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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1-08-05 11:32:59

멀미와 함께하는 롱테이크, 그리고 전쟁의 부조리함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는 편이기에 전쟁영화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챙겨본다.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군데군데 재밌는 장면을 있으니 말이다. 영화 <1917>은 사람들이 다들 재밌다고, 편집이 너무 잘됐다고 칭찬에 칭찬을 하길래 보았지만, 그렇게까지 엄청난 작품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1917> 시놉시스

 

 

두 명의 병사, 하나의 미션! 그들이 싸워야 할 것은 적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에게 에린무어 장군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간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1917>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롱테이크는 나에게 멀미를 선사했지

 

 

단 두 번의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한 것처럼 연출한 영화 <1917>. 물론 118분이라는 긴 시간 도안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을 했을리 없겠지만 뭔가 홍보가 그런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어떤 식으로 롱테이크 기법을 구현했을까 궁금했다. 블레이크와 스코필드가 나무를 사이에 두고 지나가거나 큰 건물을 두고 끼고 돌아가거나 스코필드가 강을 빠질 때를 편집점으로 잡아서 한 번도 안 끊기고 촬영을 한 것처럼 굉장히 스무스하게 편집을 잘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블레이크와 스코필드가 적진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관찰자적 시점으로 따라가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근데 이 느낌이 좀 과하게 다가온 듯 싶다. 카메라가 두 인물을 따라가는 컨셉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카메라가 굉장히 많이 흔들렸다.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적합한 방법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에 집중을 하다보니 너무 흔들려서 눈이 피로했고, 멀미가 난 작품이었다.

 

 

 

 


 

 

감정 표현에 서툰 것이 캐릭터인가?

 

 

블레이크 역을 맡은 딘-찰스 채프먼은 감정 연기가 굉장히 다채로웠다. 삭막한 전쟁 속에서도 웃음을 선사하는 재치있는 유머를 던진다거나 혹은 형이 적의 유인책에 선발대로 갔다는 소식에 형을 살리고자 물불 가리지 않는 행위를 통해서 다양한 감정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영화 분위기의 완급을 조절해줬다.

 

 

블레이크의 다양한 감정표현 덕분에 스코필드의 경직된듯한 태도가 훨씬 빛을 발했다. 하지만 블레이크가 죽고 나서 스코필드 혼자 적진으로 향하는 후반 부분에서는 감정이 크게 드러나는 부분이 없어서 집중도가 훅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영화 <1917>을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한 이유는 해당 당사자들이 적진으로 넘어가는 과정과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따라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상 감정 표현을 덜하는 것이 특징인것인지 아니면 배우의 연기력이 문제인 것인지 뭐가 문제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캐릭터의 감정에 크게 공감을 할 수 없다보니 중반 이후부터는 영화를 보는 재미가 똑떨어졌다.

 

 

 

 


 

 

전쟁의 부조리함을 보여주다

 

 

영화 <1917>을 보면서 좋게 느꼈던 것은 전쟁의 부조리함이 이곳저곳에서 잘 느껴졌다는 것이다. 특히 비교가 됐던 작품은 영화 <고지전>이었다. <고지전> 역시 소모전의 양상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고지전>에서도 애록고지를 두고 땅 조금 더 가져오겠다고 정전협상 마지막까지 소모전을 강행하듯이 영화 <1917>에서도 땅 몇 평 더 가져가겠다며 소들을 다 죽이고 건물들을 다 태워버린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전쟁은 마지막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였다. 무언가의 이익을 얻었더라도 마지막 사람이 죽을 때까지 전쟁은 계속된다는 저 신념은 소모전의 폐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였고, 전쟁의 참혹함과 부조리함을 한 번에 잘 드러낸 대사였다.

 

 

 

 


 

 

잔인하지 않은 전쟁영화라고 해서 개인적으로 기대한 작품이었지만 전쟁영화이기에 잔인함이 없지는 않았던 영화 <1917>. 교묘한 편집점으로 롱테이크를 잘 구현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는 충족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184501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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