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비됴2025-07-28 21:39:02
가족애로 똘똘 뭉친 평범한 레트로 히어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리뷰
‘판타스틱 4’가 돌아왔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히어로들이지만, 실사만 나왔다 하면 폭망 수준으로 전락하는 네 명의 히어로가 폭스를 떠나 마블에서 실사 영화로 그 시작을 알렸다. 그 자체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다수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동안 실사화의 저주를 풀어내야 한다는 것, <썬더볼츠*> 이후로 조금씩 예전의 폼을 찾아가는 마블의 위상을 조금 더 올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브릿지 역할을 확실히 해내야 하는 것이다. 뚜껑을 연 결과, 나름대로 미션들을 해결하지만 너무나 안정적이며 평범하게 풀어낸다.
우주로 떠난 4명의 엘리트 우주비행사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조니 스톰(조셉 퀸), 벤 그림(에본 모스 바크라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초능력을 갖는다. 리드는 자유자재로 몸이 늘어나고, 수잔은 온몸이 투명해지고, 강력한 방어막을 형성할 수 있고, 조니는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을 날고, 벤은 바위 같은 몸으로 엄청난 힘을 갖는다. 말 그대로 ‘판타스틱 4’라는 히어로 팀이 된 이들은 지구의 수호신으로 활약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리한 전령 실버 서퍼(제니퍼 가너)가 모습을 드러내고, 갤럭투스(랄프 이네슨)가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 예고한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초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원작 만화가 나온 1960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극 중 배경과 설정은 이를 잘 보여주는데, <완다비전>을 통해 레트로 스타일에 일가견이 있는 맷 샤크먼을 감독에 앉힌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최대한 원작 슈트와 세계관을 재현한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 가족이다. 우주인 동료에서 초인적 힘을 갖게 된 후 가족처럼 지내는 이들은 매일 저녁 한 식탁에서 무조건 밥을 먹어야 하는 사이가 된다. 이 패밀리십은 이 팀의 근원적 힘이자 지구를 지켜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동안 마블 시리즈에서 대놓고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히어로나 히어로팀은 없었다. 하물며 출산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마 처음으로 알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나 <썬더볼츠*>의 유사가족과 다른 진짜 가족의 의미를 내세우는 이 작품은 유일무이한 팀이 아닌 가족을 위해 기꺼이 책임을 지고 희생을 할 수 있는 인원으로서 그 힘을 부각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수잔을 통해 보여주는 모성애다. <완다비젼>에서 완다의 모성애를 이미 보여줬던 감독은 수잔을 통해 엄마의 힘을 또 한 번 내세운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보여주며 갤럭투스에 대항해 위기에 처한 아들을 구하는 그 모습은 국경을 불문하고, 인간과 히어로를 불문하고 엄마는 강하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다.
수잔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서 아빠이자 팀의 리더인 리드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책임감. 자신 때문에 돌덩이가 된 절친 벤에게 죄채감을 느끼고 있고, 자신의 아이에게 방사능 요소가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과 미안함을 갖고 있고, 갤럭투스의 손아귀에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리드를 보면 실제 아버지들이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영화는 중심인물인 수잔과 리드의 드라마를 견고히 쌓으면서 갤럭투스가 몰고 온 재앙 앞에서 특별한 한 가족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공을 들인다. 다소 무겁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감초는 조니와 벤이 담당하는데, 적중률은 떨어지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 여기에 이들을 돕는 만능 로봇 허비가 등장, 실제 무거운 분위기 걷어내는 건 이 귀여운 친구가 도맡는다.
액션보다 드라마를 택한 이번 작품은 그동안 실사화 작품과는 다르게, 좀 더 각 멤버들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낸다. 단순히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가 아닌 이들 또한 한 인간으로서 갖는 책임감과 고뇌를 함께 갖는다는 걸 보여주며, 히어로보다는 인간미를 더 내세운다. 이를 통해 전 실사화 작품들이 간과했던 친근하고 따뜻한 판타스틱 4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차별화에 성공한다.
물론 이 지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관객들이 기대했던 화려한 액션, 특히 네 인물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한 액션의 힘이 떨어진다. 후반부 갤럭투스와의 대결 장면에서 등장하기는 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게다가 멋진 팀플레이를 통한 액션도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액션의 멋짐은 실버 서퍼가 대신하는 모양새다. 캐릭터 활용 측면에서는 이 또한 아쉽지만, 우주에서 판타스틱 4와 벌이는 추격전과 액션은 볼거리를 전한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어벤져스 시리즈 시절 마블 영화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판타스틱 4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데 그 의의만 둘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 영화가 가진 중요성은 크다. 알다시피 닥터 둠은 <판타스틱 4> 시리즈의 주요 빌런 아닌가.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무한한 잠재적 힘을 가진 리드와 수잔의 아들 프랭클린이 있다. 앞으로 벌어질 시리즈는 프랭클린을 둘러싼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이 영화에서 보여준다.
덧붙이는 말: 쿠키는 2개다. 무조건 첫 번째 쿠키는 꼭 봐야 한다.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연관이 있다.
사진출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평점: 3.0 / 5.0
한줄평: 둠스데이로 가는 판타스틱 패밀리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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