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5-05-22 23:21:54
부유하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온기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 리뷰
개봉일 : 2025.06.04.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장르 : 청춘, 멜로, 로맨스
러닝타임 : 100분
감독 : 안소니 첸
출연 :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물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렁이고 흘러넘치며 특정 온도를 지나면 얼음이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청춘도 이와 비슷하다. 항상 출렁이며 작은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고 어느 한계점을 지나면 특유의 생동감을 잃어버린다.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의 단어 ‘안정’. 그의 반하는 단어 ‘불안정’. 사전적 의미로 봤을 때 불안정함은 다소 연약하고 부정적인 단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는 불안정함을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불안정한 물질과 청춘의 가변성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펼쳐내기에 이른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주인공 나나는 여행 가이드다. 그는 다른 이들의 여정을 이끄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찾지 못한다. 가장 편안해야 할 내 집. 그 안에서마저도 신발을 벗지 못하는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삶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다.
나나의 오래된 친구인 샤오는 이렇다 할 목표도 아쉬움도 없이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이리저리 밀리다 연길에 정착하게 된 그는 나나와 함께 차가운 겨울바람 속을 헤맨다.
여행객 하오펑은 금융계에 종사하는 청년이다. 친구들은 그의 직업과 경제적 능력을 부러워하며 ‘성공한 사람’이라는 왕관을 씌워주지만 하오펑은 자신의 인생이 즐겁지도 아름답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하게 몸을 끼워 넣어 보지만 곧바로 대열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상처 입은 세 청년. 나나, 하오펑, 샤오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떤 모양이든 될 수 있는 물처럼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청년이었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과 아픔을 겪으며 꿈을 포기하고 연길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현실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꽁꽁 얼어붙는다. 그렇게 한 번도 끓어오르지 못하고 불투명한 얼음이 되어버린 세 사람은 이제 스스로 얼음을 녹여낼 힘이 없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세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스쳐 지나갈 거라 생각했던 인연은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길게 이어지고 나나, 하오펑, 샤오의 세상에 새로운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공간적 배경은 연길이다. 연길은 중국 유일의 조선족 자치주로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공존하고 중국어와 한국어 간판이 한데 뒤섞여 있는 곳이다. 많은 것들이 혼재되어 한국 같기도 중국 같기도 한 도시. 이곳에 정착한 이방인 나나와 샤오는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서로를 붙든 채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래서 나나는 자신과 비슷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단절되었다’고 말하는 여행객 하오펑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손을 내민다.
세 사람은 그렇게 별거 아닌 이유로 한자리에 뭉친다. 그리고 술과 저녁 함께 먹기, 오토바이 타기, 길거리에서 라면 먹기, 서점에서 도둑질하기 등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세 사람은 그렇게 옆 사람의 체온을 느끼며 천천히 두꺼운 얼음을 녹여낸다. 그리고 마침내 얼음 아래 갇혀있던 찰랑이는 물을 만난다.
나나는 하오펑, 샤오와 함께 얼음 위에 발을 올려놓고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 덕분에 과거를 가까이 마주하며 다시 스케이트를 신을 용기를 얻는다. 샤오는 나나, 하오펑과 내기를 하며 구매하게 된 책 속에서 새로운 시작점을 찾고 하오펑은 나나와 온기를 나누며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삶’을 의미하는 손목시계를 풀어 내려놓는다. 혼자였다면 결코 느낄 수 없었을 온기와 안정감은 세 사람을 성장시키고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여러 인부들이 호수의 얼음을 깨고 옮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장비를 들고 얼음을 자르는 인부 한 명과 그의 허리에 감긴 로프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인부. 두 명의 인부는 한 팀이 되어 얼음을 자르고 기계로 옮긴다.
호수를 뒤덮은 얼음을 깨는 일을 안전히 해내려면 함께할 파트너가 필요하다. 인생의 전반을 뒤덮은 얼음을 거둬내는 일도 그렇다. 하지만 고립과 각자도생이 기본 옵션이 되어버린 사회적 분위기는 청년들을 각각의 얼음 속에 가둬버린다. 청년들은 그 안에서 홀로 벌벌 떨거나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스러지고 있다.
안소니 첸 감독은 이런 차가운 사회에 떨어진 청년들을 위해 <브레이킹 아이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은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되지만 얼음을 꺼내 수면 위에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놓기 시작하고 다시 물로 돌아간다. 이 원리를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에 적용해 보고 싶었다.”라고 언급한 그는 단단한 얼음 상태를 벗어나 물처럼 유연하게 뒤섞이고 서로를 발전시키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내일에 대한 희망과 관계의 소중함을 전한다.
<브레이킹 아이스> 속 자연 풍경들은 이러한 안소니 첸 감독의 마음을 투영하듯 굉장히 아름답고 무해하게 표현된다. 연길의 겨울바람은 꽤 차갑지만 세 사람이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눈밭과 얼음 연못을 만들어주고 백두산에서 마주친 거대한 곰은 조용히 나나의 발목 흉터를 킁킁대다 사라진다. 자연은 나나, 하오펑, 샤오를 해하지 않는다. 그 덕에 세 사람은 마음껏 자연을 누비며 울고 웃고 회복한다.
우리 사회도 이 영화 속 자연처럼 청년들에게 조금 더 무해하고 아름다웠으면 한다. 목적지가 없어도 마음껏 헤맬 수 있는 긴 도로를 주고, 안전히 구를 수 있는 폭신한 눈밭을 주고, 타인의 흉터에 눈길을 건네는. 그런 사회 말이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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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셋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마블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부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피터 본 칸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 네이버 영화개요: 액션, 모험, 코미디, SF | 미국 | 124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미셸 파이퍼 등
개봉: 2023.02.15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슈퍼히어로 파트너인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과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까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 그곳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만나며,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모든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2023년 첫 번째 마블 블록버스터 2월, 무한한 우주의 정복자가 깨어난다!
CINE PICK!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미지의 세계 '양자 영역'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가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사상 가장 강력한 빌런이자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마주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최악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앤트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친 페이튼 리드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으며, 완벽한 파트너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예고하는 폴 러드와 에반젤린 릴리의 협업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앤트맨' 역의 폴 러드는 이번 영화가 앞선 1,2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애를 중시하면서도 이번에는 훨씬 더 커진 스케일과 빌런 캉의 거대한 존재감이 남다를 것임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피터 본 칸트
Peter von Kant
ⓒ 네이버 영화개요: 멜로/로맨스 | 프랑스 | 85분
감독: 프랑수아 오종
출연: 드니 메노셰, 이자벨 아자니, 칼릴 벤 가르비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72년 독일 쾰른, 유명 영화감독 피터 본 칸트는 그의 말이라면 죽는시늉까지 마다하지 않는 어시스턴트 칼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오랫동안 피터의 뮤즈였던 여배우 시도니가 찾아와 피터에게 아미르라는 청년을 소개하고, 연인과 이별한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워하던 피터는 어린 아미르에게 첫눈에 반한다. 아미르에게 영화계의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사랑을 고백한 피터. 성공한 유명 감독과 무명 배우는 서로에게 이끌려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피터 본 칸트>는 세계적인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신작으로, 오종의 작품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독일 영화의 전설이기도 한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오마주한 작품입니다.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고, 국내의 경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이콘' 섹션에 초청되어 초고속 매진을 기록, 관객들의 추가 상영에 대한 문의가 쇄도해 추가 상영을 결정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미리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니발 라이징>부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로빈 후드> 등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떨친 배우 드니 메노셰, 소피 마르소와 함께 프랑스 대표 미녀로 언급되며 프랑스인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자벨 아자니가 출연하며, 주인공 칸트가 사랑에 빠진 무명 배우 아미르 역은 최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레아의 7개 인생>의 주연을 맡고 <스캄 프랑스>에 출연하기도 했던 칼릴 벤 가르비아가 맡아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
Final Cut
ⓒ 네이버 영화개요: 코미디, 공포 | 프랑스 | 112분
감독: 미셀 하자나 비시우스
출연: 로망 뒤리스, 베레니스 베조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까멜리아이엔티
시놉시스
프랑스에서 각종 영상을 찍는 레미(로맹 뒤리스)에게 일본에서 이미 성공한 원 테이크, 생방송, 좀비 영화를 프랑스어 버전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레미는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되지만 하나 둘 사고가 터지며 촬영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간다! 하지만 레미는 절대 카메라를 멈출 수 없는데…
CINE PICK!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는 무성영화 시기를 다룬 흑백영화 <아티스트>로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감독상,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신작 영화이며, 저예산 제작비와 무명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로 일본 최초 개봉 시 2개 관에서만 개봉했다가 입소문이 퍼지며 제작비의 1000배가 넘는 극장 매출을 기록하는 역주행 신화를 쓴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리메이크작입니다. 2022년 칸영화제에서 비경쟁 개막작으로 공개되어 뛰어난 완성도와 재미를 선사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프랑스에서는 개봉 당시 신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좀비 공포 영화의 촬영 현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면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진짜 희생되고, 그런 상황마저 영화로 담으려는 미친 감독 때문에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극 속에 '영화 속 진짜 영화 이야기', '가족애'까지 겹쳐지며 감동을 더한 영화입니다. 일본 원작과 달리 많은 제작비와 프랑스 최고의 배우들의 참여로 원작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작품성, 그러면서도 원작의 병맛 코미디의 재미를 잃지 않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메이징 모리스
The Amazing Maurice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 영국, 독일, 미국 | 94분
감독: 토비 젠켈
출연: 휴 로리, 에밀리아 클라크, 데이빗 듈리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블루라벨픽쳐스
시놉시스
신기한 능력으로 성공적인 사기 행각을 이어가던 모리스와 친구들! 4차원 소녀 ‘멜리시아’에게 정체가 탄로 나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도와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나선 그들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절대악 ‘쥐마왕’의 음모를 알아채지만 뜻하지 않은 위험에 처한다. 가까스로 잡혀있던 ‘복숭아’를 구해낸 모리스와 친구들은 마을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멜리시아는 허당 피리꾼 ‘키이스’와 함께 쥐마왕에게 맞서기 위해 진짜 마술피리를 찾아 나서는데.. 쥐마왕의 정체는 과연 무엇? 그리고 모리스와 친구들은 무사히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CINE PICK!
<어메이징 모리스>는 올해 올해 선댄스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아동문학계 최고 권위로 불리는 카네기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로 수상한 베스트셀러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전 세계 29개국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화제작으로, 사기력 만렙으로 불리는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 '모리스'와 상극 친구들의 완벽 협동작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라딘>, <슈렉>, <코코>를 만든 흥행 드림팀과 <하우스> 시리즈의 휴 로리,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 팬층이 두터운 에밀리아 클라크의 더빙이 만나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스톰 보이
Storm Boy
ⓒ 네이버 영화
개요: 가족 | 오스트레일리아 | 99분
감독: 숀 시트
출연: 핀 리틀, 제이 코트니 등
개봉: 2023.02.16
배급: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외딴 해변가에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마이클’.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어미를 잃은 아기 펠리컨 세 마리를 발견하고, 마을 원주민 ‘핑거본’의 도움으로 아기 펠리컨들의 집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폭우로 바다에 빠진 아빠를 펠리컨 ‘퍼시벌’이 구하게 되고 이 사건이 매스컴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펠리컨 사냥꾼들이 다시 해변가로 몰려드는데… 어느 날 찾아온 가장 특별한 ‘새’상! 끝까지 지켜 줄게!
CINE PICK!
호주에서는 국민 소설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콜린 티엘의 1964년 베스트셀러 소설 <Storm Boy>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한국에서는 <폭풍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수입, 출간되었으며 1976년에는 이미 영화화가 한차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환경 보호와 동물 보호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며 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돋보이며, 호주 남부 쿠롱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상미와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 마법 같은 이야기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또한, <샤인>, <캐리비안의 해적>, <킹스 스피치> 등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제프리 러쉬가 출연해 어른이 된 주인공 '마이클'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Duda&Dada The Secret of HooHoo Island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 대한민국 | 83분
감독: 최병선, 김지윤
출연: 이영아, 장경희, 엄상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NEW
시놉시스
두다를 위해 친구들이 뭉쳤다! 후후섬에 가기 위해서는 신비의 꽃, 빛나는 크리스털을 찾아야 해! 우리 핑카 타고 모험을 떠나볼까? “우와! 전설의 눈토끼 마을에 도착했어!” 뭐? 보름달이 뜰 때마다 용이 내려와 아기 토끼들을 데려간다고? 용으로부터 아기 토끼들을 구하고 후후섬에 가기 위한 보물들을 얻어야 해! 다들 함께 할 준비됐지? 다 함께 두다다다 출발 =3=3
CINE PICK!
영화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은 엄마의 기억을 찾아 후후섬으로 모험을 떠난 두다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롤러코스터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두다다쿵'은 호기심 많은 두더지 두다가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탐험하며 세상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선사하여 방영 당시 EBS 방 시청률 유아동 부문 1위를 차지한 국내 대표 유아 애니메이션으로,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남미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며 140개 채널에서 방영,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애니메이션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보다 더욱 넓어진 세계관과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다와 친구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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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관객석에 앉아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주인공들이 있다. <몬스터>속 샤를리즈 테론의 캐릭터가 그랬고,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일부러 그러한 서술 방식을 취함으로써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한다. <투 레슬리>의 레슬리 역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계속 실패하고 마는 캐릭터이다. 관객은 그녀가 무너지고 또 모욕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적어도 ‘괜찮은’ 엔딩이 기다리고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힘겨운 여정은 미국의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변을 위태롭게 걷다 사라지지 않는다. 레슬리는 끝내 방 한 칸을 찾아 안착함으로써 관객을 배반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는 한때 얻었던 복권 당첨금은 도박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뢰는 알코올 중독으로 모두 잃었다.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지만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마땅치 않다. 원래 살던 곳에서 그녀가 재기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던 중 우연하고도 놀랍게도 허름한 모텔을 운영하던 남자가 그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자리를 제안한다. 그 자신도 사유지에서 몰래 잠을 자던 부랑인인 레슬리에게 숙식과 급여를 제공하기로 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의 말미에 마침내 중독을 억누르고 가족과 친구를 끌어안는 레슬리를 보고 나면 관객은 깨닫게 된다. 일자리 제안도,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힘겨운 과정도, 망친 관계를 회복해보려는 움직임도 모두 레슬리를 향한 아주 작은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찰나의 믿음이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마침내 그녀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레슬리에게>는 그 제목처럼 레슬리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녀의 눈부신 성장 드라마도 아니다. 오히려 끈질긴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작은 믿음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믿음이 바로 레슬리를 엔딩까지 데려가는 실낱 같은 희망이고, 그것이 쌓여 실패하더라도 일어설 수 있는 힘과 관계망을 만든다. 그래서 그녀가 앞으로 ‘오래 오래 행복하게’사는 엔딩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관객은 충만한 채 극장을 나설 수 있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아 참석 및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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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니센스> SF의 탈을 쓴 익숙한 듯 다른 로맨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해 도시의 절반이 바다에 잠긴 근미래. 퇴역 군인인 '닉(휴 잭맨)'은 동료 '와츠(탠디 뉴튼)'와 함께 사람들의 추억을 다시 체험하게 해주는 기계를 운영하며 지낸다. 특히 기계와 기억들의 안내자인 닉은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세계인 과거 속을 항해하며 고객들이 잃어버린 기억에 다가가게 도와준다. 그러던 어느 날, 잃어버린 열쇠를 찾으려는 '메이(레베카 퍼거슨)'가 닉의 앞에 나타나고 그들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첫 만남처럼 갑작스레 사라진다. 메이를 잊지 못하고 그녀와 관련된 단서를 찾던 닉은 그녀의 실종에 잔혹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흔적을 발견하고, 가려진 진실을 찾기 위해 기억 속으로 뛰어든다.
휴 잭맨, 레베카 퍼거슨 주연의 <레미니센스>는 <인셉션>과의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이자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의 각본가였던 조너선 놀란이 제작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유사점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두 영화의 소재가 같다. 누군가의 기억에 접근할 수 있고, 그 기억을 정보화해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기계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기억과 꿈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내자 혹은 설계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칙, 현실 대신 과거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모습, 남자 주인공이 연인과의 과거를 잊지 못하고 현실과 추억의 경계에서 망설이는 전개도 서로 닮았다. <인셉션>이 현실과 꿈, 그리고 꿈속의 꿈을 자유로이 오가며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것처럼 <레미니센스>에서도 추억과 현실을 넘나드는 편집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유사한 소재와 세계관, 설정 및 주인공을 풀어내는 두 영화의 방식만큼은 상극이다. 거칠게 표현해서 <인셉션>이 철저히 이성적인 영화라면, <레미니센스>는 철저히 감정적이다. 전자가 감독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탐구하면서 퀴즈를 풀거나 정교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는 데 비해, 후자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 유려하게 도시 위를 떠다니면서 그들에게 공감하기를 유도하는 작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셉션>에 비해 <레미니센스>는 SF스러운 세계관과 여러 설정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영화로서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처럼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닉과 메이의 로맨스는 분명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특히 그들의 대화에서 언급되듯이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과 이들의 관계가 꼭 닮아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한 리라의 달인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가 하데스로부터 그녀를 이승으로 데려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다. 그러나 그녀를 데려가던 중 그는 결코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했고, 그 즉시 에우리디케는 도로 저승으로 끌려가 버렸다. 이에 좌절한 그는 평생 그녀와의 사랑만 노래하다가 죽는다. 닉과 메이가 노래를 매개로 사랑을 싹 틔운다는 점, 메이의 실종 이후 닉이 추억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 본인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해놓고 정작 그녀를 찾기 위해 추억 속에서 살려고 하는 닉의 모습 등에서 그들은 신화 속 연인의 환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 <레미니센스>는 오래된 로맨스를 반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에우리디케의 시점으로 신화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본래 그리스 신화에서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목적이자 대상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영화 속 에우리디케인 메이는 다르다. 실종된 후에도 그녀는 여러 방법으로 닉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며, 닉에게 자신의 행방에 대한 힌트를 남김으로써 그가 저승으로 간 오르페우스처럼 과거의 추억을 되짚어 보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에우리디케는 사랑을 받는 대신 사랑을 주고,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오르페우스로 하여금 뒤돌아 서도록 명령하는 주체인 메이로 거듭난다.
그 결과 에우리디케의 시점에서 보면 오르페우스가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기고 뒤돌아서 연인을 바라보는 순간은 실패의 순간이 아니다. 오히려 저승과 이승의 경계로 인해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상황마저 뛰어넘게 하는 에우리디케의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이에 응답하는 오르페우스의 사랑이 마주하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닉과 메이의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실종된 메이를 잊지 못한 닉이 현실이 아닌 추억 속에서 사는 모습은 일견 배드 엔딩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에우리디케가 그러했듯 현실과 추억을 뛰어넘어 사랑을 고백한 메이에게 닉이 응답하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신화의 재해석은 두 연인의 대화에서도 암시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메이에게 닉은 그런 이야기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메이는 행복한 이야기를 중간에서 끝내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영화는 오르페우스의 죽음이라는 원래 엔딩 대신 그가 에우리디케를, 곧 닉이 메이를 뒤돌아보는 중간 지점을 종착점으로 삼으면서 그녀의 부탁을 실천에 옮긴다. 이러한 의미의 전환이 커플의 대화에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닉과 메이가 마치 저승에서 이승으로 올라가듯이 계단을 올라 빌딩 테라스에서 도시의 저녁노을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두 번 보여준다. 그때마다 미묘하게 같은 듯 다른 연출은 각각 이야기의 의미가 변하기 전의 아픔과 그 후의 기쁨을 암시하며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다만 로맨스가 유독 눈에 띄는 <레미니센스>의 특징은 두 가지 문제점을 유발한다. 우선 로맨스의 강렬한 인상과는 별개로, 닉과 메이의 서사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영화는 플롯의 모티브인 오르페우스 신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앞서 언급한 몇몇 대사와 장면, 전반적인 스토리의 진행을 통해 암시하는 데 그친다. 그렇기에 신화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면 비극으로 알려진 오르페우스의 이야기가 갑자기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캐치해내기가 쉽지는 않다. 같은 신화를 소재로 삼았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신화의 내용과 영화 속 연인의 사랑이 갖는 의미의 관련성을 나름 명시적으로 알려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경우 작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로맨스는 그저 우연과 운명으로 점철된 평범하고 지루한 이야기로 여겨질 수 있다.
또한 로맨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한 나머지 다른 장르적 요소들이 모두 잡아먹히기도 한다. 각각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장르 간의 연결성도 약해지는 것이다. <레미니센스>는 크게 세 가지 플롯으로 진행된다. 닉과 메이의 로맨스, 메이의 실종과 관련된 스릴러,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속에서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심화되는 디스토피아 사회를 묘사한 SF가 그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분량을 배분받지 못한 나머지 사라진 메이가 품고 있는 미스터리는 순간적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킬지언정 입체적인 전개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내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환경 문제와 사회경제적 이슈를 연계시킨 메시지 역시 극의 배경에만 머무른다.
특히 <레미니센스>가 SF 영화로서 나름 참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로맨스에 쏠려 버린 장르의 조합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빈부격차가 대두되는 미래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환경 문제 안에서 다루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엘리시움>, <인타임>, <승리호> 등 많은 SF 영화가 디스토피아 세계 속 빈부격차를 그려낸 바 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침수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빈자와 남은 땅을 딛고 사는 부자들이 대비되는 그림이 흔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또한 빈부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수단인 물이 영화 곳곳에서 다양한 상징으로 사용되며 서로 다른 장르를 하나로 묶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SF적 시도를 살려내지 못한 결과물은 더욱 안타깝다. 해수면 상승이 빈자에게는 생사를 오가는 문제이기에 영화에서 특정 인물이 죽거나 죽음에 가까워지는 자리에는 항상 물이 존재는 등 물이 죽음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이 그 예시다. 그러나 로맨스라는 홍수에 쓸려 내려간 <레미니센스>는 SF 영화로서의 개성과 연출적 특징을 어필할 기회를 끝끝내 잡지 못한 채 한 편의 로맨스 영화로 마무리된다.
P(Poor 형편없는)
로맨스로 시작해서 로맨스만 뇌리에 남는 SF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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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들, 이민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민자의 모습은 그렇게 좋지 않다. 대부분 막노동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이미지를 가진 그들은 한국 사회 안에서도 그렇게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이민자라고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 국적을 가진 이들이 많이 떠오르는 반면, 미국에서는 아시아권과 남미의 이민자들이 많이 떠오른다. 워낙에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회를 구성한 국가의 특성상 한국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미국에서의 이민자들의 이미지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이민자들의 직업과 이미지는 그들에 좋지 않은 선입견을 덮어 씌운다. 그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낮은 계급과 지위라는 두꺼운 필름이 덧붙여져 있다. 그건 개인의 문제라기 보단 사회의 문제다. 어느 국가에서건 그렇게 이민자들을 대하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들이 많이 하는 직종은 그 일이 이민자들이 많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고 왠지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일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많은 이민자들도 그걸 알고 있지만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다음 삶의 미래를 꿈꾼다.
같은 삶과 터전에 살아가는 이민자의 모습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된 영화 <발렛>은 미국 내에서 주차 대행 서비스인 발렛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이민자를 화면에 담는다. 물론 이 영화가 발렛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 발렛일을 하며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하는 남미계 이민자 안토니오(에우헤니오 데르베스)를 중심인물로 한다. 그는 그저 평범한 이민자처럼 보인다. 일을 성실하게 하고 차분하고 조금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그는 동료들과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 자신은 원하지 않지만, 현재 그는 좀 더 큰 꿈을 꾸는 아내와는 별거 중이고 이혼을 앞두고 있다. 초반에 화면에 보이는 그의 삶은 무척 단순하다. 그는 발렛 일을 열심히 하고 집에서는 가족들을 챙기며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가 지금 바라는 건 별거 중인 아내와 다시 합치는 것인데, 아내를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좀 더 일에 신경 쓴다. 하지만 그가 벌 수 있는 수입은 한계가 있어 그가 바라는 행복이 꽤 멀게만 느껴진다.
안토니오와 그의 주변 인물들은 미국 내 이민자들이다. 아마도 미국 사회 안에서 발렛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민자들 일 것 같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차를 맡기는 이들은 발렛 관리자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차 열쇠를 던진다. 그리고는 그저 스쳐지나 자신의 볼일을 보러 갈 뿐이다. 그런 무심한 시선에도 발렛 관리자들은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한다. 영화는 그런 안토니오와 이민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그들 중심으로 담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발렛 관리자들은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이었다. 카메라는 그들을 제대로 비추기보다는 화면 언저리에만 살짝 비출 뿐이었다. 하지만 영화 <발렛>에서는 그들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멋진 차를 맡기는 사람들은 화면에서 잘리거나 화면 언저리에 자리한다.
그리고 안토니오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얼굴도 비춘다. 나이 든 어머니, 동생을 비롯한 이웃들이 화면의 중심에 서서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백인 여성과 유색 남성의 로맨틱한 사랑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분명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인기 여배우인 올리비아(사마라 위빙)로부터 시작된다. 유부남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그는 파파라치에 자신과 유부남의 사진이 찍혀 공개되자 우연히 그 사진에 같이 찍힌 안토니오를 이용해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 바로 가짜 연인 행세를 하는 것이다. 영화는 그렇게 얼떨결에 제안을 수락한 안토니오의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유발하고 생각보다 순수하고 정직한 그의 모습을 통해 평범한 사람의 진심을 보여주며 따뜻함을 전달한다.
안토니오의 삶에 초대된 백인 여성, 그리고 따뜻함
안토니오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차분하게 잘 소화해 낸다. 그게 어색할지라도 그는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며 올리비아에게 해가 되지 않는 방식을 끝까지 고수한다. 그것이 때론 답답해 보이지만 그 정공법은 올리비아의 마음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올리비아는 안토니오의 삶과 공간 속으로 조금씩 들어간다. 안토니오가 일하는 공간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가짜 커플 연기는 안토니오의 집까지 이어지고, 그 주변의 공원까지 연결된다. 그 모든 공간은 이민자들이 일하고 살고 산책하는 공간이다. 백인 여성이 이민자의 공간으로 들어와 그들의 문화와 그들이 가진 이야기를 경험하고 마음을 여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중심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슷한 영화는 많았지만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번 영화 <발렛>도 그렇게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태도만큼은 훌륭하다. 그들이 가진 직업과 가족 문화를 이질 감 없이 전달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삶도 다르지 않다는 걸 끊임없이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구조로 시작하지만 이 영화 안에서 누군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무척 따뜻한 이야기의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발렛>은 2006년에 만들어진 동명 프랑스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전작도 꽤 좋은 반응이 있었지만 이번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리메이크 <발렛>이 좀 더 재치가 넘치고 유머러스하다. 여기에 이민자들의 삶과 태도를 영화의 중심에 넣으면서 무척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궁금해하기보다는 각 인물이 앞으로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게 될지가 좀 더 궁금해지게 된다. 그만큼 영화는 이민자의 삶과 태도를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조금 다른 감정을 전달한다.
*영화의 스틸컷은 [IMDB]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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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치 있는 코미디 <드림>이 재미없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엄마의 사기 범죄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화를 참지 못해 대형 사고를 내고, 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맡는다. 이에 홍대는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을 맡아 이미지를 개선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선수 선발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현실에 찌든 다큐멘터리 PD '소민'(아이유)은 없는 듯 있는 각본을 들이대며 실력이 아닌 사연 순으로 선수를 뽑자고 협박 아닌 권유를 한다. 골문 안으로 공을 보내는 법도 모르고, 체력은 엉망이며, 반칙만 잘하는 선수들도 도움은 안 된다. 그렇지만 홍대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에게도, 소민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월드컵 출전이라는 꿈은 소중하니까.
<드림>, 익숙하지만 어색하다
<스물>과 <극한직업>으로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이병헌 감독. 그의 무기는 신선함이었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파괴하는 도전 정신 덕분에 그의 이야기는 설령 뻔해도 새로웠다. 쉴 새 없이 쏘아붙이는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2010년 홈리스 월드컵을 모티브로 삼은 <드림>에서도 그의 장기는 유효하다. 빠른 템포로 주고받는 홍대와 소민의 티키타카는 살아 있다. 조연 한 명 한 명으로부터 코미디를 뽑아내는 실력도 여전하다. 홍대와 '범수'(정승길), 범수의 애인 사이에서 발생한 삼각관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전반부는 부자연스럽다. 쏟아지는 대사는 재치가 있지만 재미가 없다. 마치 자기 스타일을 과시하려는 집착 또는 강박 같다. 후반부는 정반대다. 웃음 대신 신파가 중심이다. 전반전은 웃음, 후반전은 감동이라는 한국 영화 공식을 차용했다.
사실 신파는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와 성장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잘 살려낼 수만 있다면 적절한 선택이다. 하지만 정작 감동과 눈물은 공허하다. 그러다 보니 앞선 코미디와 잘 조화되지 않는다. 의아한 대목이다. 이병헌 감독은 단순히 잘 웃기기만 하는 감독이나 작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연민과 공감에 바탕을 둔 웃음
그의 필모그래피를 추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주인공을 향한 연민이다. 주인공을 연민하는 관객은 자기 현실을 그에게 은연중 투영한다. 그러다 보면 코미디는 일회성 웃음이 아니다. 현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웃으면서 털어버리자고 격려하는 치유의 장이다. 영화관 밖 현실은 힘들어도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아픔도 별일 아니라며 웃을 수 있다는 것. 이병헌 표 코미디의 진가다.
<스물>은 이십 대 남성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기껏 간 학교에서 뭘 할지 모르는 대학생,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재수생,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꿈을 찾아 방황하는 백수까지. '헬조선'이라는 말이 한창 유행하던 당시 사회적으로 정해진 트랙대로 사는 데 지친 청년들의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 주인공들의 바보 같은 연애사와 한심한 행동에 관객들이 마음 놓고 웃을 수 있었던 진짜 이유다. 병맛 넘치는 섹드립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극한직업>도 마찬가지다. 작중 가장 웃긴 대목을 하나만 꼽으라면 치킨집 장면을 고를 수 있다. 위장만 하려던 형사들이 정신 차려보니 실제로 치킨집을 운영하며 좌충우돌하는 모습. 이 또한 남 일이 아니기 때문에 웃겼다. 문과를 나오든 이과를 나오든 종착역은 치킨집이라는 자조적인 유머가 퍼져 있는 사회였기에 가능한 웃음이었다. 즉, <극한직업>은 그저 형사물에 코미디만 버무린 게 아니었다. 승진은 막히고 생활고를 겪는 직장인의 비애를 치킨집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였다. 그래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연민과 현실이 사라진 <드림>
그런데 <드림>에서는 연민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전작과 달리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인데, 정작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 않다. 홈리스 월드컵에 나간 선수들을 보자. 그들은 투혼을 보여줬고, 인기 팀에 뽑히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흘린 땀과 피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문제는 그 후다. 그들의 변화를 보여줄 때 영화는 편의적이다. 모든 문제가 손쉽게 해결된다. 집이 없어 딸과 함께 밥도 못 먹던 아버지는 호주 유학을 떠나는 딸과 행복한 미래를 기약하며 이별한다. 계란빵 하나도 사치인 남자친구는 애인과 계란빵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게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 아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알 수 없다.
러닝타임이 지날수록 소민이라는 캐릭터가 붕 뜨는 이유도 같다. 첫 등장은 좋다. 그녀는 예상을 빗겨 나가는 염세적인 대사와 행동으로 무장해 이병헌 표 티키타카의 재미를 잘 살려낸다. 하지만 카메라는 정작 그녀의 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PD의 일상은 대사로만 나온다. 이번 다큐멘터리가 마지막 기회인 이유도 잘 보이지 않는다. 가족사나 선수로서의 굴곡이 모두 묘사된 홍대와는 다르다. 스포츠 영화로 장르가 바뀐 후반부에서 소민은 카메라를 든 관찰자일 뿐이다.
그러니 화려한 조명과 현란한 카메라 워크로 무장한 결말은 어색하다. 홍대는 관중이 가득한 그라운드에 축구 선수로 복귀한다. 멋진 플레이를 연달아 보여주는 홍대는 이날 경기에서 의심할 여지 없는 주인공이다. 관중석에는 홈리스 선수들과 가족이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그 옆에는 소민이 연예인처럼 세팅한 채 앉아 있다.
인위적이다. 현실적인 맥락이 보이지 않는다. 고민 하나를 해결하자마자 곧장 주인공에게 입대라는 고비를 던져주던 전작과는 다르다. 마치 꿈같은 성공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신파를 사용해도 감동은 크지 않다. 연민이 없는 웃음도 입가를 순식간에 떠난다.
재치는 있지만 재미는 없는 이유
영화도 어색함을 아는 눈치다. 감추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우선 리듬이 부자연스럽다. 아무리 찰진 티키타카가 장점이라지만 너무 빠르다. 물론 빠른 템포가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기는 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모든 캐릭터를 다 챙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일례로 홍대는 사고를 치고,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정하고, 소민을 만나고, 팀원들을 설득한다. 이 장면들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선은 생략되거나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홍대, 범수, '인선'(이현우) 정도만 예외다.
스포츠 영화로 바뀐 후반부에서도 무리수를 둔다. 홈리스 월드컵 경기를 묘사할 때 영화는 경기 자체의 연출보다는 해설자의 멘트에 더 집중한다. 실제로 경기 내용은 코미디에 가깝게 묘사된다. 반면에 해설자는 이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감동적인지를 하나하나 직접 알려준다. 스포츠 영화라면 경기 자체가 감정을 끌어올리고 해설은 그 순간을 짚어주는 조력자여야 하지만, 역할이 바뀌어 있다.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가 경기 내용을 충실히 묘사해 선수들의 감정 변화를 보여준 것과는 상반된다.
이는 현실적인 맥락과 공감할 여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타개하려는 고육지책이나 다름없다. 전반부에서는 현란한 말솜씨로, 후반부에서는 눈물로 문제를 가리는 셈이다. 작중 웃음과 울음 모두 다소 가볍고 공허한 이유다. 그러다 보니 <드림>은 아쉬움이 크다. 이병헌 감독의 재치는 여전하나, 전작과 같은 재미는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Poor 형편없음
연민이 사라지고 현실을 놓치자 재미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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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엔딩이 아닌 새로운 챕터의 시작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고, 얼굴만 바라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때가 있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방금 데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와 또 전화기를 붙들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그 사람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냐고 묻는 말에 “그냥 좋으니까, 다 좋다.”고 대답했던 설레는 시간을 지나, 이런 점은 이유 없이 좋고, 저런 점은 제법 괜찮은 것은 같고, 그래도 참아 줄만한 단점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바꿔 보고 싶은 그런 성격들이 대충 파악이 되었다고 말도 안되는 자만심으로 “이 사람을 알만큼은 알고 있지.” 하고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면 둘만의 관계는 나의 원가족, 그의 원가족까지 확대 되기 마련이고, 출산과 육아를 겪고 나면 둘의 우주는 더 넓어 진다. 넓어진 세계관 속에 놓여지고 나면, 내가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사랑하는 그 사람은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으로 바뀔 때도 있고, 가끔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상대방 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모습들이 나타나 나 자신을 당황하게 만드는 일도 부지기수다. 사랑이라는 것은, 아니 결혼이라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일 뿐 아니라, 나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발견은 긍정적일 때도 있지만, 부정적일 때도 있다. 지금의 나는 누구일까? 지금의 나는 무엇일까? 끝없는 물음표 속에서 답을 찾아가고,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가끔 이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관계를 재정비 하고 바로 세우고자 할 때도 있다.
영화 <결혼이야기>는 뉴욕시에서 활동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뮤지컬 감독 찰리 바버와 배우인 아내 니콜 바버의 이혼이야기이다. 둘은 아들하나를 둔 화목한 부부였지만, 시간이 흘러 결혼생활을 끝내고자 한다. 이혼 중재인을 찾아가 상담의 일환으로 서로의 대해 좋은 점을 쓴 글을 읽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렇게 좋은 점들이 있지만, 결국 이혼을 선택한 부부라는 첫장면에서부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현실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되는 이혼의 과정은 더욱 더 현실적이다. 니콜이 처음에 말한 것처럼 서로 얼굴 붉힐 일 없도록 변호사 쓰지 말고 깔끔히 헤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동료의 권유에 LA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여성 가정변호사 '노라'를 만난 니콜은 상담에서 찰리와 함께했던 지난날을 되새겨 보다 찰리가 매번 자신을 등한시해왔고, 내 생각이 매번 거절당한 것 같고, 심지어는 기획사의 무대 매니저와 바람핀 것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다 결국 노라를 변호인으로 고용한다.
그 이후 니콜은 마침 가족을 만나러 LA로 건너온 찰리에게 이혼서류를 건넨다. 니콜의 독단에 괘씸해진 찰리는 또 다른 실력파 변호사 '제이'를 찾아가게 되고, 제이는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자문하게 되고, 부담스런 수임 비용과 아들에게 끼칠 악영향을 생각해 단념하고 뉴욕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노라가 찰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른 시일 내에 변호인을 고용하지 않으면 헨리의 양육권을 받아갈 수 밖에 없다고 재촉하면서, LA로 다시 넘어와 정중하면서도 회유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전직 가정변호사 버트 스피츠를 변호인으로 내세우게 된다. 양육권 소송에서 유리하기 위해 LA의 아파트를 임대해서 살게 되는 찰리.
애초에 이혼이라는 것 자체가 사랑했다 아름답게 헤어지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관계가 되기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소송으로 약점을 내세우기 위해 서로의 나쁜 면을 모두 꺼내어 이혼으로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고, 그 과정은 둘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게 된다. 사랑한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
소송 중에도 문득 남아 있는 서로의 애정이 보이는 장면들이 있다. 상을 받은 니콜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니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 ‘이렇게 까지 이혼해야 하는 걸까?’ 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니콜과 찰리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찰리와 니콜의 이혼과정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인생과 너의 인생 그리고 아이까지 우리의 인생이 하나의 삶으로 완전하게 인정되며, 따로 또 같이 모두함께 행복의 순간을 누리도록. 나는 어떤 아내인가. 나는 어떤 엄마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게 만든다. 결혼이란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와 같은 엔딩이 아닌 새로운 삶의 형태의 시작이고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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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4주 최신 개봉영화(모가디슈, 정글 크루즈, 방법 재차의, 배틀 크랙, 갈매기 )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7월 2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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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정글크루즈 #방법재차의 #배틀크랙 #갈매기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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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통의 가족> 티저 예고편
"허진호 감독이 탄생시킨 마스터피스" - Dominion Cinemas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보통의 가족]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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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리쿠르트> 공식 예고편
노아 센티네오 출연의 넷플릭스 공개 예정 시리즈 《더 리크루트》의 공식 예고편을 시청하세요. CIA의 신출내기 변호사가 위험천만한 국제적 파워 게임에 휘말린다. 한때 CIA에 협력했던 여자가 중대 범죄 혐의를 벗겨주지 않으면 오랫동안 CIA와 어떤 관계였는지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인데. 모든 에피소드,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