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5-06 10:24:44
[JEONJU IFF 데일리] 경계를 넘어, 지경을 넓히는
영화 <슈거랜드> 리뷰
DIRECTOR. 이자벨라 브루네커
CAST. 야나 맥키논, 빌 케이플
SYNOPSIS. 늦여름.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 이가가 이상적인 행복을 꿈꾸며 공상에 잠기는 시기다. 그녀는 차를 몰고 스코틀랜드로 가기로 결심한다. 여행 중 이선이라는 서른 살의 영국 남자와 동행하게 되면서 이가는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목표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새로운 인연을 맺게 만드는 로드무비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을까. 2010년대에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나는 몇 번이나 생각했다. 얘들아 기차에서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하면 위험해. 그리고 잔디밭에 누우면 쯔쯔가무시의 위험이 있단다… 하지만 애초에 내겐 그런 로맨스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차에서는 내가 예매한 자리에만 얌전히 앉아있을 것이며, 옆자리 사람들이 시끄러우면 조용히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이 차가운 시대에, 전주국제영화제에 도착한 자동차 로드무비 한 편. 영화 <슈거랜드>의 스토리라인은 자못 단순하다. 한 여자가 휴게소에 잠시 멈춰섰다가, 불을 빌리며 히치하이킹을 청하는 남자를 만난다. 내키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여자는 남자를 태우고, 두 사람은 일련의 자잘한 사건들을 겪고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모르는 곳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이야기는 수많은 이야기의 전형이고, 이 영화 속 사건들은 진폭이 크지 않음에도, <슈거랜드>는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물론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쯔쯔가무시를 우려하던 나의 마음은 <슈거랜드>를 보면서도 드러난다. 라이터 빌려주지 마! 모르는 남자 차에 태우지 마! 내릴 때 차키를 왜 두고 내리는 거야, 그 사람이 차 끌고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러나 다행히 여정은 계속된다. <비포 선라이즈>의 시대를 지나버린 관객의 우려를 이해한 듯, 주인공 두 사람도 조금씩 쭈뼛거리고 망설인다. 단지 그 작은 망설임을 조금씩 넘기고, 서로의 친절함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심심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서로를 알아 가게 된다.

경계하고 벽을 세우는 게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잊혔던 사실이, 그렇게 새삼스럽게 드러난다. 관계는 결국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쓰면서, 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작하는 거란 것.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를 버려두고 갈 수 없게 된다. 이런 세상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아해 한다. 친절이 사라지고, 그 냉기가 나의 숨통을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답답한 세상.
그 시대는 에단(이라 불린 남성)의 입에서 “탈낭만주의” 시대라고 정리된다. 그 시대에도 여전히 진정한 사랑을 믿고 싶어하는 이가(Iga), 그리고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는 에단(Ethan) 두 사람 모두 사실 본질은 비슷하다. 친절의 가치를 아직 믿고 싶어하는 서로를 알게 된다. 이런 세상에서 서로를 “미쳤다”고 말하면서. 이런 시대에 사랑의 가치를 믿는다는 건 거의 종교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 지고지순한 아름다움은 인간의 세속적인 풍경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작은 음악 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노래”라며 벌떡 일어나 웃을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같이 일어나 같은 동작으로 춤 출 때, 우스워질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때 그 음악이 선명해지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그런 용기가 없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한 용기, 서로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망설임이 뒤섞이면서 그 안에서 무엇이 선명해지는지를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생은 우리의 유리창을 깨뜨리고, 그때 설렘만큼 선명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간 내용이 커지고 많아질수록, 유리창처럼 깨져 서로를 찌르는 파편들도 커질 수 있다. 어차피 모든 성향과 성격은 양면적으로 평가될 수 있기에.

사랑이라고 부르기에 아직 어린 감정이지만 힘이 세다. 잠시 내 경계를 잊게 하고, 그 모든 경계를 넘어서 다른 세계로 데려가 준다. 사랑은 그래서 위험하다. 둘이 넘어선 경계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경계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에서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두 사람 모두 각자 뛰어넘고 싶은 삶의 경계와 고민을 가득 안고 있었다. 삶은 그런 곳이니까.
이 영화 속 날은 늘 흐리고 안개가 끼어 있다. 채도가 낮은 16mm 필름의 색감 안에서, 물기 어린 시각으로 우리는 두 사람의 세상을 본다. 삶은 쩌면 그토록 모호한, 미지의 세계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동차 한 대처럼 유유히 차곡차곡 나아간다. 가끔은 유리창도 깨지고, 가끔은 대화도 나누면서. 가본 적 없는 곳에도 거침없이 달려가면서.

그렇게 뛰어들었다가 돌아 나오면, 세상의 경계선은 한층 넓어져 있다. 그리고 나면 비로소, 이가의 앞에 해가 뜬다. 지난 시간을 딛고, 지금까지의 시간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힘. 푸르스름한 질감 너머 그 힘의 빛이 전해지는 영화였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2025.04.29-05.09) 상영일정]
2025.05.02 11:0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209)
2025.05.05 14:3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527)
2025.05.08 21:3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837)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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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않았지만 꼭 봐야하는 영화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2022년 제94회 미국 오스카 시상식의 수상 후보작이 발표됐는데요.
<듄>, <파워 오브 도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돈 룩 업> 등의 많은 분들이 예상한 작품이 선정된 반면
션 베이커의 <레드 로켓>, 웨스 앤더슨 <프렌치 디스패치>, 데이빗 로워리 <그린 나이트>와 같은
소규모 인디 영화들에게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물론 모든 위대한 영화들이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프렌치 디스패치> <카드 카운터>, <매스>,
<그린나이트>와 같은 위대한 영화들이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많은 영화 팬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식일 수 있을텐데요!
언제까지나 영화의 관객 수 스코어나 영화제/시상식의 수상이 그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비록 2022년 오스카 시상식 수상후보작에 오르진 못했지만 많은 영화팬들이 꼭 봤으면 좋을 영화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프렌치 디스패치
<프렌치 디스패치>는 2007년 <다즐링 주식회사> 이후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웨스 앤더슨 영화라고 하는데요.
<프렌치 디스패치>가 제작 디자인, 촬영, 의상, 분장 등에서 앤더슨을 커리어의 정점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매스
프란 크랜즈 감독의 영화 <매스>에는 리드 버니, 앤 도드, 제이슨 아이작스, 마샤 플림튼이 학교 총기 난사범의 부모로 출연합니다.
앤 도드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여우조연상 후보로 깜짝 지명됐지만 시상 시즌 내내 영화의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은 항상 희박했다고 합니다. 영화 <매스>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두 부부의 슬픔, 분노, 절망,
후회가 폭발하는 111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The Card Counter
폴 슈레이더가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 등의 상징적인 각본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평이 낮았던
<퍼스트 리폼드>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르는 것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폴 슈레이더 감독의 폭발적인 대본과 오스카 아이작의 훨씬 더 훌륭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오스카 후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Red Rocket
션 베이커의 전작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월렘 대포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데 성공했지만
<레드 로켓>과 극 중 포르노 스타의 스토리라인은 그를 연기한 사이먼 렉스가 아무리 대담하게 주연을 맡았더라도
오스카 유권자들에게는 어필을 할 수 없었나봅니다.
티탄
줄리아 뒤쿠르노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으로 <티탄>과 함께 역사를 썼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수상에서 오스카 돌풍으로 이어지는 전철을 밟지 못했습니다.
베르히만 아일랜드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의 미아 한센 뢰브의 복잡한 각본은 올해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만했다고 평가받습니다.
감독은 창조적인 장애물에 있는 한 여성 영화감독이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활기찬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감독의 새로운 로맨스 대본의 중심 인물로 출연했고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그린 나이트
데이빗 로워리의 중세 서사를 그린 <그린 나이트>는 제작 디자인, 의상 디자인, 시각 효과, 촬영술 등 수많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모두 빗나갔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놀라운 서사적 모험과 관객들에게는 주는 기이한 체험은 매우 놀랍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많은 영화팬들이 2021년 최고의 영화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그린 나이트>는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일 것입니다.
더 수베니어 파트 2
조안나 호그의 전작인 자전적 영화 <더 수베니어 파트1>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의 눈부신 후속작인 <더 수베니어 파트2>가 시상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영화 매거진 버라이어티지의 리뷰에서 "주제적이고 미적인 면에서 완전히 구별되지만, <더 수베니어 파트2>는 전작에 이어
젊은 여성으로서 예술가의 가장 친밀하고 표현력 있는 초상화 중 하나를 형성했다. 제작사 A24가 다시 한번 미국 내 배급에 나서면서, 분명 영화 추종자들을 형성할 것이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C'mon C'mon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조커>로 오스카상을 수상했으며 마이크 밀스의 영화 <C'mon C'mon>에서 어린 조카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전국을 여행하는 상냥한 언론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마이크 밀스는 영화 <비기너스>와 <우리의 20세기>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번 영화는 아쉽게도 오스카 수상후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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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씨네랩이 준비한 오늘의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비록 여러분께서 응원하시고 애정하시는 영화가 오스카 영화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작품의 의미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 계속해서 많은 애정으로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욱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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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고 있던 삶의 감각과 진중한 사유의 장, <트립 투 그리스>
잊고 있던 삶의 감각들
지금과 같은 팬데믹을 관통하는 시기에, 영화 <트립 투 그리스>(2020)는 잊고 있던 감각을 관객에게 전이시킨다.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었나. 밥을 먹으며 나누는 사소한 대화들, 휴가철을 맞아 떠나는 타국으로의 여행. 이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삶의 일부는 어느덧 감각하기 어려운 낯선 무언가로 변모했다. <트립 투 그리스>에서 영국의 배우인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 그리스 전역을 돌며 매일 레스토랑에 들러 열심히 대화를 나눈다. <트립 투 그리스>는 ‘트립’ 시리즈의 종착역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트립’ 시리즈는 영국-이탈리아-스페인을 거쳐, 그리스에서 10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영화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을 여행지로 초대한다. 롭과 스티브의 익살스러운 성대모사라든가, 수상 경력을 언급하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 현실 속 배우들의 이미지와 연결되면서 극영화의 허구성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정에 균열을 내는 순간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두 남자의 대화, 레스토랑의 고급스러운 음식들, 따사로운 그리스의 풍광들이 계속해서 감각기관을 자극한다. 오감을 건드리는 영화의 이미지들 가운데 낯선 무언가가 불쑥 끼어든다. 여행은 그 자체로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들을 잠시 잊게 한다. 특히나 그리스와 같이 다층적인 매력들로 여행자를 매혹하는 도시에서는 더욱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뚜렷이 느껴진다. 롭과 대화를 나누던 스티브는 아들의 전화를 받는다. 할아버지가 위독하세요, 그래 알았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렴. 비일상의 연속이던 여행지에서 스티브가 악몽을 꾸는 장면은 종종 흑백으로 처리된다. 죽음과 맞닿은 듯 보이는 아버지의 형상은 그를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한편으로 두 사람의 여정에 불쑥 누군가 끼어드는 상황 또한 영화를 흥미롭게 가공한다. 스티브와 함께 작업했던 난민 캠프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카림이 두 사람과 잠시 동행하면서 묘한 긴장감이 생성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관광지와 파인 다이닝을 곁들인 여행 코스에 난민 캠프라는 이질적인 공간이 은근슬쩍 편입된다. 카림은 자신이 하는 일을 상세히 설명한다. 카림에게 난민 캠프는 현실의 영역이자, 일상과 맞닿은 곳이다. 롭과 스티브에게 그리스는 잡지사의 미식 여행 기획안에서 비롯된 비일상의 여행지이지만, 카림의 현실이 은근슬쩍 개입되므로 두 사람의 여행이 함의하는 바를 어딘가 모호하게 만드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차에서 직접 내려 난민 캠프를 바라보는 롭과 스티브의 미묘한 표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진중한 사유의 장을 환기하는
시청각적인 여행 대리 체험과도 같은 <트립 투 그리스>는 종종 방황한다. 서사성이 가미된 극영화의 리듬과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리얼리즘의 질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이 영화는 종종 균형감을 지키지 못하며 표류하기도 한다. 특정 대화 신(scene)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구간들 말이다. 하지만 <트립 투 그리스>는 그런 한계를 두 남자의 서사를 대비시키면서 생성하는 텐션으로 극복해 나간다. 롭은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들은 스티브가 급하게 집으로 떠나자 때맞춰 오기로 한 아내와 함께 그리스에서의 일정을 스티브 없이 마무리한다. 롭은 친구를 떠나보낸 상황에서, 아내에게 확신할 수 없는 사람의 감정에 관해 가볍게 언급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가벼운 스몰 토크가 지배하던 영화의 초반부는 후반부에 이르러 사뭇 진지한 태도로 여행이 곧 인생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표면과 심연,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된 그리스에서의 경험은 결국 두 남자의 분화된 서사로 귀결된다. 아름다운 이국의 휴양지에서, 휴식과 대화로만은 온전히 채워낼 수 없는 짙은 무게감이 영화를 감싼다. 잊고 있던 삶의 감각을 깨우던 <트립 투 그리스>는 여행지라는 비일상의 공간을 경유하여, 진중한 자세로 죽음과 맞닿은 일상의 단면을 환기하며 여운을 남긴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은 '영화 <트립 투 그리스>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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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온 과정에서 지나치지 않은 감정 속을 유영하다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대화는 네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공간 자체의 긴장감과 대화가 동시에 펼쳐진다. 비극적인 사건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마주하는 두 부모의 조우 속,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책으로도 꼭 만나고 싶은 영화, 매스를 소개한다.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가 대화를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사건이 일어난 이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야기를 듣지만 폭발하는 감정을 온전히 누르기는 힘들었다.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그 감정을 배제하지 않고 펼쳐지는 대화는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흐름을 유지한다. 숨 막히는 공간에서 더 숨 막히게 만드는 자리 배치는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약간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수많은 대사는 그들이 겪어 왔던 고통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어떤 시선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건네는 따뜻한 위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평생 용서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던 사람의 용서는 고통에 따라 끊임없이 고통받는 이들이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고통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갉아먹기에 변하지 않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이다.
네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며 보이는 표정이나 시선,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감정이 더욱 극대화된다. 대사로 표현되는 감정들이 더 이상 만질 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어떤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먹먹하다. 가해자의 부모이기 때문에 온전한 슬픔과 그리움을 표출할 수 없었던 가해자 부모의 표정이 떠오르며 그 감정이 커진다. 용서할 대상이 불명확한 이 상태에서 모두가 용서와 화해의 과정을 거칠 수는 없겠지만 계속 대화하고 또 대화하면서 이러한 과정을 나눠야 할 것이다.
화면이 검게 변해도 빛만큼은 사라지지 않는 모습에 영화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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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영화 리뷰를 쓰기 전에는 꼭 스틸컷을 들여다봅니다. 스틸컷만 다시 보아도 영화관에서 느꼈던 생각이나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인데요.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리뷰를 쓰기 전에 영화의 스틸컷을 쭉 훑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자꾸 아릿해져 옵니다. '오늘도 리뷰 쓰기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하며,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습니다.
때로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그 어떤 실사 영화보다 큰 울림을 줄 때가 있지요. <로봇 드림>이 딱 그러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어쩌다 가슴팍을 부여잡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그 이유를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로봇 드림>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로봇 드림>은 2024년 3월 13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로봇 드림
Robot Dreams
Summary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 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다려, 내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출처: 씨네 21)
Cast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
사랑했었던 우리를 기억해
<로봇 드림>은 외롭게 살던 어느 '도그'와 그의 삶에 생기를 채워준 어느 '로봇'의 이야기입니다. 딱딱한 기계의 대표 주자인 로봇이 생명체의 생기를 채워준다는 아이러니에서 시작하는 영화인데요. <로봇 드림>의 캐릭터는 특별한 이름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개인적인 애정을 담아 '도그'는 '강쥐', '로봇'은 '로봇이'라고 부르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로봇이는 강쥐와 많은 것을 함께 경험합니다. 음료를 나눠 마시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보고, 산책하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춤추고, 게임하고, 손잡고…. 이 모든 일들을 처음 겪는 로봇이에겐 서툰 점이 많습니다. 강쥐가 손을 잡자, 그 손을 부숴버릴 것처럼 맞잡아 버리는 식이죠. 그러나 똑똑한 로봇이는 다시 살포시 손을 잡아주는 강쥐를 보며, 그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프로그래밍합니다.
어느 날, 강쥐와 로봇이는 해수욕장에 놀러 갑니다. 바닷속을 탐험하며 신나게 하루를 보내죠. 그런데 로봇이의 몸속에 너무 많은 물이 들어가 버린 탓일까요? 바닷가에서 쉬던 로봇이는 그만 먹통이 돼버리고 맙니다. 강쥐는 움직이지 못하는 로봇이를 어떻게든 집에 끌고 가보려 하지만, 그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아직 눈과 입을 움직일 에너지가 남아있었던 로봇이는 강쥐에게 눈인사를 하며 웃어 보입니다. '얼른 가.' 로봇이의 얼굴을 마주한 강쥐는 무거운 발걸음을 뗍니다. '내일 꼭 돌아올게.' 하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하필이면 그다음 날부터 해수욕장의 하절기 운영이 종료되어 해변 출입이 금지됩니다.
로봇이와 생이별하게 된 강쥐는 다시 해수욕장이 개장되는 날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로봇이 역시 강쥐와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세 계절을 나죠. 그렇게 가을, 겨울, 봄을 거치는 동안 강쥐와 로봇이에게는 각자만의 새로운 날들이 펼쳐집니다. 서로가 희미해지다가도 다시금 선명해지는 나날들, 그 시간을 지나 강쥐와 로봇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로봇 드림>은 강쥐와 로봇이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을 앞에 두고, 그 후의 이야기를 서서히 풀어갑니다.
<로봇 드림>에 관한 여러 자료에서 '우정'을 강조하는 카피를 여럿 보았습니다. 시놉시스에서도 강쥐와 로봇이의 관계를 '둘도 없는 단짝'이라며 아주 친한 친구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것이 우정에 관한 영화라면, 제가 지금까지 사귀어 온 친구들은 모두 다 친구가 아니었을 겁니다. 단언컨대 이것은 '사랑', 사랑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엔딩은 예전에 즐겨 보았던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한 대사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단어의 반대말은 '미워한다'도, '싫어한다'도" 아닌 "'사랑했었다'라는 과거형"이다.
몸에 배어버린 사랑의 기억은 함께 듣던 음악만 들어도 나를 춤추게 하고, 내 입은 자꾸만 그때 그 음악을 흥얼거립니다. 미워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아니기에 재회의 순간에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기도 하죠. 헐레벌떡 다가가서 붙잡고는 '보고 싶었다'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둘은 사랑했었던 기억을 마음에 품고, 그저 사랑을 추억하는 것으로 끝낼 뿐입니다. 영화 내내 둘의 테마곡으로 등장하는 노래 'September'의 가사처럼 말이죠. "Do you remember?" 그리고는 지나간 추억을 뒤로한 채, 지금의 동반자에게 지난 사랑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합니다. 손은 지나치게 꽉 잡지 않고, 바다에선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다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별과 만남, 이것을 어떻게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성숙한 사랑이죠. 캐릭터에 특별한 이름이 없는 것도 수많은 이름들이 함께 경험하고 있는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로봇 드림>을 감히 강쥐와 로봇이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판 <라라랜드>라고 말해봅니다.
⊙ ⊙ ⊙
해사하게 미소 짓는 로봇이의 성장기
<로봇 드림>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이 영화에 단 한 줄의 대사도 없다는 것입니다. 감독과 제작진은 그럴싸한 말들이 귓가에 앵앵대는 소음의 세상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서사를 만드는 마법을 구현했습니다. 대사가 없는 시공간을 살아있는 디테일로 채워 넣은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는 대사가 없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영화에 집중하게 되죠.
영화의 살아있는 디테일 중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바로 로봇이의 미소입니다. 로봇이는 언제나 활짝 미소 짓습니다. 저였다면 '인생이 어쩜 이래' 하며 찡찡거렸을 것 같은 순간에도 로봇이는 행복한 순간을 포착하고는 웃습니다. 저는 해변에 남겨진 로봇이를 걱정하면서도 그의 밝은 미소에 몇 번이나 저항 없이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로봇이니까, 행복하게만 프로그래밍된 것 아닐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로봇이는 기계라기보다는 세상, 사람, 사회, 감정을 처음 맞닥뜨린 어린 청년과 같은 존재입니다. 중간에 스치듯이 등장하는 다른 집의 로봇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마구 때리고 괴롭히는 집에 사는 로봇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로봇이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강쥐를 만나 맑고 해사한 로봇이 되었죠. 그랬기에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자기 몸에 둥지를 튼 새들에게 따뜻한 대지가 되어줄 수 있었습니다. 로봇이에게 강쥐가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선택으로 관계가 형성되고,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한 개체의 행복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식,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 동반자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 ⊙ ⊙
어느 계절에나 떠오를 또 하나의 영화가 생겼습니다. 이 작품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One-Liner
꿈속에 그리던 당신에게 보내는 다정한 끝인사, "Do you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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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의 형태 - 절대 매꿔지지 않는 상처
본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줄거리
따분한 것은 질색인 아이 '이시다 쇼야’
어느 날, 쇼야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자신의 따분함을 가져가 줄 소녀 '니시미야 쇼코'가 전학을 오게 된다.
니시미야는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으로
쇼야의 수 많은 장난에도 웃으며 싱글벙글 웃으며 넘어간다.
하지만 쇼야의 심한 장난에 결국 쇼코는 결국 전학을 가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쇼야는 외톨이 신세가 되고, 쇼코가 당한 그대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
6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쇼야는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없는 하루를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쇼코를 만나야겠다 다짐하며, 만나게 된다.
"나는 네가 정말 싫었다.
너를 다시 만나기 전까진…"
예고편
총 평
★★★★ 8.5/10.0
짧은 리뷰
당시 같은 해에 상영한 '너의 이름은.'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였지만,
진짜 원석은 나중에 발견되듯, 이 작품이 그러했다.
‘너의 이름은.’은 얕고 묵직한 한방이라면
목소리의 형태는 깊고 적절한 한방이다.
영화 '너의 이름은.’이 작화가 뛰어나고 동일본 대지진에 관련하여 작품을 이루어 냈다면,
이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지만 다들 묵인하는 학교폭력이란 흔하다면 흔하지만 매우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흐릿한 분위기의 무거운 영화가 아닌, 잔잔한 듯한 분위기의 무거운 영화이다.
이 영화는 타 영화와 달리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를 표현할 때, 시청각적 변화를 주어서 과감한 연출도 시도하였고,
그러한 연출은 이 영화를 더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영화를 진행하는데에 초점을 쇼야와 쇼코 그리고 우에노 이렇게 세명한테만 맞춰서
나머지 인물들의 사건들은 전부 잘려나갔다.
원작을 본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것이라 셍각한다.
-애니메이션 이라는 장르의 한계성을 극복한 연출-
애니메이션 이라는 장르는 직접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보다 더 자유로울 것 같지만,
실상은 대부분 사용하는 구도와 촬영기법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흔히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 사용하는 카메라 기법과 연출을 사용했습니다.
주로 캐릭터의 감정과 심상을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이 영화에선 몸짓과 행동, 주변사물과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표현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장르에서 뮤지컬이나 연극에서나 주로 사용할 법한 방식을 채택한 것은 매우 이래적이며,
이정도로 준수하게 나온 것은 더 이래적입니다.
그러면서 위의 연출들이 부조화가 아닌 매우 딱 선을 지키는 절제를 잘 하는 연출이였습니다.
너무 투머치가 아닌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잘 사용해서 더 보기 좋았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연출 중 하나인데,
학교폭력 가해자 라는 인식이 찍힌 쇼야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끊은체 숨죽이고 지내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인물들의 얼굴에는 ‘X’ 표시가 되어있는데, 자신이 마음을 닫고 지낸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정말 참신했다.
-무거운 주제를 끌고가는 잔잔한 전개-
학교폭력에 관한 영화를 몇개 뽑아보자면 한공주, 파수꾼 등이 있는데, 대부분 분위기가 암울하다.
사건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런 모습을 보이며, 배우들은 그러한 불안함을 연기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달리 '니시미야'는 화를 절대 내지 않는다.
이 부분을 현실에 대입해서 보면, 실제로 학교폭력을 당하는 주변을 보면,
대게 소심하거나 더 큰 트러블이 싫어서 속으로 앓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화는 이런 모습을 너무 잘 표현했다.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느낌으로 전달 할 때, 미화하거나 너무 과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집어넣어서
영화를 어거지로 끌어갈 수 있는데,
전혀 그러지 않고 어린 아이에게 한걸음 한걸음 걷게 하는 듯 만든 전개는 정말 좋았다.
-뛰어난 더빙-
쇼코라는 캐릭터의 더빙은 정말 일품이였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말을 못해 끙끙대는 그런 느낌을 이렇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더빙은 손에 꼽을거라 생각했다.
말을 몇 마디 하는데, 어버버 하면서 말을 저는 모습은 진짜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쇼야의 연기도 일품이였는데,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옛날 친구이자 자신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찍힌 순간
가장 먼저 등을 돌린 친구를 보며, 다시 자기 자신을 추궁하는 모습을 하는 연기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인 주변 묘사-
진짜, 이 영화에서 감탄 한 것중 하나가 현실에 있을 법하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학교폭력을 하는 쇼야 때문에 화가 나는게 아니라,
꼬리자르기 당해진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도 현실의 반응과 똑같기 때문에 더 화가나는 영화였다.
위선적인 선생님과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리얼했다.
대게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학교폭력을 그저 골치아파 하며, 귀찮아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너무 잘 나타났다.
자신이 속한 반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볼 수 있는데,
학교폭력에 가담 했지만, 자신이 한 일이 걸리지 않은 아이가 오히려 역지사지의 태도로
처벌받은 아이를 먼저 따시키기 시작한다.
그게 '카와이'와 '우에노'라는 캐릭터에서 너무 잘 들어나는데,
카와이는 가식과 위선으로 가득찬 아이이며, 후반에는 쇼야를 추궁하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라고 하며
반에서 쇼야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큰 소리로 퍼트려 골탕먹이려 들고
니시미야와 함께 있을 때는 가식과 함께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그러면서, 우에노가 과거에 한 짓은 직접적인 것이고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합리화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정말 현실과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아쉬운 상영시간-
원작을 2시간 안에 담는건 너무 무리였지만,
중요 비중의 캐릭터들의 분량과 핵심까지 다 잘라먹은 것은 좀 아쉬웠다.
원작 만화책은 7권의 분량인데, 그래서 주인공의 가족사와 같은
굵직하지만, 내용전개에 완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다 잘린 것이 아쉬웠다.
차라리 상중하로 나눠서 내거나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러닝타임을 조금만 더 늘려서, 각본 수정을 좀만 더 디테일하게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아마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상도 충분히 노려볼만 했을 작품이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한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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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 베이비 2 / The Boss Baby: Family Business, 2021
<슈렉>을 대표하는 "드림웍스"는 알다시피, "디즈니"를 위협할 만큼 잘 나갔던 회사입니다.
물론, 이후에는 <마다가스카 - 쿵푸팬더 - 드래곤 길들이기>와 같은 프랜차이즈로 명맥을 이어나갔지만 <캡틴 언더 팬츠 - 스노우 몬스터>는 극장이 아닌 "VOD"로 선회한 만큼 예전과 같은 위상을 찾아보기 힘든데요.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는 국내 박스오피스 1위와 21년 첫 일일 관객수 10만 명을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국내 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보스 베이비 2>의 반응이 기대되었습니다.17년 국내에서 개봉 경쟁작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와 <보안관>이 있었음에도 245만 명이라는 준수한 흥행 성적을 거두었는데요.
특히, 귀여움만을 어필하는 영화가 아니라 특유의 시니컬한 드림웍스 유머가 되돌아왔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습니다.
늘어나는 애견 인구와 달리 줄어드는 출산 인구의 사회문제를 동생의 출생으로 받는 맏이의 질투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섞어내었으니 "드림웍스"의 유머가 '왜, 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더 좋아하는지?', 아시겠죠?
이런 기대에 반응하듯이 영화 <보스 베이비 2>는 국내 박스오피스 2위와 함께 누적 관객수 144,274명(07.23 기준)으로 잘나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 지표들이 말해주듯이 이번 속편도 재밌었는지? - 영화 <보스 베이비 2>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전편에서 형제가 된 "팀"과 "테드"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삶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팀"의 딸이자 "테드"의 조카 "티나"가 "베이비 주식화사"에서 일하는 것을 알게 되고 이들에게 하나의 임무를 맡기게 됩니다.
하지만 서로 힘을 합치기는커녕, 사사건건 부딪히기 일쑤인데...보스, 기획안입니다!
1. 애니메이션이니까, 귀엽게 봐주세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화 <보스 베이비>는 '늘어나는 애견 인구와 달리 줄어드는 출산 인구의 사회문제를 동생의 출생으로 받는 맏이의 질투'라는 드림웍스 그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가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걸걸한 목소리를 내는 귀여운 아기라는 "언밸런스"는 이미, 수많은 영화들에서 써왔지만 재밌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기대를 했음에도 걱정스러운 건 이미,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들이 다 컸다는 것입니다.
결국 속편에서 세대교체를 해야만 하는데, 이들이 아닌 <보스 베이비>를 상상이 가능할지가 첫 번째 문제로 다가왔습니다.애니메이션이잖아!
그런 점에서 영화 <보스 베이비 2>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점을 잘 활용합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의 주 시청층들이 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다시 아기가 되는 분유"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흥미로운 부분으로 보이거든요.
그렇게, 걱정스러웠던 세대교체도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라는 또 하나의 문제에 직면합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면, 결국 동어반복으로 관객들에게 피로함을 안겨줄 것이 뻔하니까요.2. 속편인데도 시간이 늘어났잖아!
이에 이번 <보스 베이비 2>는 사회문제를 건드렸던 전작과 다르게, "성장"이라는 어느 가족들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려냅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다시 아기가 되는 분유"라는 판타지적인 요소와 자연스럽게 연결해 관객들의 흥미를 더하는데요.
극 중 큰 딸 "타비타"의 성장과 함께 사이가 멀어짐을 느끼는 아빠 "팀"과 어느새 바빠진 직장 생활로 형과 사이가 멀어진 "테드"를 통해서 영화는 전작과는 다른 차별화와 깊어진 공감대를 형성합니다.늘어난 10분은 어디에?
영화 <보스 베이비 2>는 이번에 들어오면서, 전작과 비교하여 10분이 늘어났습니다.
대개, 속편은 전작과 등장인물이 같아 이야기의 분량이 줄어들거나 유지하는 것을 생각하면 늘어난 분량에는 어떤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는 "티나"를 비롯한 "타비타"와 같은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보입니다.
"팀"과 "테드"가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캐릭터들이지만, 이들과의 관계로 이번 속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캐릭터들이라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활약상입니다.3. 박힌 돌을 빼내지 못한다.
먼저, 이번 영화에서 나오는 "티나"는 전작에서의 "테드"와 많이 겹칩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보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다시 아기가 되는 분유"를 통해서 "테드 - 팀"이 다시 어려지며 그녀의 입지는 사라지고 맙니다.
그녀의 등장이 "테드"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인데, "테드"가 나타났으니 나와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죠.
그에 비해서, "타비타"는 그래도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합니다.
애당초 "타비타"의 경우. "테드"와의 관계를 구축해야만 이야기가 나오는 캐릭터로 "티나"보다는 그래도 이야기가 많습니다.엄마랑 아빠 중에서 누가 좋아?
전작의 악당으로 나오는 "프란시스"는 자신이 쫓겨난 회사를 무너뜨리기 위한 동기였다면, 이번 "닥터 암스트롱"은 부모 세대와의 갈등을 소재로 합니다.
극 중 규칙에 얽매여하는 것이 싫고, 어른들의 행동으로 "전쟁 -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를 일으켜 '그 반대로 이어나가겠다'라는 동기는 그럴듯하게 보입니다.
다만 영화의 장르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여러 다발로 풀어내기보다는 가볍게 간단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성인이 보는 영화는 아쉬움이 존재하더군요.4. 아이들만 이걸 본다고!
그럼에도, 영화 <보스 베이비 2>는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말이죠.
이런 이유에는 영화가 건드리는 감성인데, 극 중 큰 딸 "타비타"의 성장과 함께 사이가 멀어짐을 느끼는 아빠 "팀"과 어느새 바빠진 직장 생활로 형과 사이가 멀어진 "테드"의 장면들은 사회에 던져진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는데요.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왠지 남 일 같지가 더 마음에 갔습니다.
이외에도 2002년에 개봉했던 <스피릿>을 사용해 "3D"를 떠나 "4DX"까지 선보이는 액션신도 성인이 된다면, 더 재밌게 바라볼 수 있었으니 이번 <보스 베이비 2>만큼은 아이들에게 양보하면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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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커티스는 팀을 변모시키기 위한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음악 스타일 뿐만 아니라 리더인 에피 대신 뛰어난 외모를 가진 디나를 리드싱어로 교체하려는 것. 이에 에피는 반발하고 팀은 위기에 봉착하지만, 디나는 그렇게 찾아온 기회가 싫지는 않다. 이제, 더 드림즈의 운명는 어떻게 될까? 그녀들은 계속 노래할 수 있을까?