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Cho2025-05-21 19:58:14

영화 <브릭레이어>, 백인 남성의 시큼한 액션

[시사회 후기] 2025.05.28.(수) 한국 개봉

나름 액션 영화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스파이 영화를 찾고, 여름밤에는 누아르 영화가 끌린다. 와인이나 위스키 한 잔과 함께 마주하는 액션 영화는 서사와 대사로는 전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전한다.

 

물론 액션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고, 그만큼 관객의 취향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는 스타일은 맷 데이먼의 시리즈,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시리즈다. 깔끔한 액션에 쓸모없는 대사는 많이 생략한, 그러면서도 영화 전반의 분위기에 스며드는 작품을 사랑한다. 그 외에도 많은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파이 영화는 감사하게도 ‘007’, ‘미션 임파서블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로서 새로운 작품이 개봉했다면 영화관을 찾게 되는 장르다.

 

그런데 이번 <브릭레이어>는 백인 남성의 시큼한 땀 냄새가 그득한 영화였다.

 

* 씨네랩(cinelab)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한 시사회 후기입니다.

 

브릭레이어 포스터.jpeg
1.jpeg

영화 <브릭레이어>의 한국 포스터와 주연 에런 엑하트 / (C) 한국 배급 ㈜플레이그램

 

<브릭레이어>는 은퇴한 CIA 첩보 요원이 다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소환되어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 액션 영화다. CIA 최고 요원들이 연이어 살해당하고, CIA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 주범으로 추정되는 빅터 라덱을 처리하기 위해 전직 요원 스티브 베일(에런 엑하트)은 다시 작전에 소환되고, 현장 요원이 아닌 케이트 배넌(니나 도브레브)이 함께 투입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사건을 해결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주연인 스티브 베일 역으로는 <다크 나이트>하비 덴트역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에런 엑하트가 출연한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57세의 나이에도 뛰어난 액션을 보여준다. 케이트 배넌 역에는 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시리즈의 주연으로 잘 알려진 니나 도브레브가 출연했다.

 

2.jpeg
4.jpeg

(C) 한국 배급 ㈜플레이그램

 

 

서론이 길었지만 이번 영화에 대한 개인 감상을 공유하자면 <브릭레이어>는 말 그대로 백인 남성의 오래된 시큼한 땀 냄새가 그득한 영화다. 액션 장면은 일부 카메라의 구도에서 종종 흥미롭게 본 장면들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다소 부산스러운 화면 전환이 액션의 매력보다는 긴박한 흐름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은밀히 침입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과한 호흡 소리는 장면에의 몰입을 깬다.

 

무엇보다 시대적으로 아쉬운 스토리가 영화 전반을 장악한다. ‘은퇴한 요원을 다시 불러들여 사건을 해결하는 스파이 영화는 이제 너무 많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런 스토리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거나 혹은 액션 그 자체로 승부해야 한다. 하지만 <브릭레이어>는 그러지 못했다. 여전히 러시아 마피아와 라틴계 악당이 등장하고, 벨트로 목을 조르는 진부한 액션이 연출된다. 영웅이 되고픈 감상적인 백인 남성 주인공의 모습도 진부하다. 감상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뒷받침할 서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눈물을 빼려는 다소 당황스러운 연출이 보인다. 사이드킥으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무능력하고 극히 보조적인 존재로 등장한 후 성장한다는 전개 또한 시대착오적이다.

 

10.jpeg
6.jpeg

정말 주인공을 의심하는 사이드킥 서사와 폭발을 뒤로 하고 걸어나오는 주인공 장면이 필요했나 (C) 한국 배급 ㈜플레이그램

 

 

영화에 대해 안 좋은 얘기는 참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세상에는 안 좋은 얘기가 너무 많기에, 거기에 내가 하나를 더해서 무엇하나하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너무 좋은 영화가 많은데, 안 좋은 영화를 한 편 더 볼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 또한 든다. 그리고 영화를 애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 시대를 거슬러 가는 작품은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

 

 

 

영화 <브릭레이어> (2025)

감독 레니 할린

 

 

주연 에런 엑하트

작성자 . Cho

출처 . https://brunch.co.kr/@collectormemo/45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