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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2025-10-10 11:12:03

단편 영화, 그 짧은 호흡 속의 매력

스토리업 쇼츠 Story Up Shorts 상영회 (10.10.~16.)

지난 2025.09.13.(), 압구정 CGV에서 '스토리업 쇼츠 Story Up Shorts' 상영회가 개최되었다. CJ 문화재단과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주최,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은 단편 영화 일곱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해당 일곱 작품은 오는 1010일부터 16일까지 인디그라운드(indieground.kr)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그러니 오늘은 그날 만난 단편 영화의 매력을 얘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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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의 작품 목록과 감독, 배우를 알 수 있는 시간표 ⓒ 서울독립영화제 SEOUL INDEPENDENT

 

 

단편 영화, 그 짧은 호흡 속의 매력

 

'단편 영화'라는 표현 자체가 드문 관객도 있을 텐데, 단편 영화는 말 그대로 대략 45분 이하의 비교적 짧은 영화를 말한다. 영화관에서 흔히 만나는 몇 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진 장편 영화와 달리 그 짧은 러닝타임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 정의와 같이 러닝타임은 짧으나, 단편 영화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영화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단편 영화는 국내 영화감독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도 <백색인>(1994), <지리멸렬>(1994)과 같은 단편 영화를 시작으로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물론 단편 영화는 국내 영화감독들의 시작에만 함께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꾸준히 단편 영화를 연출하는 박찬욱 감독은 2022년에도 단편 영화 <일장춘몽>, 웨스 앤더슨 감독은 2023년 넷플릭스에서 로알드 달 단편 영화 시리즈를 선보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감독들이 그려낸 단편 영화는 그들의 장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단편 영화의 매력은 짧은 시간 내 삶의 희로애락을 가장 잘 담아낸다는 점입니다.

- 이윤석 감독

 

단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느끼는 가장 큰 단점은 '단편 영화를 볼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관객에게 익숙한 CGV, 메가박스와 같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물론, 독립예술영화관에서조차 단편 영화 상영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다행히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서 단편 영화 또한 만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잘 알려진 감독의 작품 혹은 해외 작품으로 극히 한정적이기에 아쉬다. 이번에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를 통해 만나본 작품들 또한 그러하다. 작품이 아무리 좋다고 추천해 본들 영화를 찾아볼 방법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감사하게도 그런 단편 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indieground.kr). 인디그라운드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단편 영화를 포함한 국내 독립·예술영화의 온라인 상영을 진행한다. 이는 한정적인 기간 동안 이루어지지만, '보고 싶은 콘텐츠' 목록만 가득 채우고 영화 시청을 숙제처럼 미루는 현대인으로서는 오히려 좋은 작품을 더 적극적으로 볼 동력이 된다.

 

금일(2025.10.10.)부터 16일까지는 이번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에서 상영된 일곱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정된 기간 동안 만나볼 수 있으니 부디 이번 온라인 상영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단편 영화에 맞게 간략한 추천사를 곁들여보고자 한다.

 

 

 

 

© 2020 BY KOFIC, 2017 CJ Cultural Foundation

 

단편 영화, 간략한 추천사

 

앞서 얘기했듯 이번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에서 상영된 작품들은 국내외 영화제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단편 영화들이다. 그중 이미 다른 영화제를 통해 만나보았던 작품도 있으며, 이에 관해 이미 추천을 했던 바도 있기에 오늘은 일곱 작품 중 세 작품에 대해 간략한 추천사를 써보고자 한다.

 

<수학여행>(2024)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난을 증명해야만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난을 숨겨야만 한다.'라는 영화의 시놉시스 소개와 같이 고등학생인 주인공 지은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사실을 숨긴 채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가난을 증명해야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픈 청소년 지은은 가난을 숨기고 싶었다. <수학여행>은 가난이 현실인 아이에게 그것이 얼마나 큰 낙인으로서 다가오는지, 가난이 현실이 아닌 이는 그에 얼마나 무감각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버섯이 피어날 때>(2024) 죽음이 무엇인지 아직까지는 모를 때가 있다. 부모님과 누나와 함께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 현서가 그렇다. 매일 같은 곳에 있던 이웃 할아버지가 사라지고, 아파트 단지에는 의문의 냄새가 풍긴다. 파리가 웅웅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아파트 마당에는 누군가 땅을 파 무언가를 묻고 있다. 평온한 듯한 일상에 녹아있는 죽음의 단서, 삶과 죽음의 공존을 담아내었다.

 

<어느 날 아들이 새우가 되었다>(2025) 제목과 같이 어느 날 아들이 새우가 되어버렸다. 새우가 되어버린 아들이 혹여나 죽지는 않을까, 과연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빠 동진은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중 수족관 사장님으로부터 탈피하지 않는 새우는 단명한다는 말을 듣는다. 아들은 탈피를 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아빠가 탈피를 할 때가 된 걸까. 아빠 동진 역을 맡은 봉태규 배우의 절절한 연기에 있지도 않은 아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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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3.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GV) 현장 (C) 직접 촬영

 

 

앞서 얘기했듯, 최근 국내 단편 영화는 국내 영화감독들의 등용문이 되어주고 있다. 그만큼 국내 영화제를 통해 선정된 단편 영화들은 믿고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던 이번 '스토리업 쇼츠 상영회'는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유림>, <수능을 치려면>, <속사정>, <천왕봉> 또한 빼어난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번 상영회에서 만난 감독들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어떤 영화로 또 우리를 홀려놓을지 기대된다. 또 어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스크린으로 가져올지 두근거린다.

 

작성자 . Cho

출처 . https://brunch.co.kr/@collectormemo/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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