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28 15:04:27
🎫 5월 5주 차 개봉예정작
🎩 웨스 앤더슨표 첩보 스릴러...?
📮 5월 5주차 씨네뉴스가 도착했습니다!
마크 러팔로, <스파이더맨: 브랜뉴 데이>에서 브루스 배너로 복귀한다고 합니다! MCU 10번째 등장으로,
단순 카메오가 아닌 주요 역할로 참여 예정입니다.
배너가 헐크로 변신할지는 미정이지만, 피터 파커의 과학적 멘토 역할이 유력하며 <쉬헐크>이후 첫 복귀이자, 향후 <어벤져스: 둠스데이>와도 이어질 흐름이라고 합니다.
이번 헐크의 등장은…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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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마크 러팔로, <스파이더맨: 브랜뉴 데이>에서 브루스 배너로 복귀
❷ 이병헌, <오징어 게임 3> 앞두고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주인공 선정
❸ 라이언 레이놀즈, R등급 <스타워즈 영화> 각본 집필 중
❹ 이정재, 英 제작사와 K-POP 첩보 영화 <시크릿 아이돌> 기획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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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귀를 기울이면의 닮은 점?
안녕하세요! 두번째 영화 리뷰로 돌아온 파노라마 이가애 에디터입니다. 이번에는 이번년도 여름에 개봉한 루카 입니다!
픽사의 신작 루카를 보고 왔다! 전부터 루카를 기대해오던 디즈니를 애정하는 사람으로써, 이번 루카도 관람하게 되었다.
루카 영화는 주인공 루카와, 알베르토 바다괴물들이 육지로 올라와 스쿠터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내용이다. 내용도 별로 어렵지 않고 안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영화도 아니어서 정말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루카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정말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우연하고 신기하게도, 루카를 보기전날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우연히 보고 영화관에 가게 되었는데, 감독님이 지브리 영화 중 이 영화에서 많이 영향을 받은게 티가 나서 신기했다!
영화 "귀를 기울이면" 과 "루카" 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로, 고양이의 등장이다.
루카가 개봉하기 바로 전작인 소울에서도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소울의 고양이와 루카의 고양이의 모습이 다르다! 소울의 고양이는 픽사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면 알 수 있는 딱 픽사 느낌의 고양이이다. 하지만 루카의 고양이는 귀를 기울이면의 고양이와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지브리의 2d를 3d로 옮겨놓으면 딱 이렇게 생길 것 같은 모습이다. 정말 비슷해서 되게 이스터 에그를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귀를 기울이면의 고양이
루카의 고양이
두번째로, 중간중간 나오는 상상의 세계이다.
귀를 기울이면에서도 주인공인 시즈쿠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루카에서도 루카가 상상하는 세계들이 등장하며 꽃밭을 노니는 모습이나, 물고기 달에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꽃밭 장면은 영상미도 그렇고 영화관에서 보는데 정말 너무 좋았다.
명대사
산타 모짜렐라!
전체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에 이야기가 급하게 전개되는 느낌이 있다고 듣고 영화를 봤지만, 급전개가 엄청 느껴지진 않았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픽사가 만든 여름의 색들을 보고 싶다면 정말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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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빼앗긴 레즈비언은 기억과 몸짓으로 말한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후 쓴 리뷰입니다.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은 가장 손쉬운 자기 선언의 수단이다. "나는 남자입니다." "나는 30대입니다." "나는 게이입니다." 등의 말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정보를 상대에게 빠르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말이 전부는 아니다. 말이 없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릴 수 있다. 때로는 말보다 더 선명한 방식으로. 영화 〈우리, 둘〉(원제: 'Two of Us')은 '말할 수 없는' 레즈비언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강렬하게 선포하는 일에 관한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노년의 레즈비언 커플인 니나와 마도다. 둘은 복도를 가운데 두고 마주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은퇴한 둘은 로마로 이주해 한 집에 같이 살 계획을 꾸린다. 그런데 니나와 마도가 갈등을 겪기 시작한다. 마도가 자녀들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이고 애인인 니나와 함께 살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니나는 '말하지 못하는' 마도를 답답해한다.
둘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던 때, 마도가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관계에 기묘한 변화가 생긴다. 이제 '말하지 못하는' 건 니나다. 니나는 매일 마도를 보고 싶고, 항상 마도의 곁에 머물고 싶다. 그러나 마도의 간병인은 그런 니나를 이상하게 여긴다. 니나는 간병인에게 자신이 마도의 레즈비언 애인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니나는 자신이 마도의 이웃, 친구로만 여겨지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영화의 절정, 어머니가 레즈비언임을 알게 된 마도의 딸 앤은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마도를 니나와 분리하려고만 한다. 그럼에도 마도가 계속 니나를 찾자 '제발 자신과 대화를 하자'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마도는 이중적 의미에서 말할 수 없다. 뇌졸중에 걸려 언어능력을 잃은 게 첫 번째 이유고, 이성애규범적 세계가 레즈비언의 발화를 허용하지 않는 게 두 번째 이유다. 앤이 애타게 소리쳐봤자, 대답은 오지 않는다. 엄마와의 대화를 막는 건 이성애중심적 체제와 그에 안주하는 앤의 편견이지만, 앤은 끝내 무엇이 자신과 엄마의 대화를 막는지 알지 못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말'이 중요한 소재임을 암시한다. 영화는 두 여자아이가 숨바꼭질을 하다가 한 명이 사라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술래인 아이는 사라진 친구를 애타게 부르지만, 그 목소리는 까마귀 울음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는다.' 애타게 부르짖어도 들리지 않는 아이의 목소리는 자신들이 레즈비언 커플임을 말하지 못하는 니나와 마도를 닮았다.
하지만 말이 없다고 니나와 마도가, 그들의 관계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말이 아니어도 그들의 존재와 사랑을 증명할 수단은 있다. 말의 강제적 부재라는 상황에서, 니나와 마도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식은 기억과 몸짓이다.
먼저 기억의 문제를 보자. 앤이 아무리 부정해도, 마도의 옛 앨범에 담긴 건 그녀의 아버지가 아닌 니나다. 마도의 모든 걸 제일 잘 아는 사람도 니나다. 오랜 기간 서로가 서로의 가장 친밀한 존재였던 둘은 동성애 친밀성을 배제한 가족제도와 규범이 알지 못하는 내밀한 경험들을 쌓아왔다. 니나와 함께 쌓아온 내밀한 경험은 '말을 잃은' 마도에게 가장 분명한 언어가 되어 둘의 과거를 소환하고, 현재를 구성하며, 미래를 꿈꾸게 한다. 니나와 마도는 오랫동안 함께 쌓아온 기억으로 소통한다. 이들의 소통이 앤을 비롯한 타인에게 '들리지 않는' 건 이 영화의 가장 큰 비극이다.
두 번째는 몸짓이다. 영화의 마지막, 니나는 요양 병원에 있는 마도를 몰래 자기 집으로 빼돌린 후 함께 블루스를 춘다. 밖에서는 앤이 문을 쾅쾅 두드리며 마도를 돌려달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마도와 니나는 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 이 장면에서 '듣지 않는 건' 앤이 아닌 마도와 니나다. 세계가 그들을 거부하자, 그들만의 세계를 만든 것이다. 사랑을 속삭이는 말은 들리지만, 사랑에 손가락질하는 말은 들리지 않는 세계를. 서툴고 경직된 그들의 블루스가 무엇보다 단단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렇게 말을 빼앗긴 늙은 레즈비언 커플은 기억과 몸짓으로 자신들을 증언한다. 〈우리, 둘〉은 '말'의 은유를 통해 존재에 대한 윤리의 문제를 다루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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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이광수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살인자의 쇼핑목록>에 출연했으며,
오늘이 바로 생일인 배우인데요. 바로 배우 '이광수'입니다!!
그럼, 바로 이광수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이광수' 프로필
ⓒ 킹콩 by 스타쉽
이름 | 이광수
출생 | 1985년 7월 14일
소속사 | 킹콩 by 스타쉽
데뷔 | 2008년 MBC 시트콤 [그 분이 오신다]
배우 '이광수' 데뷔 과정
ⓒ 킹콩 by 스타쉽
이광수 배우는 키가 워낙 크다 보니 농구와 배구 선수 제안을 수 차례 받았으며, 모델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모델 일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극단에 들어간 후, 연기를 하면서
짜릿함을 느끼게 되었고 그 때부터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배우 '이광수' 활동
킹콩 by 스타쉽
이광수 배우는 CF 모델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후,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와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 이후 강심장 PD의 추천으로 런닝맨에 섭외된 그는 런닝맨을 통해 '아시아 프린스'라는 칭호까지 받을 정도로 성장한다.
런닝맨으로 인해 예능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은 배우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라이브]까지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이광수' 대표작
괜찮아, 사랑이야 - 박수광
ⓒ SBS
이광수 배우는 20대 후반, 투렛증후군 환자이며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박수광'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티빙, 디즈니+
돌연변이 - 박구
ⓒ 네이버 영화
약만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준다는 생동성실험을 참여했다가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되어버린 '박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마음의 소리 - 조석
ⓒ KBS 예능
이광수 배우는 만화가 지망생이며, 조금은 찌질한 모습을 가진 '조석'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네이버 시리즈온
탐정: 리턴즈 - 여치형
ⓒ 네이버영화
이광수 배우는 젊은 혈기와 엉뚱한 허당미를 가진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 '여치형'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라이브 - 염상수
ⓒ Tving
이광수 배우는 9급 공무원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마침내, 홍일지구대 시보순경이 된 '염상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나의 특별한 형제 - 동구
ⓒ 네이버 영화
이광수 배우는 수영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으며,
말보다는 행동, 표정, 눈빛으로 표현하는 '동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 seezn
싱크홀 - 김승현
ⓒ 네이버 영화
이광수 배우는 이기적이고 얄미운 구석이 있지만,
싱크홀 상황을 겪으며 성장하는 김대리, '김승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seezn
살인자의 쇼핑목록 - 안대성
ⓒ Tving
이광수 배우는 어딘가 살짝 엉성해 보이지만,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진 마트 캐셔 '안대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곳 -------------
티빙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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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 Lars and the Real Girl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 Lars and the Real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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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남에 대한 배려가 깊고 착한 심성의 ‘라스’(라이언 고슬링). 결혼한 형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그는 너무나도 수줍음이 많은 청년이다. 직장에서 관심을 보이는 여자 동료의 호의도 모른척하고, 매번 식사에 초대하는 형수도 부담스러워 어떻게든 피하는 데에만 급급한 대표 소심남.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여자친구를 소개하겠다고 하자 외롭게 사는 그가 안쓰럽기만 했던 형과 형수는 뛸 듯이 기뻐하며 라스와 여자친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그런데 숫기 없는 그가 조심스럽게 소개한 여자친구 ‘비앙카’는 다름 아닌 리얼 돌(Real doll)!!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형 부부에게 첫 여자친구 소개를 무사히(?) 마친 라스는 그 날 이후 비앙카를 교회와 직장 파티에 데려가고, 어릴 적 즐겨 놀던 호숫가에도 함께 가는 등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운, 하지만 라스에게만은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비앙카’. 과연 엉뚱 기발한 라스의 첫 연애는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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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 끌려서 보게 된 영화다.
그러다 보니 별 기대도 없었고, 줄거리에 '리얼돌'을 여자친구라고 데리고 온 주인공의 이야기라길래 오타쿠같은 주인공의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주인공 라스에게 리얼돌 비앙카는 단순한 연애상대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비앙카는 라스에게 있어서 소통창구인 것 같았다.
라스는 비앙카를 중간매개체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가 사람들한테하고 싶었던 말들을 비앙카의 일인것처럼 말하며 본인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들어내는 점을 보면, (이건 나의 생각)
어쩌면 라스에게 있어서 비앙카는 소통창구 이상의 존재였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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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온전히 받아주고, 자신을 온전히 들어낼 수 있는 존재
그동안 이런 존재가 라스에게 부재했음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항상 우울하셨던 돌아가신 아버지,
이런 집안이 싫어 성인되자마자 집을 나가버린 형,
그리고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라스.
이후 형의 결혼으로 결국 차고에서 생활하게 된 라스.
라스에게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리고 '영원'이라는 것도 없었다.
다들 그의 곁을 떠나가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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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는 자신의 곁에 '영원히' 있어 줄 비앙카를 맞이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상처를 하나하나 치유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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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외면한 줄만 알았는데,
사실 다들 나를 너무 사랑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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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라스도 라스지만,
이웃사람들의 태도도 정말 인상깊다.
특히, 카린.
자신의 친남동생도 아닌 자신의 남편의 남동생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항상 자신을 거부하는데도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라스의 모든 일들에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기뻐해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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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도 잊을 수 가 없다.
왜, 라이언 고슬링 하면 떠오르는 영화에 이 영화가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내가 본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들 중 가장 인상깊은 영화였고,
가장 인상깊은 연기였다.
다른 배우가 대체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라이언 고슬링은 라스에 정말 잘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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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은 씬
1) 라스가 비앙카보고 죽지말라고 울부짖는 씬
2) 라스가 마고의 곰인형한테 CPR해주는 씬
(심지어 이 씬은 라이언 고슬링의 애드리브였다고..정말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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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동안은 누가 나한테 영화 추천해달라 하면 이 영화를 추천해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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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가 외면한 로맨스 명작 TOP 12
누구나 인정할만한 최고의 로맨스 명작에 대한 순위도 있을 것이다. '오스카' 시상식은 그들의 92년의 역사 속에 시대를 막론한 로맨스 명작 대부분을 인정해왔다.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이나,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와 같은 영화들에 축배를 올리지 않는 건 범죄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버라이어티 지는 2001년부터 지난 20년 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혹은 각색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한 최고의 로맨스 작품 12편을 취합해보았다. 몇 편은 충분히 명백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이겠지만, 몇 편은 사랑의 복합성을 파고드는 작품이며, 이 모든 작품들은 다른 시대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리스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12편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게시글에
'댓글' 창이 있는 이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
12위 - <The 40-Year-Old Virgin>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2005)
각본 - 주드 아패토우, 스티브 카렐
감독 - 주드 아패토우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스티브 카렐, 캐서린 키너, 폴 러드, 세스 로건 등
'앤디 스티처'는 40세까지 자신의 동정을 지키면서 진실로 마음이 통하는 상대가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전자제품 대형 매장에서 일하는 남자이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그가 동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동료들은 그를 가만 놔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운명적인 여자 '트레이시'을 만나게 되고 그가 한번도 못해본 일을 트레이시와 시도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한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폭소는 물론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선정 이유 : 보통 외설적인 섹스-코미디 영화는 '로맨스' 장르의 그럴듯한 예시가 될 수 없겠지만, 이 영화의 두 각본가의 '사랑'을 불어넣겠다는 불굴의 의지는 거의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오스카에 두 차례 노미네이트 되었던 배우 '캐서린 키너'의 연기는 이를 극도로 끌어올려 화려한 성공을 만들어냈다.
11위 - <A Ghost Story>
<고스트 스토리> (2017)
각본 - 데이빗 로워리
감독 - 데이빗 로워리 | 제작 - A24
출연 -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등
교외의 작고 낣은 집,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 M은 조용하지만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C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M은 무거운 슬픔에 잠긴다. 창백한 조명의 병원 영안실, 고스트가 되어 깨어난 C는 마치 홀린 듯 M이 기다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그녀와 고스트는 사랑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견뎌낸다. 몇 년 후, 다시 집,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며 상실의 시간을 지나온 M은 결국 집을 떠나고, 남겨진 고스트는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호불호가 확실했던 영화이다. 한 쪽은 지나치게 질질 끄는 '침묵'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다른 한쪽은 비탄과 절망의 가장 순수하고 가슴 아픈 초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결국, 모두가 동의할만한 영화여서는 안 된다. 영화는 열띤 논란을 만들어야 한다.
10위 - <It's Complicated>
<사랑은 너무 복잡해> (2009)
각본 - 낸시 마이어스
감독 - 낸시 마이어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메릴 스트립, 스티브 마틴, 알렉 볼드윈 등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제인'. 안정된 생활을 유지해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20살 어린 젊은 여자와 재혼한 전 남편 '제이크'가 찾아오고, 결혼 전 연애시절을 돌이키려 한다. 이와 동시에 '제인'의 집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건축가 '아담'이 그녀에게 조금씩 호감을 보여 오는데...
선정 이유 : '오스카'를 3번이나 수상한 '메릴 스트립'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 영화를 '오스카'는 외면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볼드윈'과 '마틴' 또한, 강렬하면서도 매우 다른 연기를 보여주었다. 60세 이상의 여성을 위해 쓰인 이 이야기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과 그들의 그 이후까지 보여준 소중한 영화이다.
9위 - <Love Actually>
<러브 액츄얼리> (2003)
각본 - 리차드 커티스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로라 리니, 엠마 톰슨, 앨런 릭먼,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등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사랑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사랑에 확신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선물이 찾아옵니다.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로맨틱한 고백
선정 이유 : 그 자체로도 과하게 느끼하고 과하게 덧붙여진 듯한 이 영화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이미 한차례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아이들의 눈을 통한 사랑, 걱정, 불륜, 언어와 비밀까지 다수의 예시를 담아낸 영화이다. 매력적인 역대급 출연진들은 인생에서 가장 기이한 인연 속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뿜어냈다.
8위 - <Baby Driver>
<베이비 드라이버> (2017)
각본 - 에드가 라이트
감독 - 에드가 라이트 | 제작 - 소니 픽쳐스
출연 -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에이사 곤살레스, 제이미 폭스 등
귀신 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그에게 음악은 필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되지만, 같은 팀인 박사, 달링, 버디, 배츠는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
선정 이유 : 액션 장르에서 러브 스토리는 자주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가슴 뛰는 세트피스와 두 주연 배우의 케미는 관객들이 쉽게 이야기에 흡수될 수 있게 했다. 영화의 가장 긴박한 순간에 그와 대조적인 배경음, 베리 화이트의 1937년 명곡 "Never, Never Gonna Give Ya Up."이 흘러나오고 그로부터 전율을 느끼게 된다.
7위 - <500 Days of Summer>
<500일의 썸머> (2009)
각본 - 스콧 뉴스타드터, 마이클 H. 웨버
감독 - 마크 웹 | 제작 - 20세기 폭스 (현 서치라이트 픽쳐스)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클로이 모레츠 등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순수 청년 '톰'은 어느 날 회사에 새 비서로 온 '썸머'를 처음 본 순간 대책 없이 사랑에 빠져든다. 구속 받기 싫어하고 혼자만의 삶을 즐기는 자유로운 여자 '썸머'는 누군가의 여자이기를 거부하며 '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어딘지 어긋나고 삐걱대는 두 사람의 관계의 변화를 위해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관계에 대한 500일 간의 여정은 양쪽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는 사실 우리 대부분이 이전에 느껴봤던 감정일 것이다. 두 각본가의 변덕스럽고도 방대한 이야기는 연애 젬병 낭만주의자인 '톰'의 시선에서 이어나가고, 관객들은 '썸머'를 향한 그의 심장 찢기는 고통을 함께 느낀다. 때문에, 관객들은 모두 '톰'이 '어텀'을 만나는 피날레를 그토록 로맨틱하게 느끼게 된다.
6위 - <Crazy Rich Asians>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2018)
각본 - 아델 림, 피트 치아렐리 (케빈 콴의 소설 "Crazy Rich Asian" 원작)
감독 - 존 추 | 제작 - 워너 브라더스
출연 -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켄 정 등
뉴요커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의 절친의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신랑감이었고,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겟이 되는데...
선정 이유 : 기념비적인 문화적 돌파구 영화이자, 박스오피스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낸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각색'에 대한 칭찬을 받아왔다. 때로는 "사랑해" 라는 가장 명백한 대답이 최고의 한 마디일 수도 있다.
5위 - <Drive>
<드라이브> (2011)
각본 - 호세인 아미니 (제임스 샐리스의 소설 "Drive" 원작)
감독 - 니콜라스 윈딩 레픈 | 제작 - 필름디스트릭트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등
삶의 의미라곤 오직 스피드밖에 없었던 남자. 그런 그의 일상에 작은 파장을 일으킨 한 여자.
어느덧 또 하나의 의미가 된 그녀가 위험해지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거는데...
선정 이유 : 레픈 감독의 장기는 아미니 각본가의 대본을 기반으로 액션,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까지 많은 장르를 매력적으로 섞어놓는 것이다. 2010년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이름도 없는 '드라이버'가 그 자신 속에 있는 "전갈"을 드러낼 때이다.
4위 - <Weekend>
<주말> (2011)
각본 - 앤드류 헤이
감독 - 앤드류 헤이 | 제작 - 선댄스 셀렉트
출연 - 톰 컬렌, 크리스 뉴 등
이성애자인 룸메이트와의 홈파티에서 많이 취하게 된 러셀은 파티가 끝난 후 게이클럽으로 향한다. 영업 종료시간을 얼마 앞둔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 글렌을 만나고, 원나잇스탠드로 끝날 거라 생각했던 만남은 전혀 다른, 특별한 것이 되어가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매우 정직하고도 결백한 두 남자의 사랑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그들 각자 모험을 떠난다. 서로를 향한 부정할 수 없는 끌림은 꽤나 분명하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애정을 향한 깊은 갈망이다.
3위 - <Moulin Rouge!>
<물랑 루즈> (2001)
각본 - 바즈 루어만, 크레이그 피어스
감독 - 바즈 루어만 | 제작 - 20세기 폭스
출연 -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등
1899년 파리,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세계 '물랑 루즈' 최고의 뮤지컬 가수인 '샤틴'은 신분 상승과 성공을 위해 투자자를 구하다가 우연히 사랑을 찾아 몽마르트로 흘러온 영국의 낭만파 시인 '크리스티앙'을 만나게 된다. '샤틴'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크리스티앙'은 그녀가 있는 '물랑 루즈'라는 신비의 세게에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그 둘에게 거역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이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는 거의 모든 의미에서 매우 훌륭하고,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하여 오스카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각본과 감독 부문에서는 외면당하였다. 영화는 꽤나 직관적이고, 모든 뮤지컬 넘버들은 서로를 보완해 나가며 관객들의 시선을 그 사이에 접합시킨다. 특히, '엘튼 존'의 넘버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이완 맥그리거'에게 빠져드는 순간을 포착하였고, 어떻게 '니콜 키드먼'이 그에게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는지 납득시켰다.
2위 - <The Perks of Being a Walflower>
<월플라워> (2012)
각본 - 스티븐 크보스키 (본인 소설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원작)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 제작 - 써밋 엔터테인먼트
출연 -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니나 도브레브 등
말 못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찰리'는 고등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삶을 즐기는 '샘'과 '패트릭' 남매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멋진 음악과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법을 배워가는 '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샘'을 사랑하게 되고, 그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나 다시 '찰리'를 괴롭히는 과거의 상처와 '샘'과 '패트릭'의 겉잡을 수 없는 방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우정을 흔들어 놓기 시작하는데...
선정 이유 : 스티븐 크보스키의 '마스터피스'가 이 목록에 있는 것은 꽤나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유로 선정한 건 아니다. '샘'을 향한 '찰리'의 헌신이 주된 서사이지만, "월플라워"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얻을 수 있는 사랑의 왜곡된 면을 보여준다. 어떤 이들은 '찰리'의 내적 분투에 공감할 것이다. 그중 일부는 그 고통으로부터 빠져나오는 행운을 누렸겠지만, 다른 이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그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어떠한 나쁜 기억들이 당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당신은 '사랑'을 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1위 - <Disobedience>
<디서비디언스> (2018)
각본 - 세바스찬 렐리오, 레베카 렌키에비츠 (나오미 알더만의 소설 "Disobedience" 원작)
감독 - 세바스찬 렐리오 | 제작 - 블리커 스트리트
출연 - 레이첼 맥아담스, 레아첼 와이즈 등
유대인 사회에서 쫓겨나 뉴욕에서 살던 사진작가 '로니트'는 랍비였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후계자 '도빗'이 그녀의 옛 연인 '에스티'와 결혼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로니트'가 돌아오자 모임에서는 '도빗'에게 부인 단속을 잘 하라며 훈수를 두고 유대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로니트'와 '에스티'의 이름이 거론되기에 이르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저평가된 로맨스 영화이다. '레이첼 맥아담스', '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알레산드로 니볼라'가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판타스틱 우먼>의 감독이기도 한 '세바스찬 렐리오'는 관객들을 금기된 사랑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알고, 그는 관객을 사로잡는 마법을 부린다. 이 영화는 매우 강렬하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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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과 경찰보다 기자가 중요한 스릴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레코드 아메리칸 신문의 기자 ‘로레타 매클로플린’(키이라 나이틀리). 생활부 소속으로 토스트기 리뷰나 쓰던 그녀는 어느 날 보스턴 일대에서 세 명의 여성이 목 졸려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세 사건 간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범죄부 소속이라는 아니라는 이유로 '로레타'가 취재를 못하는 사이, 네 번째 희생자가 발견된다. 이에 '로레타'는 베테랑 기자인 '진 콜'(캐리 쿤)의 도움을 받아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 고군분투한 두 기자는 마침내 결정적 용의자 '앨버트 데살보' (데이빗 다스트말치안)를 발견해 낸다. 그 순간, 이들은 이 살인 사건이 더 중요한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목숨을 건 취재에 돌입한다.
범죄 사건의 영화화
영화가 범죄 사건을 다루는 시점은 다양하다. 가해자의 관점에서 범죄의 앞뒤 맥락을 살피거나, 범죄자를 쫓는 형사의 시점에서 사건을 파헤칠 수도 있다. 또 복수를 다짐하는 피해자의 시선으로 범죄의 잔악성을 고발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제각기 다양한 특성과 매력을 지닌 이들의 관점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자칫 잘못하면 작품이 과도하게 선정적이거나 감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범죄 사건의 당사자이거나 밀접하게 엮인 관계자의 시점이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를 때, 형사나 경찰이 분노하거나 공명심에 사로잡혔을 때, 피해자의 고통을 강조할 때 언제든 선을 넘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디즈니플러스의 신작 <보스턴 교살자>는 흥미롭다. <보스턴 교살자>는 1960년대 보스턴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끔찍한 범죄 실화 사건을 다룬다. ‘보스턴 연쇄살인사건’은 <살인의 추억> 제작 당시 봉준호 감독이 참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연쇄살인범은 홀로 사는 여성을 교살하고, 기괴한 리본 모양의 시그니처를 남기고 사라지면서 엄청난 공포를 안겼다.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고 미제로 남은 이 사건은 리처드 플레이셔 감독이 형사의 시각으로 1968년에 <보스턴 교살자>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영상화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마션>, <에이리언: 커버넌트>,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를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이번 영화는 동명의 이전 작품과는 다르다. 범죄자도, 경찰도 아닌 기자의 눈으로 살펴보기 때문이다. 영화의 포커스는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두 기자에게 철저히 맞춰져 있다.
안갯속 유일한 내비게이션, 기자
<보스턴 교살자>는 추적극이다. 실존인물인 '로레타'와 '진'은 화면상으로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는 연쇄살인범을 치열하게 뒤쫓는다. 두 저널리스트가 넘어야 할 산은 살인범만이 아니다. 범죄부 소속 기자가 아니었던 '로레타'는 회사 내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 그들이 쓰는 기사에 불만을 품은 경찰의 비난도 거세다. 안전을 위협받는 가족의 원망 섞인 눈초리도 따갑다. 하지만 두 기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취재를 포기하지 않는다. 맷 러스킨 감독은 그 원동력을 저널리스트만의 특징에서 찾는다. 특히 영화는 복잡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고, 정확하게 사건을 명명해야 하는 기자의 임무에 초점을 맞춘다. 관객이 기자와 함께 사건을 파악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셈이다.
실제로 작중 사건의 실체는 안갯속에 빠져 있다. 일례로 살인범은 명확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 특징에 부합하는 용의자는 여럿이다. 집에 혼자 있는 여성을 노린다는 특징은 같지만, '폴 뎀프시'처럼 나이 든 여성만 노린 용의자도 있고, 젊은 여성만 노린 용의자도 있다. 성폭력을 저지른 전과가 있는 '데살보'도 살인범과 유사한 범행 수법을 지녔다. 그들 모두 아파트 정비공이나 모델 에이전트로 위장해 여성들의 집에 손쉽게 들어가 범죄를 저지른다. 또 '데살보'와 같은 정신 병원에 있었던 다른 용의자도 리본 모양 시그니처를 남기는 범행 패턴을 보여준다. 이 안개는 마지막 순간까지 걷히지 않는다. 영화는 '데살보'가 마지막 살인이자 13번째 살인의 범인으로 밝혀진 것 외에는 범인이 특정된 바 없다면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까지 범인을 헷갈리게 만든다. 실제 사건 기록을 참고한 세트 디자인, 의상 등을 통해 1960년대 보스턴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리얼리티도 큰 몫을 맡는다.
그렇기에 짙은 안개를 투시할 수 있는 기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경찰도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할 때 '로레타'와 '진'은 명백한 사실에만 집중하며 조금씩 진실에 다가서는 길을 발견한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소피'의 이웃으로부터 확보한 증언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면 그들의 노력은 더욱 분명해진다. 살인범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던 그녀는 신뢰할 수 있고, 또 간과할 수 없는 목격자다. 그런데 경찰은 그녀의 증언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가 지목한 범인과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로레타'와 '진'은 다르다. 그들은 증언을 토대로 상황을 재검토한다. 다른 용의자가 있거나 단독 범행이 아닐 가능성까지 살피면서 진실에 더 가까워진다. 다른 장면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볼 수 있다. 다수의 보스턴 지역 언론은 사건 초기에 범죄자를 '보스턴 유령(phantom)'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로레타'는 그를 '보스턴 교살자(strangler)'라고 명명한다. 그가 목을 졸라 살인을 저지른다는 사실만 건조하게 담는다.
살인범의 정체보다 중요한 것
더 나아가 영화는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기자의 역할을 묘사한다. 바로 감시자다. 경찰과 은연중에 협력해 범인을 추적하면서도, 경찰이 제대로 사건을 수사하는지 늘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중 경찰은 연쇄 살인 사건을 미연에 막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한다. 이에 경찰은 유력 용의자인 '데살보'의 자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침내 경찰에게 자백하기로 결심한 '데살보'. 그런데 그의 변호인은 한 가지 조건을 건다. 자백 내용을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경찰은 어떻게든 연쇄 살인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 변호인의 조건에 동의하고, 그를 살인이 아닌 다른 혐의로 기소하기로 결정한다.
'로레타'는 한 명의 용의자에게 모든 살인 혐의를 넘기고 사건을 종결하는 경찰의 조치에 분노한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데살보'는 갑작스럽게 스타 변호사를 고용한다. 변호인은 그의 자백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려 한다. '데살보'만큼이나 유력한 다른 용의자는 그와 같은 감방에서 모종의 회의를 연다. 이들은 마치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는 하나의 커넥션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로레타'는 사건을 덮으라는 편집장의 지시도 거부한 채 계속해서 취재를 이어나간다.
마침내 '데살보'의 자백 녹음을 구하는 데 성공한 '로레타'는 경찰의 구체적인 사건 조작 정황을 발견한다. 첫 번째 살인 사건을 묘사할 때 '데살보'가 횡설수설하자 경찰은 피해자의 집 구조와 사진을 보여준다. 그 순간 그의 자백은 오염됐고, 남은 자백 내용도 무의미해진다. 살인범의 기억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진위 여부를 알아내는 것조차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대목에서 <보스턴 교살자>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저 한 범인만 쫓는 게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한 사회적 문제를 찾아내는 것. 살인 사건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그 살인 사건이 가능했던 경찰의 무능함과 구조적 오류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로레타'와 '진'이 함께한 작업의 진짜 가치라고 강조한다.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두 기자의 노력은 그들 본인도 구조적 차별의 희생양이었기에 더 인상적이다. 여성이 기자가 되는 게 매우 어려웠던 시절에, 그들은 언론사 안에서도 치열하게 투쟁했기 때문이다. 특히 극명하게 갈리는 두 주인공의 태도 덕분에 그들의 싸움은 더 흥미롭다. '로레타'는 사내에서 부조리하다고 느껴지는 지시가 있으면 편집인과 사주에게 직접 항의할 정도로 불같은 성격을 지졌다. 반면에 연차가 더 많이 쌓인 '진'은 회사 내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한다. 기사 밑에 기자 이름 대신 사진을 넣자는 상부의 제안에 '로레타'가 화를 내자 '진'은 회사도 신문을 더 팔아야 한다며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 사진 때문에 '로레타'의 신상이 공개돼 그녀가 위협을 받자, '진'은 누구보다도 격렬하게 상사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관계는 <이미테이션 게임>, <비긴어게인> 등에 출연한 ‘키이라 나이틀리’와 <나를 찾아줘> 등의 작품에서 호평받은 ‘캐리 쿤’의 열연 덕분에 인상적이다.
사실 <보스턴 교살자>가 다소 정적이고 건조하다고 느껴질 여지도 충분하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가급적 제외하면서 정확하게 사건을 묘사하려 노력하다 보니 다른 스릴러 영화와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다. 범인이 한 노인을 살해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욕조에 물을 받던 노인은 벨소리를 듣고는 손님을 보러 간다. 문을 열자마자 범인은 노인을 공격하고, 살해한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은 그저 소리만 들릴 뿐이다. 카메라는 노인이 만지던 수도꼭지를 계속해서 비춘다. 마침내 집안이 조용해지고, 범인의 손이 나타나 물을 더 세게 틀고 손을 닦으려 하자 그제야 사건이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은 영화가 범죄자의 시선이 아닌 기자의 시선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스턴 교살자>를 마냥 지루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묵직한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디테일 덕분에 여전히 스릴러 장르다운 긴장감과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화 사건을 저널리즘적 마인드로 풀어낸 대목에서는 의미와 재미를 모두 붙잡으며 극찬을 받은 톰 매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가 순간적으로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A(Acceptable, 무난함)
기자의 시선이 돋보이는 진중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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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뮤지컬 영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데 그란데, 미셸 여, 제프 골드브럼,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마리사 보데가, 보웬 양, 브론윈 제임스, 케알라 세틀 감독: 존 추 각본: 윈니 홀즈만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소설 원작, 작곡 작사 스티븐 슈워르츠, 윈니 홀즈만이 각본을 맡은 뮤지컬 위키드를 원작으로 한다. 제작: 데이비드 닉세이, 스티븐 슈워르츠, 자레드 르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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