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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타임2025-03-14 22:11:02

너무나도 '젠틀'했던 '언젠틀 오퍼레이션'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 후기

들어가며

 

*스포일러 주의

 

*본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를 바탕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이다. <셜록홈즈>, <더 커버넌트>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일명 팝콘 무비)의 흥행을 성공시킨 감독이다. 여기에 <맨 오브 스틸>로 유명한 '헨리 카빌'과 드라마 <삼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에이사 곤살레스', 압도적인 피지컬로 시원한 액션을 보여줄 '앨런 리치슨'까지 그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영국 정보부는 독일의 유보트(U-boat)를 무력화하기 위해 극비 작전을 개시한다. 윈스턴 처칠의 지휘 아래 창설된 영국 최초의 특수부대. '거스 마치필립스(헨리 카빌)'가 이끄는 작전팀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실력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독일군 점령지인 페르난도 포 섬에 잠입, 먼저 스파이로 섬에 정착해 있던 '마조리 스튜어트(아이사 곤잘레스)'와 '헤론(뱁스 올루산모쿤)'과 협력해 유보트를 폭파하여 무력화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전쟁이란 결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U보트의 설계가 강화되어 '폭파'로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게 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지로 나치군을 무너뜨리고 임무를 완수해 나가는 실화 바탕의 이야기이다. 

 

 

 

 

 

실화 바탕의 유쾌한 전쟁, 액션, 스파이 영화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특유의 '유쾌함'으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이러한 '유쾌함'은 암울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함에도 빛나게 된다. 감독은 '나치를 한방에 처리하는' 액션의 유쾌함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주인공, 혹은 주변 인물이 관객을 답답하게 하지 않는다. 적들을 '딸깍' 한 번에 쓸어버리는 통쾌함은 그 적들이 '나치군'이라는 점에 기인해 유쾌함을 선사한다. 감독이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함에도 유쾌함을 줄 수 있는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이러한 유머는 긴장감 있는 상황 속에서도 관객들이 그 텐션에 지치지 않게 윤활유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를 더 몰입하고 더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액션, 전쟁, 스파이 영화 장르의 결합도 흥미로웠다. 물론 그 장르들의 결합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느낌을 준다기보다는 기존에 영화가 흥행했던 '고전적'인 방식에서의 결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의 결합으로 관객은 낯섦보다는 익숙함을, 그리고 그 익숙함으로부터 오는 완전한 몰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각각의 장르가 훌륭하게 융합되었다기보다는 여러 장르의 혼합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각 장르의 특징을 희석시키게 되는 것은 있었다. 스파이 영화지만 기존 007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긴장감보다는 텐션이 약하고, 기존 전쟁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비장함과 처참함'도 찾기 힘들다. 액션의 경우도 아쉬운 것이 소위 '딸깍' 액션이라는, 다시 말해 주인공이 총만 잡으면 일격필살로 적을 무찌르는 것에 초반에는 신선했을지 몰라도 극의 후반부에서까지 이러한 동일한 액션의 반복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씬이 지루해지는 것은 있다. 

 

 

 

 

 

각양각색의 매력적인 캐릭터

 

<언젠틀 오퍼레이션>의 임무는 '팀미션'인 만큼 팀원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마치 '어벤저스'가 그러하듯 각자가 지닌 특기(특수한 능력)가 있고 그 능력을 때에 맞게 잘 활용한다. 주인공 '거스 마치 필립스 (헨리 카빌)'는 팀원의 리더로서 뛰어난 사격 실력과 리더십을 보여준다. 작중의 시간대로 봤을 때 그의 첫 등장 장면은 수갑에 묶인 채 군 교도소에서 불려 나온 장면일 것이다. 대체 이 인물이 얼마나 '막 나갔길래' 2차 대전 도중 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해가 가는데, 그는 상관의 명령보다 자신의 소신대로 움직이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또한 앞뒤 생각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소위 말해 어느 정도 '똘끼'가 있는 인물이다. 마치 '내 편일 때 가장 든든한' 미친놈처럼 그는 나치들의 공격과 지략 속에서도 그의 '똘끼'로 위기를 시원하게 극복해 낸다. '앤더스 라센 (앨런 리치슨)'은 어떠한가, 작중 나치군을 정말 '썰어버리 듯' 살육하고 다니는 근육질의 '힘캐'이다. '도끼', '활', '총' 등등 그가 못 다루는 무기는 없으며 그 무기들로 정말 시원하게 적들을 처리하고 다닌다. 그것도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관객은 이러한 캐릭터에 쉽사리 감정이입하지 못할 것 같지만 적군이 '나치'임을, 나치군이 그에게 했던 끔찍한 짓들을 떠올리다 보면 금세 그를 응원하게 된다. 유일한 두뇌 캐릭터로서 전략을 주도하는 '제프리 애플야드 (알렉스 페티퍼)'와 폭파 전문가 '프레디 알바레즈(헨리 골딩)', '헨리 헤이즈(히어로 파인스 티핀)'도 등장한다. 

 

 

 

 

나아가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마조리 스튜어트 (에이사 곤살레스)'는 전형적인 미인계형 스파이다. 적진의 한가운데 고위급 나치 장교의 최측근이 되어 폭파 임무 팀이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캐내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임기응변 능력과 뛰어난 미모로 '하인리히 뤼르(틸 슈바이거)'를 꾀어내어 U보트에 관한 핵심 정보를 캐낸다. 그녀는 독일계 유대인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 흑인 캐릭터인 '헤론(뱁스 올루산모쿤)'도 뛰어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주인공 일행들을 끝까지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실존 인물이지만 당시 시대상을 봤을 때 '묻혔을' 법한 인물들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이러한 인물도 전쟁 종식에 큰 기여를 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인물들이 다양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일종의 '하이스트 무비'로서의 특징도 갖고 있다. 다만,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구축했지만 정작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설명은 많이 생략되어 인물이 갖고 있는 입체성을 무시한 채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낸 점은 아쉽다. 극의 초반부 노년의 나치 해군은 망설임 없이 처리하면서 후반부 어린 나치 군인을 살게 보내준 '거스'의 모습은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또한 나치의 소굴에서 같은 흑인 인종이 고문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헤론'의 모습이나, 고전적인 미인계형 스파이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마조리'도 그렇다. '거스'의 팀원들도 나치 군인들에 의해 고통을 받았던 인물들로 그려지는데 영화의 유쾌함을 위해서인지 그들의 아픔은 그리 자세히 그려내지 않고 그저 적들을 처리하는 데 집중한다. 그것이 득이 된 경우도 있지만, 인물에 매력은 느끼나 그 인물을 '나와 같다'라고 느끼지 못하는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하게 된 경우도 있다. 인물 각각은 매력적이지만 그 인물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관객들이 정말 편안하게 킬링타임 용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액션 영화라 할 수 있다. 인물의 매력도 뚜렷해 인물의 합을 보는 재미도 있고,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파이 장르 특유의 긴장감 또한 맛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친절'했다. 우리의 생각이 들어갈 틈이 없이 이 영화는 관객보다 앞서 '정답'을 제시한다. 분명 재미있게 영화관을 나오지만, 그 이상은 없는 느낌인 것이다. 친절한 설명과 알기 쉬운 플롯, 어디서 많이 본듯한 '클리셰'의 활용으로 익숙함은 있지만 '낯섦'은 없다. 비슷하게 2차 대전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타이카 와이티티의 <조조래빗>의 유머는 유쾌해 보여도 사실은 깊다. '나치를 때려잡는 통쾌함'을 앞세운 나머지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에 대한 조명은 약하다. 그저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에는 생각보다 그 시대상은 어둡고 무겁다. 그것을 유쾌하게 그려내려면 적어도 <조조래빗> 만큼의 '영리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관객들에게 '재밌고 신나는' 경험을 선사했지만 가장 큰 단점은 단지 '재밌고 신나는 경험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아마 관객들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다'.

 

 

 

 

 

 

한줄평 : 너무나도 '젠틀'했던 '언젠틀 오퍼레이션'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3월 19일 개봉합니다.

작성자 . 모카타임

출처 . https://brunch.co.kr/@ktw627kt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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