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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K2021-04-15 00:22:17

감각의 제국 - 강렬한 섹스로 보여주는 제국주의의 허무

포르노와 영화의 경계는 무엇일까. 단순히 정사씬의 수위 문제일까? 아니면 예술성인가? 예술성이라면 어디까지가 예술성인가? 영화 심의를 받을 때 에로 영화랑 예술 영화가 같이 심의를 받는 마당에 이러한 질문은 답하기 힘들것이다. 비록 필자가 영화를 많이 봤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받을 도출해냈다고 생각해 짧게 이야기해본다. 포르노와 영화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메세지'가 어떠한가. 포르노는 단순히 보는 이의 성적 흥분을 목표로 두고 있을 뿐이고, 영화는 섹스, 정사를 통해서 전해야만 하는 어떠한 메세지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필자가 생각하는 차이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리뷰하는 영화, "감각의 제국"도 포르노가 아니라 '영화'라는 예술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영화를 운 좋게 제작년에 CAV 기획전을 통해 스크린으로, 그것도 무삭제판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봤다는 것을 지인들에게 말하자 대부분의 지인들은 줄거리나 스틸컷을 보고 단순한 포르노로 평했는데, 필자는 이러한 사실에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분명 이 글을 읽는 이 중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 영화가 단순 포르노라면 왜 이 영화가 여러 매체에서 걸작 영화로 뽑히고, 죽기 전에 봐야하는 영화 리스트 같은데에 왜 들어가겠는가? 그것을 고른 평론가들이 전부 변태라는 것인가? 이 영화는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 바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아예 모르고 영화를 본다고 깨닫기 어렵다. 필자도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칼럼을 읽어보고 봤기에 깨달은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대놓고 제국주의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기치조가 길을 지나가는 곳에 일본군들이 행군하고, 사람들은 일장기를 흔드는 장면이다. 실제로 감독 본인이 관객들이 눈치채게 일부러 넣은 장면이라고 언질했다.

 

여기에서 은유를 한번 해보려한다. 감각의 제국이라는 제목에서 감각은 성적인 의미이다. 제국은 일본 제국을 뜻한다. 이 영화에서 성욕은 부정적으로 다뤄진다. 즉, 여기에서 성욕은 삐뚤어진 욕망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다가 그렇게 갈망하는 기치조의 남근은 일본의 삐뚤어진 욕망이다. 그 당시 일본은 어긋난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서양의 강대국처럼 거대해지고 싶다는 욕망. 그 욕망은 과거 대한민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에게 향했다. 바로 식민지배라는 모습으로 말이다. 사다가 그렇게 남근을 갈망하는 모습은 마치 강대국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일본 제국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사실 나라가 강해지고 싶은 욕망은 성욕이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 처럼 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나라를 식민지배한다는 어긋난 욕망이라는 것이 문제되는 것이다. 마치 영화에서 처음에는 그냥 섹스를 하지만, 나중에는 브레스 컨트롤(강제적으로 저산소증을 유발하여 거기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 BDSM 플레이)를 하면서까지 섹스를 하는 것 처럼, 그 욕망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최후에는 성기를 자르고, 그것을 손에 쥔다. 이러한 모습은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제국주의의 허무를 보여주는 아름답고도 숭고한 미장센처럼 보인다. 결국 일본 제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였듯이 말이다.

 

이 영화는 사실 지금 기준으로도 매우 높은 고수위의 영화라 아무한테나 추천하기는 힘들다. 영화가 나올 당시 뿐만 아니라 지금도 많은 논란을 일으킬 영화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에서도 걸작으로 불릴만한, 한번은 봐보기를 권하는 영화이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 씨네필 K

출처 . https://www.instagram.com/cinephile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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