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21 17:02:53
4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라이언 쿠글러의 뱀파이어 시대극 <씨너스: 죄인들> 북미 1위 안착 성공

<블랙 팬서> 시리즈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신작 <씨너스: 죄인들>이
2주 동안 1위를 차지했던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밀어내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북미에서 4,560만 달러를 벌어들여, 당초 예상치였던 3,500만 달러를 훌쩍 넘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로튼토마토에서는 98%의 평점을, 메타크리틱에서는 2025년 개봉작 중 일곱 번째로 높은 점수인 84점을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고루 받고 있습니다.
<씨너스: 죄인들>은 1930년대 고향 남부로 돌아와 ‘주크 조인트’(음악 바)를 연 쌍둥이 형제 스모크(Smoke)와 스택(Stack)을 주인공으로,
어느 날 그들의 마을에 뱀파이어가 들이닥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며, 마이클 B. 조던이 두 형제를 모두 연기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도 개봉 후, 3주 동안 1위를 차지했던 <승부> 대신할 새로운 왕좌의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마약 수사를 전면으로 내세운 신작 <야당>이 그 주인공입니다. 누적 관객 수 78만 명을 돌파하며 단숨에 1위에 오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2위는 한 계단 내려갔지만,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앞두며 여전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승부>가 차지했고,
3위는 다시 순위권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에게 돌아갔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변했지만 발전하지는 않은 마동석 유니버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광역수사대로 소속을 옮긴 ‘마석도’(마동석). 어느 날, 그는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사망 사건을 조사하다가 신종 마약 범죄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다. 이에 그는 강남 클럽과 술집을 중심으로 마약 수사를 벌이기 시작하고, 일본 야쿠자가 마약을 유통한 증거를 확보한다.
한편, 마약 공급 책임자인 '주성철'(이준혁)은 야쿠자로부터 받은 마약을 빼돌려 사업을 키우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이에 야쿠자는 킬러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보내 주성철을 제거하려 한다. 때마침 야쿠자와 협력한 한국인 공범을 쫓는 마석도의 수사망도 주성철을 향해 좁혀 오면서 마약 사건 규모는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변화를 천명하다
2017년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범죄도시> 시리즈. 영화 2편으로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말이 나올 만큼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예상치 못한 흥행이라서 더 빛났다. 1편은 역대 한국 청불 영화 흥행 3위라는 기록을 썼다. 2편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팬데믹 기간 최고 흥행작 자리도 차지했다.
한계도 있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단순했다. 마석도 대 범죄자. 악랄한 범죄자를 마석도가 시원하게 때려잡는 내용이었다. 1편도, 2편도 다르지 않았다. 한계는 캐릭터로 극복했다. 배우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가져온 마석도, 감초 같은 활약을 보여준 장이수, 서로 다른 결의 잔인함을 보여준 빌런 장첸과 강해상까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인물들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범죄도시3>는 변화를 추구했다. 시리즈의 새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마석도 못지않은 인기 캐릭터인 장이수를 과감히 배제했다. 마석도의 팀원도, 액션 스타일도 달라졌다. 빌런이 둘 등장해서 대립 구도가 복잡해졌다. 안타깝게도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영화는 더 통쾌하고, 더 웃기다. 하지만 발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순간 머뭇거린다. 시리즈의 관성에 기대면서 자기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통쾌한 주먹과 유쾌한 웃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액션이다. 전편에서 마석도는 주먹 한 방을 앞세워 범죄자를 제압했다. 이번에는 복싱 액션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거리에서 행패 부리는 불량배를 만난 마석도. 그는 날렵한 몸놀림, 간결한 펀치, 연속적인 공격으로 그들을 제압한다.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던 괴한을 힘으로 제압한 전편과는 사뭇 다르다. <이터널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마동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잘 드러난다.
기존 장점은 유지하면서 액션은 더 통쾌해졌다. <범죄도시> 표 액션은 리액션이 특징이다. 마석도가 주먹을 휘두른 뒤의 상황을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깡패는 주먹에 맞아 날아간다. 그들 덕분에 주변에 있던 벽이나 가구 같은 구조물도 같이 깨진다. 슈퍼맨 때문에 무너지는 건물과 폭발하는 주유소를 강조한 <맨 오브 스틸>을 보는 듯하다.
코미디 분량도 늘었다. 2편도 1편보다 코미디에 힘을 준 인상이 강했는데, 3편에서는 강도도 세지고 빈도도 늘었다. 특히 시리즈를 모두 본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5 대 5 중에 누가 5야?"와 같이 전편에서 화제가 된 대사를 변형하거나 일반적인 예상이 아닌 허를 찌르는 상황 전개를 보여주는 식이다. MCU라는 같은 줄임말을 쓰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가 보여주는 유머와 결이 유사하다.
현실을 놓치지 않는 이야기
현실을 품은 서사도 인상적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사회적 열망을 반영한 일종의 집단 판타지라고 볼 수 있다. 근래 한국 사회에서는 엄벌주의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형량 강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처럼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는 환상 하나가 필연적으로 생겨난다. 강력한 힘을 가진 누군가가 정의를 실현해 주기를 바라는 열망이다. 마석도의 속 시원한 주먹을 향해 환호와 탄성이 쏟아지는 이유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절묘한 타이밍에 적절한 환상을 보여줬다. 각 시점마다 대중적으로 주목받은 범죄를 소재로 삼았다. 1편은 조선족 범죄를 다뤘고, 2편은 연쇄살인범이 빌런이었다. <범죄도시3>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목을 끌었던 마약 범죄를 다룬다. 그 덕분에 마석도의 활약은 또 한 번 쾌감을 선사한다. 주먹이 변호사라고 하거나 조금 더 맞아야겠다는 대사도 시리즈의 정체성과 매력을 보여준다.
새로운 빌런 활용법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더 짜릿하다. 만약 <범죄도시3>가 마석도 대 범죄자 구도를 답습했다면 자칫 역풍을 만날 수도 있었다. 피로도가 쌓일수록 자기 복제라는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테니. 하지만 이번에는 함정을 잘 피해 갔다. 악역 한 명의 역할을 주성철과 리키로 나눴다. 지략이 돋보이는 부패 경찰과 일본도 달인 야쿠자가 서로 견제하는 신선한 구도를 만들었다. 관계는 복잡해지고 서사는 풍부해졌다. 더 많은 적을 상대하는 마석도의 분투도 자연히 돋보인다.
결정적인 순간 망설인다
아쉽게도 <범죄도시3>는 변했지만, 발전하지는 않았다. 변화를 진보로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눈에 띄는 문제는 빌런이다. 악역을 둘로 나눠서 색다른 구도를 만든 시도는 좋았다. 활약도 없지는 않다. 리키는 무자비하게 상대방 숨통을 끊는 위압감을 발산한다. 주성철은 마석도와 리키를 모두 속이고 목적을 이룰 뻔한 지략을 자랑한다. 그러나 둘 모두 강한 임팩트는 없다. 장첸이나 강해상하면 생각나는 명대사도 없다.
눈에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중요한 설정이 정작 서사에 제대로 녹아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성철은 부패 경찰이다. 경찰 직위를 악용해서 자기 범죄를 감추고 사업을 넓힌다. 부패 경찰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악역은 시리즈에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내부의 적은 사법과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마석도의 영웅성도 한 차원 더 파고들 기회였다.
즉, 마석도와 주성철의 대립은 관객인 신뢰하는 판타지 속 경찰과 불신하는 현실 속 경찰의 대결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판타지와 현실의 대결인 셈이다. 따라서 이 설정을 잘만 활용한다면 영화의 결말에는 더 강렬한 카타르시스가 깃들 수 있었다. 실제로 작중 주성철의 존재감이 가장 큰 장면은 그가 사람을 죽이거나 음흉한 미소를 지을 때가 아니다. 정체를 숨긴 채 경찰 대 경찰로 마석도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영화는 부패 경찰이라는 설정을 그 장면에서만 활용한다. 다시 꺼내지 않는다. 주성철이 '경찰'로서 마석도를 위기에 빠뜨리거나 수사를 방해하는 대목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그저 평범한 범죄자이자 마석도에게 붙잡힐 어린양에 불과하다. 오히려 중간 빌런처럼 등장한 리키가 마석도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힌다.
변화와 발전은 다르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범죄도시3>는 도전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시리즈의 관성에 의지한다. 물론 장수 시리즈라면 일종의 공식을 갖기 마련이다. 8편까지 나온 <해리포터> 시리즈도 프리벳가 4번지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는 해리가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고, 호그와트에서 사건의 흑막을 밝히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래도 잘 나가는 장수 시리즈는 각 단계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장면만큼은 바꾸려고 노력한다. 해리가 아니라 볼드모트 시점에서 영화를 시작하기도 하고(불의 잔), 호그와트로 가기 전에 그리몰드 광장 12번지나 마법 정부 같은 새 장소를 등장시키거나(불사조 기사단), 프리벳가 4번지가 등장하지 않기도 한다(혼혈왕자).
<범죄도시3>에서는 이런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영화는 악역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제목이 나온 다음에는 길거리에서 벌어진 범죄를 간단히 정리하는 마석도를 보여준다. 농담을 주고받는 마석도와 팀원들이 그 직후에 나오고, 본격적인 사건이 등장한다. 전편의 전반부와 토씨 하나 빼지 않고 똑같다. 등장인물과 대사만 조금 다를 뿐이다.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건이 끝나고 혼자 걸어가는 마석도의 뒷모습을 비춘 후, 회식으로 끝낸다. 시리즈 관성에 그대로 기댄다. 좋은 설정을 손에 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이유다. 그러다 보니 장이수의 복귀를 암시하는 쿠키 영상은 반가운 만큼 걱정된다. 혹시나 익숙한 길로 회귀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깃들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미 한국 영화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한국 영화계가 양극화됐다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이처럼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닌 프랜차이즈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말 사전 개봉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위협할 정도니까. 이 시리즈의 흥행은 한국 영화 부흥과 큰 관련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확실한 매력으로 무장한 <범죄도시> 시리즈가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란다. 단순히 변하는 게 아니라, 진일보하고 발전하길 바란다. 이미 8편까지 기획된, 이 유쾌하고 통쾌한 시리즈를 오래도록 만나고 싶으니.
Acceptable 무난함
일보 전진과 일보 후퇴. 시원한 주먹만큼 과감해지길.
-
- [SICFF 데일리] 여름의 끝자락, 동심을 붙잡다
[SICFF] 여름의 끝자락, 동심을 붙잡다
영화 <숀더쉽 더 무비 : 꼬마 외계인 룰라!> 리뷰
감독] 윌 베처, 리처드 펠런
출연] 저스틴 플레쳐, 아멜리아 비테일
시놉시스] 먼 우주에서 길을 잃고 지구에 오게 된 꼬마 외계인 ‘룰라’! 우연히 양떼목장의 비글비글 사고뭉치들 ‘숀’과 친구들을 만난다. 달콤한 젤리와 초콜릿이 가득한 지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 ‘룰라’를 위해 집을 찾아 주기로 하는 ‘숀’과 친구들! 우주에 가기 위해 ‘룰라’가 잃어버린 UFO를 찾아 나서고 한편 수상한 비밀요원 ‘에이전트 레드’ 일당이 ‘룰라’를 추적한다. 과연, ‘룰라’는 무사히 엄마 아빠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스포일러 유의#
대사가 없는 영화는 20년 만에 처음
숀더쉽 더 무비 : 꼬마 외계인 룰라!가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는 것만 알고 방문한터라 당연히 대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단한 착각이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5분이 지나도록 효과음, bgm이 다 나오는데 대사가 없어서 친구와 함께 ‘왜 말들은 안해,,, 대사가 없는건가? 말이 없음 어떻게 내용을 이해하나~’라고 얘기를 나눌 정도였다. 너무 어른의 사고방식이었다. 대사가 한마디도 없고, 심지어 등장 캐릭터들이 다 동물이어서 표정이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았지만 엄청난 내용전달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텔레파시를 통해 대본을 내 머리 속에 주입시키는 느낌이었달까? 영화의 모든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이 경험이 20년만에 처음 느끼는 새로운 경험이어서 신선했다.
자유롭게 언어를 구사하기 시작할 때부터는 대부분의 시청각자료에서는 ‘음성’이 가장 많은 정보를 주곤한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본이 8할은 먹고들어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숀더쉽 더 무비 : 꼬마 외계인 룰라!는 히히히히, 룰라룰라, 메헤헤헤 온갖 의성어만 난무할 뿐 대사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 캐릭터들의 몸짓, 발짓을 통해 그리고 주어진 상황들을 통해서 각 캐릭터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관계를 파악한다. 게다가 이를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서로 다른 세대를 동시에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 표현이 어려웠을텐데 이 작품은 아이와 어른의 공감을 모두 이끌어냈다. 정말 룰라 우주선이 망가지고,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도 없어졌을 때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눈물이 다 날 뻔했다. 대사 한마디 없이도 이렇게 집중해서 본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관계의 변화를 그리다
영화 속 외계인 룰라는 우주 저멀리 다른 행성에서 엄마와 아빠가 자고 있던 사이 우주왕복선 키를 만지작 거리다가 지구에 불시착한다. 이미 여기서부터 사고뭉치라는 가장 느낌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피자의 맛있는 냄새에 홀려서 숀을 만나게 되고, 숀가 양들과 함께 재밌게 지내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기에 우주선을 찾으러 길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숀은 양들 내에서 사고뭉치였지만 자신보다 레벨이 다른 사고뭉치를 만나면서 룰라의 보호자가 되어 문제가 되는 상황들을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하고, 집으로 보내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그렇게 처음 불시착한 장소를 찾아낸 룰라와 숀. 하지만 그곳을 기어코 찾아낸 양치기 개 비처. 그들의 앞에 레드요원들이 등장해 우주왕복선을 통째로 기지로 옮겨버린다.
숀과 비처는 항상 앙숙같은 관계였지만 일단 이 기지를 빠져나가기 위해 합심을 하고 룰라와 숀, 비처는 무사히 기지를 찰출해 룰라의 고향으로 방향을 튼다. 하지만 룰라 앞에서는 의젓했던 숀이 비처가 등장하면서 비처가 조작기를 이리저리 누르는 사이 배가 고프다며 스위치를 누르다가 결국 다시 우주선의 방향이 바뀌고, 지구로 불시착하게 된다. 그 충격으로 우주선은 그만 불타고 만다. 룰라의 엄마와 아빠가 담긴 사진도 날아가고, 우주선도 다 타버리고, 룰라의 능력마저 제대로 못쓰는 상황이 되어버리자 룰라는 좌절하고, 숀은 이 상황이 꼭 자신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 양들의 도움을 받아 룰라의 집으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파마겟돈의 연극이 한창 진행되던 시점 숀과 룰라, 그리고 비치와 양들은 힘을 모아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송신기를 위로 올려보내고, 레드요원의 방해에도 결국 송신에 송공하면서 룰라의 엄마아빠가 룰라를 구하러 지구로 날아오는데 성공한다. 룰라는 지구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간다.
숀과 룰라, 그리고 비처의 관계를 보면서 어린아이들의 관계에서 항상 고정적인 것은 없다는 것이 보였다. 한없이 철이 없을 것 같던 숀도 자신보다 미성숙한 룰라에게는 어른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비처가 나타나면 다시 천방지축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학교를 전학가거나, 이사를 가는 등 새로운 곳으로 이동을 할 때도, 그 이동을 지켜보는 경우도 생길텐데 한 곳에서 좋은 친구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는 자연스러운 이별의 모습도 담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 숀더쉽 더 무비 : 꼬마 외계인 룰라!는 여름의 끝자락, 야외에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상영시간표>
2024. 9. 7.(토) 20:00 롯데몰 9층 잔디광장
-
- <언젠틀 오퍼레이션>이 그려낸 실화의 또 다른 얼굴
“이들은 기록에서 잊혔고, 전쟁사의 언저리에 남겨졌지만, 가이 리치는 그들을 스크린의 중심으로 불러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전설을 남겼다. 그러나 그 거대한 전쟁의 이면에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작전과 익명에 가까운 요원들이 존재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바로 그들에 관한 이야기다. ‘다른 방식의 전쟁’을 수행했던 이들, 전통적인 규율과 명예로 무장한 군인들과는 달리, 적의 뒤를 치고 선을 넘으며 임무를 완수했던 비정규 전사들의 이야기다.
‘첩보작전 실행부’, 실화에서 출발한 비범한 이야기
영화는 실존했던 비밀 작전 부대, 첩보작전 실행부(SOE, Special Operations Executive)를 바탕으로 한다. 윈스턴 처칠의 지시에 따라 조직된 이 부대는, 당시 "비신사적인 전쟁부(Ministry of Ungentlemanly Warfare)"라 불리며 공식 기록에서조차도 한발 비껴 서 있었다. 이들은 군복도 없이 나치 점령지를 누비며 파괴 공작, 기차 탈선, 항구 봉쇄, 통신 교란 등 전면전이 아닌 후방에서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전쟁법의 회색지대를 오가며, 전통적 명예 대신 실전의 효과를 앞세운 그들의 작전은 기존 전쟁 서사의 이면을 비추는 또 다른 기록이다. 영화는 이 비정규전의 실체를 장르 영화의 언어로 복원하고자 한다.
가이 리치, 실화를 장르로 번역하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단순한 역사 재현물이 아니다. 가이 리치는 이 실화를 진중하게 다루기보다, 장르적으로 해석하고 비틀어낸다. 마치 전쟁 다큐멘터리를 액션 스릴러로 리믹스한 듯한 접근이다. 그가 펼치는 전쟁은 참혹함보다 쾌감, 무게감보다는 리듬에 가깝다. 전통적인 전쟁 영화 문법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바로 그 이질감이 영화의 개성으로 작용한다. 가이 리치 특유의 빠른 컷 전환, 교차 편집, 캐릭터 중심의 팀플레이는 영화 전체를 활력 있게 밀어붙인다. 각기 다른 기술과 성격을 지닌 요원들은 전장을 마치 범죄 스릴러의 무대처럼 활용하며, 긴장과 유머를 넘나드는 독특한 전쟁극을 구성한다.
스타일의 과잉, 서사의 희미함
그러나 문제는 이쯤에서 시작된다. 리치의 경쾌한 연출이 영화 전반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동시에 실화의 무게와 서사의 정서적 깊이를 밀어내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들이 수행한 임무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죽음을 무릅쓴 비정규전, 때로는 비도덕적 수단으로 정의를 실현해야 했던 현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의 윤리적 딜레마와 내면의 갈등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캐릭터의 유쾌함에 초점을 맞춘다.
결국 등장인물들은 입체적인 인물로 성장하지 못한 채, 매력적인 설정에 머무른다. 서사의 드라마보다 캐릭터의 ‘쿨함’을 전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관객은 그들이 왜 싸우는가보다 어떻게 싸우는가에만 몰입하게 된다.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면 당연히 수반해야 할 역사적 책임감과 윤리적 긴장감도 다소 느슨하게 처리된다. 이는 장르적 선택으로 옹호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실화가 품은 복잡한 층위는 미처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장르적 즐거움과 역사적 진실 사이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단지 과거를 재현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보다는 과거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스타일리쉬하게 번역하는 영화다. 가이 리치가 다듬어낸 이 비정규전의 서사는 기존 전쟁 영화가 구축해온 영웅주의 서사에서 한발 비켜서 있으며, 더 거칠고, 더 장르적인 방식으로 전쟁의 본질을 되묻는다. 그러나 이 영화가 실존 인물과 사건을 기반으로 한 만큼, 더 깊은 내러티브 설득력과 정서적 입체감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이 리치의 다음 영화는 장르의 재미와 실화의 무게를 동시에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균형감이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
- 레퀴엠과 같던 김창열의 물방울
'물방울 화가'라는 이름을 가진 화백 김창열의 자서전과 같은 영화다. 보고 싶었던 영화를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보게 되어 기대가 컸는데,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써 시사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대 이상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자서전과 같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듯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내 입 밖으로는
'그래, 이런 영화를 기다렸어-'를 연신 내뱉었다.
다니던 회사에서 예술 강연을 준비할 기회가 생겼었다. 그때 박서보, 김창열 작가 등 우리나라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백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한때는 두 화백의 작품을 자주 찾아보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특별히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이라는 특정한 도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나의 궁금증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영화<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김창열 화백이 왜 물방울 화가라고 불리는지에 관해 답을 한다.
김창열 화백이 물방울을 그리는 이유에 관해서 말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을 만나기 전의 삶과 물방울을 만난 이후, 물방울을 이해하게 된 아들의 이야기라고.
'아직도 호랑이가 산에 있던' 북한의 맹산 그리고 남한과 뉴욕, 프랑스, 제주까지. 화백 김창열을 만들어간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다.
김창열 화백은 전쟁의 아픔을 뼈아프게 겪은 세대의 인물이다. 그가 겪었던 삶의 여러 모양과 아들에게 자주 들려줬던 이야기 그리고
노래를 함께 그렸다. 영화<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감독이자 그의 둘째 아들인 김오완은 아들의 시선과 함께 화백 김창열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했다. 영화는 물방울에 집착한 한 화백의 삶의 아픔과 애환. 고집. 침묵. 고요 속의 노래가 가득 매운다.
김오완은 아버지 김창열에게는 침묵과 기묘한 균열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는 다른 '인간', '예술가'인
김창열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아버지 김창열 그리고 인간 김창열의 침묵과 기묘한 균열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을 기록한 영화다.
그가 보고 겪은 여러 죽음들을 오랫동안 추모하던, 레퀴엠과 같던 김창열의 작품들.
그가 수없이 그린 물방울의 의미를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통해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
- 현빈의 원맨쇼가 빛났던 좀비물
현빈과 장동건의 조합이라는 사실만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 <창궐>. 그 당시까지만 해도 넷플릭스에 <킹덤> 이 나오기 전이었고, 사극과 좀비물의 결합이 굉장히 신선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조합으로 나온 영화 <창궐>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었다. 그런 기대에 영화 <창궐>은 상당히 선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창궐> 시놉시스
야귀떼가 온 세상을 집어삼켰다!
밤에만 활동하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세상,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은 도처에 창궐한 야귀떼에 맞서 싸우는 최고의 무관 박종사관 일행을 만나게 되고, 야귀떼를 소탕하는 그들과 의도치 않게 함께하게 된다.
한편,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은 이 세상을 뒤엎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감행한다. 조선필생 VS 조선필망, 세상을 구하려는 자와 멸망시키려는 자!.오늘 밤, 세상에 없던 혈투가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창궐>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박씨전이 연상된 영화 <창궐>
영화 <창궐>을 보는 내내 박씨전의 창작의도가 생각났다. 박씨전은 병자호란 때 당한 치욕을 씻기 위해 소설에서 나마 그 치욕을 씻어 용골대를 처형하는 그런 내용의 소설이다. 영화 <창궐> 역시 비슷한 노선이었다. 그냥 역사대로 인조가 노환으로 죽고, 돌아온 세자가 효종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청나라에 굴복한 인조를 야귀(좀비)에 먹히게 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속에서 벌을 주는 것인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무서웠던 좀비들
영화 <부산행>을 볼 때도 좀비들의 떼거지 등장에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아마 영화 <부산행>은 홍보 초기부터 한국형 좀비라는 타이틀을 강하게 내걸고 와서 이미 예상을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창궐>은 그 때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을 보지 않은 상태였고, 사극이라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어서 이렇게 좀비가 사실적이라고 예상하지도 못했고, 한복과 좀비의 조합이 이렇게나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가늠조차 안돼서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분장팀의 사실적인 묘사와 배우들의 연기력의 조합이 좋았던 것 같다.
현빈의 원맨쇼
영화 <창궐>에서 가장 빛이 났던 것은 현빈의 액션신이었다. 청나라에서 자라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이청의 모습을 현빈은 굉장히 재치있게 표현해냈다. 야귀떼들과 1대 100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보는 내가 진이 다 빠질 정도였고, 재치 넘치고 유머러스하던 이청이 백성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왕으로 거듭나는 변화를 굉장히 잘 표현해서 현빈이라는 배우가 이렇게나 연기를 잘하던 배우였나 싶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창궐>은 현빈의 원맨쇼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
- 샘 레이미, 마블에서 B급 감성을 뽐내다
-
샘 레이미 감독은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히어로 영화 장르에서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잡은 흔치 않은 케이스였다. 그는 데뷔작인 공포영화 <이블 데드>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줬다. 그가 처음 적용했던 악령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크는 이후에 샘 레이미의 연출작에 거의 매번 다시 재활용되었다. 또한 시체의 팔이 땅을 뚫고 손을 뻗으며 등장하는 장면도 종종 사용된다. 무엇보다 샘 레이미는 그가 좋아하는 B급 영화의 감수성을 포기하지 않고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영화에 잘 녹여 사용하면서 그의 색깔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다양하다.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 영화, <이블데드>, <드래그 미 투 헬> 같은 호러, <심플플랜> 같은 스릴러 그리고 <사랑을 위하여> 같은 드라마 장르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완성해냈다.
그가 이번에 택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영화다. 마블이 계속 연달아 제작하고 있는 영화들은 각 히어로 별로 고유의 특성을 살린 개별 이야기를 하면서도 전반적 관점에서 영화들을 조망해보면 개별 히어로들의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어 아주 크고 넓게 구축되고 있는 세계다. 그래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히어로 영화들에 새로운 캐릭터나 확장된 세계관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그 범위를 더욱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렇게 거대하게 구축된 A급 세계관 중 하나를 B급 감성을 뽐내는 샘 레이미가 연출하게 된 것은 꽤 의외다.
B급 감성의 샘 레이미 감독이 다시 선택한 히어로 영화
샘 레이미는 2013년에 연출한 <오즈 더 그레이트 앤 파워풀> 이후 다른 영화를 연출하지 않았다. 그동안 다른 영화 제작에만 간간히 참여를 하다가 <스파이더맨>에 이어 두 번째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택한 것이다.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실 연출 자유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이미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와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세계관 속이고 미래의 방향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는 시리즈에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샘 레이미가 참여하는 것이 그렇게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게다가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이미 캐릭터의 특성이나 성향이 대부분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재창조하거나 감독의 색깔을 덧붙이는 작업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인장이 강력하게 박혀있는 영화다. 이미 구축된 세계관, 캐릭터에는 손대지 않으면서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로 드러내면서 이 영화만의 개성이 생겼다.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하는 장면, 드림 워킹으로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하는 장면에선 샘 레이미가 잘하는 시점 카메라를 활용하고 있고, 그가 <이블데드>에서 활용했던 시체가 땅 속에서 손을 뻗는 장면도 이 영화에 그대로 오마주 된다. 또한 감독 특유의 B급 감성과 유머가 영화 전반에 녹아들어 있어 그 감성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지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에서 실수로 열어버린 멀티버스 때문에 스트레인지가 만나는 위험이 담겨있는데, 완다가 흑화 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가 이 영화의 빌런을 맡고 있고 유니버스 간 차원 이동 포털을 열 수 있는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가 등장해 마블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킨다. 차원 이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를 찾으려는 스칼렛 위치와 그것을 막으려는 스트레인지의 대결은 두 마법사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독특하고 치열하게 펼쳐진다.
영화의 대결구도는 분명하다. 스칼렛 위치는 다른 차원에 있는 자신의 두 아들을 뺏으려는 인물이고, 스트레인지는 그것을 막기 위해 차원 이동 능력이 있는 차베즈를 지키려고 한다. 두 캐릭터의 싸움은 자신의 아이를 차지하고 보호하려는 대결로 해석할 수 있다. 비록 진짜 자식은 아닐지라도 이들이 공격하고 보호하는 각각의 목적 자체는 일종의 유사 자녀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나 스칼렛 위치가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은 샘 레이미 감독의 연출이 더해지며 더욱 공포스럽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 영화의 중심인물은 분명 닥터 스트레인지지만, 영화를 보고 기억에 더 남는 건 스칼렛 위치의 모습이다.
화려한 영상에 담긴 스칼렛 위치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결
스콧 데릭슨 감독이 연출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는 시공간을 뒤트는 마법을 보여주는 시각효과가 인상적이었고, 꽤 많은 분량이 영화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서는 시공간이 뒤틀리는 장면은 줄어들고 다른 유니버스로 이동할 때 순식간에 화면의 질감이나 특성이 변화되는 장면이 등장하고 마법 능력을 이용한 타격 액션이 영화에 주로 담겼다. 특히나 영화 중반 다른 버전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나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음표를 이용한 독특한 액션 장면을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유머까지 더해져 샘 레이미 감독의 인장을 붙이며 이것이 그의 영화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멀티버스라는 다중우주를 이용하는 영화인만큼 영화는 다른 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예고편에서부터 추측 가능했던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되고 스칼렛 위치와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고 다른 유니버스의 캐릭터를 조금은 보여주기 식으로 활용하고 퇴장시켜버린다. 그런 측면에서는 멀티버스의 다양한 캐릭터에 기대를 했던 관객들이라면 영화가 조금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그들의 퇴장 이후 다시 스칼렛 위치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결에 집중하면서 넓혔던 이야기를 다시 압축하여 제시한다. 그런 방식으로 캐릭터를 이용하면서 영화적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샘 레이미 감독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야기나 캐릭터 이외의 부분에서 자신의 색깔과 하고 싶은 것들을 풀어낸다. 이야기가 그렇게 촘촘하지 않았던 <닥터 스트레인지>의 1편이 뛰어난 시각효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처럼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역시 시각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감독 특유의 색깔이 화려한 영상 효과와 결합되면서 영화가 보여주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맡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나 스칼렛 위치를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은 기존 마블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화려한 볼거리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게 배우들의 시너지를 화면상에 적절하게 표현하게 만든 것도 감독의 좋은 역량이 발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진입장벽이 다소 높은 영화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전편과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봐야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와 그가 겪는 멀티버스를 이해할 수 있고, 스칼렛 위치의 탄생을 보여주는 시리즈 [완다비전]을 봐야 이번 영화에서 스칼렛 위치가 왜 빌런이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계속 확장되고 있는 마블의 영화들이 이제는 시리즈와 영화를 넘나들기 때문에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이기에 어려운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샘 레이미 같은 색깔 있는 감독을 데려다 연출에 활용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계속 이어질 마블의 영화들이 과연 계속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Rabbitgumi의 영화이야기 유료 뉴스레터에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하여 읽어보세요! :)
https://rabbitgumi.stibee.com/
-
- 2년만에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다녀왔습니다 l 해물은 싫지만 이 짬뽕은 좋아요ㅣ선우정아님 최고...
-
오...오랜만에 제 이야기겸... 영화제 이야기겸....
무엇보다... 현생에 지친 모두를 위해 제가 힐링 받았던 순간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영상을 보시고 다들 조금이라도 마음에 여유를 느끼셨으면 좋겠군요ㅜㅠ
-
- 9월 3주 최신 개봉영화(기적, 보이스, 어시스턴트, 영화의거리, 극장판 포켓몬스터)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3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기적 #보이스 #어시스턴트 #영화의거리 #극장판포켓몬스터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
- 넷플릭스 <로기완> 공식 티저 예고편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도착한 낯선 땅, 이 땅에서 살아남기로 했다. “내 이름은 로기완입니다” 《로기완》 3월 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
- 넷플릭스 <리키시> 공식 예고편
빚, 폭력, 가정 파탄... 벼랑 끝에 몰린 반항아 오제 키요시(이치노세 와타루 분). '엔오'라는 이름의 리키시(스모 선수)가 되어 스모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는 그의 모습을 대담하고 강렬하게 그린 휴먼 드라마. 1500여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일본 전통문화이자 종교의식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스모. 하지만 프로 스포츠로서의 스모계는 여전히 베일 뒤에 감추어져 있다. 그리고 스모 시합이 벌어지는 무대 '도효'는 이 평범하지 않은 세계 위에 구축된, 그야말로 '성역'이다. 연습할 의욕도 없고, 훈련은 자꾸 빼먹고, 툭하면 선배들에게 대들며 구제 불능이란 소리를 듣던 오제. 하지만 그런 오제가 스모의 세계에 점점 빠져든다. 오제를 시작으로, 스모를 사랑하지만 체격이란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시미즈(소메타니 쇼타 분), 스모 담당으로 좌천된 신문기자 쿠니시마(쿠츠나 시오리 분) 등, 스모계를 둘러싸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 분투하는 젊은이들의 휴먼드라마가 펼쳐진다. '성역'이라 불리는 세계에 휘둘리지만, 그 밑바닥부터 기어오르는 청년들의 뜨거운 '한판 뒤집기'가 지금 시작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리키시》,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