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1-12-20 00:25:18
?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식.
2021년 12월 17일
제 1회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작년에 울산국제영화제 프레페스티벌이 열렸지만 본격적으로 첫 영화제를 시작하게 된만큼 약간의 긴장이 돋보였던 제 1회 울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는 것이 돋보였다.
다른 도시에 있는 영화제에 비해서 늦게 시작해서 지금은 작을지도 모르지만 1회, 2회, 3회를 거듭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울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고르 드랴차 감독의 하얀요새라는 작품이었다.
지난 3월에 열린 제7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국내에는 울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작품이고 12월 29일 13시에도 상영이 된다.
우리의 문화와 전혀 다르고 또 정반대의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서 더욱 흥미진진했던 하얀요새는 청년의 삶이라는 이름만큼은 비슷해서 더 감명깊게 볼 수 있었다.
그 하얀요새는 정말 단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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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던 파쿠르는 발버둥치면 칠수록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정반대의 삶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나를 만나면서 희망을 꿈꾸게 되고 그 희망 속에서 하얀 요새를 발견한다.
불안정한 삶과 불안정한 미래 속에서 불안정한 사랑까지 끌어안기에는 무리였을지도 모를 그 외벽은 무의미하게 무너지고 마는 것들을 멍하게 쳐다보게 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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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어렸을 적, 세상의 중심은 나였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은 건 중학교 때였던 것 같다. 매번 뽑히던 반장 선거에서 탈락했고, 성적은 예상만큼 좋지 않았으며 나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학교 시절 처음으로 D라는 성적을 손에 받아 들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마음 깊이 깨달았다. 아, 나는 정말로 별거 아닌 존재였구나. 내가 죽어도 세상은 아무 일 없는 듯 잘 돌아가겠구나. 그 사실을 고작 나쁜 성적으로 깨달았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웃긴 일이다.
영화 <지옥의 화원, 2021>은 액션 코미디 장르로, 싸움 실력으로 서열이 정해지는 대양아치의 시대에 최강의 자리를 노리는 오에루(OL, Office Lady)들의 세력 다툼이 주된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관람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아무렇지 않게 관객들을 그들의 세계관으로 멱살 잡고 데려가기 때문에 줄거리 요약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영화관을 뛰쳐나가거나. 관객에게는 두 개의 선택이 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양아치, 오에루
오로지 힘과 싸움 능력만으로 승부하고 서열이 정해지는 양아치의 세계, 그리고 동일한 유니폼과 구두를 신은 여직원, 오에루. 이 조합이 매우 낯설고 신선하다. 싸우는 모습에서 살짝 쾌감도 느꼈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싸움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여성 액션물이 필요하다. 개인사업자도 언제나 싸우고 싶습니다.
심지어 여직원들은 싸움 대결 후에는 착실히 복사도 하고, 커피도 타고, 얼굴과 온몸에 반창고를 붙이고는 일을 열심히 한다. 양아치도 먹고 살아야 하긴 하니까 그런가보다. 뒤에서 싸우고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먹는다던가, 밖에서는 소란스럽게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점심을 먹는다든가 하는 영화 특유의 코미디가 웃음을 자아낸다.
#2. 우리의 정의로운 만화 주인공, 호조 란
주인공 나오코(나가노 메이)의 나레이션으로 우리는 이 영화가 학원 액션 만화들의 설정을 많이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후반부에 등장하는 나오코의 방에는 이 영화에서 언뜻언뜻 떠오르는 만화들이 대놓고 등장하기도 한다.
회사에 새로 입사한 호조 란(히로세 아리스)은 싸움의 절대 강자로, 우리가 아는 만화 속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한다. 길거리에서 불량한 양아치를 혼내주고, 혼란스럽던 사내 질서를 실력으로 단칼에 정리하고, 양아치 세계와 접점이 전혀 없는 나오코와 절친한 친구가 된다.
그녀의 실력이 소문나게 되면서 주변에서 싸움 좀 한다고 하는 양아치들이 도전장을 들고 찾아오고, 그마저 호조 란에게는 너무나 쉬운 상대일 뿐이다.
그런데 나오코가 인질로 끌려가게 되면서, 스토리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우리의 히로인이던 호조 란이 싸움에서 진 것이다.
#3. 나오코의 각성
호조 란이 기절하고 난 뒤, 나오코는 당황한다. 물론 나도 나오코 못지않게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란이 최강자 아니었어? 만화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힘들어하다가도 결국 일어나서 이겨야 하는 거 아니야? 라며 눈동자를 있는 힘껏 굴리고 있는 순간, 이 영화의 진짜 최강자가 등장한다.
(놀랍지 않게도) 나오코다. 그녀는 싸움에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능력을 숨기고 있었던 우리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압도적인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타고난 재능으로 너무나도 쉽게 일대를 평정하고, 지상 최강의 여직원이 된다.
#4. 이 세계의 주인공
나오코가 싸우는 동안 사실 깨어났던 호조 란은 도망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은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님을. 싸우는 게 좋았고, 어렸을 적부터 싸움을 잘했으며, 주인공 특유의 정의로운 성격까지 갖추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은 결코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매우 힘들다.
사부인 '최초의 여직원'을 찾아가 수련을 마치고 나오코에게 정식으로 도전해보지만, 주인공은 이길 수 없다. 나는 내심 란이 이기길 바랬지만, 란도 나도 알고 있었다. 이 세계의 주인공은 나오코다. 재능은 노력으로 이길 수 없다. 나는 살짝 슬펐다.
#5. 그리고, 다른 세계의 엔딩
나오코와의 결투에서 패배한 호조 란은 서럽게 울지만, 갑자기 남직원이 등장한다. 그는 나오코를 포함한 많은 여직원들이 마음에 두고 있는 남직원으로 영화 중간에 약 2초간 등장했던, 존재감이 크지 않은 등장 인물이다. 울고 있는 란에게 그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뜬금없이 사랑을 고백한다. 저 상황에서 나만 웃긴지, 저들은 꽤 진지해서 더 웃음이 났다.
호조 란과 남직원이 껴안는 모습을 바라보며 쓸쓸히 혼자 걸어가는 나오코의 모습 위로 '완패'라는 단어가 띄워지며 영화가 끝난다.
싸움의 세계에서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호조 란은 알고 보니 인기남과 이루어지는 로맨스 장르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떤 세계의 주인공이다.
<지옥의 화원>을 보고 나서 나의 장르는 무엇일까, 잠깐 고민했다.
살다 보면 가끔씩 좌절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은 기분에, 내가 너무 하찮게 느껴지는 순간들.
그런데 나의 장르가 가족 영화라면?
나에게는 걱정해주는 부모님이 있고, 우리는 가끔 다투기도 하고 서로 서운할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웃으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이 세계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아닐까?
내가 주인공이 아닌 세상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지상 최강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나오코가 아니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해도 된다.
다른 장르 어딘가에서 나는 분명 주인공이니까.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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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들어는 봤나, 인간을 창조한 코요테의 이야기
Summary
송유관 공사로 조상의 땅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메리카 대륙의 아이들. 아름다운 대지에 얽힌 코요테와 인간의 창조와 욕망, 파괴와 조화의 이야기를 되살려낸다. (출처: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Cast
감독: 아론 가우더
한국인에게는 가수 이름으로 더 익숙한 동물 코요테(Coyote)는 늑대와 개를 조금씩 닮은 육식 동물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코요틀(Coyotl)이라고 부르던 것이 오늘날 코요테가 되었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아메리카 원주민의 구전설화 속에는 코요테가 자주 등장합니다.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코요테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말하기를, 최초의 인간을 만든 창조주가 글쎄... 바로 이 코요테랍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이 품고 있는 신비한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만난 이 작품, 어린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세계를 펼쳐주고, 어른들에겐 깊은 울림과 생각거리를 전하는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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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는 조상의 땅을 지키려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외화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신비로운 창조 설화를 내화로 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창조 설화는 실로 신비롭습니다. 태초의 세계에는 진흙으로 피조물을 만드는 노인, 일명 '창조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땅, 나무, 강, 동물 등 이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들을 만들어 나갔죠. '창조자'가 꿈꾸는 세상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역시 아름다워야 마땅한 그의 꿈속에 영악한 '코요테'가 나타납니다. ‘코요테’의 네 개의 영혼이 꿈속의 평화를 깨자 '창조주'는 그를 꿈 밖의 현실 세계로 쫓아내 버립니다.
'코요테'는 '창조자'의 손끝에서 탄생한 다른 피조물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냥과 육식의 욕망을 추구하고, 그 결과로 최초의 살상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죠. 육식의 대상이 필요했던 그는 '창조주'의 진흙을 훔쳐다가 생명체까지 만들어 냅니다. '창조자'가 만든 피조물과 달리, '코요테'의 것은 어쩐지 미숙하고 어설픈 형상입니다. 다른 동물들처럼 털도 없고, 발톱도 없죠. 맘대로 생명체를 창조한 사고뭉치 ‘코요테’에게 진노한 '창조주'는 어떻게든 그들을 책임지라고 명합니다. 털과 발톱 없이 미숙하게 태어나는 생명체. 그렇습니다, '코요테'가 창조한 것은 바로 최초의 인간이었습니다.
인간을 만드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코요테'는 '창조주'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계속해서 세상에 없던 개념과 감정들을 만듭니다. 네 개의 목숨으로 대가를 치러가면서 말이죠. 그렇게 세상에는 사냥, 육식, 살상, 도난, 유혈, 죽음, 파괴, 한기 등의 개념이 생겨납니다. 안전하게 살아가던 생명체들은 이러한 개념들을 피해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형태로 진화하게 되죠. 그렇게 이 세상을 이루는 대자연과 생명체가 만들어졌다고 영화는 설명합니다.
⊙ ⊙ ⊙
이 이야기가 신비로운 이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창조 설화와 그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인간은 아담이고, 아담의 갈비뼈에서 이브가 탄생하는 창세기의 설화 말입니다.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에서도 창세기의 창조 설화에 해당하는 인류가 나오기는 합니다. 다만, ‘코요테'가 최초의 인간을 만들기 전에 얼기설기 만들어 생명력을 채 갖지 못한 채 바다에 버려진 진흙 덩어리가 다른 대륙으로 떠밀려 가 아담이 되었다고 설명하죠.
아아, 정말 흥미롭고 색다른 관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곰이 사람이 된 단군신화가 있듯이 서양에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있는 거라고, 그것을 유일한 진실처럼 여겨왔습니다. 창조 설화에 권력의 주도권을 잡은 지배자의 논리가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을 그만 놓치고 있었죠. 만물의 근원인 하나님을 백인으로 형상화하는 것에도 그저 막연한 의문만 품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진실은 다층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이것만이 진실이라고 단언한다면, 그것은 절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죠. 대중문화,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이러한 진실의 다층성을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를 만든 아론 가우더 감독도 아메리카 원주민의 창조 설화를 다룬 애니메이션 작품이 전무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죠. (그는 <포카혼타스>를 아메리카 원주민을 제대로 다룬 애니메이션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많은 작품이 창세기를 모티브 삼아 이야기를 만드는데, 아메리카 원주민의 창조 설화를 모티브 삼아 이야기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작품은 그러한 면에서 영화사의 대단하고 훌륭한 발자취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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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는 관객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도처에 숨김없이 내걸고 있습니다. '창조주'와 '코요테'가 만든 세계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생명체들은 하나의 원을 이루고, 그들의 근본은 대초원에 있습니다. 말썽꾸러기 '코요테'의 횡포로 인해 사냥, 육식, 살상, 도난, 유혈, 죽음, 파괴, 한기 등의 개념이 생겨났지만, 작용-반작용이라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 순환, 탄생, 온기, 책임감, 규칙, 동반자 등의 개념도 같이 생겨났죠. 영화는 이처럼 대자연과 생명체가 공존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원주민을 미개하다고 여기고, 시혜적 태도로 바라보는 경향성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도 과연 그들을 미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운 좋게 공유하고 있는 세상에서, 거대한 그물의 한 가닥으로 살아갈 뿐이라는 인식은 오늘날의 진보적인 환경운동가들의 외침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시혜를 받아야 할 쪽은 황폐한 공사장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선글라스를 끼고 에어팟으로 통화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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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는 네 개의 영혼을 가졌다>는 이야기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작화와 애니메이션의 평면적 특징을 활용한 연출도 감각적이라 보는 맛까지 출중한 영화입니다. 어른과 어린이 모두 충분히 즐기며 볼 작품이죠.
영화관에도 자리를 채운 몇몇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이런 이야기를 접한다면, 영원하지 않은 지구의 수명을 조금이나마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까요? 거대한 자연 속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어른으로 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살아갈 이 땅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른인 우리가 먼저 그런 마음을 가져야만 하겠습니다.
Schedule in SICFF
2023.09.17(일) 롯데시네마 은평 4관 17:30
2023.09.18(월) 롯데시네마 은평 7관 19:00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기간: 09월 13일 -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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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과 어울리는 영화.zip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번 주까지만 해도 날씨가 쌀쌀했는데
이번 주에는 제법 따스해 봄기운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꽃이 만개한 길거리를 볼 수 있겠죠?
그래서 봄을 맞이해 봄에 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4월 이야기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대학에 진학한 후, 고등학교 때 짝사랑한 선배를 마주친 우즈키.
사랑을 꿈꾸는 스무 살 소녀의 순수한 로맨스
cine pick!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선보이는
두 번째 사랑 이야기.
설렘, 아련함이 마음속에 가득 남는 영화.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시즌
봄날은 간다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복잡한 서울을 도망치듯 떠나온 혜원.
평화로운 고향에서 따스함을 새로이 느낀다.
자연의 소소한 기쁨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사이,
어느새 사계절이 지나 봄이 오고.
cine pick!
두 배우의 최고의 작품이자 리즈 시절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초속 5센티미터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초등학교 친구였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졸업과 동시에 헤어지게 된다.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이 남은 두 사람은 반년 만에 다시 연락하게 되고,
폭설이 내리던 어느 밤, 타카키는 아카리를 찾아 나선다.
cine pick!
영화를 보는 내내 각자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영화.
영상미까지 뛰어난 영화이다.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인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폴은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해 그녀가
키우는 작물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cine pick!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너무 예뻐서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갓 헬프 더 걸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위태로운 방황의 시기를 겪던 이브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이 정말로 원하고 잘하는 것을
깨달은 이브에게 뜻밖의 위기가 찾아온다.
cine pick!
빈티지한 색감, 음악, 패션이 만나
눈과 귀 모두 즐거운 영회.
잔잔하지만,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영화.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우연히 발견한 인기 여학생의 비밀.
외톨이 남학생은 그렇게 그녀와 가까워진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함께한 후, 그는 알게 된다.
그녀의 무언가가 마음속에 살아남았음을.
cine pick!
포스터와 스틸컷에서부터 느껴지는 봄의 기운.
제목만 보면 뭔가 무섭게 느껴지지만,
제목이 무슨 뜻인지 영화를 통해 꼭 확인해 보자!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리틀 포레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복잡한 서울을 도망치듯 떠나온 혜원.
평화로운 고향에서 따스함을 새로이 느낀다.
자연의 소소한 기쁨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사이,
어느새 사계절이 지나 봄이 오고.
cine pick!
담백함과 수수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위로와 힐링이 필요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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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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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줄 3편의 기대작 총 모음!
올 상반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세 편의 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화려한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부터 디즈니 실사 영화 <크루엘라>, 경이로운 실화 대작 <프로페서 앤 매드맨>까지 코로나 시국으로 얼어붙어 있던 상반기 극장가를 채울 다양한 장르의 기대작들을 함께 알아보자.
오리지널 패밀리의 화려한 컴백,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우선, 전 세계에서 5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린 '분노의 질주'의 아홉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가장 가까웠던 제이 콥(존 시나)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리자 도미닉(빈 디젤)과 패밀리들이 컴백해 상상 그 이상의 작전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빈 디젤을 필두로 저스틴 린 감독과 오리지널 패밀리들이 화려하게 컴백, 여기에 미셸 로드리게즈, 조다나 브류스터 등 막강한 여성 캐릭터들의 조합과 한국계 배우 성강의 합류까지 더해져 최강의 패밀리로 압도적 팀워크를 예고한다. 한국에서 최초로 개봉해 더욱 기대를 높이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현재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 Synopsis
기다림은 끝났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단 하나의 액션블록버스터!
도미닉(빈 디젤)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형제 제이콥(존 시나)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릴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패밀리들을 소환한다.
가장 가까운 자가 한순간, 가장 위험한 적이 된 상황
도미닉과 패밀리들은 이에 반격할 놀라운 컴백과 작전을 세우고
지상도, 상공도, 국경도 경계가 없는 불가능한 대결이 시작되는데…
엠마 스톤의 악녀 변신이 기대되는 디즈니 실사 영화 <크루엘라>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디즈니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 실사 영화 <크루엘라>는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가 남작 부인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다. 악역에 도전한 엠마 스톤을 비롯하여 연기파 배우 엠마 톰슨과 <킹스맨> 시리즈의 마크 스트롱도 참여해 이들이 선사할 앙상블 역시 기대감을 모은다. 연출은 <아이, 토냐>로 제 75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른 크레이그 질레스피가 맡았고, 각본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엘라인 브로쉬 멕켄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토니 맥나마라가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 Synopsis
처음부터 난 알았어. 내가 특별하단 걸
그게 불편한 인간들도 있겠지만 모두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잖아?
그러다 보니 결국,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지
우여곡절 런던에 오게 된 나, 에스텔라는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운명처럼 만났고
나의 뛰어난 패션 감각을 이용해 완벽한 변장과 빠른 손놀림으로 런던 거리를 싹쓸이 했어
도둑질이 지겹게 느껴질 때쯤, 꿈에 그리던 리버티 백화점에 낙하산(?)으로 들어가게 됐어
거리를 떠돌았지만 패션을 향한 나의 열정만큼은 언제나 진심이었거든
근데 이게 뭐야, 옷에는 손도 못 대보고 하루 종일 바닥 청소라니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을 때, 런던 패션계를 꽉 쥐고 있는 남작 부인이 나타났어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난 남작 부인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들어가게 되었지
꿈을 이룰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세상에 남작 부인이 ‘그런 사람’이었을 줄이야…
그래서 난 내가 누군지 보여주기로 했어
잘가, 에스텔라
난 이제 크루엘라야!
옥스퍼드 사전의 시작, 멜 깁슨 & 숀 펜 주연 <프로페서 앤 매드맨>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은 세상을 정의할 '옥스퍼드 사전 편찬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은 괴짜 교수 머리(멜 깁슨)와 그를 도운 천재 미치광이 윌리엄(숀 펜)의 기록되지 않은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브레이브하트>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은 다재다능한 배우, 멜 깁슨이 주연이자 제작자로 참여했으며 <미스틱 리버> <밀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2회 수상한 숀 펜이 상대역을 맡았다. 현존하는 최고의 사전으로 뽑히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얽힌 경이로운 실화를 담은 <프로페서 앤 매드맨>에서 멜 깁슨은 라틴어, 그리스어, 로망스어 등 수십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천재 교수이자 옥스퍼드 사전 편찬 프로젝트의 책임 편집자인 '제임스 머리'역을 맡았고, 숀 펜은 살인죄로 정신병원에 수감된 육군 군의관 출신의 미치광이 천재로, 우연한 기회를 통해 '머리'의 사전 편찬을 적극적으로 돕게 되는 '윌리엄 마이너'역을 맡았다. 아카데미 2관왕 배우들이 펼칠 연기 대결과 세상의 모든 지식을 총망라하는 옥스퍼드 사전 편찬에 얽힌 특별한 이야기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 Synopsis
역사의 첫 페이지를 연 꿈의 프로젝트,
그 시작에는 두 천재가 있었다!
빅토리아 시대, 대영제국의 부활을 위해 세상을 정의할 '옥스퍼드 사전 편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책임자로 부임한 이는 수십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괴짜 교수 제임스 머리(멜 깁슨). 그는 영어를 쓰는 모든 이들로부터 단어와 예문을 모으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는다. 전국에서 편지가 빗발치던 어느 날, 머리는 고전을 풍부하게 인용한 수백 개 예문이 담긴 편지를 발견한다. 보낸 이는 닥터 윌리엄 마이너(숀 펜), 그의 천재적인 능력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사전 편찬 작업엔 속도가 붙는다. 하지만 윌리엄이 정신병원에 구금된 미치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5월 19일, <크루엘라>는 5월 26일, <프로페서 앤 매드맨>은 6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상반기 극장가를 든든히 채워줄 오늘 소개한 세 편의 대작들을 통해 올 봄, 영화가 주는 풍성한 재미를 느껴보자.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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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북유럽 복수극의 창조적 파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동으로 파견되어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덴마크군 군인 '마르쿠스(매즈 미켈슨)'. 그는 아내와 딸 '마틸드(안드레아 하이크 가데버그)'가 열차 충돌 사고에 휘말렸고, 아내가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한다. 좀처럼 아내와의 사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 지내던 그의 앞에 어느 날 아내와 같은 열차 칸에 탔던 통계학자 '오토(니콜라이 리 카스)'가 등장한다. 그는 데이터 분석가 '에멘할러(니콜라스 브로)', 해커 '렌나르트(라르스 브리그만)'와 함께 분석한 자료를 근거로 열차 충돌 사고가 계획된 범죄였음을 알려준다. 이에 분노로 가득 찬 마르쿠스는 직접 범인들을 심판해 아내의 복수를 이루려 한다.
여기까지가 덴마크의 국민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을 맡은 앤더스 토마스 옌센 감독의 영화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의 줄거리다. 사실 줄거리만 보면 이 작품은 리암 니슨의 대표작인 <테이큰> 시리즈나 최근에 개봉한 <캐시트럭>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복수극이다. 이들 영화 속 주인공은 자신 혹은 사랑하는 이의 신체나 정신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범죄를 경험한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의 피해를 되갚아 주기 위해서 범인을 추적하고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그는 범인과 대결하고 피비린내 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
하지만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를 앞서 언급한 예시들과 동일한 범주에 놓는 것은 부적절하다. 영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는 복수의 결과를 보여주기보다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 속 복수극의 단계를 뒤틀어 복수의 이면과 본질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옌센 감독은 복수극의 공식을 파괴하는 네 장의 카드를 꺼내 보인다.
첫 번째 카드는 복수극의 단축과 서스펜스의 실종이다. 작중 복수의 계획과 범인의 추적은 막힘 없이 진행된다. 마르쿠스는 직접적인 범인으로 판단한 이를 이렇다 할 저항 없이 죽인다. 범인이 속한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라는 이름의 갱단 구성원과 보스가 누구인지, 그들의 집합 장소와 시간을 알아내는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궁극적인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갱단 보스와의 대결도 총알이 그의 머리에 꽂히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깔끔하게 끝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숙명의 대결은 없다. 그 결과 영화는 러닝타임을 30분가량 남겨둔 상태에서 이미 마르쿠스의 복수를 일단락시킨다.
두 번째 카드로 영화는 일단 복수가 끝난 극의 전개를 해피엔딩과 새드엔딩 중 어느 것에도 도달하지 못한 충격과 혼란 속에 빠트리면서 복수의 이면과 의미에 대한 고찰을 풀어놓는다. 성공적인 복수를 자축하던 찰나에 마르쿠스와 동료들은 지나치게 수월히 진행된 복수가 열차 충돌 사건과 무관한 이를 죽이고, 관련 없는 갱단을 공격하는 것으로 귀결되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들의 복수는 완벽한 헛발질이었고, 더 나아가 그들의 위치를 복수의 주체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봉변을 당한 갱단의 복수 대상으로 뒤바꿨을 뿐이다.
그 순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마르쿠스의 반응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깊이 절망한다. 단지 자신이 잃은 것을 되갚아 주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에게 복수는 구원을 얻기 위한 속죄 행위이기 때문이다. 중동 파견 군인이라서 아내와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미안함, 그리고 그들이 사고가 발생할 기차를 타는 원인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했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하던 그. 그의 입장에서 성공한 복수의 아이러니한 실패는 아내와 딸에게 사죄하고 스스로 구원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길이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더해 그가 복수만을 바라보며 아등바등한 모든 시간이 무의미하다는 진실도 그의 절규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사실 마르쿠스의 복수극은 명백한 팩트(fact)가 아닌 한 가지 전제 위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모든 사건에는 우연이 아닌 인과관계가 존재하며, 그 인과관계를 파악하면 특정 사건을 예측할 수 있고 동시에 특정 사건의 원인도 밝혀낼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래서 오토, 렌나르트, 에멘할러는 마르쿠스에게 수상한 탑승객의 행적이나 갱단의 보스와 관련된 이슈 등을 근거로 내밀며 단순한 사고로 보이는 열차 충돌 사건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정되었던 테러라고 주장할 수 있었고, 이는 그가 복수에 나서는 방아쇠가 된다.
따라서 그들의 총알이 과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을 깨닫는 순간, 열차 충돌 사건이 테러가 아니라 의도가 섞이지 않은 우연이 낳은 사고라는 것을 알아챈 순간 복수는 역으로 그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복수는 본질적으로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현재에 전복하는 행위이기에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 상황에 영향을 끼쳤다는 근거가 있어야만 복수의 대상이 특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는 마르쿠스의 절규를 통해 복수극을 지탱하는 전제를 파괴하고 기존 복수극의 전개와 구성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연출되었던 자전거 도둑 사건이나 값비싼 샌드위치를 그냥 버려버리던 수상한 남자 등도 이 시점부터는 전부 아무 의미 없는 맥거핀이 되어버린다.
대신 옌센 감독은 복수극의 의미가 없어진 자리에 한 편의 힐링 드라마를 채워 넣는 세 번째 카드를 꺼낸다. 그 중심에는 마르쿠스와 함께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오토, 렌나르트, 에멘할러 삼인방이 위치한다. 그들은 마르쿠스와 계획을 세우고 범인을 찾아다니는 동안 예상치 못한 기행을 하나씩 저지르면서 자신들의 어두운 과거를 마주한다. 원하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신체적 콤플렉스에 시달린 이, 헛간에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피해자, 자신의 실수로 가족을 떠나보낸 아버지까지. 여기까지만 보면 그들이 처한 상황은 아내와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분노로 삭히지 못해 폭력을 자제하지 못하는 마르쿠스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아픔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르쿠스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들은 서로에게, 또 한 팀을 이룬 마르쿠스와도 자신들의 상처를 공유한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아닌 척 서로 신경 써주며 웃음과 유머로 고통과 상처를 보듬어 안으며 마치 가족과도 관계를 이룬다. 이는 삼인방 서로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렌나르트와 에멘할러는 자신들이 받은 심리치료를 바탕으로 아버지 마르쿠스와의 관계가 무너지진 마틸드의 콤플렉스를 발견하고 치유해주며, 오토는 엄마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그녀의 죄책감을 덜어준다.
영화에서도 언급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슬픔의 5단계' 안에서 삼인방과 마르크스의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삼인방은 상실과 슬픔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새롭게 살아가는 법, 즉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보듬어주는 방법을 깨우치고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중 마지막인 '수용' 단계로 넘어가 있다. 반면에 마르쿠스는 여전히 절망과 슬픔 같은 강렬한 감정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우울' 단계에 머무르는 데 그친다. 다만 그 역시 마지막에는 오토에게 안겨 울면서 자신이 외면하던 과거와 진실을 받아들이고,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온전히 상처와 고통을 나누고 서로 보호하는 관계에까지 이른다. 이는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가 이미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형체 없는 대상을 쫓는 복수극 대신, 현실의 아픔을 수긍하고 받아들이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힐링 드라마로 거듭나려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카드로 영화는 덴마크, 곧 북유럽권의 고유한 정서를 부각하며 분량의 절반 가량을 맥거핀으로 만드는 플롯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 비장함과 황량함, 그리고 이를 버텨내는 일상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뛰어난 북유럽 범죄소설에 주는 유리열쇠상을 '해리 홀레' 시리즈로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가 2014년 방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작품이 "북유럽 특유의 슬픈 감성"을 담고 있으며, 그 감성은 "커다란 재난이 일어나서 겪게 되는 슬픔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축적된 슬픔"이고, 사람들이 "그 슬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소설에 주로 담는다고 밝힌 것이 단적인 예시다. 이러한 북유럽 고유의 감성은 일 년 내내 춥고 거친 황량한 환경에서 생존해야만 했던 사람들의 심성적 측면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동일한 정서는 북유럽 신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북유럽 신화는 신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극복할 수 없는 세계의 종말인 라그나로크에서 대부분의 신이 사망하는 결말을 맺는다. 신보다 운명이 더 우위에 있고, 신이라 해도 세계의 운명을 극복할 힘은 없다. 단지 운명과 현재를 받아들이면서 견뎌낼 뿐이다. 다만 북유럽 신화는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는다. 라그나로크를 피한 몇몇의 신과 단 한 쌍의 인간이 새롭게 황금시대를 만들 것이라고 노래하며 종말 그 너머에 있을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만큼은 간직한다. 이처럼 운명에의 순응과 실낱같은 기대가 담긴 신화는 신과 운명에 저항하는 영웅을 사랑하는 그리스 신화 및 비극의 전통과 뚜렷이 구분된다.
영화는 이러한 감정들을 주인공들의 서사에 깊숙이 녹여낸다. 성당 장례식에서 모든 비극은 우연이라는 추모사를 모두 부정하며, 신과 산타클로스 따위는 없다던 마르쿠스가 태도를 바꾸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피에타 상처럼 동료의 품에 안기는 그는 아내의 죽음을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연에 가까운 확률이 빚어내는 현실과 운명에 순응한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멸망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희망과 낙관을 버리지 않는 신화처럼, 마르쿠스와 동료들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날에 프렌치 호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각자의 슬픔과 아픔을 딛고 지금보다 따뜻한 미래를 다짐한다. 이처럼 북유럽만의 감성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마무리와 함께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는 복수극이라는 껍질을 깨부수면서 한 편의 진중하고 따뜻한 힐링 드라마로 온전히 탈바꿈한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플롯의 공식과 장르의 관습을 깨부수는 노르딕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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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영화후기
영화<미나리>는 1980년대 한국 이민자 가족이 아칸소 주의 시골에서 농장을 가꾸는 이야기다.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이들이 한국의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에 비유한 작명이라 한다. 제이콥(스티븐 연)와 그의 아내 모니카(한예리)는 70년대 초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와서 병아리감별사로 거의 10년 동안 고생해서 모은 재산으로 아칸소 주의 농지 5에이커를 구입한다. 10살이 된 의젓한 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심장병이 있는 7살짜리 아들 데이빗(앨런 S. 김)도 부모를 따라 낯선 땅에 도착한다.
제이콥은 미국에서 희귀한 한국산 채소를 길러 대박을 노리지만, 수원지와 떨어져있어 전 땅주인조차 포기한 황폐한 땅임을 모른다. 모니카는 낯선 아칸소로의 이주가 썩 내켜하지 않지만, (남편을 믿고) 농작물이 경작될 동안 병아리 농장에서 생계를 책임진다. 그녀가 일하러 간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고국에서 친정어머니 순자(윤여정)을 모시게 된다.
1.헐리우드가 <미나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영화 <미나리>는 거시적인 이민이야기와 미시적인 개인사를 교묘히 배치해 놨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주인공 시점을 둘로 쪼개 놓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제이콥의 시점에서 진행되고,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는 데이빗의 시점으로 나눠놨다. 아버지와 아들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어서 진부한 가족드라마로 낭비되지 않도록 막고 있다.
또,이 자전적인 영화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 한국인의 정(精)과 가족애를 내세웠음에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기존 한국영화들이 감정적으로 관객을 동요시키려 애쓰지만, <미나리>는 굉장히 냉철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결말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끝나지만 다 보고나면 우리는 이 가족에 대해 안심한다. 가족이 안고 있는 갈등이 '미나리'라는 희망으로 봉합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마법이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재하고 영화에서 이해가 안 될 부분들만 논의해보겠다.
주인공 데이빗의 눈에 비친 부모님, 이민 1세대는 전형적인 20세기 한국인이다. 가족을 위해 농장을 이루려는 아버지와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남편을 믿고 묵묵히 서포트하는 어머니가 그렇다. 반면에 이민 2세대는 미국 사회에서 미국인처럼 생활한다. 그것을 보여주는 아칸소의 ‘신앙공동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폴(윌 패튼)은 중남부에 걸친 복음주의 개신교가 강한 '바이블 벨트(Bible Belt)'을 의인화했다. 그가 십자기를 지고 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신앙심 깊은 모니카가 한인교회가 없는 아칸소에서 개신교들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미국 사회에 동화되는 장치로 활용했다. 이 점만 봐도 지극히 미국적인 영화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한예리 배우가 밝힌 비하인드에 의하면, 모니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10년간 병아리 감별사로 제법 큰 돈을 벌었지만, 남편은 그 돈을 고국의 가족들에게 송금했다. 그 와중에 남편 제이콥은 자신의 꿈이라며 농장을 계약하고 아칸소로 이사왔다. 그녀는 남편의 뜻을 존중하지만, 가슴 한편으로 조국을 그리워하고 남편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모니카는 이민자의 설움을 같이 공유하던 캘리포니아 한인교회를 그리워하지만, 아이들은 지역교회를 배먹지 않고 다니며 백인 친구들과 어울린다. 그렇게 아이들은 미국 청교도 문화에 동화되었다.
반대로 한국에서 온 순자는 낯선 존재다. 그녀는 딸이 아이들에게 데려가면 안된다고 한 위험한 숲으로 손자손녀를 데려가면서 뱀을 쫓아내려는 데이빗에게 위험한 건 눈에 보이는 게 좋으니 내버려두라 타이른다. 이것은 가정 내부의 문제를 서로 대화하고 같이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이다. 즉, ‘농장’을 두고 제이콥과 모니카의 의견 차이에 대한 할머니의 조언이다. 이렇듯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할머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미국사회에서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2.외할머니 순자는 왜 이토록 큰 반향을 일으켰을까? 그리고 미나리의 의미는?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이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미국에서 본적이 없는 한국적인 할머니 상이라서 신선해서이다. 순자는 요리에 서툴지만, 어머니와는 다른 할머니의 애틋함을 보여준다. 또, 자식과 손자들을 위해 한국에서 바리바리 음식보따리를 풀어놓는다거나 딸과 사위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그런 태도는 미국인에게는 굉장한 문화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겠지만 말이다.
“‘미나리’가 얼마나 좋은 건데...‘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데서나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하든. 김치에 넣어 먹고 찌개에 넣어 먹고 국에도...아플 때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이란다!”
순자(윤여정)의 대사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대사를 유심히 들어보면 미나리의 의미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손자 데이빗(앨런 킴)에게 ‘너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스트롱한 보이야!‘라고 칭찬하거나 "아무데나 심어도 잘 자란다. 여러 곳에 쓸 수 있다"라고 주제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므로 ‘미나리’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질긴 생명력과 할머니와 손자의 정(情)을 실로 우아하게 의인화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의 끈질긴 생명력과 이민자로써의 정착을 상징하는 소재가 순자가 심은 ‘미나리’다. 앞서말한 거시적·미시적 관점이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것이다. 동시에 프로테스탄티즘과 프론티어 정신을 한국인의 민족성과 결부짓는다. 이것이 할리우드가 <미나리>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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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커닝> 메인 예고편
흑사병이 유행하던 20세기 초 유럽. 흑사병으로 남편을 잃은 그레이스는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마녀로 지목되며 마녀재판에 회부된다. 지하 어두운 감옥에 갇힌 그레이스는 고문과 핍박 속에서도 진실만을 얘기한다. 그러나, 그레이스가 갇힌 감옥에는 너무나 끔찍하고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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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토어웨이>
[2021년 4월 22일 넷플릭스 공개]
3인의 승무원을 싣고 화성을 향해 떠난 우주선.
우연히 그곳에 탑승한 불청객 때문에 생명 유지 장치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자원은 점점 떨어져 가고, 이제 치명적인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다.
힘겨운 선택 앞에, 그들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