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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6 15:15:00

내 사랑은 옥수수 같아

2X9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

2X9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

https://youtu.be/QmAWZMIRYEo?si=agfrUTK9C47TSwg1

 

 

내 사랑은 옥수수 같아. 만일 연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흔히 남들이 말하는 거창한 사랑 같지는 않을 것이다. 완벽해 보이지도 않고 말이다. 어떤 남자의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다소 특이하고, 틈이 있는 옥수수 같은 사랑을.

유튜브에서 〈대리운전 브이로그〉를 마주한다면, 정말 대리운전기사의 24시간을 담은 브이로그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혹은 썸네일의 이미지도. 브이로그가 아니라 단편영화에 가까운 〈대리운전 브이로그〉는 그래서 여느 2X9 연출작들처럼 특별하다. 옥수수 농장을 하시는 아버지, 춤을 추고 나머지 시간은 대리 운전 아르바이트로 보내는 아들. 그런 아들 ‘구교환’(구교환)에게는 자신의 춤을 좋아하는 연인 ‘소정’이 있다.

어김없이 콜을 받고 주차장에 도착한 교환을 맞이하는 건 파란 오픈카와 두 여자다. 코앞에서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범상치 않다. 드넓은 주차장과 비좁은 차 내부의 간극이 긴장감을 조성하며 그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두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린 교환은 당황하지 않는다. 소정의 두 언니 앞에서 되레 당당하다. 연인과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교환의 의지와 함께 심판이 시작된다. 마지막 91번째의 총성이 울릴 때, 2022년판 ‘백 투 더 퓨처’는 막을 내린다. 이별을 선언하지 않으면 총알을 맞이하게 되는 굴레 속에서, 교환은 가져온 옥수수 하나를 다 먹으면 소정과 헤어지겠다고 약속한다.

교환에게 사랑은 옥수수다. 내용물을 흘리지 않으며 원형을 보존할 수 있고, 비워진 정도를 개수로 단박에 알아차릴 수도 있으며, 모든 게 끝나도 단단한 심이 되어 남는 건 분명 사랑이다. 어떻게 보면 완벽한 구황작물이란 뜻이다. 아버지의 업을 이어받고 싶진 않지만 대리운전을 나갈 때면 킥보드에 달고 다니는 옥수수도, 자동차 보닛 위에 마지막 의지를 남기고 온 옥수수 한 알도. 전부 교환의 사랑이다. 오늘도 교환은 옥수수와 사랑으로 점철된 꿈에서 소정을 만날 것이다.




작성자 . 현

출처 . https://blog.naver.com/dhhyune/223647946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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