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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25-07-24 15:24:45

스페이스 오징어 게임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 리뷰

이 글은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창옥 강사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었다. 억만금을 줘도 하기 싫은 강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라고. 그 어떤 말을 해도 돌아오는 반응이 없는 것은 기본, 그 나이 또래가 가진 "가오" 때문에 안 들어도 될 말들을 듣는 것이 참 괴로웠다고 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전문가마저도 그렇게 느낄 텐데, 한낱 회사원에 불과한 내가 영화관에 갔는데 옆자리에 깨발랄한 중학생 두 명이 덜컥 앉는 행운(?)을 맞이했을 때의 심정을 20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내 우려를 관심법으로 들여다보기라도 하듯이, 두 중딩은 누가 봐도 이 한여름에 뛰어 왔다는 티를 땀냄새로 팍팍 내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관람하게 될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서 한없이 가볍고 빠르게 시끄러움을 사방팔방 흩날리고 있었다. 심지어 영화가 시작함을 알리는 소등 이벤트 이후에도.

 

 

 

그리고 영화에 감사해야 했다. 이 우주버전 오징어 게임(?) 덕에 내 옆의 두 생명체는 입을 다물었으니까. 

 

 

 

 

 

 

 

 

 

 

 

 

 

 

 

 

 

 

 

 

 

사진 출처:다음 영화

 

 

분명히 재미는 있다. 그러나  뭔가 쏙 빠졌다는 느낌은 영화 [월드 워 Z]를 볼 때와 비슷하다. 월드 워 Z는 정말 기가 막히다는 말 이외에는 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 그것도 해외 방방곡곡 촬영. 브레드 피트 원톱. 15세 이상 등급의 좀비 영화라는 세 악조건 속에서. (참고 1)

 

 

 

아마 이 작품도 그런 허점 아닌 허점을 노렸을 것이다. 설명해야 할 것들은 모조리 생략하되, 그 점을 메우기 위해 스케일을 키웠다. 물론 이는 오락영화, 특히 여름이라는 성수기를 틈타 개봉하는 작품에겐 매우 큰 장점이다. 게임이 현실에서 재연되었다는 콘셉트 덕분에 어이없을 정도로 장대한 CG를 감상할 수도 있고. 그리고 나의 타자 속도를 지배하는 마감 시간처럼(지금) 쫓아오는 괴물들 덕에 지루할 틈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퀘스트를 깨는데 필요한 족보(?)를 갖고 있는 독자(안효섭)의 활약이 재미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원작을 안 본 나의 눈에도 생략했음이 짐작 가는 부분들이 매우 많이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 많은 웹툰 속의 말풍선들을 독자 혼자만의 설명이나 생각 만으로 처리하는 점은 보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가기 벅찰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뭐랄까. 뛰어넘은 부분에 대한 의문점들이 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나의 발목을 덥석 그러잡는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이런 목 안의 생선 가시 같은 불편함은 후반부에 가서 좀 더 커진다. 배후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벌어지는 레벨업(?)이라던가. 시공간을 초월하다 못해 그냥 시공간이 박살 난 것 같이 보이는 충무로역 패싸움(?) 장면이 그러하다. 영화를 관통하는 장점으로 작용했던 속도감이 소통의 부재로 몰락하는 순간에, 영화에 인질로 잡혀있던 내 모든 정신이 풀려나기 시작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찰나의 순간에 느끼는 괴리감은 꽤 커서 열심히 게임 속의 말이 되어 뛰고 있는 독자의 모습이 낯설게까지 느껴질 정도다.

 

 

 

또한 시리즈가 될 것이 당연한 이 작품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아직 속편이 나오지 않았으니 정확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보여준 것을 토대로 상상했을 때. 분명 이 게임 자체를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 그 퀘스트를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오징어게임과 많이 닮아 있기에. 그 큰 틀 안에서의 독자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가면서도, 메시지의 전달과 지금의 이 템포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하지만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살아남은 바람에 앞으로도 나올 것만 같은 그녀의 존재다.

 

 

 

CG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공평하게 어색한 가운데서도 지수의 연기는 탁월할 정도다. 정말 짧은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옆자리에서 꺼졌다고 생각한 스피커 두 개가 다시 부산스럽게 커졌으니까.

 

 

 

분명 후속 편이 기대되는 오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 캐릭터에 대한 불만이 아닌 인물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된 상태라면. 본격적인 스페이스 오징어 게임이 될 다음 편에선 반드시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참고 1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서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관객을 한 명이라도 더 영화관으로 불러야 함. 그러니 19세보다는 15세 관람가가 훨씬 나음. 그러면 좀비영화인데도 너무 징그러운 장면을 넣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음. 가장 혀를 내두르게 했던 점은 펩시 콜라 PPL. 정말 필요한 순간에 너무 잘 넣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브레드 피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온 영화이지만, 좀비 없는 좀비 영화라는 오명도 함께 가져가는 포지션에 있음.

 

 

 

[이 글의 TMI]

 

1. 옆자리 중딩들아..다시는 만나지 말자.

 

2. 팥빙수 먹고 싶다.

 

3. 너무 더워서 밤에도 에어컨 켜고 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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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

출처 . https://brunch.co.kr/@iltallife/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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