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kitkatniss 2025-04-02 14:32:45

결국 우리는 무언가를 믿으며 살아간다 – <헤레틱> 리뷰

종교 비판과 실존주의적 믿음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Two women sitting on a bench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헤레틱>  몰몬  소녀가 미스테리한 집에 가정 전도를 하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이다비교적 최근 개종한 금발머리의 여리여리한 팩스턴 (클로이 이스트 똑똑하고 야무진 인상의 반스 (소피 대처 몰몬 교의 교리에 관심을 보이는 중년 남성 리드 ( 그랜트) 집에 방문한다.

 

A group of people sitting around a table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리드는 우호적인 태도로 그들을 맞는다갑자기 쏟아진 비에 반스와 팩스턴은 리드의 응접실에서 전도를 이어 나가지만리드가 불편한 질문을 쏟아내자 불안해진다.

 

리드는 궁극적인  하나의 믿음을 보여주겠다며 반스와 팩스턴을 지하실에 가두고,둘은 리드의 집에서 탈출하기 위하여안간힘을 쓴다.

 

A person lighting a candle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리드의 집은 <헤레틱에서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이다팩스턴이 작중 언급하듯 성당을 개조해 만든 듯한 구조의 집은 리드의성전이자 예배당이다.

 

Two women standing in the rain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A person looking at a person in a mirror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마치 19세기 전설의 H.H 홈스 살인호텔 처럼겉면과 달리 오로지 감금과 통제만을 목적으로 설계한 리드의 집은 온화한 서재,응접실과 이면의 더럽고 축축한 지하실을 통해 리드의 캐릭터를 그대로 표현한다수직의 벽과 도형적 공간감이 유독 강조되는 또한 ‘종교’ 라는 테마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리드의 집에 흐르는 미로같은 폐쇄성을 전달한다촬영 감독 정정훈은 문이 있는 리드의 서재 장면 대부분을 아나모픽 광각 렌즈로 촬영하여 관객에게 갇힌듯한 위압감을 불어넣는다.

A person wearing glasses and a sweater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영화의 초중반부 리드는   없이 떠들어 댄다자신의 세상에 팩스턴반스와 여자들을 가두어 놓고 조종하는 리드는  자체로 종교를 은유한다영화는 종교는 궁극적으로 남성으로 표현되는 종교 지도자와 신이 그들의 규율로 세상을 얽는 행위임을 리드의 행동과 입을 빌려 말한다.

 

리드는 신이라도   자신이 설계한 지옥도의 모형에 나무 인형을 깎아 넣으며 소녀들을 자신의 수중에서 굴린다그들이 특정한 반응을 보인 시간마저 기록하는 리드는유일한 종교는 통제이며통제가  모든 종교가 공유하는 하나의 원칙임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믿음’ 이란 단어는 리드의 집에서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자율적인 속박일 뿐이다.하나의 방으로 이어져 있는 믿음/불신의  역시 종교적 신념에 관한 리드의 냉소적 태도를 드러낸다.

 

 

시험에  선지자와 믿음을 시험하는 악마의 구도를 통하여 종교의 이면을 고발하던 <헤레틱 결말부 이후 다른 코너를 돈다리드의 목을 긋고 도망친 팩스턴은 자신을 따라온 리드의 칼에 찔린다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한 순간 팩스턴은 리드를 위해기도를 시작한다기도는 아무 효험이 없다 비웃는 리드에게 팩스턴은 의외의 말을 건넨다실험 결과에 의하면 기도는 정말 아무 효력이 없으며자신도 그를 알고 있다는 줄곧 리드의 무기였던 수치와 이성을 팩스턴이 꺼내든 순간리드는 한없이 무기력 해진다영화는  순간을 기점으로 진정한 ‘믿음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이때 지금까지 독실하고 순수해 보였던 팩스턴이사실 리드가 말하는 통제적인 종교의 시스템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인물임이 드러난다.

 

A person looking at a model of a maze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팩스턴은 종교의 도구이자 한계인 교리와 신을 맹신하는 인물이 아니다그녀에게 믿음이란 삶의 방식이며자신이 선택한 삶의 가치이다. “기도의 효력은 가짜임에도 누군가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생각해 준다는 것은 좋은 ” 이라 말하는 팩스턴은 ‘신은 죽었다’ 주창하는 리드의 지하실에서 인간이 만든종교의 틀에도리드의 안티 테제에 갇히지도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끝까지 수호한다팩스턴은 그저 모순을 인정하고받아들인다팩스턴에게 종교의 모순이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기도하는 팩스턴에게 쓰러지며 리드는 아마도 삼켜왔을 울음을 터뜨리며 절규한다.

 

<헤레틱> 통제 수단으로의 종교진실보다는 편의와 자가복제를 반복한모순을 지적하며 종교를 무너뜨린다결말부 중년 백인 남성이라는 권력을 쓰러뜨리며 영화는 기존 질서를 전복하기를 반복한다광기로 무너진 질서와 가치 구조에서 자신의 신념 –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삶에 대한 신념 추구하는 팩스턴은 거시적 믿음과 방향성이 사라진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스스로 삶의 가치를 정의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실존주의 철학으로 영화를 이끈다무엇을 믿을지   없는 폭력적인 세상  삶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미시적인지극히 개인적이고 스스로 정했기에 더욱 굳건한 믿음 뿐이다. <헤레틱> 우리를 자유케 하는 그런 믿음이 기왕이면이타심혹은 서로를 향한 건전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속삭이며 끝을 맺는다.

 

작성자 . kitkatniss

출처 .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