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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슬2021-11-29 21:46:05

좋아한다는 이유로 다 용서해야만 하는가

<미저리> 영화리뷰

어릴 적 봤던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는 것을 낭만적으로 연출하는 경우가 종종 보고는 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낭만적인 상황도 아니며 설렌다고 느껴서도 안된다. 사랑은 상호 의사소통이며 서로를 이해하는 행위인데 상대의 의사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 집착이다. 또한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았으며 거절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것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명백한 스토킹이며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공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매체에서 이런 구애 행위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것을 보며 과거의 나는 왜 그것을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매체의 힘은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구애행위를 통해 끝끝내 상대방이 나의 사랑을 받아줬다고 생각했을 때 그것이 과연 건강한 사랑, 건강한 의사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공포심을 느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영화 미저리에서는 폴에 대한 애니의 표현을 옳지 않은 방식, 왜곡된 사랑으로 표현했는데 나는 이처럼 미디어에서 스토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며 스토킹에 대해 알아보다가 현재 한국에서는 스토킹이 법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스토킹 자체만으로는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연인과 같은 친밀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 살인과 같은 범죄가 스토킹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이었다. 그간 나는 이런 친밀한 사이, 혹은 일방적인 구애행위가 범죄로 이어지는 뉴스들을 접하면서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이야기, 가해자의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이런 범죄의 피해자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쉽게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영화 미저리를 보면서 스토킹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행위인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성범죄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처럼 스토킹에 대한 교육, 건강한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스토킹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고 이것이 2차 범죄로 이어져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작성자 . 양예슬

출처 . 미다지_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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