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5-15 13:10:24
불협화음의 극치
넷플릭스 [브로큰]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브로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부서진 것일까.
죽은 동생 석태(박종환)의 마지막 자취를 밟아가며 동생이 겪어야 했을 안타까움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며 민태(하정우)의 마음이 부서진 것일까. 석태를 죽이고 싶었던 문영(유다인)의 고백(혹은 자백)이 생각나 민태와 앞다투어 그녀의 행적을 쫓았던 호령(김남길)의 불안한 마음이 그랬던 것일까.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영화는 석태를 향한 친절함을 상실한 채 그대로 달리기만 한다. 민태는 시종일관, 이유 없이 화가 나 있고. 그 분노의 방향 끝에서 폭력을 행사하지만. 그 장면들이 석태가 예전에 '한가닥'했던 시절의 위용이나 시원함을 주지는 않는다. 그저 동네 개싸움 정도의 난잡함만 느껴질 뿐.
호령의 캐릭터 기용에 있어서도 의문이 많다.
한낱 소설가인 호령이 민태와 비등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한 발 앞서거나 지름길로 가지 않고 민태와 동선을 따박따박 같이 한다. 사건의 흐름에 그저 앞 뒤만 있을 뿐 트위스터 따위는 없기 때문에. 이 추격전 아닌 추격전에서 "쫄깃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호령은 애초에 문영의 뒤를 쫓아야 할 명분마저 흐릿하다. 아무리 상상력을 굴려서 본다 해도 둘 사이에 있었던 것은 내연의 관계 정도로 표현될 수 있을 정도의 교류일 뿐. 그 외에 증거를 호령에게 줬다거나 혹은 자백을 했다거나 하지도 않는데 어째서 호령은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그녀를 쫓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없다.
게다가 후반부에는 이 수건 돌리기(?)에 경찰까지 등장하는데 그저 영원히 자신의 앞에 있는 술래를 못 잡는 꼬리가 되어 존재감 한번 뽐내보지 못하고 무능함만 뽐낸 채 전화만 돌려댄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이 복수가 드디어 시작되었다는 듯한 희망찬 민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데, 이런 결말이 (의도되지는 않았겠지만) 마치 다음 편을 또 기대하라는 듯한 뉘앙스를 주는 것이 매우 불쾌할 지경이었다.
지금 벌려놓은 판조차도 제대로 수습하지 않은 채, 앞으로 앞으로 자꾸 걸어나가다 보면 온 세상 원수들을 다 만나고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 잡힌듯한 민태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걸 두 시간가량 지켜본 내 시간과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
단 하나의 요소도 경쾌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불협화음의 극치를 경험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 글의 TMI]
1. 비 온다고 아주 몸이 부스러지는 중.
2. 마카다미아 멸종시킬 기세로 먹는 중
3. 쓴다, 반차. 간다, 집
#브로큰 #김진황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한국영화 #범죄 #넷플릭스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
- 우린 모두 다른 모양의 솔방울
왜 전쟁이었을까. 왜 하필 피노키오를 전쟁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은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줄에 묶여 꼭두각시처럼 춤을 추는 피노키오의 모습이, 바로 전쟁터로 뛰어드는 사람들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어린아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배우고, 삶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 할 나이에 전쟁터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어른들조차 견디기 힘든 전쟁의 고통을, 왜 고통스러운지도 모른 채 그저 익숙해져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줄에 묶인 꼭두각시처럼 보인다.
파시즘에 젖은 시장의 아들, 캔들윅은 아버지의 명령대로 움직인다. 의문이나 불만은 입 밖에 내서는 안된다. 꼭두각시는 줄을 조종하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야만 살 수 있으니까. 줄이 끊어졌을 때 처참히 버려진 자신을 대신할 꼭두각시는 많다. 전쟁이 모두를 똑같은 꼭두각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쟁은 삶의 목표를 단일화 시킨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목표를 가지는 순간, 죽임 당하거나 괴로움에 못 이겨 생을 마감할 테니까.
꼭두각시 조종자들에게 줄이 없어도 움직이는 피노키오는 존재 자체만으로 위협적이다. 피노키오는 전쟁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을 거부한다. 전쟁의 무의미함을 꼬집으며 삶의 가치를 찾아내려는 피노키오를 보며, 상처 입은 자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학대당했던 원숭이 스파차투라와 소년 캔들윅은 피노키오로 인해 해방을 얻는다. 이는 굉장히 슬프지만 어찌할 수 없는 수순이다. 인생을 돌아보면, 내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으로 인해 치유되는 경험은 거의 없다. 우리는 대게 나와 비슷한 슬픔을 가진 사람과 만나 나의 아픔을 치유한다. 슬프지만 당연한 일이다.
피노키오는 자신 역시 무거운 짐을 이고 있으면서도, 남들에게 베푸는 일에 인색하지 않다. 기꺼이 남을 위해 위로를 나누어주는 피노키오의 모습은 용감하면서도 강인하다. 이는 쉽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위로를 내어주는데 인색한 현대사회 속에서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피노키오, 내 아들. 내가 널 다른 아이로 만들려고 했구나.
이제 카를로가 되지도, 다른 누군가가 되지도 마라. 네 모습 그대로 살아.
난 널 사랑한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피노키오는 영생을 포기하고 죽음이 있는, 단 한 번뿐인 삶을 선택한다. 죽음의 신은 반복해서 말한다.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것은 그 순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라고. 모든 순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 단 한 번뿐인 나의 삶을, 내가 아닌 남으로 살면서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카를로가 처음 솔방울을 가져왔을 때, 제페토는 그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난 솔방울도, 상처가 있는 솔방울도, 땅에 심고 충분히 물을 주면 제각각의 모양으로 훌륭한 소나무가 된다. 어떤 솔방울이든 나무가 될 기회는 있다. 그 누구도 솔방울에게 완벽함을 운운할 자격은 없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완벽함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린 언제나 전쟁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전쟁은 누가 만든 것인가? 진정 그 전쟁이 내가 원했던 것인가?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목표를 가지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다. 한 번뿐인 삶을 나라는 특별한 존재를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때론 그런 사회의 총격에 피를 흘릴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린 꿋꿋이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 나라는 존재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을 향해.
-
- 인비저블 게스트 리뷰
'이 영화가 진짜, 추리영화의 교과서다.' 라고 말하고 싶은 영화다.
우선 이 영화는 추리영화가 갖춰야할 모든 것은 다 있다.
1. 짜임새 있는 스토리
왜냐하면, 추리영화는 관객이 조금조금씩 보면서, 감독이 연출한 복선과 스토리
그리고 연출하면서 보이는 세세한 설정들과 배우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중의 결말을 다 유추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래서 코난처럼 자기네들만 아는 듯하게가 아닌,
셜록의 느낌처럼 어느정도 떡밥을 주면,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었다.
2.적절한 러닝타임
(나는 아직 영화 아이리시맨을 한번에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두세번을 봤지만서도, 매번 긴 러닝타임에 못이겨 3~5번으로 나누어 봤다.)
사실 이건 모든 영화의 공통적으로 필요하지만, 추리영화나 스릴러물에는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갑자기 러닝타임 늘리려고 쓰잘떼기 없는 장면 집어넣어서 루즈해지고, 분위기 깨지는거 보단
러닝타임이 조금 줄더라도 분위기와 긴장감 유지가 나은데, 이 영화는 러닝타임도 적당하다.
3.연출
아무리 배우가 연기를 잘하고, 스토리가 좋고 그래도, 감독이 연출을 못하면 망한 영화다.
이 감독의 다른 영화를 보면, 영화 처음부터, 꼼꼼하고 세심한 복선과 떡밥들
행동 하나하나가 되게 일식집 가면 스시 내주는 거 처럼, 정갈하다.
너무 떡밥이 많지도, 적지도 않으며, 막 이랫다 저랫다 하지 않고 딱딱 맞아 떨어질려 하며
마지막에는 와사비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터지듯이, 영화 결말부에선 반전으로 터트린다.
4.설정
추리영화가 계속 보다보면, 개연성 때문에 억지설정이 종종 나온다.
이 영화는 억지 설정도 없고 깔끔하다.
단점은 딱 하나가 크게 드러난다.
처음부터 너무 떡밥을 잘 뿌리고 복선이 잘 드러나서,
자세히 보다보면, 처음부터 캐릭터들에 의심을 갖을 정도이다.
굉장히 유심있게 보면, 초중반에 결말 유추가 가능하다.
이게 조금 아쉬웠다.
요약하자면,
변호사와 피고의 대화로 영화가 전개되며, 그렇게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하나 나오는 형식이다.
역순행적 구성을 띈다.
현재-과거-더과거-과거-현재 이런 느낌이다.
좋다. 뭐든지간에, 하지만 중요한 떡밥을 던지거나 할 타이밍 미스가 있다.
아무튼간에
분명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추리영화가 땡긴다면, 한번 봐볼만하다. 의외로 재미있어서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되는 영화가 될 것이다.
-
- 4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뱀파이어 영화 <씨너스: 죄인들>이 지난주에 이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 오프닝 4,800만 달러 대비 고작 6% 하락한 수치인 약 4,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안정적인 흥행세를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극장가를 다시 찾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가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누적 수익 약 2,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스타워즈 팬덤의 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3위에는 벤 애플렉 주연의 액션 영화 <어카운턴트2>가 안착하며,
1편의 오프닝 스코어를 소폭 넘어선 약 2,4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시 왕좌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등 유수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 <야당>이 개봉 2주 차에도 1위에 올랐습니다.
누적 관객 수 160만 명을 넘긴 <야당>이 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영화 <썬더볼츠*> 등 대형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5월 1주 차에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위는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의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차지했으나,
북미 관객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3위에는 누적 관객 수 200만 명 돌파에 성공한 <승부>가 올랐습니다.
-
- 상실을 향한 발걸음
글은 영화, 소설 [파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과]를 읽었는데 [파쇄]를 안 읽었다? 읽고 오십시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보통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제2 창작물이 만들어질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정말 충직하게 원작을 따른 사실주의 그림처럼 되거나, 내가 분노하다 못해 매번 거론하는 [나는 전설이다]처럼 완전히 다른 작품과 색깔로 피카소식 해석을 하거나. 그리고 그 어디에의 중간에 걸쳐져서 감독이 모자이크처럼 여기서 저기서 조금씩 떼어 붙이거나. 그러나 세 가지 방법 중 어떤 특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영화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을 어떻게 그리느냐. 혹은 원작에서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살리느냐. 에 제2 창작물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파과]가 선택한 방법은 마지막 방법이었다. 작품의 전반부는 원작의 서사를 잘 압축하고 적절하게 베어 넣어 배치했으며,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소설의 분위기도 눈앞에서 안개처럼 펼쳐진다. 물론 거기에도 변주라고 할 법한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슬릴 정도의 큰 프레임의 이동은 없으며, 그 변화로 인해 주요 메시지가 숨거나 해석되지 않게 가면을 쓴 채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그나마 사람에 가까웠던 이름인 [손톱]이었던 시절이건, 이젠 짐승만도 못한 인간에 가까워 보일 이름인 [조각]으로 살고 있는 지금이건. 그녀는 여전히 한쪽 마음에는 깊은 상실을, 그리고 발걸음에는 우울한 쇠퇴함을 잔뜩 묻힌 채 목표물을 향한 관심도, 시선도 거두지 않았으니까.
사진 출처:다음 영화
변주라고 부를 법한 감독의 모자이크는 후반부 1/3 지점부터에 포진되어 있는데. 여기서 아마도 이 영화의 승패 까지는 아니더라도 선호도 정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원작의 시점은 철저하게 그녀의 시점에서 풀이되고 있다. 그녀의 독백(방백이려나)을 따라가다 보면 으스러지는 것은 그녀의 타깃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마음마저도 함께 조각조각 찢어져 나부끼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원작과 노선을 달리 하는 그 순간에는 “늙고 쓸모없는”과 ”상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전설의 위대함”, 그리고 “관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다.
덕분에 책에서는 그다지 강조되지도, 그렇다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액션 장면들이 으스대며 들어설 자리가 생기고, 지나가기 바빴던 인물들도 한 번씩 고개를 돌려 관객들과 눈을 맞출 시간이 생긴다. 또한 자신을 생의 마지막 1분이 남은 시점에서야 알아보고 투정을 부리는 듯한 투우(김성철)의 모습을 보면서. 이 두 사람 간의 애증에 대해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여운을 얹는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하지만 마치 구전설화처럼 전해지던 그녀의 위용이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간은. 독백을 고집했던, 혹은 그녀의 시각으로만 해석되던 전반부의 장면들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후반부에 갑자기 강조된 투우의 시점 덕에 그녀에게만 향하던 집중력이 조금 흩어진다고 느꼈다. 그리고 [파쇄]에서 따온 듯한 킬러양성 법칙 101의 마지막 단계(?)는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는 이해가 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삼켜 내는 것이 조금은 껄끄러웠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은 손톱이자 조각이며, 누구에겐 더 이상 만들지 않아야 할 소중한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대모님이 되어버린 그녀. 이혜영에 의해 완벽하게 정리된다. 눅눅하기 그지없는 영화 속에서 날이 바짝 선 칼 같은 예리함으로. 바스러질 것만 같은 육신으로도 냉담하게 일을 해내는 원작 속의 조각을 정말 눈앞에 가져다 놓다 못해 애초에 이 업계(?)에서 한평생을 산 것만 같은 모습인 그녀 덕에 말이다.
그녀는 영화에서 톡톡 튀어나온 부분을 친절히 잘라내고 얇게 저미고 천천히 갈아 내게 내밀었고. 나는 가루약을 받아 든 어린 투우가 되어 고개 한 번 끄덕인 채 쓴 약을 꼴깍꼴깍 삼켜낼 수 있었다. 그녀가 이제 곧 사탕을 줄 거야.라는 기대와 함께.
마치면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
엔딩 크레딧이 이렇게 반가우면서도 아쉬울 일인가 싶었다. 이 생각과 함께 찾아온 안도와 동시에 배어 나온 깊은 한숨은, 마치 영화 내내 긴장하고 있던 나의 모든 신경에게 진정하라고 말하는 토닥임처럼 다가왔다.
영화의 본체가 되는 소설 [파과]와 함께 스핀오프 같은 소설 [파쇄]까지 일 하는 척하면서 단번에 읽어 내려갔던 이후로. 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기쁘면서도, [원작 잘 살리기] 위원회(같은 게 있다면) 상무(자리 정도는 차지했을 나 같은 인간)인 나에게는 마치 조각 그녀가 지니고 다니는 비녀의 날 끝처럼 나를 쿡쿡 쑤셔댔다. 고통이라 불러야 할지. 희열이라 느껴야 할지. 조각(이혜영) 그녀가 류(김무열)에게 품었던 마음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는 아슬아슬함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영화를 기대하기도. 그러면서도 외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가 가져다준 만족감은 소설 말미에 조각이 느꼈을 해방감이라 부를 수 있을 법한 감정과 제법 닮아 있었기에, 새로운 시작 앞에 당도하고 나서야 내보인 킬러 조각의 뒷모습에 대고 슬며시 웃을 수 있었다.
킬러의 뒷모습이 이렇게 반가워서 될 일인가 싶지만. 바뀐 그녀의 마음 때문에 기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매번 상실을 안겨야 할 상대의 모습만을 바라보던 그녀는. 등을 돌려 자신이 상실해 온 것을 향해 달려가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일 테니까. 스스로에게는 어쩌면 가장 약한 고리이기도 했을 부분을 대담하게 드러낸 그녀가 더 강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무용이 너무 귀여워(?)
[이 글의 TMI]
1. 인간적으로 빵 어떻게 끊는지 아시는 분?
2. 인바디 체중계 산 뒤로 매일이 충격의 연속임.
3. 오예 연휴 시작
#파과 #민규동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김무열 #한국영화 #액션장르 #소설원작영화 #구병모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
- 비상선언 (2022)
* <비상선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비상선언 (2022)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장르: 재난, 스릴러, 드라마
상영시간: 140분
개봉일: 2022.08.03
전대미문의 항공 테러 사건, 상공에서의 처절한 생존기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하는 비행기. 모든 승객들이 한껏 들뜬 채 비행기에 오른 가운데 공항에서부터 꺼림칙한 행색을 보였던 ‘진석(임시완)’도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다. 그는 하루 전날 인터넷에 비행기 테러를 예고했던 인물로 천식 예방 도구에 바이러스를 가져와 여객기 안 화장실에 살포한다. 곧바로 화장실에 들어간 남성 승객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대량 출혈을 일으킨 뒤 사망하고, ‘재혁(이병헌)’에 의해 범인임이 밝혀진 ‘진석’은 승객들과 몸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비행기 전체에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항공기 테러 소식을 접한 강력계 형사 ‘인호(송강호)’는 테러범 ‘진석’의 행적을 좇고, 국토부장관 ‘숙희(전도연)’는 무사 착륙을 위해 대책 회의를 소집한다. 수포와 발열을 동반한 감염병은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고, 사망자의 숫자가 늘자 승객들은 패닉에 빠진다. 바이러스에 모두가 잡아 먹히기 전 무사히 착륙해야 한다는 목표와 함께 모두의 처절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긴장과 몰입으로 채운 전반부, 그리고 임시완
국내 최초의 항공 재난 액션 영화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과정이 담긴 전반부, 그리고 생존과 착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반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두 파트는 단순히 내용상의 측면에서 나뉘는 것만이 아니라 관객의 평가를 극명히 갈리게 할 정도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재난 상황이 불어 닥치기 이전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초반부의 흡입력은 굉장하다. 점층적으로 떡밥을 던지며 테러범이 누구일지 의심하게 만드는 기존의 문법을 비틀고 처음부터 ‘진석(임시완)’이 항공 테러를 저지를 것을 암시하며 관객의 시선을 오로지 테러범에게 집중시킨다. 다른 영화 같았으면 한 시간 정도는 질질 끌었을 이야기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전개하기 때문에 중반부까지의 속도감 있는 전개는 테러 상황의 스릴을 배가시키고, 혼돈에 빠진 승객들의 공포심에 관객이 제대로 이입하게 만든다. 극 초반을 거의 홀로 이끈다고 봐도 무방한 ‘임시완’의 소름끼치는 연기력은 함께 출연한 대선배들의 위엄을 압도하는 수준이며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까지 묘사해 낼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최악의 빌런을 연기했다. 초반부의 호흡을 후반부까지 이끌어갔다면 영화에 대한 평가가 혹평 일색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엔 클리셰, 혹은 그보다 더한
<비상선언>은 부기장 ‘현수(김남길)’가 미국에서 회항을 하게 되는 중후반부터 한국 영화의 과거로 회귀하는 패착을 저지른다. 종전까지 보여주었던 긴장감과 훌륭한 완급조절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두통을 부르는 신파와 억지스러운 전개 때문에 마치 전반부와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을 정도로 분위기가 뒤바뀐다. 테러 상황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신선한 연출과 핸드헬드 기법을 통한 스펙터클한 액션 묘사로 충분한 재미를 선사했지만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한국 재난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계승한 후반부는 결국 조악한 결말로 이어진다. 테러범이 초반부에 큰 임팩트를 남기고 일찍 퇴장해버린 바람에 기내에서 더 강렬한 시퀀스를 만들어 내기 버거워진 영화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극적인 상황과 감정적인 캐릭터들의 행동을 적극 활용한다. 반전이랍시고 항공기의 착륙이 세 번씩이나 거부당하는 전개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억지스러운 상황들을 동반했고, 바이러스 백신을 증명하고자 스스로를 희생하는 ‘인호(송강호)’의 행동은 감동보다 경악에 가까웠다. 별다른 서사도 없었던 승객들의 영상 통화를 연달아 보여준 결말부는 극에 달한 신파로 관객을 힘들게 할 정도다.
위험할 정도로 심취된 메시지 전파
생존자와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슬픔, 목숨을 건 상황에서의 이타심과 이기심의 대립,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구원자의 존재는 뻔한 장치일 지라도 웬만한 재난 영화에서는 꼭 등장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하고 감상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한재림’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념 설파에 심취한 듯 ‘대’를 향한 ‘소’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위험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후반 30분을 할애한다. 항공기가 한국에 착륙하기 직전, 국민들은 감염병 확산 위험을 이유로 착륙 반대 시위를 벌인다. 이는 우리가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몸소 체험한 감정이기도 하고, 생존권을 둔 치열한 찬반양론은 현실에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고증이 잘 된 장면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혐오로 물든 사회를 소수의 완전한 희생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감독의 생각은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감독은 극중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지 말자는 결정을 ‘재혁(이병헌)’의 딸, 즉 약자인 아이의 입을 통해 말한다. 과연 이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병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했다고 볼 수 있을까. 초등학생인 재혁의 딸은 아직 주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이미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반 친구들에게 혐오의 시선을 받아본 적이 있는 아이다. 이번에는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에게 혐오와 질타를 받고 있으니 그로 인한 압박감과 불안으로 인해 원치 않음에도 ‘희생’이라는 선택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감동은 커녕 불쾌감만 유발했고 휴머니즘을 이런 식으로 포장하는 감독의 태도에 순간 상영관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이 영화가 메시지를 전하는데 심취했다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하와이행 비행기에 굳이 보호자 없이 여행을 떠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태운 것은 노골적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를 연상시키며 한국 항공기의 착륙을 막고 대형 테러의 피해자들을 격추시키려는 국가로 일본을 정한 것 또한 의도가 다분한 설정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코로나 팬데믹’ 등 2000년대에 우리가 겪어온 모든 비극부터 현재의 국제 정세까지 흥행의 소재가 될 법한 것들을 모두 끌어왔고, 관객 계몽이라는 목적에 더 충실해 버리자 결국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제기능 못한 "비상선언"
영화 초입에 ‘비상선언’의 정의를 스크립트로 띄우며 해당 용어가 극중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는 암시를 한다. 하지만 정작 극중 등장하는 부기장의 ‘비상선언’은 시스템으로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오로지 우연 혹은 개인의 선택에 의해 문제들이 해결되고, 이러한 흐름은 결말까지 이어진다. 결국 ‘비상선언’은 중반부터 경로를 완전히 이탈해 버린 작품 자체에 대한 ‘비상선언’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외계+인>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텐트폴 영화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
- [JIFF 데일리] 영원히 빛날 사운드, 엔니오 모리꼬네
[JIFF 데일리] 영원히 빛날 사운드, 엔니오 모리꼬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리뷰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엔니오 모리꼬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줄리아노 몬탈로, 마르코 벨로치오
시놉시스] 수많은 작품을 쓰고 엄청난 인기를 누린 20세기의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에 대한 완전무결한 초상이다. 그는 500곡이 넘는 잊을 수 없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으며, 오스카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전 세계 관객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거장과의 긴 인터뷰에 더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줄리아노 몬탈도, 마르코 벨로치오, 다리오 아르젠토, 타비아니 형제, 카를로 베르도네, 배리 레빈슨, 롤랑 조페, 올리버 스톤,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여러 아티스트 및 감독들의 증언을 통해 이를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다. 픽션 장면들과 음악, 아카이브 이미지들을 모았다.
#스포일러 주의#
어떻게 안주하지 않을 수 있을까거의 3시간이 다 되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며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저 정도 위치에 저 정도 능력에 저 정도 권위를 가졌다면 안주할 법도 한데 어쩜 저렇게 매번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을까? 였다. 사람이 어느 하나로 성공을 했다면 그와 비슷한 기회가 다시 찾아왔을 때 새로움 보다는 안정적인 기존의 방식을 선택하면서 안전한 성공의 길을 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엔니오 모리꼬네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기존의 관습을 답습하거나 고수하려는 감독을 만나면 열렬히 싸우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도록 그들을 이끌었다.
이제는 익숙한 서부극에서의 웅장한 사운드와 휘파람 소리. 너무나도 익숙해서 첫 서부영화가 만들어질 때부터 고정된 레퍼토리처럼 사용되는 bgm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엔니오가 영화음악계로 입성하기 전 서부극에서는 진중한 음악도, 휘파람 소리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엔니오는 그런 서부극에 오케스트라와 휘파람 소리, 코요테 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을 엮어서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서부극의 소리를 창시한 사람이었다. 이처럼 그는 그 장르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의 소리들을 영화 음악으로 편입시키면서 계속해서 변주를 했고, 이를 통해 20세기 영화 음악이 다채로워질 수 있는 기반을 닦고, 발전시켰다.
영화 음악은 영화의 심리학이다영화 관상 속 수양대군의 등장씬은 아직도 회자될 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장면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음악이다. 이정재가 그 음악을 자신의 등장씬에 쓰기 위해 개런티 일부를 포기하고, 그 금액으로 음악을 넣을 수 있었다는 풍문이 돌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만큼 현대 영화 속에서 사운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를 명확하게 캐치했던 인물이 바로 엔니오 모리꼬네였다.
그가 처음 영화 산업에 발을 들일 무렵, 영화 음악은 영화의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엔니오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 캐릭터의 감정을 때로는 더 부각시켜 표현을 하거나, 오히려 정반대의 감정을 제시함으로써 관객들이 캐릭터의 감정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객관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끔 영화 음악을 작업했다. 그래서 영화 산업이 막 발전하던 시기 사람들은 엔니오의 음악 때문에 영화가 살았다라는 평이 자자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엔니오는 모든 영화의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감독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생각한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고, 그 결과 그의 500여 편의 영화 음악들은 대부분 박수를 받았고, 장르별로 한 획을 그은 음악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음악의 짧은 도입부만으로도 관객들을 사로잡으면서 그는 영화 속에서는 캐릭터의 심리를, 밖에서는 관객들의 심리를 모두 아우르는 명작들을 창조해냈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감정을 담아내는 요소로써 영화 음악의 중요성을 보여준 엔니오가 아니었더라면 과연 21세기 지금의 영화는 이만큼 청각적으로 다채로운 시기를 맞을 수 있었을까 싶다. 영화 음악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며 영화 음악의 다채로움을 불어넣던 그의 작업들은 앞으로 영화 음악사에 가장 기본이자 완성된 교과서로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언급하며 클래식의 위대함과 정통성을 찬양하듯,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음악에서 그들과 같은 존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영화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는 타개한 그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그의 열정을 느끼고, 그의 작업들을 돌아보며 그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상영시간표]
2023. 04. 29 16:0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238)
2023. 04. 30 16:30 CGV전주고사 1관 (342)
2023. 05. 05 13:30 CGV전주고사 1관 (817)
-
- [트립 투 그리스] 개봉 기념 씨네픽 특별 EVENT!!!
[트립 투 그리스]의 개봉주 주말인 7.9(금) ~ 7.11(일) 동안
[트립 투 그리스]가 예술영화 중 몇 위를 차지할지 예측해주세요!!예측에 성공하면 씨네픽 역대급 상금 100만 원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영화 정보도 얻고 상금도 받고!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씨네픽!아이폰 다운로드 https://apps.apple.com/kr/app/%EC%94%...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씨네픽 매주 목요일 밤 11시 59분 오픈
#CINEPICK #영화 #추천 #박스오피스 #예측 #상금 #10만원 #오윤희 #클릭비 #김태형
-
-
- 영화 <오토라는 남자> 30초 예고편
운전연수 아무나 함부로 해주는 거 아니랬는데 ?♀️ 거슬리는 이웃은 차라리 도와주고야 마는 츤데레 끝판왕 할아버지 OTTO가 온다! ? [오토라는 남자] 3월 29일 대개봉!
-
-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 리마스터링>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가슴 벅찬 판타지 3부작 #반지의제왕
20주년 기념 최초 4K 리마스터링 재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