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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몬2025-05-28 12:06:03

우리가 말하지 못한 것들

<신성한 나무의 씨앗> 리뷰



*스포가 있습니다.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이상 은유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이란 정부의 폭력, 가부장제의 착취, 신정체제의 억압을 가정이라는 무대에 그대로 올려놓는다. 카메라는 한없이 사실적이며, 시선은 철저히 여성의 고통과 응시에 집중되어 있다. 영화는 목격이 아니라 직면의 영화다.


주인공이만 테헤란 혁명수비대 법원의 수사판사로 임명된, 독실하고성실한가장이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고,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집을 넓히며 중산층의 안정된 삶을 꿈꾼다. 그러나 꿈은 국가의 수사권을 행사하는 권총과 함께 붕괴된다. 이만이 수사판사로서 서명하는 수많은 사형 선고는 단지 국가의 명령이 아니다. 그것은 가정 내에서 폭력을 정당화하는가장의 권위 변모한다.

 

영화는 권위의 사유화 과정을 정밀하게 포착한다. 권총을 잃어버린 , 이만은 가족을 의심하고, 통제하고, 고문하고, 감금한다. 그가 총을 휘두르지 않아도권위 총과 함께 안을 배회한다. 총은 국가의 총구이자 가부장의 상징이다. 이만은 점차 스스로를국가 권력의 대리자 여기며, 가정을 법정으로 만들고, 가족을 피고인으로 전락시킨다.

 

영화는 가부장의 몰락이 아니라, 여성들의 각성을 따라간다. 특히 어머니 나즈메의 변화가 눈에 띈다. 처음엔 남편의 출세를 기뻐하고 가족의 안위를 위해 침묵하던 그녀는, 시위에서 다친 딸의 친구를 받아들이면서 서서히 전선을 넘는다.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던 그녀는, 점점 무너져 가는 남편을 보며 이상 지킬 없는 체제를 체감한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딸이다. 그들은 SNS 통해 외부 세계를 접하고, 친구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점차 체제에 반응한다. 큰딸은 거짓 자백으로 가족을 지키고, 작은딸은 고리를 끊어내며 직접적인 구조 행위를 수행한다. 연쇄적 행동은페미니즘적 연대이자, ‘다음 세대 여성의 행동 자체이다. 영화에서 여성은 이상 희생자도, 관찰자도 아니다. 그녀들은 결단하고 구조하며, 제도를 넘는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 픽션이지만, 장면 곳곳에 실제 히잡 혁명의 시위 장면이 삽입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것을보여주는 그치지 않는다. 다큐적 삽입과 극적 전개 사이의 긴장이 영화의 가장 날카로운 지점을 형성한다. 이른바 정치적 리얼리즘이다.

 

감독은 카메라를 고정하고, 인물 거리와 시선을 세심하게 조율한다. 가족이 함께 앉은 식탁에서조차 긴장은 감지된다. 감금 장면에서는 캠코더의 시점이 삽입되어, 권위의 시선과 카메라의 시선이 분리되고 충돌한다. 장치는 이만의 권력이 외부에 의해 기록되고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영화는 철저히 연출된 세계이지만, 세계는 오늘날 이란 여성들이 살아가는 현실과 무섭게 평행한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 전장이가정이며, 전투는 자체. 주체는 여성이고, 그들의 감정은 두려움과 책임, 그리고 연대의 용기다. 영화는 관계의 전복을 이야기한다. 여성은살아남기 위해 싸우는존재이며, 싸움은 이상 사적인 것이 아니다.

 

영화는 사실상 국외 도피 상태에서 비밀리에 완성된 영화다. 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는 2022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후 반정부 발언과 정치적 활동으로 인해 수감되었다. 이후 당국으로부터 여권을 압수당하고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고, 상태에서도 영화를 촬영했다.

 

놀랍게도 영화는 여러 감독과 활동가, 스태프의 협력과 은닉, 그리고 디지털 편집 파일 전송을 통한 비밀 유출 방식으로 마무리되어, 2024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개되었다. 감독은 영화 공개 직전, 극비리에 이란을 탈출하여 독일에 망명했다. 영화는 단지 하나의 극영화가 아니라, 제작 과정 자체가 정치적 저항의 행위였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 어떤 다큐보다 구체적이고, 어떤 픽션보다 절실하다. 이란의 억압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종종가정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라는 명분으로 침투한다. 그러나 영화는 여성의 연대가 거대한 가부장제의 뿌리를 흔들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영화의 씨앗은 단지 이란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모든 여성의 것이며, 한국 사회 또한 예외일 없다.

그리고 이제, 씨앗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감독 모함마드 라술로프

개봉 2025.06.03.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독일

러닝타임 167분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씨네랩 초청으로 관람했습니다.

작성자 . 시나몬

출처 . https://brunch.co.kr/@cinna-mon-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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