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ZUHA2025-05-12 19:12:03
나를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 리뷰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미래도시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소년의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세계관 속 인플란트는 신체에 이식할 수 있는 사이버웨어로 인간 몸에 능력을 부여한다. 유기체인 인간의 몸을 점점 기계로 바꾸며 자기 몸을 업그레이드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사이버 사이코 즉, 이성을 잃고 인간성을 잃을 수 있다.
면역 억제제로 연명하면서 점점 사이버 사이코가 되어가는 데이비드를 향해 주변 인물들은 반복적으로, “너 자신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해?” 하고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단순한 도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처음에 데이비드는 누구보다 빠르게 군사용 사이버웨어 인플란트인 ‘산데비스탄’을 이식하고도 무사히 적응하면서 스스로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해 낸다.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던 데이비드는 뛰어난 육체적 능력의 재능을 발견하면서 자신이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시점에서 데이비드의 특별함은 자기 효능감이자 뭐든지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데이비드는 한계가 왔음을 직감했으나 계속해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며 생존을 연명한다. 달에 가고자 하는 루시의 꿈과 아라사카 건물 꼭대기에 데이비드가 있었으면 하는 어머니의 꿈, 이 두 사람의 목표는 데이비드에게 사명감이 된다. 두 사람의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그는 자신을 계속해서 특별한 존재라고 되뇌며 자기 육체를 소모하는 길을 택한다. 결국 데이비드가 믿은 자신의 '특별함'은 재능의 증명이 아니라 자기희생의 당위가 된다. 데이비드의 끝은 자기 소멸이긴 했지만, 우리를 특별하게 느끼게 하는 건 자존감 · 자기 효능감이 아닌 주변 사람들 아닐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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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결말을 찾기 위한 정글 어드벤처
로스트 시티 (The Lost City, 2022)
“이야기의 결말을 찾기 위한 정글 어드벤처”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액션, 코미디, 멜로/로맨스, 모험
러닝타임 : 111분
감독 : 애덤 니, 아론 니
출연 :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브래드 피트
개인적인 평점 : 3/5
쿠키영상 : 1개 (엔딩 크레딧 초반)
로스트 시티 줄거리
전설의 트레저를 차지하기 위해 재벌 페어팩스(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유일한 단서를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산드라 블록)를 납치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비지니스 관계로 사라진 그녀를 찾아야만 하는 책 커버모델 앨런(채닝 테이텀)은 의문의 파트너(브래드 피트)와 함께 위험한 섬에서 그녀를 구하고 무사히 탈출해야만 하는데… 적과 자연의 위험이 도사리는 일촉즉발 화산섬 대환장 케미의 그들이 생존하여 섬을 탈출할 수 있을까?
의자에 묶인 반짝이 우주복을 입은 산드라 블록과 열심히 수레를 미는 채닝 테이텀, 이들 뒤로 터지는 불꽃과 광기 어린 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그 옆으로 보이는 브래드 피트. 이 포스터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아 이건 재밌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 영화 <로스트 시티>
남편의 부재 후 일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베스트셀러 작가 ‘로레타’와 책의 커버모델 ‘앨런’은 억지로 마무리 지은 모험 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북투어를 시작한다. 전설의 보물을 찾기 위해 눈이 돌아있던 재벌 ‘페어팩스’는 새로 나온 로레타의 소설에서 자신이 찾고 있던 보물의 단서를 발견하고 로레타를 납치해 섬으로 데려간다. 앨런은 로레타를 구하기 위해 의문의 파트너와 함께 섬으로 향하고, 두 사람은 페어팩스와 부하들의 손을 피해 섬을 탈출하기 위한 여정을 벌인다.
잃어버린 보물과 결말을 찾아서
<로스트 시티>의 주인공 로레타와 앨런은 목표를 찾아 달리다 나도 모르는 새 옆길로 빠져버린다. 그나마 앨런은 고민을 거쳐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도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알고 열심히 커버 모델 일을 하지만, 로레타는 의무감에 밀려 억지로 소설을 마무리짓는다. 소설에 대한 작은 애정도 남지 않은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소설은 당연하게도 매가리가 없다. 무기력증에 빠진 로레타는 페어팩스의 손에 끌려온 섬에서 자신의 소설과 똑같은 전설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새로운 결말을 찾기 위해 페어팩스의 단서에 손을 댄다.
이 모험은 페어팩스가 말한 고대의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자 로레타가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모험 소설의 진짜 결말과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모험인 온갖 위험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지만 두 사람은 함께 고난을 거치며 달달한 결말을 찾아간다.
아쉬웠던 정글 어드벤처
정글 어드벤처, 보물 찾기라는 컨셉을 보면 최근에 개봉했던 <언차티드>가 생각나기도 하고, 작년에 개봉했던 <정글 크루즈>가 생각나기도 한다. 보물 찾기는 <언차티드>와 모험 중에 피어나는 두 사람의 사랑은 <정글 크루즈>와 닮았다. 두 작품을 적절하게 섞은 듯,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로스트 시티>는 소재가 보장하는 기본 재미는 챙겼으나, 훌륭한 배우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운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제일 기대했던 캐릭터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악역 페어팩스와 브래드 피트의 파트너 역할이었는데 페어팩스의 매력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고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의문의 파트너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오히려 그가 빠지는 순간 분위기가 팍 식어버리는 느낌이었달까.
주연을 맡은 산드라 블록은 여전히 아름답고, 채닝 테이텀은 푼수 같은 커버 모델 앨런을 귀엽게 소화했지만 이 캐릭터들만으론 채울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영화의 자막이다. 물론 번역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알지만, 가끔은 물음표를 떠올리게 하는 애매한 줄임말 같은것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단어들 때문에 당장 웃음이 나야 할 장면에 웃음이 아닌 “이게 뭐야?”하는 말이 먼저 나왔다.
가볍게 보긴 좋지만, 꼭 극장에서 볼 이유는…
매력이 넘치는 배우들과 그들의 환장하는 케미를 중점으로 밀고 나가는 이 영화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ㅎㅎ..ㅎ” 이상의 큰 웃음을 유발하기엔 모자란 느낌이 있다. 그래도 초중반부까지는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재미가 있는데 중반부 이상을 넘어가면 어느 순간 결말이 그려지게 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본건 오로지 배우들과 분위기 덕분이었다. 가볍고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라서 정말 머리를 비우고,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으면서 관람했다.
비중이 많진 않았지만 영롱한 눈에 광기를 가득 담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느끼한 캐릭터지만 묘하게 매력적이고 너무 잘생겨서 계속 쳐다보게되는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만 봐도 한 번쯤은 아무 생각 없이 감상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다만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일까? 묻는다면 섣불리 답하기 어렵다. 잠시 등장하는 잃어버린 도시 외엔 큰 볼거리가 없기도 하고, 압도적인 음향/음악…이라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관객들의 눈도 높아지고, 영화 관람료가 너무 비싸져서… 이벤트나 할인 가격이 아닌 이상 정가 15,000원을 전부 다 내고 본다면, 관람료가 아깝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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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무섭고 현실적이지만 어설픈 스릴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일상과 업무 사이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회사원 ‘나미(천우희)’.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과음한 그녀는 집으로 가던 중 버스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 나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스마트폰을 찾기 시작하고, 운이 좋게도 '준영(임시완)'의 도움을 받아 핸드폰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나미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준영이 그녀의 핸드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했다는 것. 스마트폰 덕분에 나미의 취미, 취향, 직업,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을 모두 알아낸 준영은 자기 정체를 숨긴 채 그녀에게 접근하고, ‘나미’의 일상은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한편,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우지만(김희원)'은 사건 현장에서 아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따라 준영을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회가 빠르게 디지털화될수록, 해킹과 같은 디지털 범죄 역시 일상에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뉴스는 매일 같이 통신사나 은행,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SNS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로그인을 시도했다는 알람을 확인하거나, 해외 결제가 됐으니 확인해 보라며 알 수 없는 링크를 보내는 문자를 받는 일도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익숙해지는 것과 별개로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은 간과할 수 없다. 일상에서 누구든 당할 수 있으며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김태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이 불안감을 장르적으로 풀어낸 스릴러다.
사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소재는 신선하지 않다. 작년에 개봉한 <유포자들>처럼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해킹당한 피해자의 두려움을 조명한 작품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성패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과의 차이점에 달려 있다. 실제로 영화는 두 가지 차별점을 내세운다. 우선 초반부에 집중된 피해자 나미의 일상 묘사가 있다. 해킹 피해가 더 이상 특별한 소재가 아니라는 말은, 곧 이 소재를 현실적으로 잘 살려내면 평범한 일상을 공포로 물들이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므로. 두 번째는 범인과 목적이 드러난 후에 전개되는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이다. 범인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얼마나 쫄깃한지, 반전은 충분히 효과적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전자가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반면, 후자는 쌓아 올린 긴장감마저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일단 나미가 버스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가 해킹당한 사실을 깨닫는 과정은 상당히 무섭다. 해킹당한 후 나미가 바로 가시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 보이싱 피싱에 걸린 것도 아니고, 인터넷 뱅킹이 악용되어 모든 돈을 잃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주변 사람을 잃어버린다. 이 대목이 꽤 충격이다. 초반부에 나미의 주변 인간관계가 유달리 세심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집 비밀번호도 공유할 정도로 절친한 '은주(김예원)'와의 우정, 시작 단계부터 함께 스타트업 회사를 키워 낸 '오 사장(오현경)'과의 끈끈함, 겉으로는 투덜거려도 속으로는 깊이 이어져 있는 아버지와의 가족애까지. 이 모든 인간관계가 단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친 사소한 일로 인해 무너진다. 이처럼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능에 각인된 두려움을 건드리기 때문에 충격적이다.
특히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해서 생각지 못한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에 더 무섭다. 바로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와 온라인상의 관계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영화는 지금의 사회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의 행적과 말을 더 신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오 사장 몰래 운영한 바이럴 마케팅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해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나미는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하지만 회사 동료들부터 오 사장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나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틱톡이나 인스타에서 함께 장난치고 놀던 은주와의 우정도 서로의 진심을 전하지 못한 대화 끝에 깨진다.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말은 효과가 없어도, 아빠가 누른 '좋아요'는 얼어붙은 딸의 마음을 풀 수 있다.
이는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일상에 깊숙이 침투했기에 더 현실적이다.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개봉했던 데이비드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변화가 더 잘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 속 마크 저커버그는 수십억 명을 이어 줄 페이스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 그의 주변에는 친구도, 애인도, 동료도 남아있지 않다. 그의 말로는 온라인상의 관계가 오프라인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가 파괴되면 온라인상의 관계도 무용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 둘 사이의 중요도나 위계는 역전되었고, 다른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화의 초반부가 강한 소구력을 갖는 이유다.
이때 영화의 현실감이 내적 묘사보다는 외적 맥락에서 기인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준영이 나미의 스마트폰을 해킹하고, 나미가 해킹 피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련의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지나치게 연극적으로 꾸며진 준영의 핸드폰 AS 센터가 대표적이다. 수리 접수를 할 때 핸드폰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이나, 나미가 아무 의심 없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모습도 작위적이다. 다만 준영에게 조종당하는 나미의 불안감은 이 한계를 뚫고 시청자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카메라, 위치 추적, 알람, 메신저, SNS 등의 스마트폰 기능이 적재적소에 활용된 결과, 상상할 수 있는 현실이 먼저 뇌리를 스치고 영화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즉, 나미에게 몰입하기에 앞서 그녀가 겪을 상황이 누구에게나 펼쳐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개연성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영화적 체험보다 앞서는 사회적 맥락을 상기시키는 영화인 셈이다.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연출 덕분에 이러한 현실감과 긴장감은 더욱 잘 살아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구도를 이리저리 활용하거나, SN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화면과 실생활을 오가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시청자는 손에 쥐고 있거나 주머니에 있을 스마트폰을 곧장 떠올리고, 나미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이유로 인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의도한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러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영화 내적 논리보다 외적인 맥락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선택이 문제를 일으킨다. 범인인 준영의 활용법이 대표적이다. 영화는 그를 예상보다 빨리 등장시킨다. 또 피해자인 나미의 옆에 위치시킨다. 일반적으로 범인의 정체를 미스터리하게 묘사하면서 추리극의 재료로 활용한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아마도 정체가 드러난 범인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현실적인 공포감을 끌어올리려던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도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내적으로 세밀함과 완성도가 부족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보면 준영이라는 캐릭터와 긴밀하게 연결된 경찰 측 스토리가 부실하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의 한 축을 맡은 우지만 형사의 역할은 하나다. 반전 유도다. 우 형사는 또 다른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자기만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를 눈치챈다. 그래서 경찰이 허탕 칠 때 그는 준영이 범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이후 영화는 그의 직감이 적중할지 아닐지를 두고 서스펜스를 조성하고, 반전을 안기려 시도한다. 하지만 반전 자체는 놀랍지만, 의도만큼 충격적이지는 않다. 10명 넘게 연쇄 살인을 저지르면서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범인이 '자두나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흘린 점, 우 형사가 준영의 집을 아무 근거 없이 수색하는 것처럼 우연에 근거한 전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정신없이 몰아치던 전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순간적으로 서프라이즈를 노리는 후반부의 전개도 득보다는 실이 많아 보인다.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미가 해킹 피해 사실을 깨달은 시점과 그녀가 범인을 직접 쫓기로 마음먹는 대목까지의 전개는 부자연스럽다. 영준의 사무실에서 나미와 우 형사가 만나 협력을 약속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노출된 단서와 캐릭터 간의 관계가 한 방향으로 엮어나가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기보다는 과장된 방향으로 급히 진행된 결과다. 덕분에 스릴러적 긴장감은 적잖이 사라지고 만다. 차별성도 약하다.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소재의 임팩트를 빼면 납치와 협박으로 점철되는 다른 스릴러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장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작품이다. 스마트폰 분실이라는 일상적인 소재가 가진 스릴러적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장점이다. 시청자의 경각심을 고조하고,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은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작위적이고 우연적인 전개에 자꾸 기대면서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을 살리지 못한 것은 단점이다. 소재를 더 다양하게 활용하거나, 범인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긴장감을 살릴 수 있는 다른 방식도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비상선언> 속 '류진석'의 연장 선상처럼 보이는 준영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임시완이 눈에 띈다. 멀끔한 외관, 깔끔하고 순진해 보이는 미소 이면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살기.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섬뜩함을 누구보다 잘 살려낸 듯 보인다. 앞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더 다양한 빌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P(Poor, 형편없음)
일상적인 상상력을 건드리는 솜씨에 비해 부족했던 장르적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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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장면들
- 계단과 엘리베이터의 의미
-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은 대 환장 공방전
- 엔딩 결말 해석
아노라 (Anora, 202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개봉일 : 2024.11.06.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미키 매드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아노라>는 진정한 사랑과 부를 꿈꿨던 여성 아노라의 이야기다. 아노라는 돈을 받고 잠깐의 사랑과 육체를 파는 성 노동자(스트리퍼)다. 그는 진심은 없지만 친절함은 가득한 말투와 아름다운 미모로 가게에 찾아온 남자 손님들을 홀려 돈을 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천한 일이라 생각하는 직업이지만 아노라는 아무 불평 없이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러시아어가 가능한 스트리퍼를 찾는 부자 손님이 나타나고 아노라는 사장의 손에 이끌려 테이블로 향한다. 이번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기대보다 그냥 또 일이 생겼구나-싶은 딱딱한 마음으로 향한 한 테이블. 아노라는 그 테이블에서 지금껏 만난 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남자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에게 이반은 특별한 남자였다. 보통의 부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의 재력은 기본이고 아노라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첫 시작은 손님과 구매자였지만 이반은 아노라에게 쉴 틈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돈 한 푼 없어도 너랑 함께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프러포즈와 함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선물한다.
이반의 프러포즈 이후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아노라는 한순간에 밀려온 거대한 행복을 만끽한다. 그리고 이반을 진정한 사랑이자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신분 상승 엘리베이터라 믿으며 온 마음을 다해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아들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님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하수인 3인방을 급파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얼마 못가 위기를 맞이한다. 아노라는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사랑을 믿고 기대하지만 이반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혼자 남겨진 아노라는 하수인 3인방과 시끄러운 공방전을 벌인다.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열심히 살아도 신데렐라는 될 수 없다고, 사랑을 믿어도 그것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고. 그저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아노라>는 말한다. 이제 ‘누구나 행복한 신데렐라가 될 순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나이인데, 그럼에도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는 매번 내 가슴을 신랄하게 들쑤신다.
그래도 <아노라>가 좋았던 건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마냥 나쁘게 하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 아노라는 언제나 최대한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고 적어도 한 명쯤은 그런 아노라를 존중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그 한 명의 호의적인 시선으로 아노라를 바라보고 영화는 그것을 고스란히 담아내 스크린 밖에 있는 또 다른 아노라에게 전달한다. 그래서인지 <아노라>를 보다 보면 자연히 아노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아노라가 꼭 대단한 신데렐라가 되진 못해도 그가 진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션 베이커 감독의 성 노동자 지지 발언,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성매매 행위, 여성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압박 등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줄만한 표현과 장면들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보다 더 큰 웃음과 슬픔이 있다는 점에서, 나는 <아노라>가 좋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
두 사람의 계층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들
아노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하는 성 노동자(심지어 이반의 어머니 갈리나는 창녀라며 대놓고 욕한다), 이반은 웬만한 부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재벌 집 아들이다. 아노라와 이반은 거의 하늘과 땅만큼이나 먼 계층에 위치해있다. 아노라가 처음 이반의 집에 방문했던 날, 그는 두꺼운 철문 두 개와 그곳을 지키는 경비원, 커다란 현관문을 통과해 겨우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가 이반 같은 사람에게 닿으려면 이토록 두껍고 높은 관문들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그 관문들은 아노라가 자력으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고 건너편에서 누군가 열어줘야만 통과할 수 있다.
여차저차 이반의 호의를 받으며 들어온 집안. 다음 관문은 침실로 가는 긴 계단이다. 이반은 익숙한 듯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 2층 침실로 올라가고 불편한 신발을 신은 아노라는 이반보다 느린 속도로 어렵게 계단을 오른다. 이때 이반은 "아, 기다려줄게.”라고 말하며 잠시 아노라를 배려해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2층에 도착한 이반과 아노라는 함께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눈다. 아노라는 이반이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런 부를 누리는지 궁금하다. 아노라가 직업을 묻자 장난을 치던 이반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야.”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아노라는 몸을 갈아서 돈을 버는 게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에 이반에게 직업을 물어봤는데, 이반은 ‘누구의 아들’인 것만으로도 이런 걸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을 살아왔기에 그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소개를 끝내는 이 상황이 참 우습고 슬프다.
아무튼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노라는 그를 모른다. 사는 세계가 다르고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재벌 이름을 외우고 앉아있겠나. 이반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며 철자도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반의 이런 모습(+계단에서 기다려주기)은 얼핏 사랑과 친절함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우위를 점한 자의 여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올라갈 땐 긴 계단,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
익숙해질 때쯤 끝나버린 행복
이반은 아노라에게 프러포즈할 때 “너와 결혼하면 돈 한 푼 없어도 행복할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아노라에게 이런 말을 하니 감미롭다기보단 우습다. 그런데 아노라는 여기에 그대로 넘어가버린다. 무시하기엔 이반이 주는 행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아노라가 사는 집은 지하철의 소음과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늘진 공동주택이고 현관엔 오르기 귀찮은 계단이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창문 하나 없고 소음과 어두운 조명으로 가득하다. 이에 반해 사람보다 큰 통창으로 이루어진 이반의 집은 햇빛이 잔뜩 들어오고 그 넓은 공간엔 좋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운전기사가 대신 짐을 들어 운반해 주고, 또 고용인들이 청소도 대신해 준다. 이 외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삶이라니.
아노라는 처음엔 이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반의 품에 안겨서도 청소해 주는 고용인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고 카지노에서도 이반 일행에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반의 사랑을 믿고 혼인신고를 한 후엔 일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이반의 집에 들어와 모든 걸 누리며 살기 시작한다. 아노라는 점점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신혼여행은 디즈니랜드, 공주방 리조트가 좋을까?” 고민하며 달달한 신혼생활을 기대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현실이 들이닥치고 이반의 도주와 결혼 무효화까지 순식간에 착착 진행된다. 베가스에서 시작된 아노라의 꿈은 베가스에서 끝을 맺는다. 호화로운 전용기를 타고 베가스로 향한 이반의 아내 애니는 아노라가 되어 아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 좁은 이코노미 석에 다시 몸을 싣는다.
모든 일이 끝나고 이고르와 하루를 보낸 후 아노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실에서 내려온다. 계단으로 침실에 올라가는 건, 이반과 부부가 되는 건 (이별보다 비교적) 오래 걸렸는데. 침실에서 내려오는 건, 이반과 남이 되어 현실로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다. 이제 잠에서 깰 시간이다. 반야의 아내 애니가 아닌 아노라는 신데렐라가 되지도, 디즈니랜드에도 가지 못한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공방전
이 결혼에 대해 이반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그에게 아노라와의 결혼은 잠깐의 일탈, 그가 즐겨 하던 콘솔 게임 한 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반은 즐거운 미국 여행을 위해 돈을 주고 스트리퍼 아노라를 구매해 잠깐 ‘반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됐고, 이제 그것을 버려야 될 때가 왔음을 알고 순순히 결혼 무효화에 동참한다. 그래서 아노라와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이반은 할 말이, 꼭 해야 할 말이 없다. 아노라와의 결혼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바꾸려고 노력할 만큼의 가치가 없으니까.
하지만 아노라는 할 말이 참 많다. 그는 이 결혼에 모든 걸 걸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곁가지로 매달린 하수인 토로스, 가닉, 이고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생계, 인생을 위해 꼭 결혼 무효화에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진짜 사랑한다고, 우리는 꼭 이걸 무효화 시켜야 한다고, 나 이 일하다가 뇌진탕 온 것 같다고. 한바탕 몸싸움이 일어난 이반의 집 거실에서 아노라, 토로스, 가닉의 온갖 말들이 뒤섞이며 대 환장 그 자체인 상황이 벌어진다. 다들 가진 건 없는데 할 말은 참 많다. 이 영화는 그 모든 말들을 하나도 거르지 않고 다 들려준다.
이런 면에서 <아노라>는 성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군말 없이 일을 하는 아노라처럼, 이반을 찾기 위해 캔디 샵을 부수고 견인차에 걸린 차에서 엑셀을 밟는 토로스 일행처럼 그저 생계와 고용인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그런 이들. 영화는 이들의 마음속에 들어있을만한 온갖 불평과 짜증들을 아노라와 하수인들의 입을 통해 한 공간에 풀어놓는다. 이게 정말 우습고 골 때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공감되고 슬프기도 하다.
내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결말 엔딩 해석
결혼 무효화가 끝난 후 아노라와 이고르는 이반의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고르는 아노라에게 이고르라는 이름은 ‘워리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알려주며 ‘아노라’라는 이름엔 무슨 뜻이 있냐고 묻는다. 아노라는 “미국에선 이름 뜻 생각 안 해.”라고 말한다. 아노라의 답을 들은 이고르는 휴대폰을 들어 아노라의 이름 뜻을 찾아 알려준다. 석류, 빛, 밝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난 애니보다 아노라가 좋아.”
극 중에서 아노라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아노라’라는 이름을 부르긴 하지만 그 이름을 가진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존중해 주진 않는다. 아노라 또한 자신의 이름에 관심이 없고 아예 진짜 이름보다 애니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아노라는 스트리퍼 아노라, 진짜 아노라의 인생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이반을 만난 후엔 신데렐라 애니의 삶을 꿈꾼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고르가 나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 이름과 내 인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기 걸린다고 스카프를 주고, 본인도 좁은 비행기 좌석에 불편히 앉아있으면서 내 편의를 챙겨주고, 내 짐을 들어 계단 위로 올려다 주고, 내가 빼앗긴 다이아몬드 반지를 슬쩍해 가져와주고.. 아노라는 이런 이고르의 성의에 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다. 돈을 주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던 것처럼.
하지만 이고르는 애초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아노라와 한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그를 강간할 생각도 없었고 다이아몬드로 그의 몸을 살 생각도 없었다. 이고르는 ‘무언가를 받으면 내 몸을 줘야 한다’는 아노라가 믿어온 이치를 부순다.
이고르의 이런 행동이 아노라를 향한 성애에서 시작된 것인지, 연민, 동질감에서 시작된 것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고르는 아노라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대가 없는 호의를 전한다. 아노라가 이반에게 기대했지만 결국 받지 못한 따뜻한 마음. 결국 아노라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건 저 위에 있는 왕자님이 아닌 무시하고 오해했던, 아노라와 같은 계급의 노동자 이고르다.
인생역전을 시켜줄 왕자와 그의 수혜를 입을 신데렐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노라에겐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고르가 있다는 것이다. 둘이 꼭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 않아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그저 이 쪽팔리고 서러운 순간에 아노라의 옆에 이고르가 있어준 것, 조용히 아노라의 눈물을 받아줄 이고르의 가슴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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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상실과 잃을 수 없는 그리움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로즈> Close 2022
벨기에 / 드라마 / 104분
감독: 루카스 돈트
잊을 수 없는 상실과 잃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클로즈>
레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아 잠을 자지 못하는 레미에게 작게 속삭인다. "상상해 봐 넌 방금 알에서 나온 아기 오리야, 난생처음으로 눈을 뜬 거야. 넌 다른 오리보다 훨씬 아름다워, 특별해." 계속 뒤척이던 레미는 레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레오는 아기 오리가 도마뱀을 만났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넌 도마뱀이 무섭지 않아, 사실 처음 봐서 잘 몰라, 하지만 넌 걔가 좋아. 너처럼 특별하거든. 아기 오리와 도마뱀은 같이 길을 떠나 그리고 함께 트램펄린을 뛰어." 레미는 그제야 깊은 보조개를 보이며 눈을 감는다.
레오가 언급하고 레미가 집중한 특별함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피부로 느낀 특별함은 한때 내가 느꼈던 얼룩덜룩한 색깔이다. 우리 역시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특별하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으니까. 어두컴컴하고 외롭고 공허한 감정을 숨기고, 타인들 틈에 섞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애써 좋게 표현하기 위해 '특별'로 나를 포장했던 기억. 지극히 개인적이라 내밀했고, 따라서 언제든 각자의 안전지대가 있었던 순간들….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나만의 기준을 처음 정립하고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은 잊을 수는 있어도 결코 잃을 수는 없다는걸.
<클로즈>가 두 아이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이 특별함에서 시작한다. 우린 이미 이 특수한 특별함의 결말을 알고 있다. 감당할 수 없는 마음으로 벼랑 끝에 섰던 그 시절의 나, 내가 반드시 앓아야만 했고 그리하여 놓쳐버렸던 관계, 하나를 잃는 순간 전부를 잃은 것만 같았던 순간. <클로즈>는 삼분의 일도 채우지 못한 '나'의 나이테를 스스로 도려내면서까지 제 세상을 지키려고 한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출처: 영화 <클로즈> 스틸(다음)
다른 아이, 틀린 사람, 특별한 존재, 그리하여 쉽게 외톨이가 되는 나. 두렵고 무서운 세상을 견디는 데 필요한 건 나와 똑 닮은 이방인이다. 딱 한 명이면 된다. 세상의 편협한 기준에 맞춰 사는 게 어렵고 힘든 '특별한' 내가 '특별한 나'를 운명적으로 만나 제삼자들의 노골적인 힐난에서 안전하게 벗어나는 것이다. 중요한 건, 탈출하는 순간 특별이란 단어엔 조금의 부정도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레오와 레미가 직접 울타리를 세워 강한 연대를 형성한 것처럼 말이다. 두 사람 사이엔 공유하지 않는 감정도, 나눌 수 없는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과 모든 불가능성을 어떠한 기준 없이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일방적인 것 같지만, 엄연히 그들이 정한 룰이며 합의된 사랑이자 우정이다. 이 절대적인 포용과 충만한 상호교류는 레오와 레미의 세계를 같은 도형으로 찍어내는 것도 모자라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단일 세계로 보이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이 세상이 존재했을 때부터 너와 나는 함께였다는 믿음, 그 결과 견고한 울타리는 보이지 않는 경계로 완벽하게 변모한다.
수년간 함께 같은 계절을 지나왔던 레오와 레미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서로 다른 곳에서 혹독한 계절을 맞이한다. 단단하고 강력했던, 그래서 조금의 이질감도 느낄 수 없었던 울타리를 먼저 넘어 도망친 건 레오였다.
출처: 영화 <클로즈> 스틸(다음)
"너희 둘이 사귀니? 친구라기보단 너무 가까워 보여서."
장난기 섞인 농담 반 진담 반, 레오는 쫓기듯 부정했고 레미는 침묵했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동일한 언어를 쓰는 일은 희박하다. 각자가 정의한 단어를 조합해 서로의 의견을 파악하고 이해해 받아들일 뿐이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엄청난 노력이 요구되며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는 면역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 반 이상이 어긋나기를 택하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들어간 레오와 레미는 이제 막 작은 사회에 던져졌다. 어른도 갖지 못한 능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고로 그들에겐 농담 반 진담 반은 있을 수 없다, 오로지 날카롭게 파고드는 냉혹한 악담뿐이지.
레오는 달라진다. 레미와 거리를 두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새로 사귄 친구들 틈에 섞여 주파수가 다른 웃음 코드에 반응한다. 특히 아이스하키를 배우는 레오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레오가 아이스하키를 자신의 남성성 표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그는 자신의 남성성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상태다. 무엇이 남자다움이며 어떤 시각이 다른 아이들이 원하는 시각인지 모른다. 목적 없고 보이지 않은 불안에 발이 걸린 채, 자기 확신과 의지를 버리고 형태조차 잡히지 않은 세계에 들어가려 애쓸 뿐이다. 레오가 타인의 잣대로 인해 자기 자신을 잃는 건 찰나였고, 레미는 이를 막을 힘도 명분도 없었다. 그들의 울타리는 이미 망가진 후였다. 누구나 때가 되면 자기만의 세상에서 나와 더 큰 세상을 맞닥뜨려야 한다지만 이를 제삼자가 무차별적으로 관여한다니, 참 애석한 일이다. 더 기분 상하는 건 그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는 걸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점점 더 노골적으로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레오에 레미는 혼란스러워한다. 레오에게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다가가 돌변한 이유를 묻지만, 돌아오는 건 대답을 품은 침묵이다. 레오는 레미에게 냉랭한 태도를 유지한다. 동시에 레미가 현재 자신의 상황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레미라면, 나와 같은 세계에 사는 나라면 당연히 자신을 이해해 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레미는 레오와 다른 사람이다. 두 사람의 세계가 같은 모양으로 빚어졌을 뿐이다. 늘 같이했던 놀이도 나눴던 대화도 사라진 지 오래다. 끝내 레미는 처참히 부서진 울타리 앞에서 자신의 형체를 영원히 지우기로 한다. '나와 나'가 아닌 '나' 홀로 남은 세계에서 탈주하는 건 레미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레오에게 자기 존재를 부정당한 것만큼 슬픈 일이었다.
출처: 영화 <클로즈> 스틸(다음)
레미의 죽음으로 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레오는 더욱더 많은 친구를 사귀고, 공동체 안에 무난히 섞이기 위해 학교생활에 더 몰두한다. 악착같이 레미를 생각하지 않기 위해 아이스하키를 하고 새로운 친구 집에 놀러 가 잠도 자고, 부모님 화훼농장 일을 돕기도 한다. 가족은 온 마음을 다해 반쪽을 잃은 레오를 살피고 위로한다. 그러나 레오는 계속 고통에 몸부림친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레미가 부서진 울타리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며, 레미에게 마지막으로 건넸던 자신의 침묵이 사실은 엄청난 폭언이었다는 것을. 그는 레미에게 한 대답을 자신에게 똑같이, 수백 번 되풀이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혹독한 벌을 주기 위해 아이스하키를 했던 거고, 레미 엄마와의 대화를 피하면서도 모든 시선 끝엔 그녀를 담았으며 매일 고통을 삼켰다.
죄책감, 슬픔, 분노, 자책, 공포, 두려움. 처음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과 원치 않는 상황들.
마침내 팔을 다쳐 더 이상 아이스하키를 못하게 되자 레오는 레미의 부서진 화장실 문과 형언할 수 없는 슬픔, 그리고 죄책감에서 자신이 평생 벗어나 수 없을 거란 진실을 받아들인다. 레미를 향한 참을 수 없는 그리움 때문이었다. 그것은 그때 그 시절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만 했던 현실이었고, 온전한 내 편과 나였던 너를 다신 볼 수 없는 미래였다. 이전과 다르지 않게 흐르는 시간과 표면적으로만 바뀌는 계절 속에서, 괜찮아질 거란 믿음과 이별과 작별하는 이상적이고 획기적인 방법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아기 오리와 도마뱀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아름다운 동화는 두 아이의 밤을 포근하게 해줄 수는 있어도 책임져주진 않으니까. 레미 엄마를 향한 레오의 고백이 유독 고통스럽고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출처: 영화 <클로즈> 스틸(다음)
레오와 레미의 특별함에서 시작했던 <클로즈>는 레오가 비로소 혼자가 되자 속도를 올려 우리 모두가 걸어야 했던 순간들을 빠르게 지나친다. 카메라는 더 가깝게 레오를 향하고, 이야기는 더 담담하게 레오를 통과한다. 이를 가슴 아픈 성장이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레오의 모든 반응을 세밀하고 집요하게 관찰한다. 무엇보다 ‘지나간다’, ‘흘러간다’, ‘멈추지 않는다’에 몰두한다. <클로즈>의 초점은 상실한 레오가 아니라 상실한 레오의 뜀박질에 맞춰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감각적이고 심미적이지만 그 이상 선을 넘지 않는다. 동시다발적으로 솟구치는, 도저히 정의할 수 없는 감정들이 레오를 집어삼키는 걸 손 놓고 지켜보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이에게 계속 상황을 안겨준다. 아이스하키도 심리상담도 꽃밭을 트랙터로 밀고 다시 그 땅에 모종을 심는 화훼농장 일도, 레오의 사랑하는 가족도 모두 레오의 이야기를 끊기지 않게 한다, 하루를 살게 한다. 덕분에 레오는 멈추지 않고 달린다.
무뎌짐이 당연한 세상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할 방법은 뒤가 아니라 앞에 있다.
둘이 뛰었던 농장을 혼자 뛰는 레오가 잠깐 멈칫거려도 더는 마냥 불안하지 않듯이.
잊을 수 없는 상실과 잃을 수 없는 그리움이 그날의 나를 아주 가까이서 이끌었음을 부정하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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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불이 꺼져도 멈출 수 없는 사랑의 힘
자신의 모습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살갗을 파고들듯 마음에 상처를 끊임없이 되새겨야 하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그 순간을 이들만의 사랑의 화법으로 이때까지 본 적 없었던 상상 이상의 로맨스를 펼쳐낸다. 사랑의 의미를 잃어가는 요즘과 딱 어울리는 이 영화는 어떤 색의 사랑을 띌지라도 함께하고 싶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티모시 샬라메와 테일러 러셀이 출연하는 영화 '본즈 앤 올'은 11월 30일에 개봉했다.
평온한 풍경과 그림, 그리고 적막과 함께 흐르는 피아노 소리 속 잔잔한 목소리가 들린다. 모두가 잠든 밤, 몰래 빠져나와 친구들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내면에 자리 잡아 있는 미지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 매런이 본능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홀로 남게 된 매런은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되며 내면에 휘몰아치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떠난 아빠의 목소리를 노래 삼아 들으며 사라진 엄마를 찾아 떠난다. 매런은 자신과 비슷한 존재의 '이터'를 알게 된다.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매런은 같은 종족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된다. 종족의 이름은 ‘이터’이며 일종의 규칙으로 같은 종족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과 함께하며 비밀을 공유함과 동시에 이유도 없이 찾아오는 식인성을 마주한다. 기억에 남지 않던 욕망의 기억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낄 새도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하게 된다.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규격의 공간을 명확하게 했다. 서로 다른 영향력이지만 장면 장면 겹치는 사랑과 살해의 기억이 매런으로 하여금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바로잡게 한다.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지만 그가 느꼈던 따뜻한 온기는 피로 번져가도 놓을 수 없는 명확한 사랑의 형태로 바뀌고 뼈째로 집어삼켜도 괜찮을 사랑은 앞으로의 여정이 어떤 형태를 만들어갈지 궁금해지게 만든다.
카니발리즘을 통한 이야기 전개가 다소 낯설고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받아들이는 순간을 넘어 그 존재 자체의 인식에 초점이 맞춰지며 개연성을 충족시킨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물음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핏빛으로 얼룩진 배경과 대치되는 아름다운 풍경이 대비되며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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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늑대사냥>의 개봉부터
세기의 명작 <아바타>와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재개봉까지!
그럼 9월 셋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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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늑대사냥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한국 | 121분
감독: 김홍선
출연: 서인국, 장동윤, 성동일 등
개봉: 2022.09.21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줄거리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
극악무도한 이들과 베테랑 형사들이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 모이고
탈출을 꿈꾸는 종두(서인국),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도일(장동윤)을 비롯해
이들은 각자의 목적과 경계심을 품고 탑승한다.
한국으로 향하던 중,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관전 포인트
강렬한 장르인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이다.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유수의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그간 한국에서 보기 힘든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프린세스 아야
ⓒ 네이버 영화
개요: 판타지 | 한국 | 90분
감독: 이성강
출연: 백아연, 진영 등
개봉: 2022.09.21
배급: CJ CGV
줄거리
동물로 변하는 저주를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는 연리지 왕국.
연리지의 공주 ‘아야’(백아연)는 어린 시절 엄마가 남겨주신 신비로운 힘을 가진 팔찌로 정체를 숨기며 산다.
이웃나라 바타르가 강력한 군사력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주변국들을 위협하자
‘아야’는 연리지를 지키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바타르의 왕자 ‘바리’(박진영)와 정략결혼을 결심한다.
한편, 바타르의 장군 ‘섭정’은 왕자를 제거하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꾸미는데…관전 포인트
세계 최초 Full Screen X 애니메이션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마리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를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신작으로
<서울역> <돼지의 왕> <사이비>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아바타
ⓒ 네이버 영화
개요: SF | 미국 | 162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등
개봉: 2022.09.21
배급: 해리슨앤컴퍼니
줄거리
지구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인류는 원주민 ‘나비족’과 대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비족’의 중심부에 투입되는데…관전 포인트
개봉 당시 1333만 명을 동원했던 <아바타>가 4K 고화질로 개선한 버전이 재개봉한다.
이번 재개봉까지 합쳐 총 3번 재개봉을 할 정도로 국내에서 팬이 많은 영화이다.
올해 12월에 개봉할 <아바타: 물의 길>을 보기 전, 전편인 <아바타>를 극장에서 관람하면 좋을 것이다.
애프터: 에버 해피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 | 미국 | 95분
감독: 캐스틸 랜던
출연: 조세핀 랭포드, 히어로 파인즈 티핀 등
개봉: 2022.09.21
배급: 판씨네마(주)
줄거리
런던에서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엄청난 과거를 알게 된 하딘은
자신의 불행 속에 테사를 끌어들이기 싫어서 애써 밀어낸다.
계속 제자리만 맴도는 관계에 지친 테사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뉴욕으로 향하고,
떨어진 동안 그의 소중함을 깨달은 하딘은 뉴욕에서 테사와 재회하여 서로의 숨결과 살결을 탐한다.
다시 미래를 꿈꾸던 테사는 하딘이 집필한 소설 ‘애프터’에 자신의 첫 키스부터 첫 경험뿐만 아니라
감추고 싶던 아픈 기억까지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데…관전 포인트
미국 최대의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에서 15억 뷰를 기록한 [애프터]를 영화화하며,
1편의 경우 제작비 대비 400%의 월드 와이드 수익을 창출하였다. 2,3편 역시 1편에 이어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현재 4편이 열렬한 지지 속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
ⓒ 네이버 영화
개요: 뮤지컬 | 미국 | 103분
감독: 진 켈리, 스탠리 도넌
출연: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등
개봉: 2022.09.21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줄거리
아마츄어 쇼 코미디언인 돈 록우드와 코스모는 공연을 하며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다
뜻대로 되지않자 새 일자리를 얻기위해 헐리우드로 온다. 그런데 우연찮게 돈 록우드는 마뉴멘탈 영화사의
스턴트맨역을 따내게 되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여배우인 리나 레이먼트와 함께
다수의 영화에 출연함으로써 단연 스타로 급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화려한 영광도 잠시, 헐리웃 영화계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체제로 전환됨으로써 목소리 연기가 너무나 형편없는 리나 레이먼트 때문에 영화를 완전히 망치게 된다.
그 때문에 돈 록우드와 그의 영화는 완전히 인기를 잃게 된다. 그러던 중 록우드는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캐시라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연극 배우를 꿈꾸는 아름답고 재능있는 캐시에게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그 도움이란 영화를 새롭게 각색한 뮤지컬 ‘노래하는 기사’를 살리고자 리나의 입을 빌려 캐시의 목소리를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리나는 나중에 사실을 알고 분을 참지 못하고 캐시를 영화계에서 완전히 생매장시켜 버리려 한다.
하지만 리나는 자기의 비열한 속임수에 자기가 말려들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게 되고,
캐시와 돈 록우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
개봉 70주년을 맞은 고전 명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4K 리마스터링을 통해 개봉된다.
현재 대여를 제외한 구독형 OTT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인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0분
감독: 부지영
출연: 공효진, 신민아 등
개봉: 2022.09.22
배급: 스폰지 ,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외모, 성격, 취향은 물론 사고방식도 너무 다른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
아버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다.
서로 남보다 못한 자매로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명주와 명은은 다시 만나게 되고 이미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관전 포인트
12년만에 재개봉을 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유명 배우 공효진과 신민아가 출연하는 작품이다.
현재 대여뿐만 아니라 감상할 수 있는 OTT가 없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극장에서 감상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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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익스트랙션 2> 공식 예고편
목숨을 건 구출이 시작된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타일러 레이크로 돌아오는 《익스트랙션 2》,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헴스워스와 샘 하그레이브 감독이 다시 한번 뭉친 작품.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의 AGBO가 제작을, 조 루소가 각본을 맡았다. 골시프테 파라하니가 전편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며, 다니엘 베른하르트와 티나틴 달라키슈빌리도 함께 열연을 펼친다. 《익스트랙션 2》는 앤디 파크스의 그래픽 노블 《Ciudad》에 바탕을 둔 첫 번째 영화의 속편으로, 앤디 파크스, 조 루소, 앤서니 루소의 원안에 페르난도 레온 곤살레스가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았다. 《익스트랙션 2》에는 앤서니 루소, 조 루소, 마이크 라로카, 크리스 헴스워스, 패트릭 뉴얼, 샘 하그레이브가 프로듀서로, 앤절라 루소오츠토트, 제이크 오스트, 벤저민 그레이슨, 스티븐 스카벨리,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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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브 <앨런 vs. 패로 : 진실공방> 공식 예고편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의 만남고 ㅏ결혼부터 우디 앨런의 아동 성폭행 의혹까지 다룬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