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슬2021-11-25 20:54:12
세상이 정해놓은 경계따위를 뛰어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영화 <바운더리>
<바운더리> 영화 리뷰
< 바운더리, 윤가현 >
오늘날 한국에서는 페미니스트를 이른바 '메갈'이라 부르며 폄하하고 비하하고 조롱한다.
그러나 이들이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는지 왜 메갈이 되었는지를 그들은 알지 못할 것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을 거라 생각한다. 2021년인 지금, 한국에서 여성의 권리는 어느 정도까지 보장되고 있는지 우리가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해당 다큐멘터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고민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불꽃페미액션은 여성단체로써 그간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은 피해, 희생된 사건들을 조명하며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를 계속해서 알리고 잊히지 않기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나는 그들이 이러한 단체활동을 지속하는 이유가 사회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지우려고 할 때 우리가 살아있음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페미니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며 알 만한 굵직한 사건과 운동들 가운데 이 단체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더없이 반가웠고 해당 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개인과 단체들의 선행이 있기에 지금껏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여성인권에 관심을 갖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더더욱이 사람으로 인정받고 안전하게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때로는 생각이 다를지라도 여성을 위한다는 사실만큼은 같을 거라고 본다.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며 사회에서 안전한 삶,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더 빨리 도래했으면 좋겠다. 또한 나도 그 개인으로서 제 한몫 열심히 살고 싶다.
끝으로 이 영화의 제목만을 놓고 봤을 때 '경계'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일반적으로 경계란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이고 그것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안전의 의미를 담은 경계는 논외로 하고,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경계'를 생각할 때 그것이 위험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례가 없거나 으레 그렇듯 아무도 하지 않으니 더더욱이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위대한 발명을 하지 않아도 되고 세계의 난제를 푸는 일까지는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난 그저 내 자리에서 남들이 두려워하거나 내가 두려워했던 것들을 용기와 호기심을 갖고 훌쩍 뛰어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스스로의 경계를 넘고 더 나아가 사회의 경계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넘는 사람이 되기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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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 리뷰
다비드 뤔 감독의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는 할리우드에서 그려내는 신세대 뱀파이어 -인간 흡혈을 거부하거나, 인간 사회를 동경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는-와 달리 고딕풍 유럽 전설의 냄새를 잊지 않은 작품이다. '노스페라투(Nosferatu)'라는 별칭까지 활용하며 지극히 전통적인지라 현대에 이르러선 오히려 잊히고 만 뱀파이어의 전승을 구현한다. 마늘을 기피하거나, 강박적으로 숫자를 세고 관 속에서 잠들며, 햇볕을 피해야 한다던가, 누군가의 장소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그러면서도 감독은 뱀파이어에게 숙명적으로 따라오는 '떠도는 자'의 운명을 삭제하고 범접 불가능한 초월자의 모습 대신 병적인 모습을 의도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무게를 반감시켰다. 이에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가벼운 코미디로 즐기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 소재를 다룬 여타 다른 작품처럼 인간 존재/주체에 대한 인식론적 담론 위에서 이해해도 괜찮을 듯하다.
이미지 출처: IMDb이야기의 골자는 이렇다. 수백 년을 살아온 뱀파이어 폰 쾨즈뇜 백작(토비아스 모레티)은 자신의 부인인 엘사(자넷 하인)와의 삶에 염증을 느낀 지 오래다. 백작부인은 스스로의 모습을 잊은 지 오래인지라 끊임없이 쾨즈뇜 백작에게 자신의 외모를 묘사해달라고 요구하는데, 그 한 두 마디조차 이젠 지겹기 그지없다. 그런 그가 햇볕에 스스로를 내맡겨 자살하지 않은 까닭은 그저 오래전 환생을 약속한 연인 나딜라 때문인데,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지친 그는 프로이트 교수(칼 피셔)에게 심리 상담을 요청한다.
프로이트 교수에게 찾아오는 환자는 여럿이지만, 그의 집에 드나드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화가 빅토르(도미닉 올라이)다. 그는 프로이트가 상담하는 환자의 꿈을 들으며 화폭에 옮긴다. 그런데 늑대인간과 관계를 맺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는 인물의 모델은 동일한 인물이다. 바로 자신의 여자 친구 루시(코넬리아 이반칸). 빅토르는 눈을 감고도 루시를 완벽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지만, 정작 루시는 빅토르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못마땅해한다. 빅토르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즐겨 입는 루시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자신이 소망하는 구불거리는 금발과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그리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IMDb전통적으로 뱀파이어를 다룬 영화/문학은 이분법적 구도 위에서 성립한다. 선과 악, 질서와 혼란 등이 그 간결한 예시다. 뱀파이어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성을 상정하며 인간 존재가 꿈꿀 수 없는 극단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니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묘사하는 뱀파이어는 죽은 자의 귀환을 이끌며 혼란을 발생시키는 두려운 자로 인간과 대비되었고,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원작은 앤 라이스의 소설이지만, 이 글에선 영화에 한정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에서 뱀파이어 루이와 레스타는 뱀파이어로의 삶을 선택하였음에도 끝없는 허무와 혼란에 방황하고, 클라우디아는 성장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고착화된 시간 속에서 참혹함을 느낀다. 이렇듯 뱀파이어 세계와 인간 세계의 뚜렷한 대비는 독자/시청자인 우리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이키게 되는 계기가 되곤 하는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그 궤가 다소 다르다. 뱀파이어가 사는 세계와 인간이 사는 세계의 레이어는 분명히 겹쳐있고, 그들이 영위하는 사회의 경계선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배경이 성립될 수 있었던 까닭은 영화를 이끄는 주요 동력은 뱀파이어/인간 세계의 대비가 아니라,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각자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이란 사회를 꾸리는 종족이라면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무엇이지 않던가.
이러한 전략을 위해 뱀파이어는 인간을 압도하는 존재로 설정되지 않았다. 물론 이슬람 광신도에게 사망했다는 연인 나딜라의 이야기나 성에 사는 귀족으로 이미지화된 쾨즈뇜 백작의 모습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며, 한 마리의 야생늑대처럼 빠르고 강하며 흡혈을 망설이지 않는 백작부인의 모습은 뱀파이어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전설을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뱀파이어의 능력은 위계질서를 만들 만큼 강력하지 않다. 물리법칙을 어기는 종족임에도 백작은 심리적으로 지쳐 상담을 필요로 하거나, 과거에 잃은 사랑을 기다렸으며, 백작부인은 자신의 모습을 잊어 인간 화가 빅토르를 찾아간다.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는 뱀파이어는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는 뱀파이어의 흡혈 장면에서 선악을 논하지 않고, 범법을 무신경하게 저지르는 뱀파이어의 고뇌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도 않는다. 영화 제목에 '뱀파이어'가 삽입되어 있고, 사건의 시작이 첫사랑을 잊지 못한 폰 쾨즈뇜 백작에게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뱀파이어라는 존재는 대상화된 타자이다. 달리 말하자면, 감독이 주목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루시-혹은 루시의 욕망-다.
이미지 출처: IMDb위에서 말했듯 루시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입은 차림으로 등장하는데, 레스토랑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 긍정하는 여성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겠다고 말했으면서도 은연중에 변화를 갈망하는 빅토르의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다. 이런 상황에서 루시와 폰 쾨즈뇜 백작이 만난다. 프로이트 교수의 집에 놓은 루시의 초상화를 발견한 백작은 그가 자신의 옛사랑 나딜라와 놀라우리만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다. 빅토르가 캔버스 위에 상상 속 루시를 구현했다면, 폰 쾨즈뇜 백작은 기억 속 나딜라를 루시를 통해 복원하고자 한다. 두 남자는 모두 루시 앞에서 사랑을 논하지만, 루시라는 인물이 지닌 본연의 욕망(존재하는 그대로 사랑받고자 하는 소망)은 거듭 소외된다.
백작부인의 욕망 역시 영화 내에서 소외당하는 듯 보이나, 이는 백작부인 개인으로서의 소외라기보단 뱀파이어 종족 자체의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라 보아야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백작부인은 '여성 뱀파이어'로서 영화 내에서 전통적인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그는 폰 쾨즈뇜 백작보다 더 야성적으로 묘사됨으로써 사회가 관습적으로 요구하는 남녀의 역할을 전복하는, 완전한 괴물로서 기능한다. 둘째, 그럼에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라고 백작에게 요구하고, 루시와는 달리 치장에 매달림으로써 언뜻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다움을 잃지 않은 존재로 나타난다. 즉 백작부인은 한 명의 독자적인 개인이라기보다는, 문화 속 '여성 뱀파이어' 그 자체의 현현이기에 어떤 수를 써도 자신을 볼 수 없는 종족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자아의 욕구(박일아)'를 끊임없이 소망한다. 백작부인은 그러하므로, 최은주(2010)의 표현과 같이 "결코 존재가 가능하지 않은 존재"임을 증명하는 개인이었고, 욕망을 이뤄내지 못한 육체는 끝내 소멸한다.
이미지 출처: IMDb반면 루시는 기나긴 여정 끝에 자신의 욕망을 성취한다. 굳이 '기나긴 여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루시가 뱀파이어가 되는 일이 적지 않게 고달팠기 때문이다. 그는 백작부인에게 물린 이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이트 교수의 침대에 놓인다. 그곳에서 흡혈 충동을 느끼고, 인간과는 다른 힘을 얻었다는 우연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뱀파이어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시는 자기 존재에 대해 조금도 섬뜩함을 느끼지 않는다. 낯섦에 방황하지 않고 루시는 오히려 자신의 힘을 긍정한다.
루시가 느낀, 기존의 정체된 자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루이가 한 선택과는 결이 다르다. 루이가 허무를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도피성 선택을 하였다면, 루시는 뱀파이어로서 더욱 삶을 풍성하게 살 수 있음을 깨닫고 '뱀파이어 되기'와 '뱀파이어로 살기'를 선택한 셈이므로. 특히 뱀파이어로 변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피를 수혈하면 돌이킬 수 있다는 옵션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루시의 '뱀파이어 되기'는 일종의 선택지에 불과할 뿐 운명론적 관점에서 벌어지는 유일하고도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루시가 뱀파이어로 변했던 첫 번째 순간은 어떠한 정보도 없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으나 두 번째 순간, 루시는 쾨즈뇜 백작에게 선언한다. 뱀파이어로 살고 싶으며, 나딜라도 루실라도 아닌 루시로 살 것이라고.
이미지 출처: IMDb
많은 영화에서 뱀파이어로 변한 인간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윤리를 손쉽게 저버리고, 욕망을 발현하곤 한다. 그런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다르다. 이 영화는 뱀파이어를 사회의 거부, 개인의 불순응, 종족의 본능 등의 사유로 '떠도는 존재'라기보다는 일부분 '정착이 가능한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에서도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루시의 욕망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기 때문이진 않았을까?
강정구, 김종회 (2011)는 뱀파이어라고 하는, 현실에 부재하는 종족을 상상하고 창작물을 자아내는 일은 곧 "타자를 경유하여 인간 그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 영화에서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빌어 전달하고 싶었던 인간/인간사회의 단면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관람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루시가 힘을 얻었을 때, 공포로 가득한 세상을 열어젖히지 않았다는 게 마음에 든다고. "‘나’의 이야기와 분리될 수 없는 너(이혜정, 2020.)"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
참고문헌
강정구, 김종회 (2011). 뱀파이어라는 타자에 대한 상상. 비평문학(40), 7-30
박일아. (2013)."내면화를 통해 장르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유형의 뱀파이어 영화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이후 변화를 중심으로-" 현대영화연구 9.1 pp.32-56
윤은애 (2010). 라캉(Jacques Lacan)과 여성의 히스테리적 글쓰기. 우리문학연구, 29, 327-363.
이혜정 (2020). 내러티브 윤리학과 여성주의 주체 – 내러티브 윤리학은 여성주의 주체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 철학연구, 127-148.
최은주 (2010). 「성별화된 몸, 그 의미와 잉여의 두께-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영미문화 제10권 3호 한국영미문화학회 27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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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법사가 전하는 내전 경고장!
알렉스 가랜드 감독을 이제 법사라 칭해야 하나? 트럼프가 정권을 잡았다고 가정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듯한 <시빌 워 분열의 시대>가 이렇게 피부로 와닿을 줄은 몰랐다. 감독도 우리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작이야 어떻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작품은 우리의 현실과 맞닿으며,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확실하다.
대통령의 폭정에 내전 상황에 놓인 미국의 근 미래.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가 손을 잡은 서부군은 연방군을 압박하고, 대통령은 백악관을 은신처 삼아 두문분출한다. 이런 상황에 종군기자 리(커스틴 던스트)는 동료 조엘(와그너 모라), 선배 기자 새미(스티븐 매킨리 핸더슨)와 함께 대통령의 목이 아닌 인터뷰를 따러 간다. 여기에 리처럼 멋진 종군기자를 꿈꾸는 제시(케일리 스패니)도 동행한다. 대통령이 있는 워싱턴 D.C까지 험난한 일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들은 저마다 눈과 카메라로 이 상황을 기록한다.
| 약간의 상상력을 더한 내전, 분열의 시대
영화의 원제는 ‘시빌 워(Civil War)’다. 우리나라에서 ‘분열의 시대’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번 미 대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현재 미국은 양극화 현상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트럼프가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점점 미국은 균열이 생기고, 갈라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감독이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2020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난입 사건은 영화 제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 결과 불복으로 트럼프를 지지한 이들이 의회에 난입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이는 민주주의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미국의 내적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는 사건이었다.
알렉스 가랜드는 이런 미국의 양극화 상황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를 펼친다. 폭정을 일삼는 대통령 때문에 분열이 일어나는 상황, 링컨 시대 때의 남북 전쟁과 맞먹는 내전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상상 실험은 그 자체로 호기심과 충격을 전한다. 그가 감독과 각색을 맡았던 <서던 리치: 소멸의 땅>만 봐도 세상이 뒤집힌 후 벌어지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감독의 재주는 SF가 아닌 전쟁을 소재로 또 한 번 펼쳐진다.| 뷰 파인더로 보이는 객관적 시각
영화의 주인공은 군인이 아니라 사진기자다. 이들은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거리를 두고 이 상황을 지켜보며, 기록한다. 사람이 총에 맞고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손을 내미는 게 아닌 연신 셔터를 눌러야 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평정심. 그리고 이 상황을 목도하며, 눈앞에 벌어지는 현실을 가감없 이 전달하는 일이다. 평가는 이 결과물을 보는 사람들이 하는 것.
연방군, 서부군 어느 곳을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는 이들은 최대한 뷰파인더를 통해 지켜보고, 기록한다. 위험하지만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건 그를 잡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판단은 당연히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 말이다.
감독은 객관성을 바탕으로, 네 인물의 눈과 사진을 통해 내전이 벌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소개한다. 어제는 친구였지만, 오늘은 적이 된 사람을 죽일지 말지 고민하는 주유소 직원, 전쟁 때문에 집을 잃은 사람들, 총격전에 목숨을 잃고, 아군이진 적군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을 공격하기에 저격한다는 매복 군인, 중립을 지키는 마을 사람들, 미국인 아니면 무조건 사살하는 이들 등 평화로운 시대에는 꿈도 못 꿀 참혹함과 시대의 불안감은 그 자체로 공포다. 만약 내전이 일어나면 이런 이들이 이곳저곳에서 일어날 거라고 예견하는 듯 인간 군상들이 보여주는 일들은 객관성을 유지함에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카메라라는 무기를 든 이들의 사명감
영화의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사진 기자 특히 종군 기자의 사명감과 직업 윤리 의식의 갈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리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름을 날렸던 종군 기자 리 밀러의 이름을 가져온 듯한 리 스미스는 관찰자로서 자세를 유지하며 다양한 전쟁에 참여했다. 제시 또한 리를 존경하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이 위험한 여정을 따르게 된 것. 그만큼 그녀는 종군기자로서 최고의 명예를 얻었지만, 반대로 그의 삶은 피폐해져간다. 텅 빈 눈빛으로 일관하는 무표정은 이를 잘 보여주는데, 마치 PTSD를 입은 군인처럼 정신적 고통이 수반된다. 그럼에도 내전이 심화되는 곳에 도착해 연신 셔터를 누른다.
도덕적 딜레마를 겪음에도 사명감으로 일하는 그녀와 기자들은 후반부 사진기를 무기 삼아 전장에 뛰어들고, 워싱턴 D.C에 도착한다. 후반부에는 그 다양한 내전 상황을 겪은 이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해야 하는 임무를 어떻게든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들은 군인들의 무기처럼 카메라를 무기로 삼는데, 특히 수동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제시는 총알을 장전하는 것처럼 필름을 감고, 총알을 발사하는 것처럼 셔터를 누른다. 총격을 피해 기록을 남기는 이들의 무모한 진격은 군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이 장면에서 잘 말해준다.| 전쟁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시빌 워: 불안의 시대>는 전쟁 블록버스터라고 말하긴 힘들다. 비견하자면 <람보> 시리즈보다는 <허트 로커>에 가깝다. 하지만 사실적인 내전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감독은 워싱턴 D.C 시가전부터 백악관 침투 작전에 이르기까지 멋진 전투 장면을 연출한다. 그동안 쟁여놓았던 건 액션 보따리를 푸는 것처럼 진짜 같은 전쟁 장면이 펼쳐진다. 빗발치는 총격이나 폭격 장면 등 비주얼만큼이나 음향에 공을 들인 모양새다.
후반부 전쟁 장면을 보기 위해 참아야 하는 시간이 긴 건 맞다. 앞에 앉은 고딩 관객이 연신 한숨을 쉬다가 후반부 전쟁 장면이 시작되면서 집중하는 뒤통수를 보여줬을 정도니까. 하지만 이 영화의 연출이 알렉스 가렌드이고, 제작이 A24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군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도 아니기에 초중반 지루함을 느끼는 건 관객들에게 아쉬운 부분인 건 맞다.
그럼에도 영화의 매력은 배우에 기인한다. 특히 커스틴 던스트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담은 연기를 보여준다. 공허하다 못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눈빛과 머리보다 몸이 더 빨리 움직이는 직업인의 모습,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카메오 격이지만 씬스틸러로서 압도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제시 플레먼스의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당신들은 어느 쪽 미국인이지?”라는 대사만으로 공포를 안기는 그의 못습은 잊히지 않는다. 이렇게 부부는 닮아가나 보다.(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는 실제 부부다.)
“전장에서 살아남을 때마다 내가 조국에 경고를 보내는 거라 생각했어요. 전쟁을 하지 마라” 극 중 리가 뱉는 이 대사는 영화가 자국에 보내는 경고처럼 들린다. 하지만 극단적인 분열과 민주주의 문제점이 더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가 재집권했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도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봉착했다. 과연 우리는 분열의 시대를 목도하는 것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각자의 셔터를 눌러 이 상황을 잊지 않고 기록하며, 후대에 전할 것인가!사진 제공: 마인드 마크
평점: 3.5 / 5.0
한줄평: 잘 기억해두자. 분열 되면 이렇게 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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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가 외면한 로맨스 명작 TOP 12
누구나 인정할만한 최고의 로맨스 명작에 대한 순위도 있을 것이다. '오스카' 시상식은 그들의 92년의 역사 속에 시대를 막론한 로맨스 명작 대부분을 인정해왔다.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이나,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와 같은 영화들에 축배를 올리지 않는 건 범죄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버라이어티 지는 2001년부터 지난 20년 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혹은 각색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한 최고의 로맨스 작품 12편을 취합해보았다. 몇 편은 충분히 명백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이겠지만, 몇 편은 사랑의 복합성을 파고드는 작품이며, 이 모든 작품들은 다른 시대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리스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12편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게시글에
'댓글' 창이 있는 이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
12위 - <The 40-Year-Old Virgin>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2005)
각본 - 주드 아패토우, 스티브 카렐
감독 - 주드 아패토우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스티브 카렐, 캐서린 키너, 폴 러드, 세스 로건 등
'앤디 스티처'는 40세까지 자신의 동정을 지키면서 진실로 마음이 통하는 상대가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전자제품 대형 매장에서 일하는 남자이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그가 동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동료들은 그를 가만 놔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운명적인 여자 '트레이시'을 만나게 되고 그가 한번도 못해본 일을 트레이시와 시도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한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폭소는 물론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선정 이유 : 보통 외설적인 섹스-코미디 영화는 '로맨스' 장르의 그럴듯한 예시가 될 수 없겠지만, 이 영화의 두 각본가의 '사랑'을 불어넣겠다는 불굴의 의지는 거의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오스카에 두 차례 노미네이트 되었던 배우 '캐서린 키너'의 연기는 이를 극도로 끌어올려 화려한 성공을 만들어냈다.
11위 - <A Ghost Story>
<고스트 스토리> (2017)
각본 - 데이빗 로워리
감독 - 데이빗 로워리 | 제작 - A24
출연 -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등
교외의 작고 낣은 집,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 M은 조용하지만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C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M은 무거운 슬픔에 잠긴다. 창백한 조명의 병원 영안실, 고스트가 되어 깨어난 C는 마치 홀린 듯 M이 기다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그녀와 고스트는 사랑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견뎌낸다. 몇 년 후, 다시 집,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며 상실의 시간을 지나온 M은 결국 집을 떠나고, 남겨진 고스트는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호불호가 확실했던 영화이다. 한 쪽은 지나치게 질질 끄는 '침묵'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다른 한쪽은 비탄과 절망의 가장 순수하고 가슴 아픈 초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결국, 모두가 동의할만한 영화여서는 안 된다. 영화는 열띤 논란을 만들어야 한다.
10위 - <It's Complicated>
<사랑은 너무 복잡해> (2009)
각본 - 낸시 마이어스
감독 - 낸시 마이어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메릴 스트립, 스티브 마틴, 알렉 볼드윈 등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제인'. 안정된 생활을 유지해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20살 어린 젊은 여자와 재혼한 전 남편 '제이크'가 찾아오고, 결혼 전 연애시절을 돌이키려 한다. 이와 동시에 '제인'의 집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건축가 '아담'이 그녀에게 조금씩 호감을 보여 오는데...
선정 이유 : '오스카'를 3번이나 수상한 '메릴 스트립'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 영화를 '오스카'는 외면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볼드윈'과 '마틴' 또한, 강렬하면서도 매우 다른 연기를 보여주었다. 60세 이상의 여성을 위해 쓰인 이 이야기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과 그들의 그 이후까지 보여준 소중한 영화이다.
9위 - <Love Actually>
<러브 액츄얼리> (2003)
각본 - 리차드 커티스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로라 리니, 엠마 톰슨, 앨런 릭먼,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등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사랑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사랑에 확신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선물이 찾아옵니다.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로맨틱한 고백
선정 이유 : 그 자체로도 과하게 느끼하고 과하게 덧붙여진 듯한 이 영화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이미 한차례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아이들의 눈을 통한 사랑, 걱정, 불륜, 언어와 비밀까지 다수의 예시를 담아낸 영화이다. 매력적인 역대급 출연진들은 인생에서 가장 기이한 인연 속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뿜어냈다.
8위 - <Baby Driver>
<베이비 드라이버> (2017)
각본 - 에드가 라이트
감독 - 에드가 라이트 | 제작 - 소니 픽쳐스
출연 -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에이사 곤살레스, 제이미 폭스 등
귀신 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그에게 음악은 필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되지만, 같은 팀인 박사, 달링, 버디, 배츠는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
선정 이유 : 액션 장르에서 러브 스토리는 자주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가슴 뛰는 세트피스와 두 주연 배우의 케미는 관객들이 쉽게 이야기에 흡수될 수 있게 했다. 영화의 가장 긴박한 순간에 그와 대조적인 배경음, 베리 화이트의 1937년 명곡 "Never, Never Gonna Give Ya Up."이 흘러나오고 그로부터 전율을 느끼게 된다.
7위 - <500 Days of Summer>
<500일의 썸머> (2009)
각본 - 스콧 뉴스타드터, 마이클 H. 웨버
감독 - 마크 웹 | 제작 - 20세기 폭스 (현 서치라이트 픽쳐스)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클로이 모레츠 등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순수 청년 '톰'은 어느 날 회사에 새 비서로 온 '썸머'를 처음 본 순간 대책 없이 사랑에 빠져든다. 구속 받기 싫어하고 혼자만의 삶을 즐기는 자유로운 여자 '썸머'는 누군가의 여자이기를 거부하며 '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어딘지 어긋나고 삐걱대는 두 사람의 관계의 변화를 위해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관계에 대한 500일 간의 여정은 양쪽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는 사실 우리 대부분이 이전에 느껴봤던 감정일 것이다. 두 각본가의 변덕스럽고도 방대한 이야기는 연애 젬병 낭만주의자인 '톰'의 시선에서 이어나가고, 관객들은 '썸머'를 향한 그의 심장 찢기는 고통을 함께 느낀다. 때문에, 관객들은 모두 '톰'이 '어텀'을 만나는 피날레를 그토록 로맨틱하게 느끼게 된다.
6위 - <Crazy Rich Asians>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2018)
각본 - 아델 림, 피트 치아렐리 (케빈 콴의 소설 "Crazy Rich Asian" 원작)
감독 - 존 추 | 제작 - 워너 브라더스
출연 -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켄 정 등
뉴요커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의 절친의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신랑감이었고,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겟이 되는데...
선정 이유 : 기념비적인 문화적 돌파구 영화이자, 박스오피스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낸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각색'에 대한 칭찬을 받아왔다. 때로는 "사랑해" 라는 가장 명백한 대답이 최고의 한 마디일 수도 있다.
5위 - <Drive>
<드라이브> (2011)
각본 - 호세인 아미니 (제임스 샐리스의 소설 "Drive" 원작)
감독 - 니콜라스 윈딩 레픈 | 제작 - 필름디스트릭트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등
삶의 의미라곤 오직 스피드밖에 없었던 남자. 그런 그의 일상에 작은 파장을 일으킨 한 여자.
어느덧 또 하나의 의미가 된 그녀가 위험해지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거는데...
선정 이유 : 레픈 감독의 장기는 아미니 각본가의 대본을 기반으로 액션,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까지 많은 장르를 매력적으로 섞어놓는 것이다. 2010년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이름도 없는 '드라이버'가 그 자신 속에 있는 "전갈"을 드러낼 때이다.
4위 - <Weekend>
<주말> (2011)
각본 - 앤드류 헤이
감독 - 앤드류 헤이 | 제작 - 선댄스 셀렉트
출연 - 톰 컬렌, 크리스 뉴 등
이성애자인 룸메이트와의 홈파티에서 많이 취하게 된 러셀은 파티가 끝난 후 게이클럽으로 향한다. 영업 종료시간을 얼마 앞둔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 글렌을 만나고, 원나잇스탠드로 끝날 거라 생각했던 만남은 전혀 다른, 특별한 것이 되어가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매우 정직하고도 결백한 두 남자의 사랑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그들 각자 모험을 떠난다. 서로를 향한 부정할 수 없는 끌림은 꽤나 분명하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애정을 향한 깊은 갈망이다.
3위 - <Moulin Rouge!>
<물랑 루즈> (2001)
각본 - 바즈 루어만, 크레이그 피어스
감독 - 바즈 루어만 | 제작 - 20세기 폭스
출연 -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등
1899년 파리,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세계 '물랑 루즈' 최고의 뮤지컬 가수인 '샤틴'은 신분 상승과 성공을 위해 투자자를 구하다가 우연히 사랑을 찾아 몽마르트로 흘러온 영국의 낭만파 시인 '크리스티앙'을 만나게 된다. '샤틴'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크리스티앙'은 그녀가 있는 '물랑 루즈'라는 신비의 세게에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그 둘에게 거역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이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는 거의 모든 의미에서 매우 훌륭하고,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하여 오스카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각본과 감독 부문에서는 외면당하였다. 영화는 꽤나 직관적이고, 모든 뮤지컬 넘버들은 서로를 보완해 나가며 관객들의 시선을 그 사이에 접합시킨다. 특히, '엘튼 존'의 넘버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이완 맥그리거'에게 빠져드는 순간을 포착하였고, 어떻게 '니콜 키드먼'이 그에게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는지 납득시켰다.
2위 - <The Perks of Being a Walflower>
<월플라워> (2012)
각본 - 스티븐 크보스키 (본인 소설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원작)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 제작 - 써밋 엔터테인먼트
출연 -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니나 도브레브 등
말 못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찰리'는 고등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삶을 즐기는 '샘'과 '패트릭' 남매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멋진 음악과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법을 배워가는 '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샘'을 사랑하게 되고, 그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나 다시 '찰리'를 괴롭히는 과거의 상처와 '샘'과 '패트릭'의 겉잡을 수 없는 방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우정을 흔들어 놓기 시작하는데...
선정 이유 : 스티븐 크보스키의 '마스터피스'가 이 목록에 있는 것은 꽤나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유로 선정한 건 아니다. '샘'을 향한 '찰리'의 헌신이 주된 서사이지만, "월플라워"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얻을 수 있는 사랑의 왜곡된 면을 보여준다. 어떤 이들은 '찰리'의 내적 분투에 공감할 것이다. 그중 일부는 그 고통으로부터 빠져나오는 행운을 누렸겠지만, 다른 이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그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어떠한 나쁜 기억들이 당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당신은 '사랑'을 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1위 - <Disobedience>
<디서비디언스> (2018)
각본 - 세바스찬 렐리오, 레베카 렌키에비츠 (나오미 알더만의 소설 "Disobedience" 원작)
감독 - 세바스찬 렐리오 | 제작 - 블리커 스트리트
출연 - 레이첼 맥아담스, 레아첼 와이즈 등
유대인 사회에서 쫓겨나 뉴욕에서 살던 사진작가 '로니트'는 랍비였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후계자 '도빗'이 그녀의 옛 연인 '에스티'와 결혼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로니트'가 돌아오자 모임에서는 '도빗'에게 부인 단속을 잘 하라며 훈수를 두고 유대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로니트'와 '에스티'의 이름이 거론되기에 이르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저평가된 로맨스 영화이다. '레이첼 맥아담스', '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알레산드로 니볼라'가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판타스틱 우먼>의 감독이기도 한 '세바스찬 렐리오'는 관객들을 금기된 사랑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알고, 그는 관객을 사로잡는 마법을 부린다. 이 영화는 매우 강렬하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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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시선과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 "캐롤"
날 부정하며 산다면 무슨 엄마 자격이 있겠어?
캐롤의 말 중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그 누구도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자기도 모르게 우연한 어떤 계기로 점차 스며들 듯이 어느 순간 빠져들게 되죠.
자신도 모르게 말입니다.
그 대상은 한정되어 있지 않고 무한히 열려있습니다.
남자와 여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남자와 남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여자와 여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람의 마음과 눈은 속일 수 없나 봅니다.
그 순간만큼은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인가 할 정도로 나조차도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저절로 눈길이 가면서 쫓느라 바쁘고,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랑'의 면모를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캐롤'입니다.
때로는 사랑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다가도, 또 때로는 그런 자신을 부정하기도 하며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하게끔 만들어 줍니다.
영화 '캐롤'은 사랑은 시선과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통해서 그 메시지를 더욱 강렬히 전달해주죠.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이자 매력은 바로 '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는 여러분도 등장인물의 시선에 집중하며 같이 따라가면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캐롤'은 여자와 여자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애절하고 강한 인상을 안겨 주는 영화입니다.
그럼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살펴볼까요?
첫 번째 사진의 갈색머리 여성의 이름은 '테레즈'이고, 두 번째 사진의 금발머리 여성의 이름은 '캐롤'입니다.
영화는 테레즈의 지인인 '잭'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시작됩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음식과 바가 어우러진 어느 장소였습니다.
그는 우연히 테레즈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죠.
테레즈와 캐롤은 멀리서 봤을 때 평범하디 평범하게 식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잭이 인사를 걸어오는 바람에 캐롤은 어쩐지 미련이 가득한 얼굴로 황급히 떠나게 됩니다.
잭을 따라 차를 타고 가게 된 테레즈 역시 얼굴에는 미련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창밖에 비춰지는 캐롤의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테레즈의 시선이 캐롤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이 장면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테레즈와 캐롤의 첫만남입니다.
테레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이었고, 캐롤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딸에게 줄 선물을 사러 온 손님이었습니다.
테레즈는 우연히 캐롤을 본 순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빠져들어 넋놓고 바라보게 됩니다.
테레즈의 시선이 캐롤에게 집중되어 있죠.
이 이후부터 테레즈는 알게 모르게 캐롤을 신경쓰게 되는데요.
캐롤이 두고 간 장갑을 캐롤에게 전달해준다든지, 캐롤이 산 기차 장남감 세트가 잘 도착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차 확인하는 등 은근히 캐롤을 생각하게 됩니다.
캐롤 또한 테레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점심 약속을 잡게 되죠.
점심시간에 만나게 된 둘은 서로에 대해 차차 알아가며 또 다른 약속을 잡게 됩니다.
21일 일요일 오후 2시, 캐롤은 테레즈로부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게 되죠.
이렇게 테레즈와 캐롤은 이를 계기로 만남을 가지게 되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테레즈와 캐롤에게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개인 사정이 숨겨져 있었는데요.
캐롤은 위협과 혐박을 가하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혼 소송 준비중이었습니다.
테레즈 또한 잘 챙겨주는 남자친구가 있긴 했으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테레즈는 사진을 좋아하긴 했으나 사람을 제외한 사진만 찍었죠. 사람을 찍는 건 사생활을 침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사진에 있어서도 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에 캐롤은 테레즈에게 같이 떠나줄 수 있겠냐며 제안하는데요.
Would you?
영화 속에서 캐롤이 테레즈에게 이렇게 두 번 질문합니다. 캐롤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서 강렬한 문장 중 하나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행 중에 이 둘은 점차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테레즈는 사람 사진을 찍지 않다가 캐롤을 계기로 사람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테레즈가 찍은 캐롤의 사진이랍니다.
여행이 깊어져가면 갈수록 테레즈와 캐롤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만 가는데요.
테레즈는 캐롤과의 여행을 통해 남자친구에게는 줄 수 없었던 확신을 캐롤에게는 확신할 수 있게 되면서 줄곧 자신을 의심해왔던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캐롤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캐롤 역시 테레즈와 같이 지내게 되면서 테레즈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게 됩니다.
첫 만남부터 이 둘은 강한 이끌림으로 인해 서로에게 확신했을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캐롤에게는 4살이 된 어린 딸이 있습니다.
이혼 소송 중에 자신이 동성인 테레즈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되면 양육권을 가져올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캐롤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캐롤에게는 딸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존재이기에, 캐롤은 테레즈로부터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테레즈도 나의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면서요.
마음은 테레즈에게 가 있지만, 상황이 그녀를 이렇게 만드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헤어져 있는 사이, 테레즈는 '뉴욕타임스'라는 직장을 얻게 됩니다.
캐롤은 우연히 차 안에서 길을 걷고 있는 테레즈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캐롤의 시선은 한동안 테레즈에게로 가 있었고, 테레즈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떼지 못하는 캐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되게 마음이 찡했는데요.
앞선 영화의 첫 부분에서 테레즈가 차 안에서 캐롤을 따라 시선을 쫓는 부분이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테레즈가 아닌, 캐롤이 테레즈를 따라 시선을 쫓는 장면이 나타나니 잠시 뭉클했답니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 것일까요?
운명은 어찌할 수 없는 걸까요?
서로를 향한 이끌림은 어느 방해물이 있어도 막아낼 수 없나 봅니다.
캐롤은 테레즈에게 이별을 고한 것을 계속해서 후회하기 시작했고, 뒤늦게서야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테레즈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전에 캐롤은 양육권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하죠.
캐롤은 남편을 만나 힘겹게 울음을 삼키고 딸 양육권을 포기합니다.
대신 자주 만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요.
그러면서 캐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날 부정하며 산다면 무슨 엄마 자격이 있겠어?
캐롤은 테레즈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아주 확실히 깨닫게 되었고, 이렇듯 나에게 솔직해져야 딸에게도 부끄럼 없이 살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날 부정하며 사는 건 딸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지 못할 거라는 것이겠죠.
저는 이 대사가 순간 저의 마음을 훅 덮쳐 왔달까요?
영화 캐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였어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아를 되찾은 느낌이라서요.
그리고 장면은 다시 처음 장면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렇게 끝까지 보니 처음 봤던 장면하고 이해 정도가 달라져 느낌이 이상하고 새롭더라고요..
'아, 이게 이런 장면이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달까요.
테레즈는 캐롤을 향한 약간의 원망이 있었던 것인지 약간의 냉정함이 보였고,
캐롤은 테레즈를 다시 잡고자 하는 절실함이 돋보였습니다.
아까 위에서 혹시 캐롤이 테레즈에게 한 말, 기억나시나요?
Would you?
캐롤은 또 한번 테레즈에게 제안합니다.
넓은 집에서 같이 살면 좋겠다고.
하지만 캐롤은 안 되겠다며 거절합니다.
그럼에도 캐롤은 자신이 오크룸에서 9시에 사람들을 만난다며 저녁을 먹을 예정이니 혹시 마음 바뀌면 이곳으로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테레즈가 말이 없는 사이 처음에 등장했던 '잭'이 테레즈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렇게 알고 보니까 잭.. 너무 눈치 없는 거 아니니..?
이 타이밍에 나타나는 거, 너무했다는 생각 저만 한 것일까요? ㅎㅎ
처음에는 놓쳤던 테레즈와 캐롤의 감정과 표정이 이제서야 자세하고 섬세하게 보이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캐롤은 테레즈를 아쉽게 뒤로 한 채 떠납니다.
테레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테레즈는 잭을 따라 파티를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잠시, 테레즈의 마음 또한 알게 모르게 캐롤에게 향해 있기에 결국에는 그 파티에서 빠져나와 캐롤이 알려준 장소로 급히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테레즈는 캐롤을 발견했고, 캐롤 또한 테레즈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 둘이 서로의 시선을 마주한 채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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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이란 통제할 수 없는 무언의 힘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치 보이지는 않지만 캐롤과 테레즈 사이에는 끊어져야 끊어질 수 없는 실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죠.
자신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숨길 수 없는 게 시선이라는 사실도요.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시선에 따른 인물의 감정을 세세하게 나타내어 줍니다.
이 부분에 얼마나 신경을 써 가며 만들었을까 영화 관계자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기도 했죠.
그만큼 인물의 감정선이 돋보였던 영화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여성과 여성 간의 사랑도 이렇게 애절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편견을 한 차례 깨 주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관람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에 맞는 영화라서 그런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따뜻한 연말이 되어줄 것 같네요!
이상 영화 '캐롤'의 관람 후기였습니다.
가장 눈여겨 봤던 점!
테레즈와 캐롤 간의 시선.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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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5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주 씨네 뉴스는 국내외 다양한 소식으로 알차게 준비 해 보았는데요!
그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킹더랜드> 임윤아 이준호 로맨스 시청률 화제성
이준호는 연애가 서툰 본부장 구원 역으로 사랑에 빠진 남자의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여심을 장악했습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넷플릭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화제를 몰고있으며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밀수> 김혜수X염정아X조인성 독보적인 아우라
영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입니다.제작사 외유내강,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김혜수와 염정아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웃음과 감동, 액션 이 3박자가 고루 갖춰진 작품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자아냈습니다.
설경구, 도경수 <더 문> 전세계 155개국 선판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 <더 문>은 오는 8월2일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설경구를 비롯하여 김희애, 도경수, 조한철, 박병은, 최병모, 홍승희 등 출연을 하며 제작비 280억원이 들어간 대작입니다. 국내 최초로 유인 달 탐사를 소재로 한 우주 배경의 영화며 미국, 호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태국 등 세계 155개국에 선판매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시은 <오징어 게임2> 여주인공 캐스팅
<오징어 게임2> 원지안 비롯 박규영, 김시은, 조유리가 출연 확정을 지었습니다. 시즌2 남성 출연자 공개만 뜨면서 여성 출연자들이 없다는 논란이 일었는데 여성 출연자들의 캐스팅 소식을 알렸습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17일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이 출연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부천국제영화제 <보 이즈 어프레이드> 감독 아리에스터 “가장 나다운 작품”
<유전>과 <미드소마>의 감독 호러 마스터 아리 에스터 감독이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개막작으로 찾아옵니다.감독은 “10년 동안 구상한, 나의 개성과 유머가 담긴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며 영화를 소개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특별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가진 감독이자 파워풀한 도전자”라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협찬 최민식 배우 특별전
수많은 캐릭터로 한국영화에 획을 그은 최민식배우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주빈으로 선정되어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습니다.대종상3회, 백상예술대상3회, 청룡영화상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3회등 30여개의 연기상을 받은 최민식에대해 정지우 감독은 “최민식이라는 배우는 무엇이든 다 뚫을 수 있는 창 같은 존재”라며 소개말을 남겼습니다.BIFAN은 6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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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너머, 사실주의의 미학
<용서받지 못한 자>는 사실주의 영화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영화를 본다기보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인생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점이 내가 이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영화는 군대 조직에 유연하게 적응해 가는 태정과, 태정의 중학교 동창이자 군대의 부조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승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연출 방식과 편집을 통해 사실주의 영화의 면모를 강하게 드러내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에는 군대 운동장 계단에 앉아 태정과 승영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중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런데 일반적인 대화 장면처럼 시점 편집을 사용해 표정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카메라를 다소 먼 거리에서 고정해 두 사람을 한 프레임에 담는다. 이로 인해 대화 중 승영의 표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인물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독특한 감정을 유도한다.
또한 군대에서 나온 승영이 태정을 귀찮게 하다가 둘이 다툰 뒤,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인도와 차도의 경계선에 서 있다. 그 뒤로 인도를 지나는 사람들, 차도를 오가는 차량과 불빛이 자연스럽게 화면에 담긴다. 정돈되지 않은 밤거리의 분위기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비 오는 날, 벤치에 앉은 승영이 “내가 고참이 되면 군대를 바꾸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두 번 반복된다. 중반부에는 배우들의 앞에서 촬영하고, 후반에는 같은 대사를 배우들의 뒤에서 촬영해 보여준다. 영화를 끝까지 본 관객이라면 알 수 있다. 두 장면은 같은 내용이지만 감정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이 같은 연출은, 끝내 군대를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그 안에서 변해버린 승영의 모습을 상징한다. 동시에, 그조차 용서받고 싶어 하는 승영의 여린 내면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여러 충격적인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흔하지 않은 카메라 시점과 연출은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 사실적인 감정은 영화를 보는 내내 소름이 돋게 한다.
이 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롱테이크와 와이드 샷은 상업 영화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장면의 생생함과 여운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연출과 편집, 기술적 개입을 최소화하여 관객은 마치 카메라를 잊은 채 그 장면 자체를 바라보게 된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마지막에 비 내리는 벤치를 비추며 영화가 끝난다. 이 마무리 장면 또한 롱테이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객은 오랫동안 화면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처럼 강한 여운을 남기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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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페서 앤 매드맨 영화 후기 / 멜 깁슨, 숀 펜 주연 / 대배우들의 연기대결 /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탄생비화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프로페서 앤 매드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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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위쳐: 늑대의 악몽> 티저 예고편
[2021년 8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타고난 운명을 거부하려 했다.
스스로 위쳐의 길을 택한 베스미어, 돈을 위해 괴물을 사냥하는 사내.
하지만 알 수 없는 위협과 더불어 과거의 어둠이 그를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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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민스미트 작전> 1차 예고편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꿀 단 한 번의 기회! 우리는 이 전쟁의 승기를 잡을 것이다! 사상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낳은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과 추축군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 교두보 시칠리아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펼친다. 하지만 추축군 독일의 위세가 상당해 시칠리아에는 이미 추축군 병력 무려 23만 명이 주둔해 있던 상황! 연합군은 해군 정보장교 ‘이웬 몬태규’와 ‘찰스 첨리’를 주축으로 전쟁의 승기를 잡을 단 한 번의 ‘민스미트 작전’을 계획하는데… 예상을 뛰어 넘는 위대한 작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