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01 15:50:01
4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 공식 이미지 첫 공개

당초 2025년 개봉이였으나, 연기되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의 새로운 개봉일이 확정되었습니다. 2027년 6월 4일 북미 개봉으로 발표됨과 동시에 영화의 첫 번째 공식 이미지도 공개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와 동일하게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의 목소리는 샤메익 무어가, ‘그웬 스테이시’의 목소리는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연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의 결말 직후부터 이어지며 “이전 두 작품보다 더 크고 대담한 스토리”이자 “거대한 피날레”라고 소니는 소개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대규모 제작진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켄드릭 라마&’사우스 파크’ 제작진 미공개 ’노예 코미디’ 영화, 2026년으로 개봉 연기

지난해 켄드릭 라마와 ‘사우스 파크’ 공동 제작자가 함께 촬영해 올해 개봉 예정이었던 제목 미정의 영화가 2026년 3월로 개봉이 연기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가 배경인 ’노예 코미디’이며, 당초 ‘역사 체험 박물관에서 노예 재연 배우로 인턴을 하던 흑인 청년이 자신의 백인 여자 친구의 조상이 과거 자신과 같은 노예를 소유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내용을 다룰 예정이었으나, 최근 각본 수정으로 인해 초기 내용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전> 밀리 샤피로, <캐리> 리메이크 드라마 주인공 발탁되나

<닥터 슬립>을 연출한 마이크 플래너건이 스티븐 킹의 소설 <캐리>를 8부작 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캐리>는 앞선 두 차례 영화화된 바 있으며, 그 중 브라이언 드 팔마의 작품은 현재에도 걸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캐리 역은 아리 애스터 감독의 <유전>에 출연하여 많은 관객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던 배우 밀리 샤피로가 현재 논의 중입니다.
드라마의 본격적인 제작은 올여름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클 만 감독 <히트 2>, 시나리오 완성됐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주연을 맡고,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범죄영화 <히트>(1995)의 속편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작년 말, <히트 2> 시나리오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던 마이클 만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워너브라더스에 초안을 공식 제출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속편에 대한 자세한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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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질서에 기우는 정의의 병폐 속 무기력한 개인
끔찍한 비명과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바깥과는 달리 고급 저택에서는 호화로운 결혼 파티를 펼치고 있다. 녹색과 빨간색으로 점점 물들고 있는 세상은 내부에 신호를 주지만 그저 불안의 기우일 뿐이라고 넘긴다. 한편 유모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마리안느는 유모를 돕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마리안느가 나간 사이 들이닥친 시위대는 집 안의 곳곳을 무너뜨리기 시작하고 믿었던 집안의 피고용인들이 합세해 혼란과 피바람이 몰아친다. 이유 없는 폭력의 시위에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참혹한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끝없는 절망 속에서 또다시 절망을 바라보며 새 질서를 거듭한다. 하지만 새 질서를 가져올수록 부패와 부조리함이 반복될 뿐, 더욱 혼란에 빠지며 폭력과 희생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수많은 혼란 속에서도 다른 계급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이는 마리안과 마르타 모자뿐이다.
영화의 무자비한 폭력에 어떤 사회에서도 공평함을 발견할 수 없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체제 변환 이후의 모습이 아닌 파국 이후의 새 질서를 그리면서 최악을 생각했지만, 그 보다 더 최악인 순간에서 끊임없이 총구를 머리에 들이대고 배신과 폭력의 연속은 체제 변환의 전쟁일 뿐이다. 무채색과 유채색의 대비는 또 다른 대비를 불러와 거꾸로 비치는 제목이 머지않은 미래를 비추듯 관객을 비춘다. 부패가 청산되고 갈등이 해소되는 대신 “오직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볼 수 있다.” 이 말과 함께 그저 이름뿐인 전쟁 같은 새 질서가 펼쳐진다.
*멕시코의 국기는 초록색, 하얀색, 빨간색 그리고 가운데엔 멕시코의 국장이 그려져 있다. 초록색은 독립과 대지, 하얀색은 순결과 통일, 빨간색은 백인과 인디오, 메스티소 등 인종의 통합과 국가 독립을 위해 바친 희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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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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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계속해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차지했습니다.
개봉 한 이후로 4주 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주말동안 (1월 7일~9일) 관객 수 30만 46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659만 8995명입니다.
지난 주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북미에서만 약 395억원, 그리고 지난 달 17일 개봉 이후 현재까지 약 8012억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은 <아바타>, <블랙 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에 이어 북미 역대 흥행 순위 6에 오른 기록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서는 1월 5일 개봉한 <경관의 피>와 나란히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고 있어 과연 이번 주에는 순위가 변동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
2위. <경관의 피>(▲42)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지난 1월 5일 개봉한 <경관의 피>입니다.
주말동안 (7일~9일) 주말 관객 수 6만 0027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37만 4412명입니다.
다시 박스오피스에서 국내영화가 흥행을 하고 있는데요.
<경관의 피>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또한 주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등에서 최대한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누적관객 수 50만 돌파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대 인사마다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주연배우들이 극장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의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3위. <씽2게더>(NEW)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유니버설 픽쳐스의 <씽2게더>입니다.
같은 기간(7~9일)동안 주말 관객 수 20만 3800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28만 2264명입니다.
<씽2게더>는 오디션 그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쇼 스테이지에 오르기 위한 크루들의 고군분투 도전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U2, 콜드플레이, 아델, BTS,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히트곡 40여곡이 등장할 예정이며,
스칼렛 조핸슨, 태런 에저튼, 매튜 맥커너히, 리즈 윈더스푼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목소리 역으로 참여힌 작품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2회 예측 이벤트는 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먼저 1월 첫째 주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5%, 여성 35%로 계속해서 남성 관객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4%, 다음으로는 30대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82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씨네픽 제 82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의 대부분은
박스오피스 1위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예측하셨고, 박스오피스 2위 -<경관의 피>, 3위 - <씽2게더>를 예측해주셨습니다.
이 순위는 실제 박스오피스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2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
56%의 참가자분들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박스오피스 1위, 34%가 <경관의 피>의 박스오피스 2위를 예측,
3위도 마찬가지로 34%의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씽2게더>의 박스오피스 3위를 예측했습니다.
또한 제 82회 박스오피스 순위예측에 참여하여 1위, 2위, 3위를 모두 맞혀 상금을 받아가실 분들은 모두 57명 입니다.
제 82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더 재밌고 유익한 제 83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지난 주 순위에 비해 2계단 하락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주말 관객 수 7만 2459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92만 0952명을 기록했습니다.
좌석 판매율은 14.5%로 높은 편이어서 관객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인데요.
하지만 이번 주에도 할리우드 대작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박스오피스 4위 유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5위. <해피 뉴 이어>(▼2)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해피 뉴 이어>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만 0611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22만 5949명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기대 속에 개봉한 <해피 뉴 이어>가 이번 주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는데요.
OTT플랫폼인 티빙과 동시에 공개한 점의 핸디캡과 <씽2게더>, <경관의 피> 등 굵직한 대작들이 개봉함에 따라
박스오피스 하락은 어떻게 보면 예상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주 누적 관객 수 30만명 돌파 또한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박스오피스 5위 유지 또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 질주를 하고 있는 <Spider-man: No Way Home>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7~9일) $33,015,000 (한화 약 396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총 누적 매출액은 $668,753,195 (한화 약 8,027억)을 기록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월드 와이드 수익은 15억 3625만 달러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20억 4835만 달러), <쥬라기 월드>(16억 7051만 달러), <라이온 킹>(16억 6289만 달러)에 이어 역대 월드 와이드 흥행 순위 8위에 오르는 기록이라고 하니 대단하네요!
이 기록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룬 기록으로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10> (2022년 1월 7일 ~ 2022년 1월 9일)
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3301만 달러 (누적 6억 6875만 달러)
2. <싱2게더> 1195만 달러 (누적 1억 901만 달러)
3. <355> 480만 달러 (누적 480만 달러)
4.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327만 달러 (누적 2509만 달러)
5. <아메리칸 언더독> 241만 달러 (누적 1874만 달러)
6. <매트릭스: 리저렉션> 186만 달러 (누적 3431만 달러)
7.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41만 달러 (누적 3215만 달러)
이번 주 박스오피스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도 더욱 더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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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울처럼 닮은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출처: 네이버 영화
여기, ‘좋은 빛, 좋은 공기’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좋은" 빛과 공기는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그 익숙한 단어들이 눈부시고, 환하고, 맑기 이전에 "좋은" 환경에서 비롯되길 소망하는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다.
최근 대중 예술의 사회성과 역사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4월 29일 개봉하는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가 투쟁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그 어느 때보다 시의 적절하게 관객들과 만난다. 누군가는 벌써 잊었고, 누군가는 어서 잊으라 하지만, 누군가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에게 일어났던 아픈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기억하라는, 앞서서 나가니 따라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는 1980년 전후, 신군부 세력의 같은 학살을 겪은 광주(光州, Good Light)와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Good Air)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도시에서 일어났던 거울처럼 닮아있는 아픈 역사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 고고학적인 아트멘터리다.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군사 정권은 집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강압하여 각각 7천여 명의 사상자, 3만 명의 실종자를 만들었다. 두 나라에서는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의 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듣는 항쟁의 서사를 통해 국가 권력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 죽음 등이 오늘날 우리 일상 안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평범했던 그들을 움직이고 깨닫고 투쟁하게 했던 국가 폭력의 기억을 새로운 세대에게 전달해 추모와 애도의 현재적 의미를 다지고, 우리가 정립해나가고자 하는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새로운 세대인 한국과 아르헨티나 학생들은 각국의 거울과 같이 똑같은 역사가 “과거가 남기고 간 아문 흉터가 아니라 치유해야 할 상처”라며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것에 공감한다. 당시의 생존자이자 기억의 공간 ‘에스마’ 관장인 알레한드라 나프탈 역시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현재에서 무엇이 필요한가와 연관해서 봐야 한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개념들, 역사적인 순간마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국 작가 최초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은 <좋은 빛, 좋은 공기>로 더욱 확실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시대 학살의 고통을 참신한 방식으로 직조하고 극적인 이야기와 감각적인 화면 구성이 돋보이는 예술로 승화해 역사를 함께 기억하는 우리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운을 건넨다. 임흥순 감독은 “지난 역사, 타인의 고통, 사라져버린 사람들,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생각하게 해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통해 광주를, 자연을 통해 인간을, 가상 현실을 통해 진짜 현실을,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고통이 되풀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과 희망을 가져 보고 있다”며 작품 의도를 전했다.
젊은 세대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역사 인식과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다양한 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좋은 빛, 좋은 공기>를 통해 앞으로 더 좋은 빛과 더 좋은 공기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관객들의 따뜻한 추모와 애도의 마음이 모이길 기대해 본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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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도시에서의 따뜻하고 선명한 빛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기회의 땅. 하지만 모두가 그 기회를 잡은 것은 아니다. 삶의 궤적이 각기 다르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 밖에서 시작해 이 화려한 공간 속에 뿌리내리려 한다. 인도의 경제 중심지이자, 약 2,100만 명이 살아가는 거대한 도시, 뭄바이. 이 영화는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라는 세 여성을 따라간다. 각기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지닌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바로 이 도시에 속하지 못한 ‘이방인’이라는 점.
프라바의 삶은 조용하다. 묵묵히 일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얼굴도 보지 못한 채 결혼한 남편은 독일로 떠났고, 그녀는 그가 간헐적으로 보내오는 흔적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마치 정해진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아누는 정반대다. 병원에 찾아온 환자에게 몰래 약을 건네고, 일하는 내내 남자 친구를 떠올리며 히죽거리지만 결혼하라는 엄마에게 서스럼없이 거짓말을 한다. 힌두교도인 그녀는, 무슬림 남성과의 연애를 숨기며 살아간다.그녀는 사랑과 섹스 같은 금기어조차도 기꺼이 입에 올리며 선명하게 자신의 욕망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파르바티. 그녀는 두 사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이 도시에서 견뎌온 인물이다.병원의 조리사로 일하다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이제는 삶의 터전까지 위태로운 상태다. 도시에서 버티듯 살아가던 이 세 여성의 삶에, 조용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어느 날부터, 삶을 두드리는 작은 바람들이 세 사람을 흔들기 시작한다.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이방인으로서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이들은 그 작은 바람에도 크게 요동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던 세 사람은, 같은 질문 앞에 선다 —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 사회를 관통하는 종교과 계급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사랑이나 주거같은 삶의 필수적인 요소들이 통제가 된 상황은 이들의 내면을 깊게 규제한다. 중매결혼을 통해 결혼한 프라바는 남편을 기다리며 사회에서 정상으로 정의한 상태를 유지하려 하는데 그런 프라바에게 호감을 표하는 병원 동료가 나타난다. 그녀에게 시를 써주고, 퇴근길을 기다리는 다정함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지만 프라바는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 반면 함께 살고는 있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아누는 중매결혼을 거부하고 다른 종교인과 연애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당당하게 맞서지는 못하지만 선명하게 사랑을 한다.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사람은 한집에 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아누의 뒷이야기를 하는 동료 간호사에게 대신 화를 내기도 하거나 외로움을 위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삶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 낸다. 비록 주거 문제로 뭄바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올지라도 함께 이사를 도와주며 전기가 들지 않는 집에 빛이 되어준다.
파르바티의 고향에 머물며 혼자 시간을 보내던 프라바는 우연히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하게 된다. 간호사로 평생을 누군가 보살피며 살아온 그녀가 이곳에서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 사고 이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와 부부로 오해를 받게 된다. 영화는 프라바가 나올 때는 줄곧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다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는데, 남자가 그녀의 남편인 듯 이야기를 건넨다. 관객들이 실제 남편인지 아닌지 착각하게 만드는데 그 진실은 상관이 없다. 너무 오래전 얼굴도 잊었을지도 모르는 남편의 얼굴이 어떤 형태를 하고 있던지 프라바는 듣고 싶은 말을 듣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너무 힘들다고 - 마침내 진심을 전한 영화는 프라바의 삶까지 밝히고 나서야 결말로 드러선다.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과 영화 속의 바람, 파도 같은 자연의 소리는 영화에 녹아들어 이들의 눅눅한 삶을 조금 더 아름답게 채운다. 희망이라 생각하는 것들은 빛과 소리의 형태로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이방인으로서 도시에서의 삶은 낯설기만 하고 더럽고 때로 서럽다. 그러나 그 안을 메우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닌 주변을 밝혀주는 이들의 따뜻한 온기, 작은 시선과 다정함이다.
이것이 이 영화가 말하는 빛이다.
영화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시사회에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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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다들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3월의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콘텐츠'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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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NEW)
▶ 3월 9일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예상과 다르게 <더 배트맨>을 뛰어넘고, 1위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동안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의 영화에 출연하던 최민식 배우가 처음으로 감성적인 영화를 맡아 관객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주말 동안 (3월 11일~13일) 관객 수 13만 987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4만 619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 주에 기대작인 <스펜서>와 <문폴>이 개봉하기 때문에 1위 자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 줄거리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2. <더 배트맨> (▼1)
▶ 1위를 계속 유지할 것 같던 <더 배트맨>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인해 2위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1일~13일) 관객 수 11만 108명을 동원됐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3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지난주 주말과 비교했을 때
약 2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더 배트맨> 역시 이번 주 개봉작으로 인해 순위에 변동이 생기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3. <극장판 주술회전0> (-)
▶ <극장판 주술회전0>은 지난 주말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예상과 달리 <언차티드>보다 <극장판 주술회전0>이 한 순위 앞섰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1일~13일) 관객 수 2만 8724명을 동원됐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4만 748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저번 주 주말보다 약 7000명의 관객 수가 떨어졌으며, 좌석 판매율 또한 0.9가 하락했습니다.
▶ 씨네픽의 이번 주 91회 예측 이벤트는 한국판 굿 윌 헌팅,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박스오피스 스코어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영화 <더 배트맨>의 실제 관람객 연령과 성별에 따른 관람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과 3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제90회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한 주동안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이 결과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 주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40대 여성이었습니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약 14%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과 우승 상금을 수상한 분에게 모두 축하와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89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언차티드> (▼2)
▶ 박스오피스 4위는 바로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액션 영화 <언차티드>입니다.
주말 동안 (3월 11일~13일) 관객 수 1만 332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1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1~2위를 유지하던 <언차티드>가 4위로 떨어지게 되었는데요. 다음 주에도 5위권 안에 남아있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5.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월드 히어로즈 미션> (NEW)
▶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나가사키 켄지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월드 히어로즈 미션>입니다.
주말 동안 (3월 11일~13일) 관객 수 1만 274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만 563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에 4위를 차지한 <언차티드>와 관객 수 차이는 약 570명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좌석 판매율의 경우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월드 히어로즈 미션>가 더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저번 주와 마차 간지로 <더 배트맨>이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11일~13일)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66,000,000 (한화 약 816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238,520,826 (한화 약 2950억)를 달성했습니다.
영화 순위는 저번과 모두 동일하지만, 전체적으로 주말 매출액이 감소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3월 11일 ~ 2022년 3월 13일)
1. <더 배트맨> 6600만 달러 (누적 2억 3852만 달러)
2. <언차티드> 925만 달러 (누적 1억 1335만 달러)
3. <도그> 534만 달러 (누적 4780만 달러)
4.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407만 달러 (누적 7억 9228만 달러)
5. <나일 강의 죽음> 250만 달러 (누적 4078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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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3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3월 셋째 주도 매일 행복하고 안전한 하루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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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군 | 박훈정의 필모그래피가 여기서 모인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국정원 요원 '최 국장'(김선호)의 주도로 비밀리에 진행하던 폭군 프로젝트.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주입해 초인을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미국 정보기관에 발각됐다. 이에 최 국장의 반대 파벌인 '사 국장'(김주헌)과 미 정보기관 담당자인 '폴'(김강우)은 폭군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남은 샘플을 미국 측에 넘기라고 압박한다.
이에 최 국장은 샘플을 빼돌리는 작전을 실행에 옮기지만, 작전에 참여한 킬러 '채자경'(조윤수)이 샘플을 빼돌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국정원과 폴이 눈에 불을 켜고 샘플을 찾아 나선 가운데 은퇴한 요원 '임상'(차승원)도 최 국장의 지시를 받아 자경과 샘플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자경은 곧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박훈정 필모의 두 핏줄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 감독 박훈정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 덕분에 박훈정 감독은 흔히 누아르 혹은 액션 전문 감독으로 여겨지기 쉽다. 개봉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팬들이 속편을 기다리는 <신세계>의 임팩트도 강할뿐더러, 근래 공개된 작품 모두 비슷한 결이니까.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낙원의 밤>, 작년 여름에 개봉한 <귀공자>까지 전부 누아르 작품이니 이상하지는 않다.
그런데 박훈정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대중에게 어필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꾸준히 이어지는 주제의식 혹은 메시지를 찾을 수 있기 때문. <대호>와 <브이아이피>가 대표적이다. 소재나 장르 면에서는 아무 공통점이 없지만, 세부적으로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을 억압하는 외부의 적을 무찌르는 영화다. <대호>는 일제강점기의 일본군을, <브이아이피>는 21세기의 미국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디즈니+에서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4부작 드라마 <폭군>은 흥미롭다. 두 갈래로 나뉘었던 그의 필모가 <마녀> 시리즈의 스핀오프에서 접점을 찾은 듯 보이기 때문. 그간 빛을 못 본 방계 작품의 메시지와 플롯을 직계라고 할 수 있는 <마녀> 시리즈의 세계관 속에서 절묘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여성 누아르라는 직계
<폭군>의 네 주인공이 얽힌 플롯을 보면 그 접점은 쉽게 드러난다. 우선 자경과 임상의 플롯은 <마녀> 시리즈와 직접 맞닿아 있다. 자경은 '연모용'(무진성)의 의뢰로 참여한 작전에서 작전 목표였던 폭군 프로젝트의 샘플을 몰래 빼돌린 킬러다. 임상은 폭군 프로그램의 비밀을 알게 된 이들을 상부의 지시대로 제거하는 요원이다. 곧 임상이 자경을 추적하는 이야기는 숨어 있거나 탈출한 초능력자를 쫓는 <마녀>의 플롯과 유사하다.
특히 이들이 주로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는 이 작품이 <마녀>의 세계관임을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임상과 자경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싸우는 장면을 보면 초능력만 없을 뿐 연출이나 카메라워크가 <마녀> 속 액션 시퀀스와 유사하다. 자경이 폭군의 샘플을 자신에게 주사한 후 초인으로 거듭나 자유롭게 괴력을 자유롭게 활용할 때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또 두 캐릭터 역시 박훈정 감독이 그간 자신의 누아르 영화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꼭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임상은 <낙원의 밤>에 등장한 '마 이사'와 유사하다. 배우도 같고, 과할 정도로 정중하지만 폭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꼭 닮았다. 다만 퇴장이 다소 부자연스럽고 임팩트가 덜했던 마 이사와 달리 임상은 마지막까지 캐릭터성을 유지한 채 의미심장하게 퇴장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 덕분에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만하다.
이에 더해 누아르 영화에 어울리는 여성 캐릭터를 유달리 잘 만드는 박훈정 감독의 솜씨는 여전하다. <마녀> 1편과 2편의 '구자윤'(김다미)과 '소녀'(신시아), <낙원의 밤> 속 '재연'(전여빈)처럼 자경이라는 인물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쌍둥이 오빠와 의식을 공유하는 이중인격 설정은 자칫 유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경, 쌍둥이 오빠, 폭군 셋이 자아를 공유하는 장면의 복선으로 작용하면서 큰 임팩트를 남겼다.
민족주의라는 방계
반면에 자경과 임상의 충돌을 초래한 최 국장과 폴의 갈등은 첩보물에 가깝다. 특히 그들이 충돌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최 국장은 민족주의자다. 그가 속한 국정원 파벌은 미국이 한국을 억압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핵무기나 IBCM을 개발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폭군 프로그램 역시 그 일환이었다. 자연히 반대 파벌인 사 국장과 폴은 최 국장의 계획을 한미동맹과 미국의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 막고자 한다.
그런데 이 구도는 <브이아이피>에서 이미 등장한 바 있다. 고위층 탈북자인 '김광일'(이종석)의 범죄를 두고 경찰, 국정원, CIA가 충돌한다. '채이도'(김명민)는 한국 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니 경찰이 수사하겠다고 주장한다. '박재혁'(장동건)은 김광일의 범죄가 외교 문제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국정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맞선다. CIA의 '폴 그레이'(피터 스토메어)는 국정원의 역량을 의심하면서 김광일의 신병을 넘기라고 요구한다.
이때 김광일을 폭군 프로젝트로, 채이도를 최 국장으로, 박재혁을 사 국장으로, 폴 그레이를 폴로 바꾸면 곧 <폭군> 플롯이다. 또 어떻게든 폭군 프로젝트를 유지하려는 최 국장의 결연한 의지, 폴에게 역공을 가하는 전개도 박훈정 감독 전작과의 공통점이다. <대호>에서는 호랑이를 잡으려던 일본군에게, <브이아이피>에서는 김광일을 추적하던 CIA에게 조선의 사냥꾼과 국정원이 각각 선수를 쳐서 물 먹이는 것과 같은 전개다.
비록 대상이 되는 국가나 기관은 다르지만, 한국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주제나 코드는 일관되게 투영되는 셈이다. 단지 <마녀> 세계관에서 그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게 차이일 뿐이다. 이러한 시도는 꽤 효과적으로 몰입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장르적으로는 눈을 즐겁게 하고, 시의적으로는 한국의 핵무장 이슈와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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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는 의미가 있지만
이러한 의미에서 <폭군>은 박훈정 감독의 음과 양이 한 데 모여 조화를 이룬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다. 만남 자체가 흥미롭지만, 만남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자가복제 같은 지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술했듯이 전반적인 스토리가 전작의 종합에 가깝고, 캐릭터 역시 전작에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고스란히 본뜬 측면이 숨겨지지 않는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엿보인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폭군>은 본래 극장에서 장편영화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후반 작업을 거치면서 디즈니+에서 4부작 시리즈로 공개됐다. 그 덕분에 주연 4인방이 한 데 모이는 4화를 제외한 앞선 3개의 에피소드는 등장인물 소개 위주로 극이 진행된다. 이는 익숙함을 풍성한 디테일로 상쇄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도는 되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각 캐릭터의 특성과 매력은 확실하다. 박훈정 감독 작품 속 일부 캐릭터는 동기나 서사가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폭군>의 주인공들은 예외니까.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영화였다면 긴박했을 각 인물의 서사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 폭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도 후반부에 가서야 나오기 때문에 다소 불친절한 것도 사실이다.
작가적 관점에서 <폭군>은 퍽 흥미롭다. <폭군>은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없었던 <대호>와 <브이아이피>의 주제의식이나 플롯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마녀> 세계관과 결합시킨 결과물이다. 즉, 박훈정 감독이 잘하던 것과 그가 보여주고 싶던 것 사이에서 드디어 찾은 균형점인 셈이다.
그와 동시에 개선점도 확인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반복되는 플롯과 익숙한 캐릭터라는 틀을 깰 때 박훈정 감독의 세계관은 더 풍성해질테니. 희망이 없지는 않다.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에서 지나치게 도구적이고 잔인하다고 비판받은 여성 캐릭터 활용법을 <마녀>부터는 장점으로 바꿔 놓은 전적이 있기 때문. 향후 이어질 <폭군> 시리즈도, 더 나아가 <마녀> 세계관에 대한 기대를 품기에 충분한 이유다.
Acceptable 무난함
박훈정의 자가발전 혹은 자가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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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 6가지게임 위주 완벽정리/몰아보기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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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워닝 쇼트: 아이 엠 마더>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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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키드> 1차 예고편
장르: 뮤지컬 영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데 그란데, 미셸 여, 제프 골드브럼,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마리사 보데가, 보웬 양, 브론윈 제임스, 케알라 세틀 감독: 존 추 각본: 윈니 홀즈만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소설 원작, 작곡 작사 스티븐 슈워르츠, 윈니 홀즈만이 각본을 맡은 뮤지컬 위키드를 원작으로 한다. 제작: 데이비드 닉세이, 스티븐 슈워르츠, 자레드 르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