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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25-05-15 13:10:24

불협화음의 극치

넷플릭스 [브로큰]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브로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대체 무엇이 부서진 것일까. 

 

죽은 동생 석태(박종환)의 마지막 자취를 밟아가며 동생이 겪어야 했을 안타까움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며 민태(하정우)의 마음이 부서진 것일까. 석태를 죽이고 싶었던 문영(유다인)의 고백(혹은 자백)이 생각나 민태와 앞다투어 그녀의 행적을 쫓았던 호령(김남길)의 불안한 마음이 그랬던 것일까.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영화는 석태를 향한 친절함을 상실한 채 그대로 달리기만 한다. 민태는 시종일관, 이유 없이 화가 나 있고. 그 분노의 방향 끝에서 폭력을 행사하지만. 그 장면들이 석태가 예전에 '한가닥'했던 시절의 위용이나 시원함을 주지는 않는다. 그저 동네 개싸움 정도의 난잡함만 느껴질 뿐. 

 

 

사진 출처:다음 영화

호령의 캐릭터 기용에 있어서도 의문이 많다. 

 

한낱 소설가인 호령이 민태와 비등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한 발 앞서거나 지름길로 가지 않고 민태와 동선을 따박따박 같이 한다. 사건의 흐름에 그저 앞 뒤만 있을 뿐 트위스터 따위는 없기 때문에. 이 추격전 아닌 추격전에서 "쫄깃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호령은 애초에 문영의 뒤를 쫓아야 할 명분마저 흐릿하다. 아무리 상상력을 굴려서 본다 해도 둘 사이에 있었던 것은 내연의 관계 정도로 표현될 수 있을 정도의 교류일 뿐. 그 외에 증거를 호령에게 줬다거나 혹은 자백을 했다거나 하지도 않는데 어째서 호령은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그녀를 쫓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없다. 

 

게다가 후반부에는 이 수건 돌리기(?)에 경찰까지 등장하는데 그저 영원히 자신의 앞에 있는 술래를 못 잡는 꼬리가 되어 존재감 한번 뽐내보지 못하고 무능함만 뽐낸 채 전화만 돌려댄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게다가 마지막에는 이 복수가 드디어 시작되었다는 듯한 희망찬 민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데, 이런 결말이 (의도되지는 않았겠지만) 마치 다음 편을 또 기대하라는 듯한 뉘앙스를 주는 것이 매우 불쾌할 지경이었다. 

 

지금 벌려놓은 판조차도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채, 앞으로 앞으로 자꾸 걸어나가다 보면 온 세상 원수들을 다 만나고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 잡힌듯한 민태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걸 두 시간가량 지켜본 내 시간과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  

  

단 하나의 요소도 경쾌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불협화음의 극치를 경험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 글의 TMI]

1. 비 온다고 아주 몸이 부스러지는 중.

2. 마카다미아 멸종시킬 기세로 먹는 중

3. 쓴다, 반차. 간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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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

출처 . https://brunch.co.kr/@iltallife/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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