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신롬2025-08-07 12:30:20

서로를 위했던 푸른 거짓말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2025)

2025년 8월 6일 수요일,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쉬푸 감독의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2025) 영화 시사회가 진행했다.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는 오진으로 암 선고를 받은 예쯔제(첨회운)가 퇴학을 피하기 위해 계속 연기하면서 반장 여쯔제(강제)의 특별 케어를 받게 되고, 식단부터 공부까지 관심과 감시가 시작되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장르의 대만 영화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픽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 스틸컷<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 스틸컷

 

 

 

청춘 로맨스 특유의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이마에 점을 찍은 학생 주임 선생, 코 뚫는 스프레이를 코에 항상 달고 있는 학생처럼 외적인 개그 캐릭터와 과장된 행동들이 등장한다. 특히, 남자 예쯔제의 친구 '투더우(황관진)'의 재치 있는 말투는 영화에 확실한 감초 역할을 소화한다. 그리고, 영화는 바다나 수영장, 아쿠아리움처럼 물이 자주 등장한다. 투명하고 푸른 물의 이미지는 십대의 우연한 만남과 순수하고 솔직한 감정, 흠모하는 상대를 몰래 바라보던 감정, 그리고 서툴지만 간절한 사랑을 담아낸다. 청춘이기에 가능했던 감정의 파도이자,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고백의 흔적이 물빛처럼 번진다.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는 제목처럼 ‘아픈 사랑’을 넘어, 삶의 끝자락에서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여자 예쯔제의 백혈병으로 인한 시한부 설정은 자칫 비극적으로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병보다 관계에 집중하고, 떠나갈 수밖에 없는 이별보다 함께 걷는 순간의 따뜻함에 시선과 희망을 둔다. 주인공 남자 ‘예쯔제(첨회운)’는 여자 주인공과 동명이인으로, 서로의 이름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운명의 실타래가 엮인다. 의사 오진과 대만 수능을 앞두고, 만난 그들이었지만, 사실 이미 서로가 원하는 롤모델이었다. 백혈병이 악화되며 그녀가 죽고 예쯔제가 우연히 그녀의 방에서 발견한 한자를 발견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개명하는 장면을 통해 몸은 떨어졌지만, 마음만은 함께 한다는 정체성과 사랑의 경계마저 허문다. 그 자체로 이 영화는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깊이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은유이자 고백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 예쯔제는 백혈병의 건강 투병을 앓고 있고, 남자 예쯔제는 사랑이라는 상사병을 앓고 있는 투병기를 거친다. 예쯔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앞으로'였다. 어렸을 적 있었던 기차 사고로 인해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카르페디엠과 같은 삶을 추구했다. 하지만, 반장 예쯔제는 그렇지 않았다. 현재의 고통을 벗어나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꿈꾸며 계획하고, 이루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들을 반기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고, 삶의 끝을 알기에 더 간절했다.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이들의 사랑은 결국 ‘어떤 미래를 살아가느냐’보다는 ‘지금 함께 꿈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성자 . 신롬

출처 . https://brunch.co.kr/@shinnorm/155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