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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감 예쁜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저번주에 새롭게 시작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희 씨네픽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팔로워분께서 주제를 신청해주셨는데요!
바로 이번 주제는 '색감 예쁜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문라이즈 킹덤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사고로 가족을 잃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카키 스카우트의 문제아 '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친구라곤 라디오와 책, 고양이밖에 없는 외톨이 '수지'
1년 전, 교회에서 단체로 연극을 보다가 몰래 빠져나온 '샘'은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후로 둘은 펜팔을 통해 감춰왔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진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유일한 소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된 '샘'과 '수지'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고,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겨 각자 약속 장소로 향한다.몇 시간 후 '샘'과 '수지'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펜잔스 섬은 발칵 뒤집히고,
수지의 부모님과 카키 스카우트 대원들은 둘의 행방을 찾아 수색작전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부드러운 파스텔 톤 색감, 대칭 구도, 매력적인 미장센이 시그니처인 웨스 앤더스 감독의 작품이다. 국내외 평론가 대부분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단순한 12살 어린이의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는 점이 영화의 매력을 높인다.
어톤먼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35년 영국,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는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집사의 아들이자 명문대 의대생 로비(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주친다.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지만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던 이들은 그날 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본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의 오해로 로비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이후 세실리아는 로비가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간호사로 일하게 되고, 로비 또한 세실리아를 다시 만난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는데…
cine pick!
카메라에 디올 스타킹을 씌워 촬영한 영화로 엄청나게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이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당나귀 공주
ⓒ 네이버 영화
synopsis
먼 옛날 어느 왕국. 상냥하고 아름다운 왕비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국왕은 아내와 꼭 닮은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 아버지와의 결혼을 피하기 위해 온갖 어려운 요구들을 하던 공주는 당나귀 가죽을 뒤집어쓰고 궁궐에서 도망치는데...
cine pick!
샤를 페로의 동화를 각색한 뮤지컬 영화이다. 고풍스러운 의상, 아름다운 음악, 신비로운 색감까지! 정말 원작이 동화인 것 처럼 한 편의 동화를 영상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로슈포르의 숙녀들
ⓒ 네이버 영화
synopsis
프랑스의 해안도시 로슈포르에 살고 있는 쌍둥이 자매 델핀과 솔랑쥬는 언젠가 이 도시를 떠나
다른 곳에서 멋진 사랑을 하게 되리라 꿈꾸고 있다.
cine pick!
실제 자매인 두 배우가 쌍둥이 자매로 출연하며,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춤과 노래의 향연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롤라> <쉘부르의 우산> 그리고 <로슈포르의 숙녀들>까지 자끄 드미의
낭만 3부작이라고 불린다. 또한 <라라랜드>에서 오마쥬한 영화이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20년 미국 할리우드의 한 병원. 말을 타다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전문 스턴트맨 로이는 쇄골이
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작은 꼬마 알렉산드리아와 친구가 된다. 어린 친구를 위해 로이는 매일 세상 끝
먼 곳에서 온 다섯 전사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시간이 갈수록 현실과 환상은 서로 얽히고
뒤섞이게 되는데…
cine pick!
<더 폴>은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영상을 담은 영화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로케이션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18개국 26개의 로케이션의 촬영했다고 한다. 원색의 강렬한 색감을 지녀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로 유명하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네이버영화
synopsis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cine pick!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유일하게 추가 상영을 했으며, 전회 매진된 영화이다.
다채로운 색채로 가득한 풍부한 색감과 더불어 환상적인 음악, 그리고 영화가 담은 깊은 메시지까지!
영화를 보면 관객들이 극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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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찾다
엄마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엄마의 몸에서 생을 시작해 출산의 과정을 함께 거치고, 세상에 나와서도 엄마라는 존재에 크게 의지한다.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는 하나의 세상이다. 자신이 살던 좁은 뱃속의 세상에서 나와 큰 세상으로 나와서도 모두는 엄마가 만든 세상 속에서 성장해 나간다. 성장하고 자의식이 생기면서 우리는 그 세상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엄마가 만든 세상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만든 세상이다. 그 세상은 아마도 엄마의 부모들, 그리고 그 이전부터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세대를 거쳐 나라는 존재가 탄생해서도 그 세상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엄마나 아빠에게 사고가 생겨 아이 곁을 떠난다면 그 세상은 갑작스럽게 무너져버린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그 과정이 조금 느리겠지만 결국에는 과거의 세상은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의지로 된 것이든, 주변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든 우리는 그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11살 남자아이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하는 마히토(목소리: 산토키 소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엄마를 잃는다. 그가 받았을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에게 세상을 만들어준 큰 존재 하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니까. 그 일이 있고 몇 년 후 그는 아빠를 따라 다른 집으로 가게 된다. 바로 아빠가 재혼할 상대이면서 엄마의 동생인 나츠코(목소리 : 기무라 요시나)다. 과거에 이미 알고 있던 익숙한 사람이고 가족이었지만 닮은 듯 새로운 엄마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집으로 가는 마히토의 얼굴은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충분한 예의를 갖춰 상대를 대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어 새엄마 나츠코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숙제 같은 상대다. 나츠코는 배속에 새로운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조금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히토를 데리러 역 근처로 온 나츠코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노력 중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마히토와 나츠코는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해야 하고 각자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과거의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와 같이 주인공인 마히토는 알 수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세상으로 초대한 이상한 왜가리는 미스터리한 탑으로 마히토를 이끈다. 이 영화는 이제 82세가 된 노감독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그만의 세상으로의 초대장이다. 관객은 마히토와 함께 이상한 생명체가 가득한 신비의 세계로 조금씩 들어가게 된다.
마히토는 그 세상으로 간 것으로 추정되는 나츠코를 찾으러 간다. 나츠코는 출산이 가까워오자 부쩍 입덧이 심해진 상황이었다. 그때 마히토는 형식적인 안부만 묻고는 퉁명스럽게 방을 나섰다. 마히토는 새엄마인 나츠코를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마히토는 자신의 원래 세상이던 죽은 엄마의 세상을 완전히 잊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라진 새엄마를 찾기 위해 과감히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간다.
새엄마를 찾으러 신비의 세계 속으로
영화는 신비의 세상은 마히토의 엄마인 히미(목소리 : 아이묭)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 실제 세상에서 할머니의 모습인 키리코(목소리 : 시바사키 코우)는 젊은 모습으로 신비의 세계 한쪽에서 물고기를 잡아 나누며 모든 존재들이 균형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 히미와 키리코는 이 세상에서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선의를 가진 존재이며, 신비의 세계를 유지하는 일종의 균형추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세상에 몰래 숨어 들어온 마히토는 그 균형을 완벽하게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깰 것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존재가 되어간다.
아직 성장 중인 마히토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 신비의 세계에 등장하는 다양한 기이한 생명체들처럼 그도 무의식 중에 그 세계에서 행동하지만 그가 죽은 펠리컨을 땅에 묻는 장면에선 그가 가진 선의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 선의는 그 세계에 도움이 될 듯 보이지만, 마히토는 다시 엄마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무척 크다.
기본적으로 마히토는 엄마를 잃은 아픔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아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새엄마와 재혼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마히토의 마음속에는 죽은 엄마의 세상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가 새로운 집에서 새엄마의 노력을 보면서도 가까워질 수 없는 건, 그렇게 함으로써 무너지는 엄마의 세계가 두렵기 때문이다.
영화 속 마히토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선택을 한다. 새엄마인 나츠코와 함께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다. 엄마가 살고 있던 신비한 세계는 천천히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그 세계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마히토는 새로운 가족을 인정하며 다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보여주는 그만의 세계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얼핏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하게 보고자 하면 그 의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느껴볼 수 있다. 과거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들어냈던 이야기들보다 이번 영화의 이야기가 좀 더 열려있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꼭 한 두 가지의 해석만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관객의 흥미를 끄는 면이 분명히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큰할아버지(목소리 : 히노 쇼헤이)가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사는 세계의 균형을 지킬 다음 존재가 마히토가 되었으면 하고 그에게 묻는다. 하지만 마히토가 미처 대답하기 전에 잉꼬대왕(목소리 : 쿠니무라 준)이 그 균형의 블럭을 모두 칼로 갈라놓는다. 어쩌면 큰할아버지는 현재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었을까. 과거의 자신인 마히토가 그 세계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하게 갈라놓은 어떤 일 혹은 존재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 영화는 엄마라는 한 세계에 대한 영화이자, 감독 본인이 경험했던 삶의 선택을 보여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화방식과 히사이지 조의 영화음악은 여전히 무척 잘 어울리고,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직선적으로 달려간다고 느껴지기보다는 병렬적으로 벌린 후 조금씩 좁혀들어가는 느낌이라 조금 느리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충분히 그의 세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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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쟁을 피해 무난하고 안전하게 실패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07년,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에게 납치된다. 이에 외교부는 교섭 전문가인 외교관 '재호(황정민)'을 현지로 파견한다. '테러범과의 협상은 없다' 그리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살린다'는 두 원칙을 지닌 채 카불에 도착한 재호. 그러나 언제든 입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료 때문에 재호의 교섭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다. 한편, 초유의 피랍 사건에 국정원도 요원 '대식(현빈)'을 아프가니스탄으로 급히 파견한다. 요원으로서의 실력은 확실하나 원칙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일하는 데 익숙해진 대식은 매뉴얼을 따르는 재호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 그 사이, 어느새 탈레반이 정한 살해 시한이 다가오자, 재호와 대식은 나날이 성공 가능성이 작아지는 교섭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묻어둔 채로.
실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에게는 언제나 같은 과제가 주어진다. 실화라는 수많은 이야기 중 무엇을 영화에 담고 무엇을 담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또 실화를 빌어 이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작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실제 사건에 매몰되어 자기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빼야 할 부분을 빼지 못해 영화가 난잡해지기도 하고, 전체 주제 의식이 흐려지기도 한다. 애초에 영화의 지향점이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도 다르지 않다. 영화가 선택한 실제 사건부터 범상치 않다. 온갖 논란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소재를 골랐다. <교섭>은 2007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되어 그중 2명이 살해된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피랍 인질의 책임부터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국가의 관계라는 범주에 속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달리 말해 선택과 집중이 잘못되면 영화가 실화 속에 파묻힐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교섭>은 다분히 원론적인 길만 골라 걷는다. 제목에 충실하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하는 외교부 직원과 국정원 요원에게 초점을 맞춘다.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사명감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 덕분에 예상할 수 있는 논란은 영화 속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상업 영화로서의 재미를 갖추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대목도 엿보인다. 하지만 그 대가로 영화는 무색무취하다. 장르적 특색, 감독만의 색채는 사라졌다. 그렇게 <교섭>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무너져 내린다.
<교섭>은 안전한 길을 택한다. 한국 영화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버디 무비, 형사 영화의 형식을 차용한다. 교섭 전문가 재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그에게 국민은 국가가 무조건 책임져야 할 존재다. 하지만 국가는 원칙적으로 테러 집단과 일대일로 협상을 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도 테러 집단에게 국가가 굴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테러 집단이 다른 국민을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지원과 협조 하에서 사건에 원론적으로 접근한다. 국정원 요원 대식은 정반대다. 낯선 중동 지역에서 감옥에 갇힐 정도로 험하게 굴러가며 임무를 수행하던 그에게 명분이나 원칙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대식은 온갖 루트로 탈레반과 접촉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족에게 접근하고, 사기당할 것을 각오하고서 외국 브로커에게 접근한다.
영화는 다양한 변수를 더하면서 상반된 두 캐릭터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탈레반의 인질 기한은 나날이 다가오며 그들을 압박한다. 아프가니스탄 외교부는 합의를 뒤집으면서 인질 협상을 엉망으로 끌고 간다. 피랍된 인질이 선교사라는 사실이 방송국 뉴스로 유출되어 기껏 만든 합의안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탈레반과 실질적으로 접촉하는 줄 알았던 외국 브로커는 사기꾼으로 밝혀진다. 그 사이 두 명의 인질은 살해되고, 국내외적 압력은 높아져 간다. 이 과정에서 재호와 대식은 서로 인정하지 않던 상대방의 접근 방식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점차 변한다. 즉, <교섭>은 <공조>, <의형제> 등이 보여줬던 버디캅 무비의 전형을 따른다. 재호는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한다. 지금껏 피해 오던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성사하기 위해. 한편 외교부의 교섭 지침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던 대식도 철저히 매뉴얼을 따르며 재호를 돕기 시작한다. 이렇게 재호와 대식은 점차 닮아 간다.
문제는 관객이 <교섭>의 브로맨스에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화가 의도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삭제한 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샘물교회 피랍사건이 현시점까지도 회자되는 결정적 원인은 명확하다. 당시 샘물교회 선교단은 국가에서 금한 여행 금지 국가로 이동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지 말고 가급적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외교부의 권고를 모두 무시했다가 변을 당했다. 즉, 이 사건은 세월호 사고나 이태원 사고처럼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건이 아니었다. 국민 개개인이 국가의 보호와 도움을 먼저 무시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 등장한 선교단은 무고한 피해자다. 탈레반이 그들을 납치하는 오프닝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갑작스레 납치당한다. 그 이후로도 영화는 인과관계와 잘못은 지운 채 그저 객관적인 현상만을 묘사한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떨리는 목소리. 싸늘한 주검. 여기에는 국가가 구해야 할 불쌍한 사람 외에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없다. 선교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교섭이 어려워지니 그들을 자원봉사자로 위장하자는 재호의 계획도 건조하게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그려낼 따름이다. 이 모든 묘사가 '국가는 국민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영화가 묘사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객들의 뇌리에 이미 각인된 인질들의 잘못과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는 연이은 의문점을 자아낸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면, 국민은 국가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걸까?' '자기 잘못 때문에 피해를 본 동료 시민과 다른 공동체 구성원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적절할까?'와 같은.
그래서 관객은 재호라는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가 없다. 재호는 국가를 대변한다. 어떻게든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사명감은 국가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접하거나 영화를 보는 관객은 자명한 국가의 의무와 역할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이 먼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국가는 그 개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그 개인은 다른 공동체 구성원과 어떻게 대화할지가 궁금하다. 이때 관객에게 필요한 답을 주지 못하는 재호라는 인물은 결국 공중에 붕 떠 버린다. 심지어 재호와 관객을 연결할 최소한의 개인사도 두드러지지 않다 보니 그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진다. 오히려 대식에게는 공감하기가 쉽다. 그의 사명감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이라크에서 작전에 실패해 인질이 죽어가는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대식의 절실함과 필사적인 노력은 자연스럽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저 나 홀로 있는 게 좋다는, 그래서 중동에 남아 있고 싶다는 그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결과 두 주인공 간의 균형이 무너진 버디물, <교섭>의 결과물은 실패나 다름없다. 두 주인공은 갈등을 빚다가 서로에게 배우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관객은 한쪽의 입장에만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재호가 중심이 될 때와 대식이 중심이 될 때 묘하게 영화의 톤이 어긋나는 이유다. <교섭>의 주된 포인트는 인물 간의 호흡과 대화, 협상의 심리전이라 할 수 있다.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의 외교부 장관과 갈등을 빚거나 탈레반 수장을 직접 만나 협상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대원칙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서 감정선이 터져 나오는 대목은 하나밖에 없는 액션 시퀀스다. 인질 몸값을 가로채 간 외국 브로커를 쫓는 대식의 오토바이 추격전에서는 그의 절실함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타일과 따로 논다. 결국 논란을 피하기 위한 안전한 선택이 오히려 장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영화의 완성도를 낮춘 셈이다.
이에 한국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몇몇 디테일까지 더해지자 <교섭>은 더욱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노골적으로 웃음을 겨냥한 '카심(강기영)'과 같은 캐릭터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차분한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이 짙다. 막바지로 향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규모가 커지는 지점도 부자연스럽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힘을 준 듯이 느껴지기에 유달리 톤이 이질적이다.
어찌 보면 <교섭>의 실패는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간 임순례 감독은 가장 최근작인 <리틀 포레스트>처럼 따스한 위로를 담은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작품을 많이 선보여 왔다. 그에 반해 <교섭>은 소재의 성격으로 보나 장르의 지향점으로 보나 감독의 장점이나 개성이 살아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섭>은 요르단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선사한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제외하면 깊은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린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소재에 왜 이토록 단순하게 접근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P(Poor, 형편없음)
과연 이토록 무난하게 만들 영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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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진짜 바다 괴물을 찾아가는 성장담 <루카>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바다 밖 세상을 궁금해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바다괴물 소년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우연히 만난 친구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를 따라 물 밖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인간세상 전문가를 자칭하는 알베르토에게 걷는 법 등을 배우며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구경하는 루카는 잔뜩 흥분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물에 닿아 인간의 모습에서 바다괴물로 돌아갈까 걱정하며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러던 중 새로운 친구 ‘줄리아(엠마 버만)’를 만나 수영, 사이클, 파스타 빨리 먹기 3종 대회에 참가하게 된 루카와 알베르토. 그들은 우승 상금으로 꿈에서도 바라던 스쿠터를 사서 자유롭게 멀리 여행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에서는 여러 영화들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당장 루카가 지상 마을의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하는 장면이나 지상과 수중 사람들 간의 갈등과 대립이 기본 구도인 것은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 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이한 태도를 묘사하는 점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와도 유사점이 있다.
다만 <루카>의 중심 플롯이 결국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루카>는 티모시 샬라메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특히 닮았다. 단지 두 소년이 자전거를 타면서 나른한 햇살이 내리쬐는 이탈리아의 오후를 즐기는 공통의 장면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두 영화 모두 한 소년이 다른 소년, 소녀와 사랑과 우정을 쌓고, 그들로부터 새로운 세상과 그 세상 속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성장담을 다루는 점이 같아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는 마르치아와 올리버 둘 모두와 사랑에 빠진다. 그와 마르치아의 사랑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소년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첫사랑이다. 한 소년이 성인으로 발돋움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깨닫게 되는 상징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그와 올리버의 사랑은 달콤함 사이에 감춰져 있는 씁쓸한 맛의 사랑이다. 특히 성적인 긴장감이 도드라지는 그들의 사랑은 첫사랑의 상흔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한 소년이 넓어진 세상 안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영화 속에서는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루카>에서 루카와 알베르토, 루카와 줄리아의 우정은 엘리오, 마르치아, 올리버 간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마르치아와 사랑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올리버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엘리오처럼, 루카도 알베르토와 지상 세계를 경험하고 줄리아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당장 알베르토는 루카를 바다 밖으로 이끌어 준 첫 친구이고, 그래서 루카는 세상을 알베르토의 시선을 공유한다. 엘리오와 마르치아의 사랑이 호기심 왕성한 십 대의 사랑인 것처럼 루카의 마음속은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 탐험가의 흥분으로 가득해진다. 한편 루카에게 줄리아는 올리버와 같은 존재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올리버처럼 줄리아는 바다 괴물과 사람이라는 정체성의 충돌로 괴로워하던 루카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준다. 그녀는 바다괴물이 갈 수 있는 학교로 그를 초대하면서 두 정체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알려주며 그의 성장을 돕는다. 이러한 주인공 삼인방의 관계성 덕분에 <루카>는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와 닮았다.
그러면서도 <루카>는 디테일한 측면에서 애니메이션다운 시각적 상상력을 뽐내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그림자를 벗어난다.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줄 때 이 영화는 주인공의 외적 변화 혹은 깊은 상실감이나 아픔이 담긴 표정 등을 비추지 않는다. 대신 매 순간마다 주인공의 세계 그 자체가 확대되는 모습을 펼쳐 보인다. 예를 들어 알베르토와 함께 오토바이로 세계를 여행하는 루카의 상상은 오토바이와 인간 사회에 대한 정보가 늘어갈수록 세부 묘사가 조금씩 달라진다. 루카가 표현하는 밤하늘과 우주가 달라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베르토와 만난 직후 루카의 하늘에는 별과 달 대신 물고기가 떠 있지만, 줄리아에게 우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그의 밤하늘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특히 루카의 세계가 변하는 과정은 성장담에 독특한 시각적 재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영화의 메시지와 관련된 중요한 대목을 보여주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루카의 상상과 밤하늘의 변화는 그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반영한다. 그는 만나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세계에 접목시키면서 인식을 확장시킬 줄 안다. 그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것,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경계나 두려움보다 그것들을 알아가려는 의지와 배웠을 때의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루카의 세계가 확장되는 첫 발걸음을 이끌어 주지만 정작 본인은 분리된 두 세계를 연결하려는 의지가 약한 알베르토, 바다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날뛰는 에꼴레의 모습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더 나아가 바다괴물 본래의 모습을 한 채 제노바에 있는 학교로 향하는 그의 모습이 감동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 어떤 장벽, 경계, 장애물도 없는 루카의 태도와 세계는 <루카>가 괴물 영화의 기존 문법을 뒤엎는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많은 괴물 영화는 인간의 시점에서 낯선 존재인 괴물이 누구인지를 정의하고, 정의에 따라 괴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주된 내용이자 캐릭터들의 목적으로 삼는다. 앞서 언급한 <셰이프 오브 워터>만 하더라도 양서류 인간이 여주인공인 엘라이자에게는 사랑의 대상이고, 미국 정부에게는 탐구의 대상이자, 그를 연구하는 스트릭랜드 박사에게는 증오의 대상으로 비추어지며, 이러한 태도의 차이는 갈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괴물 영화의 공통된 태도의 뿌리는 리처드 커니가 쓴 <이방인 신 괴물>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대부분의 이방인, 신, 괴물은 인간 심리의 심연에 존재하는 균열의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에 따르면 괴물과 같은 존재는 "친숙한 것과 낯선 것, 같은 것과 다른 것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분열되는지 말해준다". 더 나아가 그는 인간은 낯선 것에 대한 경험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대신, 주로 그들을 배제하고 아웃사이더로 치부하며 거부해왔다고도 덧붙인다. 야만인을 뜻하는 그리스 단어 'βάρβαρος(barbaros)'가 그리스어를 쓰지 않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인 이방인으로부터 유래했듯이. 그 결과 어떠한 정의로도 붙잡히지 않고,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규범들에 도전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의 한계에서 탄생하는 존재인 괴물은 여러 신화와 이야기를 거쳐 영화에 이르기까지 살아 숨 쉴 수 있다.
<루카>는 이러한 괴물 영화의 오래된 기제를 뒤집는다. 인어와 용을 닮은 바다괴물을 주역으로 삼고 인간을 이방인으로 만들면서 친숙함과 낯섦, 같은 것과 다른 것,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뒤바꾼다. 이렇게 괴물과 인간이 서로의 자리를 맞바꾼 상황에서 주인공 루카의 행보는 긴 시간 동안 인간이 낯섦과 다름을 대한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위험한 괴물이자 증오의 대상으로 알려진 인간이지만, 루카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파스타를 먹으면서 인간을 탐구하며 그들의 세계에 적응해 나가고 줄리아와 줄리아의 아빠를 도와주면서 공존할 수 있는 공감의 대상으로까지 인식한다.
이러한 루카의 개방성 및 포용성은 괴물, 곧 타자와 이방인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에꼴레와 같은 일반 사람들의 고정관념, 편견 및 자기중심적 태도와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들마저 낯부끄럽게 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이들을 두려워하고 내쫓으려 하는 이들이야말로 바다괴물인 것은 아닌지를 성찰하게 만들면서 다양성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에도 힘을 싣는다. 커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루카>는 바다 괴물을 통해 "우리 안의 지옥을 끄집어내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영화인 것이다.
이처럼 인간 외부의 시점으로 인간 세계를 관찰하는 작업은 사실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낯설지 않다. 픽사는 괴물들의 회사,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 사람의 기분을 조종하는 감정들, 사후 세계의 영혼들, 천방지축 물고기, 요리하는 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개봉했던 <소울>만 하더라도 일상적인 삶의 의미를 무너뜨리면서 진짜 삶의 목표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준 바 있다. 이렇게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의 일상과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적 메시지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모두 매혹시키는 픽사만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픽사의 전작들과 비해 <루카>의 완성도는 더러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루카가 인간과 지상 세계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을 기발하고 세심하게 묘사한 것에 비해 그의 주변 인물들이 인식을 바꾸는 과정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철인 3종 경기를 기점으로 루카의 가족들, 친구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향한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데, 이 과정은 픽사가 흔히 보여주는 반전 없이 예상대로 평이하게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애니메이션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결말에서 맥이 풀리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또한 통상적으로 픽사 영화 속 주인공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펼치는 것과 달리 주인공이 특정 장소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느낌이 짙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루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힘과 감동에 비하면 연출이나 스토리텔링 상의 아쉬움은 그리 크지도 않고, 길게 남지도 않는다. 모든 장벽과 경계 없이 다양함이 동등하게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루카의 성장담과 엔리코 카라로사 감독의 전작,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는 모든 단점을 가리고도 남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셰이프 오브 워터>가 픽사스럽게 만난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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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진실이 사랑했던 두 사람, 결별 이후 남자는 이탈리아 유학에 오르게 된다.
어느날 우연히 이탈리아에서 전애인을 발견한 남자는 그 여자에게 연락을 취해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일본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그녀, 남자는 용기를 내 그녀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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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나랑 맞지 않는달까.
90년대 ~0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 영화 특유의 필름질감과 분위기는 그 어떤 다른나라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함을 지니고 있어서 좋지만서도,
영화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들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과 행동 그리고 혐오때문에 가끔은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도 그렇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피렌체와 밀라노를 보여주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다.
'주인공들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들만의 고고한 사랑을 위해 다른사람의 사랑과 진심 그리고 인격까지 무시하는 연출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조성한다.
여주인공이 현재의 남자친구를 대하는 방식도 옳지 않지만,
나는 남주인공 준세이가 자신의 여자친구 메미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싫었다.
위에서 나는 '여자친구'라고 언급하였지만,
그녀가 그의 여자친구가 맞긴 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녀는 그에게 그저 성적대상일뿐 제대로 된 인격체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는 그녀의 열렬한 사랑에 제대로 된 대답조차 하지않으면서 그녀와 같이 살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는 그에게 그저 성적욕구해소를 위한 도구가 아니었을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내가 너무 공격적이고 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 극중 준세이는 그런 사람이다.
그녀가 울면서 나를 사랑하긴하는거냐고 소리칠 때, 그는 꿈쩍도 안하고 자기는 아오이를 더 사랑한다며 떠날때, 준세이가 정말 끔찍해보였다.
메미를 단 한번도 존중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고,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 이야기를 보니 달갑지 않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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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이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전부이다.
이 영화의 인상 깊은 부분은,
아오이와 준세이의 예의 없는 사랑과
극중 배경인 피렌체와 밀라노의 아름다움
그리고 사운드트랙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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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소설 원작인데 왜 불편하다고 중얼됨?"
이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일본 소설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더 물으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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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유일하게 좋았던 점은
영화보면서 피렌체, 밀라노 여행갔던게 생각나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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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을 가는 행위의 의미
영화관을 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되어가고 있는가.
그리 길지 않은 과거에 추석 특선 영화라는 개념이 있었고, 연휴에 관객을 붙잡을 가족 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지금도 물론 가족 영화는 꾸준히 개봉되고는 있지만 현재 시점의 관객들은 그 영화가 영화관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부터 확인하는 경향이 생겼다. 물론 이전에도 평점을 찾아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이 단어가 이전처럼 영화를 보고자 하면 영화관부터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굳이 영화관까지 찾아가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찾아본다는 것이다.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에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OTT가 성행하다보니 새로이 생겨난 기준인 영화관까지 가서 볼 가치가 있는지 등이 있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방식이 영화관 독점이었을 시절과는 달리, 컨텐츠 보급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으니 굳이의 영역인 영화관을 방문해서 이 영화관을 온 사람들의 시간을 아깝지 않게 해야만이 영화관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물론 누가 영화관에 오는 일을 쓸모없게 만들고 싶겠냐마는 관객이 영화관을 오기까지 결정하고 실행하는데에 이 영화가 확실하게 구미가 당기고 돈을 쓰기 아깝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할 이전보다 확실한 보증수표가 필요한 것이다.
흥행을 그나마 보증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캐스팅인가? 배우의 존재 또한 중요하지만 예전만큼 꼭 이 배우가 나와서 이 영화를 보러 간다는 인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굳이 영화관까지 오는 이 귀찮은 일을 하는데 대배우 캐스팅 여부는 아주 약간의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흥행에 큰 지표가 되진 않는 듯하다.
하지만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점은 오락 액션 장르는 여전히 성행하는 점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잔잔한 장르와 수입영화 장르는 이후에 OTT로 볼 수 있으니 영화관을 가는 것이 이득인지 아닌지를 계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영화를 보는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뭔가 영화관을 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단순해졌다. 영화관에서 생생한 음향과 큰 화면으로 보아야만 하는 영화만이 살아남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을 가는 데에 이토록 계산적이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아까도 언급했지만 OTT에 다양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컨텐츠들이 즐비하지만 그것보다도 영화관의 가격 인상도 한 몫 한 것 같다. 15000원이 넘는 돈을 주고 영화를 보았을 때 내가 돈이 아까운가를 고민하게 되는, 가성비를 따지게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예술을 소비하는 데에 돈을 아까워하면 되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관객은 내가 돈을 쓴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컨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미술 전시의 경우, SNS에서 공유되기 좋은 사진 스팟, 인스타핫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예전의 고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났다고 한다면, 영화 산업은 형식에서 벗어나기 힘든 문화 장르이다.
요새 잘되는 영화들을 보면, 대체로 애니메이션의 급부상이 있다. 요새 기준으로 '인사이드 아웃'이 반응이 좋던데,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굿즈 산업이 꽤나 잘 자리잡고 있지 않나. 다른 장르의 영화들은 굿즈 산업이 성행할 수는 없을까.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아닌, 배우의 연기로 끌고 가야 하는 드라마 장르, 로맨스 장르 등 소소한 서사들은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아이돌 팬덤만큼의 팬덤이 있어서 굿즈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올해 '챌린저스'를 잘 본 영화 중 하나로 꼽는데, '범죄도시'의 흥행으로 생각보다 빨리 영화관에서 내려간 것으로 안다. 하지만 관객으로서의 나는 그 지점이 조금 아쉬웠고 원체 포스터를 모으지 않고 기타 굿즈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데 뭔가 기억할만한 물건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고 싶었다. 일례로, 이전에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영화사 측에서 레몬 사탕과 프레즐 쿠키를 증정해준 적이 있었다. 무료이긴 했지만 그 때 그걸 받으면서 뭔가 영화를 보고 영화 속 특징적 사물을 극대화해 굿즈로 승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러려면 굿즈를 만들고 하는 마케팅 비용이 결국 관건이라 현실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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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다운 SF 신작 "미키 17" / 로버트 패틴슨 / 인류의 미래와 존재 윤리 / 대한민국 평행이론 / 분노 유발 가능성 주의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미키 17"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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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드게임 시간여행의 종지부를 찍어준 로키! 인피니티 스톤을 돌덩이로 만드는 절대적 힘, TVA (스포주의)
#로키드라마 #로키1화 #TVA
2021. 06. 10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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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로키 1화 보고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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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가장 임펙트 있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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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참지 말자! 내 안의 분노가 대.폭.발 한다!후배를 쥐 잡듯이 잡아먹는 동료, 사장의 딸랑이를 자처하는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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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음모로 회사에서 억울하게 잘린 그가 짐을 챙겨 나가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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