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5-02-13 16:44:29
평범함이 약점인 뉴 캡틴
-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2025)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는 과거로 떠났다. 그의 방패를 이어받아야 할 사람은 의외로, 그와 함께 싸워왔던 팔콘 샘 윌슨(안소니 마키)이었다. 사실 스티브 로저스는 캡틴 아메리카로서 끊임없이 무엇이 옳고 정의로운가를 고민하는 인물이었다. 때로는 동료들이 다른 의견을 내세울 때도, 혹은 정부가 자신의 신념과 충돌할 때도 스티브는 흔들리지 않는 그의 확고한 '정의'를 지키기 위해 애썼다. 그에게는 슈퍼 혈청이 선사한 강인한 신체와, 동료인 버키(세바스찬 스탠)와 함께 지켜 온 수많은 전장이 존재했다. 이러한 슈퍼솔저의 힘 덕분에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 자체가 일종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티브 로저스가 자신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떠남으로써, 그 자리는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자연스레 누구든 그 자리를 이어받아야 했는데, 바로 샘 윌슨이 그 방패를 쥐게 된다. 이미 디즈니 플러스의 시리즈 <팔콘과 윈터솔져>에서 그는 “내가 과연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리고 이 질문은 이번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서도 가장 중요한 감정적 축으로 이어진다.
[첫번째 감정] 샘 윌슨의 의구심
샘 윌슨은 자신의 평범함 때문에 끊임없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 슈퍼 혈청을 맞지 않은 그에게 특별한 초인적 능력은 없다. 그저 혹독한 군사훈련을 통해 단련된 군인일 뿐이라는 사실은,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강력함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에서 샘은 방패나 팔콘윙 같은 장비 없이도 여러 번 직접 싸움을 치르는데, 그 장면에서 우리는 그의 평범함이 큰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내가 정말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를 자꾸만 자문한다. 모두가 기다리는 캡틴 아메리카는 거대한 힘과 이상적인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 샘이 처한 불리한 상황은 그의 ‘평범함’을 더욱 부각시키며, 이는 관객들에게도 그를 향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샘이 겉보기에 강력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관객이 ‘그래서 과연 그가 이기고 극복해 낼까?’라는 긴장감과 흥미를 품게 된다. 그의 평범함이야말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인 셈이다.
결국 영화는 샘 윌슨이 가진 ‘선함’과 ‘고집스러운 원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옳다고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 방패를 든다. 그런 샘의 행동은 관객들에게 “과연 캡틴 아메리카로서 자격이 있는가?”라는 물음을 조금씩 ‘그가 바로 캡틴이 맞다’라는 확신으로 바꿔 놓는다. 정작 샘 자신도 의구심을 거듭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가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 직책에 걸맞은 사람임을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샘의 평범함은 한계를 드러내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곧 이 영화의 핵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 감정] 로스의 두려움
두 번째 감정은 대통령이 된 로스(해리슨 포드)의 두려움이다. 과거 ‘불같은 성격’과 ‘군인의 기질’로 인해 여러 혼란을 일으켰던 그가, 이제는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 서서 이미지 관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때문에 그에게 캡틴 아메리카는 정치적으로 유용한 홍보 수단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는 히어로들의 자율성이나 독립성을 통제하려고 애썼던 그가, 이제는 ‘캡틴 아메리카’의 명성과 상징성을 활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로스는 어디론가 아픈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어딘가에 극심한 통증이 있어 약을 복용하는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하고, 이것이 훗날 그가 ‘레드 헐크’로 변모하게 될 거라는 떡밥을 깔아 둔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로스의 진짜 감정은 바로 죽음에 대한 공포다. 임기 내내 강인하고 단호한 리더처럼 굴지만, 실상은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로 인해 새로운 무기를 찾고, 빌런인 새뮤얼(팀 블레이크 넬슨)을 몰래 이용해 어떤 사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두려움이 그를 더욱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가는 셈이다.
문제는 그가 정말로 ‘개과천선’했는지, 아니면 끝내 자신의 욕망과 본성을 숨기지 못하는 빌런에 가까운 존재인지를 계속해서 헷갈리게 만든다는 점이다. 딸 베티(리브 타일러)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어두운 결정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관객들은 그의 진의(眞意)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가 가진 두려움이 인간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너무 이리저리 줄타기하는 태도 탓에 “정말 믿어도 되는 인물인가?”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그 모호함이 이번 영화에서 로스가 보여주는 가장 큰 아쉬움이자, 동시에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미묘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세번째 감정] 새뮤얼의 분노
마지막으로는 메인 빌런인 새뮤얼(팀 블레이크 넬슨)의 분노다. 그는 감마선 노출 부작용으로 인해 뇌가 지나치게 발달해버린 인물이며, 이에 따라 미래를 상당히 높은 확률로 예측해내는 능력을 지닌다. 치열한 전투 능력을 갖춘 빌런이라기보다는, 제모 남작처럼 지능적이고 전략적인 면모로 상대를 교란하는 인물이다. 그의 목적은 단순한 세계 파괴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정부(혹은 로스)에 대한 불만’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새뮤얼은 직접적으로 수많은 군대를 이끌거나 스스로 물리적 대결에 뛰어드는 대신, 미군이나 우군 세력 내에 스파이·세뇌 등을 활용해 정부와 대립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영화 후반부에는 로스가 촉발시키는 ‘대형 분쟁’의 장면이 펼쳐지고, 캡틴 아메리카인 샘 윌슨은 이러한 교묘한 갈등 속에서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샘이 ‘슈퍼솔저’만큼 강하지는 않아도, 정신적·도덕적 기준이 확고하다는 점이 새뮤얼의 지능적 공격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열쇠가 되는 것이다.
결국 새뮤얼의 분노는 스스로를 더 파멸로 몰아넣고 만다. 그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풀어내기 위해 뛰어난 두뇌를 활용하지만, 샘 윌슨이라는 존재가 그가 예상한 경로와 다르게 움직이며 그의 계략을 하나씩 차단해 나간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분노’와 ‘두뇌’만으로는 결코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것. 정의와 올바름을 지키는 자의 의지가 결국 지능적인 빌런의 분노를 이긴다. 이처럼 새뮤얼의 이야기는, ‘힘’이 아닌 ‘정의’가 승리한다는 마블 특유의 주제 의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장치가 된다.
무난하게 재미있는 마블 영화
결국 이번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샘 윌슨’이 진정한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나는 과정에 집중한다. 슈퍼 혈청 없이 평범한 군인이지만,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한계를 갖고 있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인물이라는 것이 샘의 강점이다. 그래서일까, 전체적인 액션의 강도나 임팩트는 과거 스티브 로저스 시절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보다 다소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대신 팔콘윙을 활용한 빠른 공중 액션이 그 공백을 메워주며, 정치적 긴장감과 첩보 요소가 강하게 녹아들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정치적인 측면에서, 대통령이 된 로스와의 관계를 다루는 장면들이 흥미롭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상징이 한 개인의 영웅성을 넘어, 국가적 정치적 무기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면 ‘힘의 사용’과 ‘정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샘 윌슨은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로스를 이해하려 애쓰며 필요한 순간엔 협력한다. 그 점에서 우리는 샘의 ‘포용력’을 확인하며, 그가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추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안소니 마키가 보여주는 샘 윌슨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는 스티브 로저스의 후계자라기보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다. 힘에 의존하지 않고, 대신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싸움을 이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마블 영화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관객들도, 이 영화가 주는 다른 매력과 새로운 시작점으로서의 의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개봉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결과적으로 ‘무난한 재미와 새로운 정체성’을 동시에 잡아냈다고 평하고 싶다. 스티브 로저스의 시리즈에 비해 파괴력이나 액션 스케일은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와 정치적 긴장감을 잘 살려내며 마블 유니버스의 새로운 출발에 걸맞은 이야기를 완성했다.
만약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사랑했던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에서도 낯설고 새로운 캡틴이 만들어가는 서사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영화는 마블의 방대한 세계관을 잘 몰라도, 독립된 스토리로 충분히 이해하며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으니 부담 없이 관람해도 좋다. 샘 윌슨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고민과 성장 스토리가,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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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완'이라는 장르
‘류승완’ 이라는 장르
솔직히 말해 ‘한국식 액션’ 이라는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조직폭력배와 사기꾼, 정치 음모, 칼로 찌르는 장면이 난무하는 피가 튀는 액션을 보고 나면 기가 훅 –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오면 일단 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주는 감독이 있다. 류승완 감독이다.
류승완 감독 하면 '액션키드', '시네 키드'와 같은 말이 항상 붙어 다닌다. 초등학교 3학년때 <취권> 을 보고 태권도장을 다니고, 초등학교 때 시험지 빈칸에 알고 있는 영화 감독을 가나다 순으로 적을만큼 아주 어려서부터 영화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는 감독은 데뷔작을 연출하기 전까지 무려 2000여 편의 영화를 감상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와 함께 살며 방을 구하지 못해, 이삿짐과 함께 길에 나앉은 적도 있을 만큼 어렵게 살았다고 하는데 류승완은 소년 가장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생계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그러던 와중 박찬욱 감독을 만나게 되며 처음 영화 현장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380만원 예산으로 찍은 단편 <패싸움>을 1부에, 한국 독립 단편 영화제 최우수상인 <현대인>을 3부에 놓고서 <악몽>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에피소드를 추가해 연결시켜 완성한 장편<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발표했다. 원래 장편 영화로 만들려고 각본을 완성하였으나 장편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이야기를 4개의 에피소드로 조각내어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스스로의 방법을 찾아 낸 것이다. 이 작품의 총 제작비는 제작비 약 6,500만원에 불과했는데,이 때까지 류승완은 생계를 유지하고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지하철 보수 공사 현장에서 일하거나 류승범과 함께 고구마장사를 하는 등 어렵게 생활 했다고 한다. 이 영화로 류승완 감독은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동생 류승범은 바로 이 영화로 데뷔했는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양아치 역'을 찾고 있었는데 집에 가보니 "양아치 한 명이 누워있어서” 캐스팅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류승완과 류승범을 직접 키운 친할머니는 배우와 감독이 된 두 사람을 향해 "왜 잘생긴 애가 감독을 하고, 못생긴 애가 배우를 하느냐"란 말을 했다고.
이후,<다찌마와 리> <피도 눈물도 없이><주먹이 운다><짝패>등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 오던 류승완은 2010년 개봉한 <부당거래>를 통해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박수받는 작품을 남기게 된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영화는 못봤어도 한번쯤 들어봤을 명대사가 바로 이 영화에 등장한다. 개봉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영화 중의 하나다.
내가 류승완 감독 작품 중에 가장 애정하는 영화는 <부당거래> 이후 제작한 <베를린> 이다. 개봉 이후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류승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는 영화였다. 긴박함과 긴장된 연출 ,서늘한 공기까지 느껴지는 분위기, 그리고 화려한 액션신을 보며, ‘우리나라 영화도 이런 연출을 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 본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베를린> 촬영 당시엔 54kg까지 체중이 빠졌다고 한다. 어느 날은 "머리 감을 시간도 없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삭발까지 감행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속편을 기다리고 있다. 베를린 2 제발)
이 후 “어이가 없네?” 라는 전 국민 유행어도 만들고, 류승완 감독에게 '천만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준 <베테랑>까지 큰 성공을 거두며, 류승완은 한국사회라는 소재를 잘 버무려 세련되게 연출하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감독이 되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거다'라는 <짝패>의 대사처럼 묵묵히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하게 숙련공처럼 자신만의 길을 찾아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을 갈고 닦으며 진화 해온 류승완 감독이 새영화 ‘ 밀수’ 에서는 또 어떤 류승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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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조석 작가의 인기 웹툰 [문유]를 영화화한 <문맨>의 개봉부터
오슬로 픽처스의 신작 <해시태그 시그네>의 개봉까지!
그럼 1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문맨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중국 | 122분
감독: 장츠위
출연: 선텅, 마리 등
개봉: 2022.01.11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줄거리
달에 홀로 낙오된 정비공 ‘독고월’의 좌충우돌 지구 귀환 프로젝트를 그린 SF 휴먼 코미디
관전 포인트
생의 의미와 일상의 고민들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 대중을 사로잡은 [문유]를 영화화한 영화
<문맨>은 작년 여름 중국 개봉 당시 7천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중국 박스오피스 2위라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다.
해시태그 시그네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 | 노르웨이, 스웨덴 | 97분
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
출연: 크리스틴 쿠야트 소프, 아이릭 새더 등
개봉: 2022.01.11배급: 판씨네마(주)
줄거리
알약 하나로 세상과 남자친구의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어설픈 관종 '시그네'의 언로맨틱 코미디
관전 포인트
오슬로 픽처스의 신작으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프로듀서 안드레아 베렌트센
오트마르, <애프터 양>의 촬영감독 벤자민 로앱, <미드소마>의 미술감독 헨릭 스벤손이
참여하여 촬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간을 꿈꾸는 소녀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110분
감독: 박혁지출연: 권수진, 이경원
개봉: 2022.01.11
배급: (주)하이하버픽쳐스, 영화사 진진줄거리
4살 때부터 꿈을 통해 사람들의 미래를 보며 무녀가 될 운명을 타고 났지만,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고 싶은 ‘수진’의 선택과 삶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관전 포인트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IDFA 국제경쟁 부문 초청작되며 화제를 모은 영화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마치 인물의 삶 속으로 들어간 듯한 연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94분
감독: 박홍열, 황다은개봉: 2022.01.11
배급: 스튜디오 그레인풀줄거리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에 학교와 가정을 대신해 마을의 아이들과 어른들을 지켜준
마을 방과후 교사들의 분투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실제 부부인 박홍열 감독과 황다은 감독이 마을 방과후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25년차 공동체 마을 방과후 이야기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심도 깊게
관찰하고 담아내며 사회적 관심을 일으킬 예정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 네이버 영화
개요: 뮤지컬| 한국 | 122분
연출: 최국희배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등
개봉: 2022.01.11
OTT: 넷플릭스줄거리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관전 포인트
누구나 알고 즐기는 대중음악들로 구성된 한국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로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녹여내 누적 117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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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포효 혹은 절규
감독: 루아나 바즈라미
출연: 안디 바이고라, 플라카 라티피, 에라 발라지, 루아나 바즈라미
시놉시스: 코소보의 한 작고 후미진 마을에 사는 세 젊은 여성은 자신의 꿈과 야망이 억압받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암사자들의 포효를 들을 시간이다.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학교는 끝났다>, <레벤느망>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중인 배우 루아나 바즈라미의 감독 데뷔작이다. 바즈라미 감독은 자신의 출신지인 코소보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로 이번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주간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코소보의 작은 마을에 사는 세 친구 체, 리, 젬은 자신들의 꿈과 자유가 억압받는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한다. 언덕 위에서 시작부터 장난치듯 힘껏 내지르던 이들의 포효는 점점 절규로 들리는 듯하다. 이 영화는 코소보라는 특수한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영화이기도 한데, 물론 이것이 영화를 봄에 있어 필수조건은 아니겠지만 이들의 일탈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동하는 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 것이다. 코소보는 전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였고, 다수를 구성하던 알바니아계인들이 상대적 소수의 세르비아계인들을 대상으로 분리독립을 주장하면서 코소보 내전이 발발했다. 이에 세르비아군이 인종 청소로 대응하며 알바니아계인들을 학살하다시피 했고, 국제사회의 개입이 있고서야 코소보는 독립할 수 있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지금도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자치주로 인식하고 있고, 코소보는 그만큼 아픔을 가진, 과거의 폐허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나라다.
멀리 위치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그리 가까운 관계의 나라도, 잘 알 만한 나라도 아닐뿐더러 이 영화의 핵심이 여기에만 있지는 않지만 위의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코소보라는 배경이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그렇다. 세 주인공 체, 리, 젬은 이런 나라 코소보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감독 자신이 등장해 연기하는 인물 '레나'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코소보에서 파리로의 실제 이민 경험과 흡사한 설정의 인물인 만큼 그 입을 빌려 직접적으로 자신이 느끼는 코소보 출신 이민자의 위치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들과 달리 파리로 가 살고 있는 레나가 부럽다는 세 친구의 말에 레나는 파리보다 코소보가 좋다며 오히려 너희가 더 자유롭다 말한다. 이 말은 그의 위치를 동경하는 세 명에게는 와닿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파리에서 외지인으로 살아가는 이민자의 입장에 대해 환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코소보에 사는 이들이 동경하던 파리로 간 이민자 또한 더 나아 보일지는 몰라도 겪게 되는 차별과 억압이 있고 이들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스쳐 지나가듯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의미심장하고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어 간 가장 특별한 장면이다.
가게를 터는 등 점점 강도 높은 일탈을 즐기며 마음껏 포효하던 세 친구는 결국 자신들의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유일한 '실수'라 칭해지긴 하지만 이들이 결국에는 다시 돌아온다는 전개는 인상적인데, 이 점은 두 가지로 읽혔다. 하나는 결국 고향을, 정체성을 잊을 수는 없다는 의미였고, 다른 하나는 '실패'의 의미였다. 마지막의 현실인지 가상인지 모를 핏빛 엔딩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들의 복귀는 후자의 의미로써 다가왔다. 그래서 이들의 복귀는 이들이 유일하게 가진 곧 터져버릴 심장 즉, 젊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가장 최후의 유일한 행동처럼 느껴졌다. 마치 시작부에서 힘껏 내지르던 언덕 위 포효 혹은 절규처럼.
데뷔작에서만 느낄 수 있을 법한 날 것 가득한 이미지들이 좋게 다가오면서도 영화 자체는 예상보다 평이해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 영화를 봄으로써 감독 루아나 바즈라미의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Schedule2022-08-27 10:00-11:24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3관2022-08-41 16:30-17:54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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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들의 우정 이야기 영화 '클로즈' 언론배급시사회 후기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로즈
(2023.05.03 개봉)
감독: 루카스 돈트
출연: 에덴 담브린, 구스타브 드 와엘
안녕하세요! 씨네랩 크리에이터 에깸입니다 ♥
소년들의 풋풋한 우정을 그려 더욱 관심 받고 있는 영화
'클로즈'의 언론배급시사회에 다녀왔어요
영화관 내 오열하신 분도 계셨구 ㅠㅠ
감정선을 정말 톡톡 잘 건드리는 영화였던 거 같은데요
어땠는지 평을 한번 남겨 볼게용
클로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이후 낯선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거리를 두고,
홀로 남겨진 레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진다.
점차 균열이 깊어져 가던 어느 날,
레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클로즈>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후기 글이니까 엔딩 말씀드리자면
레미가 괴한에게 습격당해 죽습니다
그제야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이 나는데요
뜬금포 괴한 습격이... 사실 좀 당황스러웠어요
사실 괴한인지 뭔지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집 문이 박살나 있고 레미가 죽었다고 말하거든요
차라리 저는 레미가 자살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레미의 자살로 인해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 왕따를 견디지 못한 아이
두 개의 교훈적 엔딩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아이들의 대사 중에 '호모', '생리하냐', 등 편견 섞인 대사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엔딩이 더 맞았다고 보고요
레오를 원탑 주인공(감정선)으로 두려다가 오히려 분위기가 축축 쳐지기만 하고
레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벅차단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레미의 엄마를 또 다른 주연으로 둔 건 좋았어요
레오-레미-레미엄마 세 캐릭터의 구도로 가니까 레미가 죽고 나서도 이어갈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다만, 레미 엄마의 태도가 급변하는 게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달까요
아들이 죽기 전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말해 달라고 하지만
말하지 않는 레오도 다정하게 대해 주거든요
우물쭈물하다 말하니까 바로 차에서 내리라고 합니다
여기까진 오케이죠 당연한 감정이에요
근데 5초도 안 돼서 찾으러 가요
이 부분이 약간... 정신사나웠던 듯해요
레오의 감정선을 토대로 영화가 흘러가다 보니 다른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돌보지 못한 느낌?
그래도 끝내 레오가 오열하던 병원 씬에서는 많은 분들이 따라 울더라고요
예술 영화로선 정말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공부하는 제가 보기에 딱이었달까요?
인물의 감정선을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지 굉장히 공부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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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가 희망을 낳은 순간
팀 버튼 감독식의 독특하고 약간의 그로테스크함도 느껴지는 연출이 잘 묻어 나온 영화이었다. 인간보다 정 있고 어쩌면 더 인간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유령들의 존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무서운 존재라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모습들이었다. 중간마다 등장하는 뮤지컬스러운 모습들도 영화를 보며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장치였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령신부> 스틸컷
유령
당신은 유령을 믿는가? 여기서 잠깐 귀신과 유령의 차이가 궁금해할 거 같은 글을 읽는 당신을 위한 부가설명으로 차이점을 적어보겠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귀신은 「1」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는 넋.「2」 사람에게 화(禍)와 복(福)을 내려 준다는 신령(神靈).「3」 어떤 일에 남보다 뛰어난 재주가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4」 생김새나 몰골이 몹시 사나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5」 오직 외곬으로 어떤 일을 하거나 어느 한 곳에만 붙어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고, 유령은 ㉯ 유령(幽靈) 「1」 죽은 사람의 혼령.「2」 죽은 사람의 혼령이 생전의 모습으로 나타난 형상.「3」 이름뿐이고 실제는 없는 것.이라는 뜻을 적용한다. 즉, <유령신부>는 '유령 「2」'에 가까운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에 유령신부라고 명칭을 취했다.
색
영화의 나오는 유령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섭고 공포스러운 존재가 아닌 인간계 보디 더 쾌활하고 활기찬 모습들로 나온다. 인간계와 유령계의 차이는 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간계는 탁한 회색과 어두운 계열의 색상으로 암울해 보이는 풍경과 속세적인 대사, 의욕 없어 보이는 네거티브적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반면 유령계는 파란 피부에 다양한 색상이 드러나는 공간 속에서 축제와 연회를 즐기는 유령들의 유쾌한 모습이 등장한다. 이러한 인간계와 유령계 간 색의 대비로 생명이 있는 인간계보다 더 활기차 보이는 유령계를 드러내어 그동안 공포스러운 존재로 등장하는 유령의 이미지를 벗어나게 해 준다.
오해
그들은 처음에 오해를 낳았다. 망쳐버린 결혼식 예행연습으로 마음이 상한 '빅터'가 숲 속에서 계속 결혼식 예행연습을 한다. 그러던 중 무심코 '에밀리' 손가락 뼈에 결혼반지를 끼어넣어 빅터는 얼떨결에 지하세계로 들어가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빅터는 원하지 않게 청혼을 해버렸고 에밀리는 자신에게 건 청혼인 줄 알고 예행연습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들이 원하는 바는 서로 다르다. 빅터는 '빅토리아'와의 사랑과 만남을 원하기 때문에 결혼을 원하고 에밀리는 그녀가 살아있을 때 이루지 못한 결혼이라는 한(恨)을 풀기 위해 결혼을 원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빅터와 결혼할 수 없는 사실과 빅토리아의 존재를 알아채며 자신은 점차 이루질 수 없는 사랑임을 짐작한다. 끝끝내 결혼식을 진행하지만 에밀리는 자신의 부케를 빅토리아와 빅터에게 주고 에밀리는 그녀만의 자유를 얻으며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은 결혼이라는 한이 아닌 결혼이라는 굴레로부터 벗어던진 자유이다. 오해로 빚은 순간이 에밀리에게 자유를 주고 빅터에게는 빅토리아와의 사랑을 주는 희망적 결과가 돼버린 셈이다. 약간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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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세기말에 갈 순 없지만, 소녀들의 사랑은 볼 수 있겠지!
1990년대 후반, 특히 1999년 세기말의 현실을.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종말론이 가져온 불안과 혼돈의 시기, 그럼에도 21세기라는 미래를 염원하는 설렘 등의 분위기가 가득찼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아는 <응답하라 1997>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그 시절을 길어올린 드라마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최근 개봉한 <빅토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이하 ‘<우천사>’)도 제목만 보면 앞소 소개한 작품들과 그 궤를 같이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뚜껑을 열어보면 아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태권도 대회를 앞두고 체중을 증량해야 하는 고등학생 주영(박수연)은 친구 민우(김현목)의 부탁으로 롯데리아 알바생 예지(이유미)에게 고백 쪽지를 대신 전한다. 그 인연으로 예지는 태권도 부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던 주영을 도와준다. 태권도 코치의 폭력과 차별을 참지 못한 주영은 사랑했던 태권도를 그만두지만, 거짓말처럼 그 빈자리에는 예지가 자리한다. 엄마의 청소년 사회화 프로그램 참여로 주영은 예지와 함께 살게 된점점 시간을 함께 보내며 미묘한 감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들의 감정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잊고 살았다. <벌새>에서도 다루지만 1990년대는 지금보다 더 폭력과 억압의 시대였다. 특히 10대 소녀들에게는 더 그랬다. 당시 <여고괴담>(1998)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최강희 누나의 점프컷이 아닌 체벌로 정당화된 폭력과 무한경쟁체제 몰아가던 시스템이다. 드라마 <학교>가 사랑받았던 것도 극화되었지만, 그나마 현실적인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학교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바깥으로 튕겨나간 아이들, 보듬어주기는 커녕 착취에만 열을 올리는 어른들의 모습은 <나쁜 영화>(1997), <세기말>(1999) 등의 영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천사>의 주영과 예지는 각각 학교와 세상 밖에서 폭력과 차별을 받는다. 주영은 국가대표를 달기 위해 살을 찌워야 하고, 부원들의 폭력을 받아내야 하며, 코치가 행한 승부조작을 감내해야 한다. 예지 또한 마찬가지다. 소년원 출신이란 낙인 때문에 롯데리아에서 부당하게 잘리고, 거짓말에 속아 술집에서 일하고, 경찰도 색안경을 낀 채 차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치의 강압에 폭력을 대리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 성폭력을 감내해야하는 태권도 소녀들은 지옥의 세계에서 멤돈다.
우연으로 이어진 이들의 만남이 운명처럼 그려지는 건 각기 다른 이유지만 지옥같은 그 시절을 함께 이겨나가는 연대감에 있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 힘은 사랑이란 감정으로 번지고, 이들은 어른과 사회가 반대하는 사랑이란 관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혹독한 성장통을 겪는 두 소녀의 모습은 퀴어 멜로와 병합되면서 애잔함을 전하기에 충분. 끝내 이들의 용감한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시대물로서 당시 벌어졌던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 억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두 소녀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구실로서 작용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대상황이 그 활용 요인으로만 작용하기 위해 배치된 느낌이 강하다. 다수의 어른들은 악인으로서만 그리는 것도 되려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극중 악의 근원인 코치의 마무리도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소녀의 무모하고도 과감한 사랑 지키기에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건 박수연, 이유미의 연기다. 무조건 직진하는 두 소녀의 당찬 에너지는 두 배우의 케미를 통해 보여지는데, 마치 지옥같은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당시 10대 들의 울분과 외침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도 보여준다. 말간 이들의 표정은 쉬이 잊히지 않을 것.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OST다. 자우림의 ‘애인발견’, 고호경의 ‘처음이였어요’ 등 당시 음악들은 관객을 그 시절로 데려가는 역할을 물론, 주인공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애인발견’은 예지의 마음을, ‘처음이었어요’는 주영의 마음을 대변한다.(엔딩크레딧에 두 배우가 직접 부른 ‘애인발견’이 나온다.) 여기에 012로 시작하는 삐삐, 레트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요소들은 영화의 감흥을 더한다.
결국 <우천사>는 ‘사랑’의 위대함을 설파한다. 힘든 세상에서 더 빛나는 사랑의 힘은 결국 어른과 사회라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역할을 한다. “지구가 종말하면 횡단보도 앞에서 만나”자는 이들의 약속이 끝내 지켜졌을지는 모르겠지만, 10대를 관통하고 어른이 되었음에도 그 맹세를 잊지 모습은 사랑의 무한한 힘을 일깨워준다. 사랑이 실종된 이 시대,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 소녀들이 더 그립다.
사진제공: 메리크리스마스
평점: 3.0 / 5.0
한줄평: 지옥 같은 세상 속 빛나는 소녀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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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순간 카리스마로 압도하는 역대급 배우들로 탄생한 영화
이 영상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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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마블이 자신의 후회를 만회할 수 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지난 주 영화 더 마블스가 개봉했습니다.
마블의 새로운 영화인데요.
사실 마블 팬들이라면 기대하고 있었겠지만
일반적인 분위기는 이 영화가 개봉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죠.
개봉 후에도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설명없이 쉽게쉽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소개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더욱 더 불만족스럽게 느껴집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캡틴 마블의 후회되는 점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냈지만
그마저도 공감할만한 요소가 없었어요.
박서준은 정말 지못미 입니다!! ㅠ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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