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2-27 13:48:29
진짜가 나타났다!
영화 [퇴마록] 리뷰
이 글은 영화 [퇴마록], [검은 수녀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라떼는 학생들이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일이 흔치 않았다. 덕분에(?) 지금처럼 "즐길거리"는 많지 않아서 독서 정도가 만인의 취미 정도로 여겨졌다. 만인의 취미는 또 다른 이름의 교과서가 되어 유명 대학교 추천 어쩌고 100선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가슴속에 짐짝처럼 올려져 있었기에. 장르 소설인 퇴마록의 인기와 재미는 마치 금서를 펼쳐보는 것과 같은 짜릿함을 학생들에게 선사했었다.
나라는 학생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삼촌 책장에 고이 꽂혀 있는 책을 한 권씩 읽어내려가며 부모님은 모르는 세계에서 유영하는 바람에 모든 중간, 기말고사를 망하고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어른이 되어버렸지(?).
사진 출처:다음 영화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서 모든 책의 내용이 기억난다고 하지는 못하지만. 그 책을 읽어 내려갈 때의 비밀스러움과 전율만큼은 아직까지도 기억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의 의미는 학창 시절의 나에겐 대단했다.
그런 대단한 원작을 바탕으로 실사도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개봉까지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반응은 당연하게도 물음표였다. 과연 그 특유의 어둡고 먼지 가득한 이야기를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았지만. 영화가 초반부터 날려댄 일침은 이 오만하고 늙은(?) 관객이 정신을 차리다 못해 무릎을 꿇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가 꽤 괜찮은 오컬트 영화임을 설명하려면. 안타깝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검은 수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영화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한 지점을 [퇴마록]은 꽤 적절한 수준으로 보수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각 인물들의 플래시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과하거나 지루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았다. 덕분에 이 퇴마 원정대가 모이게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면서도 충분했다. 충분하다는 말은, 자세하게 설명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적당하다는 말로 통용해도 무리가 없다.
덕분에 이 편에서 궁금증을 느낄만한 장면들은 후속 편을 향한 자연스러운 떡밥으로 이어지는데. 아주 묘한 점은 마치 수많은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다음 편을 위한 징검다리로 본편을 소비해 버리지는 않기에, 강호를 구하지 않으면 정말로 밀교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긴장감이 극 중 내내 유지된다.
그뿐인가.
단 하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선(善)을 위한 종교 대통합(?)은 이렇게 이루는 것이다. 를 몸소 보여준 탓에. 그 어떤 이질감이나 모독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적절하면서도 합당한 설명이 이뤄졌기 때문에 오는 안정감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게다가 이 영화는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이야기들은 거의 다 들려줬다. 휘몰아치는 1.5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 속에서 뛰고 구른 덕분에 힘은 들고 지치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개운하게 극장을 나설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속편이 기대되는 작품이라니. 게다가 그 속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영화라니. 편견 아닌 편견을 깨준 덕에 즐겁게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영화를 만나 행복했다.
[이 글의 TMI]
1. 연휴 기다리며 참는다.
2. 빵을 끊어야 하는데... 내가... 그럴 수 있을까..
3. 겨울 워커도 세탁 맡기면 되는 건가?
#퇴마록 #최신영화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munalogi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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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드디어 4월이 시작이 되었네요.4월 한 달도 모두 건강한 한 달이 되시기를 바라며,4월의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모비우스>의 개봉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모비우스> (NEW)▶ 저번 주에 예상했던 것처럼 모비우스가 주말 관객수 1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모비우스>는 마블의 첫 번째 안티 히어로 무비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또한 DC에서 조커 역을 맡았던 자레드 레토가 마블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를 높였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일~3일) 관객 수 20만 445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1만 20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이번 주 수요일인 6일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앰뷸런스>가 개봉해, 1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줄거리희귀혈액병을 앓고 있는 생화학자 ‘모비우스’(자레드 레토)는 동료인 ‘마르틴’(아드리아 아르호나)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다.흡혈 박쥐를 연구하던 중 마침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모비우스’는 새 생명과 강력한 힘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흡혈을 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그러던 중 ‘모비우스’와 같은 병을 앓고 있던 그의 친구 ‘마일로’(맷 스미스)도 ‘모비우스’와 같은 힘을 얻게 되는데…2. <뜨거운 피> (▼1)
▶ <모비우스>의 등장으로 <뜨거운 피>가 1위에서 2위로 하락하였습니다. 3월 넷째 주와 저번 주의 주말 관객 수를 비교했을 때, 약 3분의 1일 줄었는데요.
주말 동안 (4월 1일~3일) 관객 수 5만 132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2만 809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1)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개봉한 지 약 4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안정적으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일~3일) 관객 수 2만 456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1만 208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94회 예측 이벤트는 <모비우스>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한 주 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 주신
<모비우스>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영화 <모비우스>의 실제 관람객 연령과 성별에 따른 관람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성과 3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주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모비우스>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건
13세 미만 남성(200,000명)과 20대 후반 남성층(196,573명)이었습니다.
또한 <모비우스>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18%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모비우스>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주술회전0> (▼1)
▶ 3월 넷째 주에 순위가 올라갔다가 다시 하락하게 된 <극장판 주술회전0>
주말 관객 수를 참고해 어림잡았을 때, <극장판 주술회전0>은 누적 관객 수 6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주말 동안 (4월 1일~3일) 관객 수 1만 6721명을 동원됐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6만 7835명을 돌파하였습니다.5. <배니싱: 미제사건> (NEW)
▶ <배니싱: 미제사건>은 동일한 날에 개봉한 <모비우스>에 비해 성적이 낮게 나왔는데요. 이 영화는 국내외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요.
주말 동안 (4월 1일~3일) 관객 수 1만 352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만 706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4월 둘째 주 주말에는 <배니싱: 미제사건>이 5위권 밖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모비우스>가 새롭게 순위권에 들어갔고, RRR이 5위권 밖으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언차티드>는 2월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일~3일) <모비우스>는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39,100,000 (한화 약 477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3월 25일 ~ 2022년 3월 27일)1. <모비우스> 3910만 달러 (누적 3910만 달러)2. <로스트 시티> 1480만 달러 (누적 5458만 달러)3. <더 배트맨> 1080만 달러 (누적 3억 4900 달러)4. <언차티드> 360만 달러 (누적 1억 3891만 달러)5. <극장판 주술회전0> 197만 달러 (누적 2969만 달러)...씨네픽의 4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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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동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심지어 개봉 전에 계속 티비에서 광고를 했다. 광고를 많이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중에 정작 재미있었던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보기 전부터 고민을 했다. 봐야 하는 것인가, 말아야 하는 것인가. 사실 인기 좋은 건 잘 안 보는 편이기도 했다.
더빙편도 궁금하기는 했지만 우리 어린이들이 많을 것 같아서 자막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기쁨, 슬픔, 소심, 버럭(분노), 까칠 이들이 한 사람의 감정을 조절한다. 재미있는 설정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인간의 감정은 조절 당하는 것인가! 라는 안 좋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인공이 가출을 결심했을 때 본인의 의지라기 보다 다섯 아이들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라일리의 다섯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모양도 색도 다 다르다. 그리고 메인 기억도 아직 다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걸 유추해 보았을 때, 누구나 발견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어느 누구에게도 다섯 아이들이 있다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면 '특징'이라는 것이 보인다.
감정을 컨트롤하는 기계를 총괄 하는 색이 어떤 색인가, 캐릭터의 모양이 어떤 모양인가가 확실하다는 것이다.(물론 고양이는 좀 달랐지만ㅋㅋㅋㅋ) 그건 즉, 인간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색과 성격을 갖춰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라일리의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이 충실했던 것은 아직 고유의 성격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아마 마지막에 아이들이 뭐지? 하고 의문했던 '사춘기'가 지나면 점차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 마음속에 계속 남는 것은 '빙봉'
우리의 빙봉,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악역이 아닐까 의심을 했던 '빙봉'.
어릴 때 누구나 자신만의 친구를 가져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잊는 것들이 아주 많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어릴 때의 기억. 오히려 나의 어릴 때의 기억은 타인이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타인이라고 표현했지만 '부모님'이라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바로 가족이 아닐까.
성격을, 특징을 점차 갖춰가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게 된다. 중간에 나온 청소부가 말했듯이 '잊게 된다'. 기억하고 싶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잊게 되는 거겠지.
물론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기억들을 다 가지고 간다면 아마 미쳐버리지 않겠나 싶다. 기분 나빴던 일, 속상했던 일, 죽을 만큼 두려웠던 일들은 살짝 날려버리는 것이 좋지만, 그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이 성장을 했다면 잊는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리고 빙봉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만화 원피스이다. 원피스에서 나오는 '닥터 히루루크'는 죽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을 총알이 꿰뚫었을 때?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맹독 버섯 스프를 마셨을 때?
아냐
사람들에게 잊혀질 때다."
빙봉은 라일리의 마음에서 계속 살고 있었다. 그런데 라일리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기억이 버려지는 곳에 남는다. 잊혀지게 되는 것이다. 빙봉의 죽음은 라일리가 더이상 찾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라일리에게 잊혀지게 되었을 때였다.
왜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했는지는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위에 설명한 내용이 조금은 그 이유를 알려준 것도 같지만.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봤는데, 이해를 하게 된 이 시점. 내가 어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야 말아버리는 이 시점도 사실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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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 온:택트) 무비토크 리뷰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상영 때 관람한 7 작품 중 2 작품이 포함된 토그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해당 영상은 '아세안 영화주간 호러 특집'으로 영화공장 배드 테이스트의 파고님, 크리스님, 닥두님이 참여해주셨다.
<포크로어/ 엄마의 사랑: 웨웨 곰벨 이야기(Folklore: A mother's love)>
2018 | 49분 | 인도네시아 | 호러 |
감독 조코 안와르 | 배우 마리사 아니타(뮬니), 무자키 람단(조디)
으리으리한 집의 가정부로 고용된 여성이 밤중 기묘한 소리에 이끌려 다락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무도 없을 거 같던 다락방엔 수많은 아이들이 갇혀있었고 충격적인 광경을 본 여성은 경찰에 이를 알리게 된다. 이후 집이 없던 여성과 아들에게 아이를 찾아준 부모가 집을 제공하게 되는데, 안락해야 될 집에선 계속해서 알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며 여성과 아들을 위협한다.
<포크로어/ 폽: 귀신 이야기(Folklore: Pob)>
2018 | 57분 | 인도네시아 | 호러 |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 | 배우 눗타펀 스워즈디(마놉), 파라마 웟티콘디차쿠(폽/미나)
어머니의 병세로 돈에 허덕이던 마눕은 의문의 미국인 살인사건을 취재하러 현장으로 간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에게 자신을 폽이란 식인귀로 소개하는 남성이 등장한다. 마놉은 사건의 진상을 알기 위해 귀신과의 취재를 시작한다.
<소울:영혼(Roh)>
2020 | 83분 | 말레이시아 | 호러 |
감독 에미르 에즈완 | 파라 아마드(막), 미아 파하나(알롱), 하리스 하지크(앙아)
밀림 속에서 한 가족이 살고 있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두 남매가 서로를 의지해가며 살아가던 가족 앞에 예상치 못한 손님이 방문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영화공장에서 소개하신 3 작품은 1편의 독립 장편영화와 2편의 드라마로 이루어져 있다. HBO Original의 포크로어(Folklore) 앤솔러지 시리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국에선 영화제란 형태로 소개되었다. 한국 감독인 이상우 감독 또한 참여한 작품으로도 알려졌다.
장편영화인 <소울>은 영화 초반 이슬람 쿠란 경전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시작해 서양의 엑소시즘 영화를 떠올리게 하며, 지역 설화를 차용한 고유의 퇴마의식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도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 TV에 업로드된 토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이 외에도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꼭 시청하길 바란다. 끝으로 <아세안 영화주간:온택트>를 통해 아세안 영화들이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영화는 3월 25일(목)까지 시청할 수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토크 프로그램: 영화공장 배드 테이스트 '아세안 영화주간 특집' - 호러 영화 소개
https://tv.naver.com/v/18902338
※아세안 영화주간 일정(3월 12일(금)부터 3월 25일(목)까지 시청가능)
▶︎ 네이버 TV 링크: https://tv.naver.com/asean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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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 잃은 배는 멈출 수밖에.
이 글은
영화 [늑대사냥]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출처를 반드시 표시해주세요.
가장 골머리를 싸매면서 쓰지만 이제는 살짝 포기한 서문과 맞바꿀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하는 말.
최근 영화관 관크(다른 관객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데 있어 방해하는 모든 행위 및 행위자자들을 일컫는 말)가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집에서 해도 되는 행동과 사회에서 허락되는 행동의 범위가 모호해져서 그렇든, 개인의 성향이 둔감한 편이든 상관없이. 종종 뉴스거리로도 나올 정도의 불쾌한 행동이 많아지는 추세임은 감출 수 없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영화관을 찾는 본인 역시 꽤 많은 관크를 당했다고 자부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소개할 영화인 [늑대 사냥]을 관람할 때는 불법 촬영하는 사람을 만나는 관크를 당했다.
비록 남루하고 초라한 문장을 리뷰랍시고 나열하는 삶을, 곁다리 삶 중 하나로 영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것”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의 것도 최소한의 존중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를 느끼며 영화의 초반부에 소리를 지르며 그 행동을 제지해야만 했다.
영화 관람 후 스스로의 평가에 따라 작품이 정말로 “돈값”을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평가를 할 수는 있겠으나. 그 어떤 작품이라 해도 불법으로 보아야 할 운명을 지닌 채 태어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런 운명 외에 허락되지 않는 작품이라면. 만들어진 의도부터가 불순한 영상물에 불과하며 그것을 관람 및 유포한 사람들은 모두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부디 다음번에는 경찰서로 간 다음에야 반성했다며 질질 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 알량한 반성은 경찰서를 나오는 순간 안도의 한숨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유튜브 영상 조회수 올릴 때나 쓰는 말인 줄 알았던 “역대급” 관크 덕분에 나 역시 영화의 초반부 15분가량을 관람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덕분에 영화 초반부의 이야기에 대한 것은 제외 후에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얻은 채로 말이다. 참 여러모로 도움되지 않는 관크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의 전반부는 승리에 취한 범죄자들을 비춘다. 배를 “접수”하기까지 벌어지는 폭력의 향연은 경찰들을 향한 응축된 분노만큼이나 잔인하고 집요하다. 그들은 상대방을 향한 그 어떤 배려도 하지 않은 채.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둔기, 칼)을 이용해 반복적인 타격으로 상대방의 숨을 끊어놓는다.
또한 망망대해 위의 배라는 설정상. 도망칠 곳이 한정되어 있다는 두려움은. 이 무자비한 범죄자들에 의해 점점 수세에 몰려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경찰들의 두려움과 살육자들의 잔인함을 동시에 배가시킨다.
범죄자들의 행보는 거침이 없고. 그로 인해 영화의 속도는 두려움도 앞지를 만큼 빠르고 급박하다. 피가 묻은 얼굴에서 떠오르는 미소는 이제 더 이상 상대를 가리지 않는 순수한 악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짧은 초반부의 영광도 잠시. 영화는 알파(Alpha, 최귀화)의 운송이 숨겨온 진짜 목적임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빛을 잃는다.
이 초월적 알파라는 존재가 영화를 누비며 벌이는 실수들은. 영화 [마녀 2]에서 언급한 문제와 거의 동일하다. 밸런스가 붕괴된 밸런스 게임인 셈이다.
영화는 초반 시퀀스에 매우 공을 들여 종두(서인국)를 구축점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이마저도 알파 앞에서 힘없이 무너뜨리는 선택을 해버렸다. 그것도 스스로. 이로 인해 관객들은 애초에 알파에게는 그 누구도 상대가 되지 않음을 느낌과 동시에.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그 어떤 긴장감도 없을 것임을 짐작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알파는 종두로도 모자라 도망갈 곳 없는 배.라는 밀실에 가까운 장치도 무너뜨린다. 그 어떤 곳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임은 알지만. 문제는 알파가 후반부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피로할 정도로 모습을 내비친다는데 있다.
이로 인해 남은 시간들은 그저 알파가 가동하는 살육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덜덜 떨고 있는 사람들을 순서대로 처단하는 장면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잔인함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어떤 감흥도 두려움도 주지 못한다. 그저 심하다.라는 생각만 들게 할 뿐.
[늑대사냥]은 또 다른 영화인 [랑종]이 범했던 실수를 떠올리게 한다. 곡성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내걸었던 표제어(중심 단어)는 “무서움”이었다. [늑대사냥]의 경우는 메인이 되는 단어가 “수위를 넘는”과 “(클리셰를 포함한) 모든 것을 부순다”정도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가 가지는 통상적인 흐름이 어떤지 유추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인공은 결국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 일 것이다.
그렇게 치면 과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일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영화는 초반에는 경찰(박호산, 정소민;왜 캐릭터 이름이 공식 페이지에 조차 없나요?) 쪽이 주인공인 것처럼 비추다가 나중에는 결국 도일(장동윤)의 생존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이는 도일 및 개조 인간들의 존재를 반전으로(라도) 볼 수 있지 않느냐의 문제와도 맞물리는데. 안타깝게도 반전으로 보기에는 깔아놓은 밑밥의 수준과 정도가 빈약하며. 애초에 이 부분을 억지로 반전으로 만들기 위해 포커싱을 의도적으로 잘못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초반부의 도일은 종두와의 크고 작은 마찰을 겪으면서도. 그다지 큰 무리 없이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 가는 맑은 눈의 광인에 불과하다. 뚜렷한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없다.(꼭 하나 집어 말한다면 누군가를 죽이려 하는 도일의 손을 저지하는 장면 정도.)
도일이 숨겨진 주인공임을 알게 되는 지점은, 더 이상 알파의 무자비한 행동으로 죽여댈 인물이 거의 없을 때가 등장하는 성동일과, 파편처럼 등장하는 과거의 그림자가 합쳐지는 거의 극 후반부쯤이다.
그러나 그 지점까지 이르는 동안. 도일은 그 어떤 임팩트 있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대 맞고 어딘가 널브러져 있다 정신을 차린 듯한 몽롱한 얼굴로 슬그머니 생존 신고를 할 뿐이다. 이 장면을 보며 누가 도일이 진짜 주인공임을 알고 환호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개조 인간들과 도일이 벌이는 결투마저도 진짜 주인공의 신고식이나 자기소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조잡하다 못해 빼버려도 부족하다 느끼지 않을.
영화는 자신들이 넘고 싶었던 수위와 클리셰를 없앴다는 허황된 꿈에 젖어 정작 설명해야 할 것들과 엮었어야 했을 모든 것들을 건너뛴다. 그러니 애초에 보려고 한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관객들이 느끼는 심정은 “속았다”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이쯤 되니 제목에 대한 생각도 떨칠 수 없다.
과연 누가 늑대인가.라고 물어보았을 때 제대로 된 대답을 하기 힘들어진다. 영화는 늑대"를"사냥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늑대"가" 사냥하는 모습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늑대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그 무언가가 존재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두 시간 남짓의 항해 동안 그 어떤 명확한 목적도 없이 안으로 곪아가는 것만 선택한 배의 최후는. 침몰밖에는 없는 것이겠지.
마치면서
한두 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연기자들의 연기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특히 서인국과 성동일 배우의 연기는 섬뜩함을 넘어서서 초월적인 존재인 알파 보다도 더 두려움을 자아내는 연기를 보여줬기에 더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시도임에는 분명했으나, 영화가 마치 두 조각난 배처럼 완벽하게 나뉘어서 융합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연기로는 그 어떤 흠도 잡을 수 없는 배우들을 그저 소모품으로 써버린데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잔인한 영화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단어 외에 뒤에 붙을 말이 없다는 사실은 영화를 평가하는 데 있어 좋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잔인한데도 불구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들의 예가 많기 때문에.([악마를 보았다] 라던가. [킬빌] 이라던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가져갈 수 있는 수식어는 그 외에는 없다.
[이 글의 TMI]
1. 이제 추워서 긴 팔을 입어도 아무렇지 않다.
2. 이럴 때 걸어 다니는 거 좋아서 괜히 출근할 때도 빙 둘러가는 중.
3. 아 물론 회사 가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음.
4. 커피를 끊어볼까 하고 깝죽거리다가 지옥 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5. 앞으론 그냥 안 까불고 하루 한 잔만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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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이 만든 관계의 변수들
우리는 무심코 상상한다. 로또에 당첨되면, 당장 떠날 수 있다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떨지. 생각은 여기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온갖 곳을 들렀다가 현실로 돌아온다. 이런 우연은 내게 벌어질 수 없다고. 어쩌면 영화 <우연과 상상>에서 하는 이야기의 출발점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초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는 게 조금 다를지언정. 이를 테면 오랫동안 보지 못한 옛 친구와의 재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나의 주변인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된 상황 말이다.
상상했던 대로만 일이 벌어지면 자신의 예측 범위 안에서 결말까지 맺어지리라는 착각이 든다. 그러나 여기,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우연. 우연히 만나거나 우연히 실수하거나 우연히 알아차리거나. 문득 이 우연과 상상을 적재적소에 쓴 넷플릭스 드라마가 떠오른다. <굿 플레이스>. 그 어떤 경우의 수를 만들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우연히 벌어지는 일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일종의 진리 같은 교훈을 내세우던 드라마였다. 이번 영화는 그보단 교훈적인 메시지를 덜하다고 느꼈다. 그저 일어나는 일을 관망하듯 보여주는 연출 때문인지도 모른다.
옴니버스로 연결된 세 영화를 이제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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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세 작품의 전개 방식은 모두 대화였다. 눈에 띄는 건 대부분 두 사람의 대화였다는 점이다. 잠시 세 사람이 맞닥뜨리는 장면도 있기는 했다. 1막에서 벌어진 일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알고 한 사람은 모르는 삼자대면이었으니까.
어느 길거리. 그곳에서 주인공 메이코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 촬영에 임한다. 이때 카메라는 한 사람을 유독 보여준다. 메이코의 절친이면서 스타일리스트인 츠구미. 그렇다. 이건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촬영을 마친 둘은 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대화 주제는 츠구미가 최근에 우연히 만난 남자.
츠구미는 그의 이름을 메이코에게 말하는 대신 애칭 같은 호칭을, 첫 만남에 가진 느낌을, 자신의 연애관을 들뜬 눈으로 조잘거린다. 종종 진지한 눈빛을 제외하고 츠구미는 내내 웃기만 했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얼굴이다. 그런 모습을 보는 메이코의 눈은 오묘하다. 츠구미와 눈을 맞출 땐 마주 웃지만, 츠구미가 말하느라 메이코에게 집중하지 못할 때 혹은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을 때 혼자 골몰한 표정을 짓는다.
관객 입장에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연애담, 그것도 얼굴도 모르는 어떤 남자의 연애담을 듣는 게 썩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컷 전환도 얼마 없고, 그마저도 어둡고 꽉 막힌 공간 안에서 벌어진다. 이때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바깥의 풍경과 빛, 마냥 좋아하는 츠구미와 이상하게 음침한 츠구미의 대조가 새로운 몰입을 불러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말이 밝혀진다. 그런데 아주 명확히, 원인에서부터 결과까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다. 두 사람의 대화로 관객은 추측할 뿐이다. 예전에 메이코와 남자가 만나는 사이였고, 메이코가 바람을 피웠고, 남자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불쑥 찾아온 메이코를 뿌리 치려 하지만 메이코의 이런저런 말에 결국 시인한다. 여전히 메이코를 사랑한다면서.
이 대목은 <결혼 이야기>의 격렬한 싸움 씬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표현의 폭이 그들만큼 크지 않았으나, 사무실을 맴돌며 계속 위치를 바꾸는 메이코와 그에 맞추어 움직이는 남자의 모습이 연출적으로 닮았다고 느꼈다.
파국으로 치달을 듯한 이야기는 의외의 끝을 맞이한다.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세 사람. 메이코가 남자와의 관계를 다 밝히고, 츠구미에게 상처를 주고, 그래서 친구를 잃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건 다 메이코의 상상이자 예측이었다. 현실로 돌아온 메이코는 무난한 선택을 한다. 두 사람을 응원하며 자리를 비켜주기로.
이때 1막의 제목을 다시 본다. 마법 혹은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 보통 사랑은 마법 같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사랑보다 더 불확실한 것이 있을까. 보이지 않는 마음에 이름을 붙이고 가장 좋은 것이라 명한다고 한들 끝에 다다를수록 질척이고 지저분하다. 끝을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해도 잘 모르겠는 것이다. 나의 상상과 상대의 상태가 같을지. 이번엔 다를지. 알 수 없기에, 메이코는 알 수 있는 것을 택했다.
2막. 문은 열어둔 채로
가장 불쾌한 감상이 남은 2막이다.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나오는 동기인 사사키와 파트너를 맺으며 결핍을 채우려 한다. 이미 결혼한 데다가 아이까지 있는 나오이기에 옳은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 사사키도 이 사실을 알고 대놓고 약점으로 부리진 않지만, 학교에서 누구 하고도 가까이 지내지 못하는 나오의 쓸쓸한 마음을 이용하려 든다.
바로 자신의 앞 길을 막은 세가와 교수의 명성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일. 정확히는 사사키가 그토록 피해자 행세를 할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교수들이 그러하듯 편의를 봐줄 거라는 생각으로 학점을 이수할 최소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융통성이나 동정심 있는 사람에게 통했을 부탁은 누군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을 때 문을 활짝 열어두는 세가와 교수에겐 말짱 도루묵이다.
사사키의 머릿속에서 나온 방법은 나오를 이용 해서 세가와 교수가 성적으로 문란하고 더럽고 옳지 않은 사람임을 녹음본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사사키의 부탁대로 나오는 담당 교수인 세가와를 찾아 가 그의 신간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책 구절이 참 좋다며 몇 페이지를 천천히 낭독하며, 나오는 문을 스리슬쩍 닫는다.
그런 나오에게 다가온 세가와 교수는 문을 다시 열고 남은 문장을 마저 듣는다. 사사키의 계획이 모두 어그러진 것 같을 때, 나오는 자신이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밝힌다. 세가와 교수는 그에 분노를 표하지 않고 오히려 흥분한다. 낭독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소장하고 싶었다며. 나오는 이상한 조건을 건다. 책 전체를 낭독해서 이메일로 보내는 대신 그걸 들으며 자위를 해달라고.
둘만의 비밀처럼 끝날 것 같던 일은 나오의 실수로 끝이 난다. 아이의 말에 대답을 해주며 이메일 수신인을 적다가 학교 관리인의 계정으로 잘못 보낸 것이다. 어찌어찌 사사키의 바람대로 세가와는 어그러졌다. 나오까지 수렁텅이에 들어간 건 예상 못했겠지만, 그건 사사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둘. 사사키는 버젓이 잘 살고, 결혼까지 앞둔 상태다. 나오는 모든 것을 잃고 그저 피곤한 하루를 버틸 뿐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만 보일 수 있는 치기일까. 혹은 불륜의 굴레인가. 나오는 사사키에게 입을 맞추고 버스를 내린다. 이제 대학생 때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나오의 복수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3막. 다시 한번
꼭 다시 보고 싶은 사람과 우연히 만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3막이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던 나츠코는 건너편에서 올라가던 사람과 눈이 마주치고, 다급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그를 뒤쫓는다. 20년 만에 만난 동창생, 아야를 놓치지 않으려고.
손을 꼭 맞잡은 둘은 부산스레 대화를 잇는다.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하느라 도쿄에 들린 나츠코와 가정을 꾸린 아야. 아야의 초대로 둘은 아야의 집에서 대화를 마저 하기로 한다. 고등학교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무언가를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던 나츠코. 그러다 속마음을 드러낸다. 자신이 아야에게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20년. 이미 늦을 대로 늦은 시기인 만큼 애처로움이 가중될 것 같을 때에 사실이 밝혀진다. 아야는 아야가 아니다. 그러니까,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둘이 나온 고등학교도 다르고, 아야의 본명도 아야가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을 보고 서로 아는 사이로 착각한 것이다. 얼마나 보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똑 닮았다고, 그 사람이라고, 나츠코는 확신에 찼을까.
어정쩡한 기류는 아야의 아들이 들어오면서 뚝 끊긴다. 이제 가보겠다는 나츠코와 역까지 바래다주겠다는 아야. 엄마 나갔다 오겠다는 말에도 아들은 아무 대꾸 없다. 가정 내에서 별 다른 애정을 주고받지 못하는 아야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마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나츠코를 보고도 별 말 못 하고 받아준 건 그 때문 아니었을까.
둘은 다시, 그들이 처음 만난 지하철역까지 간다. 나츠코는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내려가고, 아야는 육교에서 뒤돌아 걷는다. 둘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냈으면 하는 마음이 그득해질 무렵, 나츠코가 처음에 그러했듯 등 돌려 걷는 아야에게 뛰어간다. 이미 놓친 인연이 있으니까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 거다. 둘은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안녕을 고한다.
원하는 사람을 다시 만난 건 아니었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학생 시절 추억으로 존재하게 내버려 두고, 지금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인연을 찾는 게 좋다고 느꼈다. 추억은 추억일 때 가장 아름답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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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의 이야기가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분 부분 공감 가는 상황은 어느 막이든 있었다.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다. 오늘 하루가 마냥 좋진 않아도 좋다고 꼽을 점은 늘 있으니까.
*씨네랩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 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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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아웃 왔을 때 마음을 밝혀줄 명대사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쳐있다면, 혹은 너무 달려왔다면
쉬어가며 보기 좋은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천국으로 가기 전 머무는 중간역 림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이곳에 7일간 머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골라야 한다. 림보의 직원들은 그 추억을 짧은 영화로 재현해 그들을 영원으로 인도하는데… 영원히 머물고픈 순간, 당신 인생엔 있습니까?
대학 강사인 가장 리차드는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쉐릴은 이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어 할아버지의 화를 사고 있다.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는 15살 손자에게 섹스가 무조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들 드웨인은 9개월째 자신의 의사를 노트에 적어 전달한다.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또래 아이보다 통통한(?) 몸매지만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 길에 오르게 된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할아버지와 올리브가 열심히 준비한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의 마지막 무대는 가족 모두를 그들이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과연 후버 가족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 일까?
테헤란 시 외곽의 톨게이트.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지진의 비극이 흘러나오고 있다. 집과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으며 부모를 잃은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해줄 것을 호소한다. 1990년 이란을 할퀸 대지진 소식에, 황급히 돌아온 키아로스타미. 그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소년들의 생사를 확인 못해 초조하다. 하지만 코케마을로 가기 위한 도로는 자동차의 행렬로 꽉 막혀있고 길은 어렵기만 하다.
샛길을 돌아 마주치는 사람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포스터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살아있는지를 물어보지만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채 그 날의 삶조차 힘겨운 사람들은 아무도 답변해주지 않는다. 감독의 차 뒷 좌석에 앉아 여정을 함께 하던 어린 아들은 지친 나머지 잠이 들고... 바위 더미에 묻힌 집들, 가족을 몽땅 잃고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 가족이 전부 죽었다고 말하면서 물지게를 지는 할아버지. 이들이 만난 생존자들은 그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눈물은 이미 말랐고 그들은 또 다른 삶을 꾸려간다.
차는 점점 더 코케마을에 가까워지고 그들은 우연히 [내 친구...]에 할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던 루히씨를 만난다. 그들을 반기며 자신의 집으로 이끄는 노인. 그 지진 속에 노인은 살아남았고 집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마드는? 네마자데는? 그 사랑스런 눈동자의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어려서부터 뒤만 돌아보면 졸졸 따라오는 남자…는 없어도 고양이는 있었다! 남자들은 모르는 마성의 모태묘녀(猫女) 사요코. “올해야 말로 결혼! 얼굴은 보지 말자!”라는 목표를 세워두고 씩씩하게 생활하지만 햇볕 드는 툇마루 너머로 보이는 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같이 살아준 고양이들의 다재다능한 특기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며 고양이 렌트와 돌아가신 할머니 불상 앞에서 대화하는 것이 그녀에겐 일상의 전부이다. 감히 모태묘녀에게 전생이 매미였다느니, 여자가 키가 커서 남자에게 인기가 없다느니 느닷없이 나타나 상처만 주고 사라지는 이상한 이웃집 아줌마 때문에 사요코는 인간 남자에 대한 욕구가 불쑥! 하지만 혼자여도 외로움에 사무치지 않을 수 있는 건, 바로 마음의 ‘구멍’을 쏙 메워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늘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사요코는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 리어카에 고양이들을 싣고 돌아다니며 외친다. “외.로.운 사람에게~ 고양이, 빌려드립니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마틴과 골수암 말기의 루디는 같은 병실에 입원한다. 시한부 판결을 받아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공통점 외에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남자. 단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루디를 위해 마틴은 그와 함께 바다로 향하는 생애 마지막 여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여행을 위해 그들이 훔친 차는 100만 마르크가 들어있는 악당들의 스포츠카였던 것. 뜻밖의 돈을 얻게 된 이들은 천국의 문턱에서 그들이 평소 하고 싶었던 소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악당과 경찰의 추격 속에 그들의 여행은 위태롭게 흘러 가는데… 15년 만에 스크린에 재현된 90년대 최고의 명작과 20세기 최고의 음악! 생의 마지막 순간, 천국을 향한 두 남자의 뜨거운 여행!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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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정체를 숨기고 조용히 지내던 동석이형을 건드린 깡패 ㅋㅋㅋ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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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매드 마더> 메인 예고편
오하이오주에서 아들 제이콥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 애비.
16살이 된 제이콥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자 CCTV를 설치해 아들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잠에서 깬 애비는 방문 손잡이를 돌리다가 전기 충격으로 쓰러지고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이 의자에 묶여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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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공식 예고편
스마트하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남성' 히야마 켄타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며 그의 삶은 악전고투의 연속이 된다. 웃음과 생각할 거리를 함께 선사하는 사회적 코미디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