. 하지만 제대 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전쟁터보다 더 무서운 마을. 진실을 말하면 죽게 되는 이 공포의 마을에서 살아남으려면 문 닫고 입 닫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친구를 죽게 나둘 수 없다며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 '피 막'을 살리기 위해 친구들이 발 벗고 나서는데...태국 역대 박스 오피스 1위
태국 최초 천만관객을 돌파 시킨
영화 '랑종' 감독의 최고 흥행작 리뷰귀신보다 더 무서운 전우들의 마을 탈출기! 이 영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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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 다시 돌아올 필요가 있었을까?
매트릭스 시리즈의 4편인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개봉했습니다.
마지막 3편이 나오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들어지게 된건데요.
거의 완벽히 이야기의 결말이 지어진 시리즈에 더 할말이 있었을까요?
센세이셔널한 액션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과거 시리즈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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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rix Resurrection, the fourth part of the Matrix series, has been released.
After a long time, the last three films were released, and it was made again.
Was there anything else to say about the series that almost perfectly ended the story?
Can we continue the glory of the past series, where sensational action scenes were impressive?
Please check out the video for detailed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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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유미의 세포들 시즌2> 메인 예고편
"예쁘다" 강력한 돌직구 매력이 온다!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시즌2] 6월 10일 TVING 단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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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킹 리차드> 공식 예고편
이미 아이가 태어나기 2년전, 78페이지에 달하는 챔피언 육성계획으로 무장한 리차드 윌리엄스는 두 딸 비너스와 세레나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두 소녀는 아버지의 불굴의 헌신과 어머니의 균형 잡힌 시각과 면밀한 통찰력 아래서 컴튼의 형편없는 테니스 코트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습을 거듭하며 부정적 예측과 전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던 불리함을 극복해 나간다.
불굴의 결단력과 조건 없는 믿음으로 가장 위대한 두 명의 전설적 스포츠 선수를 탄생시킨 한 가족의 감동적인 여정. “세상은 날 무시했지만 너흰 달라, 존중 받게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