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29 22:23:19
6월 4주차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시가 삶이 되고, 삶이 시가 되는 거야."
한 주의 시작을 함께하는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안녕하세요, 씨네픽지기입니다 🐥
“시가 삶이 되고, 삶이 시가 되는 거야.
그렇지만 시 때문에 소중한 것을 놓쳐서는 안 돼.
시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2014년 개봉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인데요
극 중 시인이 되려는 청년 영민(조정석)에게
독거노인 시인 판해일(전무송)이 전하는 대사입니다.
여러분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벌써 6월도 어느덧 저물어 가네요.
남은 한 주,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보내시길 바라며!🌷
매주 월요일, 짧지만 오래 남는
대사 한 줄로 한 주의 문을 열어드릴게요!
좋아하는 영화나 문득 떠오르는 대사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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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로보다는 위험이 느껴지는 신파의 연속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딸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을 무릅쓰고 인천발 하와이행 KI501 항공편에 탑승한 '박재혁(이병헌)'. 그는 공항에서 딸에게 이상한 말을 하던 '류진석(임시완)'이 같은 비행기에 탄 것을 보고 불편함을 숨기지 못하며 비행기 사무장인 '김희진(김소진)'에게 진석의 수상한 점을 알린다. 한편, 형사 팀장인 '구인호(송강호)'는 류진석이 바이러스를 이용한 살인 용의자이며 전날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을 올린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그 와중에 기내에서는 온몸에 수포와 각혈이 증상을 보이다 죽은 사망자가 나오고, 부기장 '최현수(김남길)'는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동요를 막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점점 기침과 가려움을 호소하는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비행기 안은 혼란과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에 국토부 장관 '김숙희(전도연)'는 대테러센터를 구성하고 비행기를 착륙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한국의 재난 영화와 세월호 사고
영화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 중에는 공동체의 집단적 경험을 비추는 창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재난 영화는 가상의 재난을 스크린에 투사함으로써 공동체가 겪은 실제 재난을 마주하는 거울과도 같다. 그래서 재난 영화는 재난을 스펙터클로 활용하다가도 그 스펙터클을 온전히 오락의 영역에 남겨두는 대신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할 메신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가상의 재난에 맞서는 이들을 보며 현실의 재난을 이겨내지 못한 과거를 반성하고, 상처를 함께 보듬고,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다짐을 공유할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을 아름다운 혜성으로 모습을 바꾸어 반영시킨 <너의 이름은.>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4년 이후 한국의 재난 영화에서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세월호 사고의 흔적이다. 학원에 갇힌 고등학생들이 먼저 구조되도록 양보하는 <엑시트>의 두 주인공부터 구조를 기다리면서도 사회적 압력에 괴로워하며 살아남은 것을 미안해하는 유가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터널> 등이 대표적이다. <판도라>처럼 무능한 정부 부처의 대응을 묘사한 대목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정부와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할리우드식 구원자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대신 개개인에게 주어진 생명의 가치와 그들의 인간적 연대가 재난을 극복할 희망으로 대신 자리 잡은 셈이다.
예상을 벗어난 <비상선언>의 스릴 넘치는 전반부
<관상>과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굵직한 배우들이 힘을 합친 <비상선언>도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항공기 재난의 스펙터클을 활용한 블록버스터이자 한국 사회 속 세월호 사고의 트라우마를 비추는 거울이다. 더 나아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마주한 현실을 비판하려는 메시지로 무장한 사회 비판 드라마다. 그래서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극명히 나뉘어 있다. 전반부에는 재난영화에 기대하는 장르적 재미가 집중되어 있고, 후반부는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개인들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회 드라마로 가득하다. 이는 영화가 유머 한 조각이 들어가기도 벅찰 정도로 밀도 높은 인상을 주는 이유다. 문제는 후반부에서 반복되는 신파와 공감하기 어려운 사회적 메시지가 예상을 벗어난 전반부의 강렬한 임팩트를 모두 지워버린다는 점이다.
재난 영화를 담당하는 전반부는 후반부의 판을 까는 임무를 성공리에 수행해 낸다. 그 중심에는 장르 영화의 관성을 벗어난 화법과 생화학 테러범으로 변신한 임시완 '류진석'의 존재감이 있다. 이 인물의 가장 큰 특징은 숨기려는 생각이 없다는 데에 있다. 스릴러 영화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두 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비행키 티켓을 발권하는 첫 장면부터 영화는 류진석이 테러범임을 공개하며 미스터리를 포기한다. 흥미롭게도 그 덕분에 류진석은 최적의 불쏘시개가 된다. 작중 그의 테러 동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대신 그의 테러 행각은 재난 상황의 문을 열고, 지상에서의 추격전과 하늘에서의 맞대응도 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긴장감이 서서히 고조된다. 신속하고 깔끔한 퇴장은 그를 둘러싼 논쟁 대신 재난 자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하며 후반부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된다. 류진석의 미스터리를 제거한 결과 그의 존재감은 이륙 순간의 설렘과 기대감에 가려져 있던 긴장감과 위험을 극대화해 단숨에 스릴의 정점을 맛보게 한다.
<비상선언> 속 재난의 스펙터클도 류진석을 중심으로 높아지는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우선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물론 제약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터널>이나 <더 테러 라이브>를 비롯한 여러 재난 영화의 흔적이 얼핏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제약이 있는 공간 안에서 감염 의심자들을 격리시키는 선택은 <부산행> 속 KTX 승객들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두 영화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눈에 보이는 좀비들이 즉각적인 공포감을 심어주는 데 비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안개 마냥 서서히 확산되는 <비상선언>은 한층 더 스산하게 느껴진다. 이에 더해 비행기라는 공간만의 특징도 영리하게 활용한다. 360도로 회전하는 비행기 세트는 추락 시퀀스에서 핸드헬드 촬영과 함께 엄청난 역동성과 리얼리티를 살려낸다. 회항하는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이 노을을 마주할 때 조명을 활용한 연출 역시 놀랍다. 눈앞에서 희망이 꺼지고 좌절한 이들의 심경이 세련되게 스크린에 담기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를 투영한 항공재난영화 <비상선언>
이처럼 한바탕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를 몰아친 후에야, <비상선언>은 비로소 진짜 하고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 이야기는 앞서 본 한국의 재난 영화들과 궤를 같이 한다. 세월호 사고의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정부와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 그 빈자리를 채우는 개인들의 이야기가 후반부 1시간 20여분의 러닝타임을 채운다. 그래서 영화는 인솔자도 없이 교복을 입은 채 하와이로 여행을 가는 고등학생들처럼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장치를 보여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작중 대통령의 부재다. 얼굴은커녕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대통령 때문에 KI501 편은 그저 하늘을 배회한다. 이는 2013년도 작품인 <감기>에서 대통령이 재난 상황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것과 대조를 이루며, 세월호 사건 당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투사한다.
사실 기내 생화학 테러가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와 시스템은 분명 굴러가고 있다. 경찰은 사소한 제보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범행의 전모를 밝혀내며, 국토부 장관도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상황에 대응하고, 청와대도 빠르게 대처 센터를 수립한다. 이는 하나의 판타지와 같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이 재난을 금방 해결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비협조적인 제약 회사를 직접 압박하는 장관은 코로나 초기 정치인들의 행보를 연상시키고, 세월호 사고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출연했던 전도연이 바로 그 장관을 연기한다는 점은 판타지의 정점과도 같다. 그러나 “비상선언”의 의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제공한 오프닝 크레디트와 달리 작중 비상선언이 아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데에서 볼 수 있듯이, 시스템은 끝내 승객들을 재난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한다. 이처럼 <비상선언>은 이미 존재하고 작동하는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며, 이 또한 세월호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다.
<비상선언>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래서 <비상선언>은 시스템이 못하는 일을 개인들이 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항공사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재혁이 관제탑 대신 자신의 직감과 판단을 믿듯이, 영화는 개인의 판단을 믿을 때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희생을 감수하는 개인의 선택이 해결하지 못하는 시스템과 리더의 부재를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팬데믹 시국에서 경험한,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험이 반영된 듯 보인다. 그래서 영화 곳곳에서는 희생의 가치가 두드러지는 장면들이 보인다. 희진은 감염된 와중에도 해열제를 승객들에게 양보한다. 감염된 현수를 대신해 조종간을 잡은 재혁도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딸의 말을 듣고 착륙하지 않겠다고 지상과 교신한다. 그리고 이들의 희생은 지상에서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해 치료제의 효력을 증명한 인호의 희생을 통해 보답받는다. 이처럼 대를 위한 소의 희생 덕분에 KI501편은 무사히 한국에 착륙한다.
결국 <비상선언>은 시스템의 존재가 무의미해 보이는 세상에서 개개인의 판단과 협력, 연대와 희생의 가치에 주목하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열망의 분출이 초래할 비극과 위험을 경계한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모바일 공간에서 이루어진 승객과 가족들을 향한 악플은 코로나 초기에 자행되었던 확진자 신상 털이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양극단으로 갈리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나 탑승자들의 착륙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것으로 확장되며, 그렇기에 핸드폰은 코로나 시국에서 가속화된 개인주의적 열망을 비판하는 중심 소재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암흑 속의 비행기에서 핸드폰 화면이 켜지며 착륙할 수 있다는 소식을 승객들이 접하는 모습은 그 반대로도 보인다. 즉, 핸드폰이라는 소재의 의미 전환은 재난 상황에서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거부하는 개인주의적 욕망의 발산을 개인의 희생과 연대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는 장치인 것이다.
<비상선언>의 신파가 위험한 이유
바로 이 지점에서 <비상선언>은 전반부에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을 무너뜨리고 만다. 후반부의 서사와 메시지에서 두 가지 문제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는 개인들의 판단을 믿는다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 개인의 판단과 선택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에게 각각의 서사를 불어넣으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지상과 상공에 흩어져 있다 보니 주연급 배우들의 존재감으로도 그들 모두에게 설득력 있는 감정선을 부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이다. 이에 <비상선언>은 그 감정선을 신파적 연출로 대체한다. 인호의 아내가 하와이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예상 가능한 과잉된 감정선은 재혁과 현수의 악연을 거쳐 승객들 간의 연대, 그리고 승객들과 가족들 간의 화상통화를 거치며 절정에 달한다.
하지만 흩어지는 개연성과 설득력을 한 데 모으려는 신파의 연속은 영화의 메시지가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극단적으로 느껴진다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사실 <비상선언>의 주제 의식은 다양한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국의 현실을 반영한 메시지는 세월호 사고가 투영된 이야기와 충돌하는 듯 보인다. 영화는 개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적 방역의 성공 서사가 시스템이 구원자가 되지 못했던 사고의 트라우마를 이겨낼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K를 생각한다>의 작가 임명묵이 지적한 것처럼, 이른바 K-방역은 부분적으로 한국 사회의 반자유주의적, 비민주주의적 시스템이 만든 결과일 수도 있다. 서구 국가들과 달리 마스크를 무기처럼 대량 생산하고, 의료 영역을 국가가 징발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할 수 있는 군사주의, 전체주의적 국가인 한국이라서 K-방역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비상선언>의 메시지는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사회 드라마인 <비상선언>은 이에 대해 충분한 답을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후반부에 범람하는 신파 때문에 영화는 여러 의문에 대해 답할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 결과 개인의 판단에 대한 믿음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한 집단주의, 전체주의로 흘러가는 듯 느껴진다. 비행기 승객들은 세월호 탑승자를 연상케 하는 고등학생부터 평범한 민간인들에 이르기까지 그저 재난에 휩쓸린 이들이다. 그런 개인들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착륙하지 않는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은 개인들의 판단을 믿는다는 메시지와는 모순된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마땅히 개인의 생명과 존엄,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체념 혹은 포기에 가까운,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선택을 신파로 감싸며 대를 위한 소의 고귀한 희생으로 아름답게 포장하기에 <비상선언>의 신파는 더욱 위험해 보인다. 이는 신파의 반복보다는 자가당착을 피할 수 있는 세심한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심지어 관습적이라 할 수 있는 가벼운 사회비판적 연출로 인해 <비상선언>의 신파는 더욱 피로하고,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부자와 빈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석에 탔던 한 승객은 이코노미석 화장실을 사용한 후 승무원에게 시설이 불편하다고 항의하면서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를 구분한다. 그런데 이 대목을 제외하면 작중 빈부격차가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면은 없다시피 하다. 다국적 제약 기업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것, 일본 자위대가 민항기를 공격하는 비상식적인 묘사에 담긴 민족주의적 접근법 역시 그 순간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이처럼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보이는 장면들로 인해 영화의 메시지는 더욱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이에 더해 초반부 기내 테러 상황을 긴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 바이러스에 대한 묘사가 일관되지 않은 것도 몰입도를 헤친다. 물론 작중 바이러스를 접촉하는 방식이나 개인의 차이에 따라 감염 증상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 가능하다. 또 좀비 영화와 같은 재난 영화에서 주인공이 바이러스에 걸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익숙한 장르적 허용이기는 하다. 그러나 대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라 해도 이처럼 영화의 내용을 하나씩 타협하는 순간 언제 누가 감염되었을지 모른다는 스산함과 긴장감은 이내 풀려버릴 수밖에 없다. 좀비에 물리면 정확히 11초 만에 감염되는 설정을 뚝심 있게 유지해 일관된 서스펜스를 유지했던 <월드 워 Z>와 같은 작품과 비교해 보면 <비상선언>의 후반부가 갈수록 쳐지는 이유는 더 분명해진다. 결국 <비상선언>은 보기 드문 완성도를 보여주는 재난 영화로 이륙해 수많은 물음표를 남기는 사회 비판 드라마로 착륙하는 용두사미로 귀결되고 만다.
D(Dreadful, 형편없음)
기시감과 불쾌함을 넘어서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는 신파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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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인크래프트 무비 | 게임 원작 영화의 전철을 답습하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락실 게임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폐업 직전의 게임 샵 주인이 된 '개릿'(제이슨 모모아). 엄마를 잃고 동생 '헨리'(세바스찬 유진 헨슨)를 책임지고자 낯선 동네로 이사 온 '나탈리'(엠마 마이어스). 나탈리 남매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던 부동산 중개업자 '던'(다니엘 브룩스). 이들은 개릿의 가게에서 헨리가 우연히 발견한 큐브의 빛을 따라가다가 폐광 속에 열린 포털을 통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네모난 세상 '오버월드'에 도착한다.
밤이면 시작되는 좀비의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며 오버월드에 적응하는 네 사람. 그들은 좀비와 싸우던 중 일찍이 오버월드에 도착한 '스티브'(잭 블랙)를 만나 현실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묻지만, 그는 지하 세계 ‘네더’를 다스리는 마법사 ‘말고샤’(레이첼 하우스)의 침공으로부터 먼저 오버월드를 구해야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고 답한다. 이에 네모난 세상에 빠진 다섯 '동글이'는 오버월드를 구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게임 원작 영화가 실패하는 이유
게임 원작 영화의 제작 소식이 들리면 게임 팬도, 영화 팬도 걱정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쌔신 크리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언차티드> 등 많은 게임 원작 영화가 완성도 관련해 혹평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면 왜 유독 게임 원작 영화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캐릭터 역할과 활용 방식의 차이를 안 짚고 넘어갈 수 없다.
영화 속 캐릭터는 스토리텔링의 주체다. 관객은 캐릭터와의 공통점을 찾아서 몰입하거나 그의 경험을 거부하는 등 소극적 반응만 할 수 있다. 게임은 다르다. 게임의 캐릭터는 스토리텔링의 주역이자 '아바타'다. 관객과 달리 게임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또 다른 자아처럼 조작하고,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즉, 게임 플레이어에게 캐릭터는 감정 이입의 대상이자 직접 행위를 하는 주체다.
물론 게임 원작 영화는 본질적으로 관객에게 능동성을 부여할 수 없다. 대신 게임의 플레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며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은 줄 수 있다. 문제는 이 차선책을 못 취하는 작품도 많다는 것. 일례로 <어쌔신 크리드>는 원작 게임의 핵심인 목표를 암살하는 과정보다는 캐릭터의 서사와 세계관 설정에 집중하면서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게임 특유의 재미를 기대하는 관객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도 마찬가지다. 사실 예고편을 보고 예상한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의외로 깊이가 있다.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한 적 있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각 캐릭터의 서사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아바타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위한 장치로만 기능하다 보니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다른 게임 원작 영화처럼 낙제점을 피하지 못한다. 온갖 밈과 B급 유머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는 캐릭터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깊이는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고찰에서 비롯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포기해야 하는 것이 늘어난다는 말과도 같다. 어릴 적 품었던 꿈이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니까. 그렇게 많은 사람은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맞춰 눈을 낮추고, 실망감을 억누르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주인공들도 같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어릴 때 게임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 개릿. 하지만 계속해서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었던 그의 꿈은 차가운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오락기 시장이 침체에 빠진 현재, 그는 폐업 직전의 게임 샵 사장일 뿐이다. 스티브 또한 광부라는 꿈을 접고 일반 기업 사무직으로 일한다. 나탈리 역시 부모님 없이 동생과 살기 위해 원치 않은 일자리를 위해 원치 않은 동네로 이사한다.
빌런이자 네다의 독재자인 말고샤도 마찬가지다. 말고샤가 타락한 계기는 다른 주인공들과 다를 바 없다. 댄서가 꿈이었던 그녀는 무대에서 철저히 조롱당한 나머지 꿈을 포기했다. 다만 그다음 행보가 달랐다. 꿈을 가슴 한편에 밀어 두고 현실을 수용한 주인공들과 달리 그녀는 꿈을 지니거나 창의적인 삶을 사람을 제거하거나 통제하려 들면서 자기 좌절감과 실망감을 외부에 투사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말고샤를 제압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극단적인 절망과 타락 대신 다른 길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려 한다.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좌절과 실망을 딛고 일어서서 말고샤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와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현실화하는 데 성공한 주인공들처럼. 오버월드에서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게임을 출시한 개릿처럼. 또 격투기 재능을 발견해서 자기 진로로 삼은 나탈리처럼.
관객과 캐릭터의 접점
혹자는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교훈이 다른 아동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익숙한 교훈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특히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가 다소 나이브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일리 있는 비판이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원작 게임의 출시 시점이다. 이를 영화의 교훈과 결부하면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게임과 함께 성장한 세대를 대변하는 영화로 의미가 확장되고, 깊어진다.
마인크래프트는 2011년에 정식 출시됐다. 청소년기에 마인크래프트를 처음 접했을 이용자들은 이제 20대 중후반, 취업 준비생이거나 사회 초년생이다. 달리 말해 그들 중 일부는 생계를 위해 원치 않는 일을 선택하거나, 자기 꿈과 잠재력을 만개하기보다는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혹은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으 실패하는 한가운데에 있을 수 있다. 개릿, 스티브, 나탈리, 헨리와 던이 그러했듯이.
이처럼 마냥 밝지 않은 현실과 미래가 불안한 '어른이'들에게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게임의 특징을 살린 격려를 건넨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고, 하나의 플랫폼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게임 내외적으로 이용자가 자기 취향에 맞게 변형하면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것. 바로 이 특징이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격려와도 직결된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오버월드에서 말고샤와 싸워서 이긴 뒤 꿈을 이룬 주인공들처럼 정해진 세상의 틀에 꺾이지 말라고 당부한다. 즉, 게임에서 발휘했던 창의성과 자유로움을 잊지 말라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재충전시켜 주는 셈이다.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실사 영화도 아니라서 어중간하게 유치한데도 <마인크래프트 무비>에서 의외의 깊이감과 매력이 발견되는 이유다.
아바타 기능을 포기한 대가
관객이 공감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는 분명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장점이다. 전반적으로 유치한 분위기를 중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문제는 그들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주인공들의 행적에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의 묘미를 살렸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 부족하기 때문. 즉, 캐릭터만 살리고 아바타는 포기한 나머지 게임 원작 영화라는 정체성이 부각되지 않는다.
일로 주인공들이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장면은 초반부와 후반부에만 집중되어 있다. 스티브가 오버월드에 해 설명해 주는 오프닝 시퀀스, 처음 오버월드에서 밤을 보내는 주인공들이 좀비를 피하려고 작은 성을 만드는 장면, 후반부에 말고샤의 군대와 전투를 치르기 위해 골룸과 무기를 만드는 장면이 전부다. 그 외에는 이미 존재하는 세계관을 캐릭터가 돌아다니는, 일종의 게임 튜토리얼에 가까운 장면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다른 게임 원작 영화를 연상시키는 대목도 많다. 말고샤의 군대가 포털을 열고 오버월드로 쳐들어오는 클라이맥스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에서 오크 군대가 포탈을 열고 인간 세상에 진입하는 장면을 똑 닮았다. 주요 아이템을 찾으러 여러 광산을 돌아다니는 장면도 <언차티드>와 유사하다. 그러니 마인크래프트라는 IP를 기대한 관객이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보고 실망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밈과 유머의 한계
그렇다고 문제를 영화적 장치로 보완하지도 못했다.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포탈을 열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려고 오버월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중반부 전개는 평범한 트레저 헌터물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처럼 목숨을 건 위기가 찾아오지도 않으니, 스릴과 서스펜스도 부족하다. 이처럼 예측가능한 위기와 탈출을 보다 보면 성인 관객 시점에서는 지루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의 슬랩스틱과 b급 유머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두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큰 도움은 못 된다. 북미에서는 밈화가 된 예고편 대사를 상영 도중에 따라 하는 관객으로 인해 폭력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켰을지 모르지만, 영화적으로 봤을 때는 과도한 유머가 흐름을 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결국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게임 원작 영화의 징크스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1편 이후 제작이 취소된 선배들의 전철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와이드 10억 달러도 돌파할 것 같은 흥행 추세 덕분에 벌써 속편 제작을 논의 중이라는 뉴스가 들리고 있으니까. 만약 아바타를 포기한 과오를 바로잡고, 마인크래프트만의 특성을 부각할 수 있다면,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속편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Poor 형편없음
캐릭터만큼 아바타도 챙겼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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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메인 스틸은 지브리 신작 소식에 달려가는 우리들의 미래 모습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번복작! 10년만의 복귀!
지브리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제작비! 이 소식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데요.
큰 스케일과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영화를 꽁꽁 숨기는것만 같은 지브리. 더욱더 영화가 궁금해지는건 저뿐인가요? 지브리 신작 소식과 함께 개봉하는 킬러 두편의 영화와 조현철 배우의 감독 대변신까지 같이 만나보아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The Boy and the Heron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4분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개봉: 2023.10.25.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는 탑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히토’는 사라져버린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들어가고, 왜가리가 안내하는 대로 이세계(異世界)의 문을 통과하는데…!
CINE PICK!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은퇴 번복작품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전례가 없는 최장의 제작 기간과 최대 수준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작품입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 킬러
THE KILLER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 미국 | 118분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스 하워드 , 찰스 파넬, 틸다 스윈튼 등
개봉: 2023.10.25.
배급: CJ CGV
시놉시스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며 오직 계획하에 움직이는 냉철한 킬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타깃을 놓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누아르 스릴러
CINE PICK!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로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세븐>의 각본을 쓴 앤드류 워커 작가가 집필했습니다. 2007년부터 이 작품을 연출하려했던 감독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넷플릭스 배급, 스트리밍 공개까지 확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용감한 시민
Brave Citize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2분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등
개봉: 2023.10.25.
배급: ㈜마인드마크
시놉시스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먹고 살기 위해 조용히 살아 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 법도 경찰도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의 선을 넘는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 그의 계속되는 악행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녀, 정체를 숨긴 채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로 마음 먹는데… "선은 네가 먼저 넘었다 말이 안 통하면 혼나야지!"
CINE PICK!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용감한 시민>은 낮에는 연약해 보이는 교사, 밤에는 가면 쓴 다크 히어로인 반전 캐릭터의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신혜선의 첫 액션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너와 나
The Dream Song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8분
감독: 조현철
출연: 박혜수, 김시은 등
개봉: 2023.10.25.
배급: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시놉시스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차이나타운> <D.P.> <구경이>로 이름을 알린 조현철 배우가 영화 <너와 나>로 장편 영화 연출에 도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삼는 영화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날 두 여고생이 자신의 마음을 다해 진심을 꺼내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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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게 보기 좋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저번주에 새롭게 시작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희 씨네픽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팔로워분께서 주제를 신청해주셨는데요!
바로 이번 주제는 '가볍게 보기 좋은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위시업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인생 노잼시기에 나타난 마법같은 APP!!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
전학과 동시에 찌질이로 등극한 카일은 음색여신 대니를 짝사랑 중이다.
마음은 있지만, 다가갈 방법은 없는 카일! 우연히 소원을 들어주는 어플을 발견하게 되고,
반신반의하지만 원했던 것들을 적어본다. 노래, 인기, 운동실력까지!
모든 것을 이뤄주는 어플 덕분에 한 순간 인기스타로 등극하는데...cine pick!
하이틴 특유의 유치하고 귀여운 감성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잭 에프론 주연의 <17 어게인> 작가님이 집필한 작품이다.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클리셰적인 요소를 보는 재미가 있다.
와일드 차일드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빠의 여자친구가 집에 이사짐을 들여놓는 날, 파피는 친구들과 함께 그녀의 짐을 엉망으로 만든다. 화가 난 아빠는 파피를 영국으로 유학 보낸다. 부자 아빠 제리의 덕택으로 부러울게 없는 파피는 무슨일이든 자기 감정,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때문에 같은방 친구와 티격태격한다. 그러나 구김없고 명랑하고 소릭한 파피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하는 친구들 키키, 케이트, 조시. 파피는 학교에서 일주일 정도만 있다가 다시 캘리포니아의 집에 돌아갈 생각으로 늘 말썽을 피우고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케이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퇴학 당할만한 일들을 꾸미기로 한다. 결국 그들의 계획은 교장선생님이 아들 프레디를 사귄다는 소문이 나게하자며 치밀한 계획을 세우자고 한다. 이런 계획으로 인해 프레디와 점점 가까워지고 학생회장 해리엇의 질투는 극에 달하는데….
cine pick!
로맨틱 코미디 중 가장 가볍게 볼 수 있는 건 아무래도 하이틴 무비이지 않을까 싶다.
'엠마 로버츠의 발견'이라는 이야기 나올 정도로 주인공이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이다.
로맨스와 코미디 장르뿐만 아니라 성장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히로인 실격
ⓒ 네이버 영화
synopsis
오랜 소꿉 친구 ‘리타’를 짝사랑하고 있는 ‘하토리’. 자신은 ‘히로인’, 리타는 사랑의 ‘히어로’이자 운명의 남주로 언젠가는 리타와 연인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하토리. 그러나 어느 날, 리타가 왕따를 당하고 있던 아다치를 도와주게 되면서 아다치와 사귀게 된다. 리타를 아다치에게서 뺏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도중 초훈남 ‘코스케’에게 고백을 받게 된다. 리타가 너무 좋은 하토리, 하지만 코스케도 넘나 훈남인 것! 하토리 인생 최대의 고민이 시작된다.
cine pick!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이다. 오글거리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이를 견딜 수만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만화가 원작인 영화라 만화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있다.
팜 스프링스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멋진 결혼식이 열리는 팜스프링스의 리조트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자 나일스에게 오늘은 100만 번째(?) 결혼식일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세라가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면서
똑같았던 하루는 늘 특별한 오늘(!)이 되는데…cine pick!
타임루프물 영화가 정말 많이 나왔지만, 항상 재미있는 소재인 것 같다.
가볍고 유쾌한 사랑 이야기지만, 또 그 안에서 감동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리얼리티하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똑똑하지만 인기는 없는 10대 소녀 대니. 오랜 짝사랑의 관심을 끌게 된 순간, 고난이 시작된다.
내 남자를 낚아채다니! SNS 스타인 그의 전 여친이 맹공을 퍼붓는다.
cine pick!
주인공이 매력적이며 남녀 주인공의 케미 또한 보기 좋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팬을 대거 생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풋풋한 이들의 모습때문에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이지와 오시
ⓒ IMDB
synopsis
부유한 집안의 딸 이지와 아마추어 복서 오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듯한 두 세상. 하지만 이 둘이 손을 잡는다면?
cine pick!
지금까지 소개한 작품 중 가장 센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이다.
그래서 중간 중간 눈살이 찌푸려지는 요소가 나올 수도 있지만, 조금만 참고 본다면
꽤 잘 맞는 영화일 수도 있을 것이다. 거의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이지만,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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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2021)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주인공이 필요하다.” 영화를 소개하는 이 문장처럼, 영화 <크루엘라>의 주인공은 디즈니가 다룬 과거의 순수하고 결백하며 완전하게 선하기만한 주인공들과는 다르다. 영화 <크루엘라>는 디즈니가 자사의 작품인 <101 마리의 달마시안개>에서 달마시안의 모피를 호시탐탐 노리는 악역 크루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전 작품과의 접점은 많지 않아 보인다. <크루엘라>는 전작의 악역인 크루엘라라는 캐릭터의 설정을 그대로 쓰되 캐릭터를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전작을 기억하지 못하는 입장에선 전작과의 연결고리가 어찌되었든 별로 신경쓰지 않고 봤다. 전작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봐도 영화 <크루엘라>는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고,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악당을 잡기위해 악역이 된다는 설정이나 복수담과 성장담을 담은 스토리, 주인공의 출생부터 시작되는 순행적인 플롯. <크루엘라>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평이한 편이다. 특별히 부족한 점도, 특별히 뛰어나다고 말할 부분 역시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가치없는 영화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과감한 컷연출과 엠마 톰슨과 엠마 스톤의 불꽃튀는 대립구도, 1970년대의 런던, 러닝타임 내내 쉴새없이 파괴와 혁명을 부르짖는 헤비메탈과 락 사운드의 음악들, 크루엘라가 자신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에 적합한 창조적 파괴의 펑키룩,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격하고 파괴적인 영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중간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가미된 깨알같은 개그코드까지. 영화를 구성하는 절대 다수의 컷들이 높은 밀도를 갖고 있는 영화로, 그 과함탓에 피로를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꽉찬 영상으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이 영화에 가장 어울리는 방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속박하는 금기라면 얼마든지 깨부수고, 한껏 열망하라.
선악과를 먹지 말란 금기를 어긴 아담, 아벨을 죽인 카인 등. 예로부터 죄의 낙인은 언제나 금기를 어긴 자들에게 주어졌다. 영화 <크루엘라> 또한 수많은 금기(-을 하지말라)를 받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거의 모든 금기(맨 마지막, 바로네스를 죽여선 안된다는 금기는 깨지 않았다)를 깨는 인물이다. 이 영화에서 금기를 깬다는 것은 에스텔라에겐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에선 그녀를 빌런(악당)으로 만드는 모순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금기를 깨고 자신이 열망하는 것을 추구하는 작중 주인공인 크루엘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금기를 깨는 인물로서 크루엘라가 이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늦은밤, 리버티 백화점 점장의 사무실을 청소하는 크루엘라가 술을 발견하고 술을 들이키고 취기에 쇼윈도를 꾸미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내겐 아담이 선악과를 따서 먹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크루엘라는 금기된 장소에서 탐해선 안될 것(리버티 상표가 붙은 와인)을 기꺼이 탐한다. 금기를 깨트린 그녀에겐 분명히 죄인의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고, 그 이유로 그녀는 빌런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에스텔라는 사회가 정해놓은 금기를 깨서라도 세상이 정해놓은 자신의 한계와 위치를 넘어서고자 한다.
금기를 깨트린 그녀에겐 분명히 죄인의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고, 그 이유로 그녀는 빌런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에스텔라가 와인을 꺼내어 마시는 행위는 신과 같이 군림한 절대적인 체제와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한 종속적인 여성의 위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며, 취기에 쇼윈도를 자신의 재능으로 장식해 놓는 것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세계에 자신의 재능으로 되묻고 있는 것이다. 마치 카인의 죄를 물으려는 신에게 왜 신께선 아벨만을 찾으시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것처럼, 에스텔라는 내게도 이만한 재능이 있는데, 왜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적극적으로 반항하고 기꺼이 원죄자가 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에스텔라는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거는데, “너를 이 꼴로 둘 순 없어. 그건 너무 잔인해.” 이 말은 에스텔라 자신을 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취기에 자신의 재능을 해방하는 에스텔라. 그녀는 자신이 열망하는 바를 위해 사회가 정해놓은 한계와 금기 따위라면 얼마든지 깨고, 넘어서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곧 사회가 정해놓은 종속적인 위치에서 해방되는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여성, 내 포효를 들어라.” 영화 <크루엘라>의 곳곳에서 울려터지는 크루엘라의 포효는 열망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사회의 금기를 넘어서서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의 목소리 말이다.
크루엘라, 잔혹한(Cruel) 세상에 맞서다.
금기를 깨는 인물로서 크루엘라가 싸우고자 하는 것은 특정한 인물이 아닌, 금기로 가득 차있는 세상이다. 물론, 이 영화는 바로네스와 크루엘라의 명징한 대립구도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대립구도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본다면 크루엘라와 바로네스의 갈등은 단순히 개인간의 다툼이 아니라, 변화를 요구하는 신세대로 상징되는 크루엘라와 고유명사인 동시에 남작부인이라는 구시대의 권위적인 이름이 의미하듯이, 권위적이며 잔혹한 구세대로 상징되는 바로네스의 대립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크루엘라>는 영화의 초반에서 자신이 싸우고자 하는 대상이 엄마가 아니라 세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니까, <크루엘라>의 대립 구도는 미래와 과거 각각 크루엘라(futuer)와 바로네스(남작 부인이라는 구시대의 권위적인 이름이 의미하듯이)로 상징되는 부정한 기득권 세력과 기성 사회에 저항하는 신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정의로워 보이는 싸움에는 한가지 덫이 있다. 부정한 세계를 향해 똑같이 부정한 방법으로 저항한다면, 그러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복수를 행한다면 결국 똑같은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진 것 하나 없는 에스텔라가 이미 사회의 높은 곳에서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바로네스를 상대로 정당하게 싸우는 일이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에스텔라는 자신이 갖고 있는 폭력적이고 과격하며 킬러같은 잔혹한 본성(Cruel)으로 바로네스와 맞서고자 한다. 에스텔라는 복수를 다짐한 순간, 그녀의 어머니가 예의바르고 착한 아이가 되라며 붙여준 이름인 에스텔라를 버리고, 자신의 진짜 본성을 상징하는 이름, 크루엘라가 되어 복수를 위해 바로네스와의 긴 싸움을 시작한다.
<크루엘라>의 대립구도는 미래와 과거 각각 크루엘라(futuer)와 바로네스(남작 부인)로 상징되는 부정한 기득권 세력과 기성 사회에 저항하는 신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구시대의 유산은 버리고.
이미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의의 경쟁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에스텔라는 저 높은 곳에서 군림하고 있는 악인을 추락시키기 위해서 크루엘라라는 이름의 악인이 된다. 유산을 되찾는 것에서 복수로 목표가 바뀌었을 때, 크루엘라는 이전과는 다른 태도와 행동을 취한다. 우선, 미래를 상징하는 그녀가 구시대 유럽 귀족들의 단장(短杖)을 들고 나타나서, 재스퍼와 호레이스의 아침 식사를 엎어버리고 자신이 할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는데, 어딘지 불편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복수를 다짐한 크루엘라에게서 보여지는 이 불편한 기시감은 크루엘라가 뒤엎으려는 부정한 기득권인 바로네스의 모습과 닮아 있는데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크루엘라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후로 그녀는 마치 자신의 진짜 친모인 바로네스처럼, 얼마든지 타인을, 힘든 유년기 시절을 함께 보낸 자신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호러스와 재스퍼마저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크루엘라는 바로네스가 그러했듯이 한동안은 자신의 재능과 카리스마로 주변 사람들을 사로 잡는다. 하지만, 그녀는 점차 바로네스의 부정한 면들까지 닮아가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결국 킬러의 본능을 가진 바로네스에게 뒤를 잡히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유산을 되찾는 것에서 복수로 목표가 바뀌었을 때, 크루엘라는 이전과는 다른 태도와 행동을 취한다.
“이 목걸이(유산)때문에 나는 죽게 될 거야.”
영화가 시작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에스텔라의 말처럼, 그녀는 결국 유산(가보인 목걸이)을 되찾는 과정에서 좌절하고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때의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유산이란 바로네스로부터 물려받은 잔혹한 킬러의 본능, 즉 정신적인 유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문에, 에스텔라가 맞이하는 이 첫번째 죽음은 바로네스의 재능은 물론, 킬러의 본능이라는 사악한 유산까지 물려받은 크루엘라의 상징적인 죽음이다. 이 상징적인 죽음을 통해서 크루엘라는 새롭게 태어난다.
부정한 세상에 반발하여, 부정한 구시대를 무너뜨릴 신세대라면 당연히 부정한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크루엘라는 여전히 폭력적이고 과격하지만, 이젠 자신에게 유산을 물려준 이와 똑같은 형태의 악당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녀가 새롭게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엄마를 비롯한 자신의 가족들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거칠게 저항하고, 열망하며, 꿈꾸지만, 타인을 해치지 않고 타인들의 마음을 돌아본다. 이렇게 정리한다면 다소 순진해보이지만, 그 영악한 순진함이 크루엘라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고, 순진하면서도 영악한 그 본성으로 세계를 뒤흔드는 인물인 크루엘라가 디즈니가 제시하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새로운 주인공이다. 덧붙여, 영악한 순진함이란 말은 모순적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태도를 실현하기 어려울 뿐이다.
이 죽음은 바로네스의 재능은 물론, 킬러의 본능이라는 사악한 유산까지 물려받은 에스텔라의 상징적인 죽음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주인공이 필요한 법.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진 크루엘라는 자신의 가족과 동료, 지지자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유산을 되찾는데 성공한다. 이때, 크루엘라는 유산을 되찾는 과정에서 순진하게 금기와 권력을 따르는 여성상인 에스텔라에게 죽음을 준다. 그리하여 새롭케 태어난 크루엘라는 바로네스의 잔혹한 유산을 물려받은 인물도 아니며, 캐서린의 금기를 따르는 순진한 인물도 아니다. 크루엘라는 이전 세대에게 유산으로 물려받은 이름과 정체성 모두를 죽이고, 자신만의 이름과 정체성을 선택한다.
이 악당의 성공담 또는 성장담은 디즈니가 제시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도 해치지 않되, 영악하게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여성,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드러내는 한편, 기성세대가 유산으로서 물려준 이름과 잔혹한 본능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이름과 자신만의 능력과 열정을 발휘하는 여성. 영화속 크루엘라의 성격을 이렇게 풀어본다면, 디즈니가 새롭게 해석한 빌런 크루엘라는, 그동안 디즈니가 지켜온 전형적인 주인공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주인공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 이상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주인공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낡은 시대의 주인공을 두 번 죽인다. 그 첫 번째 죽음은, 바로네스로부터 잔혹한 구시대의 정신을 이어받은 크루엘라의 죽음이며, 두 번째의 죽음은 권력이나 환경에 기대어 순진하게만 살아가는 여성 에스텔라의 죽음이다. 이 두번의 죽음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크루엘라는 온갖 사회적 금기들로 속박되고 억압된 여성상에서 해방되어 낡은 금기를 깨부수고, 영악하게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디즈니는 구시대적인 인물에게 두 번의 죽음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주인공인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는, 디즈니가 1970년대의 런던을 지나 우리시대, 즉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주인공”으로 제시하는 인물상이기도 한 것이다.
요컨대, 영화 <크루엘라>는 과거의 속박되고 억압된 여성상에서 해방되어 거침없이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발휘하는 현대적인 여성상을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주인공”으로써 제시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캐릭터의 성격을 한층 더 살리는 <크루엘라>의 미술과 음악
자신의 것을 되찾기 위해서 바로네스와 맞서는 크루엘라의 퍼포먼스는 굉장히 과격하고, 기존의 세계를 흔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파격적이고 과격한 <크루엘라>를 장식하는 음악과 패션도 이 영화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 영화에서 쉬지않고 들려오는 1960년대 ~ 1970년대 런던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헤비메탈 / 하드락 사운드의 음악들하며,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주인공 크루엘라를 장식하는 펑크풍의 패션은 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크루엘라의 개성을 더욱 강조한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주인공이 되기위해 전력으로 질주하는 영화 <크루엘라>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해방과 혁명을 부르짖는 과격한 헤비메탈 사운드는 영화속의 낡고 부정한 세계를 뒤흔든다.
평이한 플롯과 스토리는 아쉽지만.
영화 <크루엘라>의 플롯과 이야기는 전형적이고 평이한 편이다. 따라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듯한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섞인 복합 예술인 영화를 두고 메세지나 스토리, 플롯만 두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평가가 아닌가 싶다. 요컨대, 두 엠마의 불꽃튀는 신경전만 해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가 아니었던가? 물론, 사람에 따라 무엇을 중요시 여기느냐는 저마다 다르고 존중해야겠지만, <크루엘라>와 같은 작품은 일단 플롯은 간결하니 플롯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고, 스토리상으로는 논리적 오류만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크루엘라>와 같은 장르 영화의 매력은 스토리 역시 중요하지만 이야기 자체보다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시 · 청각적인 요소(배우들의 연기력, 컷 연출, 미술, 음악 등)들이다. 그러니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그냥 쉽고 간결하게 질문하고 대답하면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재밌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사적이고 개인적인 대답을 하자면, 이 영화는 분명 흡입력있는 재밌는 영화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평가는 다르기야 하겠다만(아마 영상 전체에 흐르고 있는 과한 에너지 탓에 피로를 느낄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의 매력이 강렬한, 재밌는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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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의상,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의상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를 추천 드리려고 합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영화와 함께 눈이 즐거워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의상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클루리스
Clueless, 1995
ⓒ IMDB
synopsis
베버리 힐스 고등학교의 셰어는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양오빠 조시와 함께 살고 있다.
물질적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살아가는 셰어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해결하는 등 10대에 이미 삶의 패턴을 형성해가고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직 소녀인 셰어에게 세상은 어떻게 살아야 할 지가 너무나 단순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셰어는 토론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자 성적을 올리기 위해 친구 디온과 함께 독신인 홀 선생과 노처녀 가이스트 선생을 엮어 주고 좋은 점수를 받게 된다. 그 후 학교에는 타이라고 하는 소녀가 전학을 오는데 셰어는 촌스러운 친구 타이를 세련되게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파티와 쇼핑에 데리고 다니며, 남자친구까지 소개시켜준다. 하지만 남자친구 문제로 타이와 싸우게 되면서 셰어는 세상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는데...
cine pick!
하이틴 영화이자 예쁜 의상으로 유명한 영화 <클루리스>.
돌고 도는 유행으로 현재 영화 속 의상을 따라 입기도 좋아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영화이다.
타이틀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기적 같이 입사했지만 화려한 세계가 낯설기만 한 앤드리아.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 일하며 칼 같은 질타와 불가능해보이는 미션에 고군분투한다.
cine pick!
패션 영화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매거진 회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보니 굉장히 트렌디한 패션을 볼 수 있다.
상의원
The Royal Tailor, 2014
ⓒ 네이버 영화
synopsis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조선최초 궁중의상극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다.
cine pick!
궁중 의복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 영화 <상의원>.
의상 제작비에만 10억원을 사용하고, 한복 제작에 동원된 전문가가 거의 50명에 달할 정도로
그 시대의 의상을 구현하기 위해 힘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저마다 다른 꿈을 지닌 마치 가문의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이웃 로리와 시끌벅적하지만 따뜻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그리고 7년 후, 어른이 된 그들의 삶에는 각기 다른 숙제가 놓이게 된다.
cine pick!
제32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받은 영화 <작은 아씨들>.
개봉 당시, 고전 의상을 완벽하게 재해석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의상 안에 캐릭터의 성격도 엿볼 수 있어, 영화에서 또 다른 언어로 작용하기도 한다.
크루엘라
Cruella,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가 남작 부인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cine pick!
약 277벌의 의상 제작을 완벽하게 해내며 제 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 7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이루게 되었다.
감탄만 나오는 의상과 퍼포먼스로 눈이 즐거운 영화이다.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던 그 이름 구찌. 내 것이 될수록 더욱 갖고 싶었던 이름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었던 그 이름. 구찌를 갖기 위해 구찌를 죽이기로 했다.cine pick!
오스카 수상 의상 디자이너인 잔티 예이츠가 의상을 맡으며 구찌 패밀리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캐릭터들의 특징을 드러냄과 동시에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스펜서
SPENCER, 2021
ⓒ 네이버 영화
synopsis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
cine pick!
실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아이콘이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코디를 완벽하게 재현한 영화 <스펜서>.
많은 양의 레퍼런스 자료를 찾으며 연구한 결과,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미장센과 의상으로 극찬을 받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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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의 첫 아시안 영화, 샹치가 걱정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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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2021. 04. 21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
00:00 샹치 예고편 공개
00:43 익숙한 그림과 냄새들
02:24 다양한 성공&실패 예시들
04:18 기대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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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이노 마이 프렌드> 30초 예고편
용감한 다이노 특공대, 과거로 출동~!
공룡 세계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어드벤처가 시작된다!공룡 연구를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난 뒤 사라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용감한 인턴 요원 ‘우디’가 출동한다.
최강 초식 공룡 스테고사우루스부터
무시무시한 지배자 데이노니쿠스,
공룡의 제왕 티렉스까지 모인 그곳!
신세계를 발견한 기쁨도 잠시, 뜻밖의 위기에 빠진 ‘우디’는
꼬마 공룡 ‘샤샤’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하며 둘은 친구가 된다.
한편, 초식동물 마을을 탐내는 포악한 공룡 ‘디에고’의 등장으로
모험을 떠난 ‘우디’와 ‘샤샤’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맞닥뜨리는데..
과연, 두 친구는 위기에 처한 공룡 마을을 지켜내고
‘우디’는 무사히 현재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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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비우스> 2차 예고편
2022년 1월, 가장 강렬한 마블 안티 히어로의 탄생 구원자인가, 파괴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