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9-16 17:37:51
팬데믹 속에 열리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속에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더 넓은 아시아 지역에서 더 많은 연대를 강조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와 더 많은 접촉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팬데믹 이전 시대에 비해 영화제 규모가 축소되었다. 그러나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전히 70개국지역의 223편의 영화(장편과 단편)를 상영한다.
모든 장편영화는 총 29개의 스크린을 가진 6개 상영관에 걸쳐 여러 차례 상영될 것이다. 영화가 극장에서 한 번만 상영되었던 작년과 달리 상영 횟수가 늘었지만, 각 상영관 전체 좌석은 50%로 제한되며 모든 티켓은 온라인 및 사전 예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021년 10월 6일부터 15까지 열릴 예정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의 상영이 3회로 제한되는데, 두 명의 외국 감독만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로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 수상작인 "아네트"의 프랑스 감독 ‘레오 까락스’와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드라이브 마이 카" 의 일본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이다.
<아네트>(감독 레오 까락스)
<드라이브 마이 카>(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과 폐막식, 오픈 토크, 야외 팬 인사 등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주최 측은 부산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1,200명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과 달리, 실제 프레스 센터도 운영될 것이다. 그러나 ACF(아시아영화펀드), AFA(아시아영화아카데미), 플랫폼부산은 올해에도 잠정 중단된다.
개막작은 임상수의 "행복의 나라로’, 폐막작은 렁록만 감독의 홍콩 가수 겸 배우 매염방의 전기영화 ‘매염방’이 선정됐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
아시아 콘텐츠&필름 마켓이 다시 한번 올해 온라인으로 열린다. APM과 국내 참가자를 대상으로 E-IP마켓 비즈니스미팅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와 마켓 현장에서 대면 미팅을 진행한다. 이번 마켓에서는 한국.대만.일본의 원작 45편과 한국.아시아의 장편영화 프로젝트 25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국내영화계의 거장 임권택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선정되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직접 상을 받을 예정이며 이전에 발표한 대로, 영화제의 또 다른 명예상인 한국영화공로상은 고 이춘연 제작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권택 감독
씨네랩 에디터 Hezis
Relative contents
-
- 기울어진 선을 찾아서
책에도 유행이 있다. 특히 신간 하나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릴 때, 사방에서 "그 책 읽었어? 그거 재미있더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여기서 더하면 그 책 제목은 하나의 밈처럼 소비된다. <82년생 김지영>을 변용한 온갖 'OO년생 OOO'처럼.
언제부턴가 'OO의 기쁨과 슬픔'이란 말이 무진장 눈에 띄었다. 주변 회사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아, 너무 궁금해 펼칠 수밖에 없었던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왔다.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차용한 제목이라지만, 소설 자체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 애매한 일의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했디에 그 제목은 K-직장인들에게 찰떡 같이 달라붙었다.
영화 <굿 보스>를 보면 <일의 기쁨과 슬픔> 대신 '관리자의 기쁨과 슬픔'이란 말이 떠오른다. 영화의 중심에 놓인 인물은 저울 회사 사장인 블랑코인데, 우수 기업상 최종 심사를 기다리느라 한껏 예민해져 있다. 회사의 모든 요소가 심사위원들 눈에 딱 들도록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며 판을 짜고, 설계하고, 공사를 뒤섞어 가며 직원들을 쥐락펴락하려 한다. 이건 그야말로 그 관리직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연기를 해도 그 자리에 30년쯤 존재해온 사람처럼 연기하는 하비에르 바르뎀은 여기서도 빤들빤들해진 중산층 사장의 얼굴을 소화해 낸다. (사장이 다 빤들빤들하다는 게 아니라,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런 사장이라는 소리다.) 아버지가 창업한 공장을 물려받아 여태까지 운영해 왔으니 일에는 적당히 타성이 붙었고, 연설에 가까운 말 레퍼토리도 생겼다. 그는 "우리는 가족"이라는 반지르르한 말로 공과 사를 적당히 뒤섞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이 영화는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느낌이다. 블랑코가 어떤 업주인지 때로는 직접 언급되고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을 보며, 노동법부터 관습법까지 각종 법과 윤리의 위반 여부를 짚어보게 된다. 왜 회사 직원이 휴일에 블랑코의 집에서 뭔가 수리하고 있는 것인지. 왜 퇴직하는 여성 직원이 울먹거리며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블랑코는 그에게 진정이라는 이름의 침묵을 종용하는지.
불안한 예감은 영화 속에 하나씩, 그러나 얼굴을 찌푸리기엔 너무 코웃음 칠 수밖에 없는 모양새로 펼쳐진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니까. 그렇게 심사위원이 방문하기 전까지 어떻게든 회사를 최적의 상태로 보이게끔 하고 싶어 하는 블랑코 앞에, '감점 요소'들이 나타난다.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회사로 찾아오다가 아예 회사 앞에 진을 치고 앉아버린 (그리고 어쩐지 점점 차림새나 마인드가 힙합에 가까워 가는...) 직원 호세, 아버지 대부터 공장과 연을 맺었고 어린 시절도 함께 보낸 사이지만 일 솜씨가 심각한 직원 미랄레스, 그리고 어쩐지 야릇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턴 릴리아나...
블랑코는 얽히고설킨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호세를 회유하려고도 협박하려고도 해보고, 미랄레스를 따로 만나 식사하며 그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을 파악해 본다. 그러나 겉핥기 식 회유와 은근한 협박으로만 일 처리를 해온 그는, 여전히 미랄레스의 상황을 두루 살피거나 그의 진심을 알아보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단편적으로 듣고, 아내에게 단편적으로 전하며, 단편적인 정보에서 아내가 끄집어낸 한마디 말을 낼름 받아들여 미랄레스의 사생활에 불쑥 뛰어든다.
블랑코는 직원들의 크고 작은 일에 개입한다. 그 과정에서 미랄레스와 호세, 릴리아나 외에도 다양한 직원들과 마주치고 엮인다. 사생활에 간섭하여 이용하는 모습이 가히 파렴치하지만, 그렇다고 부당한 대우만 내놓는 사람은 아니다. 인간은 다면적이니까. 때로는 "우리는 가족"이라던 블랑코의 말을 상기시키며 도움을 요청하는 직원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굿 보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때로는 애매하게 좋은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다. 스스로가 이 정도면 제법 괜찮은 상사라고 믿고 있겠지만, 블랑코는 사실 직원들을 저울 위의 물체처럼 취급하고 있다. 가족 같은 존재의 관심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의 삶을 이루는 요소를 공사 할 것 없이 적절히 파악하고, 그 조건들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판을 만들어 간다. 직원을 소중히 여긴다고 믿고 싶겠지만 그가 소중히 여긴 건 물체와 재산이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면, 설계는 본인만 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도 자기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존재들이라는 것. 저울 위의 물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평형을 맞추는 일은 더욱 미묘하게 어려워져 간다는 것. 그 씨름 속에서 한 명의 건실했을 인간은 단지 말만 남은 인간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
출근할 때마다 정문에 놓인 저울 조형물의 평형이 잘 맞는지 확인할 만큼, 블랑코는 공정과 노력처럼 보이는 것들을 입으로 강조한다. 기실 그가 집착하는 것은 평형이 아니라 평형처럼 보이는 상태다. 그게 진짜 평형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울어진 선이어도 직선처럼 보이면 그만이다.
<굿 보스>는 이따금씩 코웃음을 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블랙코미디 영화지만, 엔딩이 가까워 오면 묘한 씁쓸함을 남긴다. 영화에 켜켜이 쌓인 정서들이 너무 익숙해서다. 블랑코를 악덕 사장이라고 욕하고 돌아서기는 쉬워도, 그의 수완까지 부정하기는 어렵다. 블랑코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 또한 순진무구하게 당하기만 하거나, 의연하게 노동 운동을 벌이는 인물들은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일 해가며, 자기 욕망을 향해 움직이는 보통의 인간들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 공간보다 한 계단참 오른 곳에 붕 떠 있는 사무실에서 유리벽으로 그들을 내려다 보며, 블랑코는 자기가 설계한 판을 '그럴듯한' 명목으로 포장해 내놓는다. 삐뚤빼뚤한 선보다 기울어진 수직선이 더 교묘하게 평형인 척할 수 있다. 바른말 고운 말의 외피를 뒤집어쓸 때, 진심처럼 보이는 노력들이 섞일 때, 악은 최악이 된다.
저울 회사의 정문이 어쩐지 아우슈비츠 정문을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너무 과도한 걸까? 그러나 "노동이 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그 문장 또한 아름다운 단어의 외피를 뒤집어썼기에 더 최악이었던 문장이었으니 아주 다른 얘기만도 아니긴 하다. 더불어 이 영화가 스페인이 아닌 한국에서 제작됐다면 한층 더 매운맛이었으리라는 상상은 또 다른 씁쓸함으로 이어진다. 여러 모로 블랙코미디였다.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계속 살아가겠습니다.
<그래비티>를 영화관에서 본 경험은 제겐 잊을수 없는 여러 경험들 중 하나입니다. 객관적인 영화의 완성도로 보자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작품들 중 <로마>를 넘을 수 있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그래비티>를 향해 기울어져 있습니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롱테이크라던가 비유적인 이미지들과 같은 영상미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알폰소 쿠아론 감독 특유의 생명을 존중하는 카메라의 시선과 아픔을 딛고 새로이 태어나고자 분투하는 영화속 라이언 스톤 박사의 모습이 특히나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던 그 시절의 저에게 용기를 준 소중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자체에 대해서 할말이 많아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에 대한 감독론을 써보고 싶다는 소소한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지금 이 글에서는 <그래비티>만을 다루게 되겠지만요.
과거는 놓아주고, 다시 앞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맷 코왈스키의 팀은 같은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의 잔해에 휩쓸려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탐사선은 망가지고, 맷 코왈스키와 라이언 스톤을 제외한 다른 탐사원들은 목숨을 잃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주복의 연료도 산소도 모두 부족한 상태. 살아남은 맷 코왈스키와 라이언 스톤은 지구로 되돌아갈 방법을 찾아봅니다. 수다쟁이인 맷 코왈스키는 긴장을 풀어줄 목적인지 라이언 스톤에게 끈질기게 말을 거는데, 그덕분에 라이언 스톤은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게 됩니다.
라이언 스톤은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게 됩니다.
“딸이 있었어요...4살이었죠. 학교에서 술래잡기를 하다가 미끄러져서 머리를 부딪쳤죠.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어요. 연락을 받았을 땐, 운전중이었어요. 그때부턴 그것만 해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운전만 해요.”
라이언 스톤 박사에게 딸의 존재는 그녀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지구에서 발을 딛고 서있도록 만들어주었던 ‘중력’이었을 겁니다. 그런 딸을 잃은 라이언 박사는 더이상 지구에 발을 딛지 못하고, 무중력 상태의 우주로 떠나온 것이겠죠. 여기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라이언이 딸을 잃은 상실감에 빠져 있긴 했지만, 그 이유로 자신의 삶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죽음의 공포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다
코왈스키마저 떠나보내고, ISS(우주정거장)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지칠대로 지친 라이언 스톤은 우주복을 벗고 몸을 웅크리는데 그 모습은 마치 태아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그렇죠, 영화는 바로 이 장면을 통해서 라이언 스톤이 과거의 기억들을 놓아주고 새롭게 태어나게 될 것이라는 상징적인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픔과 회한을 놓아주고, 라이언은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제 그녀는 삶을 부정하지 않고, 그 누구도 자신을 기다리지 않는 지구락 해도 다시 되돌아가고자 합니다.
Letum non omnia finit.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
라이언 스톤 박사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필사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장난이라도 치듯이 어떤 기회를 보여주었다가 없애버립니다. 압도적인 공간, 불확실의 공간인 우주안에서 인간은 너무도 무력합니다. 우주뿐만아니라, 저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간은 무력하여, 라이언 스톤의 딸처럼 정말 허무하게 죽어버리기도 하죠. 이 세계는 정말로 운명같은 것이 처음부터 모두에게 주어져 있는 것처럼, 인간이 원하는 바를 쉽게 이루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마침내 라이언 스톤은 삶의 장난과 같은 짓궂음에 지쳐버리고, 그녀는 어떤 거대한 운명앞에서 굴복하고, 탈출선안에서 모든 희망과 가능성을 포기한채로 죽음을 결심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앞에서 굴복하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탈출선의 해치가 열립니다. 어떻게 나타난 것인지 알수없지만, 기적처럼 맷 코왈스키가 나타나서 보드카를 건네며 라이언에게 조언을 남겨주고 떠납니다.
자식 잃은 슬픔만한 게 어디있다고. 하지만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알아. 여기에 영원히 남고 싶을 거야. 조용하니 혼자 있기에 좋고. 눈을 감으면 세상 모두가 잊혀지지. 여기엔 상처 줄 사람도 없고. 계속 살아봐야 뭐 별 거 있겠어? 자식 잃은 슬픔만한 게 어디있다고. 하지만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라이언 스톤이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삶을 등지려는 순간. 기적처럼 나타난 맷. 라이언은 진정한 죽음앞에서 다시한번 삶을 생각하고 다시 삶을 향해 모험을 시작합니다. 그녀는 여전히 죽음을 두려워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다음 걸음을 내딛습니다. 라이언 스톤이 그녀의 다음 걸음에 예상되는 결과가 삶이든 죽음이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순간 삶도 죽음도 다시 그녀를 환대합니다.
삶은 언제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반하고.
버튼 하나만 잘못 눌러도 죽을수 있는 상황입니다. 라이언은 그 아슬한 경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데, 사실 우리의 일상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운전중 살짝 손이 미끄러지기만 해도 곧 큰 사고로 직결되고, 길을 걷다가도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언제나 우린 다음 걸음을 예상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다음 걸음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다음 걸음을 계속해서 내딛는 것이기도 하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바에야,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편이 나을테니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바에야,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편이 나을테니까요.
“내가 보기에 예상되는 결과는 두가지다. 무사히 착륙해서 멋진 모험담을 들려주거나 앞으로 10분 안에 불타 죽거나 어느 쪽이든 밑져야 본전이다! 어떻게되든, 엄청난 여행일 거다.”
텐공에 도착하여 착륙선을 찾아 간신히 언도킹에 성공한 라이언 스톤. 지구의 중력은 무자비하게 라이언 스톤이 탑승한 착륙선을 끌어당깁니다. 이제, 그녀의 말처럼 예상되는 결과는 상반된 두 가지의 결과입니다. 라이언은 웃으면서 이 상황을 받아 들입니다. 그녀는 무사히 지구에 도착하여 비로소 지구의 중력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라이언 박사는 지구에 무사히 도착하고 후련하게 웃으며 자신을 붙잡아주는 대지에 감사의 인사를 속삭입니다. 이윽고 당당히 중력에 맞서서 일어서는 라이언 스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새로이 태어나는 여정을 그린 영화 <그래비티>는 이렇게 끝납니다. 영화 <그래비티>는 태아가 세상밖으로 나오기 위해 애쓰는 것만큼이나 강렬하게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면 언제나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때때로 삶의 중력이 어깨를 짓누르는 그 무게가 무겁긴하지만, 그래도 그 중력덕분에 우리가 서있을 수 있고, 계속해서 걸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 본 콘텐츠는 브런치 데미안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캐롤>의 인물의 감정과 욕망을 구축하는 영화적 방법
Ⅰ. 서론
<캐롤>은 2015년, 감독 토드 헤인즈에 의해 만들어졌다.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1945)>의 장면과 형식을 오마주로 시작하는 <캐롤>은 로맨스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 보이면서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는 감독의 의도와 다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1950년대 뉴욕에서 평범한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딸을 두고 남편과 이혼 소송중인 캐롤(케이트블랜챗)이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에서 감정적 혼란을 겪기도 하면서 사회적 시선들을 뒤로한 채, 서로의 사랑을 확신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테레즈의 성장드라마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작고 어린 소녀의 의상에서 숙녀로 성장한 듯한 의상들과 화장법. 캐롤을 통해 성숙해지는 테레즈. 프레임의 변화도 있다. 화면의 앵글 또한 테레즈를 양각으로 잡는 장면이 많아진다. 또, 영화 내용 면에서 테레즈는 영화의 초반부에서 비교적 수동적인 인물에서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도적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내면과 외면의 모두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캐롤>은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원작은 <The Price of Salt, 1952>로, 미국의 유명 스릴러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레즈비언 소설이다. 작가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주석-미국정신의학협회가 동성애를 사회병질적 인격장애로 분류한 1952년)를 감안하여 필명(클레이 모건)으로 출간하여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주목할 점은 당시의 레즈비언에 대한 인식이다. 캐롤의 감독 토드 헤인즈는 영화 캐롤을 평범하지 않은 사랑의 이야기로, 사회적 마이너 그룹의 사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영화를 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i] <Velvet Goldemine>, <Far from Heaven>과 같은 감독의 전작들과 그의 커밍아웃도 작품을 관찰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이다.
<캐롤>은 영화의 주 인물인 캐롤과 테레즈 뿐만 아니라 캐롤의 남편 하지, 테레즈의 남자친구, 친구 등 주변인물까지의 욕망들을 잘 드러내고 있다.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이 자연스레 표출되는 감정들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의 제한의 중요성과 사랑에 빠진 사람이 상대방과 함께 하게 되기까지 과정들에서의 미세한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감독이 인물들의 감정과 욕망구축의 표현방법을 살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캐롤>은 테레즈의 성장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제목이 ‘캐롤’인만큼 캐롤이 주인공 아니냐는 주인공의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 또한 본고가 진행됨에 따라 연출적 분석을 통해 밝혀가도록 하겠다. 본고는 감독의 인터뷰만을 참고하여 필자가 영화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분석을 수행한다. 감독이 어떤 영화적 방법들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과 욕망을 나타냈는지 분석한다.
Ⅱ. 본론
1. 색상으로 나타낸 인물들 개인의 욕망
영화를 보면 주로 적색과 녹색이 대비되는 듯하면서 어우러지도록 나온다. 영화의 시기적 배경이 크리스마스라는 점과 인물의 이름이 ‘캐롤’이라는 점에서도 두 색의 관계와 등장인물들의 관련됨을 떠올릴 수 있다. 감독은 인물의 욕망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인물에게 색상을 부여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물들은 본인의 욕망을 색상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가장 강렬하게 본인의 욕망, 색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캐롤이다. 우선, 캐롤은 첫 등장부터 거의 주로 적색의 의상, 또는 그런 소품들과 함께 화면에 나온다. 이는 캐롤의 욕망과 동시에 캐롤의 강한 캐릭터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캐롤의 평소의상>
캐롤은 영화 주 부분에서 적색의 의상을 입음으로써 그렇지 아니한 때의 감정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색상의 변화는 캐롤의 네일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사진1>은 캐롤을 만나고 캐롤과 잠시 헤어지기 전까지의 캐롤의 네일 색상이다. 테레즈를 거리를 두고 서로를 전화와 같은 방식으로 소통할 때까지만 해도 캐롤의 네일 색상은 붉은 계열이다. <사진2>와 <사진3>은 캐롤과 떨어져있는 기간 동안의 캐롤의 네일 색상이다. 붉은 계열의 색상이 아닌 거의 하얀색이다. 캐롤의 네일 색상을 통해 테레즈와 완벽하게 분리되었음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사진4>는 캐롤이 마음의 결정을 내린 뒤, 테레즈를 만나는 장면이다. 캐롤의 네일 색상으로 캐롤은 다시 본인 자신을 찾았음을 나타낸다.
테레즈의 색상은 캐롤만큼 명확하게 색을 나타내고 있진 않지만 주로 연한 색, 혹은 녹색 계열의 색을 띠고 있다. <사진5>를 보면 테레즈의 옷과 커튼이 연하게 푸른색을 띠고 있다. <사진6>은 캐롤과 떨어지게 된 후 본인의 집, 벽을 도색하는 장면이다. 색상이 없던 연한 색 벽에서 연하지만 녹색을 띠고 있는 색으로 도벽을 하며 본인의 색을 찾아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인물들의 색상은 인물 자신의 감정과 캐릭터를 성명해주기도 하지만 둘의 관계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사진 7>은 테레즈가 캐롤과 여행을 가기로 한 후, 짐을 챙기는 장면이다. 테레즈는 적색 니트를 곱게 접어 넣은 뒤, 하얀 이너웨어를 가방 안쪽에 넣음으로써 여행에서의 캐롤과의 관계를 암시한다. <사진 8>과 같이 서로의 색이 바뀜으로써 서로의 감정적인 교류와 서로가 동화되어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캐롤과 테레즈의 첫 정사씬 직전의 <사진 9>장면에선 공간 전체를 적색 조명과 적색의 벽지로 둘로만 가득 찬 공간을 나타낸다
색상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은 뒤에서 공간별 분석 시, 좀 더 분석하도록 한다.
2. 공간을 통한 인물들의 감정구축
백화점은 모두의 욕망의 공간이자 사회적 억압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테레즈가 근무하는 곳으로써 테레즈가 놓은 사회적 환경이라고도 볼 수 있다. 행사용 모자, 정부의 지시를 받는 경비원, 인형들에게 둘러싸인듯한 강압적인 분위기는 주인공을 억압하는 상황과 사회를 드러낸다. 또한, 백화점은 캐롤과 테레즈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소로 붉은 모자, 붉은 스카프, 붉은 립스틱, 붉은 매니큐어를 바른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의 캐롤이 백화점 직원인 테레즈와 극명한 대비를 이룰 수 있게 해준다.
캐롤과 테레즈의 첫 사적인 만남의 장소인 레스토랑은 캐롤의 욕망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캐롤의 붉은 옷이 겉옷으로 가려져 있고 인물들의 주변인 의자와 메뉴판, 전체적인 느낌인 적색을 띠고 있다. 이를 통해 캐롤은 테레즈를 본인의 욕망으로 만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캐롤의 욕망뿐만 아니라 처음 사랑의 욕망을 발현해보려는 테레즈와 사랑의 욕망을 발현해보려는 캐롤이 대비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캐롤의 집에선 캐롤과의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은 하지의 욕망도 드러난다. 부러진 크레파스를 붙인다던가, 싱크대를 고치다가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음에 분노하기도하며 욕망을 드러낸다. 캐롤의 집은 캐롤의 딸 린다를 향한 욕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캐롤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하지와 캐롤의 대화 중 가정부를 화면에 잡음으로써 사회적 시선에 대한 캐롤의 태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캐롤과 테레즈가 자동차를 타고 터널로 들어가는 장면은,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자 중요한 감정선을 영화적으로 잘 나타낸 장면이다. 자연적인 배경 사운드를 없애고 드라마틱한 빛과 어둠의 과장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구축하고 그들만의 세상을 강조한다. 또한, 푸른 빛의 라이트를 이용하여 테레즈의 감정도 명확해져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호텔은 캐롤과 테레즈 둘의 공간이다. 그러한 호텔의 외부와 내부를 조명의 대비로 차갑고 냉정한 현실과 따듯한 그들만의 세상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이러한 공간들은 캐롤의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른 호텔 씬에서 캐롤과 테레즈를 보여주기 전에 벽에 하지와 캐롤의 딸 린다를 떠올릴 수 있을만한 사진을 걸어두어 캐롤이 집을 벗어나도 하지와 린다(현실)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감독은 이러한 연출들을 통한 감정구축을 한 덕분에 후에 캐롤의 선택에서 관객들이 캐롤의 감정을 증폭시켜 느낄 수 있게 한다. 또, 영화가 테레즈의 성장이야기로도 볼 수 있을만큼 테레즈는 캐롤을 만나면서 성장한다. 영화의 초반부의 테레즈 <사진 10>와 영화의 후반부의 테레즈 <사진 11>의 의상이라던가 화장법에서 차이가 나는데 호텔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들을 보여줌<사진 12>으로 테레즈의 성장이 캐롤의 영향이었음을 나타낸다.
테레즈와 떨어진 후, 캐롤은 하지와 시댁에 가는데 이곳에서도 감독은 캐롤의 감정을 서서히 구축한 후 증폭시킨다. 인물들이 잡히기 전, 정치적 내용의 TV를 계속 보여줌으로 시대적 억압을 보여준다. 캐롤의 시선과 시댁보다 웨이터에게 더 밝게 웃어줌으로써 캐롤이 그 자리를 불편해하고 어울리지 못함을 나타낸다. 캐롤의 주변을 막고 있는 답답한 구도의 앵글과, 캐롤의 목과 잔마다 둘러져 있는 금색 띠를 통해 억압받는 캐롤의 상황을 관객들에게 더 긴장되게 만든다. 이런 감정들이 구축한 후 린다를 만나는 장면으로 캐롤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린다를 안고 다시 실내로 들어가려는 캐롤과 시댁을 밝은 조명과 어두운 조명으로 한번 더 대비시킨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장면들 중 캐롤이 친정에 가는 장면은 가장 복합적인 연출이 담겨있고 하나의 씬 안에서 감정의 증폭이 가장 잘 나타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법정에서의 장면은 위치선정에 의해 권력관계를 표현한다. <그림 1>을 보면 위치적 우위는 이미 하지의 우위를 나타내주지만 캐롤이 화살표와 같이 이동을 함으로써 주도권을 잡는다. <사진 13> 참조. 정에 온 캐롤은 붉은색이 하나도 섞여 있지 않고 앵글 또한 특이하다. 기본적으로 쓰이는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법정에 있는 사람들을 잡아 긴장감을 높였다. <사진 14>참조. 장면에서는 다른 장면들에 비해 긴 대사로 주제를 배우의 입에서 풀어내는데, 진부할 수 있는 방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스테이징이라던가, 화면적 효과, 배우들의 연기력 등으로 감정을 구축해놓고 실행함으로써 전달력이 있는 장면으로 만들었다.
캐롤과 테레즈가 재회하는 레스토랑 장면에선 레스토랑 바닥의 적색과 하얀벽의 조화로 캐롤(적색)과 테레즈(하얀색)이 동등해짐을 보여준다. 캐롤의 의상에서도 적색이 많이 빠졌고 테레즈의 의상도 진하게 하였다. 꽃으로 비교적 앵글이 안정적인 캐롤과 주변을 비워 공허한 테레즈, 인물의 상태가 드러나도록 구도를 잡았다.
3. 영상표현을 통해 나타낸 감정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장면을 인상적이고 파격적으로 봤을 것이다. 캐롤을 찾아 캐롤의 친구 애비를 찾아갔는데 애비의 차가운 태도와 자신의 대한 캐롤의 입장을 듣고 절망적이고 불안한 하지의 상태를 화면이라는 큰 프레임 속의 작은 프레임을 통하여 나타냈다. 이와 비슷하게 막히는 도로와 빽빽한 뉴욕의 건물들을 통해 캐롤의 복잡한 속내를 표현하였다.
그런 반면, 공허한 인물의 감정을 나타낸 장면들도 있다. 넓고 조용한 거리를 인물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게 잡아 인물의 텅 비어있는 내면과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보여지고 싶지 않은 인물의 감정을 표현했다.
비슷하게 캐롤과 테레즈가 여행을 떠나고 차안에선 둘만의 애정을 나누지만 밖의 도로는 말라 비틀어진 도로를 잡아 현실과 대조됨을 나타냈다.
영화를 보면 <사진 15>와 같이 인물을 한쪽 귀퉁이에 몰아넣은 듯한 느낌을 받을 만한 장면이 꽤 많이 등장한다. 감독은 이러한 구도를 통해 서로의 옆자리가 비어있음을 통해 외로움을 나타내고 합리화 시키고 있다. 테레즈와 캐롤이 만나기 시작한 후엔, <사진 16>처럼 소품 등으로 빈 공간이 채워져 있음을 나타냈다.
영화에서 감독은 프레임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나누기도 한다. 캐롤과 테레즈가 떨어지고 캐롤이 테레즈를 그리워하던 중, 캐롤은 우연히 택시를 타고 가다 테레즈를 본다.
캐롤이 테레즈를 보는 시선을 흔들리게 촬영하고, 테레즈를 건물의 벽에 의해 의해 사라졌는데 캐롤은 택시 창문의 마지막 필러에까지 들어가면서 테레즈를 보려고 한다. 테레즈가 인파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것보다 단절됨을 극화시켰다. 이런 식으로, 차의 필러라든가 창문의 창살을 이용해 프레임을 나누고 그 안에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인물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비교적 자주 표현하고 있다.
캐롤의 집에서는 벽을 통한 프레임으로 테레즈의 입장에서 다가가기에 쉽지 않음을 표현했다.
캐롤과 애비의 장면에서는 화면에 다른 뭔가가 함께 나온다던지 답답한 앵글로 당당하지 못한 그들을 나타냈다. 대화하고 있는 둘을 불빛으로 비추면서 대화가 끝나는 것으로 범죄자들과 라이트의 관계를 나타냈다.
비슷하게 캐롤이 테레즈에게 여행을 제안하면서 카메라를 선물하는 장면에선 화면에서 인물들이 일부만 나올 정도로 화면을 일부만 할애하여 찍었다. 당당하지 못한 사랑의 시작을 나타냈다.
전화하는 장면에서는 서로 마주보는 듯하게 장면을 연결하여 캐롤과 테레즈의 대비와동시에 그리움을 나타낸다.
4. 상징적인 표현들
종종 주변의 인물, 제 3자들은 비춰 인물이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감독은 소품들을 이용하여 서로에게 서로가 물들어감을 나타냈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캐롤이 맥주를 병째로 마심과 동시에 테레즈는 전용 잔에 담아 서로 건배를 한다. 또, 초반에는 담배를 잘 피지 않던 테레즈가 캐롤을 만나고부터 흡연자가 되도록 하였다.
배경이 겨울이다 보니 눈이 오는 것이 당연할 수 있지만, 감독은 눈을 이용하여 같이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였을 때, 둘이 여행을 떠났을 때와 같이 인물들의 깊어지는 감정을 나타냈다.
테레즈는 영화에서 포토그래퍼로 나오는데, 인물사진은 찍지 않던 테레즈가 사진의 대상이 사물에서 사람을 찍어 테레즈의 성장이라고도 보여주고 테레즈의 욕망의 대상이 캐롤이라는 것도 보여준다.
영화의 맨 시작부분에서 모형기차가 돌아가고 작은 모형 기차이지만 관객들이 실물 크기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안에 있는 것처럼 엄청 크게 잡았다. 그리고 남색 사람 모형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기차가 지나간다. 이것을 복선으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테레즈가 캐롤을 만나러 가려고 발걸음을 돌릴 때, 기차소리가 난다. 장난감 기차의 작동을 켠 후, 그것을 바라보는 테레즈와 백화점을 오픈시키고 캐롤이 등장하여 실수로 그 장난감기차의 버튼을 건드려 기차를 세운다. 그렇게 캐롤과 테레즈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감독은 기차에 대해 ‘달리는 기차는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되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 라고 말한 적 있다. [ii] 원작 소설인 <The Price of Salt>에선 캐롤이 인형을 사가지만 영화에선 캐롤이 기차를 사간다. 그런 점에서 감독은 기차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고 <캐롤>은 하나의 달리는 기차와 같은 이야기다.
Ⅲ. 결론
감독은 욕망과 감정구축의 표현에 섬세하게 표현하였고, 덕분에 이러한 감정과 욕망구축의 표현들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인물들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크게 전달 할 수 있었다. 한템포 쉬고 연기를 한다던가 배우들의 연기도 감정강조에 큰 역할을 한다. 감독은 이런 식으로 은근하게 감정을 구축시키고 증폭시키는 형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또한, 비교적 교과서적인 방법보다는 새로운 방법들을 많이 사용했다. 그로 인해 중요한 부분들을 더 강조 할 수 있었다.
토드헤인즈 감독의 전작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느낌이 다소 있었지만 <캐롤>은 시청을 거듭하며 볼수록 경이로웠다. <캐롤>은 다양한 부문에서 상을 받은 만큼 다양한 부문에서 섬세한 연출이 느껴지고 한 장면 장면, 단 하나도 의미 없는 연출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섬세한 연출과 인물들의 감정이 영화적 표현으로 나타난 영화이다. 다양한 영상표현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있다. 분석을 하면서도 빠져들 수 밖에 없었고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영화의 표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Closer
이 매혹적인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캐롤과 테레즈가 마셨던 올리브 넣은 마티니를 따라서 마시고 테레즈가 쓰던 수첩에 글을 적는다면 어떨까.
한창 <캐롤>에 빠졌을때의 내 모습을 보니 갈색 털코트에 노란색으로 탈색한 단발머리였다. 당시엔 너무 달라서 생각도 못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캐롤을 어렴풋하게 무의식적으로 따라했던 것 같다. 이와 같이 좋아하는 영화를 곱씹으며 체험하는 것은 영화팬으로서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혼자서만은 영화의 세계를 실현시키는 것이 어려웠지만 배급사 하이스트레인저의 클로저가 영화 속의 세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스크린 밖으로 꺼냈다.
상영회가 끝나고 마티니 한잔과 함께 <캐롤>의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위의 굿즈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들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굿즈를 설명하는 담당자님에게서 영화를 향한 진한 애정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앞으로의 상영회도 기대가 된다. #클로저상영회
*본 상영회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i]
Sight & Sound.
토드 헤인즈 인터뷰
[ii]
Sight & Sound.
토드 헤인즈 인터뷰
-
- 2022년 추석 특선영화 총정리!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다들 추석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인 날!
다같이 둘러 앉아 추석 특선영화를 시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정리한 2022년 추석 특선영화 스케줄표를
특별히 공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9월 9일 (금)
▶ 18:00 EBS1 <소나기>
매일같이 개울가에 나와 징검다리 한 가운데서 놀고 있는 소녀.
수줍은 소년은 소녀에게 비켜 달라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그렇게 며칠을 서성인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함께 비를 피하다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소녀에겐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있는데…▶ 20:15 tvN <보이스>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 범죄 액션.▶ 22:00 TV조선 <경관의 피>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의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 22:50 JTBC <유체이탈자>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 23:30 KBS1 <어멍>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뒤에 평생을 바다에서 거친 삶을 살아온 해녀 ’숙자’와
그녀 속도 모르는 철부지 아들 ‘율’의 이야기.▶ 23:50 KBS2 <신의 한 수: 귀수편>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영화.▶ 00:45 EBS1 <와호장룡>
19세기 혼란의 중국.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무바이는 사부가 목숨을 잃자,뛰어난 무공을 지닌 무사 수련에게 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검을 맡기고 강호를 떠날 결심을 한다.9월 10일 (토)▶ 10:45 KBS2 <도굴>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물.▶ 12:30 MBN <국제수사>
필리핀으로 인생 첫 해외여행을 떠난 대천경찰서 강력팀 ‘홍병수’ 경장.
여행의 단꿈도 잠시, ‘병수’는 범죄 조직 킬러 ‘패트릭’의 셋업 범죄에 휘말려 살인 용의자가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현지 가이드이자 고향 후배 ‘만철’과 함께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형사 본능이 끓어오르는 마음과는 달리 ’병수’의 몸과 영어는 따라주지 않고,
필리핀에서 재회한 웬수 같은 죽마고우 ‘용배’가 끼어드는 바람에
수사는 자꾸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15:15 KBS1 <광대들: 풍문조작단>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뒤흔드는 광대패 5인방.
어느 날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로부터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세조’의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명을 받는다.
광대패의 리더 ‘덕호’와 무리들은 목숨을 걸고 지금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놀라운 판을 짜기 시작하는데…▶ 20:20 SBS <장르만 로맨스>
쿨내진동 이혼부부, 일촉즉발 비밀커플, 주객전도 스승제자,알쏭달쏭 이웃사촌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의 사생활이 밝혀진다!▶ 21:20 KBS2 <발신제한>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출발한 평범한 출근길에
한 통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는 차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자리에서 일어날 경우 폭탄이 터진다고 경고하는데…
▶ 21:40 EBS1 <취권 2>
기금을 모아 빈민을 돕는 보지림을 경영하는 무술의 고수이자 한약사인 황기영과그의 아들 황비홍은 만주에서 한약을 구해 고향으로 돌아온다.황비홍은 돌아 오는 도중 세금을 줄이기 위해 세관의 눈을 피해 영국 영사의 집에 인삼을 숨긴다.겨우 세관을 통과한 황비홍은 인삼을 회수하려는 데 영사의 짐을 훔치려던 다른 자와 마주쳐 간신히 상자를 빼앗아 오는데...▶ 22:40 tvN <연애 빠진 로맨스>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 23:40 SBS <자산어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창대’가 혼자 글 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은 크게 실망한다.
‘창대’ 역시 '정약전'과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하는데...9월 11일 (일)▶ 12:30 MBN <남산의 부장들>
대통령 암살사건 발생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이야기다.▶ 13:20 EBS1 <단테스 피크>
화산 폭발로 연인을 잃은 지진학자. 4년 후, 한 마을의 지진 활동을 조사하다가 위험 신호를 감지한다.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시의회는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싶어 하는 상황. 이때 더욱 강력한 화산 활동의 증거가 발견되는데...<말임씨를 부탁해>효자 코스프레하는 아들과 가족 코스프레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낀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을 그린 휴먼 가족 드라마다.▶ 15:00 SBS <미션 파서블>
선입금 후업무 흥신소 사장 ‘우수한’과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가 무기 밀매 사건 해결을 위해전략적으로 공조하다 벌이는 아찔한 코믹 액션.▶ 22:40 EBS1 <이장과 군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최연소 이장으로 선출된 조춘삼은 어린 시절 자신의 부하 노릇을 하던노대규가 최연소 군수가 된 뒤, 뒤바뀐 위치로 재회한다.▶ 22:40 KBS2 <뜨거운 피>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
▶ 23:05 SBS <강릉>
강릉 최대 조직의 ‘길석’.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며 질서 있게 살아가던 그의 앞에
강릉 최대 리조트 소유권을 노린 남자 ‘민석’이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서늘한 분위기가 감도는 둘, ‘민석’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두 조직 사이에는 겉잡을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는데..9월 12일 (월)▶ 09:45 SBS <싱크홀>
서울 입성과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 이사 첫날부터 프로 참견러 만수와 사사건건 부딪힌다.동원은 자가취득을 기념하며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행복한 단꿈도 잠시,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땅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마주치기만 하면 투닥거리는 빌라 주민 만수와 동원.동원의 집들이에 왔던 김대리와 인턴사원 은주까지!지하 500m 싱크홀 속으로 떨어진 이들은 과연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11:15 KBS2 <킬러의 보디가드 2>
미치광이 킬러 ‘다리우스’의 경호를 맡은 후, 매일 밤 그의 악몽을 꾸는 보디가드 ‘마이클’ 앞에 나타난 무대포 직진녀 ‘소니아’
남편 ‘다리우스’가 납치되었다며 다짜고짜 그를 구하러 가야 한다고 하는데…▶ 18:00 EBS1 <독도수비대 강치>
자신의 과거를 모르고 서커스 단원으로 살아가던 강치(와 친구들)는 독도의 괭이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고 ‘불타는 얼음’을 차지하기 위해독도를 침략한 아무르 일당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다.
▶ 18:20 tvN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 20:25 SBS <킹메이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으로 치열한 선거판의 중심에 있었던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21:40 MBC <특송>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씨네랩 에디터 Hizy
-
- 프랭크 오션 픽 감각적인 영화 7선
-
씨네필 프랭크오션 그가 선택한 영화 그의 앨범만큼이나 감각적이다.
노래작업에 영감이 되었을까요? 그가 선택한 영화 100개중 7개를 선정해왔습니다.
브라질
정보화로 인해 모든 것이 획일화된 시간을 알 수 없는 미래의 도시. 소심한 성격의 샘 로리(Sam Lowry: 조나단 프라이스 분)는 거대한 정보국 산하에서 서기로 일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공장 같은 회사에서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기계와 정보로만 움직이는 모든 생활 속에 지친 샘은 중세의 기사가 되어 하늘을 날며, 환상의 여인을 만나는 꿈속에서만 오로지 자유를 느낀다. 그러던 중 늘 꿈속에 나타나던 여자인 질 레이튼(킴 그리스트 분)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꿈속에서와는 다르게 거친 트럭 운전사이자 반정부주의자다. 샘은 그 자리에서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로부터 미치광이 취급만 받는다. 그러던 중 자신의 집에 고장난 파이프를 고치러 찾아온 해리 터틀(로버트 드니로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터틀은 사실 배관공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였다. 한편, 파리를 쫓던 정보국 직원이 테러리스트인 터틀을 체포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하던 중 그만 타자기를 오작동시키고, 그 바람에 버틀이라는 무고한 시민이 테러범으로 체포되어 고문을 받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난처해진 샘의 상관은 버틀의 가족에게 보상금을 전달하는 일을 샘에게 시키고, 샘은 버틀의 집을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질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가 법망에 쫓기는 도망자 신세라는 것을 안 샘은 최고위층의 컴퓨터를 조작해서 그녀가 사망했다고 기록함으로써 그녀를 구해내려고 하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받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메트로폴리스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지상세계의 프레더는 어느날 마리아를 통해 지하 세계의 비참한 생활상을 알게된다. 프레더가 그의 아버지 프레드슨에게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오히려 마리아가 주도하는 지하 세계의 집회를 목격한 프레드슨은 로트왕에게 마리아와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 지하세계의 노동자들을 교란할 것을 명령한다. 마리아를 복제한 로봇은 노동자를 선동하고, 지하세계는 홍수가 나며 공장이 노동자들에 의해 파괴된다. 그러나 마침내 지상세계에 모여든 노동자들은 로봇의 정체를 알게 되고, 프레더의 중재로 프레드슨과 화해의 악수를 나눈다.
파리, 텍사스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 지역 부근, 텍사스주의 어느 황량한 마을에 탈진한 듯 보이는 한 남자가 걸어온다. 그의 이름은 트래비스. 의식을 잃은 트래비스의 소지품에서 ‘월트’란 이름을 발견한 의사는 연락을 취하게 되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던 동생 월트가 형인 트래비스를 데리러 온다. 4년 만에 소식을 접한 월트는 병원에서 말 없이 사라진 형을 바로 찾아내지만, 형은 계속 침묵으로만 일관한다. 그동안 형의 아들인 헌터를 맡아 기르던 월터와 그의 아내 ‘앤’은 헌터가 트래비스를 아버지로 인정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른 정에 얽매여 헌터를 잃게 되진 않을까 우려한다. 월트는 형이 텍사스에서 헌터의 엄마, ‘제인’과 살다가 왜 갑자기 헤어지게 됐는지 털어놓지 않자 답답해하고, 트래비스는 앤으로부터 제인이 헌터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송금해오는데, 휴스턴의 한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는 애기를 듣고 직접 찾아보기로 결심하는데..
로얄 테넌바움
로얄 테넌바움과 그의 아내 에슬린 테넌바움에게는 세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 세 명의 자녀는 부모가 별거하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산다. 채스(벤 스틸러)는 10대 초의 나이에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됐고 국제금융에 관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입양된 딸인 마고(기네스 팰트로)는 극작가이며 15세 의 나이에 브레이버만 그란트(Braverman Grant) 상과 부상으로 5만 달러를 받은 경력이 있다. 훗날 퓰리처 상까지 수상한다. 리치(루크 윌슨)는 주니어 챔피언 테니스 선수이며 3년 연속 US 오픈 타이틀을 획득한 경력이 있다. 하나같이 천재였던 이들 세 남매들의 어린 시절은 20여 년에 걸친 배신과 실패 그리고 비극적인 사고로 인하여 그들의 기억 속에서 모두 사라져버린다. 그들의 천재성이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은 모두 그들의 아버지 탓이었다. <로얄 테넌바움>의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산산조각 난 가족들이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겨울 날, 불치의 병에 걸렸다고 알려온 아버지 때문에 으로 한 집에서 다시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파이트 클럽
비싼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우지만 삶에 강한 공허함을 느끼는 자동차 리콜 심사관 ‘잭’.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거친 남자 ‘테일러 더든’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싸워봐야 네 자신을 알게 된다”라는 테일러 더든의 말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잭. 두 사람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파이트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하고, 폭력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거대한 집단이 형성된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파이트 클럽’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변질되고, 잭과 테일러 더든 사이의 갈등도 점차 깊어져 가는데… 거침없는 진짜 남자들의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시계태엽 오렌지
노숙자 폭행, 집단 싸움, 차량 절도, 주택 침입… 10대 소년 ‘알렉스’는 친구들과 어울려 극악한 비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 저택에 침입해 주인과 싸우고 달아나려던 순간 경찰에 검거된다. 살인죄가 적용되어 14년 형을 살게 된 ‘알렉스’. 좀 더 빨리 감옥을 탈출하고자 ‘루도비코 갱생 프로그램’에 자원한다. 루도비코 실험은 재소자에게 약물과 충격요법으로 각종 범죄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교화 방법이다. 과연 알렉스의 범죄 본능이 치료될 수 있을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최고의 문제작.
타락천사
킬러가 청부 살인을 하는 동안 그의 파트너는 주인 없는 방에서 침대 시트를 정리하거나 쓰레기를 검사한다. 그들은 동업한 지 155주나 되었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킬러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파트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한편, 수감번호 223 하지무는 5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고 말을 잃었다. 밤마다 주인 없는 상점에 무단 침입해 장사하던 그는 어느 날 떠나버린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찰리를 만나고 그녀를 도와 밤거리를 헤매기 시작한다.
-
-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줄거리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하루미. 그녀는 병원에서 만난 '레이코'라는 친절한 간호사와 가까이 지낸다.
퇴원이 다가오고 재활치료를 앞두고 있는 하루미에게 레이코는 일을 그만두려 하는데 함께 살면서 월세를 반씩 아끼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마침 일을 못 하게 된 처지의 하루미는 레이코를 룸메이트로 받아들인다.
어느 날인가부터 하루미는 이상한 일을 겪기 시작하면서 레이코를 의심하게 된다. 결국 하루미는 레이코를 미행하게 되는데...
감상포인트
1. 동물 죽는 장면 나오니 그런 장면 못 보는 분들은 미리 참고하시길.
2. 초반 전개가 약간 지루할 수 있으나, 일본식 이름은 나중에 헷갈릴 수 있으니 집중해야 한다.
3.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라고 할까.
감상평
영화는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부터 과거로 돌아가 현재까지의 일을 짚는 액자형 구조의 서사다. 초반에는 굉장히 잔잔 바리로 흘러가기 때문에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책이든 영화든 일본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이름을 기억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가끔 책 읽다가 앞으로 돌려서 '아, 얘가 얘였지.'하고 확인해야 하는 일도 있는데, 이 영화는 잔잔하다 보니 얼굴도 딱 기억하기가 힘들다. 인물이 그리 많지도 않은데... 그냥 내가 집중을 안 한 걸 수도.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식 전개란, 차근차근 상황을 전개시키면서 아주 세세하게 복선을 깔고 마지막에 결말을 '얹는다'라는 느낌이다. 최근 작품들은 굉장히 스피드하게 전개한 후 마지막에 결말을 마지막에 뻥 '터트린다'라는 느낌인데 반해, 정적이고 느린 감이 있어서 아무래도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영화.
스피드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예스러운 전개 방식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이 쌓음의 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영화.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한 바다처럼 음산한 기운을 가득 품고는 있지만, 절대 거세게 몰아치지는 않는다.
이런 스타일은 특히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것 같다. 책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한국에는 정식 출간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영화 자체는 2014년도 작품이긴 한데, 아무래도 원작 소설은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메모리 카드 나오는 것 보고 굉장히 반가웠던... ㅋㅋㅋ
*여기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는 '스릴러'에서 '공포'로 전환되는 지점이 확실하다. 바로 하루미가 거울을 볼 때다. 레이코의 행동이 단순히 집착이라고 생각했다가, 알고 보니 이중인격자였다는 걸 알게 되고, 마지막에 그 이중인격자 즉, 레이코와 마리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약간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몇 번 의심을 하게 만든 후에 중요한 사실을 밝히고 나니 충격이 좀 덜하다는 느낌이다. 내용이 꺾이는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보니 긴장감이 오히려 느슨해지는 감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진실을 알았을 때도 뻔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건 좀 아쉬웠다. 같은 이야기라도 글자로 읽었을 때와 영상으로 시청할 때는 굉장히 다르다. 원작에 너무 충실했던 건 아닌가, 조금 각색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원작이 다루는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어서 원작을 파괴하지 않은 것 같다.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학대 당하던 하루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한다. 한 명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로 나타난 레이코, 한 명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마리. 극단적으로 치우친 마리라는 자아는 하루미를 넘어 에리에게까지 손을 뻗는다.
"괴로웠지? 도망칠 수 있는 방법 알려줄게.
자신에게 다른 이름을 하나 지어 줘."
"그럼, 마리."
"그래, 마리라는 이름을 줄게."
언뜻 보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에리라는 여학생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하루미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부여받는 듯한 장면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하루미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를 죽인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울타리는 무너진 채로, 어떤 어른도 이런 상황에 대해 책임지지 않은 채로 하루미와 에리의 지옥 같은 나날들은 반복되고 있었다. 영화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짚어내며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동시에 어린 학생을 저지한 것이 경찰이 아닌 하루미라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에리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주었던 하루미 자신이 말이다. 마리는 에리가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하지만 하루미와 레이코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지옥 같은 삶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자신의 자아가 했던 행동을 자기 자신이 부정해야 하는 아이러니함. 잘했다고도, 잘못했다고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마음이 쓰라렸다.
손금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던가. 에리를 막아서며 남은 칼자국은 하루미가 받았던 상처 때문에 레이코와 마리라는 인격이 새로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더불어 이제는 이 칼자국을 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다행이에요. 당신은 제 상상이 아니라서."
영화 내내 하루미를 쫓아다니는 구도는 처음 교통사고가 날 때부터 하루미 안에 있는 또 다른 인격들을 다 보았다고 말한다. 그게 사실인지 그냥 로맨틱하려고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 말은 하루미에게 남은 아픔의 흔적들을 그는 알아보았다는 뜻이다. 자신을 알아봐 주고 상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하루미는 이제 다른 인격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 애는 아직도 에리라고 불리기 싫어해요. 자기 이름인데도."
"그렇겠죠. 그놈이 나쁜 짓을 하면서 계속 귀에 속삭였을 테니까요."
다만 영화는 여전히 이런 사회 속에 피해자가 남아있음을 상기시킨다. 하루미는 기적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치유되었지만, 에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영화가 마냥 해피엔딩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이런 여지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
- 또라이 대 싸이코 / 변요한 신혜선 / 그녀가 죽었다 / 스토킹 범죄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그녀가 죽었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
-
- 영화 <영웅문> 예고편
무림의 전설이 시작된다!
주왕이 남긴 현무령에 대한 소문이 강호를 떠돌며
무림의 사대 세가는 암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그 중 청룡문과 남궁세가는 현무령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며
강호에는 피바람이 불게 된다.
-
- 영화 <실 : 인연의 시작> 런칭 예고편
열두 살에 만난 첫사랑 '렌'과 '아오이'
한눈에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보듬어주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함께 있어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아오이' 가족이 쫓기듯 떠나면서 헤어지고 만다.
"운명의 실"이 있다고 생각해"
'아오이'가 준 소원팔찌를 8년 동안 간직한 '렌'
어느 날 소원팔찌가 끊어지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재회한다.
그 후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곁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 엇갈리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