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1-12-20 00:17:36
삶도 면허처럼, 드라이빙 스쿨.
이태경 배우님을 비롯한
여러 배우님들의 열연으로 더 빛났던
단편영화를 소개합니다.
삶도 면허도 뭔가 금방 해낼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을 잘 표현한 영화인데요.
바로 드라이빙 스쿨 입니다.
적절한 거리와 너무 붙잡지 않아야 잘 나아갈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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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쥐려는 마음이 오히려 빠져나가게 만든걸까요
최선은 최선을 다하지만 모든 것을 쥘 수 없었습니다.
직업도, 연애도, 면허도.
마지막 기회로 이 모든 것을 다시 쥘 수 있을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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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탄력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간만에 좀 울림이 있는 드라마를 보았다. 요 근래 한국의 콘텐츠들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액션이 필수인가 싶을 정도로 몰아치는 서사에 지쳐있었는데, 잔잔한 듯 하면서 몰아치는 드라마를 만났다. 정신병원이라는 일종의 금기시되어 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부터 그 병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따뜻하긴 한데 알게모르게 마음이 아프다.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받는다는 진리를 담은 이야기이기에 오늘도 어디선가 마음이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인간에 대한 혐오가 생겼다가도 사람을 갈구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전까지의 콘텐츠들은 정신병 환자들을 집중 조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대체로 주인공의 애물단지 주변인물 정도로는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왜 아픈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양한 정신병도 보여주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암흑 속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새계로 자신을 몰아넣는다든지, 갑자기 다운된 자신을 극 하이텐션으로 끌어올린다던지 등등 모두 암흑 속에 갖힌 자신을 지켜내려고 발버둥치는 그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다양한 연출적인 요소들을 이용해 표현해내었다.
조울증 환자들이 왜 감정 기복이 심한지, 그 기복 속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혹은 망상 환자가 왜 갑자기 게임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는지 등등 그들의 시각을 대리경험할 수 있게 한 연출이 탁월했다.
참 별거 아닌 말들인데, 상처가 오래 남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
이건 누군가에 희생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이런 말 다음에 아프다는 사람에게 소심하다는 둥, 의지가 박약하다는 둥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또다른 공격이 시작된다. 너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가(사실은 착각이지만) 혼구녕을 내든, 각성을 시키든 나약한 아이를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징징대지마 너 누구 닮아서 이러니"
앞선 멘트 뒤에 항상 따라붙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듣다보면 내 말은 그저 투정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생각해 점점 말이 없어진다. 좋은 말만 하고 나쁜 말은 삼켜버리니 속이 답답하고 나의 약점을 들키지 않으려니 항상 자기를 방어하는 데에 익숙하고 당하지 않으려고 항상 곤두서있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다시 깨닫는다. 나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없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왜 이말을 들으면 화가 치밀어 오를까. 항상 이게 궁금했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항상 화가 나는데, 나는 왜 화가 나는지 모르겠었다. 그런데 최근 조금 달라진 내 자신을 마주한 것이,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회복탄력성을 잃은 것 같다고 느낀 지점부터였다. 분명 예전에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는 그런 말을 안들으리 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었는데 지금은 절망만 하고 그냥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누워있고 약속이 잡혀 나가려고 해도 침대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사는 현 시점에서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니 느껴졌던 것이, 이들은 각자의 삶에서의 절망에서 회복 탄력성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럼 혹자는 말하겠지. 무슨 말을 해야 네가 낫겠냐라고 묻는다면 그냥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정신병은 설득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이 아픈 게 아니니 당신의 말이 만병특효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 말을 하면 얘가 낫지 않을까 착각하는 것이다. 이유가 그사람의 소심함이었든 뭐였든간에 이미 낙오되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속도로 오라고 재촉하는 것만큼 비수가 없다.
물론 주변인들은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느려진 그들의 속도에 맞춰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도록 그저 바라만 봐주는 게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정신병은 당신이 고쳐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잔인하지만 그저 지켜보시라.
아, 그런데 황여환과 민들레의 러브라인은 좀 필요없지 않았나 싶긴 한데, 물맞는 씬은 읭스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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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포트라이트(2015)> 리뷰
"우린 그저 운이 좋았던 거죠. 당신과 나."
꼭 보겠다고 말한 다짐이 무색할 만큼 난 오랫동안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지 않았다. 《스포트라이트》가 수작이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마이클 레젠더스 역을 맡은 마크 러팔로의 연기가 대단히 훌륭하다는 것도. 그럼에도 내가 차일피일 감상을 미룬 건 영화의 소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기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기자들이 추적한 논란이 바로 가톨릭 아동 성범죄였으므로. 내가 가톨릭 신자인 것은 아니나 선하다고 믿고 싶은 인간 종족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결국 고개를 들 만한 이야기는 늘 보는 것이 망설여지기에(그래도 늘 보긴 본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영화 제목인 ‘스포트라이트’는 미국의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 내 탐사보도 팀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인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마땅한 사건을 추적하겠다는 기자들의 직업정신과 열의가 돋보이는 작명이다. 재미있게도 팀 내에 등장하는 네 명의 기자는 국내에 소개된 포스터 속 문구처럼 '세상을 바꾼 최강의 팀플레이’를 해냈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영상 속에 끊임없이 비쳤음에도 개개인으로 기억에 남진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영화의 주인공은 ‘네 기자’가 아니라 네 기자가 포함된 ‘스포트라이트’라는 유기체적 팀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로비 로빈슨(마이클 키튼)과 마이클 레젠데스(마크 러팔로)의 대립을 통해 정의를 추구하기 위한 팀플레이일지언정 얼마든지 갈등이 존재할 수 있고, 샤샤 파이퍼(레이첼 맥아담스)가 비치는 가톨릭에 대한 회의 등을 통해 기자 개인의 내면적 갈등을 지켜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을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설정한 전략은 사건의 피해자/가해자 측에도 비슷하게 사용된다. 즉, 작가인 조지 싱어와 감독이자 작가인 톰 매카시는 가톨릭 교구의 아동 성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실화를 극화하면서 단 한 명의 피해자에 매달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피해자 한 명의 삶이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졌고 교회 권력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끔찍하게 망가뜨렸는지를 전시하거나 소비하지 않은 대신, ‘생존자’라 불리는 피해자들이 모임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주었고 바로 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얼마나 무심해질 수 있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며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한 영화 내에선 집착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우리에게 거듭 강조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한 명의 신부/사제의 일탈처럼 비치지 않도록 사건을 조심히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취재를 열심히 한들 가톨릭 교회 관계자에게서 돌아오는 답변이 사과가 몇 알 썩었다고 박스채 버릴 순 없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면 더더욱. 가장 돌봄이 필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취약한 환경에 처한 어린아이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았던 사건들 뒤에 숨겨진 인간의 추악한 면모는 죄책감 없는 개인의 범죄적 계산과 그 모두를 눈 감은 무소불위의 권력일 것이다. 피해자가 너무도 많아 병리적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라는 전문가의 말이 흘러나오는 세상 이건만 한편으론 천상에서 지상으로 걸음 한 신의 말씀을 경건하게 받아들인 양 설교하는 종교적 지도자인양 행세하면서도 무수한 개인을 짓밟은 범죄자는 권위에 보호받으며 그저 교구를 옮겨다니기만 하였다. 이렇듯 영화는 스포트라이트팀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이 사건의 뒤엔 얼마나 많은 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었으며 스포트라이트팀이 받은 퓰리처상에 대한 언급을 삭제함으로써 사건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또렷하게 각인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시사 고발 영화는 단순한 사건의 재현이 아니다. 지나간 일을 다시금 들추고자 할 뿐이었다면 기자들의 회고록을 찍거나,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되는 일 아닌가. 존재했던 진실을 서사적으로 엮어 내면서도 전달해야만 하는 메시지를 러닝타임 내에 예술의 이름으로 삽입하여 시민의 성찰과 각성을 불러내는 것이야말로 고발 영화의 미덕이지 않을까. 모든 시사 고발 영화가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 기법을 따르며 관객을 소외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엄연히 부당한 억압에 따라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단순히 상업 영화라는 미명 하에 왜곡시키고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흥미만을 좇아선 안된다는 이야기다. 영화라는 미디어는 결국 한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원하든 원치 않든- 재생산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무너진 사회 정의를 조명하는 고발 영화에 조금의 윤리의식도 기대할 수 없거나, 예민하게 다뤄야 하는 사건을 단순한 감정의 배설구로 사용하는 것은 적지 않은 모순일 테다. 이런 점에서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언론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무감각한 사회로 인해 비극이 심화된 사건의 본질을 해치지 않았고, 피해자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실화를 각색하였다. 또한 영화 내 등장하는 변호사 미첼 개러비디언(스탠리 투치)의 대사, "이건 명심하세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에요."를 통해 영화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기까지 하니, 훌륭한 시사 고발 영화라 아니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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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을 위한 영화 "소울 (SOUL)"
<영화 정보>
개 봉 : 2021.01.20.
등 급 : 전체 관람가
장 르 : 애니메이션
국 가 : 미국
러닝타임 : 107분
배 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소개>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영화내용>
학교에서 미술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을 들은 날 꿈에 그리던 무대인 도로테아가 있는 재즈 밴드와 함께 저녁에 하프노트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너무 기쁜 조는 하프노트에서 나와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집으로 돌아가던중 도로 중간에 뚜껑 열린 하수구에서 실수로 빠지게 되고 몸과 분리된 조의 영혼은 '머나 먼 세상'으로 가는 계단으로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자신이 어디있는지 알게 된 조는 뒤에 보이는 지구로 역주행 하지만 다른 공간인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
'머나먼 세상'의 회계사인 테리는 영혼 한 명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닌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카운슬러 제리들을 만나게 되고 제리들은 조를 새로운 멘토로 착각한다.
살았을 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영혼이 멘토가 되어 새롭게 태어날 영혼들인 멘티를 이어주는 '유세미나'에서 조는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새로운 영혼들이 지구로 가기전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를 부여받는 곳으로 여러 멘토들의 도움으로 여러 직업을 체험해보면서 자신의 주요 재능이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고 지구로 돌아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조는 다른 머나먼 세상으로 떠나다 떨어졌기 때문에 멘토가 아니었고 아동심리학자였던 다른 멘토의 이름표로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영혼 22는 무하마드알리, 간디, 마더테레사, 링컨 마저 포기한 영혼이다.
조는 저녁 하프노트의 재즈 공연에 서야 했기에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의 마지막 칸인 관심사를 채워서 지구 통행증을 자신이 가지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고 영혼 22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은거라 생각하며 22 역시 조의 거래에 적극 참여 하기로 한다.
조와 22는 모두의 전당으로가 22의 관심사를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22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22는 조를 데리고 길 잃은 영혼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는 자신의 일에 집중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지구의 영혼들이 오기도 하는데 그곳에는 긍정적인 일에 대한 무아지경 상태도 있지만, 집중을 넘어 집착을 하게 되면서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길 잃은 영혼들이 오기도 한다. 이런 길 잃은 영혼들을 지구의 모습과 연결해 집착의 무아지경에서 구출해 내는 문윈드를 만나게 되고 문윈드의 도움으로 병원에 혼수상태에 빠진 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조는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문 윈드의 도움으로 집중을 통해 지구에 있는 자신의 영혼과 연결을 시도하다가 문윈드가 만든 홀로 영혼 22와 함께 떨어지게 된다.
지구로 떨어진 조와 영혼 22는 서로의 모습에 당황한다.
조의 영혼은 혼수상태에 빠진 조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치료용 고양이 미튼스의 몸에 들어가게 되고 영혼 22의 영혼이 조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고양이 미튼스의 주인이 미튼스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조의 몸에 들어간 영혼 22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해 시간을 번 사이 둘은 병원을 도망친다.
그리고 둘이 지구로 오는데 도움을 준 문윈드를 찾기 위해 문윈드가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뉴욕의 거리로 찾아 나선다.
둘은 문윈드를 찾게 되고 문윈드는 둘을 돕기로 하고 5시 30분까지 하프노트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조의 집으로 가던 중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조의 모습을 보게 된 도로테아는 조를 이상한 사람으로 착각해 저녁 공연의 피아노연주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린다.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조는 도로테아밴드의 드러머의 도움으로 공연보다 일찍 하프 노트에서 만나기로 한다.
조 대신 조의 흉내를 내고 있는 영혼 22는 난생처음 피자, 도넛, 사탕을 맛 보게 된다. 그리고 조의 머리를 깎기 위해 들른 이발소에서 자신을 비아냥 거리던 친구를 영혼22만의 방법으로 내쫓고, 오랜시간 함께 했던 이발사 친구의 속사정까지 듣게 된다.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양이 몸에 들어간 조는 그동안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몰랐던 점을 영혼22 덕분에 알게 된다.
그리고 옷을 수선하기 위해 엄마에게 찾아갔지만 엄마는 이미 조의 재즈 밴드 공연 소식을 알고 정직원 자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영혼 22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설득하고 엄마는 조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숨겨놨던 정장을 꺼내며 조가 입고 갈 수 있도록 즉석에서 수선을 해준다.
공연을 하러 가던 중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을 본 영혼 22는 지구에 와서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고, 맛보면서 삶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고 더 경험해 보기 위해 조의 저녁 공연에 가지 않기로 하고 도망을 간다.
그 시간 회계사 테리는 누구의 영혼이 없어졌는지 찾게 되고 지구로 간 조와 영혼 22를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있다.
영혼 22를 잡기 위해 따라가던 조는 테리가 둔 덫에 걸려 다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고 둘은 영혼의 모습으로 바뀐다.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 온 영혼 22의 가슴에 붙어 있던 지구통행증은 완성이 되어 있고, 제리들은 영혼22 에게 축하해준다.
하지만 이를 본 조는 자신의 몸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취향으로 인해 음악을 좋아한다고 느꼈고, 여러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거라며 소리를 지르고 영혼 22는 화가나 지구통행증을 조에게 던지고 사라진다.
조는 제리로 부터 Spark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영혼이 살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임을 듣게 된다.
지구통행증을 주운 조는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그 순간 영혼 22는 자신의 Spark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길 잃은 영혼이 되어버린다.
지구로 돌아온 조는 도로테아에게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후회할거라고 말하며 한 번 더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된다.
그날 저녁 조는 최고의 연주 무대를 보이고 조의 꿈을 인정해준 조의 엄마도 공연을 보러 왔다.
그동안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서서 최고의 뮤지션들과 연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꿈을 이룬 지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도로테아가 들려주는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조는 영혼 22가 모아놨던 피자조각, 도넛조각, 사탕, 단풍나무 씨앗들을 모며 무아지경의 상태에서는 길 잃은 영혼들이 가는 곳으로 가서 문윈드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다.
영혼 22에게 사과하고 싶었던 조는 문윈드에게 22의 소식을 듣지만 영혼 22는 잃어버린 영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조는 문윈드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영혼22는 오직 목적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그동안 자신을 담당했던 멘토들이 쏟아냈던 온갖 나쁜 말들을 기억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해낼 수 없는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고, 그런 영혼 22를 쫓아가 조는 단풍나무 씨앗을 건냈다. 그러자 영혼 22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는 사과를 한다.
그동안 조는 자신의 꿈과 삶의 목적은 재즈 음악이었고, 성공한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영혼 22를 보면서 삶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삶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지는게 아니라 그저 매 순간 살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앞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혼22는 조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어 지구로 내려가고 조는 자신이 가야했던 '머나먼 세계'로 가던 중 제리를 만나게 된다.
제리는 조의 모든 행동이 그들에게 영감이 되었기에 다시 한 번 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에 집착하는 회계사 테리는 한명이라도 빠진걸 안다면 다시 찾아 나설것이기 때문에 제리들은 몰래 테리의 숫자판을 바꾸고 조가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리는 조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거냐고 묻는다.
조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매 순간 순간을 살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영화 속 대사>어린 물고기가 있었어.
그 어린 물고기는 나이 든 물고기에게 다가가
"전 바다라고 불리는 엄청난 것을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 때 나이 든 물고기는 "그건 지금 네가 있는 곳이야"라고 말했어.
그러자 어린 물고기는 "여기는 물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구요"라고 말했어.
그 작은 순간들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줬어.<리뷰>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소울'은 누가 봐도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사후 세계와 태어나기 전 세계를 보여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목적 보다는 하루하루 순간에 감사하며 즐기며 살아가야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지구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며 수 천년 간 다시 태어나길 거부해온 영혼 22가 조의 몸에서 잠깐 경험해 본 것 만으로 지구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태어나기 전 세계로 돌아갔을 땐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어있다.
처음엔 지구통행증이 완성되는 마지막 Spark가 재능이나 지구에 가서 하고 싶은 일 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혼 22가 지구에서 경험한 건 특정한 무엇을 하고싶은것이 아니라,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지구가 아름다워보이고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멘토와 연결해 멘토링 과정에서 여러가지 직업들을 체험해보고 흥미나 열정을 가지게 되면 지구가 재미있는 곳이고, 지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그 많은 영혼들은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혼 22는 정말 지구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지구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지구는 영혼 22의 생각보다 재미있고 살만한 곳이었다.
그리고 제리가 조에게 해준 삶의 목적이 Spark가 아니라는 말.
삶의 목적은 그냥 하루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나 알아주는 위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인 것이라고 영화에서 말하는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에서도,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새로 알게 된 모습, 주변에서 나는 소리들, 바람,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앗 등 모든 것이 소중하고 재미있고, 즐겁고 내일을 살만하게 만드는 일들이다.
조가 영혼22를 멘토링 하기 전 자신은 멘토가 아니라고 밝히며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정말 무의미 하게 인생을 살았다면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무서워졌다. 나중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무의미한 인생이었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머나 먼 세계' '태어나기 전 세계' '유 세미나' '길 잃은 영혼' '스파크' 등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나온다.
삶에 대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후세계와 전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태어나기 전 영혼들은 동글동글 너무 귀여웠고, '태어나기 전 세계'의 대부분의 색체가 프리즘처럼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영혼들은 입체적인 3D로 표현되어 있고, 제리나 테리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제리가 조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양자물리학이 어쩌고 어디에나 있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들로 보이기 위해 자신들이 원래는 형체가 없지만 형체를 갖춰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처럼 말을 했었던것 같고, 모양은 다르지만 영혼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다 이름이 똑같은 제리 였다. 리뷰를 쓰다가 찾아보니 제리는 우주의 모든 양자화된 장의 총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영혼을 관리하고 그들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다.
조가 가는 이발소의 이발사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딸의 병원비를 위해 최대한 돈을 빨리 많이 벌어야했고 이발사가 되었던 거다 그러나 그나 불행하지 않다고 한다. 손님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직업에 대한 몰입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마 이 이발사의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Spark는 수의사가 되는 것이었겠지만 막상 지구에서 태어난 후 된 건 이발사였다. 이렇게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스파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지구에 와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을 이발사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성격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감정도 경험해 보는 모습도 보인다.
조가 처음 '머나먼 세계'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머나먼 세계'로 떠나는 다른 영혼 들 사이에서 한국말이 들려 반갑기도 했고, 영화 속 뉴욕의 모습에서 한글 간판도 있었다.
픽사에서 23년을 준비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픽사는 단 하나의 작품도 허투로 만들어 내는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쿠키 영상은 있다.
보고 나면 허무하지만 안 보면 찝찝해서 본다는 쿠키 영상 일 정도로 허무하지만 궁금해서 안볼수가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10분정도를 기다렸고, 엔딩 크렛딧이 올라가는 동안 '태어나기 전 세계'의 어린 영혼들이 중간 중간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 영상엔 회계사 테리가 나온다.
"Hey! movies over.
Go Home!"
이라고 말하고 끝난다.
10분 기다렸지만 테리가 말하는 건 5초? ㅋㅋㅋㅋㅋㅋ
영화 시작 전 보여주는 '토끼굴'애니메이션도 너무 귀여웠다.
대화는 한 마디도 없지만 땅 속에 각자의 집을 살고 있는 동물들이 나오는데 토끼는 조금만 이동하면 연결되는 땅속 집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된 집을 갖고 싶어서 땅 속 깊이 깊이 파다 보니 물이 지나가는 길까지 파 내려가게 된다. 물이 지나가는 길이 터지면 땅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알고 토끼는 가장 무서워 하던 오소리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오소리의 큰 소리에 땅 속에 살던 동물들은 다 모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토끼는 미안하고 부끄러워 오소리 뒤로 숨지만 오소리는 토끼에게 직접 말하게 하며 토끼를 동물들 앞으로 내보낸다. 토끼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물들은 힘을 합쳐 물길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땅을 호수 근처로 파낸다. 물에 잠길뻔한 토끼를 구해주기도 하면서 무사히 물길을 호수까지 파내게 되고 땅 속 동물들은 안전해 진다.
도움을 받은 토끼는 사실 자신의 집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는 듯 집 설계도를 동물들에게 보여주고 동물들은 토끼를 도와 설계도를 다시 만들고 토끼의 집도 함께 만들어 준다.
잠깐의 이야기해서도 협동과 서로 돕는 따뜻함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과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영화소울 을 보면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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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부하다고 하기엔 그저 웃긴
공포영화, 그닥 좋아하지도 않아 영화관에서 볼일은 없는 장르라 여겨왔다. 그런데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했던가. 동행자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보게되었다. 결말은 처참했지만.
1. 서론이 너무 길다
이 영화 처음부터 무섭진 않다. 오히려 가족갈등을 보여주느라 한 15분가량을 질질 끈다. 무서운 장면 1도 없이. 아, 언제쯤 무서워지는건가 싶을 때 그제서야 악령이 등장한다. 그런데 무섭긴 한데 뭐랄까 임팩트가 없는 공포랄까. 그저 놀래키는 데에 목적이 있는 듯하다. 그것만이 목적이었다면 충분히 놀랐으니 이 영화의 필요가치는 끝난걸까.
2. 간헐적 공포에 가족애 한 스푼
이 영화의 소재는 유체이탈이다. 유체이탈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어떤 사람들은 유령들에게 쫓긴다는 것이다. 흥미롭지만 대단히 충격적이지는 않았고 모든 장면이 예상가능한 떡밥인데다가 '나 지금부터 너 놀래킬 거니까 준비 단단히 하라'고 대놓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 항상 눈감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언제 놀래킬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있어서 오히려 공포영화 쪼랩인 나는 보기 편했던 영화였다. 공포영화 만렙이신 분들은 이런 포인트들이 보기 불편했을까.
그리고 이 영화는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모든 떡밥 장면들이 가족애로 귀결되는, 가족애로 가득한 휴먼 드라마였다고 해야 맞다. 뜬금없지만 주인공 아들이 그려낸 과거 아버지의 모습이 약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속 괴물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3. 모든 것이 애매한, 그래서 더 웃긴
공포영화라면 사실 무서워야 하는데 오히려 웃긴 포인트들이 많았다. 결말을 가족애로 덮어버리니, 이제 좀 끝나나 싶으면 신파가 공격해 와서 헛웃음이 나온다. 나는 가뜩이나 심각한데 관객들 입장에서는 코미디인 게 이런 걸까.
심지어 어떤 관객 분은 영화 막판에 호탕하게 웃으시더라. 그 분덕에 공포영화 관람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공포영화가 코미디로 기억된다니,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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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다르고 같은 두 여성(女性)
감독: 소데 유키코
출연: 카도와키 무기, 미즈하라 키코, 코라 켄고, 이시바시 시즈카, 야마시타 리오
시놉시스: 도쿄 상류층에서 자라난 하나코, 그리고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미키. 지극히 다른 출신 배경을 가진 20대 후반의 두 여자는 한 남자를 계기로 만나게 되고, 서로 다른, 그러나 같은 세계를 발견한다.
*이 글은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부인과 외부인
도쿄에서도 중심가에 사는 상류층 하나코는 가족 모임에 도착해 약혼자와 헤어졌다고 통보한다. 친구 무리 중에서도 이쓰코와 하나코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결혼했을 만큼 혼기가 찬 나이라 하나코의 가족과 지인들은 모두가 그의 맞선을 추진하는데 앞장선다. 이상한 상대들만 나타나 잘 안 풀리던 중에 하나코는 형부 소개로 어느 자문 변호사를 만나고 그와 결혼하게 된다. 남편이 될 코이치로는 해운업에 정계 진출까지 한, 하나코의 집안보다 더 높은 계급의 사람이다. 자상한 성격으로 보이는 코이치로를 믿으며 결혼의 순서를 차차 밟아가던 중에 하나코는 미키의 존재를 알게 된다.
영화는 미키의 등장과 함께 영화의 초점을 하나코의 결혼이 아닌 두 사람의 '다름'으로 옮겨간다. 결혼할 남편의 여자인 미키를 하나코는 질투나 분노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미키에게 코이치로를 짧게 만난 게 전부인 자신보다 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거라 여겨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미키 또한 이 만남에 당황하기는커녕 자신은 그와 소위들 말하는 그런 사이도 아니었고 앞으로는 더 만나지 않을 테니 안심하라 말한다. 이 특이한 만남 이후 하나코와 미키는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하나코에게는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
다르고 같은 두 여성(女性)
이 영화가 두 사람의 다름에 주목하는 방식은 그것을 너무 드러내 놓고 대조하는 것처럼도 느껴지는데 4부 구성 중 1부가 '내부', 2부가 '외부'로 이름 지어진 것부터 두 사람의 다름이 부각된다. 하나코가 도쿄 중심가(쇼토)에 사는 상류층이라면, 미키는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상경해 근근이 먹고사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 생활태도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다른 존재다. 미키의 입장에서 이를 실감하는 장면이 많은데 대학에서 만난 상류층 친구가 4200엔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망설임 없이 주문하는 걸 보는 장면이나 자신이 포크를 떨어뜨려 당황하는 사이 바로 직원을 손짓으로 부르는 하나코를 보는 장면이 그렇다.
이 영화는 이 '다름'을 단순히 대조하는 데 치중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다름 속에서도 같아질 수밖에 없는 여자들, 특히나 일본에 사는 여성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어떠한 환경에 주목한다. 3부 '결혼'에서 하나코가 결혼을 하면서 하나코는 이전과는 다른 삶에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시어머니는 자식은 언제 낳을 거냐며 부부를 압박하고,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형부에게 일자리를 묻지만 형부는 남편과 상의해보라 답한다. 무엇보다 남편이 정계 진출을 시작하면서 좋았던 두 사람 사이는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하나코는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미키를 보게 되고 이들은 재회한다. 미키의 집에 가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길지 않지만 두 사람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자신과 별다를 것 없는 고민을 가진 하나코를 보며 미키는 상류층도 자신 고향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한다는 게 의외라 한다. 부모의 직업(혹은 환경)을 답습하는 처지에 대한 동질감이 형성된다. 미키는 하나코에게 조언한다. "사소한 감정이나 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라고.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며 그것만 해도 성공한 거라 말하는 미키의 모습은 하나코가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든다.
환상 속의 도쿄
동질감을 느끼고 연대하는 관계는 하나코와 미키 두 사람 간에만 있지 않다. 하나코 친구들의 모임에서 한 친구가 "남자들은 살림 돌보며 일할 정도만 하길 원하잖아"라고 말하자 모두가 공감하며 웃는 장면은 하나코의 상황이 개인의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이 겪는 상황으로 확장시켜 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이 영화가 섬세하게 느껴진 건 여성 간의 연대와 더불어 가업을 잇는 것을 목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코이치로의 상황과의 연대로도 확대되는 것이었는데, 내용상 그와의 로맨스를 넣을 법함에도 그런 부분을 거의 배제하다시피 한 것은 이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영화 후반 미키와 리에의 대화에서 리에는 자신들이 사는 도시 도쿄를 "사람들의 동경이 만들어낸 환상 속의 도쿄"라 칭한다. 도쿄는 도쿄에 사는 사람들을 양분 삼아 삼킨다면서. 미키와 리에는 대학 시절 이후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다시 전과 같이 가까워진다. 도쿄로 상경한 같은 지방 출신이어서, 미키가 피치 못할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도쿄는 바깥에서 들어오기도, 그 안에 있음을 유지하기도 힘든 것이기 때문에, 함께했던 미키가 리에는 반가웠을 것이다. 한편에는 하나코가 이쓰코와 함께 있다. 방황의 시기를 거친 그는 집안 간 사정으로 소송 없이 조용히 치른 이혼 후 이쓰코의 매니저가 되어 있다. 도쿄 안의 내부인과 외부인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저마다 분리되어 있지만 자기의 길을 찾아 나선다. 영화의 엔딩에서, 3층의 코이치로와 2층의 하나코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듯 영화는 사람들의 동경 속에서 커져만 가는 환상 속의 도쿄를 살아내는 도쿄인들을 위한 잔잔한 위로를 담아낸다.
Schedule2022-08-27 13:00-15:05 <그 아이는 귀족>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3관2022-08-29 16:30-18:35 <그 아이는 귀족>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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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 인연 / デジモンアドベンチャー LAST EVOLUTION 絆, 2020
보수와 진보가 오랜 시간 동안 으르렁거리듯이 필자와 같은 90년대생들에게 "디지몬"과 "포켓몬"의 대립은 여전히 회자되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과연, 디지몬은 아는지?'를 되묻게 할 만큼 그들의 입지는 많이도 달라졌는데요.
그런 점에서 2015년에 들려온 <디지몬 어드벤처 트라이>의 6부작 소식은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시다시피,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트라이>가 성공했다면 나오지 않았어도 될 작품이었으니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럼에도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을 보게 된 이유에는 '어드벤처'라는 4글자를 무시할 수는 없더군요.
과연,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트라이> 6부작의 아쉬움을 달랠만한 작품이었는지? - 영화의 감삼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디지털 월드로부터 세상을 구한 "신태일"과 친구들은 종종 디지털 월드의 균열로 침범하는 디지몬들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 졸업반인 "태일"과 "매튜"는 디지몬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 슬슬 결정할 순간이 다가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세계에 존재하는 선택받은 아이들이 쓰러지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이번 일에 "에오스몬"이라는 디지몬이 연관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에 "타이치"와 "야마토"는 오메가몬을 내보내지만, 도중에 진화가 풀리고 마는데...
막상,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쉽네.
1. 트라이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이전 <트라이>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비교 대상이 <트라이> 6부작이기에 한없이 좋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나쁘게 볼 수도 있으니 피아식별을 잘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트라이> 6부작이 아니더라도 잘 만든 극장판입니다.
먼저, <트라이> 6부작과 비교하자면 각 캐릭터들의 분량이 눈에 띕니다.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누가 있을까?
기존 <트라이> 6부작에서 아쉬운 점은 <파워 디지몬>에서 나왔던 인물들의 활용이었습니다. 극 중 이들이 갇혀있는 듯한 캡슐을 보여주나 이에 대한 해명은 존재하지 않은 채 끝나고 마는데요.
이외에도 <어드벤처>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보여주나 이마저도 각기 1장으로 그치고 맙니다.
그렇기에 이야기는 이어진다는 시리즈임에도 똑같은 도돌이표를 반복하며 앞서 언급한 <파워 디지몬>의 캐릭터들에 대한 떡밥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1편뿐이니 무엇을 남기는 거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개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파워 디지몬> 캐릭터들도 이번에는 나와주니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챙기는 모습이고요.
2. 오직, 시리즈만 선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
팬들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말처럼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는 <트라이> 6부작뿐만 아니라 기존 극장판들에 대한 오마주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합니다.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의 구조는 <우리들의 워 게임!2000>을 연상케합니다.
디지털 월드에 등장한 "에오스몬"을 "오메가몬"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은 "디아블로몬"에서 바뀌었을 뿐 크게 다르지도 않고 백업 멤버들도 "리키"와 "한솔이"로 똑같으니까요.
여기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 캐릭터들이 "태일"과 "매튜"이니 이를 보는 관객들에게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는 낯선 작품은 더 이상 아닐 겁니다.
어드벤처 팬들은 지금 모이세요!
이외에도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는 또 하나의 작품을 떠오르게 만드는데, 그건 <운명적 만남1999>입니다.
극 중 초반 디지몬이 현실 세계로 나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디지몬이 그때의 디지몬이고, "태일"이 부르는 호루라기까지 올드팬들이라면 잠시 추억에 잠길만한 장면들입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오마주"에 그쳤다면 추억 회상으로 끝났을 겁니다.
특히, 외부 영화들을 그대로 따온 것이니 이 극장판만의 새로움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결합했으며, 무엇보다 "시리즈"만이 할 수 있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3. 그저, 짜깁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를 본다면,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는 그저 예전 극장판을 짜깁기해 좋아할법한 영화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토이 스토리 32010>에서 "우디"와 "버즈"가 "앤디"를 보내는 '안녕... 파트너'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이 말인즉슨,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은 시청자들과 함께 성장해온 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요.
결국, 이번 극장판의 제목인 "라스트"가 진짜 마지막이라는 것이죠.
많이 컸네?
이번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에서 다뤄야 할 설정은 "어른이 된다면 디지몬과의 파트너십은 해제된다"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번 악역으로 나오는 "메노아"도 이와 관련된 동기를 가진 캐릭터로 주인공 캐릭터들과 반대 입장이니 "디아블로몬"보다 더 인상적인 악당인데요.
그런 점에서 "메노아"가 만들어낸 "네버랜드"는 아이들만 올 수 있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연상케합니다. (여기에 "메이코(디지몬 어드벤처 트라이)"도 있더라...)
특히, 유리로 만들어진 이곳은 깨질 것만 같은 인상도 있지만 투영된다는 이미지도 존재합니다.
이로써 "메노아"의 반전도 있겠지만, 깨지고 싶지 않은 관계임을 투영시킨 공간도 상당히 잘 어울렸습니다.
4. 진화와 성장에 대해서...
이쯤 하면, 굉장히 재밌는 작품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에게도 아쉬운 점은 존재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태일"과 "매튜"의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나가기에 다른 캐릭터들의 분량이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여기에 디지몬들의 진화도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에서는 나름 최고치를 찍었지만, 엔젤몬과 니드몬, 원뿔몬 등 성숙기에 그치고 맙니다.
그렇기에 액션에 대해서 아쉬움도 생기는데요.
무엇보다 "오메가몬"이 아닌 새로운 진화체의 등장은 호불호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저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 "에오스몬"의 파워 인플레도 초반과 후반부에는 달라지니 94분으로는 이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싸움이 전부는 아니니까
그럼에도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 인연>에게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아구몬"이 일어난 "태일"을 향해 고개를 드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아구몬"은 "태일아, 많이 컸네?"라는 대사를 하고는 "태일"은 "나는 컸고, 너는 그대로네"라는 대사로 대답을 이어나갑니다.
이는 "태일"뿐만 아니라 이를 보는 저를 비롯한 시청자들을 꿰뚫는 대사처럼 들리는데요.
분명히, 디지몬은 숱한 진화를 겪는데도 도와주는 파트너인 인간들은 도리어 성장을 무서워하니 영화는 이런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디지몬"을 비롯하여 많은 만화들을 놓지 못했고, 이를 놓는다고 해서 성장할지는 모르지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대사와 장면임은 분명했습니다.
나오는 데 있어 <트라이>때문에 고생한 극장판이지만, 결과는 디지몬 최고의 극장판이라고 손색없을 만큼 잘 나와주어서 이렇게 헤어질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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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가치판단의 딜레마
00:00 대도시의 사랑법
00:20 박상영 작가
02:36 발(foot)
05:15 성경, 기독교
07:36 가치판단의 딜레마
10:36 별점 및 한 줄 평
10:53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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