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3-05 17:57:42
한국형 오컬트 그거 어떻게 싫어하는데
한국형 오컬트 붐은 왔다!

한국형 오컬트 붐은 이미 왔다!
새로운 한국형 오컬트 작품을 기다리며 정주행 가봅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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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을 되새기고 현재로 나아가는 탑건 그리고 매버릭.
영화표 값이 많이 오른 터라 영화관에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요즘, 티켓값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영화를 보려고 하다 보니 내가 끌렸던 것을 다 보기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았거나 나의 예상 별점이 높은 것을 위주로 하게 되는 ‘신중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호평에 영화관에서 <탑건: 매버릭>을 보기로 했다. 망설여 왔던 것이 무색하게 <탑건: 매버릭>은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후회될 정도의 굉장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이야기와 액션을 잘 버무려 추억이 가득한 영화를 만들어 내다니, 정말 놀라웠다. 12세 관람가임에도 유치하지 않고 매번 주인공 버프를 받으며 성공하는 장면이 나옴에도 재미가 있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향수를 일으키며 26년 만에 찾아온 이 영화가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곳곳에 담겨 있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에서 굳건히 서 있는 사람, 매버릭은 과거의 영광과 현재 영광의 중심에 있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매버릭은 언제나 그 모습으로 남아있고 싶었던 것인지 홀로 그 자리에 남아 26년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영화 안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젠 놓아줄 때야.”라는 말이 들려오기 전까지 그는 비행기 안에 자신의 과거를 끊임없이 담고 있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주변도 변하지만 늘 그 자리에 있고픈 그에게 찾아온 현재라는 이름은 잔인하기만 했다. 철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조직 생활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괜스레 응원하게 된다. 진심으로 비행하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화면 밖으로도 새어 나와 내 마음을 욱하고 건드리기 때문이다. 주변의 시선과 분위기로 인해 말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수많은 꿈이 소리 내 외치는 것 같다. 비행을 사랑하는 마음은 ‘무사 귀환’이라는 말을 통해 더 짙어진다. 잊을 수 없는 동료 ‘구스’라는 이름이 그의 마음에 깊게 새겨져 쉬이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이 ‘루스터’의 이름으로 덧씌워지며 믿음과 변화가 동시에 찾아온다. 그가 다져온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더한 성숙함으로 매버릭을 장식한다. 그가 방치한 자신도, 사랑도, 사람도 이제는 모두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그의 귀환을 모두가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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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히어로에게도 행복과 일상을 묻다.
이 글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목이 너무 길어서 아래의 글들에서는 모두 닥스 2로 줄여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Phase4로 향하는 마블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새로운 히어로를 앞세운 영화들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익숙한 히어로들의 빈자리는 새삼 크게만 느껴졌다. 모든 영화가 다음 편을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마블 시리즈의 최대 불만은 적시타를 맞은 공처럼 튀어 올라 마블 관계자들이 하늘만 쳐다보게 하기 충분한 것만 같았다. 게임이 끝난 것 마냥 허망한 눈으로.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살얼음판 같던 마블의 명성은 스파이더맨의 거미줄로 겨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 리셋해놓은 판이었지만. 이 판의 우세한 승자가 마블이 될 것이라는 것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구원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과 동시에, 코로나로 인해 거리 두기까지 끝난(?) 시점에 침체된 영화계의 부흥이라는 기대까지도 어깨에 얹은 채 5월의 징검다리 휴일에 개봉했다.
그가 부리는 마법이 이번에도 모든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만큼의 위력을 발휘했을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포 영화의 형식을 접목한 접근법도 꽤나 신선하고, 멀티 버스라는 장점을 십분 살려 볼거리도 가득하다.
마블 유니버스에서 닥스의 어깨에 놓인 책임감.;다시 생각해도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명배우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은 마치 캐스팅부터 마블의 운명을 짊어진 것만 같다. Phase3까지는 아이언맨 등의 걸출한 영웅들에 가려져 할당된 분량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능력이 출중한 캐릭터임을 드러냈을 때 이 점을 관객들이 받아들이기에 큰 무리가 없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했다.
제작진은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모든 촬영 일정 등을 그에게 맞추는 등의 공을 들인 덕에 그를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여태 배우가 쌓아온 커리어 덕에 솔로 영화 한 편만으로도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강한 힘을 가진 히어로로 각인될 수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새로운 마블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야 함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런 히어로에게도 마블의 현재 상황은 꽤나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멀티 유니버스라는 특성상 1인 다역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경험과 부담을 동시에 가진 작업이었을 테고.
그러나 영화 속 베니를 보고 있자면.
제작진의 직감이 절대 틀리지 않았음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는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각각의 도플갱어들을 완벽히 다른 인물들로 재연해 내고. 피터 파커에 이은 아메리카의 훈육(?)도 완벽하게 해 낸다. 자신이 애써 피했던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고 일상생활의 불안함을 즐기는 연기까지 보고 나면. 다시 한번 그가 얼마나 위대한 배우였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어마어마한 중압감에 눌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배우의 모습은 언제 봐도 응원하고 싶을 뿐이다.
왜 하필 공포인가;남은 자들에 집중하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마블은 이번 작품이 공포영화가 될 것이라 말해왔다. 대형 프랜차이즈 히어로 영화에 공포라는 장르가 언뜻 매치가 되지 않을 듯 보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마블이 취하는(혹은 바뀐) 자세와 공포가 그 어떤 때보다도 잘 맞아떨어진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마블 영화에서 가장 큰 사건은 누가 뭐라 해도 타노스의 블립이었다."5년전 그 일"이라는 단어로 불리며 제대로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인물들이 늘 존재했고. 떠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장면들을 매 영화마다 넣어 희생자들에 대한 생각으로 고개를 떨구는 히어로들을 그리곤 했다. 하지만 이 "의식"은 마블의 침체기와 맞물리면서 팬들에게 떠난 영웅들에 대한 아쉬움을 계속해서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그러나 마블은 이제. 혹은 "드디어".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은 자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부재로 가끔 긴 한숨을 몰래 쉬어야 하고. 다시는 누구를 잃지 않겠다는 마음과 지키겠다는 마음이 뒤엉켜 늘 불안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일상으로 돌아와 내 몸 하나 있을 자리를 겨우 유지해야만 했다.
이 불안함과 공포는 히어로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수많은 희생 위에 쌓아올린, 아직은 위태로운 평화를 위해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진 인물들이 영화에서 충돌하지만. 모든 히어로 영화에서 그렇듯 반드시 한 쪽은 패하게 되어 있고, 그들의 염원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들에서 공포를 느끼기 충분한 장면들이 만들어진다.
생소하다고 생각한 공포는 요소는 영화에서 크게 겉돌지 않는다. 가끔 이게 진짜 마블 영화가 맞을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도 만들어 낸다. 공포를 순수한 무서움이라는 좁은 의미보다 두려움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영화는 정말 성공적인 시도를 해낸 셈이고. 마블이라는 이름 하에 조금은 격하되었던 영화의 "격"도 함께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다.
히어로에게도 행복은 존재한다.;행복은 환상이 아닌 현실에 존재한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케이크는 한 조각만 먹을 때 제일 맛있는 거예요.
스쿼트를 몇백 개(?) 하고, 울기 직전의 상태로 주저앉아있는 내게 트레이너 선생님이 해준 말이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인바디를 측정할 때마다 그 말이 조금씩 마음에 와닿았다. 고난이 없으면 케이크가 달게 느껴질 리가 없고. 그 감정을 느껴보지 못하면 고난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돌려 말해주신 것이었다.
완다는 케이크 한 판을 한 번에 먹는 것이 행복이라고 착각했다. 그녀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우주에 있는 것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늘 케이크보다는 쓰디쓴 맛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완다는 인정할 수 없었다. 애초에 이뤄질 수 없는 꿈을 꾼 셈이다.
영화는 완다의 행복을 향한 불가능한 여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히어로들에게도 행복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예전의 마블 영화들은 정체성과 하늘을 찌를 듯한 의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Phase 4에 다다른 마블은 이제 히어로에게도 능력에 대한 질문보다는 일상에서의 삶과 행복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던진다.
불안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딛어야 하는 삶이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냐고 묻는 것을 보니. 이제 진정으로 마블이 새로운 세대를 열 준비가 되었나 보다.
마치면서
마블 관계자들은 이제서야 안도의 한숨이라 부르는 것을 내쉴 수 있을 것 같다.
보는 내내 케빈 파이기와 샘 레이미 감독을 향한 찬사를 멈출 수 없을 만큼 즐거운 영화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야 뭐 당연하고.) 애써 되찾은 마블의 명성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이기적으로 바라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의 최애 장면]
단연코 자비에 교수가 완다의 의식을 구해내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샘 레이미 감독을 썼던 이유에 대해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음. 그 장면 때문에 영화를 두 번 세 번은 다시 보고 싶을 정도.
[이 글의 TMI]
1. 오이 오빠 소처럼 일해줘서 고마워요.
2. 오이 오빠 제발 내 시간과 돈과 사랑을 받아.
3. 우리나라 사람들 마블에 진짜 진심임. 개봉날 조조영화가 매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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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이 있지만, 우리는 사람의 한쪽 면 밖에는 보지 못한다. 과학적으로도 사람은 4차원의 시공간에 살고 있지만, 실제로 사람이 보는 세상은 너무나 평면적이다. 세상은 나라는 1인칭 시점에서 본 2차원 평면일 뿐이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밈으로,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비둘기 아래 담장 있어요'가 있다. 서로 다른 입체 공간의 색이 비슷하기만 해도 그 사이에 공간이 있는지 언듯 알기 쉽지 않아 일어나는 착시에 대한 밈이다. '기둥 뒤에 공간'이 있다는 걸 알려면 다양한 경험과 보이는 대로 다 믿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은 초등학교 5학년인 무기노 미나토(쿠로가와 소야)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는 모습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과 주변인물들을 바라본다. 말 그대로, 이 영화는 한 인물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그 시점이 달라져가며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느끼게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보면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1950)>을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라쇼몽>이 세상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해하거나 거짓말하는 인간 모두에게 담긴 이기주의를 다루고 있다면, <괴물>은 보이지 않는 진실을 오해하거나 이해하게 하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여기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가진 세상을 향한 서늘한 비판적 시선이 더욱 날카롭게 꽂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괴물은 누구게?
무기노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미나토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그녀는 일찍 죽은 남편을 대신해, 바쁘게 살며 씩씩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혼자 키운다는 것은 녹록지 않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점점 알기 어려워지고, 어떤 학교생활을 하는 지도 알 수 없다. 어느날부터 미나토는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한다. 걱정이 되지만 아무렇지도 않으려 애를 쓰는 사오리. 결국 그녀는 미나토의 담임선생인 호리 미치토시(나가야마 에이타)가 폭력을 썼다고 듣게 되고 학교를 찾아간다.
지금까진 평범한 영화 같았지만, 여기서부터 영화는 급격하게 기이한 흐름을 타게 된다. 교사폭력으로 학교에 항의하러 온 걸 아는 선생님들은 무언가 대책회의를 하고 방안을 마련한 모양인데, 그 모양새가 너무도 기이한 나머지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느낌이다. 학부모인 사오리의 말은 전혀 듣지도 않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반응하며 답을 하고, 그녀의 말이나 항의에는 고개나 몸을 살짝 틀며 회피할 뿐이다. 대놓고 무시하고 있지만 자신들은 정상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해결하려 했다는 결과를 남기려는 것인지, 무언가를 숨기는 것인지, 학교는 왜 호리 선생님을 감싸는 것인지, 호리 선생님은 왜 이런 와중에 사탕을 먹거나 웃고 있는 것인지. 관객마저 너무도 답답하고 이상해 공포감을 느낄 정도다. 게다가 호리 선생님은 유흥업소를 다닌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미나토와 친하게 지냈다는 호시카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와도 만나보지만 무언가 이상하고 찝찝한 느낌이 든다. 괴물은 학교인가? 호리 선생님인가? 요리인가?
그러다 시간을 거슬러, 영화의 시점이 호리 선생님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유흥업소에 다닌다는 것은 동거하는 애인과 같이 다니는 걸 보고 아이들이 제멋대로 지어낸 이야기처럼 보인다. 사오리의 시선과 달리, 호리 선생님은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자기는 폭력교사라는 오해를 받고,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고, 애인도 떠난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따돌림을 받는 사람이 된다. 자신의 삶이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는지 호리 선생님은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자기 자신을 이렇게 몰아간 거짓말을 한 미나토가 밉다. 괴물은 미나토인가? 집요한 사오리인가?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은 학교인가?
영화가 조금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지만, 우리는 타인의 삶을 온전히 알지도 못한 채,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사람을 재단하곤 한다. 이제 이어지는 미나토의 시선에서, 미나토는 '괴물은 누구게'라는 게임을 한다.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자신이 못 보게 자신의 머리에 붙이고, 상대가 설명하는 것으로 그림을 맞추는 게임이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상대방의 시선으로만 알 수 있다. 내가 왜 괴물로 보이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은 '괴물은 누구게?'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괴물은 없다
미나토와 요리는 과연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반 아이들은 키가 작고 여자애 같고 조금 특이한 행동을 하는 요리를 괴물 취급한다. 미나토는 요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요리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아이이긴 해도, 나빠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면 사오리가 느끼던 미나토의 조금 이상한 행동들은, 미나토가 요리에게 잘보이기 위한 행동이었을 뿐이다. 두 아이의 순수한 우정, 아니 우정을 넘어선 그 무언가. 미나토는 요리의 세계를 받아들이며 고민한다. 미나토가 엄마인 사오리에게 물어본, "돼지의 뇌를 이식한 인간은 돼지일까? 인간일까?"라는 말은 사실 요리의 아빠가 요리를 학대하며 한 말이었다. 미나토는 요리의 존재, 나아가서 요리가 따돌림당하고 학대받는 아이라는 걸 엄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 좋은 호리 선생님의 핑계를 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모든 것들의 오해의 시작이고 틀어지게 된 이유였다.
호리 선생님과 학교를 괴물로 알고 있었던 사오리. 미나토를 괴물로 알고 있던 호리 선생님. 그러나 모두 괴물이 아니었다. '괴물은 누구게?'를 맞추려고 했지만 다들 괴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제 막 2차 성징이 오려는 시기, 5학년. 그 사이에 알게 되는 같은 성별의 친구에 대한 우정을 넘는 마음. 그것에 미나토는 혼동을 느끼고 갈등하고 감추려 한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미나토의 그런 마음을 감싸준 것은 사오리에게 괴물 같아 보이던 교장선생님이었다. 교장선생님이 그런 얼빠진 행동을 하고 있던 것도, 사오리나 호리 선생님에게는 좋지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미나토의 마음을 해소해 주는 단 한 명의 어른이었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며 초반 건물에 불을 지른 것이 미나토처럼 보였다가 사실은 요리였다는 식으로 흘러가, 요리가 정말 괴물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요리의 그런 행동들은 아버지의 학대에 의한 결과물이었다.
각각의 사람들은 잘못을 하고 죄가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어쩌면 그것들은 그저 오해이기도 했고, 실제로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게 과연 그들을 탓하기만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며, 기둥 뒤에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과연 우리가 괴물이라고 부르던 사람들, 괴물이라는 것은 존재할까? 혹 괴물은 없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괴물은 있다
이렇게 시점이 달라지며 서로 다른 저마다의 이유를 조금씩 드러내는 중에도, 여전히 감독이 용서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잘못을 덮으려는 일본 문화와, 낙인 찍힌 이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 그리고 아동학대다. 애초에 학교는 왜 폭력교사 때문에 찾아온 학부모를 그렇게 대했을까? 자신들이 지키고 있는 학교라는 시스템이 어떤 잘못 때문에 이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법적으로 막으려 한 조치들이다. 사실 그런 대응과 조치들이 일을 더욱 확산시켰고, 미나토와 사오리, 호리 선생님 간의 오해를 더욱더 크게 만들었다.
일본에는 '臭い物に蓋をする (냄새가 나는 것에 뚜껑을)'이라는 속담이 있다. 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단 일단 덮어서 그것이 없던 것처럼, 그저 가리고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만 한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일본사람들에게 뿌리 깊게 박힌 문화를 설명해 준다. 한국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그것을 떠나서, 가깝게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나 코로나19의 대응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더욱 큰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덮어두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문제가 더욱 커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괴물 같아 보이는 개개인에게는 애정을 드러내면서, 일본의 이런 문화는 아무런 핑계도 대지 않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하나의 괴물은 바로 집단 따돌림이다. 여자애 같고 조금 특이하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이지메는 '그런 일은 당연히 있지'정도로 보여준다. 이 아이들이 가장 큰 괴로움도 바로 그런 집단 따돌림, 자신들이 다수이고 따돌려도 되는 정당한 타깃이 정해지면 누구나 놀이하듯 죄책감없이 참여하는 것. 아무도 그것을 들여다보고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 이것은 비단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은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따돌림이 심하다. 심지어, 되게 이상하지만 죄인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따돌림도 성행한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를 따돌림시켜서 문제가 되었었다.
처음엔 요리가 따돌림당하지만, 나중에는 호리 선생님이 따돌림당한다. 아니, 처음부터 호리 선생님은 따돌림을 일삼는 아이들의 먹잇감이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선생님이 여자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상을 찍으며 걸스바에 드나든다는 소문을 퍼트리고, 선생님에게 요리와 미나토에 대한 거짓 정보를 준다. 결국 호리 선생님이 학교에서 잘렸을 때는, '돼지의 뇌'를 문 앞에 두고 그를 조롱한다. 너희 같은 것들은 죽어라라고 노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집단 따돌림 문화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 정당할 수 없다. 감독은 따돌림하는 이들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괴물로 남아있어야 한다. 이것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도 '혐오해도 되는'누군가에게 마음대로 집단 혐오를 쏟아내고 있지는 않은가? '죽어라'라고 노래를 부르며.
또한 요리의 아빠는 요리를 학대하고 있다. 부동산 일을 하며 돈을 많이 벌었음에도 부인도 어디 갔는지 없고, 매일같이 욕조에 가두고 때리는 것 같다. '돼지의 뇌'는 그런 요리를 학대하며 내뱉은 말이다. 사실 그가 그런 행동을 하는 데에도 이유를 찾자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감독은 단순히 세 사람의 시선이 중요해서 요리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뺀 것은 아니다. 교장선생님도 슬쩍 풀어주지 않았던가? 요리가 어떤 행동을 하든, 성정체성이 어떻든, 어떤 특이한 생각을 하든, 그것이 학대로 이어진다면 그것이 곧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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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의 오해와 불행이 한 지점으로 뭉쳐, 요리가 말하던 빅 크런치가 가까워지고 있다. 미나토의 이상행동은 요리와 비밀기지에서 놀며 생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비밀이었다. 그들이 뛰어노는 터널 저편의 숲에 놓인 기차, 그곳은 그들만의 낙원이다. 하지만 그 기찻길을 따라 달리다가, 결국 폐쇄되어 있어 다리를 건너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은 그 안에서 행복했다. 미나토는 그것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또 요리가 불을 지른 것이라는 걸 깨닫고 혼란이 오지만 결국 사랑을 찾아간다.
폭풍우가 치는 세상, 미나토와 요리는 빅 크런치를 맞이하기 위해 그들만의 터널 끝 기차에 앉는다. 사오리와 호리 선생님이 그들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어 찾아 나설 때, 그들은 빅 크런치를 맞이한다. 마치 질을 통해 세상에 다시 태어나듯, 터널 밑 작고 축축한 통로를 기어가 새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곳엔 폭풍우가 없고 햇살이 내리쬔다. 그들이 가지 못했던 막혀있던 기찻길 다리도 어느새 열려있다. 미나토와 요리는 새로 태어나 달리기 시작한다.
그곳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서로를 괴물로 바라보는 일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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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상상력을 살려낸 열연
영화 '행복의 나라'는 공개 타이밍이 아쉽다. 비슷한 시대 배경을 소재 삼은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온 뒤에 개봉됐기에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영화를 보고 온 많은 관객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10.26 사건과 12.12 사태를 배경으로 이를 관통하는 재판의 대상인 실존인물 박흥주 대령의 이야기를 팩션으로 다룬다.
격동의 상황 속에서 극을 끌고 가는 건 추창민 감독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주인공 정인후다. 이념 대립이나 거대 담론엔 관심 없고, 직업적 소신도 없는 캐릭터로 자신의 신념 때문에 가족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에 분노해 세속적으로 살아왔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와 닮아있는 박태주를 변호하며 비정한 시대의 야만성에 분노하고 충돌하면서 싸운다.
그러면서 '행복의 나라'는 정인후와 박태주, 두 사람과 16일간 졸속으로 이뤄진 재판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건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을 깊게 들여다본다. 10월 26일과 12월 12일, 두 사건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와 희생된 사람들에 더 호기심이 생긴 추창민 감독의 기획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정인후와 박태주라는 두 인물을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신념과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도 되돌아보게 한다.
정인후를 앞세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정인후에 공감하고 몰입한다면 그와 함께 뜨거워지겠지만, 뜨거워지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올드하고 진부하게 다가온다. 후자를 택했다면 아무래도 시대의 아픔 속에 담긴 개인의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이 추창민 감독의 상상력이 비범이 아닌 평범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먼저 개봉한 '서울의 봄'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행복의 나라'가 먼저 개봉했고, 대형 사건, 상징적 인물들을 픽션과 팩트를 여러 톤으로 다채롭게 사용했으나,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무기들이 부족했던 셈이다.
전자의 관객들처럼 가슴이 먹먹하게 다가왔다면, 평범한 상상력에 몰입하게 만든 배우들의 열연이 컸을 것이다. 정인후를 연기한 조정석은 2주 전 개봉한 자신의 주연작 '파일럿'과는 180도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다가도 울분을 토하고 감정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연기 A부터 Z까지 다 쏟아낸다. 그가 대세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행복의 나라'가 마지막 작품이 된 故 이선균의 존재감도 강하게 다가왔다. 박태주로 분해 인물의 우직한 면모를 깊은 눈빛으로 표현한다. 후반부 박태주로서 정인후에게 건네는 마지막 대사와 모습이 마치 관객에게 남기고 떠난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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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티모시가 연기하는 '밥 딜런'
어떻게 그려질까요?
박찬욱 <동조자> 쿠팡플레이 공개
쿠팡플레이가 박찬욱 감독 신작 <동조자>를 15일 공개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건너간 북베트남 스파이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드라마이자, 세 번째 해외 작품입니다.
호이 쉬안데가 주연을 맡았으며 1인 4역을 소화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 배우가 열연을 펼치며 극을 가득 채울 전망입니다.
티모시 샬라메 ‘밥 딜런’ 연기
티모시 샬라메의 신작 영화 촬영 현장이 공개되었습니다.
<어 컴플리트 언노운>은 지난 2016년 가수로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전기 영화로 티모시 샬라메는 극 중 가수 ‘밥 딜런’을 연기하며 이외에도 엘 패닝, 모니카 바바로, 에드워드 노튼이 출연하며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시빌 워> A24 역대 최고 북미 오프닝 기록
영화 <시빌 워>가 공개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북미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튜디오 A24가 역대 최대 규모 제작비인 5000만 달러를 투입해 제작했으며,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최대 규모의 내전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송강호 X 변요한 <삼식이 삼촌> 디즈니 + 티저 공개
디즈니+는 15일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김산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송강호, 변요한 주연과 <동주> <거미집> 각본가로 알려진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훈 X 구교환 <탈주>
영화 <탈주>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철책 반대편의, 내일이 있는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을 건 탈주와 추격전을 그리는 영화로 이제훈, 구교환이 주연을 맡았으며 송강이 특별출연하여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도리화가>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7월에 개봉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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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영화관이 아닌 IPTV를 통해 영화를 접했다. 당시에 영화를 보고, 단순한 생존 표류기 영화는 아닌 거 같고 도대체 무슨 결말인가를 고민한 기억이 난다. 2번째로 접한 지금, 아직도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내리긴 힘들다. 하지만, 지금 느낄 수 있는 건 이 엄청난 CG 기술력과 장엄한 바다를 한 번도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었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 네이버 스틸컷
기술력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바다의 CG 연출은 대단하다. 진짜 호랑이보다 더 사실적인 움직임과 무언가 감정을 표현하려는 듯한 표정은 소년 파이(수라즈 샤르마)가 리처드 파커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흥미롭게 하는 요소로써 영화에 몰입도를 더한다.
바다의 CG는 더욱 거대한 망망대해로 만들어 소년 파이와 리처드 파커 둘만이 있게 보이는 효과를 보인다. 또한, 햇빛에 반사되어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어지는 장면이나 해파리가 가득한 밤바다 풍경 속 갑자기 등장하는 고래 장면 등은 영화의 영상미와 그래픽의 화려한 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놀랍다.
그리고 중간중간 화면 비율의 변화에 따라 그 장면에 대한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가령, 날치 떼가 등장하는 장면일 때 1.85:1에서 갑자기 2.35:1 화면 비율로 바뀌어 수많은 날치 떼들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고, 구조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떠나버린 배를 보내며 망연자실한 파이네 배를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평면 장면은 화면 가로 비율을 확 줄임에 따라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이는 파이네 배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유유자적 움직이는 바다생물들의 여유로움이 빨리 이 바다를 탈출하고픈 파이의 심정과 대비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비뉴슈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이자 파이가 믿고 있는 신들 중 한 명인 신이다. 비뉴슈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중요한 신으로 등장한다. 초반 어린 파이가 읽고 있는 만화책에서 비뉴슈 입에 있는 거대하고 찬란한 우주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중반부에서 파이가 바다에 표류하던 중, 해파리가 뿜는 빛이 바다에 퍼지며 마치 비뉴슈 입 안에 들어있는 거대한 우주를 연상케 하는 바다 장면이 등장한다. 초반 만화책에 등장하는 비뉴슈의 입 속 우주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그리고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식인 섬의 형상은 마치 사람이 누워있는 형상을 띠고 있는데, 이는 곧 비뉴슈가 누워있는 장면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식인 섬의 존재는 파이가 바다에 표류하면서 마침내 육지를 밟아 표류하면서 큰 도움을 준 파이의 구세주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밤이 되면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섬이 되어 파이를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믿음
"신의 문제도 믿음의 문제죠"라고 말한 파이의 대답에서 신앙과 이성의 믿음, 종교와 과학의 믿음에 대해 영화를 본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후반부 장면에 파이가 사람 버전으로 말한 이야기와 전체적으로 말하고 있던 동물 이야기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영화를 보며 느꼈던 두 가지 버전 중 선택을 제시해 영화를 보고 자신이 느낀 믿음을 표현하게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이 믿음은 상대적이다. 그리고 생존과 죽음의 믿음, 공존과 분열의 믿음 등 어찌 보면 믿음이라는 것은 선택의 기로로 얻은 부산물일 수도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그 믿음을 한번 더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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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라이온 킹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라이온킹 #라이언킹 #lio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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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새로운 강력한 히어로 ‘샹치’의 탄생과 베일에 싸여 있던 전설의 미스터리 거대 조직 ‘텐 링즈’의 실체를 다룬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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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사랑하는 해양학자 여자와 거대 마린 리조트 개발에 인생을 건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