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11-23 16:54:19
화제의 드라마, 아직도 안보셨나요?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집콕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 이불 속에서 드라마 정주행 하고싶은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OTT 서비스 열풍은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등 새로운 OTT 플랫폼들의 국내 상륙으로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공개 이후 <지옥>을 공개하여 상승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습니다.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지옥> 이외에 정주행하기 좋은 넷플릭스 드라마는 어떤 작품이 있을지, 함께 보시죠!
N D.P. - 6부작


출연 :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줄거리 :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 (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
*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웹툰을 사실적으로 각색한 드라마로, 공개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어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드라마입니다.
N 인간수업 - 10부작


출연 :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 최민수
줄거리 :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 10대 범죄를 다룬 스릴러 학원물로, 공개 당시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N 퀸스 갬빗 - 7부작


출연 : 안야 테일러 조이, 빌 캠프, 마리엘 헬러
줄거리 : 1950년대 한 보육원,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녀. 점점 더 넓은 세계로 향하며, 체스 스타의 여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더 이기고 싶다면 중독부터 극복해야 한다.
* 안야 테일러 조이가 주연을 맡았고, 미니시리즈 부문 포함 에미상 11개 수상, 골든글로브 미니시리즈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N 에밀리, 파리에 가다 - 10부작


출연 : 릴리 콜린스, 필립핀 르로이-뷔리우, 애슐리 박, 루카스 브라보
줄거리 : 봉주르,파리! 낭만의 도시에서 꿈의 직장을 갖게 된 에밀리. 프랑스어는 못하지만, 마케팅이라면 자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인생. 사랑과 우정은 여기서도 복잡하다.
*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시리즈로, <섹스 앤 더 시티>의 대런 스타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시즌 2가 확정되었다고하니, 아직 시즌1을 안본 분들은 빠른 정주행 추천드려요!
N 보건교사 안은영 - 6부작


출연 : 정유미, 남주혁, 문소리, 유태오
줄거리 :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고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이야기.
* 정세랑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잘 다루지 않은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N 브리저튼 - 8부작


출연 : 피비 디네버, 레지 장 페이지
줄거리 : 1800년대 런던, 사교계에 첫발을 내딘 브리저튼 가문의 맏딸인 다프네가 최고의 바람둥이 공작인 사이먼과 계약 연애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아찔한 스캔들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
* 에미상 후보에 오른 드라마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숀다 라임스가 줄리아 퀸의 베스트 셀러 로맨스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시대물 드라마입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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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원작 퀴어 영화 下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소설 원작 퀴어 영화' 큐레이션,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브로크백 마운틴>부터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에 빛나는 <파워 오브 도그>까지!
원작이 된 소설과 함께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
Brokeback Mountain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양 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두 청년 '에니스(히스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그들의 우정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하지만 두 사람은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연히 4년 만에 다시 만난 '에니스'와 '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일 년에 한두 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나 함께 지내기로 하는데... 20년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한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CINE PICK!
<브로크백 마운틴>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두 명의 카우보이 사이에서 싹트는 동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대만인 감독인 이안이 연출을 맡아 해당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주연을 맡은 배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조연을 맡은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의 섬세한 연기와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두 남자의 애절한 멜로드라마 서사가 훌륭할 뿐만 아니라 감독의 뛰어난 연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영상미 있는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은 무자비하고 혹독한 자연을 배경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비틀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애니 프루가 쓴 동명의 단편 소설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진흙탕 인생》과 더불어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출간 당시 《Close Range: Wyoming Stories》라는 단편 모음집에 수록되어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영화가 유명세를 탄 후 번역본이 나와 원제목 대신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모리스(1987)
Maurice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20세기 초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우연히 만나게 된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낡은 관념의 무료한 대학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해 가고,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의 우정은 서서히 사랑의 감정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사랑 하나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모리스와 그 모든 걸 잃는 게 두려운 클라이브의 사랑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모리스>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제임스 아이보리가 연출하고 제임스 윌비, 휴 그랜트 등이 출연한 1987년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무려 32년이 지난 2019년에 개봉하였는데, 1980년대 당시에는 국내 검열이 매우 엄격해 정식으로 개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임스 윌비가 '모리스'를, 휴 그랜트가 상대역 '클라이브'를 맡아 191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모리스의 성숙과 사랑을 그려냈습니다. 제4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어 남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모리스> 1914년 완성되었으나 당시에는 범죄시되었던 동성애를 다루고 있어 1971년 작가 사후에 출판된 E.M. 포스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바람대로 케임브리지에 입학한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당시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했던 결말을 통해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인습과 제도를 비판하였습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Blue Is the Warmest Color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여느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분)은 빈칸들로 점철된 미래의 답을 찾고 있는 문학소녀이다. 피에르 드 마리보의 소설 <마리안의 일생>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델’ 앞에 어느 날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 분)가 나타난다. 단지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치며 지나친 인연이지만 그날 이후 ‘아델’과 ‘엠마’는 서로를 기억하게 된다. 미지의 사랑을 꿈꾸는 ‘아델’, 현실의 사랑을 이끄는 ‘엠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델’과 ‘엠마’는 서로에게 이끌린다. 미술을 전공한 ‘엠마’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캔버스 안으로 ‘아델’을 초대한다. ‘아델’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몰랐던 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평온하기만 했던 ‘아델’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튀니지계 프랑스인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레즈비언 에로티시즘 영화입니다.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만화 원작 영화, LGBT 영화로 최초 수상, 배우와 감독이 함께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파격적인 성 묘사로 논란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주연을 맡은 아델 엑사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원작은 2011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하며 많은 만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쥘리 마로의 그래픽 노블《파란색은 따뜻하다》입니다. 주인공 클레망틴이 15세에 처음으로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불안감, 혼란을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있으며 중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광장에서 스쳤던 '파란 머리 소녀'를 만나며 느끼는 첫 만남의 설렘, 욕망, 질투 등이 표출되며 동성이나 이성이나 다를 바 없는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애틋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작가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색의 표현력이 매력인 작품입니다.
싱글맨(2009)
A Single Man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62년,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오랜 된 애인 짐(매튜 구드)의 죽음에 힘들어한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외로움과 상실감에 젖어, 죽음보다 더한 일상을 시작한다. 자신의 본질을 속이고 살아가는 조지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 찰리(줄리언 무어)가 있다. 찰리는 애인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조지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과의 하룻밤을 제안하고 삶을 정리하려는 조지 앞에 제자 케니가 접근한다. 우연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내며 조지는 새로운 삶을 위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삶의 이유를 상실했던 한 남자의 찬란한 하루가 펼쳐진다.
CINE PICK!
<싱글맨>은 제작 당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정서적으로 방황하는 남자의 일상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2009년 6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무겁고 건조하게 흘러가나 디자이너가 만든 영화인 만큼 훌륭한 영상미와 감독이 직접 디자인하고 초이스 한 영화 속 콜린 퍼스의 패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영상의 색채인데, 주인공 콜린 퍼스의 감정 상태에 따라 영상의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싱글맨>은 영미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셔우드는 동성애자임을 숨기지 않고 활동한 첫 세대이자, '퀴어'를 대표하는 인물로 동성애자 인권에도 크게 기여한 작가입니다. 소설, 희곡, 시나리오, 산문, 번역 등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싱글맨》의 경우 이셔우드가 소설 속 조지와 같은 나이인 58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사별의 여진을 견디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의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진중한 성찰과 섬세한 문장으로 채우며, 담담하고 절제된 감정과 통렬한 분노, 슬픔이 부딪히며 빚는 삶의 결을 세심하게 포착해 낸 것으로 평가받는 수작입니다. "하고자 한 대로 구현된 유일한 작품"이라고 밝히며 작가가 가장 아끼는 글로 꼽기도 하였습니다.
대니쉬 걸(2015)
The Danish Girl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CINE PICK!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국의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킹스 스피치>, <레미제라블>로 잘 알려진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에디 레드메인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각각 주인공 에이나르/릴리와 그의 아내인 게르다를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색감을 적절히 활용한 영상미가 마치 화가인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 매우 아름답다는 평을 받았으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미술상,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대니쉬 걸>의 원작은 21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에버쇼프가 200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입니다. 코펜하겐, 드레스덴 그리고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첫 번째 소설로,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로 뽑히는 등 평단의 찬사를 얻은 작품입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네게르 부부의 실화 이야기를 담아 1920년 성적 방황, 서로에게 헌신하는 부부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2021)
The Power of the Dog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가 로즈(키얼스틴 던스트)와 그의 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로즈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CINE PICK!
<파워 오브 도그>는 전작인 <피아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이 감독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 코디 스밋 맥피가 주연을 맡은 2021년 영화입니다. 제7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고 작품, 각색, 남우조연, 여우조연, 촬영,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음악, 음향상 후보에 오로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며, 서부극에 대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과 진정한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배타적인 사회와 이로 인해 만들어진 해로운 남성성에 대한 고찰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목장에서 보냈으며, 때의 경험이 훗날 그에게 풍부한 소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소설《파워 오브 도그》는 작가가 어린 시절 양아버지 집안에서 겪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1967년 발표하였으며,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은 데 비해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는 해당 작품을 가리켜 토머스 새비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칭하며, '한 편의 심리 연구이자, 혐오라는 형태로 분출되는 억압된 동성애를 다룬 비범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 다섯 편을 정리해 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리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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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벌써 20년이 넘도록 은퇴를 번복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아마 그의 최고 문제작이 될 듯하다. 난해하다는 평가부터, 최고라는 극찬까지 사람들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심지어는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도 시사회에서 "나도 무슨 얘긴지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언급을 했다. 그만큼 이 애니메이션은 작가주의적 성향이 짙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숨겨진 뜻을 해석하려 들지 않고 그가 그동안 만들어왔던 애니메이션처럼 동화를 보는 기분으로 따라가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세계물일 뿐이다. 그래도 역시, 이야기는 통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싶어 지는 것들 투성이다. 특히 가장 중심인물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이 이야기는 스튜디오지브리, 나아가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상징하는 이야기들로 꽉 차있고 그 안에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에 대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유언과도 같은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
미야자키 하야오는 여장부였지만 결핵으로 평생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어머니와, 군수공장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대부분 애니메이션에는 그래서 마더 콤플렉스, 강인한 여성상, 20세기 초 전투기에 대한 로망 등이 가득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인공 마히토는 엄마가 있던 병원이 불타 엄마가 돌아가시고, 도쿄대공습을 피해 시골 공장 근처로 이사 간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곳에서 몇 년을 보내는 도중, 집 근처 신비한 탑과 집 근처에 사는 왜가리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렇게 도쿄대공습을 피해 공장 근처 시골집으로 이사 가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시골집으로 가서 이상한 세계로 가는 이야기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실제 어머니는 병원이 불타 일찍 돌아가시진 않았고 오래 사셨다.
군수공장으로 비행기를 만드는 아버지가 그대로 나오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마을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애니메이션은 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최대한 전쟁에 대한 언급이나 일본의 피해를 강조하진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 자해를 했는데도 다른 아이들이 그랬을 거라 철석같이 믿는 아빠가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듯하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가져와 집안에 늘어놓는 비행기의 유리덮개들은 줄지어있는 유리관 같은 모습이다. 이렇듯 자국민들도 죽음으로 내몬 전쟁의 실체를 은근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실제로 종종 일본의 제국주의가 타국에 남긴 상처를 비판했고, 군수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전쟁부역자라 부르며 싸우기도 했다.
스승과 친구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시대적 상황이 상황인지라 드러나는 정도일 뿐이고,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그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두 사람,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승이었던 타카하타 이사오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프로듀서이자 대표이사인 스즈키 토시오에 대한 이야기다. 스즈키 토시오가 개봉 전 했던 인터뷰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왜가리는 스즈키 토시오 본인이다. 자신과 했던 대화들이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녹아있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즈키 토시오는 애증의 관계다.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쥬>의 기자였던 스즈키 토시오가 미야자키 하야오 특집기사를 내려고 찾아갔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가 무시하며 문전박대한 일은 유명하다. 마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끈질기게 마히토를 찾아오는 왜가리와 흡사하다. 왜가리가 이상한 유언비어를 떠들고 다녀서 죽이고 싶어 하는 것도 비슷하다.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 만든 <게드전기> 홍보를 할 때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이야기'로 홍보해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분노한 적이 있다. 여러 루머와 안 좋은 일들에도 불구하고 스즈키 토시오가 지브리 초창기 작품들을 히트시킨 프로듀서임에는 분명하므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생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걸 알고 애니메이션 속 마히토와 왜가리의 관계를 살펴보면, '자기 길을 가려는 감독'과, '감독을 속이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고 이용해먹기도 하는 프로듀서'의 밀당이 느껴진다.
또 애니메이션 속 큰할아버지는 타카하타 이사오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토에이 동화'입사 선배로, 애니메이션에서 영화적인 내러티브와 훌륭한 미장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감독한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으로는 <반딧불이의 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추억은 방울방울>, <이웃집 야마다 군>, <가구야 공주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내러티브가 잘 잡힌 미야자키 하야오의 20세기 작품들은 전부 타카하타 이사오가 조언을 하거나 참여한 작품이다. 그만큼 그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와 구성 미장센 등의 균형을 잘 맞추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령공주>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오로지 자기 멋대로 내달리는 작가주의적 작품이 되는 건 그래서다. 이것을 알고 애니메이션 속 큰할아버지의 대사나 행동을 잘 살펴보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를 얼마나 존경했었고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타카하타 이사오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작 도중 사망했다.
인터뷰에는 나오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탑 안의 세상에서 만나게 되는 키리코는 그의 그림스승이었던 천재 작화감독 오오츠카 야스오일 것 같다.(지브리의 채색 담당인 야스다 미치요라는 이야기도 있다) 키리코는 불꽃이 나오는 막대기로 선을 그리며, 그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 오오츠카 야스오도 단순한 그림 스승이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의 험난한 애니메이터 인생을 이끌어준 선배이기도 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애니메이션이란 무엇인가
숲으로 들어가 사라진 마히토의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마히토는 탑으로 들어간다. 불에 타 죽은 마히토의 엄마가 살아있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왜가리를 따라서. 그 탑은 원래 우주에서 떨어진 물건으로, 아주 이상한 것이라고 한다. 큰 할아버지는 그 밖에다 건물을 만든 것이라고. 탑의 속 안으로 빨려 들어간 마히토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젊은 시절의 엄마와 하녀 키리코도 만난다. 탑 속의 세상 역시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이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스즈키 토시오와 타카하타 이사오의 인연을 담고 있는 만큼 이 세계가 <애니메이션의 세계> 그 자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마주하는 황금문에는 '나를 배운 자는 죽는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거대한 무덤이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상업미술 업계 중에서도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같은 사람을 수없이 반복해서 그려야 하는 일,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관객에게 이해시키도록 변형해서 멋있게 만드는 일, 내 그림이 아닌 그림을 수천 장씩 그려야 하는 고통,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중노동이다. 심지어 박봉. 나 역시 디자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므로 그 고통을 어느 정도는 안다.
내가 대학생 때, 같이 날밤새며 과제를 해 추레한 모습으로 과실을 나서는데 원서를 내러 오는 학생들이 보였다. 난 친구들과 이렇게 소리쳤다. "여긴 지옥이야! 도망가려면 지금이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나오는 황금문의 문구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어리둥절하는 마히토는 펠리컨들에게 떠밀려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가지고 온 유일한 무기인 활은 다 망가져버렸다. 그래, 그렇게 멋모르고 이 업계에 들어오게 되는 거야. 게다가 그 망가진 활처럼, 네가 기존에 배운 건 다 쓸모없거든. 다시 배워. 애니메이션을 배운다고? 넌 이제 죽었다.
젊은 키리코는 '와라와라'라고 하는 생명을 돌보고 있다. 이 세계에서 그가 하는 일은 무덤을 지키는 것과, 와라와라에게 먹을 것을 팔아 그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을 돕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은 그런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게 생명을 주어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반복된 그림 몇 장을 그렸을 뿐인데, 그 그림은 살아서 움직이고 뛰어다닌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스승인 오오츠카 야스오도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진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은 생명을 창조하는 것만큼 숭고한 일이다. 비록 그 일을 배운 너는 죽겠지만. 응.
그러나 이 세계에도 위험한 존재가 있다. 펠리컨들과 앵무새들이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를 먹어치우는데 몰두한다. 펠리컨은 먹을 것이 없다고 해서 생명인 와라와라를 먹어치운다. 앵무새들은 뜨거운 숨을 훅훅거리며 사람을 잡아먹는다. 펠리컨은 갈라파고스화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상징한다. 후대 양성의 실패, 보수적인 정치환경, 국내 내수만으로도 돌아가는 경제, 오타쿠 문화의 확산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침체되게 만들었다. 와라와라처럼 생명력 있는 애니가 태어나는 것을 갉아먹는다. 80~90년대만 해도 정말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었지만, 지금은 예전 황금기 같은 애니메이션이 거의 없다. 또한 제살을 깎아먹는 업계는 스튜디오 지브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수많은 재능 있는 애니메이터를 키워냈지만, 정작 모회사나 제작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타카하타 이사오만 감독으로 원하기 때문에 제자들이 감독으로 데뷔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 결국 스튜디오 지브리는 늙고 죽어가고 있다.
앵무새는 남의 말을 따라 하는 존재다. 큰 덩치에 식욕에 침잠되어 훅훅거리는 모양새. 앵무새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토록 혐오하던 오타쿠들과 흡사하다. 앵무새들은 '애니메이션을 배운자'즉 애니메이터들을 먹이로 삼는다. 그들의 삶을 갈아 만든 모에화, 먹잇감에만 관심이 있다. 작업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업계가 똑같은 성적 모에화 대상물만 만들게 한다. 그리고 오타쿠는 대체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남이 만든 것에 열광하고 남이 만든 걸 보고 만드는 2차 창작(팬픽)에 열광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오타쿠를 치가 떨리도록 싫어했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
하지만 이런 위태위태한 세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균형을 맞추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큰 할아버지, 타카하타 이사오다. 돌들을 깎아 만든 블럭을 아주 세밀하게 쌓아 만든 균형. 타카하타 이사오의 애니메이션은 그런 느낌이다. 큰할아버지는 마히토에게 그 블럭을 물려주고, 이 세계, 애니메이션의 균형을 지키게 하고 싶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멘토로 참여했던 작품들은 망상이나 상상보다는 현실적인 내러티브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잉꼬대왕, 오타쿠들의 대왕은 성격이 급해서 그 유산이 전달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한다. 결국 블럭을 쪼개버리고, 큰할아버지가 유지하던 세상은 무너져버린다.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못한 유산은 사라져 버린다. 스튜디오 지브리도 결국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물려받지 못해, 지난 9월 닛폰 테레비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사람들은 타카하타 이사오에게 미야자키 하야오가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하지만, 둘은 연출방향 자체가 다르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참여하지 않은 후기작들이 급격히 망상적인 작가주의적 애니메이션으로 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도 타카하타 이사오가 물려주려고 한 것들을 다 물려받지 못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큰 할아버지가 물려주려고 한 블럭들 중, 그 난리통에 한 개만 겨우 가지고 나왔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전 세대의 유산을 모두 물려받지 못한 불완전한 세계였던 셈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제 자신의 친구와 스승들이 죽어가고 자신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마땅한 자신의 후계자가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스튜디오 지브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자신의 블럭을 펠리컨과 앵무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 팬들은 또 다음 세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럼, 미야자키 하야오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느꼈던 생명과 감동을 느껴야 할까. 이것에 대한 답은 바로 새엄마 나츠코와의 일화가 말해준다. 마히토는 엄마가 죽고, 엄마의 동생이라고는 하지만 새엄마로 들어온 나츠코와 데면데면하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새엄마를 엄마로 인정하고 엄마라고 부르는 일은 쉽지 않다. 마히토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나츠코는 이미 아버지의 아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나츠코가 숲 속 탑 안으로 들어가 산실에 들어가 힘들어하고 있는 장면은, 아직 관객들에게 '진정한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근래의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들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만든 첫 작품 <게드전기>는 엄청난 혹평속에 팬들은 그 작품을 인정조차 하기 싫어한다. 게다가 최근 고로의 작품은 3D 애니메이션이었다. 수작업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선 정말 파격적인 행보인 셈이다.
위에서 말한 애니메이션 업계의 펠리컨들, 여러 사정으로 결국 스튜디오 지브리의 후계자가 될만한 인물은 아버지에 비해 한참이나 부족한 미야자키 고로밖에 없게 되었다. 타카하타 이사오가 사망한 지금 앞으로 미야자키 하야오마저 사망하게 된다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이름으로 나올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고로가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행보를 보니 3D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 그것을 지브리의 팬들이 받아줄 것인가? 고로의 애니메이션을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라 인정할 것인가? 엄마가 죽어서 갑작스레 새엄마가 된 나츠코에게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 죽은 엄마를 살릴 수는 없다. 죽음은 죽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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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는 새엄마를 받아들여 달라고 말하고 있다. 고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랑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나 '흉내 내는'것을 싫어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성격을 존중한다면 더욱 그렇다. 거기에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도 역시 이전 세대의 유산을 다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온전하게 애니메이션 세상을 지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노라고 고백한다. 좋든 싫든, 미야자키 하야오는 떠나게 될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없는 세상, 그대들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자, 그대들이여.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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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나오는 리뷰들을 보니, 충격적 이게도 이 작품이 일본 제국주의 미화로 알려지는 것 같다. 일단, 지브리의 타카하타 이사오는 일본 공산당 출신으로 제국주의 비판하는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반딧불의의 묘>도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내용을 보면 일본의 제국이 '자국민마저' 죽음으로 내모는 것을 비판하는 이야기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공산당원은 아니지만, 공산당지에 만화를 연재한 경력이나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일본의 좌파는 자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한다. 지브리의 두 거장이 그런 성향이니 지브리 전체는 사실 말할 것도 없다. 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역시 도쿄대공습이 나오지만,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거나 무서운 모습보다는 병원이 불타는 모습이 보일 뿐이고, 도쿄대공습이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는다. 전쟁에 대한 피해나 반성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이 애니메이션은 그냥 반전영화가 되어버리므로, 그걸 최대한 피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에 집중한 것이다. 다음 장면은 그것을 더 잘 드러낸다.
마히토가 이사 간 시골 학교의 아이들과 다투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기가 죽을뻔했다는 피해를 강조하기 위해 돌로 자기를 쳐서 자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한 게 아니라 넘어져서 그랬다고 하지만, 군수공장을 하던 아버지는 아이들이 그랬을 거라며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 장면은, 도쿄대공습이나 원폭이 일본의 자해와도 같은 원죄이며 제국이 그것을 남탓하고 있고, 사실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변명하지 않는 일본국민을 비유하는 장면이다. 마히토는 아니라곤 하지만 거기서 더 강하게 변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히토는 상처를 스스로 냈다고 큰할아버지에게 고백한다.
이런 지브리가 제국주의 미화라니, 그건 좀 억측이라 생각한다. 전작 <바람이 분다>도 일본 내부에 있는 개인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전쟁미화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오히려 전쟁을 비판하면서도 전쟁무기 광인 자신을 비판한 내용이다.
진짜 제국주의 미화는 일본 제국의 '대동아공영'을 은근하게 깔고 있는 <크리에이터>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슈도 안되었던 점이 사실 더 의아하다.
*키리코 캐릭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오오츠카 야스오이길 바랬으나, 이전 스즈키 토시오의 언급에 의하면 지브리 채색 담당이었던 야스다 미치오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우'라고 부르기도 했던 야스다 미치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바람이 분다>까지 거의 모든 지브리의 작품에 채색을 담당해왔었다. 사실 오오츠카 야스오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 스승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는 맞으나, 지브리가 만들어질 때 합류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이 일하면 몸이 너무 힘들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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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11월 신작
넷플릭스 2022년 11월 신작
썸바디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데이팅 앱을 만들었다
연쇄 살인범이 다음 타깃을 찾는데 앱이 이용되면서
개발자는 로맨스와 살인이 뒤얽힌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데...
크리에이터: 정지우, 한지완
출연: 김영광, 강해림, 김용지, 김수연
장르: 범죄, 한국드라마, 스릴러
공개: 11월 18일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화려한 스타들을 전문적으로 서포트하는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매니저들
별난 성격의 사람들을 상대하고 사내 정치를 헤쳐 나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리에이터: 박호식, 백승룡, 공재원, 박소영, 이찬, 남인영
출연: 이서진, 곽선영, 서현우, 주현영, 심소영, 김국희, 김태오, 황세온, 노상현, 최연규, 신현승, 정혜영
장르: 한국 드라마, 코미디
공개: 11월 08일
코리안 넘버원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이 한국의 방방곡곡을 찾아간다
최고의 장인들에게 전통 노동을 한 수 배워
넘버원 도제가 되기 위해서
감독: 정효민, 김인식
출연: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
장르: 리얼리티
공개: 11월 25일
1899
1899년 이민자들을 싣고 뉴욕으로 향하던 배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마주한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혼란에 빠진 탑승객들
그때 충격적인 수수께기가 한올 풀어지기 시작하는데...
크리에이터: 얀테 프리제, 바란 보 오다어
출연: 에밀리 비첨, 어나이린 바나드, 안드레아스 피치만, 미겔 베르나르도 등
장르: 스릴러, 드라마, 액션
공개: 11월 17일
에놀라 홈즈2
탐정이 된 후 첫 번째 사건을 수임한 에놀라
하지만 실종된 소녀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쩌면 오빠 셜록의 도움까지도
감독: 해리 브래드비어
출연: 말리 바비 브라운, 헨리 카빌, 데이브드 슐리스,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장르: 미스터리, 시대물, 액션
공개: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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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노마드가 아니세요..;" 열화청춘 리마스터링
루이스(장국영)와 그의 사촌 캐시(하문석), 토마토(엽동), 아퐁(탕진업) 네 사람은 자유로운 사랑과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캐시의 전 남자친구 신스케가 홍콩으로 돌아오며 위험에 처하는데...
오늘 큰 결심하고 영화관에서 열화청춘을 보고 왔다.
(tmi. 요즘 영화값이 비싸서 정말 큰 결심해야함)
정말 취두부같은 영화.
그런데 썩을대로 썩어서 감칠맛조차 나지 않는 영화 되시겠다.
물론, 장국영의 어린시절을 보기 위해 오직 팬심으로 향한 영화관이지만 이정도로 안좋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일단 본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겉멋만 들은 속 빈 강정이다.
하고싶은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왜 넣었는지 정말 끝까지 알 수 없었던 장면들과 설정들이 많았다.
문제 1. 이게.. NOMAD...?
NOMAD를 계속 강조하는데 감독이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이거라면, 나는 그냥 유교걸할래요.
감독이 생각하는 청춘
= 폴리아모리
= 금사빠
= 풍기문란
이게 자유의 심볼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시 홍콩은 대체 어땠길래.. 하는 생각이 수천번 들었다.
내가 그 당시 홍콩을 몰라서 그래..
라며 내 마음을 어르고 달래보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야!!!!
문제 2. 산으로 가는 전개
청춘을 보여주실거면 청춘만 보여주시지.. 우리 감독님께서는 또 어느정도의 스릴을 즐기고 싶으셨나봐요..
갑자기 등장한 일본인 전남친과 그를 죽이러 온 자객...
영화 후반부터 할복, 할복 하는데...
갑자기 분위기 사무라이...
아니 이게 뭐야 진짜...
더 할 말도 없음.
그냥 진짜 영화가 뜬금없음.
감독님이 일뽕이 좀 있으신지 영화 내내 일본을 이야기하시다가
마지막 엔딩에서는...
"자유를 찾아 아라비아로 간다..."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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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무슨 리뷰가 이래...' 하시겠지만..
정!말! 영화가 그저 말라비트러진 취두부 같아서 할 말이 없어요!
정!말! 영화 자체가 이 글과 같습니다.
제 말이 의심스러우시면 한 번 감상해보시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드려요.
덕분에 며칠전 본 영화 '인턴쉽'이 명작같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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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성의 50가지 그림자
이 글은 영화 [헌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출처를 반드시 표시해주세요.
바람 잘 날 없는 한 달이었다.
앞다투어 개봉하는 대작들의 풍년으로. 그리고 그 영화들을 속 시끄럽게 하는 잡음과 이슈들 로도 말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속에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세 영화에 이어. 마지막 기대작인 영화 [헌트]도 자신의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이미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입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도. 자신의 한계선을 저만치 밀어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담은 작품으로, 이정재는 배우이자 신인 감독의 이름으로 꾸벅 인사를 건넨다.
어쩌면 이중고가 될지도 모르는 이 무거움을 기어코 어깨 위에 얹고 걷는 영화 뒤로. 이 영화의 운명을 결정할 주사위가 던져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영화 [공작]에 이은 또 다른 호평을 이끌어 낼 첩보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이 영화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함께 걸으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자성의 50가지 그림자;거울에 갇힌 자신을 꺼내려는 시도
사진출처:다음 영화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은 만나는 첫 순간부터 서로를 향한 반감을 숨기지 않는다. 분명 같은 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도 협력은커녕 뒤꽁무니를 캐느라 눈이 벌게진 모습이 긴장감으로 승화되어 영화를 지배한다.
누군가를 의심해야만 하는 시대적인 특성도 있었겠지만. 더 크게 보면 두 사람 모두 품 속에 자신의 이념이라는 거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당시의 신념은 목숨만큼이나 중요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드러냈다가는 스스로의 한 치 앞도 장담할 수 없기에, 가진 거울 위에 일부러 먼지를 소복이 쌓은 채 시치미를 뚝 떼고 살아야만 했다.
김정도(정우성)에게는 이 거울의 정체가 매우 명확하다. 자신이 군인이던 시절 보고 겪은 참상이 그것이 되어 꼿꼿하게 마음에 뿌리내린 채 흔들릴 겨를이 없었다. 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단호하게 쳐내며 거울의 존재를 지키려 애쓴다.
그러나 박평호(이정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방주경(전혜진)은 자신이 뒤집어쓴 먼지 같은 삶을 그 어떤 왜곡 없이 너무도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 어떤 생각도 없이 상부의 명령에 오롯이 자신을 던지고. 자신의 일에 심지어 신이 나 보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불만은커녕 이 일이 즐겁다는 것처럼.
다른 거울이자 박평호의 크립토나이트(약점)인 유정은 자꾸 평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현재의 그 부조리를 과연 참으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파문을 던져댄다. 생각해야 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지금 대답을 하고 바로 행동에 옮기라며 채근한다.
두 개의 거울 사이에 낀 박평호는 자신의 모습이 무한대로 반사되어 분열하는 것을 보며 하나의 자신만이 남기를 바랐을 것이다. 어쩌면 혼란에 빠져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리려고 하는 모습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울이 싫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이면서도 자신이 아닌 무한대의 박평호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두려움마저 느꼈을 그는 결국 방주경의 목을 조르는 것으로 이 혼돈이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오월동주에서 동상이몽으로;결국은 숨길 수 없었던 본질에 대하여.
사진 출처:다음 영화
박평호와 김정도가 공동의 목표를 종착지로 하는 배에 승선하려고 채비하는 과정은 참으로 험난했다. 숨통 같은 거울을 잠시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물론, 각자 가장 아끼는 장수 하나씩을 제 손으로 바다에 밀어 넣어야만 했다.
눈물 뿌릴 새도 없이 매정하게 등을 돌려 돌아오다 눈을 들었을 때. 그제야 서로는 자신만을 비추는 거울을 오랜 세월 들여다본 다른 사내의 얼굴을 쳐다볼 수 있게 되었다.
어딘가 낯설고. 또 어딘가는 조금 닮아 있고. 이념과 함께 한 세월만큼이나 고집스러운 입매를 가진 것 같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속을 보일 수 없어 고독했을 것이며, 아주 가끔은 자신의 이념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도 몇 번은 던졌을 것 같은 얼굴.
그 연민을 닮은 것만 같은 마음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혹은 상대방을 향한 감정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본능에 가까운 불안감이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결국 숨길 수 없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희생으로 배의 방향키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려보려 애썼지만. 본질적으로 달랐던 그들의 이념은 결국 사람마저도 양립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체제 앞에선 한없이 약한 두 사람의 모습은 그들이 지닌 거울의 본질에 상관없이 똑같이 안쓰럽고 안타깝다.
오월동주라도 되길 바랐지만. 결국은 동상이몽이 되어버린 배 안의 소란도 알지 못한다는 듯. 시대의 파도는 배를 그저 앞으로만 나아가게 할 뿐이었다. 조용히.
결국 닿지 못한 신세계;이자성 수난시대
사진 출처:다음 영화
이정재 배우가 출연한 스파이 영화에서는 유달리 최종 목적지에 대해 묻는 장면들이 많다고 느낀다.
신세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자성이 골드문에 들어갈 때만 해도. 이 일이 끝나면.이라는 가정문은 희망이 되어 오랜 세월 동안 그를 버티게 했고. 자신의 배역은 아니었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인남(황정민)의 최종 목적지 역시 딸과 함께 살 수 있는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가정문이 주던 희망은 결국 희망 고문이 되어 자신을 포박했고,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가려면 자신의 희생이 있어야 딸이 밟고 지나가는 길목을 훤히 터줄 수가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다르지 않다.
숨진 유정(고윤정)의 아버지(이성민)가 몇 년 전에 물었을 때도. 김정도가 일이 끝나면 가고 싶은 곳으로 보내 주겠다고 약속을 했을 때도. 박평호는 자신이 절대 그곳에 닿지 못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았으리라.
“그곳”에 닿지 못하는 것이 스파이의 숙명이고, 모든 작전이 쉬쉬 했지만 목적지는 이념의 승리일 뿐 그런 곳은 없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자신은 이미 이념에 잠식 당해 개인을 잃어버려 그 질문을 들었을 때마다 허를 찔린 기분이기도 했을 것이다.
목적 하나만 믿고 살아왔고. 한 곳에 뿌리내리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그에게 허락된 종착역은 변절자라는 오명뿐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자성도 인남도, 그리고 박형호 마저도. 원하던 종착역에 내리지 못했다.
마치면서
영화를 보며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최근처럼 강하게 든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낮은 목소리의 웅얼거림은 첩보 영화의 복잡성을 조금 더 배가 시키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또한 많은 카메오들이 나오는 것은 좋았으나 중요한 장면에서 필요 이상의 “아는 얼굴”들은 영화에 쏟아야 하는 몰입을 약간 흩어지게 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총격전 장면에서. 박평호가 자신이 몰던 차의 엑셀을 발로 비벼 밟는 장면을 보며 생각이 조금 누그러졌다.
이미 개봉 전부터 많은 매체에서 이야기했기에 다시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겹의 말을 그 위에 얹자면.
무엇이. 그리고 어디까지가 감독이라는 역할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하는지는 나 같은 문외한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위해 초보 감독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그 한 장면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낯설기도 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많은 감정을 닮은 간절한 발짓처럼 보였을 정도니까. 이 초보 감독의 곁에서 메인 배우이자 친구의 역할도 진심으로 해 냈을 정우성 배우와의 호흡도 두 말할 것 없다. 이토록 처절하게 미워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딱하게 생각하는 스파이들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애써서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고. 눈치챌 정도의 엉성함도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성공적인 첩보 영화의 한 예인 [공작]과는 대척점에 들어있는 또 다른 스파이 영화의 예로 남게 될 듯하다. 물론 좋은 쪽에 속하는 예시로.
열정을 실력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행보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대단하다.
차용하고 있는 거울의 모티브는 불식 경설화와 이규보의 경설에서 따왔음.
[불식경 설화]는 한 번도 거울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남편이 사 온 거울을 본 아내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 남편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왔다고 생각했고. 화난 아내에게서 거울을 받아 든 남편은 외간 남자가 비치는 것에 놀라 화를 냈다는 이야기임. 자신의 마음을 지배하는 이념의 거울을 처음 본 두 남자가 서로의 이념에 화를 낼 수밖에 없음을 빗대 차용함.
이규보의 [경설]은 거울에 먼지가 쌓여 흐릿해진다 해도 무언가를 비춘다는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음. 어차피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거울이 있을 테니 그 본질이 결국 두 사람을 오월동주가 아닌 동상이몽의 파멸로 이끌게 했음을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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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30] 스릴러로 돌아온 안젤리나 졸리의 추격극
영화 윈드리버의 타일러 쉐리던 감독이 신작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굉장히 건조하지만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일종의 복수극을 스릴러로 보여줬는데요.
이번 영화는 좀 더 스케일이 커지고 빨라졌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가 재미있습니다. 마음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에요.
시카리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한 타일러 쉐리던은 이제 연출을 시작하는 감독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 감독이네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봐주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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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영화 후기 / 엠마 스톤이 아니면 누가?! / 미친 연기 / 디즈니애니의 빌런 탄생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크루엘라” 후기입니다.
캐스팅 소개 후 엔드크레딧 전에 쿠키영상이 있습니다!!#디즈니, #범죄드라마, #코미디, #엠마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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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강릉> 메인 예고편
강릉 최대 조직의 '길석'.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며 질서 있게 살아가던 그의 앞에 강릉 최대 리조트 소유권을 노린 남자 '민석'이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서늘한 분위기가 감도는 둘, '민석'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두 조직 사이에는 겉잡을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는데. . .거친 운명 앞에 놓인 두 남자 그들의 이양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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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마추어> 공식 예고편
테러에 의해 살해된 아내, 밝혀지는 진실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제91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 주연 🎬[아마추어] 예고편 전격 공개 2025년 4월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