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2025-05-18 23:38:48
경계가 무너진 세계에서
<소년의 시간>을 보고
2010년대부터 스마트폰의 이용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며, 인류의 삶은 예전과 달라졌다. 이 시대에 태어난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고화질의 사진과 영상을 찍히고, 보호자는 자신들이 아이에게 눈길을 주지 못하는 시간엔 패드를 쥐어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만의 스마트폰을 가지는 이들. 직전 세대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시대를 경유한 세대라면,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의 인생에 있어 스마트폰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소년의 시간>은 13살 소년 제이미를 주인공으로 삼는 시리즈이다. 마시멜로우가 들어간 핫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년은 동급생 여자 아이 케이티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이기도 하다. 4편의 리미티드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데 긴 시간을 소요하지 않는다. CCTV에는 명백한 물증이 남았고, 제이미는 사건의 범인임이 틀림없다.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는 이미 밝혀진 바, 이제 질문은 ‘왜’ 제이미가 살인을 저질렀는가이다.
살인의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제이미와 케이티가 맺어온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나 10대의 소년 소녀가 맺어온 관계는 기존의 문법과는 다르다. 둘 사이에 있어 오프라인 상의 교류는 쉽게 찾아볼 수 없으나, 온라인 상의 SNS에는 두 사람이 나눈 소통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들에게 SNS란 무엇인가. 알파세대에게 있어 SNS의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학창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온 앞세대로서 SNS의 의미에 대해서는 논할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까지. 친구들이 사용하는 SNS의 계정을 자연스레 만들었다. 일상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온갖 생각들을 기록했다. 친구들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고, 친구들에게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성인이 되었다. 페이스북의 시대는 어느새 저물어갔고, 인스타그램은 대세가 되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찍고, 친구들을 태그하고, 태그당한 스토리를 리그램한다. 인스타그램은 하나의 연락처가 되기도 한다. 지인들과 번호 대신 계정을 교환하는 일도 왕왕 있다. 카톡은 하지 않아도 댓글을 달고 dm을 나누는 사이도 있다. 현시대에 SNS를 이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를 넘어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문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CCTV에 남은 물증을 제외하면, 두 사람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인스타그램의 댓글뿐인 상황에서 이들의 분석은 끝없이 현실과 어긋난다. 첫 번째 면담의 시간, 경찰은 케이티가 제이미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두 사람을 친구라고 유추한다. 임상 심리학자도 SNS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녀는 제이미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으며, 여럿이 찍어 올린 사진 속 태그의 의미에 대해 묻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겐 그저 일상에 불과한 일들이 기성 세대에겐 의문이 되고, 제이미와의 소통은 끝없이 실패한다.
태어나자마자 디지털과 연결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흐릿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오프라인에서 배제된 이들의 삶에 있어서는 온라인의 삶이 더욱더 선명한 삶일 수도 있다. 케이티에게 ‘인셀’로 칭해지고, 또래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았던 제이미의 삶이 그랬을 것이다. 제이미는 인스타그램의 세계에서 노출이 심한 여성 모델들의 사진을 리포스트하고 댓글을 남겼다. 스냅챗을 통해서는 남학생들과 함께 케이티를 비롯한 같은 학년 여자애들의 반나체 사진을 돌려보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디지털 성폭력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모두 동참한 일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흐리고, 사진을 유출한 동급생은 안쓰러워한다. 한 번 사진을 유출했으니, 신뢰를 잃어 다시는 그런 사진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온라인 세계에서 그가 습득한 여성의 모습은 편향적이기 그지없다. 성인 여성들은 과도하게 성적 대상화된 이미지로 비춰지며, 또래 여자를 바라보는 모습 또한 인셀의 논리와 맞닿아있다. 그는 자신이 인셀이 아니라 주장하나, 여성을 일부 남자만 얻을 수 있는 ‘트로피’ 같은 것으로 여긴다. 그런 그에게 연애와 살인은 게임 같은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케이티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진이 유포된 뒤 마음이 약해졌을 그녀를 얻을 ‘영리한 전략’을 세웠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러자 홧김에 그녀를 죽인 것이다. 명백한 물증에도 무죄를 주장하는 제이미. 여성을 소유물이자 트로피 정도로 생각하는 그는 실제로 자신의 행동이 큰 죄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다행이라 해야할까. 결말부에 이르면 제이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그가 유죄를 인정하게 되었는지 작품은 보여주지 않는다. 변한 것은 현실세계와 분리되어 스마트폰을 잃은 채 몇 달을 보냈다는 것 정도일테다. 어쩌면 그는 스마트폰이라는 ‘연결된 신체’를 벗어나, 비로소 오롯한 자신으로 사유하게 되었을 때 죄를 인정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문화비평가 마셜 맥루언은 “미디어 메시지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미디어가 다루는 내용이 메시지로 기능하는 것은 사실이나, 내용을 담는 그릇인 미디어 자체도 메시지로 기능한다고 주장한다. 언제나 손에 쥐고 있는, 어쩌면 신체의 일부라 보아도 무방한 스마트폰을 켜면 여성혐오적인 메시지는 시청각적으로 체화된다. 그렇게 소년들은 자연스레 여성혐오를 배운다. 그리고 이는 온라인 세계를 넘어 오프라인 세계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소년의 시간>은 단순한 픽션이라 보기엔 현실과 닮아있는 작품이다. 오늘도 수없이 많은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는 16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에게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과연 이같은 조치가 무엇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이들은 우회하는 경로를 발견하거나,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특정 연령이 지나면 SNS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즉,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나아가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라고 할지언정, 미디어는 진공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제이미 이전에 직간접적으로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해온 가부장적인 제이미의 아버지가 있었고, 여성 임상심리학자를 낮잡아보는 남성 경비원이 있었다. 미디어는 사회가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품고 발화한다. 기성 세대가 새로운 세대의 관계의 문법을 넘어, 삶의 문법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노력만으로는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여성혐오적인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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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좌수사 이순신 그의 난중일기
책 한 권을 빌렸다. 바로 호란과 임진왜란에 대해 조사한 책이었다. 갑자기 자타공인 역덕이 되고 싶은 나. 냅다 깊게 파는 나의 역사덕후적 호기심이 빛을 발한다. 아니. 역사 이야기 능수능란하게 푸는 사람들 멋있지 않아? 어느 년에 뭐가 일어났고 어떤 것 때문에 발생했고 이런 거 줄줄줄 설명하면 왠지 모르게 멋지다. 역사가 약하다는 말은 사실 거의 모든 것이 약점이라는 말을 한 누군가의 명언이 생각난다. 그래. 맞는 말인 것 같아. 왠지 이 부분을 파면 다 잘 풀릴 것 같다.
풀릴지 안 풀릴지는 미래의 내가 아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싶다. 어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굴러다니는 짤들 보다 책으로 읽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지 아닐까? 반지성주의가 판치는 이 시대 지성에 그나마 다가가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믿는다. 이 영화라는 문화예술도 사실 이 '지성'이라고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를 봐도 역사적 맥락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대극 만들기 좋다. 위대하고 극적인 인물이 많이 나와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이 시대극 만들기 좋은 한국사를 소재로 했다. <외계+인> 1부에 이은 여름 대작 두 번째, <한산 : 용의 출현>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다음 1달 후의 조선으로 가보자.
해저 괴물 복카이센
문제가 뭘까? 다 알 것도 같았다. 일본의 장수 와키자카는 해저 괴물 거북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전쟁. 이웃나라 조선은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전쟁에 대한 대비가 단 조금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아쉽다. 갑자기 느닷없이 나타난 이순신이라는 존재에 머리가 아프다. 와키자카는 해저 괴물 복카이센이 전장을 휩쓸고 있다는 말에 여러 번 생각을 되뇌인다. 할 수 있어. 전염병 같은 두려움만 이긴다면.
‘해저 괴물 복카이센’을 이끌던 장수의 관점으로 돌아간다. 전쟁 중이었던 해전. 거북선이 일본의 배에 부딪혔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조선의 거북선. 일본의 배와 조선의 거북선이 붙은 상태에서 백병전이 열렸다. 거북선에서 배를 이끌던 장수 나대용은 방패 하나와 무기를 들고 들이받은 배의 일본 장수 둘을 제거하려 배의 위로 올라간다. 조총이 빗발치던 전장. 방패로는 한계가 있었다. 왼쪽 허벅지에 총알이 박힌 나대용. 위기의 순간, 일본 장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날아온 화살이 나대용을 구해줬다. 나대용을 구한 사람은 이순신이다. 처절한 전투 끝에 부하를 구한 이순신. 그렇게 임진왜란의 어느 전장을 보여주고 카메라는 1달 후를 비춘다. 이순신은 전투에서 생포한 포로들을 심문하다 왜나라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예감한다. 이순신은 열세의 전장을 뒤집어 조선을 구할 수 있을까?
자주 봤었지
사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다들 알고 있다. ‘우리에겐 12척의 배가 있소’부터 시작해서 우리 역사에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낸 이순신 장군. 우리나라의 위대한 전쟁영웅 하면 늘 들어가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이라는 소재는 적지 않게 사용됐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 들어갔던 것이 <명량>이다. 또 내 나이 또래라면 다들 기억하는 <불멸의 이순신>도 있다. 굳이 영상매체가 아니더라도 한능검이나 교과서에서도 임진왜란 이야기는 자주 본다.
전쟁영웅의 이야기라 봐도 봐도 좋은 이야기겠지만 이는 곧 창작의 어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떻게 관객에게 어필하지?를 생각해보자. 여러분과 내가 각본가라고 해보자. 이야기를 2시간가량으로 구성하고자 하면 뭔가 신선한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1)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명분 없는 침략전쟁을 일으킴 2) 한산도, 노량, 명량 해전에서는 조선이 승리한다" 같이 두 결론을 내고 논리관계를 만든다는 것 자체도 충분히 어렵다. 근데 이에 틀어맞게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난이도가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이거 또 봤던 이야기 하는 거 아닌가? 또 전작 <명량>에서 흔히 말하는 ‘국뽕’ 마케팅은 이런 우려에 부채질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런 단점들을 적당히 잘 보완했다.
좋은 기획
일단 영화는 조선의 관점에서 풀지 않는다. 전적으로 일본 장수 와키자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영화의 간단한 배경과 결말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다. 바로 한산도 대첩은 조선의 압승으로 승리한다는 것이다. 보통 어떤 일의 긴장감은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느껴진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서 버키와 캡틴이 맨몸액션을 벌인다. 둘 다 호각세의 능력자들이기 때문에 합을 주고받는 것이 어떤 결론으로 향할지 예상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 ‘결과를 알 수 없음’의 서스펜스를 과감히 포기했다. 그 대신 후반부 하이라이트 신을 위해 최대한 반대편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이 기획하고 싸운 전쟁영화임에도 주인공이 두 명이 되는 셈이다. 그것도 물리적인 분량은 와키자카 쪽이 더 많다.
이렇게 되면 갖는 이점이 생긴다. 앞에서 썼듯 왜 나라의 관점에서 이순신의 지략가적 면모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 덕에 같은 소재의 전쟁영화가 있더라도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신선하다고 느끼기 쉬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써보자면, ‘반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일어나는 게 반전이다. 당시 일본의 관점에서는 이 전쟁이 불가사의했다. 조선은 거의 준비가 안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는 대사도 나온다("전쟁은 금방 끝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전쟁 준비 잘해간다. 이를 일본 관점에서 풀어가니 그 준비성이 더 도드라진다. 그렇게 일본 장수 와키자카의 관점에서 철저한 전쟁 서사를 묘사하면 '와 이걸 어떻게 이기지?'싶은 의문점이 든다. 또 이순신에 대한 정보가 일본 내부에는 거의 없다 보니 와키자카에 몰입하게 된다. 마치 <어벤저스> 시리즈의 '타노스'같은 느낌? 영화 전체적으로 이순신을 깨러 가는 느낌이 강하다. 영화는 이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이순신에 대한 미스테리를 후반부의 해전 신을 위해 쓰고 있다. 이야기 구성에 있어 보다 신선한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초중반까지 일본 내부의 권력투쟁과 첩보 대결만 봐도 이야기 보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는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이 영화가 전작 <명량>과 다른 지점이 있어 비교당할 이유가 없는 것이 이 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의'를 표현하기 쉬운 것도 이 영화의 형식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일본 관점에서 전개해야 내적 논리의모순을 관객이 알 수 없다. 이를 통해 일본의 입장에서도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용이하다. 일단 영화 초반부에 왜 '의'가 중요한지 제시된다. 다른 측면에서 우리는 이 전투의 결과를 알고 있다. 이 '의'라는 것이 어디 쪽에 있는 걸까? 쉽다. 이순신에겐 있고 일본의 장수들에게는 없는 것이 이 '의'일 것이다. 흰 종이에 붓 한번 살짝 찍어보자. 그럼 그 점이 선명하게 보인다. 의와는 거리가 먼 일본 내부의 상황을 조명하다가 조선을 쨘하고 보여주면 두 나라의 내부 상황이 대조적으로 보일 것이다. 일본 장수들이 하는 말을 잘 보면 거의 명분이 없다. 누가 싫거나. 그냥 꼴 보기 싫어서. 아래 군사들 죽든지 말든지 알바 아니니까. 거의 이런 식이다. 그러니까 의가 없는 왜의 명분과 이에 물든 일본 장수들의 냉정함이 더 도드라지는 것이다. 전작 <명량>이 민족주의(속칭 '국뽕')를 위해 영화 전반적인 장면을 희생한 것과는 다르게 뾰족한 기획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별한 무언가를 위한 발상이 아니라 '이런 영화를 만들 거야!'라는 아이디어에 기반한 좋은 선택이었다.
이를 위해서
이 신선한 방식의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역시 배우들이 영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일단 박해일-변요한-김성규-박지환 네 배우의 극 이해도가 굉장히 뛰어났다. 일단 박해일 배우는 한국영화의 지난 역사를 말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할 때 그 '기라성'을 담당하고 있는 박해일 배우. <살인의 추억>, <국화꽃 향기>, <연애의 목적>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그중 올해가 그의 경력 중 최고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영화에서도 그의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상대역의 변요한 배우가 섬뜩한 연기를 워낙 잘해서 좀 심심하다고 느끼는 분이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박해일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고 느낀 것이, 1) 가벼워 보이지도 않으면서 2) 뭔가 고뇌하고 있는 내면을 묘사하고 있으며 3) 조선 내부의 상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심리상태까지 극의 배경이 되는 좋은 연기를 수행했다. 비교적 와키자카에 비해 물리적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의 존재감이 후반부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박해일 배우의 눈빛, 표정, 발성이 이 영화에 잘 어울리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헤어질 결심>과 <명량>까지 참 좋은 배우다.
다음은 변요한 배우다. 앞 문단에서도 썼듯 이 와키자카가 영화의 진주 인공이다. 물리적으로 분량이 아마 제일 많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박해일 배우는 잔잔한 파도처럼 극을 이끈다. 이와 대조적으로 변요한 배우는 감정적으로 화려한 연기를 보여주머 이야기를 전개한다. 일단 갖고 있던 감정선이 다양했다. 전쟁 준비는 또 착착 잘 되어가고 있다. 근데 반대쪽에서 승전보를 울렸던 이순신에게 묘한 열등감을 품고 있다. 또 이순신이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자신감까지 있다. 선조의 입장 변화를 위시한 조선의 내부 상황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또 일본 내부에서 권력 교통정리가 안 됐다. 이를 묘사하는 연기까지 해야 한다. 이렇게 전반부의 감정연기를 넘어가면 하이라이트가 있다. 중반부가 넘어가서 이순신과의 한바탕에서 이 사람의 처지는 여러 번 바뀌게 된다. 이때 분출했던 감정표현들이 선명해서 기억에 남는다. 자기가 주체로 이끄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던 한 인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 변요한 배우는 정말 열 일했다. 아마 이 배우의 최고작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김성규-박지환 배우도 기억에 남는 연기를 했다. 두 배우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조연이다. 이 역할을 살리는 좋은 연기였다. 일단 김성규 배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범죄도시> 시리즈였다. 그리고 <악인전>에서도 봤었다. 이 두 작품만으로도 연기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악인전>에서는 뭔가 난잡한 이야기 톤 사이에서도 빛났던 기억이 있다. 이때 단순히 연기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건 똑똑한 배우라는 점이다. 이 준사라는 캐릭터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임진왜란이 왜 일어났고, 어떤 점에서 이순신이 전투를 승리할 수 있었는가?를 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리액션 연기가 좋아야 한다. 몸짓 하나, 눈빛 하나가 무언가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박지환 배우 역시 뛰어난 연기였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이수 캐릭터로 유명한 이 박지환 배우. 솔직히 영화 보면서 '내 아임다' 생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영화는 전반적으로 이 캐릭터를 경제적으로 활용한다. 이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연기만 딱 잘라서 보여준 느낌? 이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았던 게 아닐까 싶었던 캐릭터 연출법이었다.
단점이 없지는 않아
영화가 개봉하기 이전에 시사회 평을 몇 개 봤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명량>의 단점을 극복했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기대 좀 하고 갔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극복하긴 했다'다. 영화에는 엄청 큰 단점은 없다. 그 대신 아쉬운 건 몇 개 있다.
그중 하나는 역시 극 중에서 옥택연-김향기 배우가 연기하는 임준영-보름 역의 서사 전부다. 난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일단 영화 안에서 스파이가 있어서 얻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스파이가 단지 <명량>의 프리퀄이라고 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당받는 게 그게 완성도에 도움이 되는가? 는 의문이다. 조선 측의 특정 인물과의 대비를 이루기 위해? 굳이? 일본의 스파이가 있는 것까지 대칭을 이룰 필요가 있나? 영화를 보다 보면 중반부까지 이순신-와키자카의 전략적 선택이 재밌다가 임준영이 나오면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배우의 퍼포먼스와도 연관이 있다. 음.. 잘 모르겠다. 이 배우를 캐스팅한 게 좋은 선택인지. <외계+인> 1부의 썬더가 생각나는 연기였다.
그리고 후반부 하이라이트 해전 신에서 CG 티가 난다. 아마 바다와 실제 배에서 찍으면 다칠 수도 있으니 그랬던 건 이해한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신 정도는 실물로 찍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초중반부는 일본의 관점에서 전개하지만 중후반부는 조선의 학익진과 거북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그래서 전반부의 살짝 느리더라도 신선한 템포가 후반부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오잉? 호기심이 가는 이야기가 식상한 촬영기법으로 치환되니 뭔가 김샌 느낌이 든다.
그리고, 영화 전반적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질척임이 있다. 분명 전작에서의 '국뽕'요소를 많이 뺀 것도 안다. 불필요한 사족 많이 쳐냈다. 근데 살짝 유치하고 예전 느낌이 나는 연출법이 장면 장면마다 보인다. 완성도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아니나 확실히 아쉬운 지점이다.
그래도 좋았어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좋다. 잘 만들었다. 일단 두말할 필요 없는 후반부 해전 신은 쾌감이 대단하다. 부분 부분마다 꼼꼼하게 동선을 잘 짜 놔서 보는 맛이 있다. 이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운드와 표정이 될 것이다. 적의 변수에 당황하는 일본군, 급변하는 전쟁 상황, 포격 소리까지 CG를 많이 사용한 만큼 소리에 집중해야 현실감이 든다. 이 현실감은 유효하게 작용한다. 후반부 전투 신에서 우리나라 말도 자막처리를 할 정도로 집중했던 소리 연출은 러닝타임의 반을 할애한 만큼 제 몫을 다한다. 티켓 가격이 많이 오른 극장가 이 액션신만 봐도 가격 값을 한다.
또 영화에서 묘사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극에서 나오는 군사집단은 이순신의 수군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중반부를 넘어가면 특별한 존재들이 조선의 땅을 지키며 왜적과 항전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주인공이 이순신 장군인 것도 맞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말하는 것도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전개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제목이 한산이다. 이 한산도대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싸워온 만큼 이들을 조명하는 것도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좋은 방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가볍지 않은 톤으로 배우들의 연기까지 깔끔하니 임진왜란의 무게감에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극장가, 두 번째 여름 대작으로 부모님과 함께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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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 빌리는 우연히 발레를 접하게 되고 아빠 몰래발레를 하던중 선생님께 로얄발레학교 오디션을 권유받는다.빌리는 자신이 원하는 꿈에 다가설 수 있을까?
CINEPICK
영국 영화계에서 엄청난 대박을 친 영화로 대처리즘과 시대의 변화로 인한 영국 북부 탄관총의 몰락의 플롯을 가지고 가고있습니다.
틱, 틱... 붐!
식당 웨이터로 일하는 존은 뮤지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작곡에 매진한다. 하지만 중요한 공연을 며칠 앞두고 일들이 겹쳐 삶은 위태로워지고 존의 30살 생일은 다가고 있다
프란시스 하
27살 뉴요커 프란시스. 무용수로 성공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지만 현실은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일 뿐이다. 직업도, 사랑도, 우정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그녀는 과연 당당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족구왕
대학교 복학생 만섭이는 공부와 취업대신 캠퍼스 퀸 ‘안나’와 ‘족구’에 빠져있다. 급기야 총장에게 족구장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만섭이로 인해 대학교내 족구열풍이 불자 ‘캠퍼스 족구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우리에겐 젊은이들을 이끌어줄 책임이 있어요 그들이 무너져 내리지 않고 낙오하지 않고 하찮은 인생이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디태치먼트-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
-족구왕-
혹시 어떤 꿈을 꾸고 계시나요? 어떨 땐 직접적인 위로의 말보다 같은 상황이 놓여진 주인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죠. 꿈이 아니더라도 일 때문에 힘들거나 지쳐있는 상황이라면 위의 8편 영화들을 추천 드립니다. 해답이 되진 못하더라도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의 큐레이션 마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영화 큐레이터 AMY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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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믿음으로 무너지는 권력자를 그려내다
영화 <검은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이었던 영화 <사바하>. 영화 <검은사제들>을 나름 재밌게 봤기에 영화 <사바하> 역시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화 <사바하>에 대한 평이 많이 갈렸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영화 <사바하> 시놉시스
사람들은 말했다. 그때, 그냥, 그것이 죽었어야 한다고.
그것이 태어나고 모든 사건이 시작되었다.한 시골 마을에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난다. 온전치 못한 다리로 태어난 금화와 모두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언니 ‘그것’. 하지만 그들은 올해로 16살이 되었다. 신흥 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는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를 조사 중이다.
영월 터널에서 여중생이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쫓던 경찰과 우연히 사슴동산에서 마주친 박목사는 이번 건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기 전 터널 사건의 용의자는 자살하고,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실체를 알 수 없는 정비공 나한과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동생 금화의 존재까지 사슴동산에 대해 파고들수록 박목사는 점점 더 많은 미스터리와 마주하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사바하>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종교적인 지식은 덤
크리스찬에서는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을 해놓는 편이다. 하지만 영화 속 드러나는 불교에서는 선과 악은 없으며 짐승이나 악귀도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천왕을 데마로 소년원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소년들을 김제석이 자신을 수호하는 사천왕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크리스찬과 결이 다르다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종교적인 지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일반적인 상식과 그 상식에 반하는 종교적인 믿음, 그 종교적인 믿음이 어떤 식으로 현실에 구현이 됐는지 캐치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쩌면 불교에 관련된 지식이 많은 사람이 봤다면 영화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불교의 색채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목사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반전스토리
솔직히 초반 영화를 보다보면 도대체 박정민의 캐릭터는 무엇일까?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까? 하는 굉장히 모호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쌍둥이 언니가 악의 온상처럼 그려지는 듯하고 사슴동산을 구축한 인물이 도대체 누구이며, 박정민은 왜 갑자기 등장해서 자살을 권유하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혼란스러운 감정은 박목사의 내면심리가 아닐까 싶다. 영화의 시선 자체가 박목사의 생각대로 흘러가기 때문에 처음에 사슴동산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관객들도 충분히 같이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있었다.
솔직히 박목사보다 사슴동산에 대해서 노출도는 정보의 양은 관객이 더 많다. 박정민의 존재, 경찰의 수사반경 등 박목사의 시선에서 분리되는 컷들이 중간중간 등장하지만 그 컷들이 박목사의 생각을 앞서나게끔 만들지는 않아서 더욱 혼란스러움을 많이 야기했고, 그로 인해 결말의 반전이 나름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자의 잘못된 신념
옛날 옛적 진시황 때부터 영생은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마지막 소원이었다. 그래서 사슴동산의 종교적인 신이었던 김제석 역시 영생을 꿈꾸며 자신의 영생을 위해 99년에 태어난 여자 이이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간다. 여기서 종교적인 요소를 떠나 일반적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어긋난 신념과 욕심 때문에 무너진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네팔의 승려는 김제석에게 당신을 죽일 수 있는 아이가 99년에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을 한다.
사실 김제석은 이 예언 전부터 그리고 현재까지 늙지 않는 불로불사의 존재로 살아왔다. 깨달음을 얻은 자였지만 예언에 흔들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자신의 깨달음대로 살아가고 예언에 흔들려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정말 불로불사를 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최고의 권력에 오른 자들이 한 순간 잘못된 믿음에 빠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영화 <사바하>는 굉장히 새로운 시각이었고, 나름의 작품성과 교훈성을 지닌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종교적인 색채가 진하긴 하지만 종교가 없는 필자도 큰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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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송강후 배우가 첫 '감독'역을 맡으며 소감을 밝혔는데요. 악조건 속에서도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감독의 이야기 <거미집> 소식과 <오펜하이머>인기에 힘입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전작들의 역주행 소식들 지금 같이 만나보시죠!
북미는 ‘바벤하이머’ 한국은 ‘콘펜하이머’
<오펜하이머>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2주 넘게 1,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3시간의 상영시간과, 두 작품 모두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 인기에 <인터스텔라> 역주행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인터스텔라, 인셉션, 덩케르크, 다크나이트 순으로 상위 10위권 안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인터스텔라는 지구에 붕괴된 미래가 다가와 시공간의 틈에 들어가 인류를 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스토리로 우주, 블랙홀, 4차원 세계를 아름답게 구현한 영화입니다.
<거미집> 송강호 첫 ’감독’ 역
영화 <거미집>은 악조건 속에서도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감독의 이야기로 감독 역을 맡은 송강호는
“영화 내용이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인간의 충돌과 갈등, 그 안에서 탄성이 나오는 지점이 똘똘 뭉쳐진
작품이다. 감독 역할을 처음 맡았는데 너무 좋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밀수> 500만명 돌파
영화 <밀수>가 36일 만에 500만 명의 관객 수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국내 공개된 영화 중 500만 명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는 <범죄도시3>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밀수> 총 4편으로 한국 영화는
단 두편입니다.
원주 사회단체 영화 <치악산> 개봉 반대운동 확산
강원 원주시 사회단체들은 토막살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 <치악산>의 상영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고 합니다.
원주시 관광협의회는 “원주시와 치악산의 관광 이미지를 크게 위협하는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연기하고
제목 변경과 대사에서 치악산 명칭을 삭제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박은빈, 이제훈 사회
우 이제훈과 박은빈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시사회를 맡는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10월 4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 극장에서 열리는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진행합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13일 부산 일대에서 열립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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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진실과 사실의 차이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폭로>
감독 : 홍용호
출연 : 유다인, 강민혁
시놉시스 :
신출내기 변호사 정민은 남편을 살해한 피고인 윤아의 국선 변호를 맡아 야비한 검사, 비밀스러운 판사, 의혹에 싸인 피고인 등에 둘러싸인 채 음모가 뒤얽힌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다. 마지막 재판에서의 충격적인 폭로로 정민은 모든 것이 밝혀졌다고 생각하지만, 진실은 그가 모르는 곳에 숨겨져 있다.
영화의 첫 시퀀스는 입에 본드가 잔뜩 칠해진 채, 정자세로 죽어있는 남자. 그리고 서늘한 분위기에서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윤아'를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이면 먼저 추리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윤아'가 죽였구나. '윤아'는 왜 무표정일까. 벌써부터 기대되는 영화의 시작이었다.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국선 변호사지만, 매 사건마다 최선을 다하는 정민, 정민은 윤아의 사건을 맡게된다. 이 과정에서의 특이점은 '판사'가 직접 국선 변호사 '정민'에게 배정을 해주었다는 점이다. 의아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아~ 이래서 이렇게 진행되었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되었다. 아마 영화를 많이 보고, 평소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포인트에서 어느정도 눈치를 챘을 것 같다.
사건을 먼저 살펴보자. 먼저, 살해된 사람은 윤아의 남편이다. 평소 가정폭력을 당했던 윤아. 사건 당일 윤아는 남편에게 심한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윤아는 첫 진술에는 본인이 한 짓이 아니라며 범죄를 부인했지만, 여러 차례 조사가 진행되자 본인이 죽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민은 진술 번복에 의아함을 갖고 사건을 더 파고들었다.
사건을 파고들자,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밝혀졌다. 과연 그래서 진술을 번복했을까? 아니다. 윤아는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이상할정도로 살인을 인정했다. 다른 국선변호사라면 윤아의 살인으로 종결되었을 사건이지만, 정민은 달랐다. 계속해서 윤아를 설득했다. 윤아에게 범죄자가 된다면 딸은 혼자 남을 것이라는 설득을 하자, 윤아는 그때서야 본인이 한 짓이 아니라고 밝혔다.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계속해서 진행되는 재판, 정민이 파고들자 윤아의 무죄가 거의 인정되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영화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사건 당일, 윤아가 제3의 인물과 만남을 가졌다는 것. 윤아의 알리바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제3의 인물이 밝혀져야만 한다. 하지만 윤아는 제3의 인물을 밝히지 않으려하고, 차라리 본인이 죽였다고 인정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한다. 정민은 이 문제로 굉장히 지쳤다. 과연 제3의 인물까지 밝히면서 윤아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 윤아를 위해서 맞는 일일까. 고민을 하던 정민에게 제3의 인물이 나타난다.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반전에 반전을 다루는 영화 <폭로>의 홍경표 감독은 "겉으로는 법정 스릴러 장르의 모양새를 드러내지만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는 속내를 가진 영화" 라며, "살해 혐의를 받는 여성과 그의 무죄를 밝히려는 변호사, 유산을 노리는 가족이 뒤얽히는 차가운 법정 드라마가 한 축이라면 뜨거운 멜로드라마가 다른 축을 이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설명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60%는 법정 스릴러라면 40%는 멜로 드라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정민역을 맡은 강민혁 배우의 담담하지만 진실된 변호사의 연기가 돋보였으며,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 , <올레>, <용의자> 등으로 연기력을 입증한 유다인 배우의 연기가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폭로>는 GV까지 진행되었다. GV에서 홍용호 감독은 영화의 엔딩 시퀀스에서 정민의 나레이션인 "나는 진실을 밝히지만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라는 대사에서 진실과 사실에 대해 설명하였다. 유다인 배우는 "큰 스크린에서 <폭로>를 처음 접하였는데,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다"고 밝혔다.
극장 개봉 예정에 있는 영화로, 아마 평소 법정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상영 시간표
2022.04.29 14:30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3관
2022.05.01 21:30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3관
2022.05.06 19:00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 3관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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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리티 가족 다큐멘터리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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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성 발언.
나는 여자다. 그리고 김씨다. 조부는 종가집 장손이었다. 무려 4대 독자! 그리고 대망의, 내 본적은 경상북도다. 나는 순혈이다. 지독한 가부장제의 순수혈통. 종친회에서 고칠 데를 손 봤다는 올칼라 족보를 만들었고, 여전히 나는 남동생의 동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 가족 소개 같은 숙제를 하면 아버지가 그리 말씀하셨다. 우리 집은 무슨 김씨 무슨 파 무슨 왕의 몇대손이며 우리 할아버지는 몇대 독자고 어쩌고 저쩌고. 어릴 때는 그게 자랑인 줄 알았더랬다. 그리고 좀 커서는 족보를 샀겠거니 생각했다.
커서 보니 쓸 만한 유전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도 나와 내 동생과 아버지와 할아버지 등등과 비슷한 모습일진대 무슨 놈의 대를 그렇게 이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도대체 이 족보주의에서, 순수 혈통을 이어가서 얻는 게 무엇인가. 그 유전자를 굳이 길이길이 남겨야 하는가. 어릴 때부터 이해가 안 갔다. 물론, 뭐 내가 태어났을 때 딸이어서 아무도 병원에 안 오고, 내 이름이 뒤에 아들 낳는 이름으로 지어질 뻔하고, 족보에도 올려주지 않아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무슨 왕정 제도를 미시체계에서 이룩한다는 게 좀 우스우니까. 장남을 왕세자에 책봉하고, 훗날 왕위를 물려주는 것마냥 일개 가정에서 신수왕권설 같은 걸 주장하는 게 이상하니까.
자, 개인사를 주절주절 늘어놓은 까닭은 영화 <장손>이 픽션이기 때문이다. 픽션인데,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리얼리즘 픽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경상북도 김씨 가족의 장손에 관한 이야기'다. 너무도 핍진하여 두 시간 동안 경상북도 김씨 가족의 차남의 장녀가 괴로움에 몸부림쳤던, 그 이야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건
족보와 장손밖에 없다. 장손을 제외한 나머지는 흩어져야 산다. 영화는 가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층위의 갈등을 두 시간 동안 보여주는데, 그 갈등이 비단 가정 내에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프랙탈은 일부를 확대해 보면 전체와 동일한 모양이 반복되는 구조를 말한다. 그러니까 '선산 김씨'네 가정은 대한민국의 프랙탈이다. 영화는 가족에 관해서 말하고 있으나 이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서사가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은 '선산 김씨'네가 유난스럽지도, 특이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몇 개의 갈등이 중첩되면서 켜켜이 쌓인다. 그 갈등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제법 클리셰적인 갈등이다.
자기네 조상 제사를 지내는데 김씨 아닌 사람들만 모여 앉아 전을 부치고, 김씨들은 방문을 닫고 들어가 화투 치고 맥주를 마신다거나, 장손이 올 때까지는 에어컨도 안 틀어준다거나.
6.25 전쟁 때 빨갱이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고장난 라디오처럼 말하는 노인과 노인의 얘기가 궁금하지 않은 손자, 사업으로 부자가 된 자식과 사는 게 녹록지 않은 자식. 애초에 돈 되는 공장은 아들 주고, 낡은 집은 딸을 준 유산 분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와 세대갈등과 남녀갈등이 총체적으로 한 가정에 녹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전체와 동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두부 공장'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두부가 바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음식 아닌가.
두부를 잘 뭉치려면 쌩노가다를 해야 한다. 원래는 가정 내에서 만들었다(아는 척하는 이유는 내 외조모가 두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선산 김씨네 두부공장 역시 처음에는 가정 내에서 조모인 오말녀가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말녀는 며느리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두부가 못마땅하다.
두부 공장 씬에서 장남인 태근이 일하는 모습은 스케치로도 거의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 며느리가 일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일하는 사람은 손녀사위다. 그런데 사장은 당연히 태근이다.
간단히 설명된다. 이 가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여자와 여자와 여자와 여자들이다. 다시 프랙탈. 유사 이래로 놀고 먹은 여자는 소수다. 장손이라 해서 집안을 일으키고 어쩌고저쩌고 한 것만 같지만, 사실상 장손 혼자서 가정을 부양하고, 조상들을 제사지내주지 않는다.
조모는 장손 판타지를 공고히 한다. 조부는 규범과 같은 상징체계에만 관심이 있다면 실질적으로 현실화하는 사람은 조모다. 장손이 올 때만 에어컨을 켜 주고, 장손의 어릴 적 이야기를 신화처럼 반복하고, 제사상에 올릴 음식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여자들을 감시하는 여자. 장손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여자. 장손이라는 고귀한 존재를 만들어 희생을 합리화하는 여자. 어쩌면 장손은 고된 여자들이 만든 신화다.
그러니 사실 여자들이 뭉치지 않고 흩어지는 순간, 장손? 그게 뭔데.
가족의 미래
영화의 초반부에 제사 준비를 하면서 오말녀는 딸에게 '상조보험'에 가입하라고 재촉한다. 보살이 집안에 초상날 것을 예언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누구 하나 죽긴 죽겠구나' 하고 예상하게 된다.
누가 죽을까. 가족의 미래를 점쳐보자.
1. 김승필(장손의 조부)의 사망: 매우 자연스럽다. 나이도 많고, 대장암 수술을 해서 건강도 좋지 못하다. 제사를 꼭 자정에 맞추어 지내야 한다는 매우 고지식한 사람이다. 입만 열면 빨갱이 타령. 김승필이 사망한다면 자연스럽게 집안의 주도권이 김태근에게 넘어갈 것.
2. 김태근(장손의 부)의 사망: 장손의 모가 농담으로 하는 말. 하도 미워서 잘 때 한 대 때렸다. 죽지도 않고 왜 깼냐. 뭐, 슬프지만 장손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두부 공장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할 것. 공장은 서울에서 연기하는 장손에게 갈 것이냐, 공장에서 일하는 손녀사위에게 갈 것이냐.
3. 김성진(장손)의 사망: 큰일난다. 이 가족 망한다.
4. 오말녀(장손의 조모)의 사망: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실질적 가장. 오말녀는 현재 매우 건강하고 꼬장꼬장한 노인이다. 한글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오말녀가 죽는다면 장손 판타지로 이어온 가정은 붕괴된다. 오말녀만큼 장손을 우쭈쭈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
5. 그 외 여자들의 사망: 서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서 큰 사건이라 함은 누군가의 장례식이 될 것이다. 장례식은 별 탈 없이 잔잔하게 살던 가족에게 던져진 돌멩이가 아니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는 겉잡을 수 없는 와류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장례식을 계기로 드러났을 뿐.
<장손>은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독립영화상과 오로라미디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기 전 감독이나 출연진, 줄거리, 어떤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갔다. 두 시간 동안 경북에 본적을 둔 여성을 미치게 만드는 솜씨에 무슨 상을 받아도 받았겠거니 예상만 했다.
이 영화에 다양한 매력이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탁월한 이미지를 꼽고 싶다. 오래된 한옥에 사는 노인들의 출입을 쉽게 하려고 문간에 걸어둔 동앗줄 같은 디테일. 동그란 손잡이가 달린 줄조차도 굉장히 의미심장해 보인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압권인데, 장손 성진이 택시를 타고 떠나고, 성진을 배웅한 노인은 눈 쌓인 비탈길을 아주 오래 걷는다. 롱테이크로 잡아낸 그 장면은 마치 서편제 같다. 뭐 대단한 걸 하고 돌아서는 장면 같다는 뜻이다.
택시를 탄 성진의 얼굴에 아침해가 날카롭게 비친다. 성진은 눈을 찡그린다. 빛을 보는 대신 눈을 가려 버린다. 그런 디테일에서, 이 가부장제라는 망령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장손 성진의 손에서는 결코 낡은 시대가 종언되고 새로운 체제가 구축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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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그땐 그랬지' 정도의 픽션, 누군가에게는 현재 진행형의 고통, 또 누군가에게는 피해망상,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관습'.
<장손>은 픽션이 아니다. 리얼 다큐멘터리다. 추석 직전에 개봉하는 만큼, 가족과 함께 보면... 과연 괜찮을까?
장손(House of the Seasons, 2024)
감독: 오정민
출연: 강승호, 손숙, 우상전 외
러닝타임: 121분
개봉: 2024. 09. 11.
씨네랩에서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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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명탐정 코난 : 제로의 일상> 메인 예고편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은 《명탐정 코난》의 원작자 아오야마 고쇼의 감수를 받아 아라이 타카히로가 그린 스핀오프 작품이다. 공안 경찰, 사립 탐정, 검은 조직의 일원, 세 얼굴을 가진 이 남자의 진짜 사생활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인 줄만 알았는데. 빛과 그림자에 둘러싸인 남자, 아무로 토오루의 소소한 일상이 지금 공개된다.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 2022년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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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분노의 질주 : 라이드 오어 다이> 메인 예고편
- 아무리 빨리 달려도 과거를 앞지를 순 없다. 돔(빈 디젤)과 그의 패밀리 앞에 나타난 운명의 적 단테(제이슨 모모아). 과거의 그림자는 돔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 달려온다. 단테에 의해 산산히 흩어진 패밀리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맞서야 하는 함정에 빠지고 마는데.. 달리거나 죽거나, 그들의 마지막 질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